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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콩달콩 섬 이야기'에 해당되는 글 141건

  1. 2016.10.31 제주 월정사에서 본 노무현, 박정희 영정과 업보
  2. 2016.08.03 어느 절집이 이렇게 친절히 안내할까? 거제 ‘혜양사’
  3. 2016.07.31 고기를 야채랑 같이 먹으라는 이유가 뭐라고?
  4. 2016.07.28 2% 부족했던 해금강과 외도, 100% 채운 건?
  5. 2016.07.25 거제도의 참맛, ‘으매, 죽겠네!’ 성게·멍게 비빔밥 (1)
  6. 2016.07.10 득도한 견공? ‘해탈’이 팔자가 부럽습니다!
  7. 2016.06.27 두 사람이 지내는 풍어제에서 ‘위민’을 보다
  8. 2016.06.25 [섬에서 함께 놀자] 여수 삼산면 ‘거문도 해풍쑥’
  9. 2016.06.23 자리돔 물회, 그릇을 통째로 들고 맛을 보았습니다!
  10. 2016.06.21 삶은 자신과의 싸움이라 일깨우는 ‘거문도등대’
  11. 2016.06.18 옥황상제 아들과 용왕 딸 인연 맺고 돌로 변한 ‘백도’
  12. 2016.06.16 [섬에서 함께 놀자] 여수시 삼산면 거문도 '휴' 여행
  13. 2016.06.13 결혼 19년, 처음 아내 여고 동창생을 만나다! (1)
  14. 2016.06.12 "목욕 갈까요?" 스님을 따라 나섰습니다
  15. 2016.05.23 꽃섬을 아시나요, 꽃섬에 가고싶다
  16. 2015.08.25 세계 제일의 갑부 될 기운 여기에 있다? '어디'
  17. 2015.05.20 국내 최초라는 여수 해상케이블카 타 보니
  18. 2015.05.14 평범한 중년 남자를 ‘꽃중년’으로...여수갯가길
  19. 2015.05.07 자네, 세상살이 힘들 때 혼자라도 여수로 오시게!
  20. 2015.05.01 우후죽순, 사실일까? 한창 제철인 ‘죽순’ 드세요!
  21. 2015.04.28 인생 길, 행복이 어디 따로 있답디까? ‘환각구 국’
  22. 2015.04.15 봄 향 가득한 한 끼 식사…콩나물밥, 쑥국, 달래장 (1)
  23. 2015.04.06 중생과 부처가 하나 되는 길, 그게 ‘여수갯가길’?
  24. 2015.04.02 천년고찰 여수 돌산 은적사의 수줍은 동백꽃 (3)
  25. 2015.03.27 제주도 우도 금강사 천도제에서 ‘티벳 사자의 서’를 보다!
  26. 2015.02.25 하트 구름 사진 등으로 풀어보는 '인연'이란...
  27. 2015.02.23 ‘세월호, 기억의 벽’ 전시회 속, 가슴 아픈 사연 (5)
  28. 2015.02.20 짜장 스님이 만든 짜장면을 먹어야 하는데 웬 밥이에요?
  29. 2014.12.25 나보다 먼저 승진한 이는 나를 밟고 일어선 사람? (1)
  30. 2014.08.19 스님, 용왕님 발아래 연못에 금붕어를 풀었네요?

“할아버지께서 쌓은 공덕으로 복을 받는구먼!”
대웅전서 본 노무현, 반가움과 서운함 그리고 업
[선문답 여행] 제주시 오라동 월정사 ‘극락왕생’









“이 길은 관음정사에서 출발하여 월정사를 거쳐 관음사까지 이어지는 지계의 길(14.2km)이다. 수려한 자연을 배경으로 마을길, 물길, 숲길을 지나 한라산을 향해 걷는 길로서 옛 선인들이 풍류를 위한 등산로이면서 민초들이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오르내렸던 기도의 순례길이다.”



월정사 입구에 있는 ‘선인들이 함께 걸었던 제주불교성지 지계의 길’에 대한 설명입니다. 월정사에 들어섰습니다. 먼저, 지난 2011년에 세워진 후배의 할아버지 덕을 기리는 공덕비부터 찾았습니다. 후배 양진웅 씨는 쭈뼛쭈뼛. 쑥스럽나 봅니다.






 

 


후배 할아버지의 공덕비를 보며 극락왕생을 발원하다!



“만오 양항모 스님과 거사 김찬수께서 월정사 대지 천여 평과 오라리 밭 천 오백 평을 시주하신 공덕을 영원히 기리고자 신도들이 뜻을 모아 이 공덕비를 세우고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바입니다.”



공덕비를 보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암요,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지요. 여기서 부처님께 기증한 절을 떠올렸습니다. 왜냐? 이렇게 칭찬 받아 마땅하기 때문입니다. 다음은 <불교입문(조계종 출판사)>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죽림정사와 함께 불교의 2대 정사로 꼽히는 기원정사는 사위국의 부유한 상인인 급고독장자가 부처님께 기증한 절이다. ~중략~. 급고독장자는 평생 동안 가난한 사람들에게 아낌없이 베풀었으며, 마음 속 깊이 부처님을 향한 신심을 품은 재개불자이다.

 

그 주변에는 항상 많은 사람들이 따랐다. 부처님은 그런 급고독장자에게 대중을 거느리는 네 가지 방법인 보시하고(布施), 다정한 말을 건네며(愛語), 이로운 일을 하고(利行), 함께 일을 하는(同事) 사섭법(四攝法)을 갖춘 사람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다.(130~131쪽)”




 

 



“할아버지께서 쌓은 공덕으로 자네가 복을 받는구먼!”



제주시 오라동에 위치한 대한불교조계종 ‘월정사’를 특별히 찾은 이유가 있습니다. 제주도 여행에서 제주4․3유족회 활동 등을 하는 후배 양진웅 씨를 만났습니다. 그와 점심을 먹던 중, 조심스레 할아버지 이야기를 꺼내더군요. 남도지방의 절집 순례를 목적으로 선문답 여행에 나선 차, 예기치 않았던 인연이 불쑥 튀어 나온 겁니다. 



“어느 날, 절에서 연락이 왔대요. 무슨 일인가? 했어요.”
“무슨 일인데?”


“할아버지 공덕비를 세워 제막식 한다나. 그래 장손인 저에게 오라고 연락했대요.”
“자네가 장손이었어. 절에서 무슨 일로 할아버지 공덕비를 세웠을까?”


“할아버지께서 절에 땅을 시주했나 봐요.”
“할아버지께서 쌓은 공덕으로 인해 자네가 복을 받는구먼.”


“할아버지도 스님이셨대요. 땅 시주를 여기뿐 아니라 여기저기 많이 했대요. 그 많은 땅 나눠주고, 그중 남은 게 700평이래요. 할아버지께서 덕을 원없이 많이 쌓으셨죠.”

“자네, 지주의 손자였네. 할아버지께서 후손의 복까지 지으셨구먼. 제막식에는 갔어?”


“갔지요. 공덕비를 보니 괜히 마음 뿌듯하대요.”



이런 사연 속에 찾은 곳이 ‘월정사(주지 지문 스님)’였습니다. 월정사(月井寺). 한문을 풀면 우물에 뜬 달입니다. 운치 가득한 작명입니다. 월정사. 강원도 오대산에도 유명한 월정사가 있지요. 각설하고, 도로에 접한 월정사 입구 표지석 위에는 신기하게 소나무가 자라고 있었습니다.








대웅전서 본 노무현, 반가움과 서운함 그리고 업보



“월정사 자리는 1871년 무렵부터 토굴을 마련하고 수행하던 스님이 머물렀던 곳이라고 한다. 1948년 제주4․3사건 당시 토벌대에 의해 몇몇 승려가 희생되고 건물이 전소되었다. 1970년대에 사찰 재건 계획으로 대웅전과 요사채 등을 신축했다. 현재 경내에는 대웅전, 극락보전, 요사채, 범종각 등이 있다.”



제주도청 홈페이지 등에 소개된 월정사 관련 내용입니다. 대웅전에 올랐습니다. 나무 석가모니불! 한쪽에 자리한 영정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박정희․육영수 부부와 함께 놓여 있었습니다. 반가움은 이내 서운함으로 변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사진이 박정희․육영수 부부보다 작을 이유가 전혀 없었던 탓입니다.




 




요즘 세상이 어지럽습니다. 한치 앞을 못 보는 세상입니다. 박정희, 박근혜, 참 기구한 운명입니다. 국민들은 지금 박근혜 정권 ‘하야’와 ‘탄핵’을 외치는 중입니다. 더불어 대안으로 ‘거국중립내각’ 구성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게 부처님께서 설파하신 ‘인과응보’이자 업인 듯합니다. 참회를 모르는 사람에겐 응분의 대가가 따른다는 연기설의 또 다른 단면이지요. 세상 무서운 줄 알아야겠습니다.



극락보전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극락보전은 서방 극락정토의 주재자인 아미타불을 모시는 곳입니다. 이는 무량수전, 무량전, 보광명전, 아미타전이라고도 합니다. 참고로, 불보살이 모셔진 곳을 전(殿), 그 외는 각(閣)이라 하지요.

 

스님, 나무 아래에서 무엇인가를 줍고 있습니다. 너무 평화롭습니다. 그 모습이 영화 <전우치전>을 떠올리게 합니다. 마치 동양화에서 나온 부처랄까. 부디, 대한민국을 굽어 살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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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집, 무량수전에 앉아 비 소리 가슴으로 듣다!

나무 서만 있어도 ‘덕’이 좔좔, 우리네 인간은…
[섬에서 함께 놀자] 거제도 노자산 혜양사




경남 거제 혜양사입니다.

친절한 안내에 놀랐습니다.

용왕각 가는 길 수국이 탑스럽게 피었습니다.





“이 세상에 내 것이 어디 있나 사용하다 버리고 갈뿐이다!”


                                 -구인사 대조사 설법 중에서-



맞습니다, 맞고요. 그런데 마치 모든 게 제 것인 마냥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요즘 뉴스 보면 ‘안하무인’ 금수저 많더군요. 이런 삶은 처절한 고행이 필요합니다. 철드는 것도 인연 닿아야 가능하지만 그래야 비로소 철들어 ‘겸손한’ 금수저가 되니까. 여보시게, 상식을 벗어난 금수저들. 아래 시조 읽고 ‘종’의 참뜻 새기시게.



           종


                         도열스님(거제 혜양사 주지)


  언제나 내 곁에는 몽둥이가 누워있고
  나 보고 어쩌라고 이렇게 치는 건지
  도움이 되신다면은 백 번 맞아 죽으리다


  오늘도 매 맞으며 울고 서 있지 않소
  이 몸이 떨고 떨어 갈기갈기 찢어져도
  임들이 성불한다면 그 뿐인가 하리다


  여명이 빗장 끌러 해돋이가 뜰 때면
  새들은 좋다고 서 하늘 높이 날건만
  목매여 달려있느라 풀어야 할 실마리



종의 의미는...

도로와 처마가 절묘하게 어울렸습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어느 절집이 이렇게 친절히 안내할까? ‘혜양사’



거제도 노자산 혜양사. 어쩌다 발걸음이 머물렀을까. 단지 인연에 따랐을 뿐입니다. 다른 절집에선 느끼지 못한 신선함이 있습니다. 절집 입구에서부터 뭔지 모를 묘한 설레임. 근본 원인은 알 수 없습니다. 그냥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습니다. 꼭 첫사랑과 대면하는 느낌. 왜 그랬을까?



“옥을 가는 그 마음으로 시 한수를 읽으면 얻는 것은 여의주로 저 하늘의 별 따리”



노자산 혜양사와 만다라화 시(詩) 공원을 알리는 안내판 글귀입니다. 이런 마음으로 살면 누구든 생불(生佛) 되겠지요. 노자산(老子山, 565m)은 “불로초 산삼이 있는 절경지에 살기 때문에 늙지 아니하고 신선이 된다 해 생긴 이름”입니다. 또한 “합천 해인사 팔만대장경 원목이 모두 이곳 후박나무와 자작나무다”고 하네요. 와우, 절집 입구에서 괜히 설레였던 게 아니었습니다.



“소망스런 여의주를 구하시렵니까/ 저마다의 뜻을 이뤄보시게/ 산신각 독성각 용왕각으로 가는 길/ 그대가 오시기를 기다리실 겁니다.”



절집으로 가는 곳곳에 안내판이 있더군요. 어느 절집에서 이렇게 친절히 대하며 안내할까? 주지스님이 시인이라더니 달랐습니다. 안내대로 대웅전 가기 전에 산신각, 독성각, 용왕각부터 들렀습니다. 가는 길, 수국이 피었습니다. 거제의 7월은 수국 천지입니다.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립니다. 건물 세 채가 옹기종기 모였습니다. 이 무슨 역설일까. 바다 속 용궁 아닌 산 속 용궁 같다는.



산신각, 독성각, 용왕각입니다. 육지에 세워진 용궁 같습니다. 

번뇌는 별빛이라...

나를 내려 놓습니다.




나무 서만 있어도 ‘덕’이 좔좔, 우리네 인간은…



대웅전 가는 길, 안내판처럼 보이는 게 줄지어 서 있습니다. 이 뭘꼬? 찬찬히 들여다봅니다. 만다라화 시(詩) 공원이 있다더니 그것 같습니다. 읊조리는 투를 보니 시조 운율입니다. 자신의 마음을 투영한 작품 중, 그의 수행 정도를 가늠할 시조를 읽습니다.



      수   도


                    도열스님(거제 혜양사 주지)


  속 때를 씻으며 마음을 갈고 닦아
  술고담 안 드시는 청정한 몸과 마음
  탐진치 다 비우시니 티 없는 백옥일세


  벌 속의 진탕에도 물 안 드는 연꽃처럼
  금욕을 낙을 삼아 하늘을 바라보며
  인고로 수행하심은 별 중에 달일까


  지혜등불 켜들고 무명 속에 헤어나
  고통 받는 저 산 아래 빛의 손길 내리시어
  어둡고 메마른 중생 고해바다 배가 되리


           <주 : 술고담 - 술, 고기, 담배의 준말. 시조 운율 상 글자 수 줄임>



‘시가 번뜩입니다. “번뇌는 별빛이라~”던 만해 한용운 스님을 떠올립니다. 이쯤이면 작가 스님 뵙는 게 예의. 이에 앞서 관음전에 듭니다. 중생이 숨 쉬는 법당 공간에서 삼배 예를 차립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무량수전으로 향합니다. 많은 적송 덕분에 눈이 호강합니다. 나무는 아무렇지 않게 서 있어도 ‘덕’이 좔좔 흐릅니다. 우리네 인간은….



관음전입니다.

스님 시들이 여기에 이렇게 전시되어 있습니다.

관음전...





절집, 무량수전에 앉아 비 소리 가슴으로 듣다!



무량수전을 기웃거립니다. 정면 기둥에, 먼저 읽었던 시조가 쓰였습니다. 무량수전 오르는 계단에는 신발 두 켤레가 위아래로 가지런히 놓였습니다. 무량수전을 좌측으로 돌아들어 벽면을 봅니다. 단청, 탱화에 입이 쩍 벌어집니다. 드나드는 문까지 단청과 탱화와 잘 어울립니다. 참 단아합니다. 정결하고 곱디고운 아낙이 쓰는 정갈한 반짇고리 같은 느낌이랄까. 입구와 시조에 이어 또 벅차오릅니다. 도란도란 말소리가 들립니다.



“처음 오셨어요? 제가 안내 하지요.”



인연이었을까. 그가 나섰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안내지만 받기로 했습니다. 굳이 베풀겠다는 호의를 마다할 필요 없으니까. 스님, 뭐라 열심히 말씀하십니다. 허나, 전혀 기억 없습니다. 아마도 부처님이 귀를 막으셨나 봅니다. 스님과 마주앉았습니다. 고요한 절집, 무량수전에 앉아, 비 내리는 소리를 가슴으로 듣습니다. 그가 시집을 선물합니다. 눈에 들어오는 시조 하나. 제목만 봐도 얼굴이 화끈합니다. 내용은 그게 아니지 말입니다.



단청 등이 단아하고 정갈합니다.

도열 스님.

무릇 중생이란?





      나   체


                       최도열 스님


  섬 바위에 저 물새는 그 무엇을 생각할까
  창파에 고기들은 왜 저리도 뛰 솟을까
  바람에 물결이인 양 너울거린 실안개


  그 뭣을 보이려고 나체로 홀딱 벗고
  곱상스레 짝 뻗고서 저렇게도 누웠는지
  해초도 가리지 않고 맨송해진 해안선


  가공을 하연 듯이 천조로운 수평선은
  천상에 은하수로 칸막이를 하였거늘
  가뭇히 뚫어 본다고 내 가슴이 트이랴




해안선을 나체로 본 스님의 시적 감각에 감탄합니다. 빗줄기를 바라보며 정신을 가다듬습니다. 욕심으로 가득했던 욕망의 나를 내려놓습니다. ‘님하, 이 불쌍한 중생을 굽어 살피소서!’ 세상에 내 것이 어디 있을꼬? 무릇, 중생이란? 못난 금수저들에게 바랍니다. 아래 시를 읽고 의미를 되새겨 볼 일입니다. 절대자가 ‘왜?’ 인간에게 한계를 줬는지….



     유한 속에 살다


                           최도열 스님


  놀고먹으려 할까 봐 충만치 않게
  과욕을 부릴까 봐 유한 속에 살게
  영생도 추구하지만 생사가 있게


  출몰하는 해 달 속에 오가는 뜬 구름산
  자연의 섭리온데 막을 자가 있을까
  바람은 요동치느라 뒤흔드는 바닷물




무량수전입니다.

나무 석가모니불!

숨은 보배같은 혜양사.

깨달음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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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취 해소에 그만, 복집에 걸린 액자 문구가?
해물을 즐겨 찾는 이유는 속이 편하기 때문
된서리 맞고 있는 거제 맛집, 심각한 경제난
[섬에서 함께 놀자] 거제도 먹을거리 해물찜과 복어탕





해물찜입니다.



섬이 그렇듯, 경남 거제도에도 먹을거리가 넘쳐납니다. 특산품으로 유자, 죽순, 알로에 등이 꼽힙니다. 바닷가답게 맛봐야 할 음식으로 생선회, 해물찜과 해물탕, 비빔밥(성게, 멍게) 등을 들 수 있습니다. 그중 거제 토박이들이 권하는 거제 맛집의 해물찜과 복지리를 소개합니다. 이곳은 2015년과 2016년 거제여행에서 2년 연속 찾았던 식당입니다.



꽃게가...




고기를 야채랑 같이 먹으라는 이유가 ‘더부룩’



‘더부룩하다’란 말 들어봤을 겁니다. 이는 “그득하게 찬 듯이 편안하지 않고 거북하다”는 뜻입니다. 얹힌 것 같은 느낌입니다. 이는 주로 나이 든 사람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소화 불량 증상입니다. 나이 들면 자연스레 소화력이 떨어지기에 발생하는 거죠. 요, 더부룩 증상 해소 대안으로 제시되는 게 음식 요법입니다.



민간에선 돼지, 소, 닭 등 고기류를 먹으면 소화가 잘 안된다고 합니다. 그래 생선, 조개 등 해물류를 권합니다. 더 뱃속이 편하다는 겁니다. 실제로 고기 섭취 후와 해물 먹고 난 뒤가 분명하게 차이 납니다.


고기 먹은 후에는 운동과 매실 등으로 소화를 도와야 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그래서 고기는 야채와 함께 먹으라고 하는 게지요. 하지만 해물을 먹고 난 뒤에는 별 무리 없습니다. 어른들이 고기보다 해물류를 선호하는 이유입니다.




해물을 잘라줍니다.




해물을 즐겨 찾는 이유는 속이 편하기 때문



“뭐 먹고 싶은가?”
“해물이요.”



거제문인협회 김용호 회장과 거제농산물수출영농조합법인 남기봉 대표가 망설임 없이 이끌고 간 곳이 고현의 ‘남천해물’ 식당입니다. 이곳은 해물찜과 해물탕으로 유명합니다. 지인의 물음에 주저 없이 ‘해물~’로 대답한 이유가 있습니다. 위에서 밝혔듯이 해물을 먹으면 속이 편하기 때문입니다. 개인으로 나오는 물김치는 덤입니다.



이곳 해물찜은 해물을 쪄서 그냥 나오는 게 아닙니다. 아구찜처럼 콩나물과 고추 등의 양념을 함께 버물러 곱디고운 색으로 변신해 나옵니다. 그리고 푸짐합니다. 꽃게, 문어, 전복, 가리비, 새우, 미더덕, 소라 등이 어울려 매콤합니다.



하여, 술안주에 좋지요. 바닷가에선 술이 육지보다 많은 양을 마신다고 합니다. 이는 파도가 부서지며 발생하는 산소량이 풍부해서랍니다. 하니, 무턱대고 마셨다간 다음 날 아시죠? 술 조절이 필요합니다.




다 먹은 후 비벼줍니다.

푸짐합니다.




된서리 맞고 있는 거제 맛집, 심각한 경제난



가족 단위 혹은 4, 50대가 주로 찾는 남천식당. 저녁 7시. 지난해와 천지 차이입니다. 지난해 4월에는 자리가 없어 기다린 후 겨우 한쪽 구석을 차지했었습니다. 그런데 올 7월에는 손님이 4좌석만 찬 상태. 테이블 절반도 채우지 못했습니다. 해물찜 먹은 후 밥 볶아주시는 분 말씀이 침울하게 합니다.



“손님이 지난해에 비해 2/3가 줄었다. 거제도를 떠받치던 조선업 구조조정의 여파다.”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지난 해엔 자리가 없었는데...

올핸 텅텅비었습니다.




조선업의 메카 거제도. “경제난이 심각하다”더니, 정말이지 된서리를 맞고 있습니다. 잘나가는 맛집들이 파리 날리는 상황이니 다른 식당들은 말해 뭐할까. 그나마 있는 손님도 서둘러 나갑니다. 밤 9시에 문 닫을 판입니다. 일행, 9시가 못돼 일어났습니다. 남아 있던 한 테이블, “우리도 나가야겠네!”합니다. 참새와 방앗간. 한 군데를 더 들렸습니다.



선술집. 어, 여긴 손님이 버글버글합니다. 중앙 홀에 앉을 자리가 없어 옆 홀에 앉을 정도. 막걸리와 부침개를 시켰습니다. 색과 내용물이 각기 다른 세 가지 전이 나왔습니다. 이후로도 꾸준히 손님이 들어오더군요. 손님 연령대가 대부분 2, 30대. 장사도 비교적 경기를 덜 타는 젊은 층을 겨냥해라는 말이 실감납니다.



선술집 술상 차림.

손님이 바글바글...

복지리 한상차림...

 



숙취 해소에 그만, 복집에 걸린 액자 문구가?



“어제도 오시더니
오늘도 오셨군요
내일 또 오신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식당에 걸린 문구가 재밌습니다.



술 먹고 난 뒤 숙취 해소에 그만이라는 복국. 식당 ‘미나리 복집’에 걸린 액자 문구입니다. 문구 하나에도 감정 이입이 되더군요. 글귀처럼 불황에 단골이 되어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우리나라 도시소득 순위 상위권을 차지했던 거제도. 경기 침체라 더욱 절실할 것 같습니다. 오전 11시30분. 손님이 든 곳은 4 테이블. 지난해 4월과 마찬가지로 1/3이 찼습니다.



이 식당은 복탕 먹는 방법이 독특합니다. 다른 곳은 대개 콩나물과 야채를 소스에 찍어 먹습니다. 여기는 복국과 함께 양념장이 담긴 그릇이 따로 나옵니다. 복국에 있는 콩나물과 야채를 건져 다른 그릇에 넣은 다음 양념에 비빕니다. 그 위에 밥을 얹어 비빈 후 먹으면 됩니다.





복국...

야채를 들어내 밤과 비비고

와, 시원타~~~




“뭐 먹을 끼가?”
“복국.”


“여긴 전문점이라 복도 종류가 있다. 골라라.”
“까치복지리.”



밥을 최대로 듬뿍 떠 한 입 먹습니다. 땀이 삐질삐질 납니다. 이 또한 나이 들어 생기는 현상입니다. 예전 같으면 어지간히 매운 거 아니면 땀나는 거 꿈도 못 꿨을 겁니다. 요즘엔 뭐만 먹었다 하면 조금이라도 땀이 납니다. 반응이 무뎌진 건지, 예민한 건지, 조차 헷갈립니다. 확실한 건, 숙취 해소는 분명하다는 사실입니다.






 

복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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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서 섬으로의 여행은 설렘, 해금강과 외도
해금강 안 가고, 외도 가는 이유, 그런가 보다
해금강을 앞마당으로 둔 ‘서자암’, 대단한 안목
여행, 올려다보는 것과 내려다보는 것의 차이
[섬에서 함께 놀자] 거제도 해금강, 외도, 우제봉













거제도 하면 떠오르는 관광지는 ‘해금강’과 ‘외도’입니다. 그러니까 이곳은 18년 전에 왔습니다. 신혼 초, 아내와 함께였지요. 당시, 저 덕분에 결혼했던 부부의 초청으로 얼떨결에 나선 여행길에 우여곡절 많았습니다. 아! 글쎄, 고속도로를 타고 가던 중 차 본 네트가 일어나 식겁했지 뭡니까. 덕분에 아내에게 무지막지한 타박을 받아야 했습니다.



“차 점검도 안하고, 어떻게 아내를 태우고 장거리 운전을 할 수가 있어?”



티격태격 한바탕 부부싸움까지 벌어졌지요. 지금 생각하면 신혼 초의 사랑 놀음인 부부싸움이 그립기도 합니다. 하여간, 철사 등으로 고정한 후 비상등을 켠 채 천신만고 끝에 겨우 당도했던 거제. 똥차에 대한 씁쓸한 기억이 아름다운 거제도 추억이 될 줄 예전엔 미처 몰랐네요.









해금강은 안 가고, 외도만 가는 이유, 그런가 보다




“교수님, 해금강하고 외도 가요.”
“난 외도는 안 갈란다. 너무 자주 갔다. 니 혼자 갔다 오라마.”



이번 거제 여행의 최대 목적인 해금강과 외도 중 하나가 사라질 판이었습니다. 딸랑 둘이 움직이는 여행에서 안 간다는 사람 붙잡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삐져봐야 자기만 손해. 이 일을 어이 할꼬? 거제 토박이들은 일하느라 바쁜 상황. 하여튼 해금강이라도 갈 요량으로 바람의 언덕 밑 선착장으로 향했습니다.








“오늘은 해금강은 안 가고, 외도만 갑니다.”



난감하대요. 유람선이 해금강 안 간다는 생각 전혀 못했습니다. 어떻게 거제도에서 가장 빼어난 절경이라는 해금강, 수억 년간 파도와 바람에 씻기며 만들어진 그 자체가 아름다운 조각품이라는 해금강을 안 갈 수 있을까.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그저 파도가 세 “그런가 보다” 했지요. 기필코 가고야 말겠다는 집념이 갈개마을로 이끌었습니다.



“해금강은 안갑니다.”



크게 실망하며 나왔습니다. 사정을 들은 지인 “코스는 갈낀데?” 합니다. 코스별로 출항기준이 있대요. 그걸 모르고 해금강만 고집했던 겁니다. 외도는 안 간다던 지인, 실망한 저를 보며 “2코스로 가자”며 달래더군요. 알고 보니 “기본 2코스 해금강 주변~ 외도 상륙 포함 2시간 10여분”이 걸리더군요. 감지덕지, 승선권을 끊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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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서 섬으로의 여행은 설렘, 해금강과 외도



섬에서 또 다른 섬으로의 여행은 ‘설렘’이란 색다름이 있습니다. 거제 ‘해금강’과 ‘외도’도 마찬가지입니다. 유람선이 출렁입니다.



“갈곶리 갈개마을 남쪽 약 500m 해상에 위치한 바위섬을 해금강이라 부른다. 두 개 섬이 맞닿은 해금강은 한려해상국립공원에 속하며, 1971년 명승 제2호로 지정되었다. 칡뿌리가 뻗어 내린 형상이라 붙여진 ‘갈도(갈곶도)’보다 바다의 금강산을 뜻하는 해금강으로 더 불린다. 십자동굴을 비롯해, 사자바위, 부처바위, 촛대바위 등 기이한 암석이 많다.”



어째 이런 일이. 유람선이 섬을 한 바퀴 핑 돌고 맙니다. 해금강의 백미인 십자동물 속을 구경조차 못하다니. 절로 한숨이 푹푹 나옵니다. 왜냐하면 명승 제1호인 백도를 지난달에 돌아 본 터라 비교감에 실망이 더 큽니다. 어쩌겠어요. 또 “그런가 보다” 했지요. 유람선은 그길로 외도로 내뺐습니다.



‘외도’. 아시다시피 일 년 내내 꽃이 지지 않는 섬, 희귀 아열대 식물이 어우러진 이국적 풍광을 자랑하는 섬, 부부가 열정을 받쳐 나무를 가꾼 이야기로 유명합니다. 노사연이 부른 ‘바램’이란 노래 가사 중 “우리는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익어가는 것이다”란 부분이 특히 인상적입니다. 외도, 18년 전과 다른 점은 자연이 풋풋한 게 아니라 좀 더 깊어졌다는 느낌입니다. 익어가는 사람으로서 깊어진 섬에서 차 한 잔의 여유,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해금강을 앞마당으로 둔 ‘서자암’, 대단한 안목




“해금강과 외도를 돌았는데 뭔가 2% 부족해요. 왜 그러죠, 교수님?”
“용호 형이 해금강과 외도 본 후 꼭 우제봉 갔다 와라 캤다. 우제봉 가자.”



유람선에서 내려 우제봉으로 향했습니다. 100m쯤 갔을까. 내려오는 일행이 있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정상이 여기서 먼가요?”
“저희는 가다가 되돌아오는 중입니다.”


“왜, 무슨 일 있으세요?”
“올라가는 사람도 없고, 딸 신발이 시원찮아 돌아오는 겁니다.”



숲길 포근합니다. 땅 참 기름집니다. 땅기운 따뜻합니다. 아늑합니다. 인적 없어 더 상쾌합니다. 암자까지 있습니다. 암자 입구에 의자 두 개 놓였습니다. 해금강이 코앞입니다. 해금강을 앞마당으로 둔 암자 ‘서자암’. 대단한 안목입니다. 법당 부처님께 삼배 올리면 뭐든 다 들어 줄 것 같은 풍광이랄까. 법당 가는 길목에 만난 인기척. 저녁 공양 중입니다. 넉살좋게 스님께 탁발 혹은 차 한 잔하고 싶으나 갈 길 멀어 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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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올려다보는 것과 내려다보는 것의 차이와 2%



좋은 땅 기운에 힘 받았을까. 계단을 두 개씩 오릅니다. 그래도 힘이 팍팍 솟습니다. 우제봉엔 진시황의 불로초를 찾아 천하를 헤맨 서불 전설까지 스며있습니다. 어느 덧 정상. 왼쪽으로 해금강과 외도. 오른쪽으로 대·소병대도 등을 낀 풍경이 그윽합니다. 뭔가 부족했던 2%를 찾았습니다. 이래서 우제봉에 꼭 오르길 권했구나, 싶습니다. 올려다보는 것과 내려다보는 것의 차이지요.



그랬지요. 아내도 거제 여행길 동행을 원했습니다. 그러나 업무 과다로 포기했습니다. 하여, 아내를 위해 뭔가를 해야 하는 상황. 우제봉의 감흥을 사진으로 보냈습니다. 헉, 아내 “목 좋은 자리에서 장범준 콘서트를 봤다고 짱”이라며, 아이들 표현을 빌리자면 ‘개 무시’입니다. 그래, 해금강과 외도 사진 한 장씩 더 보냈더니, 그제야 “헐~”이라는 반응입니다. 이쯤이면 속마음 내비춰야 합니다.



“우리 다음에 거제 추억 여행 꼭 같이 하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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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도, 조선업에서 문화까지 어울린 낭만 도시
신선대에서 ‘중년’ 그리고 ‘도인’까지 넘나들다
[섬에서 함께 놀자] 거제도 바람의 언덕. 신선대, 비빔밥, 유자





바람의 언덕

신선대

비빔밥







여행 떠날 때 목적지는 두 가지에서 결정됩니다.



“어디로 갈까?”



여행에서 ‘가고 싶은 곳’ 매우 중요합니다. 허나, 요즘은 더 끌리는 게 있습니다.



“누구를 만날까?”



‘보고 싶은 사람’은 여행으로 이끄는 또 다른 매력입니다. 두 가지 다 충족되는 경우, 여행 만족도는 배가 됩니다. 지인과 여행길에 오른 곳이 경남 거제도입니다.



해금강, 외도, 바람의 언덕, 신선대 등 볼거리와 보고 싶은 지인이 있는 최적의 여행지였지요. 게다가 조선업 구조조정 여파로 침체된 거제도에 관광을 통한 신바람 넣기 등 외적 요인이 필요한 터라 의미가 더 값졌습니다.



7월 거제, 수국이 절정입니다.

연인들 바람의 언덕에서 추억쌓기 중입니다.

수국이 주는 멋은?...




조선업에서 문화까지 어울린 낭만 도시, 거제도




      고향이란


                    권민호


   누구나의 마음속에
   튼튼한 줄 하나 매어놓고
   또 다른 끝자락을 박아 놓은 곳
   은근한 불이
   구들을 데워 추위를 막아주듯
   외롭고 의지할 곳 없는
   상처받은 마음을
   조용히 감싸주어
   다시 힘차게 달려 나갈 수 있도록
   보살펴 준 보금자리



현 거제시장의 시(詩)입니다. 시를 본 곳은 거제 와현해수욕장 해변 무대의 ‘해변 시낭송 콘서트’ 장이었습니다. 행사장 주변에 걸린 시화전 중에서 발견한 겁니다. 뿐만 아니라 거제시의회 반대식 의장의 시까지 있어 놀랐습니다. 거제, 조선업 도시로만 알았더니 문화까지 어울린 낭만 도시대요. 암튼 지금의 어려움 현명하게 극복하기 바랍니다.



거제시장과 거제시의회의장의 시가 시낭송 콘서트장에 걸렸습니다.



거제, 첫 방문지로 선택한 곳은 ‘바람의 언덕’과 ‘신선대’입니다. 그간 거제도에 심심찮게 갔으나 이곳만은 처음입니다. 사람들과 노는데 정신 팔려 자연 경관 구경은 뒷전이었던 까닭이지요. 이번에 발견한 것 중 하나가 ‘수국’입니다. 해변에 쫙 깔린 수국이 탐스러운 꽃을 피워 미치고 환장할 지경이었지요. 수국이 보고싶다면 7월 거제도로 가시길. 시 ‘바람의 언덕’부터 감상하게요.

 




      바람의 언덕


                      반대식


   언덕에 서서 두팔로
   바람을 움켜 안아보니
   허공만 가르는구나
   문득 떠오르고 사라지는
   추억의 저장고에서
   가끔씩 찾아오는
   그대를 불러봅니다




커다란 풍차가 눈길을 사로잡는 바람의 언덕. 위 시에서처럼 사람에게 안기지 않는 ‘바람’과 ‘추억’을 쌓으려는 사람들이 쉼 없이 오가더군요. 커플 티를 한 젊은 연인들. 아이 손을 잡은 신세대 부부들. 벤치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이야기 꽃 피우는 노 부부. 바람의 언덕에는 바람 뿐 아니라 삶과 꿈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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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는 사람들. 저마다 삶이 있습니다.

바람의 언덕 아래 마을.

바람의 언덕, 상징인 풍차.




신선대에서 ‘중년’ 그리고 ‘도인’까지 넘나들다



여행에서 차 한 잔의 여유. 뺄 수 없지요. 거제도에 온 만큼 거제 특산품을 마시기로. 이게 여행지에 대한 관광객의 예의지요. 이곳저곳 기웃거리다 카페 ‘뮤즈’를 찾았습니다. ‘유자’ 본고장 거제. 프랑스까지 수출한다는 거제 유자.



거제도의 고운 햇살과 바람의 맛이 담긴 ‘햇살긴 바람의 유자 효차’와 ‘햇살긴 바람의 유자빵’을 주문했습니다. 요런 건, ‘인증 샷’이 필요하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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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용 유자빵.

인증샷이 필요합니다. 유자빵, 그 맛은...

차갑게 마시는 유자효차...

프랑스에 수출하는 유자.

신선대 가는 길목, '뮤즈'에서 유자빵과 유자차를 찾으세용~^^




신선대에 앞서, 신선대 전망대로 향합니다. 전체 조망 후 부분으로 몰입해 들어가기 위함이지요. 다포도, 대매물도, 대병대도, 천장산, 망산…. 바람의 언덕이 툭 트인 시원함이 상징이라면, 신선대는 신선들의 쉼터답게 안구 정화에 제격입니다. 살아 움직이며 출렁이는 바다, 바위에 부서지는 흰색의 파도, 옹기종기 대화하듯 점점이 모인 섬들. 맞습니다. 우리나라는 어디든 화려강산이요, 금수강산입니다.



“집 나오니, 좋긴 조오타~!”



앞서 걷던 지인의 여행 예찬입니다. 짧은 말에서 ‘숨 쉴 것 같다!’란 숨은 속뜻을 봅니다. ‘중년’이란 나이는 해야 할 일이 가득합니다. 자녀와 부모 등 보살펴야 할 가족이 있습니다. 아내 잔소리도 꾹꾹 견뎌야 합니다. 명예퇴직이 보편화된 직장에선 눈치껏 살아남아야 합니다. 친구 사이에선 비굴하지 않게 적당히 버티는 법도 터득해야 합니다. 모임에선 기죽지 않을 약간의 허세가 필요합니다. 이게 다 중년의 현명한 세상 버티기 방책입니다.



신선대 가는길에는...

섬이 예술입니다...

신선대 전망대서 본 바다...




신선대 가는 길, 예술입니다. 구름 위를 걷는 것 같은 즐거움 가득합니다. 한 여름의 따사로운 햇살 받은 넓은 바위에 걸터앉았습니다. 마치 군불 뗀 방에 앉은 기분. 사명대사의 일화가 떠오릅니다. 그렇게 신선에서 도인까지 넘나듭니다.



“임진왜란 후 왜놈에게 잡혀간 조선 사람을 찾으러 일본에 간 사명대사. 왜놈들은 군불을 때, 설설 끓는 방안에서 사명당이 죽기를 바랐다. 왜놈들이 방문을 열어 사명당의 죽음을 확인하려던 순간, 사명당은 오히려 ‘방이 춥다’고 큰소리쳤다. 조선 사람들은 사명대사의 도술 덕분에 조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신선대. 신선이 될 거 같지요?

신선대 가는 길.

신선이 되는 비결요?...




거제도의 참맛, ‘으매, 죽겠네!’ 성게·멍게 비빔밥



거제도 여행에서 꼭 먹어보라는 성게와 멍게 비빔밥. 일행이 둘이라서 참 다행입니다. 지인이 고른 건 성게 비빔밥. 저는 멍게 비빔밥으로. 어, 가격이 다르네요. 성게 비빔밥은 15,000원. 멍게 비빔밥은 12,000원입니다. 귀함이 가격의 차이로 나타나지 싶습니다.



여기에 막걸리 대령입니다. 아시죠? 타지에서 온 막걸리는 되도록 피하라는 거. 당연히 거제도 산 저구막걸리입니다.



또 다른 먹거리 팁입니다. 거제서 꼭 먹어봐야 할 먹을거리는 '사백어'입니다. 거제 토박이 남기봉 씨 추천사입니다.



“남자 정력에 특히 좋은 사백어는 꽃피는 춘삼월에 잡히는 물고기다. 이걸 살아 있는 채로 통째로 먹어야 맛있고, 몸에 좋다. 거제 남자들은 없어서 못 먹는다. 외지에서 온 사람들도 정력에 좋다는 말에 징그럽다 하면서도 꾸역꾸역 다 먹더라. 여자들은 징그러워 손 못 대더라.”



지난 3월, 사백어 먹으러 오라는데 일이 있어 못 갔습니다. 아직 먹어보질 못해 무척이지 아쉽습니다.



식당 안, 무더위에도 문이란 문은 죄다 열렸습니다. 멀쩡한 에어컨 대신 문 활짝이라니. 그 이유 알겠대요. 시원하게 들어오는 바람이 춥게 느껴질 지경이대요.



밑반찬이 나왔습니다. 미역줄기, 배추김치, 고구마대 무침, 오이무침, 도토리묵, 미역국, 고록 등. 이어 막걸리가 나왔지요. “따~르~시~오~!” 운전하는 지인, 분하다는 표정입니다. 운전 앞에서 참는 게 도리.



비빔밥이 나왔습니다. 오이, 상추, 양배추, 무생채, 김 가루, 깨 고추장은 같습니다. 마무리를 멍게로 하느냐, 성게를 올리느냐에 따라 성게 비빔밥과 멍게 비빔밥으로 갈립니다. 비빔밥, 쓱싹쓱싹 비빈 후, 한 사발씩 떠, 상대편에게 건넵니다. 같이 맛 봐야 직성이 풀린다는 배려지요. 바다 향이 입 안 가득 퍼집니다.



“으매, 죽겠네!




거제 막걸리...

성게 비빔밥입니다.

멍게 비빔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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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07.25 15:41

방생, 죽음을 앞둔 상황에서 새로운 삶을 얻고
스님, 깨우침과 깨달음의 차이는 뭡니까?
[해탈로 가기] 여수 돌산 용월사 법회와 방생






용월사 원일스님 법문 중입니다.


해탈이. 의자에 앉은 자세가 득도한 견공입니다.







“해탈아, 잘 있었냐?”
“….”


 

 


녀석 말이 없습니다. 대단합니다. 어찌 이름을 해탈이라 지었을까. 해탈을 꿈꾸는 인간의 염원을 담았을 거라 짐작 할 뿐.

 



“저 썩을 놈이 대답이 없네, 그려!”
“….”


 

 


저것이 어떻게 알아들을 거라고 말을 섞을까? 말 못하는 짐승이라고 깔볼 일 아니지요. 절집에 있는 개는 세월 속에 불성(佛性)이 절로 생긴다잖아요. 혹시나 싶어 말을 섞은 겁니다.

 

 


의자에 앉은 해탈이 무아지경입니다. 폼으로만 따지면 이미 득도한 견공(犬公)입니다. 저놈 팔자가 부럽습니다. ‘부러우면 지는 거’라 했거늘….




관세음보살이 바다를 지키고 있습니다.

무릇 중생이란...

나무 석가모니불!



 

 



방생, 죽음을 앞둔 상황에서 새로운 삶을 얻고


 

 


“차 마시러 오세요.”


 

 


전남 여수 돌산 용월사 원일 스님 요청입니다. 무슨 일일까. 은은한 목탁소리, 바람에 실려 옵니다. 대웅전인 무량광전 옆문에 신발이 즐비합니다. 음력 6월 초하루 법회 중입니다. 그동안 스님과 차 마시며 한담만 나눴습니다. 법회라니, 대중과 함께 스님 법문 들어볼 좋은 기회입니다.





나무 아미타불 관세음보살!

현실과 선계인 듯...

나무 관세음보살!


 


 



“사람 얼굴 보면 압니다. 복 받을 얼굴인지 아닌지. 그래 복 받으려고 몸과 마음을 다해 정성을 바치고, 심혈을 기울이는 것입니다.


삼보에 귀의하는 건, 행복하고 편안하게 사는 걸 배우기에 귀의하는 것입니다. 배웠으면 실천해야 하고, 인식이 바뀌어야 합니다. 생각과 행동이 안 바뀌고 그대론데 어찌 복 받겠습니까. 생각과 행동이 바뀌고 변해야 복 받습니다.


좋은 심보를 써야 복 받을 심보가 되는 것입니다.”


 

 


용왕전으로 이동합니다. 예불을 올립니다. 용왕전 옆에 마련된 방생 장소로 이동합니다. 바다 밑까지 오르내리는 수고를 덜기 위해 통으로 연결한 방생 시설이 되어 있습니다. 대부분 절집들이 따로 방생 법회를 여는데 반해, 용월사는 매월 초하루 법회와 방생을 함께 진행한다네요. 방생 대상은 장어입니다. 신도들 장어 한 마리씩 바다로 방생합니다.

 

 



방생하는 곳입니다.

용왕전에서...

방생 공덕이...고




“장어는 오늘 아침 여수 남산수산시장 수족관에 있는 걸 사왔습니다. 이 장어들은 오늘 사람들 입으로 들어가기만 기다리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방생되어 바다로 살아 돌아가게 될 걸 알았을까? 한 치 앞을 모르는 세상입니다. 이게 다 인연법입니다.


우리네 삶도 보시와 방생 등으로 덕을 쌓으면 좋은 변화가 생깁니다. 세상은 인연법에 따라 흐르고 흐릅니다.”



방생을 위해 장어를 건집니다.

방생된 장어는 바다로...

나무 석가모니불!



 

 


스님, 깨우침과 깨달음의 차이는 뭡니까?


 

 


공양시간입니다. 청각, 고사리, 무생채, 고구마대나물 등을 넣은 비빔밥과 홍합국, 김치 등 조촐합니다. 스님과 앉았습니다. “오늘따라 특별이 홍합국이 준비됐는데 먹을 복이 있다”는 원일 스님의 덕담입니다. 따끈따끈한 홍합국이 속을 시원하게 풀어 줍니다. 공양 후, 스님께서 차를 냅니다.

 

 



홍합국입니다.

 

 



- 참 스님은 어떤 스님입니까?


“머리를 굴리지 않게 하는 스님이 참 스님입니다. 죽비로 어깨 등을 내리치는 건 머리 굴리지 말고 깨우치라는 의미입니다.”




- 깨우침과 깨달음의 차이는 뭡니까?


“깨우침은 지식을 갖고 추론하는 것이며, 개량하는 것입니다. 깨달음은 사색이고 사유입니다. 깨달으면 모든 게 하납니다. 우주와 내가 한 몸이요, 물과 내가 하납니다. 땅과 내가, 세상과 내가 하나입니다.”


 

 


불교에서 모든 인간은 궁극적으로 깨달음, 즉 해탈의 경지에 오른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그 시기가 언제인가의 차이만 있을 뿐입니다. 밖으로 나왔습니다. 풍경이 그림입니다. 관세음보살님, 바다 위에 고고히 떠 있는 배들을 굽어보며 자비를 베풀고 있습니다.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시아본사 석가모니불!

 

 



장어, 새 삶을 얻고...

이리 빠져야 바다로 가는데, 한치 앞을 모릅니다.

바다로 가기 직전입니다.

나무 시아본사 석가모니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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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장어, 용왕님께서 우리에게 선물로 보낸 장어라고?

고두리 영감제, 어민들의 해상안전과 만선 기원
[섬에서 함께 놀자] 여수 거문도 노루섬 풍어제와 꼼장어





안 노루섬과 밖 노루섬

영국군 묘지에서 본 안 노루섬

제를 올립니다.





10여년 만에 찾은 거문도-백도 여행. 감회가 새롭습니다.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지요. 거문대교가 들어섰고, 아는 사람들 머리엔 흰머리가 늘었습니다. 잠시, 임호상 시인의 시(詩) ‘세월’ 감상하며 야속하게 가는 세월 붙잡아 봅니다.




    세  월
                    임호상


잔디밭엔 틈만 나면
토끼풀이며 이름 모를 잡풀들이
앞다투어 자리 잡는데
아버지 머리 가운데
한 삽 빠진 곳
누구도 찾아오질 않네
그 흔한 새치 하나 오질 않네


 - 임호상 시집 <조금새끼로 운다>에서 -



“막걸리하고, 과일, 과자, 육포 등 사서 두 개로 나눠.”



여수시 삼산면 최윤규 부면장의 막걸리 소리에 귀가 번쩍였습니다. 대낮에 웬 막걸리? 알고 보니, 풍어제 지낼 제수용품이랍니다. 그것도 염동필 삼산면장과 최윤규 부면장 둘이서. 허허, 웃었지요. 암튼 ‘이 양반들이 미쳤나’ 했지요. 올해 풍어제를 지냈는데 또 풍어제라니.




안 노루섬 제단입니다.

안노루섬에서 본 밖 노루섬.

밖노루섬 용왕바위 오르는 길이...




'고두리 영감제', 어민들의 해상안전과 만선 기원



김준옥 교수(전남대)에 따르면 “거문도 풍어제는 ‘고두리 영감제’라고도 부르며, 매년 음력 4월15일에 지냅니다. 고두리 영감제행, 풍어제, 용왕제, 거북제 등 네 가지 행사를 하루에 같이 치른다”고 합니다. ‘고두리’고등어를 말합니다. 다음은 고두리 영감제와 거북제 유래 및 용왕제 의미입니다.



고두리 영감제 유래


“옛날 거문리에 흉어(凶漁)가 들었다. 마을 사람들이 정성스레 용왕제를 지냈다. 그 후 갑자기 폭풍우가 몰아쳤다. 폭풍우 뒤 바위 하나가 마을 앞바다로 둥둥 떠올랐다. 사람들은 용왕이 보낸 바위로 믿고, 안노루섬 정상에 신체로 모시고 제사 지냈다. 그 해부터 고등어가 많이 잡혔다. 그래서 이 돌을 고두리 영감으로 부르게 되었다.”



거북제 유래


“해방 직후 거북이 한 마리가 상처를 입고 변촌 해안으로 올라왔다. 마을 사람들은 거북이가 가여웠지만 잡아먹었다. 그런 뒤 마을에 변고가 생겼다. 고기가 잡히지 않은 것이었다. 마을 사람들은 용왕의 사자인 거북이를 잡아먹었기 때문이라며, 거북이를 달래는 제사를 지냈다. 제사 후 갈치가 아주 잘 잡혔다.”



용왕제 의미


“용왕제는 동해 청룡, 남해 적룡, 서해 백룡, 북해 흑룡, 그리고 중앙의 황룡으로 대표되면서 각 바다를 관장하는 용왕들께 어민들의 조업 중 안전과 만선을 기원하고, 어로작업 중 세상을 떠난 수중고혼을 달래는 제사다.”



제수용품을 챙기고...

용왕님이시여!

밖 노루섬에서 제를 올립니다.




삼산면장 부면장, 둘이 풍어제 지내는 이유가?



“풍수로 보면 거문도는 해룡농주(海龍弄珠) 쌍룡희주(雙龍戱珠) 지세다. 동도는 숫룡, 서도는 암룡이다. 고도는 동서 쌍용 사이에 놓인 여의주다. 밖 노루섬과 안 노루섬은 작은 구슬과 방파제 역할을 한다.”



염동필 면장의 설명입니다. 그들은 왜 풍어제를 지내려는 걸까? 염 면장은 “올해 노루섬에서 풍어제 지낼 때, 출장이 겹쳐 참석 못했다. 이게 마음에 걸렸다. 그래 조촐하게 둘이서 지내려는 것이다”고 말합니다. 백성을 위하는 ‘위민’의 현장입니다. 입만 열면 허튼 소리하는 정치인이 배워야 할 듯합니다.



안 노루섬. 섬에서 섬을 봐도 그림입니다. 고두리 영감 제단 앞에 섰습니다. 배, 바나나, 막걸리, 과자, 육포, 어포 등을 차립니다. 거문도 해풍쑥 막걸리를 따릅니다. 면장과 부면장, 나란히 섭니다. 진지합니다. 맞춰 절을 올립니다. 제단 가운데 놓인 물에 뜨는 돌, ‘부석’을 어루만지며 풍어를 기원합니다.



밖 노루섬으로 향합니다. 따개비와 해초 등이 천지입니다. 제를 지낼 용왕암으로 오를 길이 마땅찮습니다. 어렵게 용왕암에 오릅니다. 편평한 곳에 자리를 잡습니다. 사람이 용왕암 앞에 서니 고목나무와 매미 같습니다. 또 정성껏 제를 차립니다. 절을 올립니다. 그들은 절하며 무엇을 빌었을까?



“용왕님께 우리 삼산면 어민들이 고기 많이 잡고 편안하게 살게 해달라고 빌었네.”




장어 손질...

수족관의 장어.

손질된 장어.




꼼장어, 용왕님께서 우리에게 선물로 보낸 장어?



풍어를 기원해설까. 저녁은 장어. 일명 ‘꼼장어’로 불리는 ‘먹장어’입니다. 장어, 손질 중입니다. 머리부터 눌러 기선을 제압합니다. 껍질을 벗깁니다. 능수능란한 솜씨입니다. 생선 다듬는데 무슨 면허가 필요할까마는, 껍질이 질기고 질긴 장어 손질은 면허(?)가 있어야 합니다. 선수 아닌 생짜가 손질하기엔 그만큼 어렵다는 거죠.



밑반찬이 나왔습니다. 게무침, 낙지무침, 갈치무침, 홍합무침 등입니다. 피식 웃었습니다. 바닷가 거문도다운 반찬이라서. 여기에 미역, 가사리 등 해초가 하나쯤 섞였으면 더 좋았을 걸 싶습니다. 무슨 사정이 있겠죠. 뒤에 묵은 돌산갓김치와 배추김치가 등장했습니다. 푹 익은 김치가 감칠맛이 돌았습니다.



꼼장어 두루치기

밑반찬이 거문도스럽습니다.

먹장어 두루치기 맛은?




“용왕님께서 우리에게 선물로 보낸 장어일까?”



용왕님이 허락한 장어 두루치기가 나왔습니다. 초벌로 익혀 낸 장어를 다시 불판에 올립니다. 지인, 입을 헤 벌립니다. 맛있는 음식 앞에서 쉰 소리 말라는 거죠. 오호통재라. 이를 어이 할꼬? 장어를 먹지 못합니다. 알레르기 때문이죠. 장어 맛이 궁금합니다만 참습니다. 대신 눈으로만 먹습니다. 눈으로 먹어도 맛나다는. 품평을 부탁했지요.



“은근 땡기는 맛이다. 꼼장어는 삶아서 통째로 된장에 찍어 먹으면 더 맛있다.”




흐뭇한 얼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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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쳐 줄까 말까, 진시황도 몰랐던 불로초는?
거문도 사람 얼굴에 웃음꽃 핀 이유는 ‘해풍쑥’
“거문도 농가는 쑥 농사 안하는 집이 거의 없어”
“젊은 사람들이 땅 임대해 쑥 농사지으려고 해”





쑥이 쑥쑥 자랍니다.

거문도 해풍쑥은 이렇게 가공해 판매 중이더군요.






“진시황도 몰랐던 불로초요 만병통치약은 쑥과 마늘이다.”



제 생각입니다. 근거는 단군신화입니다. 단군신화에 따르면 곰과 호랑이한테 쑥과 마늘을 주면서 100일간 먹으면 인간이 된다고 꼬드겼다지요. 약삭빠른 호랑이는 먹다 도망갔지요. 미련 곰탱이 곰은 100일간 쑥과 마늘을 먹고 인간이 되었다지요.



그러니까 쑥과 마늘은 짐승도 인간으로 만드는 엄청난 효능을 지녔지요. 아마, 사람이 쑥과 마늘을 100일 동안 먹으면 신선이 돼 우화등선할 날이 오지 싶네요.




거문도는 온통 쑥밭입니다.


 

 



거문도 사람 얼굴에 웃음꽃 핀 이유는 ‘해풍쑥’



이리 봐도 쑥. 저리 봐도 쑥. 고도, 영국군 묘지 가는 길에도. 동도, 귤은사당 인근에도. 서도, 녹산 등대 가는 길에도 쑥입니다. 말 그대로 여수시 삼산면 거문도는 온통 쑥 천지입니다.



이뿐 아닙니다. 바닷가에서 생선 말리는 것처럼 쑥을 직접 말리기도 합니다. 처음 보는 재밌는 풍경입니다. 왜 그럴까.



거문도 사람들 얼굴에 싱글벙글 웃음꽃이 피었습니다. 거문도 청정지역에서 바닷바람을 맞고 자란 쑥은 고유의 향이 짙고, 영양이 풍부하며, 먹는 느낌이 부드러워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답니다.



채취한 거문도 해풍쑥은 씻고 삶아 보관됩니다.

거문도 바닷가에서 말리는 거문도 해풍쑥입니다.




그래선지, 6월인데도 밭에서 일하는 아낙 중 십중팔구는 쑥을 캐고 있습니다. 이름 하여, ‘거문도 해풍쑥’.



그냥 쑥도 좋다는데, 해풍을 맞고 자란 쑥은 얼마나 더 좋겠습니까? 거문도 해풍쑥은 향토 산업 육성사업입니다.




여수시 농업기술센터 정운섭 소장의 말입니다.



“거문도 해풍쑥은 도시비전 브랜드 사업으로 선정돼, 2014년부터 2017년까지 30억 원의 사업비를 투자해 생산, 가공, 관광, 서비스를 망라해 고부가 가치를 창출하는 중이다.”




허리 숙여 일하는 게 여간 일이 아닌데...

남주현 대표




“거문도 농가는 쑥 농사 안하는 집이 거의 없어”




“거문도에 있는 농가는 쑥 농사 안하는 집이 거의 없어. 농약도 안하지, 가만 놔둬도 밭에서 쑥쑥 크는 쑥을 캐기만 하면 되니까 수월하지. 쑥 농사로 많이 벌어.”



쑥밭에서 혼자 쑥 캐시는 김모 할머니 말입니다. 허리 숙여 하는 일이 힘들어 한 번쯤 ‘아이고 허리야~’ 할 만한데도 군소리 없이 쑥만 캡니다. 쑥 캐는 일이 돈이 된다니 다행입니다.



녹산 등대 가는 길 입구에 있는 거문도영농조합법인 남주현 대표를 만났습니다. 그는 농가에서 받은 쑥을 씻고 다듬어 삶는 하루 작업을 마무리 중이었습니다.

 

 



- 쑥은 대표적인 봄나물로 꼽힙니다. 거문도 해풍쑥 수확은 언제부터 하나요?


“거문도는 따뜻한 섬이라 수확이 다른 지역보다 빠릅니다. 1월 중순경부터 시작해 6월까지 합니다. 1월부터 3월은 국거리용 해풍쑥을 채취하고, 4월부터 6월까지는 쑥떡용 가공 쑥을 재배합니다.”




- 거문도 해풍쑥이 다른 지역보다 2배 비싸다고 합니다. 농민들에게 수매할 때 1kg에 얼마 하나요?


“거문도 해풍쑥은 품질이 좋아 조금 비싸게 판매됩니다. 1월부터 3월까지 내는 봄 쑥은 kg당 1만 원 정도 합니다. 4월부터 6월까지 내는 가공 쑥은 kg당 1250원입니다.”



해풍쑥 캐느라 정신없습니다.

거문도 해풍쑥으로 만든 쑥 막걸리입니다.





“젊은 사람들이 땅 임대해 쑥 농사지으려고 해”




- 요즘 경기침제로 온통 울상입니다. 쑥 농사가 돈이 되나요?


“쑥이 효잡니다. 거문도 해풍쑥 재배 농가가 한 200여 농가 됩니다. 많이 버는 농가는 2천만 원도 벌고, 평균 7백만 원 번다고 보면 됩니다. 요즘은 고기도 잘 안 잡히고, 농사도 안 되니까, 30~40대 젊은 사람들이 땅을 임대해 쑥 농사지으려고 합니다.”



- 거문도 해풍쑥 인기가 높다고 합니다. 매출은 어느 정도 되나요?


“우리 사업장에서 소비되는 거문도 해풍쑥 양은 일년에 100톤, 5억 정도 소비됩니다. 수요가 많아 물량을 다 못 맞춥니다. 주문 물량은 예약제로 받습니다. 여수시 농업기술센터에서 들어보니 거문도 해풍쑥 전체 매출액은 2014년 16억 원, 2015년 21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2017년 이후에는 연간 25억 원 이상의 매출이 기대된답니다.”



- 해풍쑥차를 한 잔 마셨더니 녹차처럼 목 넘김이 부드럽네요. 거문도 해풍쑥 상품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거문도 해풍쑥 차, 해풍쑥 인절미, 해풍쑥떡, 해풍쑥 개떡, 해풍쑥 송편, 해풍쑥 분말, 해풍쑥 막걸리, 해풍약쑥 진액, 해풍쑥 빵, 해풍쑥 초코 크런치 등 다양하며, 앞으로 여수시에서 쑥향을 이용한 향수와 쑥 화장품, 마스크 팩 등도 개발 예정이라고 합니다.”



해풍쑥 분말 쑥차입니다.





뭘 먹고 살까. 걱정에 살기 힘든 세상입니다. 그렇더라도 힘내고 살아야 하는 삶입니다. 제가 불로초로 여기는 ‘쑥’. 거문도 해풍쑥처럼 쑥쑥 자라는 게 아닌, 역발상으로 쑥쑥 빠지는 아버지의 머리카락을 생각하며 쓴 시가 있더군요.


임호상 시인의 시(詩) ‘세월’ 감상하면서 가는 세월 돌아보시기 바랍니다.

 



         세  월


                           임호상


   잔디밭엔 틈만 나면
   토끼풀이며 이름 모를 잡풀들이
   앞다투어 자리 잡는데
   아버지 머리 가운데
   한 삽 빠진 곳
   누구도 찾아오질 않네
   그 흔한 새치 하나 오질 않네

 


                    - 임호상 시집 <조금새끼로 운다(문학의 전당)>에서 -

 

 




거문도 해풍쑥 차입니다. 녹차처럼 목넘김이 부드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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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산 등대가 쓸쓸해진 걸 애들은 모르고 있다고?
‘녹산 등대 가는 길’에 만난 이생진 시인과 한마음
옆에 황금어장 두고, ‘해수부’에 홀대받는 거문도?

[섬에서 함께 놀자] 거문도 ‘녹산 등대’와 ‘자리돔 물회’




자리돔 물회












“여행은 자연을 통해 배움을 얻고, 새로운 기운을 충전하는 과정이다.”



여행에 대한 저의 정의입니다. 50 넘고 보니 새로운 곳을 찾는 즐거움에, 과거를 되새김질하는 추억 여행이 더해지더군요. 여수 ‘거문도-백도 여행’에서 첫 번째로 꼽았던 장소가 ‘녹산 등대 가는 길’이었습니다.


10여 년 전, 꾸불꾸불한 길을 홀로 걸으면서 땀을 폭풍우처럼 흘리는 중에 느낀 새로움을 다시 체험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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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산 등대 가는 길’에 만난 이생진 시인과 한마음



녹산 등대 가는 길에 섰습니다. 녹산 등대 가는 길은 배경 자체가 아주 훌륭합니다. 그 흔한 햇볕 가려주는 큰 나무가 없으나, 녹색과 푸름이 어울러 편안함을 줍니다. 거문대교, 파도를 일으키며 달리는 어선 등 보이는 풍경 모두가 벗입니다.


가던 중, 인기척에 엄마인 줄 착각한 새끼 고양이 한 마리가 꼬리 흔들고 나와 반깁니다. 녀석, 길에 아무도 없으면 외로움 탈까봐, 외로움 달래주러 나온 천사 같습니다.



고양이 한 마리, 지 어미인 줄 알고 반깁니다...



거문도 인어 전설을 바탕으로 세운 ‘신지끼’ 인어상이 발걸음을 가볍게 합니다. 등대와 가까워지던 중 이생진 시인의 <녹산 등대로 가는 길> 연작시와 만납니다. 누가 이렇게 멋진 시를 붙였을까. 탄성이 절로 나옵니다.


녹산 등대 가는 길이 이생진 시인과 만나니 감성 옷을 입은 것처럼 반짝였습니다. 여수의 섬, 주요 지점에 지역 시인의 시 하나씩 걸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녹산 등대로 가는 길 3
                                        이생진


   외로운 사람이 외로운 사람을 찾는다
   등대를 찾는 사람은 등대같이 외로운 사람이다
   무인등대가 햇빛을 자급자족하듯
   외로움을 자급자족한다
   햇볕을 받아 햇볕으로 바위를 구워 먹고
   밤새 햇볕을 토해내는 고독한 토악질
   소풍 온 아이들이 제 이름을 써놓고 돌아간 후
   등대가 더 쓸쓸해진 것을 그 애들은 모르고 있다



시(詩), 사람 가슴 이렇게 후벼 파도 되는지…. 시인의 독백을 보고 깨달았지요. 우리 모두는 아닌 척 하지만, 결국 “외로운 사람”이란 걸. 이래서 ‘녹산 등대 가는 길’을 다시 찾았나 봅니다.


10여 년 전, “이름을 써놓고 돌아간 후 등대가 더 쓸쓸해진 것을 몰랐던 애”가 철이 들어 등대를 어루만지러 다시 왔나 봅니다. 아무려면 어떻습니까. 삶, 외로운 사람끼리 부여안고 사는 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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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돔 물회, 그릇을 통째로 들고 맛을 보았습니다!




“새큼하고 시원한 거 먹죠. 자리돔 물회 주세요.”



녹산 등대 가는 길에 함께 동행 했던 여수시 삼산면 주민생활지원팀장 정종인 씨가 ‘자리돔 물회’를 주문했습니다. 10여 년 만에 찾은 거문도 ‘삼호교 횟집’서 꼭 먹고 싶은 거였습니다.


주인장 정영란 씨, 여전히 그대롭니다. 드디어 소원 풀었습니다. 자리돔은 크기가 작고, 생선 특유의 비린내가 없어, 고소합니다.



자리돔은 ‘뼈꼬시’처럼 뼈 채 썹니다. 꼬리까지 같이 썰어 냅니다. 하지만 뼈가 억세니 천천히 꼭꼭 씹어 먹어야 합니다. 물회는, 손질한 자리돔에 “고추장, 고춧가루, 파, 마늘, 깨소금, 참기름, 양파, 오이, 고추” 등 온갖 양념을 넣고 버무리면 됩니다. 이 때, 사과식초를 씁니다.



손바닥만한 자리돔입니다.




정종인 팀장, 색깔 고운 물회를 앞에 두고 자리돔에 대해 소개합니다.



“자리돔은 본래 방어 잡는 미끼였다. 지금은 귀한 전어도 예전에는 너무 흔해 밤젓으로만 쓰고 버린 것처럼, 자리돔도 예전엔 흔해 미끼로만 쓰고, 먹지 않고 버렸다. 그러던 게 지금은 많이 귀해졌다. 지난번에 수협서 경매하는 거 보니까 자리돔 10kg에 3만원인가 하더라. 한 60~70마리 된 거 같다. 이것도 많이 비싸진 거다.”



금강산도 식후경입니다. 녹산 등대 다녀온 뒤라 배가 고픕니다. 얼음이 동동 떠 있는 자리 물회. 한 숟갈 떠 간을 봅니다. 시원하고 칼칼합니다. 자리돔이 얼마나 들었는지 확인합니다.


와우, 푸짐합니다. 자리 물회 그릇을 통째로 들고 진하게 마셨습니다. 땀 흘린 뒤라 엄청 시원합니다. 매콤한 맛이 강합니다.



“물회는 물이 많이 들어가는 만큼 술 마신 후 속 아픈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시원하고 맵고 고소해 해장에 좋다.”







옆에 황금어장 두고, ‘해수부’에 홀대받는 거문도?



“예전엔 거문도에 갈치 잡이 배가 5~60척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2척 뿐이다. 이 처럼 옛날엔 거문도에도 자리돔 잡는 배가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한 척도 없다. 지금은 제주도 배들이 거문도에까지 와서 자리돔을 잡는다. 그래, 거문도 주민들이 해수부에 자리돔 잡는 어업 허가 내달라고 하는데, 그게 잘 안 되고 있다.”



정종인 팀장 말입니다. 거문도 사람들 입장이 이해됩니다. 인근에 갈치, 삼치, 방어, 자리돔 등이 풍부한 황금 어장을 두고, 정작 거문도 사람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고기잡이를 못한다는 게 말이 되지 않습니다. 정부에서 원만히 잘 해결하기 바랍니다.   


 

“자리돔은 특히 쫀득쫀득한 꼬리가 별미다. 자리 꼬리도 장어 꼬리처럼 남자에게 아주 좋다.”



자리돔 물회에 국수사리를 넣습니다. 면발을 휘휘 젖은 후, 한 젓가락 미어터지게 집어 입으로 가져갑니다. 후루룩 후루룩 냅다 집어 삼킵니다. 면이 목구멍으로 술술 넘어갑니다.


꼭꼭 뼈 씹는 소리와 함께 고소한 맛이 납니다. 먹으면 먹을수록 땀이 납니다. 매우면 물 타서 먹으라는데 싫습니다. 대신 밥을 말았습니다.


자리돔 물회, 배터지게 먹었습니다. 이거 먹으러 아내와 다시 와야겠습니다.



“여보, 기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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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한 마리, ‘신선바위에 웬 놈이냐?’ 경계 날개짓
새, 아니었다면 날카로운 부리로 쪼아댔을 겁니다!
[섬에서 함께 놀자] 산행 ‘거문도등대’와 ‘신선바위’





누가 쌓았을까?

꽃, 그 아름다운 이름이여!

거문도등대





거문도.

섬 여행에서 산행은 특별합니다. 트인 시야 덕분에 양쪽으로 바다를 보며 걸을 수 있습니다. 거문도 등산 코스는 다양합니다.

 

 


'녹산 등대~서도리~음달산~불탄봉~억새군락지~기와집몰랑~신선바위~보로봉~거문도등대~수월산 동편'까지 약 6시간 걸립니다. 이 중 4시간, 3시간, 2시간 등 자신에게 맞추면 됩니다.

 

 



아내가 못가봐 아쉬워하는 신선바위...

멀리서 보면 이처럼 산등성이가 기와집 같다하여 '기와집몰랑'이라 부릅니다.

100여년간 뱃사람들의 사랑을 독차지한 거문도등대





아내.

 

 

거문도-백도 여행길에 홀로 나서는 내게 “거문도에서 산행을 못해봤다”며 아쉬워합니다. 그러면서 “잘 다녀오라” 인사 건네는 중에도 함께 나서고 싶은 표정. “휴가 내고 같이 가자” 했더니, “신선바위와 기와집몰랑은 걷고 싶은데, 일 때문에 다음에 가자”대요.


 


 

위로한답시고 “사진 많이 찍어 당신이 걷는 것처럼 느끼게 해 주겠다”는 허언을 남겼습니다.



목넘어 풍경

등대 가는 길...

거문대등대 입구...





아내를 향한 시 한편 읊지요.




        당  신
                        임호상

 

    19도 잎새주
    아무리 마셔도 취하지 않더니만
    36.5도 당신
    그 눈빛 한 잔에
    확,
    취하네


                    - 임호상 신작시집 <조금새끼로 운다(문학의 전당)> -




길, 배움입니다...

거문도등대와 노인암

맑은 날 백도가 보인다는 관백정...


 


 



삶은 자신과의 싸움이라 일깨우는 ‘거문도등대’



길을 나섰습니다.

날씨 덕분에 해돋이를 대신 선택한 거문도 산행코스는 2시간여 소요되는 ‘목넘어~거문도 등대~목넘어~보로봉~신선바위~기와집몰랑~유림해수욕장’ 구간입니다.

 

 


거문도 등대 가는 길.

‘거문도 자연관찰로’에 섰습니다. 물이 자유롭게 넘나든다는 ‘목넘어’. 거문도등대 가는 길의 동백 터널. ‘선바위(노인암)’에 부딪친 새소리가 도드라지게 청아합니다.



거문도에서 느끼는 사실 하나. 바닷바람에 문질러져 윤이 나는 걸까. 동백 잎이 유난히 반짝반짝 빛납니다. 얕은 해무 낀 아침 산책길. 지금껏 살아온 삶을 뒤돌아보기에 충분합니다.

 

 


반성합니다.

깊이 있는 삶이란? 자신에게 던진 질문에 답을 얻는 것조차 사치입니다. 나를 내려놓는 순간, 거문도등대가 나타납니다. 쉼을 허락합니다.

 

 




거문도등대 숙박도 가능합니다.

태극기가 휘날립니다...

관백정에서...


 

 




거문도등대.

1905년 남해안 최초로 세워져 1세기가 넘는 동안 바다 사나이들의 뱃길을 안내 중입니다. 15초 간격의 불은 42km 거리에서도 볼 수 있답니다.

 

 


거문도등대 관백정.

바람이 잠시 머물다 갑니다. 배 한 척 바다를 가릅니다. 비로소 자연이 땀을 닦고 쉼을 허락합니다. 거문도등대는 숙박이 가능합니다. 홈페이지에 들어가 신청하면 누구나 묵을 수 있습니다.



걸었던 길을,

살아온 세월을 다시금 복기하는 것처럼 되돌아 나옵니다. 숲이 인간에게 베푼 걸까. 앞서 걸었던 길에, 뚝뚝 혹은 무심코 흘렸던 나 자신과 만납니다. 동백 숲에서 나를 만난다는 건 색다릅니다. 염치없던 삶에 겸손과 배려를 배웁니다.

 

 


다시 목넘어를 넘어, 보로봉 쪽으로 방향을 잡습니다. 365개의 계단을 오릅니다. 자연이 삶은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일깨웁니다.

 

 




거문도에선 동백잎이 유난히 빛이납니다. 왜?

산행길, 자신을 발견하는 시간입니다.

숲은 언제나 인간에게 베풉니다...





새, 아니었다면 날카로운 부리로 쪼아댔을 겁니다!



높은 곳에 오르는 이유가 분명 있습니다. 선바위, 거문도등대, 삼호교, 노루섬, 고도, 동도, 거문대교, 아차바위, 용무늬절벽, 유림해수욕장….


거문도 풍경이 아름다움을 넘어 감미롭습니다. 녹차를 머금고 맛과 향을 음미하는 것처럼, 맑고 신선한 공기 한 모금 입 안 가득 머금습니다. 풀 향 가득한 공기 속에는 따사로운 사랑이 듬뿍 담겼습니다. 참 맛난 공기입니다.



신선바위...


 

 


신선바위.

가파른 내리막과 오르막을 걸어 바위에 오릅니다. 정상. 신선이 앉았던 것 같은, 살짝 파인 자리에 앉아 숨을 고릅니다.

 

 

(거문도에서 여수로 나올 때 만난, 홀로 기와집몰랑을 산행왔다던, 어떤 여인의 아쉬움에 가득 찬 독백이 떠오릅니다.

 

 

"신선바위 못 오르는 줄 알고 그냥 왔는데, 알고보니 오를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진작 알았다면 그녀도 저처럼 신선바위 정상에 앉아 이렇게 호기를 누렸을 텐데...)

 


언제 나타났을까?

신선바위 지키는 큰 새 한 마리. ‘신성한 신선바위에 웬 놈이냐?’는 듯 주변을 한 바퀴 빙 돕니다. 경계의 날개 짓입니다. 자격 있음을 눈치 챈 걸까? 숲으로 사라집니다. 아니었다면, 득달같이 달려들어 날카로운 부리로 쪼아댔을 겁니다.


 

 



새 한 마리 신선바위를 지키는 수호신...

신선바위...

신선바위 가는 길...


 

 



동행자 없이 여전히 혼자 걷는 산행 길.

거문도 전체를 혼자 빌려 쓰는 기분입니다. 산행은 이래서 ‘호연지기 길’입니다. 물 한 병 없이 빈손으로 오른 무모한 산행 길. 그냥 걷습니다. 다 잊고...

 

 


목마를 때쯤 산딸기가 나타납니다.

반가움에 한달음에 다가가 덥석 따 입으로 가져간 찰라. 아뿔싸! 벌레 한 마리. 산딸기 아래쪽 뒤에서 열심히 먹고 있습니다. 것도 모르고 땄습니다. 자기 몫이 있는 거죠. 기꺼이 물러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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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바위에서 본 거문도등대...

산딸기, 주인이 있었습니다. 것도 모르고 혀를 대려 했으니...

높은 곳에 오르는 이유입니다...






조금만 오르면 불탄봉.

오르기를 접습니다. 후일을 기약하며. 유림해변 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숲을 벗어나니 국립공원 거문도분소, 거문도섬 호텔이 보입니다. 아래로 화장실과 샤워장이 자리합니다.

 

 


모래가 고운 유림해수욕장이 펼쳐집니다. 드디어 사람을 만납니다. 신계에서 인간계로 귀환했음을 실감합니다. 해류 따라 흘러 온 해안쓰레기를 치우고 있습니다. 인사합니다.



“수고하시네요!”

 

 




유림해수욕장과 거문도섬 호텔...

해안쓰레기를 치우고 있습니다...

유림해수욕장...

여수 거문도가 또 가슴에 들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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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도 유람, ‘아 제게, 서방바위구나!’ 다양한 조각품
[섬에서 함께 놀자] 여수시 삼산면 거문도-‘백도’




구경하느라 정신없습니다.

유람선 선착장...

옥황상제 전설이 서린 백도...






살~다~보~면~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황당무계한 이야기를 담은 신화, 전설, 민담 등을 듣곤 합니다. 이럴 땐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그냥 씩 웃고 넘어가는 게 상책입니다. 전남 여수시 삼산면 거문도 여행의 백미는 단연 ‘백도(白道)’ 유람입니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 백도에는 인간계를 넘은 무협지 같은 신계의 이야기가 전해옵니다.



“백도 가는 배 떠요?”



날씨 등으로 인해 백도 행 유람선이 뜨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지인, “거문도 여행에서 백도 구경 못하면 ‘앙꼬 없는 찐빵’ 먹는 격이다”며 걱정스레 유람선 관계자에게 연신 묻습니다. 다행히 뜬다고 하네요. 백도 행 유람선 표를 예매하고 배에 올랐습니다. 배가 뜨기만을 기다렸지요. 앗,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여인이 배에 올랐습니다. 문자를 날렸습니다.



“백도 행 유람선에서 지금 뭐하는 거임? 일 안하고 여긴 웬일?”



그녀가 화들짝 놀랍니다. 작은 배 안에서 숨어봐야 부처님 손바닥 안. 금방 들통 납니다. 아내 지인인 그녀는 여수시에서 건강가정 지원 업무 등을 맡고 있는 최윤영 씨입니다. 역시나, “북한 이탈주민의 지역 정착을 위한 거문도-백도 탐방 인솔 차 왔다”네요. 그럼 그렇지. 여유 있게 놀러 다닐 팔자가 아니지요. 아내에게 그녀 사진 보냈더니, “무슨 일이냐?”면서 “다른 여자랑 동행했으면 딱 걸렸을 텐데”라고 농을 던집니다. 믿음이지요.



맨 앞쪽, 물개바위...

아스라이 백도...

서방바위와 각시바위




옥황상제 아들과 용왕 딸 인연 맺고 돌로 변한 ‘백도’



39개 무인군도로 이루어진 백도는 상백도와 하백도로 구분됩니다. 백도는 기암괴석과 천혜의 비경을 자랑합니다. 백도는 1979년 12월, 명승 제7호로 지정되었습니다. 아울러 2016년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 학술적 엄정보호구역로 인증된 국제적 보호지역입니다. 백도는 죽기 전에 한 번은 꼭 봐야 할 ‘신비의 섬’입니다. 왜냐하면 신이 빚어낸 최고의 걸작이니까. 이에 대한 명확한 증거가 있습지요.



“태초에 옥황상제 아들이 노여움을 받아 바다로 귀양 왔다. 그는 용왕 딸과 눈이 맞아 바다에서 풍류를 즐겼다. 옥황상제가 아들이 보고 싶어 신하들을 보내 데려오게 했다. 신하들마저 돌아오지 않았다. 화가 난 옥황상제가 아들과 신하들을 돌로 만들었다. 이것이 백도가 되었다. 섬을 세어보니 백 개에서 한 개가 모자라, 일백 백(百)에서 하나(一)를 뺀 흰 백(白) 자를 붙였다.”



아는 사람은 다 아는 백도 전설입니다. 백도 전설은 고구려 시조 동명성왕 신화와 맞닿아 있습니다. “동명성왕 어머니가 용왕 딸인 하백녀 유화부인이고, 동명성왕 아버지가 하느님 아들 해모수였던 것처럼, 백도는 옥황상제 아들과 용왕 딸”이 만나 인연을 맺은 겁니다. 동명성왕 신화와 다른 점은 백도는 돌로 변하는 통에 후손이 없다는 것 뿐!



그래, 백도의 기운이 온전하게 남아 있는 것으로 여기는 듯합니다. 어느 풍수가에 따르면 “백도는 하느님이 내려오는 상제봉조(上帝奉朝)의 정기가 서렸고, 용왕이 바다를 가르고 달려 나오는 해룡농주(海龍弄珠)의 세찬 기백이 서려 있는 천하제일의 기관(奇觀)”으로 보고 있습니다. 후세를 원하시거나, 천하제일의 기운을 느끼시려거든 거문도 백도에서 느끼시길.



피아노 치는 연주자...

모든 게 조각입니다...

아름다운 백도는 기운도 천하제일입니다...



백도 유람, ‘아 제게, 서방바위구나!’ 다양한 조각품



거문 항에서 1시간여 동안 달리자 백도가 보입니다. 39개의 섬을 도는 데 약 40분이 걸립니다. 허나, 백도에는 내릴 수 없습니다. 국립공원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 관리 중이라 학술 연구 등의 목적으로 허가받은 사람만 상륙할 수 있습니다. 덕분에 천연 희귀 조류와 식물들이 제대로 보존되고 있지요. 유람선, 백도 절경을 소개하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상백도에는 형태가 병풍같이 생겼다 하여 ‘병풍바위’. 옥황상제가 연락을 취하던 ‘나루섬’. 하늘에서 내려 온 신하 형제가 숨어 있는 ‘형제바위’. 먹을 양식을 쌓아 놓았다는 ‘노적섬’. 옥황상제 아들과 풍류를 즐기고 새를 낚아채려다가 돌로 변했다는 ‘매 바위’. 신하가 내려올 때 쓰고 왔다는 갓 모양의 ‘탕건여’. 상백도에는 태양열 무인등대가 설치되어 있으며….



하백도에는 옥황상제 아들이 바위로 변했다는 ‘서방바위(성기바위)’. 용왕 딸이 바위로 변했다는 ‘각시바위’. 이들의 패물상자였다는 ‘보석바위’. 궁성을 쌓고 지냈다는 ‘궁성바위’. 돌부처처럼 우뚝 솟아있는 ‘석불바위’. 신하가 가지고 왔다는 ‘도끼여’. 보는 위치에 따라 모양이 변하는 ‘요술바위’. 그리고 촛대바위, 원숭이바위, 감투바위, 거북바위, 진돗개바위….”



백도의 바위 감상법 안내에 따라 고개만 돌리는 데에도 힘이 듭니다. 어디를 봐야할지 헷갈립니다. 알쏭달쏭하다가도 “아 제게, 서방바위구나!”하며, 기쁘게 쫓아갑니다. 어떻게 저런 모습이 나올 수 있을까. 감탄에 또 감탄합니다. 날씨가 좋아 감상하기 최적의 조건이었다나. 거문 항으로 돌아오는 길, 기분이 상쾌합니다. 기운이 솟구치는 듯합니다.



탕건여...

새터민과 온 지인...

귀를 쫑긋, 진도개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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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문도(巨文道), ‘문(文)’과 ‘문(門)’ 혼용 필요
“어족 자원 보호 위해 권역망 감척사업 필요”
“갈치잡이 배 한 척당 20kg 쿼터제 도입해야”
당구와 테니스가 우리나라 최초 시작된 ‘거문도’
엘리자베스 여왕 2세가 방문 검토했던 ‘거문도’





거문도 녹산 등대 가는 길은 힐링 길입니다...







“몸이 왜 이래?”



아내의 호들갑. 한국인이라면 꼭 가봐야 할 관광지 여수 ‘거문도 백도’를 다녀 온 후 반응입니다. 팔 다리 곳곳이 발갛게 부어올랐으니 놀랄만합니다. 약 발라주는 아내가 미안하고 고맙습니다. 아내도 “거문도 백도 여행 중 ‘기와집몰랑’만 못 가봤다”며 가고 싶어 했거든요. 다음에 같이 가기로 했지요. 아내가 약 발라주는 이유요? 이거지요.



       모  기
      

                     임호상


   언 놈이었을까
   잠들지 못하게 하는 새끼
   차라리 가슴 아리게 하지
   목덜미며 손등 붉혀 밤 간지럽히는,
   온통 귀만 열어놓고 어둠을 듣네
   숨죽이며 잡을 때까지 잠복근무
   윙~ 윙~ 그 녀석이 왔다
   순식간에 확 소리를 덮쳤다


   불을 켠다 손바닥에 피
   있다, 없다,


          - 시화집 <여수의 노래(임호상 시, 이민하 그림, 시인동네)에서> -



세계 열강의 각축장이 된 증거로 이 영국군 묘지가 있지요...




거문도(巨文道), ‘문(文)’과 ‘문(門)’ 혼용 필요



올해 또 다시 ‘여수의 섬’ 순례 중입니다. 이번에는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2박3일간 여수시 삼산면 거문도 탐방에 나섰습니다. 거문도 방문은 근 10년 만입니다. 확 트인 태평양을 보니 숨통이 뻥 뚫리고, 설렘이 가득합니다. 집 떠나 홀로 여행하는 건 여유롭게 숨 쉴 시간과 공간을 찾으려는 몸부림이지 싶습니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인 거문도는 동도, 고도, 서도 등 세 개의 섬으로 이뤄졌습니다. 거문도는 삼도, 삼산도, 거마도 등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19세기 말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영국, 러시아, 미국, 일본, 청나라 등 세계열강의 각축장이 되었습니다. 이때 영국의 거문도 점령(1885년 4월~1887년 2월) 사건이 일어나게 됩니다.



이에 “항의하러 거문도에 온 청나라 제독 정여창이 학문이 뛰어난 사람이 많은 걸 보고, ‘거문(巨文)’으로 개칭토록 권유해 거문도라 불렀다”고 합니다. 한쪽에선 거문도를 흔히 “큰 문이 되는 섬, ‘거문(巨門)’으로” 여기기도 합니다. 거문도(巨文道)의 ‘글월 문(文)’보다 ‘문 문(門)’을 선호하는 겁니다.



이는 “고대부터 거문도가 동아시아 뱃길과 바닷물이 오가는 중심이고, 해양시대인 지금은 세계로 드나드는 큰 관문, 즉 큰 통로”라고 보는 견해입니다. 이쯤 되면 거문도 한자 표기를, 큰 문장가란 의미의 ‘문(文)’과 태평양 관문이란 의미의 ‘문(門)’을 혼용해도 될 듯합니다. 굳이 하나의 뜻에만 매달릴 필요는 없으니까.



염동필 삼산면장입니다.




“어족 자원 보호 위해 권역망 감척사업 필요”
“갈치잡이 배 한 척당 20kg 쿼터제 도입해야”



남해의 어업전진기지 거문도. 내해에 양식장이 즐비합니다. 과거에는 내해에서 멸치, 고등어, 갈치, 삼치 등을 많이 잡았답니다. 그러나 지금은 어장이 대삼부도 소삼부도, 백도 등 인근 외해로 빠져나간 상황이라네요. 어족 자원 고갈은 어디나 마찬가집니다. 하지만 어족 자원 보호를 위한 근본 대책 점검도 중요합니다. 이를 위한 삼산면장 염동필 씨 주장입니다.



“바다는 먹이사슬이 중요하다. 먹이사슬 아래 부분인 플랑크톤과 멸치가 많으면 자연스레 먹이사슬 윗부분을 차지하는 갈치, 삼치 등 어류도 늘어난다. 다시 말해 멸치를 못 잡게 하면 바다가 산다. 정부에서 진행한 어선 감척사업을 일반어선에서 멸치 등을 잡는 권역망 위주로 바꾸면 된다.”



거문도 은갈치, 쿼터제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10월, 거문도 일원은 훤한 갈치 잡이 배로 장관입니다. 염동필 삼산면장은 “거문도 은갈치도 일본처럼 쿼터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배 한 척당 잡는 갈치 양을 20kg 이하로 제한해야 갈치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거문도 은갈치 큰 거 10kg(10~12 마리)에 56만원 했다” 하니, 은갈치 1마리당 5~6만원에 사 먹은 꼴입니다.



이밖에도 염동필 면장은 “낚시로 인한 바다오염의 심각성”을 강조합니다. “낚시 면허제 등으로 오염 통제 수단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이와 관련 스킨스쿠버 활동으로 바다 속에 자주 들어가는 여수시 수중연합회 박재성 회장도 “낚시의 주요 포인트로 알려진 바다 속에 들어가 보면 바닥이 하얗게 변해 바다생물이 못 사는 백화현상이 심각하다”고 증언합니다.



백화 현상 주범에 대해 박재성 회장은 “낚시할 때 뿌리는 밑밥이 원인 중 하나이며, 밑밥에 든 방부제가 백화 현상을 일으키는 것 같다”고 말합니다. 박재성 회장도 “바다를 살리기 위한 낚시 면허제 도입 등의 규제에 찬성한다”는 입장입니다. 삶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여객선 타고 들어오는 거문도 초입입니다.



당구와 테니스가 우리나라 최초 시작된 ‘거문도’
엘리자베스 여왕 2세가 방문 검토했던 ‘거문도’



요즘 한창 당구가 유행이대요. 거문도는 우리나라 최초로 당구와 테니스가 들어온 곳입니다. 1885년 영국군이 거문도를 점령했을 때 처음으로 전파된 거죠. 저도 대학 때 당구 150 쳤습니다. 대학 동기들은 짠다고 했지요. 그러나 고교 친구들 사이에선 무른 편이었지요. 이처럼 바닷가 사람들의 당구 실력을 짜다고 하는 건, 아마 바닷가 거문도에서 시작되어 그러지 싶네요.



거문도 가운데 섬, ‘고도’ 산책에 나섰습니다. 삼산면사무소~거문초교~해밀턴 테니스장~거문도 역사공원(영국군 묘)에 들렀습니다. 3기의 영국군 묘가 있습니다. 이는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방한 당시, 검토했던 거문도 방문 근거였습니다. 실제로는 일정이 변경되어 오질 못했습니다. “마땅한 잠자리가 없는 등 경호상의 이유였다”고 전해집니다.



신선바위입니다.



고도, 회양봉 전망대에 올랐습니다. 뱀 두 마리를 만났습니다. 여름엔 요 녀석들 조심하시길. 전망대, 거문도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거문대교 왼쪽이 서도. 오른편이 동도입니다. 볼거리로 서도는 귤은 사당, 동도는 거문도등대, 기와집몰랑(신선바위), 녹산 등대 가는 길, 거문도 뱃노래 전수관 등이 꼽힙니다. 개인적으로 녹산 등대 가는 길과 신선 바위를 추천합니다.



거문도에서 뺄 수 없는 게 또 먹을거리입니다. 먹을거리는 여행 만족도의 50% 이상을 차지합니다. 경치 좋다는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걸 보면. 거문도 은갈치 구이 및 조림에서부터 삼치회와 갈치회 및 고등어회 등의 생선회, 장어탕과 매운탕 등 다양합니다. 특히 거문도 자리돔 물회 놓치지 마시길. 참고로, 거문도 은빛바다축제가 오는 8월12일부터 14일까지 열릴 예정입니다.




회양봉 전망대입니다.

전망대에서 본 거문대교.

신선바위 가던 길에 본 거문도 전경입니다.

거문도등대입니다.

녹산 등대에서 본 풍경입니다.

거문도서 거꼭 먹어야 할 '자리돔물회'입니다.

거문도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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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고해성사, 친구 앞서 전한 ‘엽기 순정만화’
아래꽃섬에서 놓치지 않고 꼭 먹어야 할 ‘부추’
[섬에서 놀다] 여수시 화정면 아래꽃섬, ‘하화도’





꽃섬에는...

섬...

개망초 속에는...





꽃섬에 갔습니다. 아래꽃섬, 여수시 화정면 하화도입니다. 지난 5월엔 웃꽃섬. 상화도에 갔었습니다. 당시, 웃꽃섬을 걷는 내게, 아래꽃섬이 손짓하며 계속 물었었습니다. 눈치 없이 아내가 곁에 있는데도 애교 가득한 코맹맹이 목소리로.



‘건너편에서 보니 저 참 예쁘죠? 저에게 올 거죠?’



아래꽃섬의 유혹에 아내에게 오해받을까 안절부절 했지요. 그러면서도 혼자 설레었나 봅니다. 아래꽃섬이 눈에 밟히데요. 알고 보니 남자만 유혹한 게 아니었더군요. 부부, 아래꽃섬의 유혹에 못 이겨 길을 나섰습니다. 아내의 여고 동창 등과 함께. 아래꽃섬, 하화도.



그 섬에 가는 이유인 것 같은,

임호상 시인의 신작시집 <조금새끼로 운다>에 수록된 ‘그냥’ 한 수 읊지요.



아래꽃섬 하화도에 도착...

노란 괭이밥...

해학적 벽화에 웃고...




        그  냥


                             임호상


    아내가 물었다 왜?
    그냥


    딸이 물었다 아빠 왜?
    그냥


    건성으로 대답한 것 같지만
    가장 깊고 정다운 말
    그냥


    그냥 좋다 그 말이

    당신처럼


    이유 없이 그냥 좋다



산책 가는 길...

꽃섬의 유혹...

물고기 색이 상상을 발휘합니다...

꽃섬의 추억...




결혼 19년 만에 처음 아내 여고 동창생을 만나다!



아래꽃섬, 하화도는 드나듦이 여유롭습니다. 웃꽃섬 상화도와 달리 배편이 더 있어서지요. 지난 6일, 아래꽃섬에 내렸습니다. 일행을 반기는 벽화가 반갑습니다. 돌담에 그려진 뒷일과 물고기 그림이 재밌어 피식 웃음 짓습니다. 물고기 색, 참 예쁘게 칠했습니다. 아마, 화가 머릿속에 자신만이 상상하는 물고기가 있나 봅니다.



“오늘은 등산이 아니라 산책입니다.”



뭐에 쫓긴 듯 앞만 보고 죽어라 걷는 ‘등산’은 사양입니다.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자연과 소통하는 ‘산책’이 좋습니다. 아래꽃섬 탐방로로 올라드니 발전소가 있습니다. 하화도 태양광 발전시스템이라네요. “공해 없고 고갈되지 않는 태양에너지를 이용해 도서 주민의 쾌적하고 안정된 전기 공급을 위해 1988년 국내 최초로 설치된 발전시스템”이랍니다.



“얘, 여고 다닐 때 어쩐지 알아요?”


“오늘, 결혼 19년 만에 처음으로 아내의 여고 동창생을 만났어요.

그러니 평이 어쩐지 알 턱이 없죠.”



“대학 때까지 자주 만났답니다. 졸업 후 연락이 끊겼지요.

다른 친구는 다 찾았는데, 얘만 못 찾았어요.

얘가 작년에 고등학교 담임선생님께 연락했나 봐요. 덕분에 만났지요.”


“아내의 여고시절 이야기나 함 들어봅시다.”




제가 아는 아내의 추억담 속에는 과일 서리, 미꾸라지 잡기, 나무에서 떨어지기, 소꼴 먹이기 등 생각지도 못한, 건강한 장난 꾸리기 ‘쟁 맞은 여자’가 들어 있습니다. 그래, 더 들어보나 마나지요. 아내가 말 틈을 비집고 훅 들어왔습니다.



“우리가 하도 떠들어 실장이었던 얘가 선생님께 대표로 많이 맞았어.

그래도 우리한테 화풀이 않고 혼자 울던 착한 친구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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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꽃섬에 들어선 태양광 발전시스템입니다.

아내 벗...

꽃섬은 동화입니다...




아내의 고해성사, 친구 앞서 전한 ‘엽기 순정만화’



아내의 여고 친구와 함께 섬 산책 속에서 나누는 이야기는 한편의 ‘엽기 순정만화’였습니다. 만화에 반전 하나 없으면 심심하니 인기 없지요.



“우리 담임선생님은 대학 졸업 후 막 부임한 국어 샘이었어요. 여고에 온 아주 잘생긴 남자 샘, 인기 ‘짱’이었지요. 그때부터 다들 국어 공불 열심히 했어요. 그 샘이 하루는 친구들과 가정방문을 한다지 뭐예요. 난 친구와 자취하고 있었죠. 근데 집에 오는 선생님께 뭘 드릴까? 엄청 고민되데요. 당시엔 몰랐던 샐러드를 드리기로 하고 정성껏 만들었어요. 귀한 마요네즈까지 얹어서.



근데, 요리하다가 그걸 땅에 엎었지 뭐예요. 시간은 없지. 자취생이 새로 재료 살 돈도 없지. 땅에 엎은 걸 주워 씻어서 다시 해 드시라고 내놨어요. 근데, 그것도 모르고 선생님과 친구들이 엄청 맛있게 먹데요. ㅋㅋ~. 자취했던 친구랑 이 이야길 무덤까지 갖고 가자했어요. 저번에 친구들 만났을 때 이 이야길 했더니 난리대요.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더런 년, 나쁜 년이라고. ㅎㅎ~^^”



아내의 고해성사는 귀여운 엽기 이야기였습니다. 어쨌거나, 여고 친구 만난 여인들은 웃음꽃 만발입니다. 이미 과거 청초했던 여고 시절로 돌아간 거죠. 그 모습을 보며 한 가지 다짐했습니다. 그건 부부가 함께 가꿔야 할 부부의 미래였습니다. 지금으로부터 30여 년 후, 과거를 생각하며 행복한 웃음 지을 추억거리를 성심성의껏 만들어야겠다는.



추억 만들기...

며느리밑씻개. 이름 바꿔야겠어용~^^

어쭈구리...




아래꽃섬에서 놓치지 않고 꼭 먹어야 할 ‘부추’



느릿느릿 느림보 산책하다 보니 점심시간이 넘었습니다. 아래꽃섬에 올 때 아무것도 사지 않았습니다. 특별히 노린 게 있었지요. 아래꽃섬 특산물로 전국 최고의 명성을 자랑하는, 남자들의 보양식이자 피를 맑게 한다는 ‘부추’였습니다. 아래꽃섬에서 부추 요리와 막걸리 마실 희망에 부풀었습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출발 전, 백야도 손 두부를 샀을 겁니다.



“우선 막걸리 두통 주시고요. 부추 전 두개, 부추 오징어무침 하나. 그리고 밥 주세요.”



하화도 명물 부추전과 막걸리...

부추전에 또 부추를 얹어 한 입...

푸짐한 시골 밥상입니다...

 

부추 오징어무침입니다...




마을 입구, 내시는 음식점에 들었습니다. 경로당 할머니들의 수고와 맛을 아는 지라 팍팍 시켰지요. 눈 깜짝할 사이, 막걸리와 부추전이 사라졌습니다. 부추무침, 돌산 갓김치, 미역무침, 총각김치, 열무김치에 된장국이 나왔습니다. 이어 부추 오징어무침, 다시 부추전 하나가 나왔습니다. 푸짐하대요. 진수성찬 앞에서 추억이 빠질 리 없지요.



“우리 학교 다닐 때 잔디 씨 갖고 와라 많이 했잖아. 그걸 열심히 훑어 모아 학교로 가져가다, 어쩐지 알아? 하필 풀밭에 넘어져 잔디 씨가 다 흩어졌지 뭐야. 그걸 어떻게 주워. 그래, 다른 놈들도 넘어지라고 풀을 꽉꽉 묶었지, 크크.”



요, 잔디씨에 얽힌 아내의 추억이 재밌습니다...




음식에 이야기 양념이 추가 되니 막걸리 맛이 더욱 납디다. 암튼, 아내 친구를 만난 후 없었던 걱정거리가 하나 생겼습니다. 지인 왈, 이렇게 겁을 줍니다.



“여자들이 나이 들어 친구 만나다 보면 남편에게 잔소리가 많아진다. 열심히 이것저것 봉사하는 남편이 깔끔히 옷을 입어도 왜 이 옷 입었냐? 저 옷 입어라 하고 참견에 까칠해진다. 좀 기다려 봐라.”



에이~ 설마~~~. 설마가 사람 잡을까요?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제 아내는 안 그러길 바랄 뿐! 꽃섬이 방긋 웃었습니다.




아래꽃섬 하화도 선창서 본 웃꽃섬 상화도.

아래꽃섬 마을...

태양광 발전시스템...

붉은 괭이밥...

정자에서 본 웃꽃섬...

엉겅퀴...

꽃섬이 맞네용~^^

시원한 전망대...

꽃섬에서 꽃처럼...

바닷가의 해학...

은은한 인동초꽃 향이 아직도...

바닷가에서 웃꽃섬을 보며...

그래 괜히 꽃섬이 아니랑께~~~

여인을 유혹하고...

아래꽃섬의 명물 부추입니다.

요게 뭔 꽃이더라?

그림입니다...

추억의 다알리아...

산책 후 정리정돈?

벽화가 예술입니다...

맛있는 요리를 해주신 경로당 할머니들입니다.

금낭화...

부추는 정력제이면서 피를 맑게 한답니다...

돌산갓김치가 삭큼...

누굴 잊지 못하는 걸까?

막걸리 한 사발의 추억...

별꽃 속으로의 섬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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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lmovxad2m.tistory.com BlogIcon 졍여샤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목만 보고 너무 로맨틱해서 들어왔어요ㅎㅎㅎ 즐거운 여행분위기가 사진에서도 물씬 풍기는 것 같아요. 저도 빨리 가족과 함께 여름휴가 떠나고 싶네요ㅎㅎ!

    2016.06.13 12:19 신고

‘해돋이’ 보기 위해 15년 만에 찾은 용월사, 과연?

잠의 훼방꾼과 새벽예불, 그리고 모두 내려놓기
‘나를 잊는 10분 새벽 명상’과 옷을 훌훌 벗고
“아침 공양은 살짝 익힌 토마토와 사과 한 조각”
[절집 순례] 여수 돌산 용월사, ‘새벽예불’과 ‘해돋이’












“절에서 자고 싶어요.”



아내, 절집에서의 하룻밤을 요구합니다. 여수 돌산 용월사를 떠올렸습니다. 그동안 날씨 때문에 해돋이를 번번이 놓친 아쉬움이 컸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새벽예불과 해돋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기회였습니다. 미리 원일스님께 허락을 구했습니다. 언제든 환영이라네요. 지난 5일 밤, 용월사로 향했습니다.









‘해돋이’ 보기 위해 15년 만에 찾은 용월사, 과연?




“해가 안 뜰 것 같은데.”



스님 말씀대로 날씨는 해돋이를 허용하지 않을 기세였습니다. 또 해돋이를 놓칠 판이었습니다. 용월사 해돋이가 이렇게 보기 힘들 줄이야. 집 안방에 누워 지겨울 정도로 보는 아침 해이건만. 그런데 유독 용월사 해돋이와 궁합이 영 시원찮습니다. 전생에 무슨 업을 지었을까, 싶습니다.



일출 명소 여수 용월사의 해돋이를 본 게 15년 전입니다. 때는 바야흐로 2000년 1월1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20세기에서 21세기로 넘어가는 신년 초, 당시 대다수가 그랬던 것처럼 소원을 빌어 보겠다고, 어린 아이들을 안고 수많은 사람 틈에 합류해 해돋이 구경에 나섰던 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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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의 훼방꾼과 새벽예불, 그리고 모두 내려놓기



“쏴~아! 쏴~~아! 쏴~~~아!”



절벽 위에 세워진 용월사. 새벽예불에 참여하려면 빨리 잠자리에 들어야 합니다. 머리를 눕혔습니다. 끊임없이 파도소리가 들려옵니다. 바닷물 수위가 높은 8물 사리라 지척이어선지 파도소리가 더 크게 들립니다. 절집에 누워 듣는 파도소리. 평소 같으면 ‘운치’였을 겁니다. 지금은 깊은 번뇌를 불러오는 ‘잠의 훼방꾼’일 뿐.



잠결에 세면장에서 물 내려가는 소리가 납니다. 부지런한 나그네가 벌써 일어난 걸까. 목탁소리가 들립니다. 눈을 떠 시간을 확인합니다. 새벽 3시 50분. 서둘러 일어납니다. 총총 걸음으로 새벽어둠을 뚫고 무량광전으로 향합니다. 발에 밟힌 돌 소리가 염주 굴리는 소리 같습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스님, 불공에 한창입니다. 수많은 날, 홀로 석가모니 세존을 찾았을 스님 뒤에 자리 잡았습니다. 욕심과 번뇌 대신 무욕과 해탈을 구하려는 심산입니다. 절을 합니다. 자신을 한없이 낮춥니다. 내려놓고, 내려놓고, 또 내려놓습니다. 욕망 덩어리인 ‘나’가 사라집니다. 바라는 마음이 크고 깊으면 무엇이든 얻을 수 있다는 말이 위안입니다. 삼매경!








‘나를 잊는 10분 새벽 명상’과 옷을 훌훌 벗고



“풍경소리와 함께 명상하세요.

바람이 일으키는 풍경소리를 인식하고, 고요를 인식하며, 명상하세요!”



불공을 마친 스님께서 ‘나를 잊는 10분 새벽 명상’을 권합니다. 고요 속에 들어간 스님을 보며, 명상에 돌입합니다. 눈을 감습니다. 풍경소리가 바람에 일렁입니다. 눈을 뜹니다. 풍경소리가 잦아듭니다. 다시 눈을 감습니다. 순식간에 고요 속으로 들어갑니다. 깨어있음에 마냥 행복합니다. ‘나를 찾는 10분 새벽 명상’, 아름다운 시간입니다.



밖으로 나왔습니다. 관세음보살이 여명과 어둠 사이에서 남해 바다를 굽어보고 계십니다. 바다 위에 떠 있는 배들이 불빛을 발사하며 존재를 확인시키고 있습니다. 해돋이는 접었습니다. 흐릿한 날씨에 해돋이는 욕심입니다. 대신 밤새 철썩였던 파도를 확인합니다. 무수히 몸을 던져 기꺼이 부셔졌던 파도 덕분에 잠을 푹 잤습니다. 생각의 고리들을 끊을 수 있었기에.



“목욕 갈까요?”



스님을 따라 나섰습니다. 몸과 마음을 정갈하게 하는 끊임없는 노력입니다. 목욕탕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나그네에게서 살짝 술기운이 돕니다. 맑음을 얻으려는 애틋한 몸짓으로 읽힙니다. 훌훌 옷을 벗습니다. ‘나’를 벗으니 ‘진정한 나’가 됩니다. 탕 속에 들어갑니다.



“아, 시원타!”








“아침 공양은 살짝 익힌 토마토와 사과 한 조각”



“우리 용월사 해돋이는 겨울이 더 멋있어요.

여름에는 해가 남해도에서 뜨지요. 겨울에는 해가 바다에서 뜨고요.

차 한 잔 하시게 찻방으로 오세요.”



스님, 차를 권했습니다. 그러면서 “제 아침 공양은 살짝 익힌 토마토와 사과 한 조각”이라며 냉장고에서 토마토와 사과를 꺼냅니다. 아리송합니다. 아침 공양을 같이 하자는 건지, 이렇게 드신다는 소개인지. 염치 불구, 아내와 함께 찻방으로 갑니다. 스님, 사과를 깎고 있습니다. 어리석은 중생입니다.



“햇차 드셔 보셨어요?”
“아직입니다.”


“선암사에서 만든 우전 마셔 보세요.”
“감사합니다, 스님!”



녹차 향이 은은합니다. 목 넘김이 부드럽습니다. 살짝 익힌 토마토 한 조각을 입에 넣습니다. 씹다 삼킵니다. 사과를 들어 베어 뭅니다. 아삭거리는 소리가 아주 경쾌합니다. 스님께서 나눠주신 아침 공양은 꿀맛이었습니다.



“깨달음은 한 순간에 옵니다.

깨달으면 팔만대장경 해석이 자유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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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게 바람맞은 부부, 기어코 승부수를 던지다!
신혼 아닌 부부, 섬에 같이 가면 무슨 흥이 날까?
꽃섬 숲속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전투, 누가 이길까?
꽃섬 상화도, 관광 전략상 ‘찔레꽃’으로 특화 필요





웃꽃섬에서 보는 여수 바다 경관이 압권입니다.



돌담에 지붕을 고정하는 줄까지, 섬 답습니다.



웃꽃섬 상화도 마을입니다.





“당신 낼 뭐해?”



아내의 물음. 뜸을 들였습니다. 같이 무엇인가를 하고 싶다는 깊은 바람 앞에. 아내는 연구대상입니다. 올해 결혼 19년차인 남편이랑 아직도 같이 하고픈 게 있을까?


안 그러더니 갑자기 부쩍 같이 뭘 하려고 안달입니다. 대체, 뭐가 찔리는 걸까. 하여튼, 아내가 고맙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백야도 선착장에 차와 사람이 뒤엉켰습니다.



웃꽃섬 상화도 산책로 걷기 두 말하면 잔소립니다다.






섬에게 바람맞은 부부, 기어코 승부수를 던지다!



“지난주에 우리 섬에게 바람 맞았잖아. 낼 만나러 갈까?”



섬에게 바람 맞았다니, 참 멋진 표현입니다. 이렇게 멋스런 여인의 제안을 어찌 마다하리오! 밀당 자체가 필요 없지요. 실은 섬이 아닌 배에게 바람 맞았지요. 배표가 없어 승선 자체를 못했으니.


임호상 시인의 신작 시집 『조금새끼로 운다』에 실린 ‘섬’ 한 수 읊지요.



          섬
                       임호상


    조물주가 실수로 깨트린
    파편 같은 것
    우연히 이곳에 박힌 거야


    아니, 파도처럼 뛰는 당신의 심장에
    승부수를 던진 거야
    한번 허락하면
    평생을 그렇게
    발목 잡혀 살 줄 알면서
    내 모든 걸 단단하게 다짐하고 던진 거야



임호상 시인의 시어(詩語) ‘실수’, ‘우연히’, ‘허락’에 주목합니다. 이걸 ‘운명’으로 읽습니다. 그래선지, 섬은 마음의 고향입니다. 어머니 같이 보듬어 주는 포근한 곳입니다.


또한 내게 ‘발목 잡힌’ 아내처럼 아낌없이 몸을 내어주는 성(性)스런 곳이기도 합니다. 지난 5일, 아내와 함께 간 곳이 여수 화정면 상화도, 일명 ‘꽃섬’입니다.




괭이밥입니다.



봄이 나무에 내려 앉았습니다.





신혼 아닌 부부, 섬에 같이 가면 무슨 흥이 날까?



오전 8시, 여수시 화정면 백야도. 선착장에는 사람과 차가 뒤죽박죽. 이곳은 돌산 신기항과 마찬가지로 대형 주차장 마련이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주말과 연휴에는 언제나 붐비기 때문입니다.



이는 금오도 방면과 하화도, 사도 등으로 향하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기 때문이지요. 이를 뻔히 알면서도 늦장을 부렸더니 표는 벌써 마감. 에구 에구, 배는 이미 저만치 가고 있습니다.



하화도 가는 배는 30분 간격으로 있어 괜찮습니다. 하지만 제도, 개도, 상화도, 사도, 낭도 등에 가려면 3시간 30분을 기다려야 합니다. 섬 여행은 배 놓치면 젬병입니다. 호랑이한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된다고, 시간 때우는 최상의 방법이 있지요.


그것은 화정면 백야도 등대 일대 산책과 함께 화양면 장등 부근 ‘장수만’에서 푸짐하고 맛있는 ‘바지락 칼국수’를 먹는 겁니다. 아점이지요.




철부선입니다.





11시 30분, 철부선에 올랐습니다. 배에 오르니 기분 째집니다. 신혼도 아닌 볼 장 다 본 부부가 섬에 같이 가면 무슨 흥이 나냐고요? 뭘 모르는 말씀. 남자든 여자든 삶은 마음먹기 나름.


여행갈 땐 호랑이 같은 아내가 아니라, 애교 넘치는 애인이거니 생각하면 최고지요. 아내인들 다 늙은 남편과 같이 움직이는 게 좋겠습니까! 같이 움직여 주는 각시라도 감지덕지지요.



배는 제도, 개도, 하화도, 상화도, 사도를 거쳐 낭도에 닿습니다. 목적지인 상화도는 관광객이 몰리는 하화도, 사도와 달리 아주 한산합니다.


실제로 이날 하화도 등은 사람이 무더기로 내리는데 반해 상화도는 8명이 내렸습니다. 그만큼 여유롭습니다. 배에서 내리자마자 산책로가 나옵니다. 어디부터 돌까? 마음 가는대로 움직입니다.




바다와 어울린 집...



바다와 조화 이룬 생활 도구들...





꽃다운 19세에 꽃섬으로 시집 온 이유, 척 알겠네!



상화도는 “지형이 소 머리 같이 생겼다” 하여, 한 때 ‘소섬’으로 불렀답니다. 지금은 ‘꽃섬’이라 부릅니다. 꽃섬은 두 개입니다.


상화도가 ‘웃꽃섬’. 하화도가 ‘아래 꽃섬’이지요. 꽃섬으로 부른 이유는 “동백꽃과 섬모초, 진달래꽃이 섬 전체에 만발했기 때문”이랍니다.


그래 설까, 온통 들꽃 천지입니다. 별꽃, 괭이밥, 염주괴불주머니, 고들빼기, 쥐오줌풀, 보리딸기 등 봄꽃이 만발합니다.



처음부터 섬을 빙 돌면 재미없을 것 같습니다. 하여, 동네를 가로질러 절반씩 팔자 형태로 돌기로 합니다. 동네로 들어서자 돌담이 눈에 확 띱니다. 찔레와 아카시나무의 은은한 꽃향기가 섬을 휘감습니다.


꽃과 바다, 돌담과 바다, 섬과 바다, 집과 섬, 보이는 모든 것이 그림입니다. 아내, “눈이 즐겁다”“원 없이 안구 정화한다!”고 반깁니다. 역시 여인은 여인입니다.



해풍쑥을 캐는 정경엽 할머니입니다.



“팔라고 쑥 캐요. 멍허니 집에 있느니 몸을 놀리는 게 건강에 좋아요.”



정경엽(87) 할머니께서 부지런히 손을 움직이시며 건강 탓을 합니다. 변명하는 모습에서 자식들이 힘든데 일 그만하시라고 많이 잡았음을 봅니다. 정 할머니는 “19살에 개도에서 웃꽃섬으로 시집”왔답니다.


대개 섬사람들은 육지로의 탈출을 꿈꾸기에 섬으로의 이동을 꺼립니다. 그럼에도 웃꽃섬으로 시집오신 걸 보면 젊은 날 남편 분이 꽤나 멋졌나 봅니다. ‘사랑’은 뭐든 눈멀게 하지요.


그랬는데 “남편이 6년 전, 딸 셋과 아들 둘을 남기고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할머니께서 밭일에 열심인 것은 아마 기댈 남편이 없는 쓸쓸함이 한 몫 거드는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쑥이 많네요. 바닷바람을 맞고 자란 ‘’해풍 쑥‘입니다. 웃꽃섬은 ’쑥‘, 아래 꽃섬은 ‘부추’로 특화되어 있습니다.




꽃섬에서의 이런 모습은 자연스런 풍경입니다.



나무를 오르는 덩쿨식물, 이 모습의 연속입니다.





꽃섬 숲속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전투, 누가 이길까?



마을 언덕에서 야영장 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흙길을 따라 걷습니다. 덩굴식물들이 소나무 등의 나무를 타고 오르고 있습니다. 그 풍경에서 우거진 여름 속 녹음을 떠올렸습니다. 새소리가 귀를 간질거립니다.


숲 속의 신선한 공기와 은은한 향이 몸에 찌든 스트레스를 앗아갑니다. 어느 새 데크 길이 나옵니다. 우거진 숲 속 낭떠러지 길을 걷기 위한 호구지책입니다.



무심코 걸었는데, 놀라운 풍경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장난 아닙니다. 목숨을 건, 소리 없는 치열한 전쟁 중입니다. 숲 속에서 벌어지는 생각지 못했던 싸움에 어안이 벙벙합니다.


왜? 숲은 상생의 현장이어야만 한다고 여겼을까, 싶었습니다. 정신 차려야 했습니다. 나무와 나무 사이에서 벌어지는 전투를 살폈습니다. 승패는 이미 기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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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쿨식물 천지입니다. 이건 소리없는 전쟁입니다.



덩쿨식물과 나무의 싸움 끝에 덩쿨식물이 이겼습니다! 그러나 같이 죽어가더군요.



눈으로 보기에는 예쁘기만 한데 속으로는 치열한 전투 중, 자연 학습장입니다.



김지어 콩란까지 나무를 기어오르더군요...





한 눈에 봐도 마삭 줄, 담쟁이, 겨우살이 등 덩굴식물들 승리였습니다. 먹이를 낚아 챈 뱀이 먹잇감을 칭칭 감아 질식사 시키듯 나무를 타고 기어오른 덩굴식물들이 소나무를 뚤뚤 말아 꼼짝 못하게 합니다.


죽음을 피하기 위해 살아 보겠다고 작은 키를 크게 키웠는데도 덩달아 덩치를 키운 덩굴나무가 더욱 의기양양합니다. 점령군이 따로 없습니다. 콩란까지 점령군에 가세한 모양새입니다.



어떤 소나무는 이미 말라 비틀어졌습니다. 더 이상 버디지 못하고 아예 죽은 겁니다. 그런데 소나무를 감쌌던 덩굴식물까지 함께 죽었습니다. 나무 수액을 빼먹고 사는 만큼, 본 나무를 살렸어야 하는데, 혼자 살려다보니 자기도 몰래 같이 죽은 겁니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광경입니다. 혼자 돈 벌겠다고 환경을 파괴하는 아둔한 중생을 보는 느낌이랄까.



숲의 생성 및 소멸과 연관된, 나무 사이의 싸움은 한편으로 사람에겐 이익입니다. 나무끼리 싸움에서 상대방을 제압하기 위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서로 내뿜는 항균 독가스가 우리네 인간에겐 ‘피톤치드’이기 때문입니다.


나무들의 전쟁에서 소나무가 일방적으로 지는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나 봅니다. 야영장을 돌아 나오면서 소나무에 패한 덩굴식물을 보고 쾌재를 불렀지요. 웃꽃섬, 상화도는 완전 자연학습 체험장이었습니다.




소나무가 이겼습니다. 쾌재를 불렀지요...



싱그러움이 넘쳐납니다.



소나무도 한창 꽃을 피우는 중입니다.






꽃섬 상화도, 관광 전략상 ‘찔레꽃’으로 특화 필요



슬슬 허기가 집니다. 백야도에서 사온 손 두부와 어울릴 막걸리를 얻을 속셈에 가게를 찾았습니다. 어라~, 가게가 없다네. 가게가 없는 건 “부부끼리 하는 고기잡이 벌이가 넉넉하기에 다른 걸 엄두내지 못하기 때문”이랍니다.


필요한 물건은 개인적으로 배타고 육지로 나가 사온답니다. 어쨌든, 다음에는 여수 막걸리를 꼭 사와야겠다는 생각을 위안 삼아 두부만 꾸역꾸역 씹어 삼킵니다. 그 헛헛함이란….



또 걷습니다. 이번에는 선착장~정강산 정상~마을 언덕~마을을 돌아 나오는 산책길입니다. 막걸리 마셨으면 술김에, 파고라~미로공원~약수터를 끼고 걸었을 텐데 아쉽습니다.


사실, 조만간 또 올 생각에 미뤘지요. 정강산 오르는 길 풍광은 아주 빼어납니다.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화양면은 물론이고, 백야도, 제도, 개도, 하화도, 사도, 하계도, 추도, 낭도 등을 한 눈에 다 볼 수 있습니다.




왜 꽃섬이라 하는지 이곳에 오르니 확실히 알겠더군요.



정자와 철쭉, 그리고 섬과 바다...



가만 앉아 있으면 섬의 동화가 흘러 나옵니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걸까, 섬은 마음의 고향입니다.




뿐만 아니라 조망이 여수 화양면과 고흥 적금리를 잇는 다리 공사 진척 상황까지 파악할 수 있을 만큼 어마어마합니다. 십여 년 전 동네만 들렀을 때하곤 완전 다릅니다.


요즘 대세인 ‘섬 관광’에 대비해 새롭게 조망권을 강조한 덕분입니다. 정강산 정상에 흐드러지게 핀 철쭉은 왜 ‘꽃섬’이라 하는지 증명하고 남습니다. 내려오는 길에 손정금(83) 할머니를 만났습니다.



“나 고향은 저기 앞에 뵈는 화양면 세포여. 내 나이 열 야덜에 나보다 한 살 더 무근 열아홉 남편과 결혼했어. 남편은 2년 전 저 세상으로 갔어.. 아들만 내리 야섯(6)을 났어. 지금 아덜은 다 부산서 살어. 부산 와서 살어라는디 깝깝허고, 동무도 업고 못 살아. 소일거리로 이 밭만 갈아묵는 재미로 살어.”



보고 싶은 자식들과도 떨어져 옴싹달싹 못하고 섬에 눌러 사시는 손정금 할머니. 이 할머니가 마치 임호상 시인의 시집 『조금새끼로 운다』 에 실린 ‘섬 2’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을 안 쉼터...



선창에는 젊은 부부들이 그물을 손질하고...



바닷가에 팬지 등을 심었더군요.

상화도에 많은 철쭉, 고들빼기, 여수 돌산갓 등을 심으면 좋겠습니다.




        섬 2
                 임호상


    바다에 갇혀 사네
    아니, 바다의 사랑 다 받고 사네
    때로는 은빛 굴레에 속아
    어머니처럼 누이처럼
    마음 다 받아주는 여자
    그냥 그렇게 묻어두고
    못 이기는 척
    알면서도 그냥 그렇게 사네



선창에 서서 바다를 봅니다. 네 쌍의 부부들이 그물 손질 중입니다. 바닷가에 인위적으로 심은 팬지며, 철쭉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왕 심을 거면 찔레나 해당화 등을 심었으면 좋으련만.


웃꽃섬 상화도는 관광 전략상 고들빼기와 찔레꽃이 많은 만큼 바닷가에 고들빼기찔레 및 여수 특산품인 돌산갓을 집중적으로 심어 특화하는 게 좋겠습니다. 그럼, 해당화는? 뭐든 심사숙고하는 깊은 생각이 필요합니다.





그냥 그립입니다.



문을 재밌게 달았더군요. 자물쇠 대신 숟가락을 달았대요...



아, 꽃섬에 가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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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세계 천년의 경제를 이끌 기운이 있다!”
닭살 멘트, “얼굴 잊겠다”...“늘 내 곁에 네가 있는디~”
“저것 좀 봐. 저래야 쓰겠어? 아이들이 무얼 배우겠어!”
[여수갯가길 마음대로 골라 걷기] 1코스 5구간, 2코스 4구간

 

 

 

 

여수갯가길에서 본 풍경입니다.

 

 

여수갯가길 1코스에 있는 용월사입니다.

스님이 우려내는 차 맛 좋습니다. 한 번 청해보심이...

 

 

 

 

“부러우면 지는 것!”

 

 

그렇더라도 그들을 보면 참 부럽습니다. 나이 60. 환갑 이쪽저쪽을 넘나드는 대학 친구인 그들은 40년 지기. 만나기만 하면 철딱서니 없는 십대로 돌변합니다. 근심 걱정 없어 신간 편한 동심으로 돌아간 거죠. 이는 누구나 마음속에 그린다는 진정한 벗을 만난 반사 이익이지 싶습니다. 그래서 더욱 부럽습니다.

 

 

“부산 덕진이와 창원 천제 부부가 갯가길 걷는다고 여수 온다네. 아우님 부부도 같이 보자는데 우짤래? 술도 좋은 거 가지고 온다는데...”

 

 

지인은 술을 떡밥삼아 40년 지기 친구들 온다고 한껏 들떠 의향을 타진했습니다. 비싼 몸값을 자랑하는 처지라 한 번 쯤 튕겨야 맛입니다만 흔쾌히 만사 제쳐두고 “그러마!” 했습니다. 왜냐면 이들 부부와 때로 여행도 같이 다니는 사이고, 멀리 떨어져 만나기 힘든지라 반가움이 앞섰지요. 보고 싶다는데 얼굴 내밀어주는 게 예의지요.

 

 

“최 교수는 대학 다닐 때 공부 엄청 잘했다. 그러니 교수됐지.”
“야는 컨닝 아니였으모 졸업도 못 했을 끼다.”

 

 

얼굴 보자마자 또 추억 타령입니다. 은연 중 교수 친구 자랑입니다. 이런 추억 타령의 속뜻이 있습니다. ‘객지에 사는 우리 친구, 아우가 옆에서 잘 보살펴라’는 당부 겸 협박(?)입니다. 그런데 이상치요? 이게 싫지 않습니다. 친구 부탁하는 게 오히려 보기 좋습니다. 의도치 않게 보호자 된 기분도 느낄 만합니다. 끼리끼리 노는 게지요.

 

 

 세계 제일의 갑부 될 기운이 있다는 삼 섬입니다.

자연과 함께 걷기 

월전포에서 보면 왼쪽의 바위가 물개 형상입니다만

굴전에서 보면 황금 거북 형상입니다. 그래서 부자 될 기운이...

 

 

 

“어디부터 갈 끼가?”
“돌산 상하동 달받금이.”

 

 

멀리서 온 지인들을 위해 좋은 기운 충만한 여수갯가길 1코스 중 ‘용월사~월전포’ 5구간을 택했습니다. 용월사를 둘러본 후 달받금이로 향했습니다. 우리 말 ‘달받금이’는 “지형이 떠오르는 달을 받치는 것 같이 생겼다 하여 ‘달을 받는 곳’, ‘달받구미’, ‘달받금이’가 되었습니다. 이것을 한자로 바꾸면서 달 월(月)과 밭 전(田)을 써 월전포”로 부릅니다.

 

 

이곳 달받금이를 선택한 아주 특별한 이유가 있습지요. 어느 풍수가의 말처럼 “앞으로 세계 천년의 경제를 이끌 기운이 여기에 있다”는 절대 기운을 느낄 수 있어섭니다. 지인들 이 말에 뿅 가더군요. 운 좋으면 세계 제일의 갑부 될 기운을 받을지 누가 알겠어요. 월전포 해안 절벽 위에 섰습니다. 앙증맞은 섬들이 옹기종기 보입니다. 내치도, 외치도, 혈도 등 삼 섬입니다.

 

 

섬 옆 물개 바위 형상의 바위가 물건입니다. 이 바위는 다른 쪽(굴전)에서 보면 거북이 형상입니다. 그것도 그냥 거북이 아닌 황금 거북입니다. 바다에서 뭍으로 걸어 나오는 황금 거북. 그래서 “대한민국의 기운이 다 모였다”고 말하나 봅니다. 배 한 척, 물살을 가르며 움직입니다. 일행, 알게 모르게 기 받을 준비에 돌입합니다. 신발과 양말을 벗고, 숨을 고르고, 단전에 힘을 모으고...

 

 

이곳은 좋은 기운만 있는 게 아닙니다. 삿된 기운도 섞여 있습니다. 때문에 될 수 있는 한 좋은 기운만 취해야 합니다. 마음을 비우고 예쁜 생각을 갖는 게 중요합니다. 또한 여기에서 준비한 음식을 나눠 먹는 것도 기운을 거르는 한 방법입니다. 더불어 신선한 공기와 아름다운 경치까지 즐길 수 있으니 무얼 더 바라겠어요.

 

 

 

 

 

 

 

 

다들 있겠지만 제게도 고등학교 친구인 40년 지기가 몇 있습니다. 우수개소리로 “우리 환갑 넘으면 같이 절집에 가서 마당 쓸자”라고 흰소리를 즐기기까지 합니다. 물론 절 마당은 쓸어도 좋고, 안 쓸어도 무방한 마음 편한 벗입니다. 수시로 안부삼아 오가는 문자도 가관입니다.

 

 

“네 얼굴 잊겠다~”
“늘 내 곁에 네가 있는디~, 요즘 바빴다.”

 

 

남자끼리 닭살이라지만 친구라 좋기만 합니다. 그러니까 벗이지요. 환갑 언저리의 이 지인들 보면 제 친구들이 몹시 그립습니다. 변치 않는 우정 이어 가길 바랍니다. 술꾼들은 어딜 가나 티가 납니다.

 

 

“한 잔씩 돌려라.”
“술은 내가 가꼬 왔는디, 와 니가 가꼬 온 것 같이 그러냐.”

 

 

친구끼리 네 것 내 것이 어디 있어’란 표정으로 술이 나오길 학수고대하는 간절한 친구의 눈을 본 지인은 튕기면서도 물 대신 술을 채워 온 수통을 꺼냅니다. 자기는 마시지 않으면서 술이라면 껌뻑 죽는 친구들 주려고 특별히 얼음에 재어 왔답니다. 술이 한 잔 들어가자 얼굴이 화끈 달아오릅니다. 또 길을 재촉합니다.

 

 

여수갯가길 등대  옆 풍경

 

등대가 이국적입니다. 

지인들의 장난과 웃음이 끊이질 않습니다.

누가 버렸을까? 어딜 가나 이런 사람들 꼭 있지요...

 

 

 

두 번째로 택한 곳은 여수갯가길 2코스(무술목~방죽포 해수욕장) 중 3, 4구간인 계동~등대~두문포로 향합니다. 특히 4구간은 땅심이 온화해 몸과 마음을 편하고 느슨하게 풀어줍니다. 자연을 거스른 인간과 무엇이든 포용하는 자연이 가장 빠른 시간에 하나 될 수 있는 기운입니다. 하여, 이곳은 살면서 쌓인 스트레스를 확 풀기에 적격입니다.

 

 

“저것 좀 봐. 저래야 쓰겠어? 아이들이 무얼 배우겠어.”

 

 

불만의 목소리를 따라갑니다. 눈마저 당황합니다. 쓰레기 한 무더기입니다. 어딜 가나 쓰레기는 “아니온 듯 다시 가져가십시오!” 강조합니다. 그런데도 역시나 이를 비웃는 행동은 꼭 있습니다. 대체 누가 그런지, 그 사람 얼굴 한번 진정 보고 싶네요. 그렇다고 자연을 즐기러 온 마당에 기분 버릴 것까진 없습니다. 반면  교사 삼으면 되지요.

 

 

바위 벌판에 섰습니다. 두문포 앞을 떡 허니 막아선 불무섬이 반깁니다. 여수의 해안선은 어디나 밋밋하다 싶으면 어김없이 섬들이 나타나 풍취를 더합니다. 신선이 된 듯한 우쭐한 풍광에 여수 막걸리가 등장했습니다. 막걸리 잔이 마땅찮습니다. 머리 쓰기 나름. 페트병을 재활용합니다.

 

 

굵은 땀방울이 뚝뚝 떨어집니다. 앞장 선 아내가 계획보다 더 길을 뽑은 탓입니다. 아내의 ‘저질 체력, 이럴 때라도 원기 보충해라’는 배려입니다. 앞선 아내는 걸음을 멈추고 일행을 바라보며 힘들어 씩씩대는 폼이 재미있다는 듯 웃습니다. 반발심이 생겨 걸음이 빨라집니다. 그래봐야 부처님 손바닥 안이지만. 걷던 중, 지인의 금강경 독송소리가 천지간에 퍼집니다.

 

 

“나무 석가모니불~”

 

 

 불무섬...

바다 그 아련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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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공원 고사포 터와 해상 케이블카 ‘만감 교차’
케이블카 탄 소감, 여수가 준비해야 할 게 태산

 

 

 

국내 최초, 여수 해상케이블카입니다.

아이와 함게...

부처님 오신 날이 다음 주네요~

 

 

어찌해야 할까?

지난 토요일, 경남 거제도에 사는 김용호 시인이 느닷없이 여수 방문을 예고했습니다. 나이 육십에 초등학교 동창을 결혼식장에서 만나 4명이 함께 움직이기로 의기투합했다는 겁니다. 중년 남자들의 로망이지요. 암튼 그 나이에 즉석 여행을 결행할 정도로 잘 사셨나 봅니다. 그런데….

 

 

“해상 케이블카도 타고 저녁 같이하면 좋겠는데….”

 

 

지인은 동행을 요구했습니다.

망설였습니다. 요즘 여수는 해상케이블카를 타려는 관광객으로 인해 교통 체증이 심한 상황입니다. 해상 케이블카를 타려면 보통 1~2시간은 기다려야 한다기에 피하고 싶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해상케이블카는 시민단체와 지자체, 업체의 이해관계가 얽혀 말이 많기 때문입니다.

 

 

먼저, 시민단체는 “주차장 확보, 교통 정체, 안전성 등을 이유로 졸속 허가”한 여수시를 비난하는 상황입니다. 여수시는 시장이 나서 “문제가 생기면 책임지겠다.”며 케이블카 운행을 허가 했으나 분뇨 처리 문제 등이 터져 난감한 상태입니다. 또 업체는 “문제없다”는 입장입니다. 동전의 양면인 셈입니다.

 

 

하여튼 케이블카로 인해 여수에서 숙박하며 관광을 즐기는 외부 유입객이 많아진 건 사실입니다. 자연스레 돌산대교와 거북선대교 주변은 교통 체증이 심화되었습니다. 이에 케이블카 현장을 둘러보고, 직접 타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더군요. 우여곡절 끝에, 지인 일행과 합류했습니다.

 

 

 

일제강점기에 세워진 고사포 터입니다. 그 사이를 케이블카가... 

 

케이블카 엿보기...

 

 

16일 오후 3시 경, 여수 자산공원. 이곳은 역사적 아이러니 현장입니다. 이순신 장군 동상이 있습니다. 더불어 측면에는 일본군 고사포 터가 있습니다. 이는 “일본 강점기 말인 1943년 여수 신월동에 있던 비행장을 보호할 목적으로 일본이 포대를 설치해 미 군용기 B29가 저공비행을 못하도록 설치된 것”입니다. 고사포 터 앞을 지나다니는 케이블카를 보니, 만감이 교차합니다.

 

 

케이블카 주변은 아직까지 정비가 끝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잔디 뿌리는 채 박히지 않았고, 줄로 어설프게 막아 놓은 곳 등은 눈살을 찌푸리게 했습니다. 또한 곳곳에 설치된 어설픈 안전망이 운행을 서두른 흔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렇지만 여수세계박람회장과 오동도 풍경은 과거의 추억을 고스란히 되살리고 있었습니다.

 

 

자산공원 쪽 해상케이블카 주변입니다. 

안전망이 허술합니다. 

좀 제대로 할 일이지... 

졸속으로 허가한 흔적이 역력합니다. 

조심해, 조심은 관광객의 몫입니다.

 

 

박람회장을 배경으로 여수 방문 기념사진 많이 찍으시더군요. 저희 일행도 동참했습니다. 주말이라 붐빌 것으로 여겼습니다. 의외로 한산하더군요. 여수 자산공원 쪽보다 돌산공원 쪽을 더 많이 이용한다더니 그런가 싶더군요. 케이블카 이용객은 노년층이 더 눈에 띠였습니다. 진주에서 단체로 오셨다는 한 할머니께 케이블카 탄 소감을 물었습니다.

 

 

“케이블카 재밌어. 탈 만 해.”

 

 

수년 전, 가족과 통영에서 케이블카를 탔던 때를 떠올렸습니다. 두어 시간이나 기다려 타야했던 짜증 뒤로, 멋진 다도해 풍경에 놀랐던 기억이 아직도 남아 있었습니다. 표를 끊었습니다. 줄을 서 차례를 기다렸습니다. 드디어 탑승. 케이블카가 움직였습니다. 의자에 앉아 “어어~” 하는 사이, 어느 새 공중이었습니다. 남도의 바다 위를 붕 날았습니다.

 

 

오르막에서 내리막으로 변하는 순간 움찔하기도 했습니다. 마주하는 케이블카, 거북선 대교, 하멜 등대, 돌산대교, 고층 아파트, 해양공원, 여객선 터미널, 남산수산시장 등을 보니 재미로 다가왔습니다. 공중에서 보는 여수의 바다는 바다가 여수 사이를 돌아 흐르는 강이 만든 호수처럼 여겨졌습니다. 일행들, 한 마디씩 하더군요.

 

 

케이블카를 탔습니다. 

풍경, 아름답습니다.

경남 거제시의회 반대식 의장(가운데) 일행입니다. 

 케이블카가 왔다 갔다 합니다.

여수의 민낯입니다. 

여수 관광을 설명 중입니다. 

여수 구도심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하멜등대입니다.

 

 

 

“저 아래 빨간 등대가 하멜 등대예요.”


“여수에 하멜이 살았나? 그러고 보니 하멜이 제주도에서 여수로 이송됐지?”


“여수에서 일본으로 탈출해 그 유명한 하멜 표류기가 나왔답니다.”


“동산 가운데 우뚝 솟은 고층 아파트가 눈에 거슬립니다.”


“여수의 속살을 보는 듯합니다.”

 

 

경남 거제시의회 반대식 의장의 “여수의 속살”이란 말이 가장 와 닿더군요. 여수의 속살은 바로 여수의 민낯이었습니다. 지적했듯이, 동산에 우뚝 솟은 아파트를 갖고 있는 여수. 앞으로 도시 디자인을 어떻게 가꿀 것인지? 더 많이 고민하는 계기가 되길 바랄 뿐입니다. 10여분 만에 돌산공원에 도착한 것 같습니다.

 

돌산공원은 관광객이 붐볐습니다. 왕복표를 구입했던 터라 돌산공원을 잠시 둘러보고, 다시 탑승해야 하는 처지. 초상화를 그리는 표정에는 혼신이 담겨 있었습니다. 한참 줄을 서야 했습니다. 돌산공원 일대는 초등학교 시절에 친구들과 함께 싸돌아다니던 기억이 많은 곳입니다. 그랬는데 이곳에 케이블카가 들어 설 줄이야!

 

 

“5년 전 거제도에 세워야겠다고 구상했던 해상케이블카였는데, 이렇게 여수에 선점 당했다.”

 

 

반대식 의장은 케이블카 안에서 몹시 아쉬워했습니다. 공해를 유발하는 산업보다 공해 없이 지역 경제를 살찌우는 관광 산업에 눈을 돌려야 한다는 당위성에 대한 탄식이었습니다. 반 의장은 그러면서 “거제는 여수와 달리 도심과 자연과의 연계를 더 강화한 업그레이드가 필요하겠다.”고 중얼거렸습니다. 객지에서 고향을 본다는 건 아름다운 고향 사랑입니다.

 

 

용월사 원일스님과 앉았습니다. 

차 한 잔... 

스님... 

기념사진...

 

 

지인들은 여수 해상케이블카 견학 외에도 여수갯가길 1코스 중 용월사~월전포 구간을 잠시 걸었습니다. 그리고 용월사 원일스님과 차 한잔을 마시며 '개발'과 '보존'이란 화두로 선문답을 나누었습니다. 세상은 언제나 동전의 양면이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케이블카를 타 본 제 소감요? 국내 최초라는 해상 케이블카 짜릿합니다. 경관도 예쁩니다. 관광객이 밀려들 만합니다. 그렇지만 관광객을 위한 배려가 부족하면 죽도 밥도 안 될 거란 생각입니다. 관광객을 위한 주차장 확보, 돌산공원 등을 연계한 체계적인 셔틀버스 강화와 홍보, 먹을거리와 연계 등 여수 관광이 준비해야 할 게 태산인 것 같습니다.

 

 

국내 최초 여수 해상케이블카 탈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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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갯가길은 힘 빠진 중년 남자를 회춘하게 한다?
자연과 ‘동행기금’, 후세에 복지세상을 물려주자는 의미
[여수 여행 힐링 여행] 여수갯가길 3코스 개장식에 가다

 

 

 

여수갯가길 3코스 풍경입니다.

 

 

 

“바위가 입을 열면 많은 이야기들이 나올 것 같습니다.”

 

 

동화 같은 소감입니다. 서울에서 온 박선희(생명회의) 씨는 “여수갯가길을 걷다보니 오랜 세월 살아 온 바위들이 자신이 아는 아름다운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재미있게 이야기해줄 것 같은 느낌이다”면서 “이런 풍경은 여수만의 독특한 자연 유산이다”고 밝혔습니다.

 

 

 

 아름다운 이야기보따리가 나올 것만 같습니다.

밭에서 자라는 돌산 갓입니다.

 

 

 

“갯가길은 평범한 중년을 ‘꽃중년’으로 만드는 힘이 있다!”

 

 

그러면서 그녀는 엉뚱한 상상을 보탰습니다.

 

 

“여수갯가길은 평범한 중년 남자를 ‘꽃 중년’으로 만드는 묘한 힘이 있다.”

 

 

하하하하~. 그렇게 될 수 있다면 중년들이 엄청 몰리겠지요. 그렇습니다. 서울의 복잡한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청정 자연에 섰으니 무슨 말이든 못하겠습니까.

 

그녀의 감성은 여수갯가길 3코스를 걷다 보면 자연스레 나오는 현상입니다. 때 묻지 않은 자연이 탐욕에 찬 인간을 고스란히 받아주며 품는데 누군들 감동하지 않을까!

 

김용호 시인의 시 한 수 읊지요.

 

 

김용호 시인.

 

 

     여수 갯가길

 

                            김용호

 

  진즉에 이리 좋은 길
  가슴에 하나 닦아두고 살았다면
  밤새 태운 시커먼 청춘의 가슴도
  아마도 어여쁜 꽃비되어
  난분분 휘날렸을 것이다

 

  흔들리는 인파에 쳐지지 않으려
  내쳐 걷다가
  돌아오는 홀로의 슬픈 발걸음도
  오히려 월광에 반짝이는 은파로
  파르라니 번져났을 것이다

 

  바다의 전설이 거북이로 오르고
  어머니 그 어머니의 갯가의 삶
  낱낱이 질경이로 이어져
  이제 후박나무 그늘 되어 쉬고 있다

 

  진즉에 이리 좋은 길
  가슴에 곱게 심어두고 살았다면
  우리 어찌 안타깝기만 하였으랴

 

점심시간, 서로 나눠먹습니다.

거제도 맹종죽순을 회무침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예쁘게 도시락을 싸오신 분도 계시더군요. 잘 먹었습니다!

 

 

 

평범한 중년 남녀를 꽃 중년으로...여수갯가길 개장

 

 

지난 9일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여수갯가길 3코스’가 개장식이 돌산 방죽포 해수욕장에서 열렸습니다. 관이 아닌 민간에서 주관하다 보니 어려움이 많습니다.

 

 

‘천천히’와 ‘느리게’를 강조하는 철학이 통해 설까, 십시일반 기부 동참이 늘고 있습니다. 먼저 회원들은 회비와 온몸으로 재능기부 중입니다. GS칼텍스는 안내표지판과 벤치를, (주)달성 최재원 대표는 30m 다리를 기증했습니다.

 

 

또 대영중공업 황태식 대표가 20m 계단을, 여수 베니키아호텔 박종환 대표는 10m 계단을, 민예총 여수지부 제정화 지부장과 서봉희 예술위원장 및 돌산지역아동센터는 소율 방파제 벽화를 재능 기부했습니다.

 

 

그린환경 김대영 대표는 전망대 골재를, 여수주조공사 여수 막걸리를, 여수교육지원청 안내 팻말 작업을, 개장 홍보 현수막은 개인과 상공인들이 지원했습니다.

 

 

 

여수갯가길 3코스 개장

여수갯가길 3코스 안내표지판입니다.

반가운 사람들도 만나고... 

 

 

개장식에 맞춰 자연환경국민신탁에서 점심을, 돌산 계동 사거리상회에서 숭어 40마리를 제공했습니다. 여수특산품명품화사업단에서 여수 방풍 웰갱을, 거제농산물수출영농조합법인에서 거제 특산품 유자빵과 맹종죽순을 보냈습니다.

 

전승재 선생이 지도하는 풍물단 ‘놀이마당 들풀’은 풍물봉사를, 적십자사여수지사에서 커피와 차 봉사에 나섰습니다. (사)여수갯가 김경호 이사장은 “보태주신 마음 감사하다”고 합니다.

 

 

“여수에 살면서도 이렇게 멋진 길이 있는 줄 몰랐네.”

 

 

개장식 후 같이 걸으며 길과 하나가 되었습니다. 여수 토박이들도 깜짝깜짝 놀랍니다. 우리나라 대표 힐링길인 여수갯가길의 제3코스는 방죽포 해수욕장에서 출발해 백포, 기포, 대율, 소율을 거쳐 향일암이 있는 임포에서 끝나는 총 5개 구간입니다. 약 8Km 거리에 완주 시간은 3시간 정도입니다. 3코스는 완주시간에 비해 경사가 심한 힘든 코스이니 몹시 조심해야 합니다.

 

 

푸짐한 점심...그리고 막걸리,,,

여수갯가길에 서면 꽃중년이 됩니다.

조심에 또 조심...

 

 

 

여수갯가길은 힘 빠진 중년 남자를 회춘하게 한다?

 

 

여수갯가길 3코스는 아찔한 비렁길, 돌 구르는 소리 가득한 몽돌밭길, 한가로운 어촌 마을과 방파제 등을 끼고 있습니다. 또 적송 군락지 숲속 오솔길도 만납니다. 게다가 건너편에는 남해 상주, 거제 욕지도까지 보입니다.

 

특히 한려수도해상국립공원과 다도해해상국립공원 등 2개의 국립공원이 겹치는 우리나라 유일한 곳입니다. 하여, 평범한 중년 남녀를 꽃 중년으로 돋보이게 하지요.

 

 

“자~ 점프, 뛰어 보세요.”
“다 늙어 점프하라고?”
“왜 싫어요? 어서 하세요. 하나 둘 셋….”

 

 

뛰어 보세요!

그림이네, 그림...

꽃중년의 자태...

 

 

중년 남자들, 뛰어나 봤을까? 하지 않겠다고 투정이던 중년들, 옆에서 젊은이들이 팔짝팔짝 뛰어오르니 못 이긴 척 뜁니다. 얼굴에 웃음기 가득 넣고선. 그렇지요. 이럴 때 아니면 언제 해보겠어요. 이처럼 여수갯가길은 힘 빠진 중년 남자를 회춘하게 합니다. 이게 바로 자연의 위대함이지요.

 

 

방파제에는 물고기 등 재밌는 그림의 돌 조형물이 놓였습니다. 꿈이 담긴 조형물과 섬 등이 어울리니 동화가 되었습니다. 걷기 힘든 곳에는 다리가 들어섰습니다. 풍경 좋은 지점에는 의자도 마련되었습니다. 이마에 송글송글 맺힌 땀을 식히며 쉬는 동안 자신을 톺아보기 ‘딱’입니다. 걷는 건 돈 안들이고 먹는 보약이며, 행복을 짓는 일입니다.

 

 

도로가에서 이 지역 농수산물인 미역, 홍합, 오징어, 굴, 돌산갓김치, 고들빼기 등을 팝니다. 농어민을 위해 물건 하나씩 사주는 미덕도 참 좋지요. 참새와 방앗간이라 했던가요? 술꾼들은 보리 오징어와 돌산 갓김치 안주에 막걸리로 목을 축입니다. 캬~, 역시 땀 흘린 후에 마시는 막걸리 맛은 최고지요.

 

 

보리 오징어와 돌산 갓김치, 그리고 막걸리...

배 나온 중년... 배 좀 들어 갔겠네...

걷기를 마치고 시내버스 시간을 기다리며...

 임포 마을...

힘들지만 너~무~ 좋다!

 

 

자연과 ‘동행기금’은 아이들에게 복지세상을 물려주자는 의미

 

 

“남편과 같이 걸으며 대화하니 좋습니다.”

 

 

보기에 요즘 말로하면 ‘썸’ 타는 사인 줄 알았습니다. 근데 부부였습니다. 여수갯가길은 이처럼 보통 부부도 연인처럼 사랑을 속삭이는 잉꼬부부로 만들었습니다. 헉 이를 어째? “부부, 뽀뽀 한 번 하세요”라고 주문했더니 “부부라도 공공장소에서 그럴 수 없다”며 거절합니다. 그런데 웃음 가득한 얼굴에는 수줍음이 묻어 있습니다.

 

단체사진도 한장...

땀 뻘뻘 흘리시고...

이 부부 쑥스러워 합니다...

 

 

“쓰레기가 많아요.”

 

 

3코스를 완주한 갯가꾼들의 한결같은 지적입니다. 해안가는 어디나 마찬가지. 사람들이 무심코 버린 생활 쓰레기, 바다 쓰레기 등으로 몸살입니다. 육지 해안선 범위가 워낙 넓어 치워도 끝이 없습니다. ‘버리지 않기를 호소해도 쉽지 않습니다. 어찌 할까? 자연환경국민신탁 전재경 대표이사에게 그 대안을 들었습니다.

 

 

돌산 갓김치의 매력

여수 특산품 웰갱.

돌산갓김치도 뺄 수 없지요.

 

 

“그동안 사람들은 아름다운 자연을 즐길 권리만 누렸습니다. 이젠 아름다운 자연을 보존해 물려 줄 의무가 생겼습니다. 바로 자연과 ‘동행기금’입니다. 동행기금은 미래세대 주인공인 아이들이 살아야 하는 세상은 사람과 깨끗한 자연환경, 행복한 동물과 다양한 식물들이 함께하는 복지세상을 물려주자는 의미입니다.”

 

 

이 소리에 깜작 놀랐습니다. 깨끗한 물 사먹고, 맑은 공기 사서 호흡하는 때에 걸맞게 대안이지 싶었습니다. 사람이 찾음으로써 훼손되는 자연을 지켜내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해진 거죠. 인간에게 드디어 자연에 대한 권리뿐 아니라 의무까지 지워진 오늘날입니다. 지구에서 함께 사는 모든 생명에게 관심을 가져야겠습니다.

 

 

수고하신 분들...

바다, 동화 이야기...

여수갯가길 3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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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갯가길 3코스 9일 개장, 8km 구간 완주 시간 3시간
9일, 개장에 앞서 미리 둘러 본 여수갯가길 3코스

[힐링 여행 여수 여행] “여수는 어디든 그림!”

 

 

 

 

오는 9일(토) 10시, 돌산 방죽포해수욕장에서 개장하는 여수갯가길 3코스 풍경입니다.

 

 

3코스는 수북한 낙엽 길이기도 합니다.

 

 

바위 위에 자란 소나무가 인상적입니다.

 

 

‘여수갯가길 3코스’가 개장합니다.

 

여수갯가길은 돈 처바르지 않고, 있는 자연 그대로의 길을 살린 덕분에 우리나라 대표 힐링길 중 하나로 손꼽힙니다. 여수갯가길 3코스 개장식은 9일 오전 10시, 돌산 방죽포 해수욕장에서 개최될 예정입니다. 많이 놀러 오세요!

 

 

“고생 많네요. 오늘 점심은 제가 준비해 갈게요.”
“그래 주시면 엄청 감사하죠.”


“드시고 싶은 거 있으세요?”
“아뇨. 와 주시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아내는 갯가길 정비 중인 (사)여수갯가 김경호 이사장과 통화했습니다.

 

“온 몸으로 재능기부 중인 사람들과 함께 마음 보태겠다!”며 “밥 기부” 의사를 밝혔습니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지난 토요일 막바지 개장 준비 작업이 한창인 여수갯가길 3코스(돌산 방죽포 해수욕장~향일암) 현장을 미리 둘러보았습니다.

 

 

점심시간에 맞추기 위해 서둘렀습니다.

 

돌산 방죽포 해수욕장에는 가족단위 나들이객이 많았습니다. 철 이른 텐트도 보였습니다. 점심을 펼쳤습니다. 일행들 “꿀맛이다!”며 칭찬입니다. “돼지족발에 막걸리까지 한 잔 들어가니 피로가 풀린다”고 너스렙니다. 야외에서 먹는 건 뭐든 맛있는 법이지요.

 

 

 

여수갯가길 3코스를 정비 중입니다.

 

 

가파른 길에 밧줄이 있어야 편하지...

 

밧줄 하나를 더 묶자고...

 

 

 

“밧줄 좀 줘.”
“어느 정도?”
“30미터쯤. 곡괭이도 가져오고.”


“밧줄을 이렇게 돌려야 걷는 사람들이 줄을 잡고 편안하게 오르지 않을까?”
“그럽시다. 여기에 줄 하나를 더 묶으면 비교적 쉽게 오를 것 같은데.”

 

 

일행들 또 정비작업에 나섰습니다.

 

흐르는 땀 훔쳐가며 3코스 탐방객들을 위해 머리 맞대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작업 중에도 “거기 나무를 한 바퀴 감아 돌려!”라며 아이디어를 보탭니다. 이회형, 김남중, 이판웅, 한혜광 이사 등은 수개월 동안 일손 재능 기부 중이라 손발이 척척 맞습니다. 갯가길 걷는 방향 표시도 순조롭습니다.

 

 

김경호 이사장 안내로 3코스 중, 방죽포 해수욕장에서 대율까지 돌았습니다.

 

일렁이는 바다. 바위에 부서지는 파도. 바다에 떠 있는 섬…. 시(詩) 한 수 읊지요. 신병은 시인의 ‘여수 가는 길’입니다. 이 시는 힘든 세상살이 속에서 짐 훌훌 벗고 여수로 오면, 여수의 섬과 바다가 삶의 외로움을 이기는 힘을 안겨준다는 유혹이 아주 매력적입니다.

 

 

 

여수갯가길 3코스 개장식이 열릴 돌산 방죽포해수욕장입니다.

 

 

이 리본을 따라가시면 길을 제대로 걸을 수 있습니다.

 

무릇 길이란?

 

 

     여수 가는 길
                    

                              신 병 은

 

  자네,
  문득 세상살이 힘들 때가 있지
  세상에 덜렁 혼자뿐이라고
  아니다 아니다 이게 아니라고
  막다른 골목에서 고개를 흔들 때
  마음의 짐일랑 그대로 팽개치고
  빈 몸 그대로 여수로 오시게
  먼 길 달려온 자네에게
  늘 넉넉하게 일렁이는 바다가
  바람을 닮은 섬들이
  흔들리는 것은 결코 중심은 아니라고
  흔들리는 것은 잠시일 뿐이라고
  넌지시 귀뜸해 줄 걸세
  때로는 사는 것이 얼마나 가벼운 거냐며
  생미역 한 줄기 풀어
  엉기고 맺힌 생을 해장시켜 줄 걸세
  자네, 외로움이 얼마나 심했냐고
  겨울 이기고 돌아온 동백꽃 웃음이
  옷깃을 풀고 와락 안겨들 걸세

 

 

 

소나무 숲길도 인상적입니다.

 

 

갯가 바위길로 들어섭니다.

 

여유롭습니다.

 

 

 

 

출발 전, 김경호 이사장은 여수갯가길 3코스를 이렇게 소개합니다.

 

 

3코스는 1, 2코스와는 달리 방죽포 해수욕장~백포~기포~대율~소율~임포~향일암에 이르는 8km 구간의 완주 시간은 3시간으로 짧다. 해안 절벽 등 힘든 지점이 많다. 여수 풍경은 어디든 다 그림이다!”

 

 

“음~ 메에에~”

 

 

무리에게 낯선 사람의 출현을 알리는 염소의 경고음.

 

겁먹기는, 피식 웃음이 납니다. 해초 등이 주렁주렁 달린 바다 물 속 바위에서 따고 싶은 충동을 느낍니다. 고동 등을 줍는 모습도 보입니다. 안 될 일이지요. 걷는 내내 따라 오는 섬 하나, 함께 걷는 벗이 됩니다. 이렇듯 길 위에서는 모두가 친구지요.

 

 

 

방목한 염소들 경계합니다.

 

 

바위 틈에 새둥지도 있습니다. 

 

친구가 된 섬...

 

 

갯가길은 벼랑 비렁 길, 몽돌 자갈 길, 투박한 모래 길, 넓은 바위길, 숲 속 산책 길, 적송 사이 길, 수복한 낙엽 길 등 다양해 절로 피로가 풀립니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적절해 운동에도 좋더군요. 여기에 즐비한 양식장과 해녀들의 물질소리까지 더해져 호기심이 생깁니다. 다만, 해변 갯가길이 없는 구간은 어쩔 수 없이 도로로 걸어야 합니다.

 

 

하나 아쉬움이 있습니다.

 

해안가 쓰레기입니다. 줍고 치워도 밀려드는 바다 쓰레기. 낚시꾼이 버린 생활 쓰레기. 관광객이 버린 음식 쓰레기들로 몸살입니다. 자기 쓰레기는 자기가 되가져 가는 시민 정신이 강조되는 대목입니다.

 

 

한편, 여수갯가길은 지난 민간이 주도해 2013년 10월 제 1코스(돌산대교~무술목)를 개장했습니다. 이후 1-1 여수 밤바다 코스(중앙동 로타리~돌산 1, 2대교~종화동 해양공원)와 2코스(돌산 무술목~방죽포 해수욕장) 등 3개 코스를 열었습니다. 이에 발맞춰 전국 걷기꾼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수갯가길에서 ‘나’를 돌아보며 ‘힐링’하세요!

 

 

 

길을 걷다 보면...

 

 

사색에 잠겨...

 

 

걷는다는 건,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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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후죽순, 사실일까? 한창 제철인 ‘죽순’ 드세요!
힐링 여행, 거제도 맹종죽 테마파크 ‘숨 소슬’
60년 만에 꽃핀다는 대나무 꽃 피면 죽는 이유는?
경남 거제에서 느낀 대나무 맹종죽 팩트 힐링 여행의 묘미

 

 

 

 

우후죽순 사실일까?

 

 

식용 대나무 죽순의 대명사, 거제도 맹종죽순입니다.

 

 

 

 

‘우후죽순(雨後竹筍)'

 

“한때 어떤 일이 많이 생겨남을 비유”한 말입니다. 실제로는 “비가 온 뒤 여기저기 돋아나는 죽순”이란 의미입니다. 과연 사실일까?

 

 

 

'숨소슬' 이름 참 잘 지었습니다.

 

 

거제 맹종죽 테마파크 '숨소슬' 입구입니다.

 

 

 

 

힐링 여행, 거제도 맹종죽 테마파크 ‘숨 소슬’

 

 

지인과 함께 대나무에 ‘팩트’를 맞춘 힐링 여행길에 올랐습니다. 가봤던 전남 담양 대신 새로운 대나무 여행지로 정비한 경남 거제를 선택했습니다. 알고 보니, 담양은 죽세공으로 쓰이는 ‘왕대’, 거제는 식용인 ‘맹종죽’으로 유명하더군요. 먼저, 거제도의 시인 김용호 님의 대나무 관련 시부터 한 수 읊지요.

 

 

  대나무 숲에서
                                  김용호

 

대숲에 누구 없이 가만히 걸어간다
더러운 뉴스들로 진저리 몸살 나는
눈과 귀 가슴을 열어 댓잎으로 쓸어 본다

 

그렇다 산다는 게 허접 쓰레기 마냥
따지고 보면 하나 소중할 게 없건마는
그렇게 떨며 살았나 무엇을 지키려고

 

이리 빽빽 밀생해도 다투는 법이 없다
새순 솟을 자리들은 선배들이 비워놓고
내미는 봉오리마다 힘 모아 응원한다

 

 

거제 하청면의 맹종죽 테마파크 ‘숨 소슬’에 섰습니다. 이는 거제맹종죽영농조합법인에서 운영하더군요. 바람직하게 여겨집니다. 입구에는 맹종죽으로 만든 수공예품 판매장이 있더군요. 커피 잔에서부터, 찻잔, 죽비, 악기, 밥그릇, 연필통 등 제품이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또 대나무 목걸이 만들기, 대나무 활 만들기, 대나무 교육농장 등 각종 체험 프로그램도 갖춰져 있습니다.

 

 

 

 

대나무 보기만 해도 시원합니다...

 

 

방문객 각자의 소원을 붙였습니다.

 

 

 

60년 만에 꽃핀다는 대나무 꽃 피면 죽는 이유는?

 

 

비가 내립니다. 에구~, 가는 날이 장날. 차분히 대나무 숲에서 죽순 좀 보려했더니, 비가 많이 와 문 닫는다나. 양해 구하고 잠시 대나무 숲에 섰습니다. 바람에 떨어지는 빗방울에 싱그러움이 담겼습니다. 보기만 해도 ‘쭉쭉 빵빵’인 대나무 자태에 기죽습니다. 대나무 숲이 주는 서늘함이 정신까지 맑게 합니다.

 

 

와~, 대나무 새싹이라는 ‘죽순’ 천지입니다. 작고 앙증맞은 죽순만 떠올렸는데, 엄청 납니다. 대나무는 하루에도 30~40Cm씩 쑥쑥 자란다더니, 그 말뜻을 알 거 같습니다. 땅에 눈을 고정합니다. ‘우후죽순’이란 말이 진짜 사실일까, 현장 확인용입니다. 대박~. 땅에서 솟아나는 죽순인 듯합니다. 내민 머리, 쑥 큽니다. 죽순에서 피어오른 잎도 앙증맞습니다.

 

 

 

 

쑥쑥 크는 대나무 시원시원합니다.

 

 

대나무 죽순 크는 소리 들리시나요?

 

맹종죽순을 가공하고 있습니다.

 

 

김용호 시인의 안내로 죽순가공 공장을 찾았습니다. 한창 죽순 손질 중입니다. 죽순을 잘라, 껍질을 까, 알맹이만 담습니다. 그리고 죽순을 삶아 저장합니다. 남기봉 대표(거제농수산물수출영농조합법인)는 “대나무는 대개 60년 만에 꽃이 핀다”면서 “대나무는 꽃이 피고 나면 바로 죽는다” 합니다. 이유는 “꽃이 영양분을 다 먹어 죽순이 자랄 수가 없기 때문”이라네요. 더 놀라운 게 있었습니다.

 

 

“봉황새는 오동나무에 앉아 노닐고, 대나무 꽃을 먹습니다! 그 만큼 대나무 꽃은 상서로운 꽃입니다.”

 

 

죽어도 다시 살아난다는 전설의 새, ‘봉황새’. 봉황이 대나무 꽃을 먹는다는 건 처음 들었습니다. 상상이 나래를 폈습니다. 대나무 꽃이 보기 힘든 것처럼, 그래서 봉황새를 볼 수 없는 걸까? 조선시대, 극락조를 다스리던 관리부서 ‘용부’처럼 천상의 세계에도 봉황새를 다스리는 신선이 있을 법한데…. 이런 것들까지 보태면 대나무 관련 스토리텔링이 제대로 될 것 같습니다.

 

 

 

 

대나무 죽순을 삶아 이렇게 제품으로 냅니다.

 

 

막 솟아오른 죽순.

 

 

거제도 특산품인 거제 맹종죽순 가공공장입니다.

 

 

 

지금이 제철, 식이섬유의 대명사 대나무 ‘죽순’ 드세요!

 

 

대나무 꽃은 봉황이 먹고, 대나무 새싹 죽순은 사람이 먹지요. 이로 보면 죽순은 사람을 신선의 경지로 끌어올리는 듯합니다. 그래 설까, 죽순 슬라이스에는 결정이 들어있답니다. 이 결정은 죽순 고유의 아미노산인 티로신이라네요. 이는 마치 ‘사리’처럼 여겨집니다. 하여, 스님들께서 죽순을 좋아하시나 봅니다.

 

 

“4~5월 지금이 제철인 대나무 죽순의 대명사, 맹종죽순 대부분이 거제에서 재배됩니다. 맹종죽순은 크기가 커 육질과 향, 특유의 아삭거림이 좋습니다.”

 

 

 

삶아진 죽순

 

 

이렇게 결정체가 보입니다. '사리'처럼 보이는 게 영양분이랍니다.

 

죽순의 간격이 균일해야 좋은 제품이랍니다.

 

 

남기봉 대표는 “죽순 요리는 회무침, 죽, 샐러드, 비빔밥, 구이, 냉채 등 다양하다”고 소개합니다. 그러나 “거제는 죽순 관련 요리가 덜 활성화 돼 담양으로 많이 팔려간다”네요. 담양은 대나무 숲에서부터 죽제용품, 요리까지 대나무 관련 산업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습니다. 이에 반해 거제는 아직 부족한 듯합니다.

 

 

죽순은 식이섬유의 보고입니다. 또 필수 아미노산 함량이 많은 영양 덩어리입니다. 이로 인해 “일본은 죽순 소비가 아주 높다”네요. 죽순 가격도 “일본은 100g에 2800원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100g에 1400원으로 절반 수준”으로 싼 편입니다. 왜 그런가 했더니, 이는 “우리나라에선 아직까지 죽순 효능이 잘 알려지지 않은 탓”이랍니다.

 

거제 맹족죽순의 제품구입 문의는 거제시 농산물 수출영농조합법인(☎055-636-1494) 으로 하시면 됩니다.

 

 

지인과 함께 한 거제도로의 대나무 테마 여행, 나름 의미 깊었습니다. 이처럼 새로운 것을 아는 즐거움이 여행의 묘미지요.

 

 

 

대나무 죽순 쑥쑥 크는 소리 들리시죠?

 

 

거제 맹종죽순에 대해 설명하는 남기봉 대표입니다.

 

죽순 끝에서 나온 잎들이 꼭 표창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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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삼, 사람 구별한다지요? 봄나물도 마찬가지
뱀이 길 가운데서 머리를 들고 쉭쉭 소리를 내는데…
봄 향과 행복이 주렁주렁 달린, 여수 섬달천 나들이

 

 

 

 

인생길, 별 거 랍디까?

 

 

구비구비 돌아가는 게 인생 길.

 

 

굴곡이 있어야 재밌는 인생 길!

 

 

 

‘인생 길’

 

그 자체가 곧 여행이라지요? 여행, 언제부터인가 주말이면 해야 될 일이 되었습니다. 그래야 한 주간 쌓인 피로가 풀린 것 같은 기분….

 

 

봄나들이 겸 운동 삼아 나선 곳은 여수시 달천도. 주로 ‘섬달천’이라 불리는 섬으로, ‘달래도(達來島)’라 불리기도 했습니다. 이 섬 주변은 갯벌이 아주 좋습니다. 참 꼬막, 바지락, 낙지, 개불, 피조개, 대합, 주꾸미, 문어 등이 풍부합니다.

 

 

특히 섬달천은 갑오징어가 유명합니다. 한 때 섬달천에 살았던 ‘송강 정철’의 둘째 형인 ‘청사 정소(鄭沼)’ 선생 때문입니다. 청사 선생은 “을사사화(조선 명종 1545년) 때 억울하게 화를 당해 벼슬에 나가지 않고 섬달천에 은거”하며 살았습니다.

 

섬달천 오징어가 등장하는, 정소 선생의 시(詩) 한 수 읊고 시작하지요.

 

 

 

 

보리수 나무 꽃입니다.

 

 

갯벌, 생명의 보고입니다.

 

소나무도 생명을 잉태하고...

 

 

 

     종산포(種蒜圃)

                                    정소(鄭沼)

 

  마늘 심은 밭
  그 밭은 소라포에 있다네
  포구에는 물고기가 있으니
  이름은 오징어라네.
  긴 다리와 단 물도 밭 주변에서 얻고
  밭에 마늘 심어 긴 줄기를 뽑았네.
  마늘 밑에 물고기가 걸리니 잡기가 쉬워.
  물고기에 마늘이니 먹는 것도 넉넉하네
  돈을 주고 사지 않아도 날마다 풍족하니
  어느 정승과 이 즐거움을 바꾸리
  세간에서는 아무도 모른다네, 이 깊은 즐거움을

                     - ‘여수 아으동동다리’, 김준옥 -

 

 

마늘 밑에 물고기가 걸릴 정도였다니, 놀랍습니다. 넉넉한 섬 마을 생활과 정승자리를 바꾸지 않는다니, 대단한 풍류입니다. 자전거 하이킹 코스로 각광받는 현실이 옛날 정소 선생의 풍류를 대변하는 듯합니다.

 

 

 

매화꽃 진 자리 매실이 앉았습니다.

 

 

“어머, 여기 해당화가 피었네!”

 

 

길 걷던 아내, 좋아하는 해당화 꽃을 발견했습니다. 5월이면 ‘영광 백수해안도로’에 가득한 해당화를 떠올리고 있을 게 뻔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백수해안도로를 들먹입니다. 달랑 한 그루인 해당화 꽃 향 맡으며 행복해 하는 아내가 감사할 뿐. 작은 것에 고마워 할 줄 아는 그 마음이.

 

매화 꽃 피던 자리에는 매실이 열렸습니다.

 

 

 

“여기 봄나물 천지네, 천지.”

 

 

매화에도 열리지 않는 아내 마음이 봄나물에 열렸습니다. 산삼, 사람 구별한다지요? 선몽을 꿨거나, 착한 일을 한 사람 등에게만 보인다는. 봄나물도 마찬가집니다. 그쪽으로 촉을 세운 사람에게만 보인답니다. 아내, 어느 새 산 속에 있습니다. 그럼 그렇지, 했네요. 아내 겸연쩍은지 한 마디 내뱉습니다.

 

 

 

해당화 핀 갯가길.

 

 

섬달천과 육지를 연결하는 다리 풍경

 

섬 마을의 여유...

 

 

 

 

“보릿고개 시절, 집에 지혜로운 며느리가 들어오면 봄나물로 배를 채워 집안사람들 허기를 면했다는 말 알지요?”

 

 

개뿔, 모를 수가 있나. 해마다 하는 말인데. 아내가 있는 자리는 역시 고사리, 취나물, 솜나물, 엉겅퀴 등 봄나물 천지입니다. 고사리는 어느 부지런한 아낙들에 의해 몇 번 손을 탔다는데도 여전히 많습니다. 취나물 향은 공중에 둥둥 떠다닙니다. 봄나물 따는 재미에 푹 빠졌습니다.

 

 

특히 제 눈길을 끈 건, ‘엉겅퀴’였습니다. 십 수 년 전, 단 한 번 먹었던 국에 단번에 빠졌었습니다. 엉겅퀴 잎으로 끓인 일명 ‘환각구 국’이었지요. 그 뒤 그 식당에 먹으러 갔더니 문 닫았더군요. 요걸 먹으려 천지를 뒤졌는데 찾지 못했습니다. 이제 다시 환각구 국 먹을 기회가 코앞에 온 겁니다. 미치고 폴짝 뛸 정도로 환장했지요.

 

 

 

취나물

 

 

엉겅퀴 순.

 

매실이 익으면...

 

 

“여봇!”

 

 

공중을 가로지르는 날카로운 비명소리. 거의 울음에 가까웠습니다. 언젠가 산길에서 마주친 멧돼지를 보고도 놀라지 않았다던 아내. 그런 아내의 외줄기 비명소리에 간이 철렁했습니다. 재빨리 달려갔습니다. 놀라 자빠질 듯, 사색이 되어 뒷걸음질 치는 아내가 보였습니다. 그리고 다 죽어가는 목소리.

 

 

“엉엉엉엉~. 뱀이…, 길 가운데서 머리를 들고 쉭쉭 소리를 내는데….”

 

 

띄엄띄엄, 할 말은 다 하는 모습에 ‘픽’ 웃음 나대요. 강철 같은 아내가 여리디 여린 한 아낙일 줄은…. 하여간, 아내는 뱀이 싫어, 뱀 뿐 아니라, 뱀 비슷하게 생긴 먹을거리인 장어, 미꾸라지 등조차 아예 쳐다보지 않습니다. 그러니 할 말 다했지요. 조용히 나무 작대기를 들어 뱀을 한쪽으로 몰았습니다. 녀석도 엄청 놀랐더군요.

 

 

“어머, 음나물이 여기 있네.”

 

 

단풍나무인 줄 알았더니, 음나무였습니다. 아내, 순이 다 자랐다고 먹기 힘들겠다며 내년을 기약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아내는 무척 행복해 했습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싱그러운 나물 무쳐 먹을 수 있겠다며.

 

 

 

봄나물 캐다가 본 바다는...

 

 

저기서 뭐할꼬? 봄나물 캐지롱~^^

 

뱀이...

 

 

 

파릇파릇 청 보리밭과 마을, 해안 풍경과 여자만 경치가 멋들어지게 어울렸습니다. 아내, 한 집을 가리키며 “마당이 있는 집에서 살면, 이 집처럼 텃밭 한쪽에 취나물, 돈나물 등도 심고, 상추도 심어, 먹고 싶을 때 따 먹어야겠다!”는 바람을 강하게 내비췄습니다. 이쯤이면 대성공입니다. 무슨 말인지, 눈치 채셨죠?

 

 

“여기에 학교가 있네. 폐교 됐나 봐.”

 

 

소라초등학교 달천분교입니다. 학교 교문으로 향하는 계단 양 옆으로 핀 철쭉이 폐교된 학교의 썰렁함을 감싸 안고 있습니다. 엊그제만 해도 동백꽃이 활짝 피었는데, 철쭉에게 그 자릴 내 줬더군요. 세월은 무심합니다. 마을 골목길을 돌아오니 방파제에 정박한 배 눈에 띱니다. 청사 선생께서 마늘 대를 낚시대 삼아 낚은 오징어를 떠올리며 침 흘리고 돌아섭니다.

 

 

 

취나물 장아찌.

 

환각구 국.

 

 

 

집에 오니, 준비된 반가움이 가득합니다. 봄나물 먹을 생각 때문이지요. 우선 고사리는 삶아 말립니다. 솜나물도 나물로 변신 중입니다. 아내, 솜나물 묻히다 말고 “너무 쓰다!”며 인상 찌푸립니다. 봄나물이 달리 약이겠어요? 취나물도 즉석에서 나물과 장조림으로 거듭납니다.

 

 

뭐니 뭐니 해도 압권은 환각구 국입니다. 이 국은 봄에 나는 엉겅퀴의 보드라운 잎을 따, 된장에 푹 재어 놓은 다음, 언제든지 꺼내 된장국을 끓이면 됩니다. 아내가 환각구 국을 직접 끓이고 있습니다. 이런 날이 올 줄 어찌 알았겠습니까! 이런 인생길이 곧 행복이지요.

 

 

 

 

청보리밭과 해안 풍경

 

 

벌과 나비...

 

마음의 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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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요리] 쑥국, 한 번은 먹고 봄을 보내야 미련 덜해
아내의 한 마디, ‘콩나물밥과 달래장 기대해’ 맛은?
당신, 맛없다고 안할 거지? … 누가 감히 아내에게
여수갯가길 3코스를 미리 걷다 횡재한 봄 요리 향연

 

 

 

 

여수갯가길에서 만난 봄 향기 '달래'입니다.

 

 

파도가 봄을 노래합니다.

 

 

봄 향기 하면 쑥이 빠질 수 없지요.

 

 

봄 향기로 요리한 콩나물밥.

 

 

오는 5월 개장 예정인 여수갯가길 3코스를 둘러보고 있습니다.

 

 

 

 

 

봄 향기가 진동합니다.

봄 향, 코로만 마실 게 아니라 입으로도 향긋하게 맛봐야지요. 

 

아내와 길을 나섰습니다.

목적지는 여수갯가길 3코스(돌산 방죽포해수욕장~향일암). 이곳은 5월 개장을 앞두고 한창 막바지 정비 중입니다.

 

 

연잎 밥 전문 식당 ‘모다기’
먼저, 여수갯가길을 정비하는 이들에게 식사로 재능기부 하는 돌산 3청사 근처의 연잎 밥 전문식당 <모다기>로 향했습니다. 함께 움직여야 할 일행들이 점심식사 중이라서. 향긋한 연잎 향이 은은합니다.

 

 

“처~ 얼~ 석~, 처~얼~석~”

 

 

방죽포 해수욕장. 파도소리마저 느려 터졌습니다.

천천히가 아무리 느림의 미학이라지만 파도소리까지 굼뜨니 속 터집니다. 이곳의 봄 바다는 긴 겨울잠에서 일어나기 싫은 게으름이 뚝뚝 묻어납니다. 그걸 본 파래, 김 등의 해초와 말미잘이 바다에게 ‘그만 벌떡 일어나지’하며 볼을 꼬집는 듯합니다. 이곳 바다는 겨울잠이 너무 맛있나 봅니다.

 

 

바다 중간에 숭어 떼가 운동 중입니다.

숭어, 여기저기 물 밖으로 뛰느라 정신없습니다. 멀리서도 ‘퐁당퐁당’ 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그 광경을 조용히 지켜보는 갈매기 한 마리. 그림입니다. 뛰어오르는 숭어 떼가 침을 삼키게 합니다. 5월에는 보리 숭어가 맛나지요, 꿀꺽~.

 

 

 

 

봄이 되니, 고사리도 올라오고...

 

 

여수갯가길의 바다는 사색의 바다입니다.

 

 

파래 등도 봄을 만끽하고...

 

 

달래를 모자에 담았습니다.

 

 

여수 방죽포해수욕장 인근 바다는 게으름의 바다입니다. 왜?

 

 

콩나물밥에 달래장을 얹어 봄을 먹었지요.

 

숭어가 튀어 올랐습니다.

 

 

 

“워 매~, 저 아깐 것을 다 버렸네.”

 

 

여수갯가길 3코스 중. 돌산 백포로 접어들었습니다.

길가 밭에 달래가 무더기로 버려졌습니다. 그걸 본 아내, 무척 아까워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대파 밭 사이에 무더기로 나 있는, 봄 향 주렁주렁 묻어 있는 달래가, 이 대파 밭에선 천덕꾸러기입니다. 달래가 대파의 성장을 억제하는 잡초라는 거죠. 저걸 버리다니, 아무래도 일손이 딸리나 봅니다.

 

 

“철썩~ 쏴~, 철썩~ 쏴!”

 

 

백포 해안.

파도소리가 우렁찹니다. 방죽포 해수욕장 인근 바다가 봄에 밀려나기 싫은 겨울 바다의 몸부림이라면, 몽돌이 구르는 백포 해안가는 봄과 씨름하는 듯 생동감 넘치는 바다입니다. 게다가 밋밋한 풍경에 운치를 더해주는 섬까지 있어 걷는 게 신선놀음입니다. 아기자기한 갯가길이 자연스레 ‘힐링’을 부릅니다.

 

봄 바다 풍경에 입 쩍 벌리고 감탄하던 중, 상념을 깨는 소리.

 

 

“어머, 달래 좀 봐!”

 

 

아내의 놀라움과 즐거움에 가득 찬 외침.

걷다 말고, 급기야 봄과 놀려고 엉덩이까지 퍼질러 앉았습니다. 달래의 유혹에 넘어간 아내가 밉지 않습니다. 왜냐고요? <처용가>에서, 귀신에게 아내를 뺏긴 처용도 눈 하나 깜짝 안했걸랑요. 뿐만 아니라 걷기, 다음에 해도 됩니다. 하지만 달래 캐는 재미는 이 시기 놓치면 한참 기다려야 하니까. 이 때 들리는 아내의 야심찬 한 마디.

 

 

“당신, 콩나물밥과 달래장 해 줄 테니 기대해!”

 

 

남편의 호기(?)는 따로 믿는 구석이 있었나 봅니다.

아내, 정신없이 달래 캐던 중에도 남편 맛있는 거 해 주려는 마음이 참 예쁩니다. 아니 감동입니다. 남자 나이 50 넘으면 대파 밭 사이에 난 달래처럼 잡초 취급받기 마련. 매력 떨어진 볼품없는 남편을 챙기다니…. 봄은 이렇듯 예상을 깹니다. 갑자기 없던 힘이 불끈합니다.

 

 

 

지천으로 널린 자연산 봄 달래.

 

 

마음 급한 사람들이 방죽포 해수욕장을 즐겼습니다.

 

 

봄국의 대명사 쑥국.

 

 

갈매기 한 마리...

 

여수갯가길에선 소나무마저 활짝 웃습니다.

 

 

 

 

“달래가 잘 안 뽑히네.”

 

 

봄 캐는 아내를 뒤에서 가만 지켜보다 함께하면 좋을 것 같아 달려들었습니다.

그런데 웬 걸, 달래, 캐기마저 조심스럽습니다. 힘을 까딱 잘못 쓰다간 뿌리째 뽑기는커녕 삭둑 잘라 먹기 일쑵니다. 방긋 웃음이 납니다. 이쯤이면 여수갯가길 3코스 전체 걷기를 포기해야 합니다. 대율~소율~임포 향일암 구간은 다음에 걷기로 합니다.

 

 

“당신이 쑥을 캐다니 너무 재밌다.”

 

 

봄 캐는데, 남자 여자 따로 있남?

달래 캐기를 포기하고 쑥 캐기로 방향을 돌렸습니다. 봄 향 가득한 쑥 캐기도 장난 아닙니다. 칼 대신 사용되는 손톱에 쑥 물이 진하게 들었습니다. 힘 조절 잘못하면 쑥이 뿌리째 뽑힙니다. 뿌리째 뽑아야 할 달래는 잘라 먹고, 뿌리 필요 없는 쑥은 뿌리까지 뽑고. 꼭 청개구리 같습니다.

 

 

“쑥국, 한 번은 먹고 봄을 보내야 금방 지나가는 봄에 대한 미련이 덜하지 않겠어?”

 

 

된장에 풀어 끓인 쑥국.

봄 국으로 최고지요. 그러고 보니 아내는 2주 전 남편 끓여준다고 쑥 캐 와선 고대로 말려 죽이고 말았답니다. 쑥국을 떠올린 건, 아마 미안함이지 싶네요. 헉, 이를 어째! 쑥을 캐다 보니, 고사리까지 지천으로 널렸습니다. 여수갯가길, 완전 봄의 잔칫날입니다. 봄 캔답시고 오랫동안 쪼그려 앉았더니 허리가….

 

 

“봄, 가져가 드셔요.”

 

 

봄, 얼마나 캤을까?

아내, 싱글벙글입니다. 입이 귀에 걸렸습니다. 아내는 여수갯가길 3코스 막바지 정비 작업 중이던, (사)여수갯가 김경호 이사장과 이회형 이사, 김남중 이사, 이판웅 이사, 한혜광 이사에게도 봄 향 가득한 달래를 한 아름씩 나눠 주었습니다. 그러고도 달래가 넉넉하게 남았다는 사실에 아내는 몹시 행복해 했습니다.

 

 

 

달래를 씻었습니다.

 

 

여수갯가길 3코스를 정비하는 사람들.

 

 

백포 해안은 활력의 바다입니다.

 

 

봄이 입속으로 쏙!

 

 

그림입니다!

 

 

쑥을 다듬고...

 

캐온 달래로 달래장을 만들었습니다.

 

 

 

콩나물을 사, 집에 왔습니다.

남편은 달래, 쑥, 고사리를 분리하고, 아내는 콩나물을 삶습니다. 남편은 달래에 묻은 흙 등을 씻었습니다. 쑥을 다듬었습니다. 봄 향에 코까지 즐거웠습니다. 아내는 콩나물밥에 끼얹어 먹을 달래장을 만들며 언제나처럼 한 마디 던졌습니다.

 

 

“당신, 맛없다고 안할 거지?”
“왜 그래, 또!”

 

 

그동안 맛없을 때가 없었지요.

아내 손맛은 ‘일품’을 넘어 ‘명품’입니다. 적어도 남편에겐. 그런데도 아내는 요리할 때마다 ‘맛’ 걱정입니다. 이걸로 치면 아내는 참 겸손한 저만의 전용 요리사입니다. 하기야 진짜 맛없기로서니, 간 부은 남자 아님에야, 어찌 감히 맛없다고 호기롭게 말하겠어요. 그 사이 콩나물밥과 달래장이 완성되었습니다. 쑥국도 끓였습니다.

 

 

“얘들아, 밥 먹자!”

 

 

식탁은 온통 봄입니다.

아! 뿔! 싸! 아이들은 풍성한 봄 요리를 거부합니다. “뱀 나오겠다”며 고기를 찾습니다. 아이들이 눈앞에서 배신 때릴 줄이야! 붙잡을 새도 없이 “이것들을 그냥….”이란 말이 튀어나왔습니다. 야속했습니다.

 

 

하지만 어쩌겠어요. 이런 입맛으로 키운 부모 탓이지요. 아내와 남편은 봄 향 가득한 요리를 ‘맛~있~게~’ 먹었답니다!!!

 

 

여기서 잠깐. 봄 요리 후기입니다.

 

아파트 옆 동에 혼자 사는 기러기 아빠가 있습지요. 손이 큰 아내가 콩나물과 달래장, 쑥을 따로 먹기 편하게 담았습니다. 한 끼 먹을 양이라면서. 남편은 나르기만 했습지요. 지인이 그러대요.

 

 

“콩나물밥 세 끼로 나눠 맛있게 먹었다. 각시한테 고맙다 캐라!”

 

 

 

여수갯가길은 아기자기합니다.

 

 

쑥국이라...

 

 

사색을 즐기는 아내, 참 아름답습니다. 

 

입안 가득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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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밀댓글입니다

    2015.04.15 12:10

자연을 있는 그대로 살려 마음에 든다는, ‘여수갯가길’
“해안 공터에서 야외 음악회를 열면 금상첨화지요!”
여수갯가길, 이렇게 손대지 말고, 그대로 가꾸길…

 

 

여수갯가길 2코스 해안 풍경

 

 

 

나는 참 욕심쟁이입니다.

 

언제부터인가 빨리 빨리 문화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천천히’, ‘느리게’에 적응하기가 더 어렵습니다. 일부러 애를 쓰고 천천히 하는데도 어느 틈엔가, 빠르게 바뀌는 나 자신을 발견하곤 합니다. 어찌된 일일까. 나를 잠시 내려놓은 것 같은데, 어느 새 다시 곽 잡고 있는 자신을 보고 맙니다.

 

아닌 척 해도 나는 참 욕심쟁이입니다.

 

 

 

열정의 동백곷...

 

하늘과 바다와 등대 색의 조화가...

 

 

 

자연을 있는 그대로 살려 마음에 든다는, ‘여수갯가길’

 

 

여수갯가길 2코스에 섰습니다. 2코스는 돌산의 무술목~월암~두른계~계동~두문포~방죽포 해수욕장 등 약 17km 거리를 5개 구간으로 나눴습니다. 완주하는 데 5시간 정도 걸립니다. 전체를 걷기에는 무리가 있는 분들은 자신의 체력에 맞게 시간과 구간을 선택해 걷는 게 좋습니다. 운동하러 왔다가 몸이 쑤시고 아프면 안하느니만 못하니까.

 

 

참고로, 여수갯가길(www.getga.org)은 여수의 해안선 420㎞에 이르는 바다, 갯벌, 벼랑, 산길, 숲길 등 갖가지 다양한 길이 오밀조밀 연결된 ‘생태체험 길’입니다. 특히 마을과 마을 간 ‘소통 길’과 낚시꾼들의 ‘낚시 길’, 야생 동물들의 ‘이동 길’ 등을 개발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살린 ‘자연 길’입니다. 하여, 이런 평을 자주 듣습니다.

 

 

“여기는 길에 그 흔한 데크가 깔리지 않고, 자연을 있는 그대로 살려 아주 마음에 든다.”

 

 

여수갯가길은 차근차근 단계별 개장을 준비 중입니다. 총 25개 코스 중 1코스 돌산공원~무술목(동백골) 구간과 2코스 무술목~방죽포해수욕장 구간 및 특별 코스인 ‘여수밤바다’ 등 3개 코스가 개장되어 갯가꾼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조만간 3코스(방죽포 해수욕장~향일암)가 개장될 예정입니다.

 

 

 

여수갯가길 안내판입니다.

 

 

여수갯가길 2코스는 5구간으로 나뉩니다.

 

야외 음악회를 해도 좋을 곳입니다.

 

 

“저 해안 공터에서 야외 음악회를 열면 금상첨화지요!”

 

 

여수갯가길 2코스 중, 계동~두문포 3·4구간을 걸었습니다. 이곳은 풍광이 뛰어나고, 힘들지 않으면서도, 땅심까지 온화해 마음의 여유를 찾기에 제격입니다. 전망대 앞 공터에서 좌측 숲길로 접어들면 작고 하얀 무인 등대가 나옵니다. 바다 건너 경남 남해와 거제 두미도와 욕지도까지 아우른 풍경은 감탄입니다. 너럭바위를 지나면 몽돌해변이 자리합니다. 이 해안 공터에서 하고픈 게 있습니다.

 

 

“저 해안 공터에서 야외 음악회를 열면 금상첨화지요!”

 

 

걸으면서 지인에게 아는 척 했더니, 계동이 태 자리인 지인, “운치 있고 좋겠다”면서 한 바위를 가리키며 “저기는 용꼬리 바위”라며 스토리텔링에 살을 붙이더군요. 공자 앞에서 문자 쓴 격입니다. 암튼, ‘~척’ 해도 중생이거니 하면, 용서 혹은 이해가 됩니다. 어쩔 수 없는 중생이라서 참 다행입니다.

 

 

등대를 뒤로하고, 갯가길 안내판이 서 있는 숲길로 접어들었습니다. 나무 숲 사이로 보이는 하얀 등대와 푸른 바다, 바다 위에 정박한 배 등이 어울린 풍경이 압권입니다. 눈과 발이 호사다마를 누리는 사이, 대형 비렁(벼랑) 바위와 비렁길을 마주합니다. 비렁 해안선이 소나무 등 녹색 숲 경계선과 대비를 이룬 광경은 색다른 맛입니다.

 

 

“그렇지. 저기가 포인트야.”

 

 

바위틈에 서 있는 낚시꾼을 보며 건네는 훈수도 재미납니다. 가파른 바위를 슬기롭게 헤쳐 내려가면 바닷물에 손을 담글 수 있습니다. 이곳 바다는 안강망 등의 그물이 촘촘하게 영역 표시를 할 만큼 어족 자원이 풍부한 곳입니다. 그래 설까, 낚시꾼들이 잡은 물고기 제법 씨알이 큽니다. 이들 낚시 객은 가족 행복을 낚은 셈이지요.

 

 

 

 

산길에 놓인 여수갯가길 안내표지

 

 

용꼬리 바위

 

 

비렁길입니다.

 

태평양의 시발점으로 풍경이 아기자기합니다.

 

 

 

여수갯가길, 이렇게 손대지 말고, 그대로 가꾸길…

 

 

수평선의 바다. 여수의 바다는 태평양의 시작점입니다. 두문포 앞에 자리한 ‘불무섬’이 운치를 더합니다. 태풍 등을 차단하는 방파제 역할과 넓디 넓은 태평양의 밋밋함을 가려주며 호기롭게 서 있습니다. 물이 빠지면 건널 수도 있지요. 주민들은 이 때를 이용해 미역, 톳 등 해산물을 채취하는 갯것을 합니다.

 

 

“여수갯가길, 애 참 많이 썼네요. 이렇게 손대지 말고, 그대로 가꾸면 좋겠습니다. 오히려 저희들이 이런 길 조성해 줘 고맙다고 인사해야겠습니다.”

 

 

전국의 도보 여행객의 일원으로 경기도에서 오신 갯가꾼 소감입니다. 이런 칭찬과 격려 말씀 많이 듣습니다. 그런데 쓰레기가 많아 좀 걱정입니다. 하여튼 여수 갯가길은 민간 자원봉사단체가 만드는 중입니다. 여수갯가길을 조성하고 애쓰고 가꾸는 (사)여수갯가 김경호 이사장과 이회형 이사 등의 노력에 감사하고 고마울 따름입니다.

 

 

이쯤에서 4월 개장을 준비 중인 여수갯가길 3코스를 잠시 소개하지요. 약 8km 길이의 3코스는 돌산 방죽포 해수욕장에서 출발해 백포, 기포, 대율, 소율을 거쳐 그 유명한 해를 향한 암자인 향일암이 있는 임포에서 끝이 납니다. 완주까지 약 3시간 정도 걸립니다. 3코스 풍광 또한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습니다.

 

 

푸른 바다 위로 깎아지른 듯 솟아 있는 비렁 길. 파도에 닳고 닳아 머지않아 모래가 될 작은 몽돌 해변. 적송이 우거진 숲 속 오솔길. 열 맞춰 물 위로 떠 있는 홍합양식장 등은 시골 텃밭을 연상케 하는 한 폭의 그림입니다. 게다가 갯가 사람들의 삶을 관찰할 수 있는 마을과 포구, 바다 물이 들면 모습을 감추었다가 물이 빠지면 몸을 드러내는 여(바위) 등이 여행길의 든든한 벗이 될 겁니다.

 

 

 

겨울을 홀로 이겨낸 동백도 이제 끝물입니다.

 

 

나무 석가모니불!

 

 

용월사 관세음보살과 바다...

 

 

낮은 곳으로 임하소서!!!

 

겸손을 잃지 않은 중생이 되게 하소서!!!

 

 

 

중생과 부처가 하나 되는 길 그게 바로 ‘여수갯가길’?

 

 

차를 타고 ‘힐링’의 마무리 코스로 이동합니다. 여수갯가길 중간 중간에 있는 절집에 들러 스님과 차 마시며 나누는 한담이야말로 힐링의 끝판 대왕입니다. 무작정 여수갯가길 1코스 중간인 돌산 상·하동에 자리한 용월사로 향했습니다. 대웅전 앞을 지나시는 스님을 붙잡았습니다. 원일스님의 웃음에서 동자승의 해맑음이 엿보였습니다.

 

 

“스님, 참 맑습니다.”
“공기 좋고, 물 맑은 곳에서 살다 보니, 자연스레 부처가 되어가는 게지요.”

 

 

스님께서 내신 차는 돼지감자 차. 이 차는 누룽지처럼 고소함이 일품입니다. 지인이 스님께 빌려간 『티벳 사자의 서』를 건넵니다. “한 번 읽은 후, 그 의미를 알 듯 모를 듯해 두 번이나 읽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원일스님의 법문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부처님도 어쩔 수 없는 게 있습니다. 첫째, 죽은 자는 못 살립니다. 둘째, 시절 인연이 닿지 않은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셋째, 깨달음은 스스로 구해야 합니다.”

 

 

암요. “어리석은 사람은 자신을 돌아보지 않고, 남의 허물만 찾는다!”고 합니다. 삶. 타인에 의지하지 않고, 부단히 수행하고 노력해야지요. 주위에서 재밌는 말로 그러더군요.

 

 

“‘남’이란 글자에서 점(·) 하나 빼면 ‘님’이 되고, ‘남’이란 글자에서 ‘ㅁ’을 떼면 ‘나’가 됩니다.”

 

 

이는 ‘남’이란 글자는 ‘님’도 되고 ‘나’도 되는, 우리는 하나임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처럼 중생과 부처가 하나 되는 길 그게 바로 여수갯가길이지 싶네요.

 

 

 

용월사 밑 해안선입니다. 가운데 바위가 헤엄치는 듯 하지요?

 

 

일행을 반기는 용월사 원일스님...

 

 

이 바위는 용 새끼가 어미를 찾아 헤험치는 바위입니다!

 

 

중생과 한 컷.

 

 

 

용월사 앞 마당의 소나무가 운치를 대변합니다.

 

차 한 잔의 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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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에 떨어진 동백꽃에서 등신불을 보다!
흐드러지게 피어 떨어진 동백꽃에서 삶을, 여수 ‘은적사’

 

 

 

 

 

 

 

 

 

 

 

 

 

 

 

 

 

 

 

 

 

 

 

 

 

 

 

 

아름다움의 대명사로 꼽히는 꽃은 실제로는 나무의 생식기입니다. 그러니까 꽃은 향과 꿀을 머금고 바람, 곤충, 새 등을 유혹해 대를 이으려는 필사적인 몸부림입니다. 그 결과 씨를 맺게 되고, 새로운 싹이 돋아나는 게지요. 꽃이 아름답게 보이는 건 자신을 가장 돋보이게 하려는 최선의 노력 때문일 겁니다.

 

 

봄. 여수에선 어딜 가든 꽃 천지입니다. 봄의 전령 매화꽃은 현천, 섬달천, 장도 등지에서 자태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온 몸으로 사랑을 불태우는 진달래꽃은 진례산과 영취산 등 진달래축제 인근의 군락지와 대부분의 산에서 볼 수 있습니다.

 

 

개나리는 도로 담벼락 등지에서 쉽게 접할 수 있지요. 벚꽃은 여수 중앙여고 인근 도로, 여서동 경남아파트 주변 도로, 화양면 백야도 가는 길, 금오도 등 다양한 곳에서 마음을 살랑이게 합니다. 지금 한창 피어나는 건 진달래꽃과 벚꽃이지 싶네요.

 

 

봄 향기 머금은 봄꽃들이 여인의 마음을 사로잡는 와중에도 겨울 꽃의 고고함을 홀로 뽐내는 꽃 중의 꽃이 있습니다. 지난 해 11월부터 오는 지금껏 피고 지고를 반복해온 동백은 요즘 흐드러지게 피고 있습니다. 동백꽃은 오동도, 거문도, 금오도, 돌산 향일암과 은적사 등 여수의 유명 관광지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천년고찰 여수 돌산 은적사의 수줍은 동백꽃

 

 

여수 돌산 군내리 향교 뒷편의 ‘은적사’. 이곳의 동백꽃은 숨어 있는 절집답게 수줍습니다. 의협소설 <비상도>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은적사는 천년의 역사를 자랑합니다. 1199년(고려 명종 25년)에 보조국사 지눌 스님이 세운 절집입니다. 그 후 임진왜란 때 불타 없어졌다가 당시 수군이 시주하여 1656년과 1776년에 각각 다시 지었다고 전해집니다.

 

 

이후 일제 강점기에 폐허가 되었다 다시 복원되었습니다. 주요 전각으로는 대웅전, 관명루, 칠성각 등이 있으며, 주요 유물로는 후불탱화, 칠성탱화, 산신탱화 등이 있습니다. 천왕산 은적사 일주문 주위의 소나무는 멋진 자태로 절집을 찾는 이들을 반갑게 맞이합니다. 마침 관성스님께서 텃밭 거름을 준비 중입니다.

 

 

“스님, 안녕하세요. 주지스님 계세요?”
“전화 해보셨어요?”

 

“스님께서 전화 안 받으시던데.”
“아프세요.”

 

“많이 아프세요?”
“직접 보세요.”

 

 

 

관성스님은 말을 섞으면서도 손은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야외 텃밭에 줄 거름을 실어 나르는 일이 장난 아닙니다. 그나저나 종효스님께서 아프시다니 걱정이 앞섭니다. 수행과 운동에 열심이고, 또한 기골이 장대하고, 힘이 센 관계로 아플 거란 생각을 안했던 탓에 더욱 걱정입니다.

 

 

 

 

땅에 떨어진 동백꽃에서 등신불을 보다!

 

 

극락전(대웅전)으로 가는 길은 온통 동백꽃 잔치입니다. 앙증맞은 크기의 토종 동백꽃의 자태에 넋을 잃을 지경입니다. 동백꽃은 해마다 이 맘 때에 절정을 이룹니다. 동백꽃은 동백나무 뿐 아니라 땅위에도 피어납니다. 꽃잎이 한 잎 한 잎 떨어지지 않고, 통으로 떨어지기에 볼 수 있는 장관입니다.

 

 

대중들이 마시는 물을 담은 수곽(돌 허벅) 근처에도 물기를 머금은 동백꽃 등 동백 천지입니다. 청정(淸淨)을 의미하는 물은 부처님의 가르침, 즉 감로법을 상징합니다. 하여, 물기를 머금은 동백꽃의 붉은 색은 진하디 진한 핏빛으로 다가옵니다. 생의 마지막 정열이 이렇게 다하고 있습니다.

 

 

“스님, 많이 아프세요?”
“어제부터 힘을 쓸 수가 없네.”

 

“그냥 그대로 누워 계세요.”
“나이 먹었으니 이렇게 죽으려나 봐.”

 

“스님 무슨 그런 말씀을 하세요. 엄살은 편히 쉬세요.”
“다음에 보드라고.”

 

 

걸걸하시던 목소리까지 모기소리로 변했으니, 무상(無常)한 인생입니다. 스님 뵙고 돌아서는 길, 땅에 떨어진 동백꽃이 색다르게 느껴집니다. 동백꽃무덤? 그렇습니다. 동백꽃무덤이 마치 온 몸을 불사른 등신불 같습니다. 자연의 이치, 생로병사(生老病死)에서 삶의 아름다움이 엿보이는 건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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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용호   수정/삭제   댓글쓰기

    임현철 아우님...... 굿입니다... 좋고요.... 산사의 맛이 그대로 담겨 있네요...

    2016.05.09 20:47 신고
  2. 김용호   수정/삭제   댓글쓰기

    허.....낙화 동백이 등신불이라.....득도의 길을 보는 것 같소....

    2016.05.09 21:13 신고
  3. 김용호   수정/삭제   댓글쓰기

    허.....낙화 동백이 등신불이라.....득도의 길을 보는 것 같소....

    2016.05.09 21:13 신고

살아 있는 삶이 극락이어야 죽어서도 극락에 산다?

하루에도 수 십 번 변덕이 죽 끓듯 하는 게 ‘사람’

 

 

 

 

 

 

 

 

 

 

“우주의 궁극적인 실체인 마음을 깨닫지 못하면,
그대의 혼미한 마음으로 인해
윤회의 수레바퀴에 휘말려 들어간다.

그대의 마음이 붓다인 줄을 깨닫지 못하는
그 마음이 니르바나를 흐리게 하는 장애물이다.
아느냐 모르느냐에 따라 해탈과 윤회가 갈린다.

해탈과 윤회는 한 찰나에 갈린다.”  - 『티벳 사자의 서』 중에서-

 

 

‘티벳 사자의 서’. 읽었던 책 중 가장 충격적인 책이었습니다. ‘티벳 사자의 서’ 는 인간이 사후 49일간 겪게 될 상황들을 생생하게 알려 주고 있습니다. 또한 이 과정에서 삶(生)과 죽음(死)을 끊임없이 오가는 윤회(輪廻)의 업(業)을 짊어진 모든 생명에게 진리의 빛을 비추어 해탈의 길로 이끄는 경전입니다.

 

 

티벳 사람들은 ‘티벳 사자의 서’를 망자의 곁에서 49일간 계속 읽어준다고 합니다. 여기에는 죽어서 윤회를 벗고, 해탈의 길로 들어서길 바라는 망자와 후손들의 간절한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생과 사가 하나인 게지요.

 

 

 

 

 

 

 

 

제주도 우도 금강사에 갔습니다. 덕해 스님과 선문답이 그리워서. 마침, 천도제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천도제에는 제주도 절집인 보림사 지원스님, 청룡사 도광스님, 대원사 세진스님, 해운사 탄해 성률스님 등도 함께했더군요.

 

 

“천도제(遷度祭)는 우리들 조상님과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선인 등 죽은 사람들이 윤회에서 벗어나길 바라고, 극락세계로 모시는 의식입니다.”

 

 

탄해 성률스님의 설명입니다. 그러니까, “나무의 뿌리와 같은 조상님을 위한 기도는 바로 자신의 복을 비는 것과 같은 덕”인 게지요. 이 천도제에서 ‘티벳 사자의 서’의 한 단면을 보게 되었습니다.

 

 

티벳 사람들이 망자들을 위해 쉼 없이 책을 읽어주는 것처럼, 우리네 후손들도 구천을 떠도는 조상님들에게 부처님의 법문을 전해 극락왕생을 이루도록 치성을 드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에서 으뜸가는 재산은 믿음이다.
덕행을 쌓게 되면 행복이 찾아온다.
진실이야말로 맛 중의 맛이며,
지혜롭게 사는 것이 최상의 생활이라고 할 수 있다.” <법구경>

 

 

덕을 쌓으면 행복이 찾아오며, 진실하고 지혜롭게 살아야 최상이라는 믿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를 알면서도, 사람 마음이 어디 그렇던가요. 하루에도 변덕이 수 십 번 죽 끓듯 하는 게 인지상정(人之常情). 그래서 끊임없이 수행에 임하는 게지요.

 

 

요즘처럼 어지러운 세상에는 천천히 느리게 자신을 찾는 노력이 필요할 듯합니다. 흔히, 중생들은 ‘잘되면 내덕이요, 안 되면 조상(타인) 탓’이라고 합니다. 이는 일에 맺힘이 없이 술술 풀리는 건 자기 능력 덕분이고, 하는 일마다 꼬이고 우환이 뒤따르는 건 조상을 잘못 둔 죄로 풀이 됩니다. 그렇다고 조상님 원망만 할 순 없지요.

 

 

각박한 세상을 이기는 힘은 발상의 전환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즉, ‘잘되면 조상(타인) 덕, 못되면 내 탓’으로 돌리는 마음이 필요할 듯합니다. 왜냐하면 행복은 누가 가져다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항상 부모님께 감사하고, 주위에 감사하며, 모든 것에 감사할 때, 행복은 절로 찾아오는 법 아니겠어요! 서로를 배려하는 와중에 덕이 생길 테지요. 이렇게 생각하는 근본 원인이 있습니다.

 

 

 

 

 

 

 

 

- 스님, 행복은 어찌 구해야 합니까?

 

“행복은 구해진다고 구해지는 게 아닙니다. 마음을 비워야 합니다. 집착을 비워야 합니다.” - 지원스님 -

“마음을 비운다 함은 다 주는 겁니다. 무소의 뿔처럼 걸림이 없다는 겁니다.” - 세진스님 -

“행복은 무조건 만들어야 합니다. 짬을 내서 만들겠다고 미루어선 안됩니다.” - 도광스님 -

 

 

삶이 고단할 때, 언제나 던지는 화두. 그러나 중생은 고단한 삶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또 다시 삶의 한 가운데로 나왔습니다. 아둔함을 깨치는 죽비소리에 정신 번쩍 들었습니다.

 

 

“우리는 남에게 당한다는 피해의식만 생각하지, 내가 남을 힘들게 한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다.”

 

 

덕해스님 주장입니다. 맞는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습니다. 덕해스님에 따르면, “이게 아(我)”입니다. “부처님은 이 아상(我想)을 없애라”고 하셨답니다. 왜냐?

 

 

“자신의 화를 누르지 못하면 ‘가슴→입→팔→다리’로 나와 결국에 죄를 짓게 된다. 결국 음식, 옷, 돈 등의 아귀에 빠져 자기의 본질을 잊게 된다. 부처님의 지혜로(감로수) 화를 제압하고, 부처님의 우주 진리로 자신을 이겨야 한다. 살아 있는 삶이 극락이어야 죽어서도 극락에 산다.”

 

 

그렇습니다. 돈, 옷, 음식 등은 체면을 살려주는 자존감의 포장일 뿐. 이 생이 극락이어야 죽어서도 극락이겠지요. 그러나 우리네 현실은 여전히 고단합니다. 뿐만 아니라 세상은 어지럽고 복잡합니다. 혼자 독야청청 살 수 있다면 왜 삶을 고민하겠습니까. 다만, 가치롭게 살려고 노력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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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팽목항, 세월호 도보순례단을 통해 본 ‘인연’

세월호 현장인 진도에 꼭 와보고 싶었습니다!
인연 속, 잘못된 만남 ‘악연’과 좋은 만남 ‘반연’이란?
삶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찾은 행복이 한 재미

 

 

 

 

 

 

이런 상황, 어떤 인연이라 해야 할까?

 

 

인연(因緣)!

참 묘합니다. 어떻게 맺어지느냐에 따라 삶의 희비(喜悲)가 갈립니다. 최근 진도 팽목항을 둘러보던 중, 스치듯 지나 간 짧은 인연을 대했습니다. 뭐랄까. 조금 과장하면 꼭 귀신에 홀린 듯합니다. 만날 운명이었는데, 그간 못 만나다, 한 방에 해치운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인연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분이다.”

 

 

인연의 사전적 의미입니다.

인연은 한 발 더 나아가 가족, 모임, 사회, 국가와 맺어진 연분으로도 설명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에 태어나 서로 부딪치며 사는 것 자체로도 인연의 깊음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게 합니다.

 

 

인연을 불교에선 “결과를 이끌어 내는 직접 원인인 ‘인(因)’과 간접 원인인 ‘연(緣)’”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연은 원인과 결과를 나타내는 ‘인과’ 관계의 출발점으로 해석됩니다. 그리하여 인연은 해탈을 얻을 때까지 태어남과 죽음을 끊임없이 반복해 돌고 도는 ‘윤회’에 이르는 게지요.

 

 

 

진도 팽목항입니다.

 

 

 

세월호 현장인 진도에 꼭 와보고 싶었습니다!

 

 

진도 팽목항을 둘러보고 나오던 중이었습니다.

젊은 남녀 한 쌍이 손을 들어 태워주길 간청했습니다. 차를 세웠습니다. 태웠습니다. 그들도 저희 부부처럼 세월호 도보순례단에 합류해 팽목항에서 고인들의 명복을 빌고 나오던 중이라 여겼기에.

 

 

- 어디까지 가세요?
“감사합니다. 차 주차한 곳까지만 가면 되는데…. 가다가 주차한 곳에서 가까운 데서 내릴게요.”

 

 

- 이렇게 인연이 닿았네요. 차는 어디에 주차하셨어요?
“진도는 초행이라 어디에 주차했는지 잘 모르겠어요. 핸드폰 내비를 켰으니  가다가 주차했던 근처에서 내릴게요.”

 

 

- 차 있는 곳까지 모셔 드릴게요. 어디서 세월호 도보순례에 오신 거예요?
“예. 수원에서 왔습니다. 저희 집에서 안산 분향소까지는 약 30분 거리인데도 한 번을 못 갔어요. 그런데 이번 도보순례는 어떻게든 오고 싶더라고요. 수원서 오늘 새벽 출발해 아침에 도보순례단과 합류했어요. 합류 지점에 차를 세웠고요. 가시는데 까지만 태워주시면 나머진 걸어서 갈게요.”

 

 

- 걷기에 거리가 장난 아닌데. 걱정 마세요. 주차한 곳까지 모셔다 드릴 테니. 저희가 세월호 도보순례단 합류 차인 줄 어떻게 아셨어요?
“걸어가다가 택시 만나면 타자하고 무작정 걷던 중이었습니다. 이곳에 오신 분들은 다 같은 마음일 거라 믿으며, 지나가는 차라도 얻어 탈까 했어요. 세월호 현장인 진도에 꼭 와보고 싶었습니다. 다 같은 마음 아니겠어요.”

 

 

- 젊으신데, 두 분은 부부세요?
“아직 아닙니다. 30대 중반으로 올해 결혼 예정입니다.”

 

 

- 진도까지 같이 오신 걸로 봐선 결혼하시겠는데요?
“그런가요. 고맙습니다. 갑자기 의기투합해서 새벽에 같이 오게 되었어요. 저녁에 일이 있어 급하게 올라가는 거구요. 차 저기 있습니다. 여기서 내려주세요.”

 

 

- 저 차에요? 아침에 우리가 주차했던 곳인데. 우리 뒤에 주차했던 차군요? 두 분 결혼 꼭 하세요!
“정말요. 아~, 저희 앞에 서 있던 그 차였어요? 인연이네요. 하하하~. 안녕히 가세요, 고맙습니다.”

 

 

젊은 연인과의 만남은 약 10분이었습니다.

이런 걸 인연이라 해야 하나? 하여튼, 인연이지요. 이렇듯 우리가 흔히 쓰는 <인연> 속에는 다양한 의미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필연, 우연, 악연, 반연 등입니다.

 

이에 대한 덕해 스님(제주도 우도 금강사)의 설명이 재밌습니다.

 

 

젊은 연인과의 스친 인연은 진도 염장리에서 세월호 도보순례단이 쉬던 지점이었습니다.

근데, 그걸 몰랐지요...

 

 

 

인연 속, 잘못된 만남 ‘악연’과 좋은 만남 ‘반연’이란?

 

 

“‘필연(必然)’은 아무리 벗어나려 해도 벗어날 수 없는 부모와 자식 관계처럼 운명적인 만남입니다. 우연(偶然)은 스치듯 이뤄지는 만남이지요. 앞으로 어떤 관계가 일어날지 모릅니다.”

 

 

필연이 어디 부모 자식 간에만 일어날 일이던가요. 스승과 제자 등 다양하겠지요. 덕해 스님은 인연 속에 담긴 의미는 우연과 필연 뿐 아니라 좋고 나쁨으로 또 갈린다더군요.

 

 

“‘악연(惡緣)’ 혹은 ‘저년(低緣)’은 서로에게 피해를 끼치는 사이입니다. 이 경우 만나서는 안 되는 ‘잘못된 만남’이지요. 흔히 우리가 하는 말, 궁합이 맞지 않는 사이지요.”

 

 

간혹 부모님들께서 결혼을 반대할 때 “니들은 서로 맞지 않는다”“기어이 결혼한다면 어느 한쪽이 빨리 죽을 거다”며 ‘급살 운’ 등을 들먹이는 건 악연이 불러올 화를 미리 예방하자는 차원일 것입니다. 그렇다고 다 믿을 건 아니지요.

 

 

“‘반연(扳緣)’은 서로 부족한 걸 채워주며, 올바른 곳으로 이끌어 주는 아주 ‘좋은 만남’입니다. 이를 곧 ‘천생연분’이라 하지요.”

 

 

악연과 반연의 예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악연인 부부는 이혼을 부르고, 반연인 부부는 백년해로를 누리는 거 아니겠어요. 이로 보면, 인연은 행복과 불행이 함께 들어 있는 양날의 검인 셈입니다.

 

 

이를 알았을까. 설 안부를 나누며 인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덕해 스님께서 핸드폰으로 사진 한 장 보내겠다고 하시더군요.

 

 

제주도 우도 금강사 덕해스님입니다.

 

 


삶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찾은 행복이 한 재미

 

 

하트 모양을 한 구름 사진입니다. ‘별 것도 아닌데, 이걸 왜 보내셨을까?’ 했습니다. 그런데 스님께서 자꾸 뭐라 하시는 거 있죠.

 

 

덕해스님 : “그 사진 자세히 보세요. 자세히 보면 별 겁니다.”
나, 중생 : “에이~, 암 것도 없는데요. 그저 하트 구름 사진이구만.”

 

 

덕해스님 : “사진을 확대해서 왼쪽 부분을 한 번 더 자세히 보세요.”
나, 중생 : “자꾸 뭐가 있다 그러세요.”


덕해스님 : “사진 왼쪽을 보면 눈, 코, 입 등 사람 얼굴 형상이 화를 내고 있잖아요?”
나, 중생 : “어, 정말이네. 사람이 씩씩대네. 왜 화가 났을까? 스님은 그걸 또 어찌 발견했대요. 역시 스님은 다르셔!”

 

 

덕해스님 : “인연 속에 악마(악연)와 행복(반연)이란 두 얼굴이 있듯, 사랑도 제가 보낸 사진처럼 기쁨(행복)과 화냄(불행)이란 두 얼굴을 갖고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네 삶도 모순된 두 세계를 동시에 지니고 있지요. 그래서 삶의 자세가 중요하다는 겁니다.”
나, 중생 : “과연 스님이십니다!”

 

 

 

스님이 보낸 하트 모양 구름 사진입니다. 

정말이지, 화난 사람 얼굴 형상입니다.

 

 

스님께 졌습니다. 스님께선 한 장의 구름 사진에서 우리네 삶을 관조하며 꿰뚫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짚은 게 있습니다.

 

 

행복한 삶은 악연보다 반연인 사람을 만나는 것에서 출발하지요. 이는 사람 뿐 아닙니다. 우리가 속한 직장, 사회, 국가와의 인연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직장 상사, 어떤 모임 수장, 어떤 국가 지도자를 만나느냐에 따라 운명이 바뀔 수 있습니다.

 

 

역사에서 가정은 부질없다 합니다. 그래도 가정해 보고 싶습니다.

 

 

‘만약, 세월호 희생자들이 박근혜 정부를 만나지 않았다면 어찌 되었을까?’

 

 

악연(불행)을 반연(행복)으로 만드는 힘은 본인에게 있다고 믿습니다. 삶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찾은 행복을 누리는 게 또 한 재미니까.

 

올 한 해 모두 힘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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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팽목항 방파제 등대를 돌아 본 소감과 다짐

부디 우리들의 대한민국을 사랑하게 해 주소서! 
 

 

 

 

 

 

 

 

진도 팽목항에 서면 답답합니다.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간 슬픔과 유가족의 애처로움이 함께 담긴 아픈 현장이기에 가슴이 더욱 먹먹합니다. 침묵 속 묵념으로 세월호 희생자들을 지켜주지 못한 죄스러움을 이겨내고자 허나, 살아 남은 자들의 못난 행동으로 여겨질 뿐입니다.

 

 

진도 팽목항 등대 방파제는 커다란 소통 창구입니다. 왜냐면 많은 리본과 현수막, 조형물 등이 저승으로 떠난 이들과 가슴으로 만나 이야기 하게 합니다. 또 그들의 한 맺힌 원한들을 풀어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월호 인양과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 등을 전체적으로 가다듬고 다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선지, 진도 팽목항 등대 방파제는 많은 다양한 목소리와 메시지들이 실려 있습니다. 그것들은 하나하나 스스로 살아 움직이는 듯합니다. 등대 가는 길 입구에는 ‘천 개의 타일로 만드는 세월호, 기억의 벽’이란 주제로 연중무휴 노상 전시회가 진행 중입니다.

 

 

 

 

  

 

 

 

 

‘세월호, 기억의 벽’ 전시회 속, 가슴 아픈 사연

 

 

타일에는 세월호 유가족과 서울, 고양, 인천 등 전국 각지에서 보낸 그림과 글귀들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이것들은 모두 서사시고, 명화입니다. 아울러 하나하나가 애틋한 메시지입니다. 또한 마치 옆에서 진행 중인 생방송처럼 느껴집니다. 마치, 스스로 살아 움직이며 외치는 것 같으니까.

 

 

"노란 리본

 

비오는 일요일 엄마 손 잡고
세월호 분향소에 갔어요.
노란 리본이 많아서
엄마한테 물어봤어요.
단원고 언니 오빠들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오늘 제 마음에
노란 리본 하나를 달았습니다."

 

 

손잡고 분향소에 간 사람이 혼자였을까? 가슴에 노란 리본을 단 사람은 넘치고 넘쳤지요. <노란 리본>은 그들이 돌아오길 학수고대하는 기다림의 표식이자 새로움을 갈망하는 미래에 대한 다짐이었습니다. ‘… 세월호, 기억의 벽’에는 많은 사연이 드러나 있었습니다.

 

 

 

 

“침몰 5분전 통화 다시 네 목소리 듣고 싶어 이렇게 아플 줄 몰랐어.”

 

“수학여행 전 손목 다쳐 안 보내려고 했는데… 너 없는 집 적응이 안 돼!”

 

“잊지 않겠습니다. '엄마, 저 없으면 어떡해요' 애써 태연한 목소리 그렇게 이별할 줄이야 -정수”

 

“금요일엔 돌아오렴”

 

“단원고 2-8 조찬민 마음껏 꿈을 펼쳐 보렴”

 

 

 

뿐만 아니라 진도 팽목항 방파제 속 전시회에는 자식을 허무하게 먼저 떠나보낸 부모들의 가슴 아픈 통곡 소리가 가득했습니다. 또한 한 명도 구해내지 못한 어처구니없는 광경을 지켜 본 국민들의 굳은 맹세도 담겨 있었습니다.

 

 

“내 새끼, 큰 딸 윤희야! 보고 싶고 사랑한다.”

 

“다빈아! 엄마 딸로 와줘서 고마워! 내 딸, 보고 싶다 많이많이 사랑해!”

 

“유민아! 너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생명이 존중받는 사회를 꼭 만들어 줄게…. 살아서도 죽어서도 우리 유민이만 사랑해….”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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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백, 가슴 아프게 대한민국 침몰을 외치다!

 

 

진도 팽목항 등대 방파제를 둘러보면서 가장 가슴 아팠던 건, 이시백 님이 쓴 ‘대한민국이 침몰하다’란 문구를 새긴 현수막 앞에서였습니다. <대한민국이 침몰하다>는 지금껏 그래왔던 것처럼 또 쉽게 잊힐 걸 두려워하는 몸부림이었습니다. 이시백 님이 외쳤던 ‘대한민국이 침몰하다’의 뒷부분입니다.

 

 

“그러나 세월호는 전 국민이 보는 앞에서 맥없이 바다 속으로 가라앉았다. 틈만 나면 국격을 이야기하고, 세계 10위의 공적들을 자랑하던 나라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국민들이 더욱 경악한 것은 400여 명의 사람을 태운 여객선의 조난을 수습하는 정부가 드러낸 무력함과 혼란이었다. 비탄과 경악은 이내 분노로 바뀌었다.

 

 

탑승객 인원부터 실종자의 수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몇 차례나 스스로의 발표를 번복하고, 때를 놓쳐 수백 명의 사람이 탄 여객선이 눈앞에서 뒤집어져 속절없이 가라앉는 동안 단 한 사람도 구조하지 못한 채 허둥대는 모습은 '국가'의 모습이 아니었다. 그야말로 속수무책, 좌충우돌, 갈팡질팡의 정부를 보다 못해 이번에도 민간 잠수부와 쌍끌이 어선과 오징어 배와 자원봉사자들이 나섰다.

 

 

정부가 한 일은 구급차를 가로막고 행차를 하거나, 한구석에서 라면을 먹거나, 난동을 부리지 못하도록 유족들을 가두고 감시하는 일이었다. 국민들은 충격에 빠졌다. 과연 이 나라가 세금을 바치고, 가슴에 손을 얹고 애국가를 부르던 대한민국이 맞는가.”

 

 

그렇습니다. 우리들이 세금을 바치던 대한민국은 지금, 담배 값 인상과 연말정산 등의 꼼수 증세에 시달리는 중입니다. 말뿐인 거짓의 대한민국 국민들은 지금, 애국가 가사 “… 괴로우나 즐거우나 나라 사랑하세…”에 반감을 갖는 중입니다. 왜냐하면 국민의 대한민국이 아닌 정부와 정치인의 대한민국일 뿐이니까.

 

 

  

 

 

 

부디 우리들의 대한민국을 사랑하게 해 주소서!

 

 

진도 팽목항 등대 방파제 끝에는 우체통과 등대가 서 있었습니다. 세월호 참사 100일째 되는 날 세워진 <하늘나라 우체통>은 “떠난 자와 남은 자의 소통의 끈으로 영원히 잊지 않겠다는 ‘약속’이자 ‘하나’ 됨에 대한 다짐”이었습니다. 진도 팽목항 등대 방파제를 돌아 본 제 소감은 ‘어떻게 이럴 수가…’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진한 울림, 그 자체였습니다. 그것은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을 염원하는 민중들의 처절한 외침이 녹아있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대한민국 백성의 이름으로 대통령과 정부, 정치인들에게 바랍니다.

 

 

“행복한 삶은 바라지도 않습니다. 다만, 부디 대한민국 국민이 가슴으로 우리들의 조국인 대한민국을 더 없이 사랑하게 해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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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종국   수정/삭제   댓글쓰기

    세월호를 잊고서 어떻게 살 수가 있을까? 50넘게 살아온 내인생이 죄인처럼 세월호에 희생된 가엾은 영혼을 떠 올린다. 가슴이 매여지고 한없는 슬픔이 끓어오지만, 내가 살아가면서 그 무고한 영혼을 고통스럽게 간직하며 살아야 한다. 그들은 살아가는 사람들의 양심에 영원히 죽지않고 남아 있기 때문이다....

    2015.02.24 22:22 신고
  2. BlogIcon 두아이엄마   수정/삭제   댓글쓰기

    죽는날까지 잊을 수 없을것 같습니다..
    또래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써

    2015.02.25 10:34 신고
  3. BlogIcon 김연화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슬픕니다ㅡ

    2015.02.25 12:04 신고
  4. BlogIcon 하모니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도 소방차로 길막하는 국민들이 나라가 잘못했다고 태평히 욕하는 모습을 봅니다. 안전은 남이 지키는 거고 안지키면 남이 욕먹는 거지 나는 아무 문제없어 라는 생각뿐...

    2015.02.25 14:46 신고
  5. 클릭   수정/삭제   댓글쓰기

    매너있고 능력있는분...시원시원한 성격에 잘 웃는분..
    서로 잘 통해서 즐거운 시간 보낼수 있는 분만
    여행일정이나 자세한 얘기는 만나서 하구요..
    그전에 미리 친해지도록 해요.. ^-^*
    제 소개 간단하게..
    http://kgh33.com/

    2015.02.26 00:40 신고

짜장 스님이 만든 짜장면을 먹어야 하는데 웬 밥이에요?
“진도엔 어인 일이십니까?”…“밥해주러 왔습니다.”
한 톨의 곡식에도 만인의 노고가 담겨 있다!
진도 팽목항 찾은 세월호 도보순례단의 ‘탁발’과 ‘발우 공양’

 

 

 

 

 

 

 

 

 

 

 

생(生)과 사(死).

 

중간에 ‘갈림길’이 있다지요. <갈림길>은 이승과 저승의 경계입니다. 이 경계는 ‘백지 한 장’ 차이라고들 합니다. 말이 백지 한 장이지, 실은 종이 한 장이 아니지요. <백지 한 장>의 의미는 시간(時間)과 공간(空間)을 나누는 바로미터이지요.

 

 

“사즉생(死卽生) 생즉사(生卽死)”

 

 

진도 울둘목에서 왜군을 대파하며 명량대첩을 일궈 낸 이순신 장군이 남긴 말입니다. “죽고자 하면 살 것이오,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다”란 뜻입니다. 이 역시 백지 한 장 차이입니다. 즉, 어떤 일을 대처함에 있어 신심을 다하면 못 할 게 없다는 교훈이지요. 이를 뻔히 알면서도 외면하는 세상입니다.

 

 

 

 

 

 

 

 

그래선지, 주위에서 이런 말을 흔히 듣습니다. 

 

 

“정부와 정치권은 함량 미달이고, 대한민국 국민은 위대하다.”

 

 

세월호 사고 수습에 대한 평가도 여기에서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아시다시피 정부와 정치권은 국민 앞에 내놓은 사체 수습, 책임자 처벌,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 등의 약속 이행을 지금껏 외면하고 있습니다. 이를 보다 못한 유가족과 국민들은 단식 등으로 압박하였습니다. 그러나 정부와 정치권은 여전히 꿈쩍 않습니다.

 

 

이에 반해 국민들은 진도 팽목항 주변에서 말없이 유가족을 돕는 자원봉사 활동을 펼쳐왔습니다. 또한 마음과 마음으로 성금을 모으는 등 세월호 유가족과 하나 되었습니다. 지난 14일, 진도에서 세월호 도보순례단(이하 순례단)을 접하며 대한민국 국민의 위대한 현장을 직접 보았습니다.

 

 

 

 

 

 

 

 

“진도엔 어인 일이십니까?”…“밥해주러 왔습니다.”

 

 

순례단을 앞질러 팽목항으로 가던 중 눈에 띠는 한 차량을 발견했습니다. 그건 ‘사랑 싣고 달려가는 착한 스님 짜장 콘서트 차량’이었습니다. 반가웠습니다. 사실 예전에 짜장 스님으로 불리는 운천 스님은 남원 선원사에서 뵈었습니다. 당시 승복 입은 풍채에 놀랐는데, 이번에 처음 보는 요리사 복장에 다시 놀랐습니다.

 

 

- 스님, 진도엔 어인 일이십니까?
“순례단 밥해주러 왔습니다.”

 

- 그럼 이번에 스님의 자장면을 먹을 수 있겠네요?
“아닙니다. 지난 번 두 번의 공양은 짜장면이었는데, 이번에는 짜장면 대신 밥입니다.”

 

- 아니, 왜요. 특기인 자장면을 주셔야죠?
“안산에서 진도까지 20일 동안 걸어 온 순례단에게 자장면을 주면 허기질 것 같아 밥을 제공하는 게지요.”

 

- 진도에는 언제 오신 겁니까?
“어제(13일) 오후에 와서 순례단 저녁 준비하고, 오늘(14일) 저녁 공양까지 준비할 예정입니다.”

 

- 스님의 짜장 보시는 주로 어디에서 이뤄집니까?
“교도소, 무료급식소, 복지관, 군부대, 학교, 장애우 등을 찾아갑니다. 부르면 장소 불문입니다. 아직 제주도는 가지 못했네요. 제주도는 비용이 많이 들어 배 값만 대주면 갈 텐데….”

 

 

 

 

도로가의 노상 공터에 삼삼오오 사람들이 보입니다. 알고 보니, 순례단에게 식사를 제공할 자원봉사자들입니다. 순례단의 공양은 남원 선원사 운천 스님 외에도 부산 예일암 우신 스님, 해남 미황사 금강 스님, 해남 대흥사 범각 스님 등 많은 분들이 음으로 양으로 함께했다고 합니다.

 

 

자원봉사자들이 그릇을 닦습니다. 배달된 찐 밥과 김을 뭉쳐 주먹밥을 만듭니다. 한쪽에선 국을 끓입니다. 또 반찬을 만드는 등 분주합니다. 알아서 움직이는 보시의 현장은 침묵 속에서도 생동감이 가득합니다. 이런 게 세상사는 맛이지요!

 

 

 

 

 

 

 

 

한 톨의 곡식에도 만인의 노고가 담겨 있다!

 

 

“스님이 만들어주는 짜장, 진짜 맛있는데…. 스님 짜장을 먹어야 하는데….”

 

 

음식하면 전라도라는, 진도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신옥화씨의 말 속에는 진한 여운과 아쉬움이 담겨 있습니다. 짜장 스님 앞에서 직접 하는 표현이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대체 자장면이 얼마나 맛있길래? 그렇지만 맛도 세월호 앞에서는 사치입니다.

 

 

드디어 순례단이 점심 공양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하나 둘, 점심 공양을 위해 길게 줄을 섭니다. 한참 만에 국 한 그릇, 주먹 밥 하나, 반찬을 받아 듭니다.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식사 준비하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맛있게 잘 먹겠습니다.”

 

 

어떤 이는 다른 사람에게 “먼저 먹어라”고 줄서기를 권합니다. 그러면서 정작 본인은 뒤로 빠집니다. 이유인 즉, “자기가 먼저 먹으면 밥이 모자랄까봐”랍니다. 그리고는 수줍은 듯, “밥이 남으면 뒤에 먹겠다”고 합니다. 부처가 따로 없습니다. 이 광경에서 진정한 탁발과 발우공양을 떠올렸습니다. 

 

 

 

“한 방울의 물에도 천지의 은혜가 스며있고,
한 톨의 곡식에도 만인의 노고가 담겨 있습니다.
정성이 깃든 이 음식으로
몸과 마음을 바르게 하여 청정하게 살겠습니다.”

 

- 금강 스님의 책 <땅끝 마을 아름다운 절> 중에서 -

 

 

 

 

 

 

 

대한민국을 따뜻하게 이어주는 사랑의 오작교 ‘발우 공양’

 

 

순례단이 길바닥에 퍼질러 앉아 옹기종기 밥을 먹습니다. 주먹밥 한 입 베어 물고, 국물 한 숟갈 뜨고. 밥을 국물에 말아 후루룩 넘깁니다. 미약한 공양에도 순례단 얼굴에는 염화미소가 가득합니다. 모든 게 별미지요.

 

 

“설거지가 힘들어요.”

 

 

지나다가 무심코 들은 한 마디. 자원봉사자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 믿겨지지 않았습니다. 힘들다는 걸 뻔히 알면서 기꺼이 동참했던 자원봉사의 길. 분명 이유가 있지 싶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역시’였습니다.

 

 

“우리 짜장 스님은 세재를 못 쓰게 하세요. 기름기 제거하려면 세재가 있어야 편한데. 이제는 요령이 생겼지요.”

 

 

작은 것까지 놓치지 않는 운천 스님이 다시 보였습니다. 생명과 함께하려는 스님의 사는 법이 부러웠지요. 하여튼, 이러한 ‘발우 공양’에 대해 금강 스님은 그의 수필집 <땅끝 마을 아름다운 절>에서 “몸과 마음을 청정하게 하는 것”으로 표현했습니다. 또한 발우공양을 이렇게 정의했습니다.

 

 

“모든 사람이
똑같이 나누어 먹는 평등의 정신과
철저하게 위생적이고,
낭비가 없는 청결의 정신,
그릇 소리나 먹는 소리가 나지 않는 고요함이
발우공양에는 있다.”

 

 

 

 

 

 

 

 

“사는 게 고행”이라던 부처님.

 

‘삶=고행’ 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행복한 이유는 기꺼이 바치는 ‘나눔’이 있기 때문이겠지요. 이쯤 되니, 생(生)과 사(死)가 백지 한 장 차이가 아닌 하나임을 알겠더군요.

 

 

그렇습니다. 발우 공양은 이승과 저승을 연결하는 징검다리였습니다. 또한 발우 공양은 세월호 희생자와 유가족, 대한민국을 따뜻하게 이어주는 사랑의 오작교였습니다. 정부와 정치권은 이순신 장군의 한 마디를 잊지 않길 바랍니다.

 

 

“사즉생(死卽生) 생즉사(生卽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