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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에 해당되는 글 77건

  1. 2016.07.28 2% 부족했던 해금강과 외도, 100% 채운 건?
  2. 2016.06.13 결혼 19년, 처음 아내 여고 동창생을 만나다! (1)
  3. 2015.11.16 꼭꼭 숨겨 두고 처음 소개하는 나의 단골 맛집?
  4. 2015.11.12 “절을 하니까 다 내려놓게 되데요. 참 신기해요.”
  5. 2015.11.06 결혼 18년, 타고난 끼를 어찌 숨기고 살았을까!
  6. 2015.10.01 ‘애인 한 명 소개시켜 줄게’... 남편 반응?
  7. 2015.08.30 “여자 마술사? 속 편한 소리. 먹고 살기 힘든 세상”
  8. 2015.04.30 오빠 동생에서 여보 당신, 다시 오빠 동생으로
  9. 2013.11.13 “무슨 일이든 정도(正道)에 따라 행동하라!”
  10. 2013.10.30 결혼, 하는 게 좋을까? 안 하는 게 좋을까?
  11. 2013.09.12 목욕시켜 달라는 아내의 제안에 남편 반응?
  12. 2013.09.10 똑똑한 딸 둔 아버지의 걱정은?
  13. 2013.08.02 결혼 16년만에 알게 된 아내를 감동시키는 법
  14. 2013.07.29 결혼, 딸의 심경 변화와 아빠 생각
  15. 2013.07.17 너 없이 못 살아 VS 너 때문에 못 살아, 왜?
  16. 2013.07.12 19세에 결혼한다는 아들, 그 대응책은?
  17. 2013.06.03 결혼식 주례사가 비슷비슷한 숨은 이유
  18. 2013.03.05 부부지간 장난 수위 어디까지 적당할까?
  19. 2012.11.02 나는 이런 가슴 찡한 감동의 친구 있을까? (3)
  20. 2012.09.07 스님, 그분 제자로 받아들일 생각이세요?
  21. 2012.08.21 “우리 각시는 내 노래 소리에 반해 시집왔다니깐!” (1)
  22. 2012.06.14 총각과 유부남, 반전 묘미는 ‘이것’
  23. 2012.05.15 사랑이 듬뿍 담긴 배려의 예비 신랑 문자
  24. 2012.04.05 ‘다시 태어나면 또 부부로 살까?’에 대한 반응이 (1)
  25. 2012.04.04 많은 사람 앞에서 결혼하는 3가지 이유
  26. 2012.03.27 유채꽃 한 다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에 둔 사연 (1)
  27. 2011.12.14 너무나 감동스러운 친구 아내의 편지에 ‘울컥’
  28. 2011.12.09 "나는 17세, 남편은 18에 결혼했어"
  29. 2011.10.06 프러포즈 다시 하라는 아내 요구에 ‘화들짝’
  30. 2011.10.04 사돈집에 전화해서 퍼부은 사연 (4)

섬에서 섬으로의 여행은 설렘, 해금강과 외도
해금강 안 가고, 외도 가는 이유, 그런가 보다
해금강을 앞마당으로 둔 ‘서자암’, 대단한 안목
여행, 올려다보는 것과 내려다보는 것의 차이
[섬에서 함께 놀자] 거제도 해금강, 외도, 우제봉













거제도 하면 떠오르는 관광지는 ‘해금강’과 ‘외도’입니다. 그러니까 이곳은 18년 전에 왔습니다. 신혼 초, 아내와 함께였지요. 당시, 저 덕분에 결혼했던 부부의 초청으로 얼떨결에 나선 여행길에 우여곡절 많았습니다. 아! 글쎄, 고속도로를 타고 가던 중 차 본 네트가 일어나 식겁했지 뭡니까. 덕분에 아내에게 무지막지한 타박을 받아야 했습니다.



“차 점검도 안하고, 어떻게 아내를 태우고 장거리 운전을 할 수가 있어?”



티격태격 한바탕 부부싸움까지 벌어졌지요. 지금 생각하면 신혼 초의 사랑 놀음인 부부싸움이 그립기도 합니다. 하여간, 철사 등으로 고정한 후 비상등을 켠 채 천신만고 끝에 겨우 당도했던 거제. 똥차에 대한 씁쓸한 기억이 아름다운 거제도 추억이 될 줄 예전엔 미처 몰랐네요.









해금강은 안 가고, 외도만 가는 이유, 그런가 보다




“교수님, 해금강하고 외도 가요.”
“난 외도는 안 갈란다. 너무 자주 갔다. 니 혼자 갔다 오라마.”



이번 거제 여행의 최대 목적인 해금강과 외도 중 하나가 사라질 판이었습니다. 딸랑 둘이 움직이는 여행에서 안 간다는 사람 붙잡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삐져봐야 자기만 손해. 이 일을 어이 할꼬? 거제 토박이들은 일하느라 바쁜 상황. 하여튼 해금강이라도 갈 요량으로 바람의 언덕 밑 선착장으로 향했습니다.








“오늘은 해금강은 안 가고, 외도만 갑니다.”



난감하대요. 유람선이 해금강 안 간다는 생각 전혀 못했습니다. 어떻게 거제도에서 가장 빼어난 절경이라는 해금강, 수억 년간 파도와 바람에 씻기며 만들어진 그 자체가 아름다운 조각품이라는 해금강을 안 갈 수 있을까.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그저 파도가 세 “그런가 보다” 했지요. 기필코 가고야 말겠다는 집념이 갈개마을로 이끌었습니다.



“해금강은 안갑니다.”



크게 실망하며 나왔습니다. 사정을 들은 지인 “코스는 갈낀데?” 합니다. 코스별로 출항기준이 있대요. 그걸 모르고 해금강만 고집했던 겁니다. 외도는 안 간다던 지인, 실망한 저를 보며 “2코스로 가자”며 달래더군요. 알고 보니 “기본 2코스 해금강 주변~ 외도 상륙 포함 2시간 10여분”이 걸리더군요. 감지덕지, 승선권을 끊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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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서 섬으로의 여행은 설렘, 해금강과 외도



섬에서 또 다른 섬으로의 여행은 ‘설렘’이란 색다름이 있습니다. 거제 ‘해금강’과 ‘외도’도 마찬가지입니다. 유람선이 출렁입니다.



“갈곶리 갈개마을 남쪽 약 500m 해상에 위치한 바위섬을 해금강이라 부른다. 두 개 섬이 맞닿은 해금강은 한려해상국립공원에 속하며, 1971년 명승 제2호로 지정되었다. 칡뿌리가 뻗어 내린 형상이라 붙여진 ‘갈도(갈곶도)’보다 바다의 금강산을 뜻하는 해금강으로 더 불린다. 십자동굴을 비롯해, 사자바위, 부처바위, 촛대바위 등 기이한 암석이 많다.”



어째 이런 일이. 유람선이 섬을 한 바퀴 핑 돌고 맙니다. 해금강의 백미인 십자동물 속을 구경조차 못하다니. 절로 한숨이 푹푹 나옵니다. 왜냐하면 명승 제1호인 백도를 지난달에 돌아 본 터라 비교감에 실망이 더 큽니다. 어쩌겠어요. 또 “그런가 보다” 했지요. 유람선은 그길로 외도로 내뺐습니다.



‘외도’. 아시다시피 일 년 내내 꽃이 지지 않는 섬, 희귀 아열대 식물이 어우러진 이국적 풍광을 자랑하는 섬, 부부가 열정을 받쳐 나무를 가꾼 이야기로 유명합니다. 노사연이 부른 ‘바램’이란 노래 가사 중 “우리는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익어가는 것이다”란 부분이 특히 인상적입니다. 외도, 18년 전과 다른 점은 자연이 풋풋한 게 아니라 좀 더 깊어졌다는 느낌입니다. 익어가는 사람으로서 깊어진 섬에서 차 한 잔의 여유,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해금강을 앞마당으로 둔 ‘서자암’, 대단한 안목




“해금강과 외도를 돌았는데 뭔가 2% 부족해요. 왜 그러죠, 교수님?”
“용호 형이 해금강과 외도 본 후 꼭 우제봉 갔다 와라 캤다. 우제봉 가자.”



유람선에서 내려 우제봉으로 향했습니다. 100m쯤 갔을까. 내려오는 일행이 있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정상이 여기서 먼가요?”
“저희는 가다가 되돌아오는 중입니다.”


“왜, 무슨 일 있으세요?”
“올라가는 사람도 없고, 딸 신발이 시원찮아 돌아오는 겁니다.”



숲길 포근합니다. 땅 참 기름집니다. 땅기운 따뜻합니다. 아늑합니다. 인적 없어 더 상쾌합니다. 암자까지 있습니다. 암자 입구에 의자 두 개 놓였습니다. 해금강이 코앞입니다. 해금강을 앞마당으로 둔 암자 ‘서자암’. 대단한 안목입니다. 법당 부처님께 삼배 올리면 뭐든 다 들어 줄 것 같은 풍광이랄까. 법당 가는 길목에 만난 인기척. 저녁 공양 중입니다. 넉살좋게 스님께 탁발 혹은 차 한 잔하고 싶으나 갈 길 멀어 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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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올려다보는 것과 내려다보는 것의 차이와 2%



좋은 땅 기운에 힘 받았을까. 계단을 두 개씩 오릅니다. 그래도 힘이 팍팍 솟습니다. 우제봉엔 진시황의 불로초를 찾아 천하를 헤맨 서불 전설까지 스며있습니다. 어느 덧 정상. 왼쪽으로 해금강과 외도. 오른쪽으로 대·소병대도 등을 낀 풍경이 그윽합니다. 뭔가 부족했던 2%를 찾았습니다. 이래서 우제봉에 꼭 오르길 권했구나, 싶습니다. 올려다보는 것과 내려다보는 것의 차이지요.



그랬지요. 아내도 거제 여행길 동행을 원했습니다. 그러나 업무 과다로 포기했습니다. 하여, 아내를 위해 뭔가를 해야 하는 상황. 우제봉의 감흥을 사진으로 보냈습니다. 헉, 아내 “목 좋은 자리에서 장범준 콘서트를 봤다고 짱”이라며, 아이들 표현을 빌리자면 ‘개 무시’입니다. 그래, 해금강과 외도 사진 한 장씩 더 보냈더니, 그제야 “헐~”이라는 반응입니다. 이쯤이면 속마음 내비춰야 합니다.



“우리 다음에 거제 추억 여행 꼭 같이 하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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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고해성사, 친구 앞서 전한 ‘엽기 순정만화’
아래꽃섬에서 놓치지 않고 꼭 먹어야 할 ‘부추’
[섬에서 놀다] 여수시 화정면 아래꽃섬, ‘하화도’





꽃섬에는...

섬...

개망초 속에는...





꽃섬에 갔습니다. 아래꽃섬, 여수시 화정면 하화도입니다. 지난 5월엔 웃꽃섬. 상화도에 갔었습니다. 당시, 웃꽃섬을 걷는 내게, 아래꽃섬이 손짓하며 계속 물었었습니다. 눈치 없이 아내가 곁에 있는데도 애교 가득한 코맹맹이 목소리로.



‘건너편에서 보니 저 참 예쁘죠? 저에게 올 거죠?’



아래꽃섬의 유혹에 아내에게 오해받을까 안절부절 했지요. 그러면서도 혼자 설레었나 봅니다. 아래꽃섬이 눈에 밟히데요. 알고 보니 남자만 유혹한 게 아니었더군요. 부부, 아래꽃섬의 유혹에 못 이겨 길을 나섰습니다. 아내의 여고 동창 등과 함께. 아래꽃섬, 하화도.



그 섬에 가는 이유인 것 같은,

임호상 시인의 신작시집 <조금새끼로 운다>에 수록된 ‘그냥’ 한 수 읊지요.



아래꽃섬 하화도에 도착...

노란 괭이밥...

해학적 벽화에 웃고...




        그  냥


                             임호상


    아내가 물었다 왜?
    그냥


    딸이 물었다 아빠 왜?
    그냥


    건성으로 대답한 것 같지만
    가장 깊고 정다운 말
    그냥


    그냥 좋다 그 말이

    당신처럼


    이유 없이 그냥 좋다



산책 가는 길...

꽃섬의 유혹...

물고기 색이 상상을 발휘합니다...

꽃섬의 추억...




결혼 19년 만에 처음 아내 여고 동창생을 만나다!



아래꽃섬, 하화도는 드나듦이 여유롭습니다. 웃꽃섬 상화도와 달리 배편이 더 있어서지요. 지난 6일, 아래꽃섬에 내렸습니다. 일행을 반기는 벽화가 반갑습니다. 돌담에 그려진 뒷일과 물고기 그림이 재밌어 피식 웃음 짓습니다. 물고기 색, 참 예쁘게 칠했습니다. 아마, 화가 머릿속에 자신만이 상상하는 물고기가 있나 봅니다.



“오늘은 등산이 아니라 산책입니다.”



뭐에 쫓긴 듯 앞만 보고 죽어라 걷는 ‘등산’은 사양입니다.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자연과 소통하는 ‘산책’이 좋습니다. 아래꽃섬 탐방로로 올라드니 발전소가 있습니다. 하화도 태양광 발전시스템이라네요. “공해 없고 고갈되지 않는 태양에너지를 이용해 도서 주민의 쾌적하고 안정된 전기 공급을 위해 1988년 국내 최초로 설치된 발전시스템”이랍니다.



“얘, 여고 다닐 때 어쩐지 알아요?”


“오늘, 결혼 19년 만에 처음으로 아내의 여고 동창생을 만났어요.

그러니 평이 어쩐지 알 턱이 없죠.”



“대학 때까지 자주 만났답니다. 졸업 후 연락이 끊겼지요.

다른 친구는 다 찾았는데, 얘만 못 찾았어요.

얘가 작년에 고등학교 담임선생님께 연락했나 봐요. 덕분에 만났지요.”


“아내의 여고시절 이야기나 함 들어봅시다.”




제가 아는 아내의 추억담 속에는 과일 서리, 미꾸라지 잡기, 나무에서 떨어지기, 소꼴 먹이기 등 생각지도 못한, 건강한 장난 꾸리기 ‘쟁 맞은 여자’가 들어 있습니다. 그래, 더 들어보나 마나지요. 아내가 말 틈을 비집고 훅 들어왔습니다.



“우리가 하도 떠들어 실장이었던 얘가 선생님께 대표로 많이 맞았어.

그래도 우리한테 화풀이 않고 혼자 울던 착한 친구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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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꽃섬에 들어선 태양광 발전시스템입니다.

아내 벗...

꽃섬은 동화입니다...




아내의 고해성사, 친구 앞서 전한 ‘엽기 순정만화’



아내의 여고 친구와 함께 섬 산책 속에서 나누는 이야기는 한편의 ‘엽기 순정만화’였습니다. 만화에 반전 하나 없으면 심심하니 인기 없지요.



“우리 담임선생님은 대학 졸업 후 막 부임한 국어 샘이었어요. 여고에 온 아주 잘생긴 남자 샘, 인기 ‘짱’이었지요. 그때부터 다들 국어 공불 열심히 했어요. 그 샘이 하루는 친구들과 가정방문을 한다지 뭐예요. 난 친구와 자취하고 있었죠. 근데 집에 오는 선생님께 뭘 드릴까? 엄청 고민되데요. 당시엔 몰랐던 샐러드를 드리기로 하고 정성껏 만들었어요. 귀한 마요네즈까지 얹어서.



근데, 요리하다가 그걸 땅에 엎었지 뭐예요. 시간은 없지. 자취생이 새로 재료 살 돈도 없지. 땅에 엎은 걸 주워 씻어서 다시 해 드시라고 내놨어요. 근데, 그것도 모르고 선생님과 친구들이 엄청 맛있게 먹데요. ㅋㅋ~. 자취했던 친구랑 이 이야길 무덤까지 갖고 가자했어요. 저번에 친구들 만났을 때 이 이야길 했더니 난리대요.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더런 년, 나쁜 년이라고. ㅎㅎ~^^”



아내의 고해성사는 귀여운 엽기 이야기였습니다. 어쨌거나, 여고 친구 만난 여인들은 웃음꽃 만발입니다. 이미 과거 청초했던 여고 시절로 돌아간 거죠. 그 모습을 보며 한 가지 다짐했습니다. 그건 부부가 함께 가꿔야 할 부부의 미래였습니다. 지금으로부터 30여 년 후, 과거를 생각하며 행복한 웃음 지을 추억거리를 성심성의껏 만들어야겠다는.



추억 만들기...

며느리밑씻개. 이름 바꿔야겠어용~^^

어쭈구리...




아래꽃섬에서 놓치지 않고 꼭 먹어야 할 ‘부추’



느릿느릿 느림보 산책하다 보니 점심시간이 넘었습니다. 아래꽃섬에 올 때 아무것도 사지 않았습니다. 특별히 노린 게 있었지요. 아래꽃섬 특산물로 전국 최고의 명성을 자랑하는, 남자들의 보양식이자 피를 맑게 한다는 ‘부추’였습니다. 아래꽃섬에서 부추 요리와 막걸리 마실 희망에 부풀었습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출발 전, 백야도 손 두부를 샀을 겁니다.



“우선 막걸리 두통 주시고요. 부추 전 두개, 부추 오징어무침 하나. 그리고 밥 주세요.”



하화도 명물 부추전과 막걸리...

부추전에 또 부추를 얹어 한 입...

푸짐한 시골 밥상입니다...

 

부추 오징어무침입니다...




마을 입구, 내시는 음식점에 들었습니다. 경로당 할머니들의 수고와 맛을 아는 지라 팍팍 시켰지요. 눈 깜짝할 사이, 막걸리와 부추전이 사라졌습니다. 부추무침, 돌산 갓김치, 미역무침, 총각김치, 열무김치에 된장국이 나왔습니다. 이어 부추 오징어무침, 다시 부추전 하나가 나왔습니다. 푸짐하대요. 진수성찬 앞에서 추억이 빠질 리 없지요.



“우리 학교 다닐 때 잔디 씨 갖고 와라 많이 했잖아. 그걸 열심히 훑어 모아 학교로 가져가다, 어쩐지 알아? 하필 풀밭에 넘어져 잔디 씨가 다 흩어졌지 뭐야. 그걸 어떻게 주워. 그래, 다른 놈들도 넘어지라고 풀을 꽉꽉 묶었지, 크크.”



요, 잔디씨에 얽힌 아내의 추억이 재밌습니다...




음식에 이야기 양념이 추가 되니 막걸리 맛이 더욱 납디다. 암튼, 아내 친구를 만난 후 없었던 걱정거리가 하나 생겼습니다. 지인 왈, 이렇게 겁을 줍니다.



“여자들이 나이 들어 친구 만나다 보면 남편에게 잔소리가 많아진다. 열심히 이것저것 봉사하는 남편이 깔끔히 옷을 입어도 왜 이 옷 입었냐? 저 옷 입어라 하고 참견에 까칠해진다. 좀 기다려 봐라.”



에이~ 설마~~~. 설마가 사람 잡을까요?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제 아내는 안 그러길 바랄 뿐! 꽃섬이 방긋 웃었습니다.




아래꽃섬 하화도 선창서 본 웃꽃섬 상화도.

아래꽃섬 마을...

태양광 발전시스템...

붉은 괭이밥...

정자에서 본 웃꽃섬...

엉겅퀴...

꽃섬이 맞네용~^^

시원한 전망대...

꽃섬에서 꽃처럼...

바닷가의 해학...

은은한 인동초꽃 향이 아직도...

바닷가에서 웃꽃섬을 보며...

그래 괜히 꽃섬이 아니랑께~~~

여인을 유혹하고...

아래꽃섬의 명물 부추입니다.

요게 뭔 꽃이더라?

그림입니다...

추억의 다알리아...

산책 후 정리정돈?

벽화가 예술입니다...

맛있는 요리를 해주신 경로당 할머니들입니다.

금낭화...

부추는 정력제이면서 피를 맑게 한답니다...

돌산갓김치가 삭큼...

누굴 잊지 못하는 걸까?

막걸리 한 사발의 추억...

별꽃 속으로의 섬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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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lmovxad2m.tistory.com BlogIcon 졍여샤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목만 보고 너무 로맨틱해서 들어왔어요ㅎㅎㅎ 즐거운 여행분위기가 사진에서도 물씬 풍기는 것 같아요. 저도 빨리 가족과 함께 여름휴가 떠나고 싶네요ㅎㅎ!

    2016.06.13 12:19 신고

단골 맛집, 생삼겹과 주꾸미의 조화 ‘주꾸미볶음’

불판이 달궈지면 꿈틀꿈틀 움직이는 생물 ‘주꾸미’
주꾸미볶음의 끝판왕, 주꾸미 대가리 통째 먹기
[여수 맛집] 매콤달콤 주꾸미+생삼겹 볶음, ‘수복갈비’

 

 

 

 

 

 

주꾸미와 생삼겹이 어울린 주꾸미볶음입니다.

 

 

주꾸미의 백미는 대가리지요.

 

 

 

 

“매콤한 게 땡기는데, 오늘 번개 어때?”
“콜. 문수동서 6시에 보게요.”

 

 

만나면 기분 좋은 유쾌, 상쾌, 통쾌한 사람이 있지요. 만나면 나도 모르게 긍정의 좋은 기운을 받대요. 궁합이 맞구나, 했지요.

 

 

이런 유형은 남을 배려하고, 묵묵히 지켜봐 주는 순수하고 맑은 영혼의 소유자들입니다. 이런 지인과 약속은 언제나 간단 명쾌하지요. 만남 또한 언제나 환영입니다.

 

 

마음 맞는 사람과의 만남은 ‘무엇을 먹을지’ 고민이 필요 없습니다. 식성이나 취향 등이 비슷해 바로바로 정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몇 군데 집을 정해놓고 단골로 다니는 집을 찾아가는 터라, 그날 기분에 맞게 먹고 싶은 대로 움직이면 지요. 보통 단골집은 육고기, 생선회, 탕, 면류로 나뉩니다. 그 중 선택만 하면 되지요.

 

 

음식 궁합도 바뀌더군요. 오십 이전에는 육류를 더 선호하고, 오십 이후에는 해물 쪽을 찾는 경향입니다. 왜 그럴까?

 

 

나이 드신 분들은 “고기 먹으면 더부룩해 부담스럽다”며 소화기 계통에 문제 있음을 하소연하대요. 이런 경우, 고기와 해산물을 섞는 중간 지점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단골이 된 음식점이 바로 여수 문수동의 ‘수복갈비’입니다.

 

 

 

 

주꾸미와 삼겹 궁합이 절묘합니다. 

 

 

양파에 싸먹으면 더 맛있지요. 

 

 

살이 있는 주꾸미라 불판이 달아오르면 이렇게 꿈틀거립니다.

 

 

 

 

처음 소개하는 단골 맛집, 생삼겹과 주꾸미의 조화 ‘주꾸미볶음’

 

 

 

'수복갈비'는 꼭꼭 숨겨두고 소개하지 않았던 제 단골집입니다. 최초로 공개하는 이곳은 육류와 해물이 잘 어울립니다. 주인장 요리 경력은 25년째. 그도 처음에는 고기만을 고집했습니다.

 

 

하지만 여수가 바닷가라 손님들이 해물에 민감한 편입니다. 이로 인해 자의반 타의반 단골들에게 육류와 해물을 섞어 음식을 냈답니다. 그 결과 반응이 엄청 좋았다는군요. 이렇게 만들어진 메뉴가 생삼겹 해물삼합, 낙지볶음, 주꾸미볶음입니다.

 

 

수복갈비에 당도했습니다. 손님이 꽤 있습니다. 지인이 먼저 와 있더군요. 주꾸미볶음을 시켰습니다. 지인과 이야기를 나눕니다. 지인 표정이 다른 날과 달리 살아 움직입니다. 거기엔 아쉬움까지 함께 들어 있는 듯합니다.

 

 

그런데도 뭔가 말할 듯 말 듯 합니다. 분명 이유가 있을 터. 이럴 땐 상대방이 스스로 말을 꺼내기 전에 먼저 물어보는 게 예의입니다. ‘중이 제 머리 못 깎’듯, 자랑할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게 배려지요.

 

 

- 형님, 그간 별고 없지요?


“있네. 우리 딸, 날 잡으려고. 동갑인 서울 남자를 사귄대. 딸이 좋다니 나도 좋네. 남자가 여유 있고, 배려할 줄 알고, 암튼 마음에 들대. 근데 내 기분이 좀 그래. 시원섭섭 하달까. 딸 가진 아빠 마음이 다 이렇겠지.”

 

 

대박. 지인 딸, 나이 서른 둘. 요즘 늦게 결혼하는 추세라 늦겠다 싶었습니다. 근데 인연이 닿은 짝이 나타났나 봅니다. 둘 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 다닌답니다.

 

 

남자 집안 괜찮고, 생김새도 빠지지 않는다니 축하할 일이지요. 하지만 애써 키운 딸이 품을 떠난다고 생각하니 당연히 서운하겠죠.

 

 

이야기 도중, 밑반찬이 나왔습니다. 주꾸미볶음 밑반찬으로 소고기 육회, 선지, 문어, 다시마, 뼈 따귀 해장국 등이 나왔습니다.

 

 

여기에다 묵은 김치, 물김치, 고구마, 양념된장, 기름장, 초장, 파프리카, 야채샐러드, 상추, 깻잎 등 푸짐합니다. 주 메뉴가 나오기 전에 마시는 술안주로 육회와 선지, 문어 등은 제격이지요.

 

 

 

 

선지, 문어 등 밑반찬입니다.

 

 

밑반찬으로 나오는 육회가 죽이지요. 

 

 

밑반찬으로 뼈다귀 해장국까지 등장합니다.

 

 

선지 색깔 좀 보세요!

 

 

 

 

불판이 달궈지면 꿈틀꿈틀 움직이는 생물 ‘주꾸미’

 

 

“20대 때, 서울에서 전자 쪽 일을 7년 했어요. 하루는 이 일 해서 먹고 살겠냐 걱정되데요. 취미가 있던 요리 쪽을 알아봤더니 괜찮겠더라고요.

 

그 길로 고기 집에 들어가 하루에 3~4시간 자면서 밑바닥부터 5년간 죽어라고 일했어요. 서울서 150 받던 걸 이쪽에선 30만원 주대요. 돈이 아니라 음식 배우는 게 우선이었죠. 지금은 단골이 많아 먹고 살만해요. 고맙지요.”

 

 

단골집인 '수복갈비' 강윤식 사장의 회고담입니다. 그는 요리를 배우면서 “음식에 대한 고집(철학)까지 생겼다”합니다.

 

 

그가 내세우는 음식 만들기 원칙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재료는 신선한 걸 쓴다.

둘째, 해물은 무조건 살아 있는 생물을 쓴다.

셋째, 손님들에게 내는 모든 음식은 직접 만든다.

 

 

 

 

배추에 싸 먹고... 

 

 

주꾸미를 먹기 좋게 잘라줍니다. 

 

 

상추에 싸 먹고...

 

 

 

 

그의 아내, 김미순 씨가 전하는 남편의 고집을 들어보면 믿음이 충만할 겁니다.

 

 

“누가 강씨 아니랄까봐 고집이 세요. 새조개는 파지를 써도 괜찮은데 꼭 좋은 것만 써요. 가격이 세 배나 차이 나는데.

 

이게 남편의 ‘내 돈 벌겠다고 남 등쳐먹으면 안 된다’는 고집이죠. 남들은 다 하는데. 어떨 땐 이런 남편이 너무 답답해요.”

 

 

이런 마음을 알기에 '수복갈비'단골이 되었지요. 사실 겨울이 제철인 새조개는 정품과 파지 맛에 별 차이 없습니다.

 

 

하지만 주인장은 “새조개 파지를 쓰면 손님들이 껍질을 씹을 수 있다”며 “파지는 아예 사용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조금 있으면 또 새조개 철이네요.

 

 

주꾸미는 “알이 찬 걸로만 콕 집어 골라 온다”네요. 왜냐하면 "손님들이 주꾸미를 찾는 건 알이 통통한 걸 먹고 싶은 마음"이란 걸 알기에. 물론 알이 통통한 주꾸미 사면서 가격은 더 쳐 준답니다.

 

 

드디어 주꾸미볶음이 나왔습니다. 처음 보면 이게 뭐지 싶습니다. 양배추, 대파, 양파, 고추 등에 가려 생삼겹과 주꾸미가 잘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불판에 불을 켜고, 불판이 달궈지면 뭔가 꿈틀꿈틀 움직이는 게 보입니다. 그게 바로 야채 밑에 숨어 있던 주꾸미입니다. 이걸 보면 말하지 않아도 살아 있는 생물 주꾸미를 재료로 쓴다는 걸 알 수 있지요.

 

 

 

 

 

주꾸미를 어느 정도 먹으면 시금치와 당면을 얹어 줍니다.

 

 

주꾸미 대가리를 먹어야 제대로 먹은 것 같습니다. 

 

 

마지막에는 볶음밥이 등장합니다.

 

 

 

 

주꾸미볶음의 끝판왕, 주꾸미 대가리 통째 먹기

 

 

 

주꾸미볶음의 주재료인 주꾸미와 생삼겹이 의외로 잘 어울린 음식 궁합입니다. 고기 좋아하는 사람과 해물 좋아하는 사람의 취향을 절묘하게 버무린 거죠.

 

 

'수복갈비' 단골이 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달달하고 매콤한 양념이 입맛 살게 한다는 거. 음식의 깊은 맛은 아무나 못 내지요. 묘한 건, 매워서 땀이 나는데 요상하게 맵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는 겁니다.

 

 

주꾸미는 알이 통통한 봄이 제철입니다. 하지만 잡는 건 일 년 내내 잡습니다. 주꾸미 잡는 방법은 봄과 가을이 다릅니다. 봄 주꾸미는 주로 통발 등을 사용하는 반면, 가을 주꾸미는 주로 주낙으로 잡습니다.

 

 

 

 

 

주꾸미볶음, 맛있겠죠? 

 

 

으으으으~, 요 대가리가... 

 

 

고놈, 참 잘생겼다~~~

 

 

 

 

먹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먼저 주꾸미와 생삼겹을 따로 따로 먹어도 좋습니다. 또 주꾸미와 삼겹살을 같이 상추 등에 싸 먹어도 맛납니다.

 

 

제 경우, 양파 쌈을 즐깁니다. 양파를 달라 해서 주꾸미와 삼겹살을 같이 올려 싸 먹으면 알싸한 양파와 어울려 매콤함과 상큼한 맛을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 이걸 적당히 먹고 나면, 시금치와 당면이 나옵니다. 이건 꼭 리필처럼 공짜로 먹는 것 같은 기분입니다.

 

 

주꾸미볶음의 끝판왕은 역시 대가리입니다. 머리는 잘라서 먹어도 되나, 제 경우 통째로 먹어야 푸지게 제대로 먹은 포만감이 들더라고요.

 

 

마지막은 볶음밥입니다. 콩나물, 김 가루 등과 밥을 넣고 비벼 볶아 줍니다. 이건 조금 눌려 딱딱 긁어 먹어야 제 맛이지요. 땀 흘리며 함께 먹었던 지인의 한 마디가 뿌듯합니다.

 

 

 

“딸 결혼한다고 서운했던 마음이 주꾸미 덕에 속 시원하게 확 풀렸네.”

 

 

 

 

 

주꾸미볶음. 낙지 좋아하는 분들은 낙지볶음으로 주문하시면... 

 

 

볶음밥은 딸딸 긁어 먹어야 맛이지요. 

 

 

주꾸미볶음 한상차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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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후 아내가 남편과 동반 여행 꿈꾼 ‘운문사’

자기 자신을 이기는 사람이 가장 뛰어난 승리자
어둠 속에 움직이는 비구니들 발걸음으로 ‘위안’
[경북 청도 선문답 여행] 학인스님들의 ‘운문사’

 

 

 

 

운문사 가는 길 

새벽예불 후 불이문으로 향하는 비구니 스님들.

운문사 입구 가는 길...

 

 

 

“처녀 때 청도에 세 번 왔어요. 두 번은 혼자 왔고, 한 번은 친구랑 같이 왔지요. 그때도 지금과 마찬가지로 운문사 새벽예불을 보는 것만으로 충분한 ‘힐링’이 됐어요. 그땐 꿈도 많았는데….”

 

 

20여 년 전, 경북 청도 운문사 여행에 대한 아내의 회고담입니다. 여자 혼자 6~7시간 버스 타고 여행에 나선 자체가 놀랍습니다. 겁 없는 건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집니다. ‘뻔’한 인생살이 남자의 옹졸한 변명 한 번 하지요. ‘꿈’ 좋지요. 그러나 삶에 대한 미련이 아직 있는 걸 보니, 삶이 별 거 아니라는 걸 여적 모르나 봅니다. 이걸 알면 벌써 도인 됐겠죠.

 

 

가을이 물든 운문사 

처진 소나무 

처진 소나무

 

 

 

“옛날엔 여수에서 청도로 바로 오는 버스가 없어, 경주를 거쳐 왔어요. 다시 오기가 힘들어 한번 오면 4박 5일씩 민박하며 머물렀죠. 당시에도 300여명이 함께 부르는 새벽 예불 소리는 듣는 자체가 큰 즐거움이었어요. 이번에도 새벽예불은 꼭 하게요.”

 

 

아내는 추억담을 말하며 신이 났습니다. 지난 10월31일~11월1일 청도 운문사 가을여행엔 부산의 공덕진·김남숙 부부, 최명락 교수(전남대 생명산업공학부), 저희 부부까지 다섯이 나섰습니다. 당초 합류가 예정됐던 창원의 박천제·전영숙 부부는 큰 딸의 출산과 맞물려 무산되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하여튼 이번 여행의 백미는 운문사 새벽예불이었으니...

 

 

 

 

 

 

 

 

자기 자신을 이기는 사람이 가장 뛰어난 승리자

 

 

 

“똑·똑·똑·똑·똑·똑·똑·똑·똑….”

 

 

도량석. 목탁소리가 고요한 새벽을 가로질러, 가람 사이를 돌아 나오더니, 공중으로 휘몰아치더이다. 이어 절집 주변을 밝히는 불이 하나 둘 켜지더이다. 운문사의 첫 새벽을 밝히는 목탁소리가 마치 소 울음소리처럼 들리더이다. 청아한 목탁소리. 누가 도량석을 쳤을까? 도량석에 이어 법고와 목어, 범종 등을 차례로 치더이다. 이를 보며 제주도 우도 금강사 덕해 스님 말씀을 떠올렸더이다.

 

 

“도량석은 스님을 깨우는 자명종입니다. 도량석을 담당한 학인스님은 다른 학인스님보다 30분 먼저 깨어, 절 주위를 돌며 스님들이 일어나길 재촉하지요. 때문에 스님들은 조금이라도 잠을 더 자려고 도량석 당번을 많이 꺼리지요. 번을 써는 스님 목탁소리에 따라 큰스님 기분이 달랐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부처님께 귀의하기 위해 나선 수행 길에도 걸림돌이 있는 걸 보니, ‘잠’은 공부하는 모든 이들이 넘어야 할 태산이나 보더이다. 2년 전, 우도 금강사에 잠시 머물 때, 새벽을 가르는 목탁소리에 깨어 허겁지겁 도량석 중인 스님의 뒤를 따르던 기억이 새롭더이다. 이런 날, 스님께선 아침 공양으로 마음 속 특별식을 내주셨더이다.

 

 

부지런한 스님들은 벌써 불이문을 넘어 대웅보전으로 향하더이다. 걸음걸음이 어찌나 사뿐이던지 발자국마저 남지 않은 것 같더이다. 뿐만 아니라 법고와 범종 소리가 공중을 가로질러 천지자연을 일깨우더이다. 학인스님들의 행렬이 바빠지더이다. 비로소 운문사 절집으로 오는 ‘솔바람 길’에 붙어 있던 문구를 떠올렸더이다.

 

 

“전쟁터에서 싸워 백만 인을 이기는 것보다, 자기 자신을 이기는 사람이 가장 뛰어난 승리자입니다.” - 법구경 -

 

 

 

 

 

 

 

 

어둠 속에 움직이는 비구니들 발걸음으로 ‘위안’

 

 

건망증 때문일까. 운문사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걸 깜빡했습니다. 유홍준 교수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2 - 산은 강을 넘지 못하고』에서 “운문사의 아름다운 다섯” 중 으뜸으로 꼽았던 “아직은 선량하고 앳되면서도 뭔가 해볼 의욕으로 빛나는” 학인스님들의 눈빛을 보지 못했습니다. 그래, 더 아쉬웠습니다. 대신 어둠 속에 움직이는 비구니들의 발걸음을 본 것으로 위안 삼았습니다.

 

 

학인스님을 따라 대웅보전에 들었습니다. 스님들은 층층이 앉았습니다. 스님 한분이 새벽예불에 참여한 중생들을 안내했습니다. 새벽예불이 시작되었습니다. 감격스러웠습니다. 멀리서만 들었던 은은하고 낭랑한 비구니들의 합창소리를 법당 안 바로 옆에서 직접 들을 줄이야! 아마, 인연의 한 자락이 운문사와 맞닿았나 봅니다.

 

 

학인스님들이 거처하는 도량과 은행나무. 

불이문... 

불이문 안쪽의 모습은 정중동이었습니다.

 

 

 

“과거심불가득(過去心不可得) 현재심불가득(現在心不可得) 미래심불가득(未來心不可得) - 이미 지나간 과거에 집착하지 말고,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의 공허한 공상에 젖지 말며, 오직 지금 자신에게 주어진 인연에 최선을 다하라 -”

 

 

청도 여행 중, 최명락 교수가 차 안에서 정성들여 은은하게 암송해준 금강경 일부입니다. 그는 금강경 암송 후, 위 구절이 금강경의 핵심 중 하나라며 다시 또 자세히 풀어주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보현행원품까지 알려주시데요. 이 때문일까. 법당에 올라 부처님 앞에서 처음으로 “과거심~, 현재심~, 미래심~”을 되새김질했습니다. 백팔배가 시작되었습니다. 새벽 기온 0℃라는 일기예보 덕에 껴입었던 옷이 부담이었습니다.

 

 

새벽예불이 끝났습니다. 천천히 한 사람 한 사람 법당을 빠져나갔습니다. 댓돌에 놓여 있던 수많은 신발들이 하나 둘 조용히 사라졌습니다. 자기 것인지 어떻게 알까? 아내 말로는 “자기만 아는 다양한 표식으로 구분한다!”더군요. 확인 못한 게 아쉽습니다. 암튼, 일렬로 줄지어 가는 학인스님들의 행렬에서 묘한 여운을 느꼈습니다.

 

 

 

도량석 후 불이문을 나서는 스님... 

 

새벽예불을 위해 대웅보전으로 향하는 스님...

 

 

 

 

“절을 하니까 다 내려놓게 되데요. 참 신기해요.”

 

 

“드디어 나도 소원을 하나 갖게 되었다. 늙어서 정년퇴직하고 나면 청도 운문사 앞 감나무 집을 사서 여관이나 하면서 사는 것이다.”(262쪽)

 

 

이는 유홍준 교수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2』에서 “신경림 선생과 술자리에서 전해들은 소설가 이문구 씨의 평생소원을 전해 듣고 갖게 됐다”던 소원입니다. 유 교수가 감나무 집을 샀다는 소릴 아직 전해 듣지 못한 바, 그의 꿈은 아직 유효하겠죠. 그만큼 운문사가 탐이 났던 게지요. 욕심이 생기니 감나무 집까지 넘보게 되고...

 

 

 

도량석 후  법고, 목어, 범종을 칩니다.

무릇 수행이란... 

예불 후 불이문으로 향하는 스님들 행렬에서 묘한 여운을 느낍니다.

 

 

 

 

결혼 전, 아내 소원도 유홍준 교수 꿈과 엇비슷했습니다. 아니, 아내 소원이 유 교수보다 더 소박했습니다. 집을 사겠다는 유 교수의 소유욕(?)과 차원이 다르지요. 아내 소망은 단지 “남편과 함께 청도 운문사를 여행하는 것”뿐이었으니. 무욕(無慾)을 추구하는 진정한 자유인이지 싶습니다. 이는 물론 아내가 유 교수의 가르침을 가슴에 간직했기에 받은 선물이리라!

 

 

“내 생애 두 번째로 법당에 올라 부처님께 절을 했어요. 첫 번째는 창원 성불사 법당이고, 두 번째가 여기 운문사에요. 내가 이렇게 많이 절을 하다니 놀라워요. 절을 하니까 다 내려놓게 되네요. 참 신기해요.”

 

 

아내 말에 공감입니다. ‘나를 내려놓게 만드는 힘’은 법당을 나가 일렬로 줄지어 되돌아가던 학인스님을 보면서 느꼈던 ‘묘한 여운’과 비슷했습니다. 아마도 이 ‘힘’ 때문에 유홍준 교수는 “운문사 앞 감나무 집 여관”을 소원했지 싶습니다. 또한 아내도 이 ‘여운’ 덕분에 “결혼 후 남편과 운문사 여행”을 꿈꿨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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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18년, 타고난 끼를 어찌 숨기고 살았을까!
도로변에 주렁주렁 달린 사과와 감을 보며 ‘힐링’
[경북 청도 여행] 용감해진 아내 진면목에 ‘미안’

 

 

 

 

경북 청도는 감 천지였습니다.

 

 

과일가게에서 보던 사과를 이렇게 보다니...

 

 

청도 반시.

 

 

 

 

집 떠나면 누구나 용감해지나 봅니다. 때론 용감해지고 싶어 여행을 가는 거겠죠? 가을 부부여행에서 타고 난 자신의 끼를 발산한 아내의 진면목을 보니 안쓰럽고 미안하단 생각이 들더군요. 글쎄, 일행에게 무슨 일이 있었을까?

 

 

경남 밀양과 경북 청도 일대를 여행하며 놀란 게 유실수입니다. 주렁주렁 달린 감과 사과에 입이 떡 벌어졌습니다. 씨 없는 감 ‘반시’로 유명한 경북 청도 도로변 가로수가 감나무였는데 감이 주렁주렁 달렸습디다.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 ‘힐링’되었지요. 심지어 청도군청사에도 감이 열린 모습은 별천지였습니다. 눈물겨운 특산물 사랑이었지요.

 

 

특히 과일 가게 등에서 상품으로만 보았던 사과를, 노지 나무에 탐스럽게 익은 채 달려 있는 사과를, 눈으로 직접 보니 눈이 커질 정도로 놀라웠습니다. 눈을 이리 돌리고 저리 돌려도 눈에 들어오는 주렁주렁 매달린 사과와 감은 마음을 풍요롭게 했습니다.

 

 

신기한 건 손을 뻗으면 과일이 쉽게 잡히는데, 그걸 따먹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겁니다. 열매 보기 힘든 곳에서는 담 너머 과일을 따먹으려는 충동에 나쁜 손이 되곤 하는데 말이지요. 과일이 넘치는 무릉도원 같은 풍경에 차를 멈추고 사진을 마구 찍었습니다. 그러다 큰 사과 옆에 대롱대롱 달린 앙증맞고 작은 열매를 발견했습니다.

 

 

 

 

가로수가 감나무라니... 풍요로웠습니다.

 

 

 

청도군청사에도 감이... 특산품 사랑!!!

 

 

가로수 감은 무릉도원을 연상시켰습니다.

 

 

 

 

 

 

“이건 뭐지?”
“그것도 사과야.”


“그럴 리가.”
“사과라니까. 못 믿겠으면 몇 개 따 먹어봐.”

 

 

망설였습니다. 그렇지만 호기심이 더 컸습니다. 죄송합니다. 이실직고 합니다. 네 개를 땄습니다. 손으로 문질러 하나를 먹었지요. 크기만 달랐지 영락없는 사과였습니다. 풍부한 단맛에 진한 신맛까지 어우러졌더군요. 신맛 좋아하는 제 입맛에 ‘딱’이었지요. 맛있게 씹어 먹고, 아내와 지인에게 하나씩 권했습니다. 둘이 한 입 베어 물더니, 바로 인상 쓰며 하는 말.

 

 

“시고 맛도 이상한데 이게 맛있어?”
“맛있는데 왜 그래?”

 

 

이상한 사람 보는 떱떠름한 표정이대요. 그들이 먹다 남긴 작은 사과를 받아먹었습니다. 달고 신 과즙이 한입 가득했습니다. 그리고 작은 사과 하나를 남겼지요. 사건은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이게 뭥미? 

 

 

 사과와 같은 종...

 

 

먹어보니 영락없이 사과네용~~~

 

 

 

 

 

 

“우리 내기해요.”

 

 

아내가 내기를 제안했습니다. 내기는 간단했습니다. 부산의 공덕진ㆍ김남숙 부부가 도착하면, 남편에게 작은 사과를 건네, 그가 먹는지 여부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1. 전혀 먹지 않는다.(지인)
2. 조금 먹다 버린다.(아내)
3. 맛있게 다 먹는다.(나)

 

 

선택이 끝났습니다. 부산서 일행이 도착했습니다. 이에 맞춰 아내가 긴급 제안을 추가했습니다.

 

 

“진 사람은 늦게 온 공 회장님과 같이 펜션 앞의 개울가에 빠진다.”

 

 

복불복. 날씨는 이번 가을 들어 제일 추웠습니다. 영하 1도라나 뭐라나. 그렇지만 남정네들 시원하게 ‘콜’했습니다. 안 그랬다간 간댕이 작은 쪼잔한 남자로 찍힐까봐. “네 각시가 이런 사람이었나?”란 말까지 나왔으니 말해 뭐해.

 

 

작은 사과를 건네받은 지인은 어리둥절한 표정입니다. 자기를 바라보는 진지한 눈앞에, 무슨 일이 있음을 직감한 듯합니다. 그가 사과를 입에 댔습니다. 한 입 베어 물더니 인상 쓰며 버렸습니다. 환호성이 터졌습니다. 아내가 정답을 맞춘 겁니다. 그리고...

 

 

이번 여행은 오롯이 아내를 재발견한 시간이었습니다. 결혼 18년째, 어찌 타고 난 끼를 숨기고 살았을까!

 

 


 

 

감이 즐거움을 줍니다. 

 

 

영남 알프스

 

 

일행에게 사과가 추억을 선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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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가 같이 한 침대에 있으면 가슴이 설레야 한다?
“누가 닭살 부부 아니랄까 봐. 언니가 한 턱 내야겠다.”
결혼 18년차 닭살 부부의 얼렁뚱땅 사랑 놀음 이야기

 

 

 

대한민국공예대전에서 중소기업중앙회장상을 탄 후배의 작품입니다.

이 같이 작품에 정성이 들어간 것처럼 부부 사이에도 노력이 필요합니다.

 

 

 

‘사랑’

 

 

탈도 많고 말도 많습니다. 전화가 울렸습니다. 핸드폰에 이름이 뜨지 않습니다. 모르는 번호는 거의 받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받았습니다. 결혼 18년차 ‘닭살 부부의 사랑 놀음’은 이렇게 시작되었지요.

 

 

“여보세요.”
“누구세요.”
“내가 진짜 누군지 몰라서 묻는 거야? 애인 한명 소개 시켜주려고 했더니….”

 

 

여자였습니다. 누군지 모르는데, 대뜸 애인을 소개 시켜주겠다니, 내가 잘못들은 건가, 싶었습니다.

 

 

“필요 없어요. 아내한테도 제대로 못하는데 애인은 무슨. 그런데 누구?”
“내 이름 진짜 입력 안 된 거야? 나 OO인데…. 애인 소개시켜 준다니까. 우리 서로 애인 한 명씩 소개시켜주기로 할까?”
“난 여자는 아내 한 명으로 만족합니다. 대체 왜 그러세요?”

 

 

그녀는 지인의 친구였습니다. 십여 년 전부터 알았습니다. 그렇지만 일 년에 한번 쯤 아내와 함께 만나는 사이였습니다. 전화통화는 이년에 한번 할까 말까. 이렇게 소원한 사이에 전화해선 대뜸 애인 소개해준다니 기찰 노릇이었지요.

 

 

 

 

나 원 참. 그런데 남자 심리 참 요상하대요. 강하게 거부했지만, 한편으론 애인 소개 운운에 귀가 솔깃한 거 있죠. 게다가 전화 건 당사자가 파악되고 나니, 제안이 더 슬슬 당기대요. 그렇잖아도 부부관계에 별 흥미를 못 느끼는 아내에게 불만인데 말입니다. 하여간 남자들이란….

 

 

“남녀가 같이 한 침대에 있으면 가슴이 설레야 한다. 그런데 당신과 있으면 언제부터인가 설렘보다 너무 익숙한 편안함이 오히려 더 불편하다”

 

 

아내의 고백입니다. 그렇습니다. 부부, 서로 상대방을 만지는데 설렘보다 나를 만지는 듯 편안합니다. 그래서 부부는 성별(性別)로 ‘남자’와 ‘여자’를 넘어 제3의 성인 ‘그냥 부부’인 듯합니다. 살아보니, ‘부부’라도 늘 변화가 필요합디다. 결혼 생활이 길수록 상대방을 위한 배려가 필수입디다. 왜냐면 부부가 오래 살면 너무 잘 알아 흥미가 사라지기 마련이니까.

 

 

그래서 부부도 관리가 필요합니다. 성(性)은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며 살아 꿈틀거리는 생물(生物)이니까. 상대에게 흥미가 사라진 사랑은 새로운 사랑을 찾는 게 필연입니다. 이 과정에서 바람이 나는 거죠. 성은 남녀노소, 지위 고하, 배움 여부를 떠나, 모든 인간의 본능입니다. 절제가 필요한 대목이지요. 때문에 부부 관계에서도 적절한 관리가 필요한 겁니다.

 

 

 

가을, 부부의 사랑에도 '불'이 필요합니다.

 

 

 

“시간이 오늘 밖에 안 된다고 해서 전화했습니다.”

 

 

지난 17일에 제45회 대한민국공예대전에서 중소기업중앙회장상을 받았다던 대나무 공예가 장형익 후배였습니다. 추석 연휴에 미뤘던 상 탄 뒤풀이 겸, 집 옆 호프집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헉, 후배는 없고 아내와 그 절친들이 보였습니다.]

 

 

“호프 한 잔 해야죠?”

 

 

당근, 당연지사(當然之事)였지요. 생각지도 않았던 아내의 말에, 생맥주 한 모금 들이키다 그대로 내뿜을 뻔했습니다. 아내가 그 일을 알 줄이야!

]

 

“한 번 들어 봐. 누가 우리 남편한테 전화로 여자 소개시켜준다 했대.”
“그랬는데?”

 

 

여기서 난리 났습니다. 왜 안 그러겠습니까. 그렇잖아도 닭살 부부라고 야단인데 뜻하지 않은 시험까지 봤으니. 몹시 어지럽더군요.

 

 

“우리 남편이 그랬대. 나는 여자는 아내 한 명으로 만족한다. 아내한테도 제대로 못하는데 애인은 무슨. 애인 필요 없다, 그랬대. 이런 남편 있으면 나와 보라 그래. 호호호~”
“에이~. 누가 닭살 부부 아니랄까 봐. 오늘 언니가 한 턱 내야겠다.”

 

 

알면서도 시치미 뚝 떼고 있었던 아내가 오싹했습니다. 사람 시켜 남편을 실험한 거 아닐까, 의심도 들었습니다. 까딱했다간 아내에게 두고두고 잘근잘근 씹혔을 걸 생각하니 끔찍합니다. 역시 세상살이는 한치 앞을 알 수 없습니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해야 하는 까닭입니다.

 

코스모스 하늘거리는 가을, 부부의 사랑에도 ‘불’이 필요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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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사다리 타고 페인트 칠 하기 쉽겠나?”
“일복이 많다. 아무래도 팔자인가 하고 산다!”
여자 도장공, 유미자ㆍ양송남ㆍ주현숙 씨와의 한담

 

 

 

 

 

경력 5년의 주현숙 씨도 페인트를 칠하는 도장공 쪽에서는 초짜라 합니다.

아직 경력 2~30년씩 되는 언니들과 같이 일하려면 일 쫓아가기 힘들다네요.

 

 

 

 

“인생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고생이라잖아요.”

 

 

주현숙. ‘삶=고행’인 걸 어찌 알았을까. 페인트를 칠 하던 그녀 얼굴에 허망함이 잠시 묻어났다 사라집니다. 인생길은 고행길이라는 거 살다 보면 자연스레 알게 되지요. 아무래도 삶은 도인이 되어가는 과정이지 싶네요. 바닥에 떨어진 페인트를 닦으며 땀을 훔칩니다. 그러면서 그녀가 내뱉은 말은 씁쓸합니다.

 

 

“부모 잘 만난 사람이나 편하게 살까, 누가 편하게 살겠어요. 우리 같이 부모 복 없는 사람들은 죽어라 일해야죠. 그렇게 태어난 걸 어쩌겠어요. 원망한다고 누가 먹여주나요. 가족하고 같이 먹고 살라면 또 열심히 일해야죠.”

 

 

페인트 칠 하는 여자 도장공 주현숙(45), 양송남(60), 유미자(65) 씨를 만난 건 지난 28, 29일. 그들은 여수국가산업단지의 어느 공장에서 페인트를 칠하던 중이었습니다. 그들의 손이 닿자, 낡은 건물이 동화 속의 집처럼 밝게 변했습니다. 그들은 세상을 예쁘게 꾸미는 아름다운 여자 마술사였습니다.

 

 

“여보세요. 나 지금 일하는 중. 내일은 다른데서 일하기로 했는데. 누구? 가만 있어봐. 전화번호가 차에 있으니 이따가 찾아서 알려줄게.”

 

 

유미자 씨는 한 손으로 전화를 받으면서도 한 손은 일에 열심입니다. 그런데 움직이는 한 손이 장난 아닙니다. 척 봐도 고수입니다. 힘든 일에 도전한 열정적인 그녀들에게 다가갔습니다. 모자 사이로 삐져나온 흰머리가 지나 간 세월을 엿보게 했습니다. 틈나는 대로 말을 시켰습니다.

 

 

 

사'는 게 고행'이라지만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게 그녀들의 지론입니다.

 

 

 

 

“여자가 사다리 타고 페인트 칠 하기 쉽겠나? 쉬운 일은 없더라.”

 

 

- 페인트 칠 하는 일은 언제 어떻게 시작했어요?


주현숙(이하 주) : “일한지 5년 됐다. 아이들 가르치려면 열심히 벌어야지 무슨 뾰쪽한 수가 있나. 지금 큰 딸이 중 3, 작은 딸이 초등학교 6학년이다. 혼자 벌어서는 감당 못한다. 내년에는 아이들 가르치는데 돈이 제일 많이 들어간다는 중학생, 고등학생이다. 얘들 둘 가르치려면 죽어라 일하는 수밖에.”

 

양송남(이하 양) : “내 나이 서른 후반부터 했으니 20여년 됐네. 여자들이 할 일 많지 않다. 식당 일은 해 봐야 일하는 시간도 길다. 특히 돈이 적다. 그래 주위에 페인트 칠 하는 사람들이 많아 용기 내 따라 다닌 게 지금까지 왔다. 처음에는 몇 번이나 그만 뒀다. 냄새도 심하고, 온 천지가 아팠다. 말이 쉽지 여자가 사다리 타고 페인트 칠 하는 게 쉽겠나? 이 세상에 쉬운 일은 없더라.”

 

유미자(이하 유) : “서른두 살 때부터 돈벌이를 했다. 처음에는 도로공사 일을 따라 다녔다. 이후 서른 중반부터 도장공을 하게 됐다. 내 나이 올해 육십 다섯이니 거의 30년이 됐다.”

 

 

- ‘송남’, 이름이 남자 이름이네요. 사연이 있어요?


양 : “내가 첫짼데, 첫째가 딸이라고 할머니가 서운해 하셨다. 다음에는 아들 낳으라고 내 이름을 남자 이름으로 지었다고 한다. 그게 효과가 있었다. 내 밑으로 내리 셋이 남동생이다.”

 

 

- 일당은 얼마고, 월급은 어느 정도에요?


주 : “나는 초짜라 일당이 약하다. 하루 팔만 원 받는다. 저 언니들은 완전 기술자라 일당이 많다. 돈 많이 받으려면 기술을 열심히 익혀야 한다.”

 

양 : “처음 일할 땐 하루 일당이 칠천 원이었다. 그 때는 초보라 삼십 일 일해 봐야 겨우 21만원이었지만 지금은 기술자라 꽤 번다. 월급이 많을 땐 오백, 적을 땐 이백만 원도 받아 봤다. 평균 월급은 삼백만 원 정도다. 그만큼 힘든 일을 하니까 봉급을 많이 받는 거다.”

 

유 : “이쪽 일은 힘들어 안하려고 해 일당이 세다. 남자는 십육만 원에서 십팔만 원. 여자는 기술자가 하루 십일만 원에서 십삼만 원 한다. 초짜는 팔만에서 십만 원이다. 많이 일하면 삼십일, 적은 달은 십일 정도 일한다.”

 

 

 

최고참 유미자 씨의 페인트 칠 하는 손놀림은 유유자적 예술입니다.

 

 

 

 

“일복이 많다. 아무래도 팔자인가 하고 산다!”

 

 

 

“빨리 하세. 토요일인데 빨리 끝내고 집에 가야지.”
“이 일이 빨리 끝낸다고 빨리 끝날 일이요.”

 

 

‘빨리 빨리의 나라’라던 대한민국. 역시나 그녀들 대화 속에도 ‘빨리’란 단어가 등장합니다. 사용 횟수 또한 엄청납니다. 집에 뭘 숨겨뒀을 리 만무하다. 집에 빨리 가고픈, 일하는 사람 마음 심리는 어디나 마찬가지나 봅니다. 이는 아마 집에 있는 <가족>이라는 보물이 그립고 사랑스러운 탓이겠지요.

 

 

 

- 남자들이 하던 페인트칠을 언제부터 여자들이 하기 시작했어요?


유 : “십 오륙년 됐을 거다. 그 전에는 여자들은 남자들이 페인트 칠 하기에 앞서 페인트 잘 묻으라고 옆에서 사포질이나 허드렛일만 했다. 그러다가 여자들에게 일을 시켜보니 꼼꼼히 일을 잘하니까 차츰 하게 된 거다. 지금은 주로 여자들은 낮은 곳, 남자들은 위험하거나 높은 곳에서 일한다. 요즘은 여자들 인건비가 남자들보다 싸니까 어지간한 일은 여자를 부른다.”

 

 

- 일감은 꾸준해요?


주 : “저 언니들은 일을 오래해 아는 사람이 많다. 일이 없을 때에도 오라는 데가 많고, 부탁할 곳도 많다. 아니면 자기가 일을 따서 직접 해도 된다. 그러나 나는 초짜라 일이 많지 않다. 벌이가 꾸준하지 않아 걱정이다. 남편도 이쪽 일을 하는데 고정 수입이 아니라 힘들다. 나라도 월급쟁이가 되면 좋을 텐데.”

 

유 : “옛날에는 일감이 별로 없었는데, 지금은 아파트가 많아 일이 많다. 이 일은 주로 일하는 곳을 정해 두고, 일이 없을 땐 다른 곳에서 일한다. 지금은 남자 혼자 벌어선 돈 못 모은다. 남편은 월급쟁이로 철도 일 했는데 자기 쓰느라 정신없었다. 내가 버니까 그나마 돈 모아 아이들 집도 사주고 차도 사주고, 손자들 용돈도 주고 글지.”

 

 

- 엄마로써 아이들 두고 일 다니기 힘들었을 텐데, 어땠어요?


유 : “일 시작할 때 아들은 네 살, 딸은 일곱 살이었다. 네 살짜리 아들을 일곱 살인 어린 딸에게 맡기고 나와 일했다. 아이들이 밥 먹게 한족에 밥상 차려서 보자기로 덮어두고 나왔다. 일하다 쉬는 점심때면 아이들 생각이 제일 많이 났다. 가슴 아팠다. 엄마라면 그 속을 다 알 거다. 나는 일복이 많다. 아무래도 일하라는 팔자인가 하고 산다.”

 

 

 

남자 이름이라는 양송남 씨는 덕분에

자기 밑으로 내리 셋이 남동생이랍니다.

 

 

 

“여자 마술사? 속 편한 소리. 먹고 살기 힘든 세상”

 

 

 

“참된 행복.

 

행복은 자기가 입은 옷의 호주머니 안에 숨어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지인이 보내 온 문자입니다. 이 글귀를 보고 “맞다!”하며, 미친놈처럼 혼자 배시시 웃었습니다. 부모와 자녀에게 <가족>은 갈 곳이 없는 중에도, 돌아갈 곳이 있는 집이자 안식처입니다. ‘가족’은 겉으로 드러내 놓고 말 하지 않아도 속으로는 큰 힘이요, 행복이지요.

 

 

- 일하는 엄마 모습을 아이들이 본 적 있어요?


양 : “있다. 아이들이 엄마가 힘들게 일하는 거 보고 더 열심히 공부하고, 더 착하게 큰 거 같다. 그래선지 부모라면 깜빡 죽는다. 이 일이 보기에는 옷이 지저분하고 더럽지만 일 끝나는 시간이 빨라서 좋다. 작업복을 갈아입으면 감쪽같고 깨끗하다. 지저분한 건 일할 때뿐이다. 벌이도 좋고.”

 

 

- 앞으로도 계속 일하실 거예요?


주 : “아직 경력이 부족해 벌이가 들쭉날쭉하다. 다른 일을 찾을까 고민 중이다. 그런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사십 중반이라 나이 많다고 오라는 데가 없다. 아이들은 커가고, 교육비는 점점 늘어나 탈이다. 이 일을 계속해야 할 것 같다.”

 

양 : “아이들이 엄마 힘들다고 일 그만 두라고 한다. 그게 어디 말처럼 쉽나. 벌어야 누군들 돕지.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일손 놓을 수가 없다. 아무래도 손자 보는 것보다 일이 더 편할 거 같다.”

 

 

- 일하면서 보람도 많았을 거 같아요?


양 : “보람이라면 자식들 키우고 공부시킨 거다. 딸은 대학원 나왔다. 아들은 외국 어학연수도 일 년 보내고 대학 졸업했다. 아들은 거제도에 있는 삼성중공업에 다닌다. 딸은 재작년에 아들은 작년에 결혼했다. 결혼할 때 집 사라고 돈 많이 보탰다. 아이들이 착하게 잘 커 준 게 무엇보다 고맙고 감사하다.”

 

 

- ‘세상을 예쁘게 색칠하는 여자 마술사’란 생각 안 드세요?


주 : “페인트를 칠한 후 보면 깨끗해서 좋긴 하다. 그런데 ‘세상을 예쁘게 색칠하는 여자 마술사’란 생각을 할 틈이 없다. 예술가라면 모를까. 우리는 그냥 하루 먹고 하루 살기 바빠 이 일을 하는 거다. 여자 마술사? 속 편한 소리다. 먹고 살기 힘든 세상이다. 그래도 어쩌겠나. 열심히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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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동생에서 여보 당신, 다시 오빠 동생으로
“오늘부터 아빠에게 여보 안하고 오빠~ 할꺼당~^^”
부부생활 위한 삶의 지혜 알려주는 주례사 없는 이유
딸 시집보낸 아빠 심정, “못해준 것만 생각난다!”
‘신랑 박재영 군과 신부 박다연 양 결혼식’ 소회

 

 

 

결혼, 새로운 출발입니다. 살면서 그 의미를 알게 되지요.

 

 

 

 

결혼.

 

“이 사람과 같이 평생을 하고 싶다!”란 믿음에서 하지요. 그러니까 행복하기 위한 결정입니다. 그런데 결혼 생활에 아이러니가 있습니다. 살아 본 남자들 말로는 “결혼은 절집에 들어가 머리 깎는 것과 같은 고난의 길이요, 수행 길!”이랍니다. 어째, 이런 일이….

 

 

 

결혼식에 갔다 온 후 아내가 갑자기 미친 까닭

 

 

“나도 오늘부터 당신한테 ‘오빠’라 할래.”

 

헐~. 신혼 초, 오빠 소리가 듣고 싶어 아내에게 부탁했습니다. 아내는 단칼에 거절했습니다. 이유는 “부부 사이가 ‘여보 당신’이지, 어찌 ‘오빠 동생’이 될 수 있냐!”는 논리였습니다. 그랬던 아내, 지난 주 결혼식 다녀와선 ‘오빠’라 부르겠다는 겁니다. 저야 고맙지요.

 

 

헌데, 오빠는 그냥 ‘오빠’라 부르면 재미없습니다. 콧소리 비음이 약간 섞인 “오빵~”하고 불러야 제 맛이지요. 과연 아내가 애교 만점이라는 코맹맹이 소리를 낼 수 있을까? 요거, 잘못 부르면 죽도 밥도 아니지요. 상상만으로도…. 고개 가로 젓고 호통 쳤습니다.

 

 

“당신, 결혼식에 가서 뭘 잘못 먹었어?”
“호호호호~, 아니에용~. 오빵^^”

 

 

아내, 단단히 미쳤습니다. 오래 살다보니 진짜 별일 다 있대요. 근데 어이 할꼬. 막상 눈앞에서 “오빵”하니 들어줄만 하더라고요. 남자는 다 똑 같다더니, 남자들이란…. 무슨 연유에서 오빠라 부르기로 했을까? 아내는 결혼식장에서 만난 닭살 부부 이야기를 늘어놓았습니다.

 

 

 

결혼, 축하합니다.

 

 

신부, 그 아름다움...

 

 

결혼 양가의 결합이지요. 왜?

 

 

 

“오늘부터 아빠에게 여보 안하고 오빠~ 할꺼당~^^”

 

 

“저 요즘 우리 남편한테 여보라 안 부르고 오빠라 해요!”
“안 그랬잖아요. 왜 그렇게 부르는 거예요?”
“남편에게 한 번은 ‘오빠~, 이것 좀 해줘’했더니, 좋아하면서 두 말 않고 해주는 거 있죠. 혹, 안 해주면 ‘오빠가 이것도 안 해줘’하면 빼다가도 부리나케 해주더라고요. 이거 남는 장사 아니에요? 남편이 오빠로 호칭 바꾼 후 더 잘해줘요. 한 번 해봐요.”

 

 

참나~. 아무나 하나, 싶었습니다. 그런데도 아내는 “이제부터 나도 그럴라고. 오빠가 더 잘해 줄 거지?”라며 용기 냈습니다. “그래 알았어!” 맞장구치며 침대에서 한참 웃었습니다. 아이들이 웃음소릴 듣고 와서는 ‘왜 그래?’란 표정이더군요. 아내는 “너희는 몰라도 돼!”하며 그러더군요.

 

 

“엄마도 오늘부터 아빠에게 여보 안하고 오빠~ 할꺼당~^^”

 

 

아이들 덤덤하대요. 평소 닭살부부 행각을 많이 봤던 뒤끝이었지요. 흔히, 남자와 여자 사이는 “오빠 동생”이었던 관계가, 언제 그랬나 싶게 “여보 당신”으로 변한다죠? 그러다 세월 가면 다시 “오빠 동생”이 되는 거 같습니다. 연인에서 가족으로 변하는 거죠. 암튼, 아내의 <오빠! 선언>은 하루가 지나기도 전에 말짱 도루묵이었습니다.

 

 

 

 

주례사는 왜 판박이일까?

 

 

결혼 생활의 시작과 끝은 배려입니다.

 

 

행복의 시작은 어디일까?

 

 

 

건강한 부부생활 위한 삶의 지혜 알려주는 주례사 없는 이유

 

 

지난 일요일, 지인과 함께 경남 창원에서 진행된 ‘신랑 박재영 군과 신부 박다연 양 결혼식’에 갔습니다. 지인은 주례 선생님, 저는 하객 입장이었지요. 신부 아버지 박천제 씨와 40년 친구인 지인, 식장 가던 도중 주례 원고를 주며 손 좀 봐 달라대요. 주례가 청춘남녀에게 하는 당부는 세 가지였습니다.

 

 

“첫째, 부부간에는 ‘상대방을 바꾸려 하지 말고, 긍정적으로 교감하라!’
둘째, 부모님에 대해서도 ‘바꾸려 하지 말고, 긍정적으로 교감하라!’
셋째, 사회생활에 있어서도 ‘나’를 앞세우지 말고, ‘우리’를 먼저 생각하라!”

 

 

빼고 자시고 할 게 없었습니다. 결혼생활, 별 거 있던가요. 당사자인 부부, 키워주신 양가 부모님, 살아 온 사회에 ‘배려’면 그게 최선이죠. 근데, 그게 쉽지 않습니다. 문제는 ‘자기’밖에 모른다는 겁니다. 그래서 배려하며 화합하길 바라는 게지요. 주례사 읽은 후 말없이 혼자 씩 웃었습니다. “왜 웃어?” 묻대요.

 

 

“주례사를 상식적인 말밖에 할 수 없는 현실이 괜히 씁쓸해서요.”

 

 

사실, ‘주례사는 왜 파 뿌리며, 부모 등의 말만 할까?’ 의문을 가졌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부부 화합, 부부 관계, 자녀 키우기입니다. 이와 관련한 건강한 부부생활을 위한, 삶의 지혜를 알려주는 주례사는 들어 본 적 없습니다. 왜 그럴까? 물었습니다.

 

 

 

 

딸 가진 아버지의 행복...

 

 

손을 건네주는 아버지의 마음은...

 

 

우리 딸 잘 컸구나... 

 

 

 

딸 시집보낸 아빠 심정, “못해준 것만 생각난다!”

 

 

“결혼식에는 어린 아이부터 어른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오잖아. 부부 관계 등에 대한 당부 등이 들어가면 19금에 걸리기 때문인 것도 같고, 구설수에 오르지 않고 무난히 결혼식 마치려는 양가 입장을 대변하는 거 같은데.”

 

 

수긍했습니다. 그렇더라도, 결혼에서 가장 중요한 건 당사자. 부부 화합, 부부 궁합, 자녀 양육 등 난제(難題)들이 많습니다. 모두 두 사람이 풀어야 합니다. 살아 보니, 상대방을 위한 배려가 기본이더군요. 배려 없이는 원만한 부부 생활 자체가 어려웠습니다. 아내들 불만이 적은 경우는 대부분 “가정 일 도와주는 남편” 여부에 따라 희비가 갈렸습니다.

 

 

결혼식 후, 신부 집에 갔습니다. 딸 둘 시집보낸 지인 위로 명분이었습니다. 식당에서 밥 먹으면 끝인 결혼식. 그런데 집에까지 또 음식을 정성껏 준비했더군요. 막걸리에서 국수까지 푸짐했습니다. 딸 보내기 서운해 장만했다대요. 신부 아빠, 딸 보낸 아버지 입장을 한 마디로 정리하대요.

 

 

“딸한테 잘해 준 거는 하나도 생각 안 나는데, 못해준 것만 생각난다. 미안하고 고맙데이.”

 

 

그러면서 “결혼시켜보니 지금껏 세상을 너무 쉽게 봤구나 싶다!”고 덧붙이대요. 어디 세상뿐이겠어요. 결혼, 너무 만만하게 생각지 말고 정성들여 열심히 살라는 당부인 게죠. 결혼, 수행 길이 되지 않으려면, 때론 “오빵!”하고, 애교도 피우며 알콩달콩 사는 게 효(孝)지요. 부부, 둘이 힘을 합치면 못할 게 없는 세상입니다! 행복하시길….

 

 

 

 

 

엉......

 

 

주례 선생님의 세가지 당부 기억하시길...

 

 

결혼, 행복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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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 딸의 결혼 과정에서 눈에 띤 세 가지

“신부 아버지가 너무 서운해 한다~, 마.”
“친구가 나보고 주례 서래. 어쩌까?”
 

 

 

 

정종열ㆍ박남이 부부의 결혼 청첩장.

 

 

 

“결혼합니다! 평생을 같이 하고픈 사람을 만났습니다.”

 

 

지인이 보낸 청첩장 문구입니다. 많은 사람 중, ‘평생을 같이 하고픈 사람’을 만났다는 건 큰 행운입니다.

 

 

다만, 끝까지 행운으로 남기 위해서는 부부지간 많은 노력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또 서로 존중하며 배려하는 삶의 지혜가 필요할 것입니다.

 

 

지난 10일, 정광효ㆍ조순득 부부의 장남 종열 군과 박천제ㆍ전영숙 부부의 장녀 남이 양이 결혼에 성공했습니다. 아름다운 사랑을 키워 온 정종열ㆍ박남이 신혼부부가 앞으로 행복한 삶 꾸려가길 바랍니다.

 

 

“사위가 성격 참 좋다. 특히 마음에 안 드는 것이 있어도 표현하지 않고 웃고 넘어가는 모습이 더욱 좋다.”

 

 

지인의 사위에 대한 자랑과 칭찬입니다. 본인과 반대되는 성격이 몹시 흡족했나 봅니다.

 

 

뿐만 아니라 새내기 정종열ㆍ박남이 부부의 만남은 신부를 눈여겨 본 신랑 누나가 발 벋고 나선 결과라니 좋은 일 가득하기 바랍니다.

 

 

생각해 보면, 결혼 날 잡은 후 결혼식 올리기까지 말도 많고 탈도 많습니다. 제 경우, 아무 것도 아닌 일로 티격태격, 때려치우고 싶은 마음 굴뚝같았습니다. 그러나 결혼식 후 다 봄눈 녹든 사라지더군요.

 

 

힘든 과정 거치면서 새로운 삶에 적응하라는 ‘어른 만들기’ 전략이지 싶습니다. 지인 딸, 결혼 과정에서 세 가지 장면이 인상적이었습니다.

 

 

 

# 장면 1. 사위의 청혼에 얽힌 장인의 마음

 

 

단란했던 딸과의 한 때. 이 때문에 딸의 결혼이 서운한 것이지요.

 

 

 

“신부 아버지가 너무 서운해 한다~, 마.”

 

 

곱디곱게 키운 딸이 마음에 드는 남자 만나 정든 울타리를 떠나는데 서운하지 않을 아버지가 어디 있겠습니까.

 

 

저도 걱정입니다. 제 딸이 결혼하면 많이 서운할까봐. 다행인 건, 아직 곁에서 사랑할 시간이 많이 남았다는 것 뿐. 더욱 사랑하며 보내야겠지요. 여하튼 지인은 섭섭함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안 그래야지 하는데도 섭섭해. 사랑이 너무 깊어서? 그건 아닌데 이상하니 그래. 그렇게 되더라. 시집간다 해서 그런지 못해준 게 많이 생각나. 더 잘해 줄 걸 싶대. 눈물이 나더라고.”

 

 

이거야 평균적인 아버지 마음. 지인이 섭섭한 이유가 따로 하나 있었습니다. 이것까지 신경 쓸 아버지라면 사랑이 넘치고 넘쳤구나 싶었습니다. 다음은 지인의 친구 분이 전한 이야기입니다.

 

 

“그 친구가 서운해 한 것은 예비 사위가 자기 딸에게 프러포즈를 제대로 하지 않았대. 남자가 동생에게 언니와 평생 함께 하고 싶다고 전해 달라 했다나 뭐라나. 그래 친구가 많이 서운했대.”

 

 

지인에게 서운했던 원인을 물었습니다. 의외의 대답이 나왔습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프러포즈도 제대로 한다는데 돌려 한 것이 서운했다. 부모 마음은 딸이 근사한 프러포즈를 받길 바라지 않을까?”

 

 

다행히 다시 정식으로 다시 청혼 했다더군요. 여기서 미혼 남자들에게 조언 하나 하지요. 아버지의 마음은 딸 데려가는 남자를 도둑놈(?)으로 여기는 사람도 꽤 많답니다.

 

 

총각들이여, 결혼하려거든 아버지의 이런 마음까지 헤아리길. 저도 청혼을 제대로 하지 않아 아내에게 지금껏 바가지 긁히는 중이랍니다. 10년에 한 번씩 청혼하라고…. 헐~^^.

 

 

 

# 장면 2. 신부 아버지가 친구에게 주례 부탁한 까닭

 

 

결혼 앞둔 정종열ㆍ박남이 씨가 주례와 스님을 찾아 인사 드리는 모습.

 

 

 

“친구가 나보고 주례 서래. 어쩌까?”

 

 

참~, 거시기 합니다. 친구에게 주례 부탁받은 지인도 난감해했습니다. 친구에게 주례 부탁하기도 힘들고, 직접 서기도 뭐합니다. 너무나 서로를 잘 아는 사이라서. 그런데 덜컥 친구에게 주례를 부탁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신부 아버지에게 왜 친구에게 주례를 부탁했는지 물었습니다.

 

 

“대학 때 친구로 만나 38년 동안이나 옆에서 지켜봤다. 생활이 항상 바르고 존경할만한 친구다. 자기는 박수치며 친구 딸 결혼식 보고 싶다는데, 우리는 내 친구가 주례 서는 게 편하다. 이게 벌써 두 번째다. 역시 대학교수답게 창의적으로 주례 잘 하더라.”

 

 

그러고 보니, 결혼식에서 주례사에 신경 써 들은 적이 없습니다. 모두가 판에 박은 듯 비슷비슷하니까. 결혼 후 주례사를 받아 ‘뭐가 다를까’, 찬찬히 살폈습니다.

 

 

“상대방을 바꾸려 하지 말고, 긍정적으로 교감하라!”

 

 

주례사의 큰 줄기입니다. 이 말이 어디 신혼부부에게만 해당될까. 그리고 결혼 축하와 양가 소개, 신랑 신부 소개가 있었습니다. 이어 부부간의 사랑, 부모님에 대한 효도, 사회에 대한 책무 등 3가지 당부가 뒤따랐습니다.

 

 

이 중 달랐던 건, 신부의 성장 모습을 지켜본 사람으로,

 

 

“처음 소개해준 분이 참으로 사람 볼 줄 아는구나!”

 

 

라는 재밌는 멘트와 단골식당에서 본

 

 

“사랑하기도 바쁜데, 어찌 미워하리오!”

 


라는 말이었습니다. 친구가 주례 서니 이런 말이 나온 게지요.

 

 

 

# 3. 결혼 뒤풀이 후 달라진 남편 모습

 

 

정종열ㆍ박남이 부부 행복하시길...

 

 

 

“무슨 일이든 정도(正道)에 따라 행동하라!”

 

 

결혼식 후, 지인이 사위에게 남긴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아무리 편법이 판치는 세상이라지만 결국 정도를 이길 것은 그 무엇도 없는 게 자연의 섭리입니다. 지인은 친구들과 집에서 결혼식 뒤풀이 후 하지 않았던 행동을 했답니다.

 

 

“아내가 도맡아 하던 설거지를 도왔다. 이런 일이 한 번도 없었는데 이날은 내가 직접 설거지를 했다.”

 

 

설거지 도운 게 처음이라니, 정말 간이 꽤나 큰 남편입니다. 첫째 딸 결혼하고 나니 이제야 철이 든 건가요? 하여튼 그가 설거지를 한 이유는 이것.

 

 

“우리 마누라, 아이 키우느라 욕봤다!”

 

 

남자들의 아내 사랑법은 스스로 터득하는 수밖에…. 새내기 정종열ㆍ박남이 부부, 사랑 알콩달콩 키우며 행복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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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비상도 1-24

 

 

“중학교엘 가야 하는데 어떻게 하는 것이…….”
“네가 무엇보다 겸손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장편소설「비상도」줄거리

 

 <비상도>는 역사ㆍ영웅 장편소설로 권선징악을 주제로 하고 있다.

 

 집안 사정으로 인해 뿔뿔이 흩어져 살아야 했던 백남재와 하루아침에 고아가 된 동해는 산으로 들어가 스님(김대한)의 훈육을 받으며 성장한다.
 스님은 상해임시정부 요원이면서 독립투사였던 아버지 덕분에 중국 왕가에서만 전해 내려오던 비상권법을 전수받은 고수다.
 두 아이는 비상권법이 고려 왕실에서 비밀리에 전해 내려오던 고려국의 무예라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지만….

 

 


 비상도는 용화를 데리고 마을로 내려갔다. 요 근래 자주 집을 비운 것에 대한 미안함 때문이었다. 오랜만의 나들이에 용화는 기분이 좋은지 스승님께 말을 걸어왔다.

 

 

  “스승님, 내년에는 중학교엘 가야 하는데 어떻게 하는 것이…….”
  “당연히 가야지.”

 

 

 비상도는 아이를 더 큰 도시로 보내 공부를 시킬까를 생각하고 있었고 며칠 전 성 여사와도 그 문제에 대해 의논 한 적이 있었다. 그때 그녀는 자신이 용화를 데리고 갔으면 좋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조금 더 시간을 두고 보기로 했다. 용화는 그제야 안심을 하는 모양이었다.
 멀리 산골짜기로부터 서서히 어둠이 묻어오고 있었다.

 

 

  “내게 묻고 싶은 것이 있느냐?”

 

 

 그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결심이 선 모양이었다.

 

 

  “스승님, 얼마 전에 오신 사장님께서 스승님을 좋아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어떻게 해서 그럴 거라 생각하느냐?” 


  “느낌으로 알았습니다.”
  “네가 그 분을 좋아하는 모양이로구나.”


  “스승님께서 어떻게?”
  “짐작이었느니라.”

 

 

 마음을 들킨 용화가 눈덩이를 걷어찼다.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었던 새들이 화들짝 놀라 날아올랐다.

 용화가 다시 물었다.

 

 

  “스승님, 결혼은 하는 것이 좋습니까? 안 하는 것이 좋습니까?”

 

 

 누군가의 말처럼 요즘 아이들은 사춘기가 빨리 오는 모양이었다.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느냐?”
  “스승님을 뵈면 자유로운 것 같아 보이고 또 한편으론 슬퍼 보이기도 한 까닭입니다.”


  “넌 자유를 원하느냐?”
  “네.”


  “그러면 결혼을 해야지.”
  “스승님처럼 결혼을 안 해야 자유롭지 않습니까?”


  “어떤 자유를 말하는고?”
  “이를테면 가고 싶은 곳도 마음대로 가고 또 집을 비워도 되고…….”


  “이놈아, 너는 자유를 집에서 찾으려하느냐? 밖에서 찾으려 하느냐?”

 

 

 두 사람이 들어간 곳은 치킨 집이었다. 옛날 남재 형이 군대 가기 전 스승님께서 사 오신 치킨 맛이 영원히 잊을 수 없는 맛으로 기억에 남은 까닭이었다.

 

 

  “용화야, 나는 네가 무엇보다 겸손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명심하겠습니다.”

 

 

 그날 용화가 본 스승님의 모습은 자애로운 아버지의 모습이었다. 스승님은 자꾸만 치킨을 용화 쪽으로 밀어 놓았다.  (계속…)

 

 

 

 

 

 위는 올 1월 갑작스레 고인이 되신 고 변재환 씨의 미발표 유고작품을 그의 가족에게 지적재산권을 위임받아 연재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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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구와 가족끼리는 서로 조심해야 된다잖아.”
부부의 사랑도 서로를 위하며 키워가야 하는 것

 

 

 

 

 

부부란 참 알 수 없습니다.

 

 

“몸이 아파. 당신이 나 따뜻한 물에 목욕 시켜주면 안 될까?”

 

 

헉, 아내의 장난 같은 부탁입니다.

 

이런 적이 없었는데 왜 이럴까?

몸이 아파 그럴까? 뻔뻔해진 걸까?

아니면 살다보니 넘치는 의리 때문?

 

 

 

 

 

 

 

 

느닷없이 아내에게서 문자가 왔습니다.

 

 

“두통이 너무 심해요. 흑흑~”

 

 

뭐라 해야 하나. 대신 아플 수도 없습니다.

대충 “어제 퇴근 후 산에 갈 걸 그랬나?”하는 후회의 답신을 보냈습니다.

 

어쨌든 골치 아프다는 각시에게 위로가 필요했나 봅니다.

다시 아내의 문자가 도착했습니다.

 

 

“각시가 아프단디 안부 전화도 없공. 슬푸다. ㅠㅠ”

 

 

엄살 부리는 각시가 아닌데….

아내는 문자보다 남편의 애정 어린 위로 전화가 필요 했나 봅니다.

 

그걸 몰랐으니….

 

 

남편 : “문자 안 봤어?”
아내 : “그걸로 땡이니 하는 말이제.”

 

 

좀 서운했나 봅니다.

 

사랑 받고 싶어 하는 아내의 마음이 전달되더군요.

그래, 미안한 마음을 담아 문자를 다시 보냈습니다.

 

 

 

 

 

 

남편 : “이제 좀 괜찮은가?”
아내 : “아니요. 타이레놀 먹었는데도 안 괜찮아요. ㅠㅠ. 조퇴하라 했는데 회의 땜시.”
남편 : “장난 아닌가 보네~. 마음이라도 편히 먹게.”

 

 

아내가 목욕시켜 주길 바라는 이유는 낮에 주고받았던 문자의 뒤끝이었습니다.

빙그레 웃으며 아내에게 농담을 던졌습니다.

 

 

“여보, 그거 몰라? 식구와 가족끼리는 서로 조심해야 된다잖아. 가족이 목욕시켜주면 되겠어?”

 

 

아내도 “맞다, 맞다~”하며, 의미심장한 웃음을 날렸습니다.

 

딸 하나, 아들 하나를 낳은 아내.

결혼 후 아내의 등은 밀어준 적 몇 번 있습니다.

하지만 목욕시켜 준 적 한 번도 없습니다.

 

 

주말쯤, 아내에게 따뜻한 물에 목욕 시켜주는 것도 함께 살아 온 세월에 대한 감사의 보답이지 싶네요.

 

부부의 사랑도 서로를 위하며 키워가야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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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큰 우리 딸, 결혼이나 할 수 있을지 몰라.”

 

 

 

 

 

 

 

“아들은 걱정 없는데, 다 큰 우리 딸, 결혼이나 할 수 있을지 몰라.“

 

 

걱정 붙들어 매도 될 것 같은 지인의 걱정거리입니다.

 

그의 딸은 국내 최고 대학을 졸업하고 국내 최고 기업에 취직한 재원입니다.

거기에 얼굴까지 예쁜 딸입니다.

 

그런데도 걱정인 이유는 단 하나.

 

 

“이런 남자, 저런 남자도 만나보고 해야 하는데, 사랑 한 번 못해봤으니 남자는 제대로 고를까 싶어.”

 

 

지인의 불안에는 많은 것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세상물정 모르는 딸이 걱정이란 겁니다.

사랑도 해봐야 남자 보는 눈이 생긴다는 거죠.

 

지인에게 위로를 보탰습니다.

 

 

“왜 그러세요. 짚신도 짝이 있다는데….”
“그건 옛말이야. 지금은 나 홀로 족이 얼마나 많은데….”

 

 

그렇긴 합니다.

그렇더라도 지인 딸은 안 그러겠지 여기고 있습니다.

연애할 시간이 없어 탈이지, 결혼에 관심 없는 건 아니니까.

 

드디어 지인이 걱정의 본심을 밝혔습니다.

 

 

“살아보니 남자는 아내가 조금 어수룩하더라도 남편 말 잘 듣는 그런 사람이 최고데. 똑똑한 우리 딸, 남자들이 싫어할까 봐, 걱정이야.”

 

 

걱정도 팔자.

요지는 똑똑한 마누라는 피곤하다는 겁니다.

 

똑똑한 아내는 하나하나 조근 조근 따지는 경향입니다.

남자는 이럴 때 무척 피로를 느낀다는 거죠.

 

 

여기에 딱 맞는 뉴스가 있더군요.

CBS의 <남자는 왜 여자 친구의 성공을 두려워할까>란 기사였습니다.

 

 

“미국 플로리다 대학 심리학 연구진은 남자의 경우 사랑하는 파트너가 실패할 때보다 성공할 때 자존심이 상한다고 생각하는 사실을 발견했다. 반면 여자들에게는 이 같은 현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면서 왜 남녀 사이에 이런 차이가 발생하는지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남성이 여성에 비해 훨씬 더 경쟁적이고, 파트너의 성공을 자신의 실패로 간주하려는 속성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남성의 경우 자신이 성공하지 못했다고 생각하면 여자 파트너가 떠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갖게 만들게 된다.”

 

 

그러니까, 남자는 본능적으로 자신보다 못한 여성을 찾는다는 겁니다.

잘난 여자 만나 피곤 하느니, 좀 못한 여자 만나 대접받으며 살고 싶은 게 남자 속성이란 거죠. 이율배반입니다.

 

아무튼, 지인의 우려는 근거가 있었습니다. 진심어린 위로가 필요했습니다.

 

 

“효녀 딸을 두고 뭐 하러 벌써부터 걱정하세요. 참고 기다리면 될 걸….“

 

 

지인이 고갤 끄덕였습니다.

아버지의 가장 큰 역할 중 하나가 묵묵히 기다려주는 걸 알기에.

 

문제는 사회가 바뀌었다는 겁니다.

과거에는 남자만 잘나면 OK였지만, 요즘 어디 그렇습니까?

가부장적인 사회구조도 이제 바뀔 때가 되었습니다.

 

 

언제 어느 때 어려움이 닥칠지 모르는 세상입니다.

서로 마음 나눌 든든한 배우자가 있으면 큰 힘이지요.

부부가 함께 역경을 이겨내려는 생각이 중요합니다.

 

지인 딸도 아마 운명의 배우자 만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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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를 감동시키는 아주 사소한 것 두 가지
감동은 큰 것보다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생활 속 배려와 칭찬은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

 

 

 

 

결혼 16년차입니다.

이제야 아내를 감동시키는 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글고 보면 참 무딘 남편입니다.

 

결혼 16년, 참 만만치 않은 세월임은 분명합니다.

결혼 생활에 대한 반응은 대개 두 가지로 나타납니다.

 

첫째, ‘벌써 16년이 되었어?’ - 벌써
둘째, ‘이제 겨우 16년 살았어?’ - 겨우

 

전자의 경우, 우여곡절은 넘어 행복한 결혼 생활이었음을 증명합니다.

후자는 많은 사연 속에 힘든 부부생활이었음을 드러납니다.

 

만족한 부부로 살기 위해서는 어떤 자세가 필요할까?

이에 대한 답은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행복과 불행은 마음먹기 나름이다.”

 

 

이를 위해 부부가 함께 많은 노력이 요구됩니다.

하지만 만만찮은 현실 속에서 노력이 물거품 되거나, 포기하는 일이 생기곤 합니다.

16년을 부부로 살다보니, 아내를 감동시키는 요령을 알겠더군요.

 

제 경우는 두 가지 방법이면 ‘OK’였습니다.

 

 

부부 참 재밌습니다. 꼭 날씨같습니다.

 

# 1. 아내를 감동시키는 방법 - ‘배려’ & ‘나눔’

 

 

아내는 밤늦게 자는 관계로 아침잠이 많은 편입니다.

이에 반해 저는 일찍 자고 새벽에 일어납니다.

전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나이가 드니 바뀌더군요.

 

어제 아침, 물 마시러 주방에 갔더니, 세면대에 설거지가 쌓였더군요.

속으로 ‘이거 한 번 치워? 말아?’를 두고 고민했습니다.

 

아침에 늦게 일어나는 아내 위해 아침밥을 짓는 지인 남편 이야기가 생각나더군요.

 

‘에라~, 인심 쓰는 셈 치고 설거지 함 하자.’

 

이렇게 마음먹고 설거지에 나섰습니다.

설거지 중에 누가 뒤에서 꼭 안더군요. 아내였습니다.

백 허그 작렬하던 아내가 한 마디 했습니다.

 

 

“아침에 설거지 하는 우리 신랑 뒷모습 정말 감동이다!”

 

 

아침부터 설거지하는 건 될 수 있는 한 피합니다.

그런데 어느 지인은 아침밥이며, 설거지, 청소까지 다하더군요.

이 말이 떠올라 아침에 설거지를 했더니, 아내는 그게 좋았나 봅니다.

 

아내의 작은 감동에 저까지 기분 좋더군요.

 

 

 

# 2. 아내를 감동시키는 방법 - ‘격려’ & ‘칭찬’

 

 

“내가 살면서 가장 잘한 일은 당신과 결혼한 거였어!”

 

 

이런 긍정의 말은 맨 정신으로는 못하는 성격입니다. 낯간지러우니까.

술 한 잔 기분 좋게 먹어야 하지요. 그러면 아내는 이렇게 받아칩니다.

 

 

“호호~, 당신 술 잘 못 먹었어? 다음부턴 그 술만 마셔요.”

 

 

살다보면 가정 행복을 위해 안개를 피워야 할 때가 있지요.

하지만 아내는 싫지 않은 모습입니다.

 

 

며칠 전, 아내와 잠자리에 누워 잠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는 대개 잠을 자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정신이 말똥말똥 할 때의 일입니다.

 

 

아내 : “나는 별로인데 사람들이 왜 날 그렇게 좋아할까? 호호~”
남편 : “아니야. 당신 정말 괜찮은 사람이야.”

 

 

아내가 호들갑이었습니다.

술도 먹지 않은 남편이 맨 정신에 생각지도 못한 표현을 했다는 게 놀랍다는 게지요.

 

 

아내 : “당신 정말 그렇게 생각해?”
남편 : “16년이나 살았는데 그걸 모르겠어? 당신은 존경스런 여인이야.”

 

 

그러고 등 돌려 잠을 청했습니다.

말이 길어지면 복잡해지니까.

 

그랬는데 아내 손이 허리로 들어왔습니다.

등에 얼굴까지 푹 묻었습니다.

 

그리고 등 뒤에서 하는 말,

 

 

“당신이 칭찬해 주니 완전 감동이다. 여보, 고마워요.”

 

 

내가 칭찬에 인색했나 싶더라고요. 반성도 했습니다.

 

여기서 배움이 있었습니다.

역시 여자는 작은 것에 더 감동하나 봅니다. 이걸 모르고 살았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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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다행이네. 딸이 왜 결혼 안할 생각이었대?”
“빨리 결혼하면 좋잖아. 돈도 안 들고, 우리는 해방.“

 

 

 

중3 딸입니다.

 

 

 

“더위야, 물렀거라!”

 

 

무더운 여름, 현명한 여름나기는 운동이 제일.

부부, 해 저문 후 혹은 밤에 시간 날 때면 틈틈이 여수시 소호 요트장 해안도로 인근을 1시간 정도 걷습니다.

 

 

해가 진 이후, 구름과 어울린 섬 등의 고즈넉한 고요가 차분한 힐링을 선사합니다.

또 불빛 쏟아지는 야경도 멋있고, 국내 유일의 범선 코리아나 호가 있는 풍경도 멋스럽습니다.

 

 

이곳을 걸을 때에는 부부가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누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벼라 별 이야기가 다 쏟아집니다.

 

말 그대로 “♪별이 쏟아지는 해변~♬”입니다.

 

 

소호요트장입니다. 범선 코리아나호...

 

 

아내 : “시집 안 간다던 딸이 요즘엔 결혼한대.”
남편 : “다행이네. 왜 결혼 안할 생각이었대?”
아내 : “아이들을 보면 짜증난대.”

 

 

헉~, 이 무슨 소리. 아이들을 무척 귀여워했었는데….

암튼, 결혼이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된 세상.

 

시집 안 간다던 중3 딸, 이제는 시집 갈 생각이나 봅니다.

좋은 사람 만나 결혼하기 전에 가슴이 따뜻하길 바랍니다.

 

 

저만치 청춘 남녀가 앉아 있습니다.

요트장을 바라보며 데이트 중입니다.

 

부러운 청춘입니다. 허공으로 웃음소리 가득 퍼집니다.

아무래도 수놈의 작업(?)이 통했을까. 딸 가진 아빠는 아빠나 봅니다.

 

 

남편 : “왜 아이가 싫대?”
아내 : “귀찮고 성가시대. 엄마가 자길 어떻게 키웠는지 놀랍대. 그래서 낳기만 해라. 그러면 엄마가 아이 키워 줄게 했지 뭐.”


남편 : “그랬더니?”
아내 : “‘아이 낳으면 엄마가 아기 봐 줄 준다면 결혼 생각해 봐야겠네.’ 그러더라고.”

 

 

어림없는 소리.

지 자식을 정성 들여 알토란 같이 키울 생각은 안하고 부모에게 맡길 생각부터 하다니. 너무 현실적이라 얌체 같습니다.

 

사실, 아빠 입장에서 과년한 딸이 결혼 안하는 거 보다 빨리 결혼하는 게 낫지 싶습니다.

외로운 인생살이 같이 사는 게 훨씬 좋으니까.

자기편이 있다는 거 삶의 큰 위안입니다.

 

 

남편 : “정말 아이 낳겠대?”
아내 : “응. 그래서 공부 그만하고 빨리 시집이나 가라 했어.”


남편 : “그랬더니 뭐래?”
아내 : “‘열아홉에 결혼할까?’ 그러대. 그냥 그래라 했어.”
남편 : “당신 미쳤어.”

 

 

모녀지간 죽도 잘 받습니다.

열아홉 살에 결혼이라니,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말은 이렇지만 속마음은 따로 있습니다.

아빠 입장에서 딸이 되도록 늦게 결혼하면 좋겠다는….

 

 

여수 소호동, 여수 밤바다입니다.

 

 

밤이 깊어 가는데도 운동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어폰을 꽂고 힘차게 걷는 청년도, 늘씬한 몸매를 자랑하며 살랑살랑 걷는 아가씨도 보입니다.

 

손을 잡고 걷는 연인과 부부도 있습니다. 여름밤, 사랑이 무르익습니다.

 

 

아내 : "아이들이 빨리 결혼하면 좋잖아. 돈도 안 들고, 우리는 책임에서 해방되는 거잖아.“

 

웃음이 터집니다. 이렇게 한 번 웃는 거죠. 마음은 그게 아닌데, 역시 현실은 현실…. 그렇더라도 사랑 듬뿍 받는 딸로 커 가길 바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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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을 만나 결혼했는데, 이혼했어요.”
사랑이 식었다면 반전의 반전이 필요한 상황

 

 

 

 

 

사랑 참, 묘~~~ 합니다

 

“첫사랑을 만나 결혼했는데, 이혼했어요.”

 

그녀가 자신의 과거를 밝혔습니다.

얼굴이 밝아 알지 못했는데 담담하게 말했습니다.

그녀는 지금 아이를 혼자 키우며 살고 있습니다.

 

사랑, 알다가도 모르겠답니다.

 

그렇습니다. 사랑은 위대합니다.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아무도 모르니까.

그녀의 이야기는 많은 생각을 불러왔습니다.

 

 

위대한 사랑도 반전의 묘미가 있습니다.

사랑의 반전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사랑 VS 미움, 혹은 사랑 VS 무관심

 

 

사랑의 경우는 많습니다.

처음 보는 순간 첫눈에 반한, 줄리엣과 로미오 같은 운명적이고 급진적인 사랑.

중매로 만나 끌림에 따라 사랑을 키워가는 점진적인 사랑.

하룻밤 풋사랑에 발목 잡힌 어쩔 수 없는 사랑 등.

 

 

“너 없이 죽어도 못 살겠다!”

 

 

대부분은 사랑에 눈이 멀어 결혼에 골인하며 부부 인연을 맺습니다.

신혼의 달콤함은 짜릿합니다.

사랑의 결실로 아이까지 낳아 알콩달콩 재미있게 삽니다.

 

 

 

 

열렬했던 부부 생활이 점차 시들해 갑니다.

눈에 끼었던 콩깍지가 벗겨지자 싸움이 잦아지고, 잔소리가 늘고, 상대방을 이해할 수 없는 지경에 이릅니다.

 

너무 익숙해진 탓입니다. 새로움을 찾지만 허사입니다.

 

 

남편이 한 눈 파는 사이, 아내는 불만을 쌓아 갑니다. 때로는 그 반대입니다.

부부 간 신뢰와 믿음 속 관계가 어긋나자 마음에 미움이 싹 터 갑니다.

부부가 각방을 쓰게 되고 무관심으로 변합니다. 결국 이런 마음이 됩니다.

 

 

“너 때문에 못 살아!”

 

상대방 탓으로 돌리는 게지요.

 

너 없이 못 살겠다던 사랑이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을까.

익숙함에만 의존하고 있어 사랑에 금이 갔지 싶습니다.

새로운 사랑의 변화에 적응 못한 것입니다.

 

부부지간에도 신선함을 꾸준히 불어 넣는데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결혼 전, 사랑에 이끌려 상대방에게 많은 공을 들였듯 부부가 된 이후에도 꾸준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러니까, 사랑의 반전은 노력을 간과한 결과물입니다.

사랑이 식었다면 반전의 반전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사랑의 주인공이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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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엉덩이 만지지 말고, 아빠 엉덩이 만져.”

사소한 일상에서 보는 세월의 변화에 ‘헉’

 

 

 

 

 

 

 

이런 말 있죠.

 

 

“배움의 길은 끝이 없다.”

 

 

학교를 졸업하면 공부는 끝나는 것 같지만 아닙니다.

삶의 길에서 배움은 언제든 따라 다닙니다.

그래서 평생학습의 중요성을 강조하나 봅니다.

 

 

저도 요즘 배우고 있습니다.

 

여수 무선중학교에서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한 <행복한 아버지 학교>에서 부모로서 사춘기 자녀를 알고, 이에 맞는 가족생활의 자세 등을 배우고 있는 중입니다.

 

여기에서 ‘중2 병’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습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청소년기 아이들 중 가장 절정이라는 중학교 2학년을 빚댄 말이라고 합니다. 어느 정도냐 하는 걸 강사님의 표현을 빌리면 이렇습니다.

 

 

“예전에는 북한이 방위가 무서워 못 쳐들어온다고 했는데 요즘은 아니다. 중2가 무서워 못 온다는 말이 있다. 그 정도로 중2가 무섭다. 중2를 보면 무서운 정도가 아니라 미친다.”

 

 

중학교 2학년인 아들.

 

아들을 지켜보고 있으면 머리가 복잡해집니다.

하지 않던 행동들이 툭툭 튀어나오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옷 사주세요.”, “돈 주세요.”는 기본.

컴퓨터, 휴대폰에 빠져 제지하지 않으면 새벽까지 붙들고 있습니다.

또 밤늦게 집에 들어오거나,  침묵 등 종잡을 수가 없습니다. 

 

 

참, 예쁜 변화도 있습니다.

씻기 싫어하던 녀석이 요즘은 거의 매일 샤워를 한다는 사실입니다.

 

또 누나가 “너 냄새난다. 이빨 좀 닦아라.”하며 구박하지 않아도 알아서 척척 잘 닦습니다.

 

한 남자로 커가는 중입니다.

 

 

여하튼 아내는 이런 아들이 귀엽다며 쭉쭉 빱니다.

심지어 엉덩이를 토닥거리며

 

“우리, 아들~”

 

하고 히히거립니다.

 

거기에 대고 아들이 한 마디합니다.

 

 

“엄마. 내 엉덩이 만지지 말고, 아빠 엉덩이 만져.”

 

 

그러면서 웃으며 "자기 엉덩이 만지는 건 엄마의 성폭력"이라는 겁니다.

 

녀석도 성에 대해 다 안다는 거죠.

많이 큰 거 인정해야 합니다.

 

 

이곳에서 아버지와 청소년기의 상관관계에 대해 배우는 중입니다.

 

 

중 2 아들에게 기절초풍할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엄마와 아들이 너무 천연덕스럽게 말하는 폼에 더 깜짝 놀랐습니다.

 

 

“저 열아홉에 결혼할래. 엄마 집에서 살아도 돼?”
“여자는 있고?”

 

 

“아직. 생길 거야. 내가 경제 능력이 없으니 붙어살아도 되지?”
“그럼, 너 방에서 둘이 살아라.”

 

 

“저렇게 작은 방에서 둘이 살라고?”
“빌붙어 사는 주제에 그것도 어디야.”

 

 

“결혼하는 거 다시 생각해 봐야겠다.”
“잘 생각했다, 아들.”

 

 

결혼하지 않고 엄마랑 아빠랑 산다던 아들이 많이 변했습니다.

19세에 결혼한다니 반대할 생각 없습니다.

 

19세면 성인이라 스스로 결혼해도 무방하니까.

게다가 공부 등 뒤치다꺼리가 줄어드니 아주 환영입니다.

 

 

근데 기막힌 건, 어찌 부모에게 빌붙어 살 생각을 하냐는 거죠.

허허~, 웃고 말았습니다.

 

그러니까 사춘기라 하는 거겠죠.

청소년기 아들 붙잡고 결혼이 어쩌고저쩌고, 성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해 봐야 듣기 싫은 잔소리일 뿐입니다.

 

 

아이들과 살면서 부모가 몸소 보여주는 것이 최고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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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행복하게 살아야…”

 

 

 

신랑 신부 싱글벙글입니다.

 

 

지난 토요일(1일) 조카 결혼식이 있었습니다.

신랑 임기원 군과 신부 박지빈 양의 결혼식이 군산 은파교회에서 오세창 감독님의 주례로 열렸습니다.

 

보통 결혼식에 가면 주례사가 거의 비슷비슷합니다.

그 숨은 이유를 헤아려 볼까요?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행복하게 살아야…”

 

 

부부가 백년해로하는 게 최상의 미덕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부부는 남녀가 사랑해 자녀를 낳는 것도 중요하지만 모든 것을 공유하는 정신적 지주이니 친구처럼 알콩달콩 살길 바라는 동반자라는 의미입니다.

 

 

주례사의 숨은 뜻은?

 

 

그리고 부부로 맺어진 인연의 소중함이 이어집니다.

 

 

“하늘이 맺어준 인연을 소중하게 여기고, 문화가 다른 신랑 신부는 서로 맞춰 최선을 다해 살길 바랍니다.”

 

 

부부는 서로 다른 가정 문화의 충돌 지점을 어떻게 맞춰 사는냐? 하는 게 무엇보다 관건이라는 겁니다.

 

부부로 살다 보면 싸울 일 많습니다.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지만 현명하게 싸우는 지혜를 빨리 터득하라는 의미가 묻어 있습니다.

 

 

성경에 대고 부부의 연을 맹세합니다. 그 이유는...

 

 

이어 남편과 아내의 자세에 대한 조언이 뒤따릅니다.

 

 

“서로 남편은 아내가 가슴에 있어야 하고, 아내는 남편이 가슴에 있어야 합니다.”

 

 

부부가 서로 가슴에 없을 경우, 신뢰와 의지가 무너져 원만한 가정생활이 힘들다는 것입니다. 부부간 굳건한 신뢰는 믿음 속에 화목한 가정의 출발점이라는 겁니다.

 

 

신부 아버지가 손을 그냥 넘겨주는 게 아닙니다.

 

 

한 발 더 나아가 부부로써 남자와 여자가 지켜야 할 두 가지 덕목이 등장합니다.

 

 

1. 아내는 남자의 자존심을 지켜 주어야!
남자는 자존심을 먹고 사는 족속이기에 자존심을 세워주며 사는 게 최선이라는 겁니다. 아주 작은 것이라도 남자의 자존심을 건드릴 경우, 예기치 않은 돌발 행동이 예상되니, 이를 피하는 지혜를 일러주는 것입니다.
 
2. 남편은 여자에게 많은 사랑을 주어야!
여자는 사랑을 먹고 자라는 꽃이라는 겁니다. 꽃은 사랑을 듬뿍 받아야 아름답고 환하게 핀다는 이치입니다. 노래를 듣고 자란 화초가 더욱 정열적인 꽃봉오리를 맺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아무 것도 아닌 말 같지만 실상 이를 실천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주례사는 부부가 함께 같은 곳을 바라보며 부단한 상호 노력이 있을 때 화목한 가정을 꾸릴 수 있다는 무언의 경고인 셈입니다.

 

모쪼록 조카 부부, 행복한 결혼생활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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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용가에서 배우는 부부 사이 경계의 선
“내 각시, 손(발)이 왜 이렇게 차갑데?”

 

 

 

 

 

 

 

“여보, 너무 차가워~.”

 

 

밖에서 들어와 손이 무척 차가우면, 간혹 아내 등속에 손을 집어넣을 때 보이는 아내의 반응입니다. 부부 사이, 이런 경우 있을 겁니다. 없다고요? 너무 재미없는 부부네요. 부부지간, 때로는 적당한 수준의 장난도 필요합니다.

 

 

부부는 하늘이 맺어준 인연이라 합니다. 이 경우를 천생연분이라 합니다.

하지만 맞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악연입니다. 이는 될 수 있는 한 피해야합니다. 그래서 어른들이 결혼 적령기 남자와 여자에게 두고두고 강조했던 말이 있습니다.

 

 

“남녀 사이는 궁합이 맞아야 한다.”

 

 

이를 핑계로 어머니들이 찾는 게 점집입니다.

청춘 남녀가 어렵사리 결혼에 골인해 신혼을 거쳐 부부로 사는 동안 좋지 않는 경우보다, 좋은 경우의 수가 많기를 바라는 겁니다. 또한 ‘돌다리도 두들기며 건넌다’고 매사에 조심하자는 이유입니다.

 

 

여하튼 결혼한 부부는 집안과 사회가 인정한 공식 섹스 파트너입니다.

그 속에는 부부가 아이를 낳아 길러 사회 구성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공동 의무까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여, 부부는 서로가 지켜야할 선이 있습니다. ‘부부 사이 장난 수위 어디까지 적당할까?’를 살펴보겠습니다.

 

 

 

 

처용가에서 배우는 부부 사이 경계의 선

 

 

 

"동경 밝은 달에
밤드리 노닐다가
들어와 자리 보니
다리가 넷이어라
둘은 내 것이런만
둘은 뉘 것인고
본디 내 것이다만
빼앗긴 걸 어찌하릿고."

 

 

일연스님이 지은 <삼국유사>에 나오는 처용가(處容歌, 양주동 역)입니다.
<처용가>는 자신의 아내가 다른 사내와 동침하는 걸 본 처용이 지은 노래로 간통장면을 다리 수를 세는 것으로 묘사한 향가입니다. 이 설화를 간략하게 풀면 이렇습니다.

 

 

“처용이 밤에 외출했다 집에 들어와 보니, 아내의 잠자리에 두 사람이 누워 있었다. 처용은 ‘두 다리는 내 아내 것인데, 두 다리는 누구의 다리냐?’며 한탄하며 노래를 부르며 물러났다. 처용의 아내를 법한 역신이 감복해 처용의 얼굴을 그린 화상만 있어도 들어가지 않을 것을 맹세했다.”

 

 

이처럼 순간에 바뀌는 게 부부입니다. 부부는 흔한 말로 ‘님’이라 합니다. 여기에 <ㆍ>을 찍으면 ‘남’이 됩니다. 대수롭지 않은 점인 것 같으나, 이 점 하나에는 운명을 좌우하는 엄청난 힘이 숨어 있는 셈입니다. 그래서 매사에 조심하라는 것입니다.

 

 

장난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부가 웃으며 시작한 장난이 큰 싸움으로 번져 결국 헤어지는 경우까지 있습니다. 이는 부부간 넘지 말아야 할 경계의 선을 넘어섰기 때문입니다.

 

 

 

 

 

 

“내 각시, 손(발)이 왜 이렇게 차갑데?”

 

 

 

“으으으으~, 너무 찹다.”

 

 

아내가 제 다리나 등에 차가운 손과 발을 넣을 때 보이는 남편의 반응입니다.

차가운 손과 발이 따뜻한 몸에 닿을 때의 기분이란 정말 싫습니다. 그렇지만 제 얼굴에는 웃음 가득 합니다.

 

왜냐하면 아내가 장난기 가득한 웃음을 실실 흘리고 넣기 때문입니다. 장난이라는 선전포고죠. 하지만 제 몸은 움츠러들고 배배 꼬입니다. 이즈음에 한 마디 더 건넵니다.

 

 

“내 각시, 손(발)이 왜 이렇게 차갑데?”

 

 

이 따뜻한 말 한 마디면 만사형통입니다.

그리고 아내의 손과 발을 꼭 잡고 녹여줍니다. 그러면 아내의 장난기 가득한 얼굴은 사랑 가득한 행복한 얼굴로 바뀝니다. 손발이 찬 저도 간혹 아내에게 이런 장난을 칩니다. 부창부수지요.

 

 

처음에는 이러지 않았습니다.

장난치면 “그만 하세요”란 부드러우면서도 따끔한 일침이었습니다. 그 후에도 멈추지 않으면 “그만하라니깐”란 격한 어투가 새어나왔습니다. 이 때 그만둬야 하는데, 선을 넘어 계속하다가 결국 싸움으로 번졌습니다.

 

 

부부로 살다보니 삶의 지혜가 생기더군요.

장난이 과하면 안 된다는 걸 몸으로 배운 겁니다. 처용가처럼 내 다리가 남의 다리 안 되려면 적당한 노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오늘 밤, 아내를 혹은 남편을 가슴으로 ‘꼬~옥’ 안아 주세요. 여기서 명심할 건 ‘가슴’으로 안아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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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시내버스 속에서 울려버린 감동의 글

 

  

 

마음 나눌 지인들이 그립습니다.

 

 

어제 퇴근길에 버스를 탔습니다.

여느 때처럼 무의식적으로 핸드폰을 펼쳤습니다.

 

이럴 때 ‘이거 핸드폰 중독?’이란 생각을 하곤 합니다.

하지만 무료한 시간을 달래는데 이만한 게 없습니다.

 

오후에 지인이 <친구의 진솔한 편지>라는 제목으로 보낸 문자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지인은 “가슴 찡한 내용”이라며 “내 주위에 친구를 한 번 돌아보게 하는 내용”이라고 토를 달았습니다.

 

‘대체 어떤 사연이기에 그럴까?’ 궁금증이 일었습니다.

  

 

 

 

어느 친구의 감동적인 글

 

 

자신의 결혼식에 절실한 친구가 오지 않아 기다리고 있는데 아기를 등에 업은 친구의 아내가 대신 참석하여 눈물을 글썽이면서 축의금 만 삼천 원과 편지 한통을 건네주었다. 친구가 보내준 편지에는….

 

 

친구야! 나, 대신 아내가 간다.
가난한 내 아내의 눈동자에 내 모습도 함께 담아 보낸다.

 

 

하루를 벌어야지 하루를 먹고 사는 리어카 사과장사가 이 좋은 날 너와 함께 할 수 없음을 용서해다오.

 

 

사과를 팔지 않으면 아이가 오늘 밤 분유를 굶어야 한다.
어제는 아침부터 밤 12시까지 사과를 팔았다.

 

 

온종일 추위와 싸운 돈이 만 삼천 원이다.
하지만 슬프지 않다.

 

 

나 지금 눈물 글썽이며 이 글을 쓰고 있지만 마음만은 너무 기쁘다.
개 밥그릇에 떠 있는 별이 돈보다 더 아름다운 거라고 울먹이던 네 얼굴이 가슴을 파고들었다.

 

 

아내 손에 사과 한 봉지를 들려 보낸다.
지난 밤 노란 백열등 아래서 제일로 예쁜 놈들만 골라냈다.
신혼여행 가서 먹어라 친구야!

 

 

이 좋은 날 너와 함께 할 수 없음을 마음 아파 해 다오.
나는 언제나 너와 함께 있다.

 

 

- 너의 친구가 -

 

 

 

 

나는 겸연쩍게 웃으며 사과 하나를 꺼냈다.
씻지도 않은 사과를 나는 우적우적 먹어댔다.

 

왜 자꾸만 눈물이 나오는 것일까?


다 떨어진 신발을 신은 친구의 아내가 마음 아파 할 텐데….
멀리서라도 나를 보고 있을 친구가 가슴 아파 할까봐 나는 이를 사려 물었다.

 

하지만…. 참아도 참아도 터져 나오는 울음이었다.
참으면 참을수록 더 큰 소리로 터져 나오는 울음이었다.

 


어깨를 출렁이며 울어버렸다.
사람들 오가는 예식장 로비 한 가운데 서서….

 

 

 

 

이상은 예전 라디오 프로그램에 소개된 실화라고 합니다.

  

 

술 한 잔 편하게 나누는 지인 부부입니다.

 

 

왜 그랬을까?

 

글을 읽으면서 찡한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사과장수 친구의 우정, 결혼하는 친구가 사과를 씹으며 어깨를 들썩이며 울어야 하는 상황 등이 화면처럼 떠올랐습니다.

 

그러면서 내 눈에서 눈물이 흐를까봐 마음 졸였습니다.

 

내가 눈물을 흘리면 차에 탄 학생들이 행여 ‘저 아저씨 왜 저래?’ 할까봐….

학생들에게 ‘저 아저씨 무슨 사연 있나?’란 이해보다 ‘저 아저씨 변태 아냐?’라고 생각 할까 봐….

 

하지만 이성적 판단과는 달리 감성의 눈물이 고였습니다.

 

눈에 고인, 마음에 고인 눈물이 새어 나오지 않도록 눈을 깜빡여도 보고, 다른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애써 눈물을 참아야만 했습니다.

 

그렇지만 눈물은 비적비적 흘렀습니다.

오십을 바라보는 중년의 나는 주책 바가지였습니다. 

 

 

‘나에게도 마음 찡한 이런 친구 있을까?’

 

 

누가 볼까봐, 조심스레 눈물을 닦으며 생각했습니다.

다행이었습니다. 몇몇의 지인의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내 생각과 상대방 생각이 다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몇몇 지인이 떠올랐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했습니다.

가슴과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가 무척이나 그리운 날입니다.

 

 

이런 친구들이 그리운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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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coffeemix.tistory.com BlogIcon 깊은 하늘   수정/삭제   댓글쓰기

    친구.. 사과장수로 인생을 보내기에는 필력이 아깝네요.

    2012.11.02 06:19 신고
  2. Favicon of http://blacktownobba.tistory.com BlogIcon 블랙타운오빠   수정/삭제   댓글쓰기

    100명의친구보다 마음을 나눌수있는 친구1명이면 좋은거같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2012.11.02 14:02 신고
  3. Favicon of http://vibary.tistory.com BlogIcon 비바리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러게요....
    친구가 재산이라 하였거늘
    고향 등져 살다보니
    저도 옛친구들이 요즘 문득문득 그립습니다.

    2012.11.04 11:03 신고

‘스님 되겠다’던 행자님에게 옷 보시한 사연

“이런 귀한 보시 기회를 준 자네가 더 고맙네!”

  

 

 

전남 여수 돌산의 은적사입니다. 천년고찰이지요.

 

 

“스님. 드시고 싶은 거 말씀하세요.”

 

절집에 가기 전, 스님과 전화 통화에서 빠지지 않은 대화입니다. 정신 휴식이 필요할 때 절집에 갑니다.

 

절집에 가는 이유는 자연 속에서 차 마시며 나누는 대화가 차분함을 안겨주기 때문입니다. 또한 절집 기운이 좋아 마음이 따뜻해져 쌓인 화를 지그시 풀어주기 때문입니다. 자연의 기운을 받는 게 최고이니까요.

 

지난 7월, 여수 은적사에 갔습니다. 못 보던 스님이 밭에 줄 거름을 퍼 나르고 있었습니다. 합장으로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자급자족이 원칙인 불가에서 키우는 고추, 상추 등 먹거리가 실해야 하니 노력이 필요합니다. 주지스님과 차를 앞에 두고 앉았습니다.

 

 

“스님. 스님 한 분이 늘었네요?”
“스님은? 승복 입는다고 다 스님이 아니야.”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중이 되겠다고 2주 전에 찾아왔어.”

 

 

스님 지망생이 절집으로 찾아든 것이었습니다. 부러웠습니다.

 

 

스님, 제자로 받아들일 생각이세요? 고민 중

 

스님들이 입는 승복입니다.

 

 

결혼 전, 구도자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많았습니다. 결혼 후, 아내에게 “절에 들어가겠다”며 보내주길 요청한 적이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가족들에게 참 염치없는, 무책임한 일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중은 희망사항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가장의 무책임에서 벗어나기 위해 육십이 넘으면 벗과 함께 절집 마당을 쓸기로 다짐만 하고 있습니다. 하여, 늦은 나이에 중이 되겠다고 들어온 그가 무척이나 부러웠습니다.

 

 

“스님, 그분 제자로 받아들일 생각이세요?”
“어떡하면 좋겠어?”

 

“관상을 보아하니 거둬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만….”
“세상살이에 진이 다 빠져 여길 찾아왔어, 지금 고민 중이야.”

 

 

삶이 힘들어 절집을 찾았다던 그. 오십을 바라보는 나이에 구도자가 되겠다고 절집으로 들어 온 그. 그에게 삶의 마지막 보루인 절집. 답은 하나였습니다. 지친 영혼을 내치지 않고, 따뜻하게 보듬어 주는 게 절집의 임무(?) 아니겠습니까.

 

 

“결혼은 했대요?
“아니 혼자래. 그에게 입힐 ‘행자복’이 없어, 스님 옷을 입혔어.”

 

“스님, 그 옷 제가 보시할게요.”

“그래 주면 고맙지.”

 

 

 

이런 귀한 보시 기회를 준 자네가 고맙네!

 

절집에서 차를 마시면 마음이 차분해지더군요.

 

 

절집에서 하루 밤 청했습니다. 성당에 다니는 터라 새벽 예불은 패스. 대신 아침 공양도 건너뛰었습니다. 불교 설화 책을 읽고 있는데, 스님의 “점심 공양 하세”란 소리가 들렸습니다. 공양 하러 갔습니다. 스님이 밥상머리에서 쪽지 하나를 건넸습니다.

 

“이거 행자복 맞춘 집 연락처와 계좌번호네.”

 

 

옷 보시 기회가 이렇게 빨리 올 줄 몰랐습니다. 아마, 스님 마음이 움직였나 봅니다. 마음 변하기 전, 서두른 듯합니다. 공양 후, 가뿐한 마음으로 집으로 향했습니다. 육십이 넘으면 함께 절 마당 쓸기로 약속했던 벗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친구, 옷 보시 한 벌 하시게나.”
“옷 보시? 그래 함세.”

 

“어이 친구, 고마우이.”
“고맙긴. 이런 귀한 보시 기회를 준 자네가 더 고맙네.”

 

 

스님에게 친구 마음을 전했더니, 고맙다고 하시대요. 아무래도 저는, 절집을 찾아든 행자가 스님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 옷 보시를 해야 할까 봅니다. 아무튼 득도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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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군 조도면 ‘가사도’, 노 부부의 ‘진도 스타일’
나와 달라 “각시는 당최 애정표현 헐 줄을 몰라!”

  

 

 

 진도에서 가사도로 가는 철부선입니다.

 

 

섬에는 진한 ‘애달음’이 있습니다.

고기잡이 나간 남편을 기다리는 아내의 ‘간절함’.

물질 나간 엄마를 기다리는 자식들의 ‘속탐’.

뭍으로 돈벌이 간 자식을 기다리는 부모들의 ‘그리움’.

 

이런 애달음을 담은 게 민요요, 진도 소리일 것입니다. 

 

진도에는 ‘진도스러움~’, 요즘 뜬, 시쳇말로 하면 ‘진도 스타일~’이 있습니다.

왜냐? 그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우선 시 한 편 읊지요.

 

 

      

              그 섬에 가리
                         

                                          김 정 화

 

        바람 따라가듯
       길 없어도
       바다를 향해 가슴을 열고
       너에게 가리

 

 

       일곱 빛깔 영롱한 별빛아래
       바다와 하늘이 몸을 섞으며
       슬픔을 묻는 곳
       그 섬에 가리

 

       넘어지고 또 일어서고
       돌아온 길 돌아다보며
       먼 하늘 한 자락 눈에 묻고
       누군가를 하염없이 기다리고 서 있는
 

 

       남쪽 끝 그 섬으로
       나는 가리

 

 

 

 

이 시는 ‘애달음’ 중, 육지로 돈벌이 간 ‘자식 관점’에서 쓴 듯합니다.

부모가 사는 섬을 향한 애타는 그리움이 곳곳에 담겨 있습니다.

이런 심정으로 ‘생명회의’ 식구들과 지난 13일 진도군 조도면 ‘가사도’로 향했습니다.

 

 

“우리 각시는 내 노래 소리에 반해 시집왔다니깐!”

 

 

 가사도 이종식 할아버지입니다. 소리꾼이더군요. 참 진도스러웠지요.

생명회의 식구들이 완전 전세 냈습니다.

 

 

진도에 딸린 가사도 행, 배에 올랐습니다. 풍경 구경과 해수욕을 위함이었습니다.

진도서 가사도까지는 약 30분 거리에 배 삯은 어른이 3천원.

진도에서 필요한 물건을 사오시는 촌로들이 계시더군요.

 

그 중 부부가 있더군요. 이종식(85)ㆍ장동엽(72) 부부였습니다.

 

 

“어르신은 아내를 어떻게 홀리셨대요?”
“떽끼, 홀리다니…. 고거시, 워쳤게 만났냐믄 소리 땜시 결혼했써.”

 

 

“고거시 뭔 소리다요?”
“우리 각시는 나가 부르는 소리에 반해 시집왔다니깐.”

 

 

“에이~, 설마. 아무리 노래를 잘헌다고 소리 땜에 시집왔을까. 안 그렀소, 어무니?”
“아녀, 아녀. 그거시 맞어. 나넌, 우리 신랑 소리 듣고 핑 돌아 홀려서 시집갔구먼.”

 

 

여기가 소리의 고장 진도군 아니랄까봐,

소리가 인연이 돼 결혼했다는 말까지 듣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진도스럽다~’ 혹은 ‘진도 스타일~’이라고 하는 겁니다.

 

말 나온 김에, 어르신께 각시를 홀렸다는 소리 한 구절 부탁했습니다.

이종식 할아버지는거침없이 남도 민요 한 가락을 읊었습니다.

 

일명 ‘팔자타령’이라나, 뭐라나. 어르신의 소리를 들으니 “중매로 남편을 처음 만나 소리에 반했다”는 말이 허언이 아니더군요. 진짜~, 반할만 했습니다.

 

 

나와 달라, “우리 각시는 당최 애정표현 헐 줄을 몰라!”

 

 

쑥스러워 하시는 장동엽 할머니입니다. 

여유로워 자연 힐링이 되는 가사도 풍경입니다.

 

 

장동엽 할머니에게 물었습니다.

 

 

“어무니, 팔십이 넘은 신랑이 아직도 매력적이에요?”
“그란께 아직까지 살지. 안 그라믄 못살아.”

 

 

열아홉에 시집갔다는 장동엽 할머니는 4녀2남을 낳고, 53년간이나 부부로 잘 살고 계신답니다. 부부생활만으로도 환갑이 다 돼가는 이들 부부도 불만이 있더군요.

 

다 늙어 힘없는 마당에, 황혼 이혼이 무서워 밥 안줘도 쓴 소리 못하고 쩔쩔맨다는 요즘, 이종식 할아버지께서 겁 없이 불만을 덥썩 말씀하시더군요.

 

 

“나넌, 각시헌테 애정표현을 잘 허는디, 우리 각시는 당최 애정표현 헐 줄을 몰라.”

 

 

난 또 뭐라고….

부부 간 애정전선을 거침없이 토설하시는 걸 보면 아직까지 당당하나 봅니다.

여기서 하나 더 생각한 게 있습니다.

 

‘진도 스타일’은 아무래도 ‘민요’와 함께 ‘당당한 컨셉’이나 봅니다.

어르신들 건강하고 행복한 부부생활 하시기 바랍니다.

 

  

진도군 조도면 가사도해수욕장은 여유롭고 한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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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11.08 16:47 신고

“술 한잔 할까?”…“안돼” 사랑은 내리사랑
“이왕 할 결혼 빨리해 아이 빨리 키워라”

 

 

 

‘결혼’

 

 

결혼 전, 유부남들이 참 부러웠습니다. 아내와 영화관에 가는 것도, 아이가 있는 것도, 가족 여행 떠나는 것 등 모든 게 부러웠습니다.

 

‘결혼=달콤한 사랑’인 줄 알았습니다. 살아보니 전쟁(?)이더군요. 사랑과 집안일, 육아까지 혼자서는 어려운 함께 꾸려가야 할 것들의 총집합이었습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놀이방에 맡기고, 찾는 일은 가장 큰 일이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터덕거렸습니다. 아이들을 다 키운 부부들이 부러울 지경이었습니다. 이는 누구도 대신해주지 않았습니다.

 

이런 삶의 굴레에서 벗어나 혼자 고고하게 살고 싶은 게 독신자들의 마음일 겁니다. 그러나 쉽지 않습니다. 잘생기고 미끈한 잘 나가던 후배가 있습니다. 마흔 넘어 결혼했습니다. 오랜만에 그와 마주했습니다.

 

 

“술 한 잔 할까?”
“형, 안 돼 안 돼~”

 

 

사연인 즉, 유치원에 있는 아이 데리러 가야 한다는 거였습니다. 그걸 보고 결혼 후 치열한 현실이 실감 났습니다. 어제 또 후배를 만났습니다.

 

“오늘은 술 한 잔 괜찮지?”
“안 돼, 안 돼, 안 돼~”

 

 

후배는 머쓱해했습니다. 변명인 즉, 아내가 빨리 들어오라고 했다는 겁니다. 그러고 말았는데 반전의 한 마디가 터졌습니다.



“형이 부럽소.”
“왜, 뭐가?”
“아이들이 커서, 이렇게 자유롭잖아.”

 

 

자기 앞에 닥쳐야 삶을 아는 우리임이 분명합니다. 아이들이 작으면 작은 대로, 크면 큰대로 부모로서 해야 할 일은 거기에 맞춰 새롭게 나타날 만큼 무궁무진하니까.

 

그래서 어른들이 “이왕 할 결혼이라면 빨리 해 아이들 빨리 키워라”고 조언하나 봅니다. 뒤늦게 결혼한 후배도 아이들 힘들게 키운 만큼 자식에 대한 애정도 커진다는 걸 알겠죠? 사랑은 내리 사랑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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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주례 걱정 되네, 소통이면 고민 끝

 

  

 

해도 해도 끝없이 이뤄지는 결혼식.

결혼식 주례, 쉽게 알았더니 그게 아니더군요. 지인은 지난 3월 친구 아들 주례를 부탁받았다며 고민했습니다.  

 

“주례는 보통 신랑이나 신부가 존경하는 분에게 부탁하는 거 아닌가요?”
“다른 사람 해라 캐도 신랑 아부지가 꼭 나보고 해 달라네.” 

 

지인은 결국 두 청춘 남녀의 결혼 주례를 승낙했답니다. 몇 번 주례를 섰다는데도 불구, 걱정이 많았는지 신랑에게 문자를 보냈다더군요. 

 

 

 

 

“지하야! 결혼 축하헌다.


아빠 친구 주례 서기로 한 최명락이다. 주례사에서 신랑신부의 덕담을 하는데 신부에 대해서는 아는 게 없으니 간단하게 적어줄래? 예를 들어 신랑에 대해서는,  

 

“아빠와 나의 인연으로 시작해서 좋은 부모와 화목한 가정환경에서 훌륭하게 성장하여 대한민국의 금융계를 지도 감독하는 직책을 맡고 있는 미래가 촉망되는 젊은이다.” 

 

뭐 이런 뻔한 이야기지만 양가 일가친척이 함께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꼭 필요한 말이란다. 그래서 신부에 대해서 무슨 말을 해주었으면 좋을지 의논해서 메시지로 남겨다오. 아직 시간이 충분히 있으니 급할 건 없다. 행복한 설계를 하거라.”

 

 

요걸 보고 피식 웃음이 나오더군요. 하나하나 꼼꼼히 챙기는 지인 성품을 아니까요. 그러고 말았는데 신랑에게서 답신이 왔다고 합니다. 다음은 예비 신랑이 보낸 문자입니다. 

 

 

“아저씨 안녕하세요^^(최 교수님이라고 불러야 할런지요?) 주말은 잘 보내셨는지요? 주례 때문에 너무 큰 고민을 안겨드린 것 같아 송구스럽습니다. 저희가 생각해 본 신부 소개 부분인데요.... 

 

 

<신부 소개>
신랑은~~~...
또한 신부 소연 양은 인품 있는 장씨 집안의 장녀로, 여주에서 태어나 현재 ○○ 경영정보팀에서 5년째 근무하고 있습니다. 회사에 근무하면서 여러 프로젝트를 두루 경험하며 전문가로 성장하고 있는 미래가 촉망되는 IT 인재입니다. 신부는 전문성 뿐 아니라, 활달한 성격과 성실함으로 주변의 기대와 신뢰를 받으며 하루하루 성장하고 있습니다. 

 

 

 

 

 

<만나게 된 계기>
신랑 신부는 2008년 9월, 각기 다른 회사에 속한 직원으로서 협동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처음 만났다고 하는데요, 바쁜 직장생활 속에서도 상대방에 대한 배려심과 여유로운 마음가짐을 잃지 않는 신부의 모습에 신랑은 첫 만남부터 매료되었다고 합니다. 이 정도로 생각해 보았는데요, 저희 소개를 직접 하려니 좀 쑥스럽네요. ㅎㅎ

 

하지만 너무 크게 고민하실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인생 선배님으로서, 아저씨께서 해주시고 싶은 말씀 위주로 해 주시면 그 보다 큰 영광은 없을 것 같아용!!^^ 아저씨께서 이렇게 챙겨주셔서 저희 둘 모두 정말 감사드리고 있어요. 조만간 좋은 기회에 제대로 인사드리겠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예비 신부와 주례자를 생각하는 예비 신랑의 겸손에 깜짝 놀랐습니다.

생각 많이 하고 보낸 문자임이 분명했습니다. 지인과 예비 신랑 신부는 문자 소통 후에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고 합니다.  

 

암튼 소통이 중요한 것 같아요. 행복한 결혼 생활 꾸미기 바랍니다. 결혼 축하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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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일줄 알았더니, “아니다”…“혼자 살고 싶다”
그래도 23년차 부부가 존경하며 살아가는 방법

 

 

부부, 참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남자가 죽자고 쫓아 다녔어도, 결혼 후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군림하기 다반사입니다. 그래 설까, 화장실 갈 때 다르고 나올 때 다르다는 표현이 제격입니다. 오죽했으면 단순한 남자라고 했을까.

차인표 씨가 힐링 캠프에서 부부는 한곳을 바라보며 사는 게 좋다고 했다죠?

물론 부부 간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지에 대한 정답은 없습니다. 각자 자신의 위치나 환경에 맞게 살아야겠지요.

부부 관계는 둘 중 하나입니다. 원수 아니면 잉꼬지요. 이왕 살 거면 잉꼬부부로 사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어제, 여행사를 운영하는 강대열ㆍ정은주 부부 사무실에 들렀습니다. 부부가 다정히 일하고 있더군요. 다정한 모습에 심통을 부렸습니다.

“24시간 같이 있으면 지겹지 않으세요?”
“아뇨. 같이 있으면 더 좋아요. 사랑이 새록새록 자라요.”

아내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올 수 있다니….

오래 산 부부일수록 아내 입에서 나오는 말의 대부분은 침묵, 혹은 지겹다, 또는 남편 비하 어투인데 예상치를 벗어났습니다.

대단한 남편임이 분명했습니다. 정말 그런지 한 번 더 찔렀습니다.

“듣기 좋은 립싱크 말고, 정말 부부가 같이 있으면 사랑이 더 싹터요?”
“그럼요. 23년을 살아 지겨울 것 같죠? 하지만 제 남편은 살수록 더 진국이에요.”

요새 말로 ‘헐’입니다. 집에서 보고, 여행사에서 보고, 매일 붙어사는데도 어디가 그렇게 좋은지 물었습니다. 원인이 있더군요.

“가정적이다. 같이 여행 다니고, 산에도 같이 오르고, 운동도 같이 한다. 이렇게 부부가 한 방향을 보며 사는데 나쁠 일이 있겠어요? 존경스런 남편이에요.”

지인 아내 입에서 ‘존경’이란 단어가 튀어나온 시점에선 뒤집어질 지경이었습니다.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거친 부부 사이에 <존경>은 최고의 찬사였습니다. 보통 아내들이 남편 타박하다 못해 은근히 깔아뭉개는 현장을 더 많이 봐온 터라, 그들 부부가 다시 보였습니다. 존경받고 사는 이유를 꼭 알고 싶었습니다.

“23년간 부부로 살았고, 또 16년을 여행사에서 함께 일하다보니 모든 게 다 보여요. 내 남편은 허튼 짓을 안 해요. 치열하게 살면서 인정받는 것을 알고, 또 치밀하게 계획 세워 일하는 것을 아니까 더 존경스러워요. 같이 일 안했으면 남편의 진면목을 몰랐을 거예요. 자랑스런 남편이에요.”

역시 부부는 상호 신뢰가 바탕입니다.

아내에게 인정받는 남편은 남자들이 꿈꾸는(?) 최고의 이상일 것입니다. 지인이 갑자기 하늘처럼 보이더군요.

그래선지, “다시 태어나도 부부로 살 겁니까?”는 질문에 어떤 대답이 나올까 궁금했습니다.

아내 : “아니다. 재미없을 것 같다.”
남편 : “나는 혼자 살아보고 싶다.”

ㅋㅋㅋㅋ~^^. 드디어 바라고 바라던 대답이 그들 부부에게서 나왔습니다.

그런데 기분 좋을 줄 알았는데 왠지 한쪽이 허전하대요. 은근 ‘다시 태어나도 또 만나고 싶다’란 대답을 기대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역시 남자와 여자는 새로운 사람에 대한 동경(?)이 있나 봅니다.

더욱 더 알콩달콩 행복하게 사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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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11.08 16:54 신고

특별한 결혼식, 부모가 보여준 이색 편지

 

 

요즘 트렌드는 ‘특별함’이라고 합니다.

그래선지, 요즘 젊은이들은 자신의 결혼식은 남들과 구별되는 자기만의 차별화 된 결혼식을 꿈꾼다고 합니다. 부모도 자녀의 색다른 결혼식을 생각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지인 큰 딸 결혼식이 지난 토요일에 있었습니다. 저는 2012여수세계박람회 자원봉사자 교육에 참여 하느라 아내만 갔습니다.

결혼식에 다녀 온 아내, 그간 아무 말 없다가, 어제서야 “여보 결혼하는 딸에게 보내는 부모의 마음을 담은 편지가 참 멋있어요.”라고 하지 뭡니까.

어쨌거나, 색다른 결혼식에 대한 어른들의 생각은 젊은이들과는 달리 범위가 좁긴 합니다. 결혼 당사자에게 결혼식 프로그램을 맡기다 보니 제한적이지요. 주인공은 바로 신랑 신부이니까.

어제, 아내가 보여준 색다른 결혼 이벤트였던 '편지' 보시죠.

빛나는 좋겠다!

진달래와 개나리가 활짝 피어나는 봄날,
이순신 장군이 거북선을 만들었다는 선소 앞 
바닷가
마리나 웨딩홀에서
멋진 신랑 ‘양성식’군을 만나 백년가약을 
맺은 것은
지금껏 산 날뿐 아니라 앞으로 살아갈 날
통틀어
가장 큰 행운일 것이다.

 

더욱이
이렇게 훌륭하신 분들이
많이 찾아 오셔서
진심으로 네 앞날을 축복해 주는 것은
평생 잊지 못할 일이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먼 거리 마다 하지 않고,
바쁜 일 다 제쳐두시고 찾아오신 분들께
고마운 마음뿐 아니라
그 집의 크고 작은 일 가리지 않고
정성을 다 할 것이지만,
너희들도 똑같이 오래오래 간직하길 바란다.

빛깔 고운 여수의 마음으로
이 감동을 씨줄과 날줄로 엮어
기대에 어긋나지 않은 삶으로
제대로 보여주길 바란다.

 

2012 봄이 시작하는 달 끝날

이걸 보고, 중학교 2학년인 딸 결혼식은 어떻게 해야겠다고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뻥 뚫린 느낌이었습니다.

왜냐하면 부부의 사랑, 하객들에 대한 믿음, 부모의 염원, 지역(나라) 사랑 등을 포괄적으로 당부하는 글이어서입니다. 이게 부모 마음일 겁니다.

많은 사람 앞에서 결혼식을 하는 건 다양한 ‘선전포고’가 담겨 있습니다. 그 선전포고를 3가지로 압축하면 다음과 같을 것입니다.

많은 사람 앞에서 결혼하는 3가지 이유 

1. 이제부터 진정 어른이다!

남녀가 자식 낳아 길러보지 못하면 어른이 아니라고 합니다. 겪어야 할 경험이 그만큼 값지다는 겁니다. ‘희ㆍ노ㆍ애ㆍ락’이란 삶에서의 가슴 진한 근본을 알고 느껴야 한다는 이유일 것입니다. 참 어른으로의 변신인 게지요. 

2. 주인 의식이다!

‘이 남자 혹은 이 여자는 내 사람이다’라고 공표해 다른 사람의 접근을 차단하는 효과입니다. 감히 넘보지 마라는 것이지요. 이는 임자 있음을 강조함과 동시에 서로 신뢰하겠다는 다짐입니다. 참 주인으로의 변화인 게지요. 

3. 잘 살아라!

많은 하객 앞에서 양가 부모를 모시고 사랑하는 청춘남녀가 결혼 했는데도 어그러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지 마라는 것이지요. 부부로 살다 보면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 있습니다. 고비를 어떻게 슬기롭게 넘기느냐? 하는 참 인내의 각오인 게지요.

 결혼식의 의미를 되새기며 삶의 의미를 되짚어보는 부부가 되었으면 싶습니다.

 행복하게 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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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태어나 눈 한 번 떠보지 못하고 가다니….”
부모의 가슴 저민 마음을 가득 담은 유채꽃 한 다발

유채꽃을 든 벗.

지난 17일, 제주 여행에서 친구의 가슴을 뻥 뚫리게 한 큰 상처를 보게 되었습니다. 송악산으로 향하던 중 운전하던 벗은 차를 잠시 멈추고 아름다운 유채꽃을 한웅큼 꺾었습니다. 그걸 보고 한 마디씩 했습니다.

“저걸 왜 꺾을까?”
“유채를 누구에게 주려나. 아내? 아님 딸? 아님 이 차의 여인들?”

벗이 유채꽃을 꺾는 모습을 보며 다양한 추측이 뒤따랐습니다. 벗은 일행의 기대를 여지없이 저버렸습니다. 아~ 글쎄, 운전대 앞쪽에 놓는 것 아니겠어요. 궁금한 건 물어야 직성이 풀리는 성미.

“유채, 여기에 있는 누구에게 주려던 거 아니었어?”
“….”

대답이 없었습니다. 궁금했지만 더 물을 수가 없었습니다. 벗은 송악산 입구에서 한 손에 유채를 들고 내렸습니다. 여기에는 말 못할 사연이 숨어 있었습니다.

유채꽃을 든 채 송악산 정상을 오르는 벗.

송악산 정상에 올랐습니다. 사방 풍경을 감상하는 사이 벗은 유채꽃을 들고 분화구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일행이 놀라 말렸습니다. 무슨 일 있나? 싶었습니다. 5분여를 기다리니 벗이 나타났습니다. 손에 들었던 유채꽃은 없었습니다. 벗은 송악산을 내려오면서 속삭였습니다.

“내게 저곳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다.”

그 소릴 듣는 순간, 멍 했습니다. 그리고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몰랐던 친구의 가슴 속 멍울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친구에게 송악산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 된 사연이 있습니다.

벗은 유채꽃을 들고 송악산 분화구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친구 부부는 결혼 후 16년여 동안 아이가 없었습니다. 그러다 어렵사리 아이를 잉태하게 되었습니다. 출산을 앞두고 병원에서 아이가 숨을 멈추고 태어난 것입니다. 이때의 심정을 친구 표현을 빌자면 이렇습니다.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 눈 한 번 떠보지 못하고 가다니….”

이 비통한 부모 심정을 어찌 헤아리겠습니까! 벗은 눈 한 번 떠보지 못한 아이의 재를 흩뿌렸던 그곳에 아름다운 유채꽃을 깊은 가슴으로 아이에게 바친 것입니다. 봄이면 더욱 빛나는 유채꽃을,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게 여기는 아름다운 제주의 자연 속에 눈 한 번 뜨지 못하고 먼저 간 아이에게 바친 것입니다.

뒤에 합류한 친구 부인에게 꽃과 얽힌 사연을 말했더니, 엷게 웃으며 답하더군요.

“저 사람은 거기 갈 때, 꼭 야생화를 꺾어 가요!”

친구에게 검붉은 화산재와 야생화는 아이와 하나였습니다. 이게 자식을 가슴에 묻은 부모 마음일 것입니다. 벗이 아이의 못 다한 생까지 안고 아름답게 살길 바랄 뿐입니다!!!

자식 잃은 아버지의 비통한 심정을 어찌 알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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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vibary.tistory.com BlogIcon 비바리   수정/삭제   댓글쓰기

    에고.참으로 슬픈사연이로군요.

    오랜만에 들어왔더니
    이리 슬프디 슬픈 이야길 ....
    게다가 저도 참 좋아하는 송악산이라니..
    앞으로 저길 갈때마다 이 이야기가 생각나겠어요

    2012.03.28 00:01 신고

부부의 행복은 명사가 아닌 동사!

 

 

 ‘부부’.

어찌 보면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은데…. 흔히 하는 말로 ‘물건’입니다. 생각과 포용 범위가 넓어서겠지요. 그만큼 ‘큼’과 ‘가능성’이 있어섭니다. 상대적으로 실패 확률까지 있는 무섭기 그지없는 단어이기도 합니다.

결혼 14년째인데도 ‘부부’에 대해 잘 모르겠습니다. 아니, 내 가슴이 작아서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부부의 삶을 돌아보면, 어떤 때는 ‘결혼 참 잘했다!’ 하다가도, ‘내가 왜 결혼했지?’하고 발등 찍을 때가 있습니다. 물론, 이런 생각은 아내와 남편이 같습니다.

암튼 ‘부부’ 관계는 쉬우면서도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있습니다. ‘배우자에 대해 늘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제 한 친구를 만났습니다. 그가 이야기 끝에 우연히 ‘아내의 편지’를 보여주더군요. 그 편지는 울컥한 묘한 감동이 일었습니다. 또한 ‘부부’의 삶에 대한 가르침이기 하였습니다. 뭔지 모를 감동의 편지를 소개하겠습니다.

<친구 아내의 편지>

  우린 더욱 사랑해야 할 사람들입니다.
  부부의 인연으로 앞으로 몇 년을 더 살게 될지
  한치 앞도 내다 볼 수 없는 이 세상에서
  얼마나 더 사랑하며 살 수 있을지 누구도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우린 알고 있습니다.
  죽는 날, 그 곁에 서로 있어 주어야 하고
  마지막 순간에 서로 고백해 주어야 합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의 행위와 언어는
  쌓아도 쌓아도 욕심이 아니고
  줘도 줘도 넘치지 않으며
  써도 써도 비워지지 않고
  보고 또 보아도 닳지 않으며
  어떠한 것도 값으로 매길 수 없습니다.

  우린 더 사랑해야 합니다.

 

이 편지를 읽고 생각났던 게 있습니다. ‘행복은 명사가 아닌 동사’라는 겁니다. 부부의 행복은 그저 오는 게 아니라 행동으로 옮기는 데에서 온다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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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17세에 결혼해야 했던 서글픈 사연
과거나 지금이나 부부가 변치 않아야 할 게 있다!

 

  

선남선녀가 사랑으로 만나 사랑의 결실을 맺기 위한 출발점이 결혼식입니다. 어른이 되는 신고식인 셈이지요.

1980~90년대에는 결혼 연령대가 주로 20대였습니다. 이유는 여자들은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아이를 낳아야 수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던 게 2000년에 들어 30대로 늦춰지고 있습니다. 의학 발달이 한 원인이기도 하지만, 더 큰 원인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삶의 자세 변화

“결혼 빨리하면 개고생. 그런데 뭐 하러 빨리 가.”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 이를 넘어 혼자 사는 사람들이 늘다보니 가정보다 자신의 인생을 즐기려는 경향 변화 탓입니다.

둘째, 경제 사정 변화

“기반 잡고 결혼해야지 없으면 둘 다 힘들다.”

88만원 세대로 불리는 요즘 젊은이들 사랑만 가지고 결혼하기 쉽지 않습니다. 안락한 삶을 위해 탄탄한 직장과 경제적으로 안정될 때 결혼하려는 생각이 지배적입니다. 결혼식에서 경제력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 겁니다.

그렇다면 1960년대 이전에 결혼 연령대는 어찌 될까?  

 


이들 노 부부는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 올해로 85세 84세이신 곽씨 부부와 84세 80세이신 임씨 부부를 만났습니다. 이들은 결혼식 주례자가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이라고 외치던 머리 색깔이 파뿌리로 변한 부부였습니다.(염색을 해 티가 덜 났지만)

"
두 분, 언제 결혼하셨어요?"
"결혼? 나는 열일곱, 남편은 열여덟 살 때."

"와~, 오래 되셨네요. 그럼 같이 사신지가 몇 년 되신 거죠?"
"
그러고 보니 67년이나 되었네. 오래 살았지…."

"어머니는 몇 살 때 결혼하셨어요?"

"내가 스물 하나, 남편은 스물다섯이었어. 결혼이 많이 늦었지."

"
어머님 아버님은 부부로 몇 년을 같이 사신 거죠?"
"몰라, 안 세 봤어. 가만 있자 몇 년 되었더라~. 올해로 59년 됐네."

이들 노 부부에 따르면 “60년대 이전에는 결혼식을 늦어도 20대 초반에 했다”고 합니다. 이 보다 어린 경우도 있었다던데 “어떤 이는 첫날밤도 모르는 철모르던 13, 4세에 부모들에 의해 결혼했다”더군요.

"
옛날에는 엄청 일찍 결혼 했네요."
"모르는 소리 하지 마. 여기에 자네들이 모르는 사연이 있어. 자네들도 진심으로 서로 사랑하고 살아."

부모 혹은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가 그토록 빨리 결혼해야 했던 사연은 이러했습니다.

“우리가 결혼할 땐 일제 시대였어. 그때는 결혼하지 않은 남자들은 징용이나 군대에 끌려가야 했고, 여자들은 위안부로 팔려가야 했지. 그러니 부모 마음이 어쨌겠어? 그래서 부모들이 자식을 서둘러 결혼시켰지. 이 때문에 결혼식 당일 신랑신부 얼굴을 처음 보는 사람도 많았어.”

너무 가슴 아팠습니다. 조기 결혼 풍습이 나라 잃은 설움 때문이라니 기막혔습니다. 일제 강점기는 부모 세대에게 이런 아픔까지 안겨 주었습니다. 게다가 신랑신부가 결혼 식 날 처음으로 얼굴을 대하다니…. 이게 요즘 같으면 있을 법한 일입니까?

 


부모세대에 비하면 지금 자녀들은 편하게 결혼합니다. 그런만큼 더 행복하게 살아야겠지요.

노 부부는 더욱 충격적인 말을 전했습니다.

“우리가 왜 10대에 결혼한 줄 알아? 태평양 전쟁 와중에 징용이나 군대, 위안부로 끌려가면 죽으니까 죽기 전에 결혼해 후세라도 이어라고 부모들이 서둘러 결혼시킨 거야. 자네들이 이런 서글픈 마음을 어찌 알겠어?”

우리들의 부모 세대의 부부는 사랑 타령은 고사하고 ‘종족 번식’이라는 절대 절명의 자연 본능에 순응하기 위한 수단이었던 것입니다.

어쨌거나 지금과 과거 결혼 연령대는 차이가 많습니다. 이 만큼이나 부부의 모습도 과거와 많이 달라졌습니다. 부모 세대 부부들이 아픔을 가슴에 묻고 ‘정(情)’으로 살았다면 지금 세대는 ‘자기’와 ‘경제력(돈)’으로 사는 경향입니다.

그래섭니다. 과거나 지금이나 부부가 변치 않아야 할 게 있습니다. 그게 뭐겠습니까? 그건 ‘사랑’이겠지요.

하여, 반목하기보다 서로 마음껏 원 없이 가슴으로 사랑하는 부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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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없이 결혼한 게 지금도 억울해.”

 

 

크로즈 호에서의 프러포즈.

 

남녀가 만나 결혼하면 끝일까?
살아 보니 그게 아니더군요.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를 보면 선녀는 아이 둘 낳고도 하늘로 훨훨 날아갔답니다.
이렇듯 막말로 ‘잡은 물고기’라 해도 안심할 수 없는 게 부부더군요.

부부로 사는 동안 서로 맞춰가며
한 곳을 바라보고 살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하더군요.
(그래서 최수종 씨가 아내 하희라 씨를 위한 이벤트를 많이 하는 거겠죠.)

어쨌거나, 건강한 부부 생활을 위한 노력 중 하나는 ‘콧바람 쐬기’입니다.
여행은 아내의 숨통을 틔워 줄 수 있는 이벤트인 셈입니다.
하여, 강원도로 가족 여행을 떠났습니다.

일정 중 한 곳이 주문진이었습니다.
이유는 낭만을 찾기 위함이었습니다.

주문진 항구에 있는  크루즈 배를 탔습니다.
저녁 식사라며 공연을 보고, 불꽃놀이까지 즐기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이거 하느라 돈 남녀많이 깨졌습니다. 즐기니 상쇄되더군요.
그랬는데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겼습니다. 

공연 중 틈틈이 생일 등의 축하 이벤트가 있더군요.
그 중, 청춘남녀를 위한 프로그램도 있었습니다.

한 남자가 그의 연인에게 쓴 편지를 읽고 난 후,

“둘 만의 추억을 만들기 위해 준비했다”

며 반지를 건네고 청혼하더군요.

그의 연인은 감동한 나머지 남자의 프러포즈를 흔쾌히 수락하더군요.
멋진 프러포즈였습니다. 이걸 보니 청춘이 부럽더라고요.

그런데 남자의 프러포즈. 요게 말썽이었습니다.
박수치며 축하하고, 즐기면 되는데 여자들은 그게 아니나 봅니다.
글쎄, 아내가 이러지 뭡니까.

“당신, 나한테 다시 프러포즈 해. 아무 이벤트도 없이 결혼한 게 지금도 억울해.”

이 소리에 화들짝 놀랐습니다.

아내와 결혼한 지 14년.
이제 와 지나간 이야기를 꺼내 어쩌자는 건지, 도통 분간이 안 되더군요.
혹 떼러 갔다가 혹 붙여 온 ‘혹부리 영감’ 꼴이었지요.

아내에게 어색한 표정을 지어 보였지요.
그러다 생각을 고쳐먹었습니다.
다시 프러포즈 하는 것도 좋겠다 싶더군요.

아내를 위한 깜짝 이벤트도 미래를 위한 아름다운 추억 쌓기 아니겠어요.
결혼기념일 때 깜짝 프러포즈를 할 생각입니다.

암튼, 아내는 크루즈 이벤트가 완전 새로웠다며 고맙다더군요.
왜냐면 낭만이라곤 눈꼽만큼도 없을 것 같던 남편이
기대하지도 않은 재미를 안겼기 때문이랍니다.

아내의 대만족 이면에도 걱정되는 하나가 있습니다.
자꾸 원하면 어쩌지 하는 것입니다.

무드라곤 쥐뿔만큼도 없는 남편의 한계가 드러날까 염려스럽다는 겁니다.
안 하던 짓하면 뭐한다던데 탈입니다.

뭐라고요?
이런 걱정일랑 붙들어 매라고요? 걱정도 팔자라고요? ㅋㅋ~^^

어쨌거나 아내가 만족했다니 뿌듯합니다.
여행 덕분에 낭만도 쌓고, 부부 생활도 건강히 가꿔갈 것 같습니다.
부부, 이런 재미라도 있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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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딸 또 임신했다, 난 못 키운다!”
변하는 세상, 편한 사돈지간 기대하며

 

엄마 발 씻어주는 딸.


사돈지간 무척 어렵다고 합니다.

낼 모래 육십이나 여전히 미모를 자랑하는 지인을 만났습니다.
만남에서 이야기가 빠지면 ‘앙꼬 없는 찐빵’이지요. 

 

“내가 그 이야기 하던가? 우리 딸 또 임신했다는 말.”
“아니요. 임신 축하해요.”

“축하할 게 아니야. 딸만 둘 낳았는데 또 딸이래. 외손주 키우느라 죽겠는데 또 하나를…. 자기 아이는 지들이 키워야지, 나는 이제 못 키운다 그랬어.”
“딸 둘에 아들 하나는 금메달, 딸 둘은 은메달, 딸 하나 아들 하나는 동메달, 아들만 둘은 목메달이라잖아요. 딸 셋이면 MVP네요.

이야기는 이렇게 출발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딸만 셋을 보게 생겼으니 걱정이 태산이나 봅니다.
게다가 사돈집에선 “딸이 좋다지만 그래도 아들 하나는 낳아야 한다고 셋째를 낳기도 전에 넷째를 들먹인다.”더군요.

또한 지인은 아이 돌보는 일이 본인에게 떨어지게 생겼으니 반가운 일이 아니었나 봅니다. 부모 노릇 참 어렵습니다. 지인은 그 심정을 이렇게 표현하더군요.

“내 새끼 키우느라 뒤도 옆도 안 보고 키웠는데 또 외손주 키우라고?
내가 손주 키우다가 육십이 되기도 전에 팍 늙어 버렸어.
남들은 자식 다 키우고 지금은 여기저기 놀러 다니는데 난 꼼짝도 못하고 이게 뭐야.”

이해되더군요. 아이 키우는 일이 어디 보통 일인가요.
그래서 지인은 술 한 잔 먹고 술김에 그 어렵다던, 조심스러운 사돈집에 전화해 한바탕 퍼부었다더군요.

“사돈, 나는 이제 더는 손주 못 키우요. 셋이나 어떻게 키워요.
사돈 친손주니 직접 키워주던지 말던지 알아서 하세요.”

지인은 술이 좋긴 좋다면서 속말을 하고 보니 속이 뻥 뚫린 기분이더래요.
근데, 옆에서 지켜보던 남편이 기분 잡쳤다지 뭡니까.

“아이 보기 힘들면 사돈에게 밥 한 끼 하자해서 조용히 말하지, 어딜 술 먹고 안사돈에게 전화를 해. 낼 다시 전화해서 술 한 잔 먹고 그랬다고 미안하다 하소.”

남편 말에 “못한다!” 했답니다.
왜냐? “딸 대학 졸업시켜 공무원 만들어 결혼시켜 시집보냈으면 됐다”는 겁니다.

거기에 “몇년이나 외손주 수발을 들고 있는데 또 할 수 없다.”는 거였지요.
이 상황에 누가 돌을 던질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엄마의 돌발(?) 행동에 지인 딸이 보인 반응이 더 재밌더군요.

“내가 안사돈에게 전화할 때 동서랑 식구들이 다 모여 있었대. 내 목소리가 좀 커야지. 그걸 딸이 시댁에서 다 들었대. 그런데도 딸은 가타부타 아직까지 말이 없어.”

헉, 이런 딸이 있나 싶더군요.
보통 딸들은 ‘엄마는 시댁에 전화해서 그러면 돼.’ 한 마디 정도는 할 것 같은데….
그걸 이겨낸(?) 딸이 대견하더군요.

지인은 딸의 침묵을 이렇게 해석하더군요.

“딸이 아이 키우는 어려움을 아는 거지. 엄마 속마음을 읽어 준 딸이 너무 고맙다.”

속이 꽉 찬 딸이었습니다. 

어제 밤 뉴스에 이런 게 나오더군요.

“한때 남녀 성비가 여성 100명당 남성 116.5명, 남자들 제짝 찾기도 힘들 지경이었다.
이젠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2008년 갓 출산한 부부 2078쌍을 상대로 설문조사 결과, 딸을 원했다는 부모가 38%로, 아들을 원했던 부모보다 약 10% 더 많았다.”

요지는 남아선호 사상이 바뀌고 있다는 거였습니다.

어쨌거나 엄마(부모) 속 알아주는 지인 딸이 부럽습니다.
지금껏 외손주 키운 지인도 대단합니다.
그녀가 그 어렵다는 사돈집에 전화해 속마음 푼 건 애교(?)로 봐 줄만 합니다.

암튼 남아선호 사상이 바뀌는 것처럼 사돈지간에도 흉허물 없는 편한 사이로 바뀔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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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z   수정/삭제   댓글쓰기

    거참 시집간 딸도 이상하네요.
    저도 자식이 있지만 부모님한테 될 수 있으면 부담드리지 않으려 합니다.
    제 여동생이 부모님 옆에 살아서 그게 걱정이에요.

    자기자식은 자기들이 무슨 수를 써서든 책임지고 키워야지
    쯧... 사돈말할 게 아니라
    자식교육부터 제대로 시켜야지요.
    니자식은 니가 키워라 해야지..

    2011.10.05 00:39 신고
  2. z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리고 그 딸도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요
    늘그막에 친손주도 아닌 것을 자기 편하다고
    엄마 품에 안겨 키우는 것은 도리가 아닙니다.

    말이 바른 말이지 친손주면 친할아버지, 친할머니 품에서
    키우는게 당연한 거 아닙니까?
    요즘 세상 참 이상해졌어요.

    그 소리가 친정 엄마 입에서 나온다는 상황 자체가
    딸이 엄마가 하는 소리 듣고 가만히 있는다는 상황 자체가
    차라리 우습기만 합니다.

    아무리 형편이 어려워도 혹은 엄마가 돈을 벌러 나간다손 치더라도
    경우가 아닙니다.

    에휴 남말할 처지는 아니에요.
    제 막내 여동생도 비슷하니깐요.
    에휴 왜 이렇게 된 건지..

    2011.10.05 00:43 신고
  3. 지나가던이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아직 미혼여자이지만 Z님 말이 맞다고 생각해요. 요즘 젊은 부부들 이기적이라 하지만 이건 아니지요. 지금까지 키워주신것만도 고맙고 죄송스런 일인데, 손주들 뒤치닥거리까지 늙으신 어머니께 맡기다니요? 그 딸이 참 철딱서니 없는것 같아요. 더구나 공무원이면 3년간 육아휴직을 써도 될텐데... 일반 회사 다니는 여자들보다는 훨씬 사정이 나을텐데 말입니다.

    그리고 친정엄마의 대응도 잘못됐지요. 애꿎은 사돈댁에 전화를 할게 아니라 딸과 사위를 불러 직접적으로 말을 하는게 옳습니다. 너무 당연한 일을 갖고 가슴앓이하고 술을 마시고 토로하다니... 딸이 알찬게 아니라 처음부터 시작이 잘못되었습니다. 아이가 셋이라 힘들다면, 육아휴직을 하던지 아니면 돈주고 입주도우미를 들이는게 맞지요.

    2011.10.05 23:31 신고
    • 오호라   수정/삭제

      아마도 윗글의 친정어머님이 시댁에 전화해서 말씀하신건 아마도 시댁에서 넷째 얘기가 나오니까 그러신것 같습니다. 아마도 그 시어머니가 애들을 그동안에 키우셨다면 넷째얘기를 꺼내실수있을까요?
      그리고 그런 얘기를
      사위한테 하자니 그게 시댁까지 올라가겠습니까?
      딸이 시어머니께 그 말을 할수있겠습니까?
      본인도 힘들고 딸,사위도 힘드니 대신 총대메고 말씀하신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얼마나 말씀하시기 힘들었으면 술드시고 그러셨겠습니까?

      2012.01.12 11:2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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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철의 알콩달콩 섬 이야기
각자의 인생사가 다 '섬'의 삶일 것입니다. 우리들의 이야기를 알콩달콩 풀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때론 진짜 섬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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