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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 잘게요’ 다짜고짜 시작된 나 홀로 여행
짜장 스님이 진도에서 짜장 대신 밥을 준 까닭
평지가람 선원사, 속세에 나온 스님을 본 느낌

 

 

 

나무 석가모니불

선원사 일주문

일주문을 들어서면 바로 대웅전 등의 가람 배치가 눈에 들어옵니다.

 

 

 

 

‘그대, 용기 내 어디론가 훌쩍 떠나라!’

 

 

마음 속 깊은 곳에서 거세게 몰아치는 바람을 잠재우기 위한 ‘하룻밤’. ‘나’를 감당하기 힘들 때, 변화가 필요할 때 불쑥불쑥 도지는 ‘방랑벽’. 이것은 천지자연이 주는 선물입니다. 오롯이 나와 함께 떠나는 나 홀로 여행은 자신을 살찌우게 합니다.

 

 

“스님, 저 낼 하룻밤 잘게요.”

 

 

스님이 보고 싶었습니다. 배짱이 어디서 생겼을까. 다짜고짜 스님께 문자 날렸습니다. 처분만 기다렸지요. 마음으로 두드리는 노크소리가 약했을까. 감감 무소식. 기다림에 지쳐 마음을 내려놓았습니다. 그랬더니 그제야 핸드폰이 반응을 보였습니다.

 

 

“오세요. 기다리겠습니다.”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더니, 소식이 온 것입니다. 지난 금요일, 벌거벗은 자신과 만나기 위한 온전한 여행을 결행했습니다. 이는 작은 설렘을 동반했습니다. 보고 싶은 스님의 법명은 ‘운천’, ‘짜장 스님’으로 더 유명했습니다. 전북 남원 만행산 선원사(禪院寺)를 찾는 발걸음이 가벼웠습니다.

 

 

 

나무 석가모니불! 

남원 선원사 대웅전 안에는 보물이... 

오층석탑과 절 밖의 건물이 묘하게 하나의 풍경으로 엮어집니다.

 

 

 

 

남원 만행산 선원사는 “신라 헌강왕 원년(875년) 도선 국사께서 창건한 절”입니다. 특이한 건 시내에 있다는 점이지요. 이는 ‘절집=산사’라는 고정관념을 깨트렸습니다. 여기에는 풍수의 대가이신 도선 국사의 자연에 대한 해석이 고스란히 녹아 있었습니다.

 

 

“도선 국사께서 남원 중심산인 백공산의 지세가 약한데 변두리산인 교룡산 지세가 강하다면서 백공산의 기운을 북돋아 주기 위해 이곳에 절을 세웠다."

 

 

선원사는 도선 국사께서 남원의 번영을 부르고 재앙을 물리치는 비보, 수호사찰로 선원사를 세운 거였습니다. 이에 대한 짜장 스님의 보충 설명입니다.

 

 

“도선 국사는 남원이라는 배가 떠내려 갈 것을 걱정해 선원사를 창건하면서 약사전 앞에 두 개의 석주를 세웠습니다. 이 입석이 없었다면 남원은 물에 정처 없이 떠도는 배가 되었을 것입니다.”

 

 

 

진도 세월호 집회에서 점심 공양을 나눠주는 짜장 스님. 

 

선원사 절 마당에 서 있는 스님 짜장 차량이 반갑더군요. 

세월호 집회에서의 짜장 스님의 염화미소...

 

 

 

 

짜장 스님과 친해진 건 진도였습니다. 세월호 참사 1주년 집회였습니다. 당시 스님은 승복 대신 요리사 복장으로 거리에서 식사 준비 중이었습니다. 스님과자원봉사자들이 1천여 명에 달하는 희생자 유가족과 집회 참석자들에게 주먹밥과 반찬 및 국을 만들어 나눠주었습니다. 그 모습에 반했었습니다.

 

“스님 오늘 메뉴는 뭡니까?”
“주먹밥입니다.”


“짜장 스님이 짜장을 만들어야지….”
“서울서 여기까지 걸어오느라 얼마나 허기가 지겠어요. 밥으로 배를 채워야지요.”

 

 

진도에서 짜장 스님은 따뜻한 마음의 곳간지기였습니다. 배고픈 중생에게 공양을 보시하는 실천의 주방장이었습니다. 실제로 스님은 전국의 노숙자, 독거노인, 복지시설 등을 찾아다니며 소외 이웃에게 자장면을 제공하며 솔선수범의 자비를 실천 중입니다.

 

 

 

나무 석가모니불~~~ 

남원 선원사는 이렇게 도심에 있습니다.

보물 제1852호 ‘목조지장보살삼존상 및 소조시왕상 일괄’입니다.

 

 

 

 

선원사엔 두 국가보물이 있었습니다. 보물 제422호 ‘철조여래좌상’은  “고려시대 것으로 높이 1.2m, 무릎 폭은 90cm입니다. 타원형 얼굴에 날카로운 눈, 예리한 코, 꽉 다문 입술 등에서 고려 철불의 특징을 볼 수 있습니다. 얇게 표현한 옷은 마치 한복을 입은 것처럼 옷가슴을 V자로 여민 것이 특징"입니다.

 

 

보물 제1852호 ‘목조지장보살삼존상 및 소조시왕상 일괄’은 “1610년과 1646년에 제작된 불상으로, 조선 후기 불교조각사 연구의 귀중한 자료”라 합니다. 이 외에도 동종과 약사전 등의 유형문화제 및 요천강가 야외법회 때 쓰던 높이 12m, 폭 .5m에 달하는 괘불 등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선원사 일주문을 지나자 바로 대웅전이 보입니다. 선원사는 가람 배치가 색다릅니다. 보통 산사들은 높낮이를 달리한 공간 배치로 여유로움을 주는데 반해, 평지가람인 선원사는 옹기종기 붙은 가람배치가 마치 속세에 나온 스님을 본 듯한 느낌입니다. 대웅전을 중심으로 약사전, 칠성각, 명부전이 좌우로 들어섰습니다. 중정에는 오층석탑, 석등부재, 고려시대 초석 등이 자리했습니다.

 

 

선원사는 특별했습니다. 속세의 중심에 들어선 절집답게 속세에서 속세를 본 듯 하달까. 그것은 내 안의 나와 마주한 듯했습니다. 어디에 있던 마음먹기에 따라 그 존재가치는 달라진다는 간단한 삶의 이치를 일깨우는 듯했습니다. 나를 찾아 떠난 여행은 작은 행복이었습니다.

 

 

“나무 석가모니불!”

 

 

 

보물 제422호 ‘철조여래좌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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