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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에 떨어진 동백꽃에서 등신불을 보다!
흐드러지게 피어 떨어진 동백꽃에서 삶을, 여수 ‘은적사’

 

 

 

 

 

 

 

 

 

 

 

 

 

 

 

 

 

 

 

 

 

 

 

 

 

 

 

 

아름다움의 대명사로 꼽히는 꽃은 실제로는 나무의 생식기입니다. 그러니까 꽃은 향과 꿀을 머금고 바람, 곤충, 새 등을 유혹해 대를 이으려는 필사적인 몸부림입니다. 그 결과 씨를 맺게 되고, 새로운 싹이 돋아나는 게지요. 꽃이 아름답게 보이는 건 자신을 가장 돋보이게 하려는 최선의 노력 때문일 겁니다.

 

 

봄. 여수에선 어딜 가든 꽃 천지입니다. 봄의 전령 매화꽃은 현천, 섬달천, 장도 등지에서 자태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온 몸으로 사랑을 불태우는 진달래꽃은 진례산과 영취산 등 진달래축제 인근의 군락지와 대부분의 산에서 볼 수 있습니다.

 

 

개나리는 도로 담벼락 등지에서 쉽게 접할 수 있지요. 벚꽃은 여수 중앙여고 인근 도로, 여서동 경남아파트 주변 도로, 화양면 백야도 가는 길, 금오도 등 다양한 곳에서 마음을 살랑이게 합니다. 지금 한창 피어나는 건 진달래꽃과 벚꽃이지 싶네요.

 

 

봄 향기 머금은 봄꽃들이 여인의 마음을 사로잡는 와중에도 겨울 꽃의 고고함을 홀로 뽐내는 꽃 중의 꽃이 있습니다. 지난 해 11월부터 오는 지금껏 피고 지고를 반복해온 동백은 요즘 흐드러지게 피고 있습니다. 동백꽃은 오동도, 거문도, 금오도, 돌산 향일암과 은적사 등 여수의 유명 관광지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천년고찰 여수 돌산 은적사의 수줍은 동백꽃

 

 

여수 돌산 군내리 향교 뒷편의 ‘은적사’. 이곳의 동백꽃은 숨어 있는 절집답게 수줍습니다. 의협소설 <비상도>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은적사는 천년의 역사를 자랑합니다. 1199년(고려 명종 25년)에 보조국사 지눌 스님이 세운 절집입니다. 그 후 임진왜란 때 불타 없어졌다가 당시 수군이 시주하여 1656년과 1776년에 각각 다시 지었다고 전해집니다.

 

 

이후 일제 강점기에 폐허가 되었다 다시 복원되었습니다. 주요 전각으로는 대웅전, 관명루, 칠성각 등이 있으며, 주요 유물로는 후불탱화, 칠성탱화, 산신탱화 등이 있습니다. 천왕산 은적사 일주문 주위의 소나무는 멋진 자태로 절집을 찾는 이들을 반갑게 맞이합니다. 마침 관성스님께서 텃밭 거름을 준비 중입니다.

 

 

“스님, 안녕하세요. 주지스님 계세요?”
“전화 해보셨어요?”

 

“스님께서 전화 안 받으시던데.”
“아프세요.”

 

“많이 아프세요?”
“직접 보세요.”

 

 

 

관성스님은 말을 섞으면서도 손은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야외 텃밭에 줄 거름을 실어 나르는 일이 장난 아닙니다. 그나저나 종효스님께서 아프시다니 걱정이 앞섭니다. 수행과 운동에 열심이고, 또한 기골이 장대하고, 힘이 센 관계로 아플 거란 생각을 안했던 탓에 더욱 걱정입니다.

 

 

 

 

땅에 떨어진 동백꽃에서 등신불을 보다!

 

 

극락전(대웅전)으로 가는 길은 온통 동백꽃 잔치입니다. 앙증맞은 크기의 토종 동백꽃의 자태에 넋을 잃을 지경입니다. 동백꽃은 해마다 이 맘 때에 절정을 이룹니다. 동백꽃은 동백나무 뿐 아니라 땅위에도 피어납니다. 꽃잎이 한 잎 한 잎 떨어지지 않고, 통으로 떨어지기에 볼 수 있는 장관입니다.

 

 

대중들이 마시는 물을 담은 수곽(돌 허벅) 근처에도 물기를 머금은 동백꽃 등 동백 천지입니다. 청정(淸淨)을 의미하는 물은 부처님의 가르침, 즉 감로법을 상징합니다. 하여, 물기를 머금은 동백꽃의 붉은 색은 진하디 진한 핏빛으로 다가옵니다. 생의 마지막 정열이 이렇게 다하고 있습니다.

 

 

“스님, 많이 아프세요?”
“어제부터 힘을 쓸 수가 없네.”

 

“그냥 그대로 누워 계세요.”
“나이 먹었으니 이렇게 죽으려나 봐.”

 

“스님 무슨 그런 말씀을 하세요. 엄살은 편히 쉬세요.”
“다음에 보드라고.”

 

 

걸걸하시던 목소리까지 모기소리로 변했으니, 무상(無常)한 인생입니다. 스님 뵙고 돌아서는 길, 땅에 떨어진 동백꽃이 색다르게 느껴집니다. 동백꽃무덤? 그렇습니다. 동백꽃무덤이 마치 온 몸을 불사른 등신불 같습니다. 자연의 이치, 생로병사(生老病死)에서 삶의 아름다움이 엿보이는 건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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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을 달아 주세요

  1. 김용호   수정/삭제   댓글쓰기

    임현철 아우님...... 굿입니다... 좋고요.... 산사의 맛이 그대로 담겨 있네요...

    2016.05.09 20:47 신고
  2. 김용호   수정/삭제   댓글쓰기

    허.....낙화 동백이 등신불이라.....득도의 길을 보는 것 같소....

    2016.05.09 21:13 신고
  3. 김용호   수정/삭제   댓글쓰기

    허.....낙화 동백이 등신불이라.....득도의 길을 보는 것 같소....

    2016.05.09 21:1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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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인생사가 다 '섬'의 삶일 것입니다. 우리들의 이야기를 알콩달콩 풀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때론 진짜 섬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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