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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간다 생각하니, 전어 밤젓이 생각나대.”
내가 본 맛의 최고봉, 배추쌈과 전어 밤젓

 

 

 

 

 

 

‘저 배낭에는 뭐가 들었을까?’

 

산행에서의 궁금증입니다. 앞 사람 뒤를 따라가면 보이는 배낭 속 내용은 사실 알고 보면 간단합니다. 옷과 먹을거리가 다입니다. 먹을거리도 커피, 과일, 과자, 사탕, 물, 김밥 등 아주 간단합니다. 그렇지만 먹을거리를 입에 넣는 즐거움은 최고입니다.

 

 

그래선지 ‘염불에는 관심 없고, 잿밥에만 관심 있다’고 하나 봅니다. 그만큼 산행은 먹기 위해 덤으로 하는 것이란 웃긴 소리까지 들릴 정돕니다. 이처럼 산행의 즐거움은 뭐니 뭐니 해도 먹을거리라는 겁니다.

 

 

“나, 오늘 하나 빼고 암 것도 안 가져왔어.”

 

 

지난 주말, 여수 금오도 비렁길 순례에서 친구는 ‘별거 없다’를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특별한 걸 가져왔다’를 강조하고 있었습니다. 친구의 뒤에서 배낭을 보며 걷던 중 무얼 담아 왔을까? 궁금증이 일 무렵, 그가 귓뜸하였습니다.

 

 

“젓갈 하나 가져왔어. 거기에다 배추까지.”

 

 

금오도 비렁길 5코스에서 본 풍경입니다.

 저 배낭엔 뭐가 들었을까?

친구들과 전망대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산행 간다 생각하니, 전어 밤젓이 생각나대.”

 

 

산행에서 대개 먹을거리는 거기서 거기입니다. 그런데 아주 신선하게 젓갈에다 배추를 가져왔다는 겁니다. 친구의 말을 듣자마자 갑자기 입안에서 군침이 확 돌았습니다. 그가 가져 온 젓갈은 그냥 젓갈이 아니었습니다.

 

 

“친구가 예전부터 전어 밤젓 담았다고 가져다 먹어라 하데. 그냥 흘려듣고 말았는데, 산행 간다고 생각하니, 그냥~ 전어 밤젓이 생각나대. 그래 친구에게 전어 밤젓 한통 얻어 왔어.”

 

 

친구가 ‘전어 밤젓’을 가져온 사연입니다. 젓갈은 멸치젓, 갈치속젓, 명란 젓 등 다양합니다. 하지만 전어 밤젓은 여수 맛의 명품 중 하나로 꼽힐 만큼 기찹니다. 친구의 사연이 여기서 끝나면 ‘그런가 보다’ 할 텐데, 그게 다가 아니었습니다.

 

 

“전어 밤젓을 가져다가 내가 직접 양념했어.”
“네 각시가 양념 한 게 아니라, 정말 네가 직접?”
“밤젓에다 깨, 마늘, 고추, 고춧가루 등을 넣고 휘휘 저어 가져 왔어. 이건 맛의 종결자야.”

 

 

대체 어떤 맛이라고, 맛의 종결자로 규정하는 걸까? 속으로 ‘먹어보고 아니면 넌 죽었어’ 했습니다. 드디어 점심시간이 되었습니다.

 

 

 전어 밤젓입니다.

 사실, 이거 하나면 끝입니다.

친구가 직접 했다는 전어 밤젓 양념도 일품이었습니다.

 

 

내가 먹어 본 맛의 최고봉, 배추쌈과 전어 밤젓

 

전망대에 자리를 깔았습니다. 먹을거리를 챙겼던 그가 실실 웃으며 배낭에서 김밥이며, 배추를 꺼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친구가 숨겨두었던 전어 밤젓까지 나왔습니다.

 

 

“야, 이 젓갈 먹어 봐. 둘이 먹다가 하나 죽어도 모를 맛일 테니.”

 

 

두 말하면 잔소리. 먹어 봐야 맛을 알죠. 배추 속 하나를 손에 올린 후, 그 위에 김밥을 얹고, 밤젓과 고추를 올렸습니다. 입을 크게 벌려 배추쌈을 넣었습니다. 그리고 우걱우걱 씹었습니다. '아~, 그 맛이란' 말로 표현하기 어려웠습니다.

  

 

지금까지 산행에서 먹어 왔던 맛이란 맛에 대한 기억들은 모조리 사라졌습니다. 배추쌈에 먹은 전어 밤젓은 맛의 초고봉이었습니다. 경치고 뭐고, 볼 틈이 없었습니다. 염치 볼 것 없이 허겁지겁 먹어댔습니다. 그러면서 친구에게 연신 엄지손가락을 펼쳐보였습니다.

 

 

어떻게 전어 밤젓과 배추를 가져 올 생각을 했는지…. 그를 업어주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그 맛이란…. 아직까지 금오도 비렁길에서 먹었던 배추와 전어 밤젓이 뚜렷한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산행 길, 배추에 전어 밤젓 한 번 가져가 보세요.

 

 

전어 밤젓을 가져 온 친구(좌). 업어주고 싶었습니다.

금오도 비렁길 5코스에서 본 안도대교입니다.

김밥에 전어 밤젓과 고추를 얹었습니다. 아, 그 맛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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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hansfood.tistory.com BlogIcon 한스~   수정/삭제   댓글쓰기

    모니터에서만 봐도 그 냄새와 감칠맛이 느껴집니다..^^ 오이랑 같이 먹어도 맛나겠어요..

    2013.01.19 12:10 신고
  2. 침질질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외국 사는데 먹고 싶은 한국 음식 거의 못먹고 사는데 정말 이런 젓갈은 흑흑 눈물이 날지경이네요 저금해서 한국으로 날아가야겠슴다

    2013.01.21 19:4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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