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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에 해당되는 글 215건

  1. 2016.08.25 딱 달라 붙는 자전거 복장, 조금 민망하지만...
  2. 2016.06.21 삶은 자신과의 싸움이라 일깨우는 ‘거문도등대’
  3. 2016.05.26 ‘당신 왜 그래?’ 아내 물음에 대한 남편의 진심
  4. 2015.11.11 “당신은 각시가 눈에 뵈지 않았던 거여?”-코다리찜
  5. 2015.11.02 주인장의 철학과 배려에 놀란 맛집, 아내 평가는?
  6. 2015.10.26 ‘친구들이랑 겨울방학 때 포경 수술해라’, 반응은? (2)
  7. 2015.10.13 “왕새우 소금구이와 조개구이 어때요?” 반응은?
  8. 2015.10.01 ‘애인 한 명 소개시켜 줄게’... 남편 반응?
  9. 2015.09.14 백혈병 투병생활이 가르쳐 준 지인 부부의 사랑법 (2)
  10. 2015.08.25 세계 제일의 갑부 될 기운 여기에 있다? '어디'
  11. 2015.05.08 어버이 날, 선물 카네이션과 유자빵 그리고 삶
  12. 2015.04.28 인생 길, 행복이 어디 따로 있답디까? ‘환각구 국’
  13. 2015.04.23 [선문답 여행] 상처의 흔적, 흥국사 나무와 아내
  14. 2014.11.22 그렇고 그런 중년 남자들의 생일파티는 가라!
  15. 2014.08.06 제주도 우도 금강사에서 본 새벽 예불과 삶의 자세
  16. 2014.07.28 연꽃과 연잎 사이를 유유히 헤엄치는 한 마리 꽃뱀
  17. 2014.02.06 중3 딸이 친구와 기름유출 현장에 다녀온 사연
  18. 2014.01.09 중딩 딸로 인해 '빵 터진' 두 사연
  19. 2014.01.06 담배 끊고 보니 생긴 3가지 변화
  20. 2013.11.17 오랜만에 만든 가족 축제, 무생채 김치 만들기
  21. 2013.11.12 단풍이여, 이 여인을 영원히 사랑하게 해 주소서!
  22. 2013.10.15 여친에게 생일선물 받은 중딩 아들과 아빠 반응
  23. 2013.10.08 “당신은 좋겠수. 아들이 아빠 편들어 주니.”
  24. 2013.09.12 목욕시켜 달라는 아내의 제안에 남편 반응?
  25. 2013.09.11 못생겼다 VS 잘생겼다, 객관적 평가는?
  26. 2013.09.04 중2 아들, 설거지 시켰더니 하는 말이...
  27. 2013.08.26 어른들에게 전어 대접하는 곁님의 마음에 감동 (1)
  28. 2013.08.19 결혼 16년차 아내 사랑이 듬뿍 담긴 ‘낙지전골’ (1)
  29. 2013.08.12 아들의 '이제야 아빠 같다’는 말에 띵~
  30. 2013.07.30 중3 딸 성적표에 대한 부모 반응

'자전거 안 해?' 아내의 허락

허벅지가 터질 것 같고 힘들지만...

자전거 복장 망측하다고?

[취미 따라 잡기 인터뷰]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김윤관씨




밤에 자전거 타고 출근하는 김윤관 씨입니다.





21세기, 환경과 더불어 여가생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현대인의 지친 일상에 생기를 불어넣어줄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겠지요. 그렇다면 환경도 살리고 여가생활도 즐기며 건강까지 챙기는 취미 무엇이 있을까요? 자전거입니다.



"우리 산악자전거 시작했다. 같이 탈 사람은 합류해라!"



지난해 가을, 50살 넘은 고등학교 친구들이 MTB 산악자전거를 시작했습니다. 미치고 폴짝 뛸 '대사건', 마음이 가긴 했지만 몸과 체력이 따를까 걱정했습니다. 부러웠지만, 뒤늦은 도전에 박수만 보냈습니다. 그랬는데, 주변에 자전거 고수가 있더군요.



"어라~ 누구지?"



의외였습니다. 처음으로 자전거 타고 출근하는 그를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헬멧을 착용한지라 얼굴 식별이 쉽지 않은 탓이었지요. 알고 보니 김윤관씨였습니다. 김씨는 자전거에 대한 애정이 남달라 보였습니다. 제주도, 지리산 여행, 혹은 산에서 산악자전거 즐기는 분들을 보며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눈앞에 그런 사람이 있더군요.



물론 공장에 김윤관씨처럼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이 더러 있습니다. 그렇지만 민망한 자전거 복장에 헬멧까지 제대로 갖춰 입은 사람은 없습니다. 여수국가산업단지에 입주한 기업체에서 교대 근무하는 그가 야밤에 자전거 불빛을 반짝이며 출근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그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자전거의 매력에 푹 빠진 김윤관 씨입니다.  




'자전거 안 해?' 아내의 허락



 

- 자전거,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본래 운동을 좋아한다. 조기축구하다 자전거를 즐기는 선배를 보고 타게 됐다. 4년 정도 됐다. 자전거 시작하기 전, 아내에게 종종 자전거 타고 싶다고 말만 했다. 아내 대답을 기다려도 무소식. 먼저 일 저지를까? 그냥 자전거 사? 고민했다.

어느 날 아내가 '자전거 안 해?'라고 묻더라. 그 길로 미리 봐둔 자전거를 싣고 왔다. 아내도 별 말 없었다. 무언의 허락이었다. 그렇게 시작하게 됐다."



- 아내 허락을 기다린 이유는 무엇인가?


"아내는 위험하고 다칠까봐 반대했다. 지금은 조심하라고만 한다. 또 자전거는 장비 마련 비용이 만만찮다. 이 두 가지 때문에 아내 동의가 필요했다. 결국 내가 하도 좋아하니까 뭐라고 하지는 않는다.

다만, 아쉬운 점은 아내랑 같이 즐기고 싶은데 운동을 좋아하지 않아 그럴 수 없다는 것이다. 동의해준 것만으로 고맙고 감사하다."



- 자전거 출·퇴근하는 사람은 어느 정도인가?


"자전거 탈 여건이 갖춰져 있지 않은데 의외로 많다. LG화학, 한화케미칼 등 큰 공장은 자전거 동호회가 있고, 활성화 돼 있다. 자전거는 환경적 측면에서 강조되는 만큼 권장하는 추세다.

우리 공장도 나를 포함해 가끔 네 명이 탄다. 순천서 출퇴근 하는 직원 두 명은 순천-여수 도로가 위험하고 시간도 많이 걸려 안 탄다고 한다."



- 자전거와 차로 출퇴근할 때 시간은 얼마나 차이 나는가?


"자전거로 집에서 회사까지 대략 20분 걸린다. 차로는 약 15분 걸린다. 시간 차이는 5분 정도다. 시간차가 별로 없는 건 교통신호 대기 때문이다. 차에 비해 자전거는 신호에 걸리지 않는다."



- 자전거로 출·퇴근할 때 위험하지는 않나?


"인도에 줄을 그어 자전거도로를 만들었다. 모양만 자전거도로지 실상은 아니다. 한산한 외곽은 그래도 낫다. 차량 통행이 많은 시내는 자전거 도로가 변변찮아 차도를 이용한다.

이때 종종 고의로 위협하는 차량이 있다. 그래서 카메라를 들고 다닌다. 실제로 어떤 차들은 빵빵거리고 저속으로 지그재그로 운행하는 등 심각하다. 그럴 때 카메라를 들이대면 사라진다. 우리도 차량에게 피해 안주려고 최대한 갓길을 이용한다."



자전거 출퇴근 중인 김윤관 씨.





허벅지가 터질 것 같고 힘들지만...



 

- 자전거 타면 좋은 점은 무엇인가?


"좋은 점? 많다. 첫째, 집중할 수 있다. 다른 생각할 틈이 없다. 집중력이 생기고 잡념이 사라지며 정신이 맑아진다.

둘째, 건강에 도움이 된다. 공기 맑고 풍경 좋은 산길은 한번에 3~40km 정도 탄다. 어떨 땐 허벅지가 터질 것 같고 힘들다. 하지만 자기 체력에 맞게 중간 중간 쉬니까 괜찮다.

셋째, 시간 날 때마다 타니까 여가에 좋다. 또 술을 덜 마시게 된다."



- 자전거의 단점이 무엇인가?


"여가 레포츠는 돈과 직결된다. 자전거도 마찬가지다. 자전거, 유니폼, 헬멧 등 장비 구입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때로 욕심이 생겨 굳이 사지 않아도 될 고가 장비를 구입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도 좋은 장비는 그만큼 값을 한다. 예를 들어 자전거가 좋지 않으면 산을 탈 때 엄청 힘들다. 뒤처지기도 해 일행에게 민폐다. 그러나 좋은 자전거는 그만큼 힘이 덜 든다. 그래 구입하는 거다."



- 자전거 어디서 주로 타나?


"대중없다. 시내 도로는 되도록 피한다. 매연 등을 맡으며 탈 필요가 없으니까. 주로 경치 좋고 기분도 상쾌한 임도를 탄다. 여수에선 마래산, 돌산, 화양면 임도를 많이 탄다.

외지는 제주도, 지리산, 순천, 고창, 섬진강변 등 다양하게 탄다. 산악자전거(MTB)는 오르막은 힘들지만 내리막이 엄청 스릴 있고 쾌감도 높다."



- 자전거 타기 좋은 지역은 어딘가?


"제주, 전남 순천, 전북 고창 등이 좋다. 고창은 전문 MTB 파크가 있다. 여기는 초보에서부터 고수까지 안전하게 탈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 있다.

제주도는 자전거 타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많다. 자전거도로, 자전거 표지판, 횡단보도에서도 자전거가 오면 차가 멈추는 등 자연스레 배려한다. 숙소 등에서 자전거를 보관하기도 편하다. 어떤 곳은 분실 않도록 파출소에 보관하는 등 세심하게 배려한다.

여수 돌산 금오산 일대에서 매년 11월 MTB 대회가 열린다. 그런데 위험하다. 이곳에 MTB 파크를 조성하면 좋을 거 같다."



- 자전거 타다보면 펑크 등도 있을 텐데 어떻게 조치하는가?


"펑크 날 때를 대비해 수리할 수 있는 키트를 갖고 다닌다. 고속으로 다니다보면 바람이 빠져 자전거가 흔들릴 때가 있다. 지금까지 2번 때웠다."




야밤에는 도로가 한산에 자전거로 출근할만 합니다.





자전거 복장 망측하다고?



 

- 사고 난 적 있는가?


"2014년 11월. 혼자 순천 산에 갔을 때 일이다. 차에 자전거 싣고 주차하고 자전거를 탔다. 초행길에 보니 11월에 웬일인지 눈이 쌓여 있었다. 눈을 보니 너무 기분 좋았다. 겁 없이 탔다. 신나게 달리는데 갑자기 몸이 붕 떴다. 떨어져 잠시 기절. 눈 떴더니 자전거는 500m 뒤쪽에 나는 앞에 널브러져 있었다.

한참 누워서 숨 쉬다 움직여 봤더니 왼쪽 어깨 통증. '눈이 쌓이면 눈 아래 상황을 고려해야겠구나, 혼자 다니면 안 되겠구나' 생각했다."



- 자전거 탈 때 동호인끼리 만나면 어떻게 인사하는가?


"암묵적으로 먼저 본 사람이 인사한다. 어디 가냐? 어디서 왔냐? 등 자연스레 물어보고 먹을 것도 서로 나눠먹고 통성명도 한다. 좋은 사람들이 많아 금방 친해진다."



- 만났던 동호인 중 인상적이었던 분이 있는가?


"섬진강변에서 서울서 온 60대 노부부를 만난 적 있다. 아저씨 몸이 좋지 않아 검진을 받아보니 온통 나쁘단다. 아내가 무작정 일반 생활 자전거 두 대를 사 서울-부산을, 그것도 7~8월 무더위에 텐트, 배낭 메고 왕복으로 다녀왔단다.

그리고 다시 검진했는데 고지열, 콜레스테롤 등이 전혀 나오지 않았고, 몸이 확연히 좋아진 걸 확인했단다.

그 길로 남편 자전거 700만 원, 자기 자전거 300만 원 등 1000만 원 들여 좋은 자전거를 장만했단다. 부부가 함께 자전거 타고 전국 일주 다니는 게 너무 부럽더라."



- 사람들이 자전거 복장이 망측하다 거부하는 경향인데 괜찮은가?


"처음에는 민망했다. 그러나 자전거 탈 때 평범하게 입다 보면 옷이 체인 등에 걸려 위험할 때가 있다. 그래 쫙 달라 입는 옷을 입는 거다. 또 4~5시간씩 타면 사타구니 등에 땀이 차고, 통증도 오고, 물집이 생기기도 한다.

이걸 잡기 위한 유니폼이다. 민망한 거 보다 복장 제대로 갖추고 타는 게 몸에 좋다. 복장 하고 안하고 차이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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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한 마리, ‘신선바위에 웬 놈이냐?’ 경계 날개짓
새, 아니었다면 날카로운 부리로 쪼아댔을 겁니다!
[섬에서 함께 놀자] 산행 ‘거문도등대’와 ‘신선바위’





누가 쌓았을까?

꽃, 그 아름다운 이름이여!

거문도등대





거문도.

섬 여행에서 산행은 특별합니다. 트인 시야 덕분에 양쪽으로 바다를 보며 걸을 수 있습니다. 거문도 등산 코스는 다양합니다.

 

 


'녹산 등대~서도리~음달산~불탄봉~억새군락지~기와집몰랑~신선바위~보로봉~거문도등대~수월산 동편'까지 약 6시간 걸립니다. 이 중 4시간, 3시간, 2시간 등 자신에게 맞추면 됩니다.

 

 



아내가 못가봐 아쉬워하는 신선바위...

멀리서 보면 이처럼 산등성이가 기와집 같다하여 '기와집몰랑'이라 부릅니다.

100여년간 뱃사람들의 사랑을 독차지한 거문도등대





아내.

 

 

거문도-백도 여행길에 홀로 나서는 내게 “거문도에서 산행을 못해봤다”며 아쉬워합니다. 그러면서 “잘 다녀오라” 인사 건네는 중에도 함께 나서고 싶은 표정. “휴가 내고 같이 가자” 했더니, “신선바위와 기와집몰랑은 걷고 싶은데, 일 때문에 다음에 가자”대요.


 


 

위로한답시고 “사진 많이 찍어 당신이 걷는 것처럼 느끼게 해 주겠다”는 허언을 남겼습니다.



목넘어 풍경

등대 가는 길...

거문대등대 입구...





아내를 향한 시 한편 읊지요.




        당  신
                        임호상

 

    19도 잎새주
    아무리 마셔도 취하지 않더니만
    36.5도 당신
    그 눈빛 한 잔에
    확,
    취하네


                    - 임호상 신작시집 <조금새끼로 운다(문학의 전당)> -




길, 배움입니다...

거문도등대와 노인암

맑은 날 백도가 보인다는 관백정...


 


 



삶은 자신과의 싸움이라 일깨우는 ‘거문도등대’



길을 나섰습니다.

날씨 덕분에 해돋이를 대신 선택한 거문도 산행코스는 2시간여 소요되는 ‘목넘어~거문도 등대~목넘어~보로봉~신선바위~기와집몰랑~유림해수욕장’ 구간입니다.

 

 


거문도 등대 가는 길.

‘거문도 자연관찰로’에 섰습니다. 물이 자유롭게 넘나든다는 ‘목넘어’. 거문도등대 가는 길의 동백 터널. ‘선바위(노인암)’에 부딪친 새소리가 도드라지게 청아합니다.



거문도에서 느끼는 사실 하나. 바닷바람에 문질러져 윤이 나는 걸까. 동백 잎이 유난히 반짝반짝 빛납니다. 얕은 해무 낀 아침 산책길. 지금껏 살아온 삶을 뒤돌아보기에 충분합니다.

 

 


반성합니다.

깊이 있는 삶이란? 자신에게 던진 질문에 답을 얻는 것조차 사치입니다. 나를 내려놓는 순간, 거문도등대가 나타납니다. 쉼을 허락합니다.

 

 




거문도등대 숙박도 가능합니다.

태극기가 휘날립니다...

관백정에서...


 

 




거문도등대.

1905년 남해안 최초로 세워져 1세기가 넘는 동안 바다 사나이들의 뱃길을 안내 중입니다. 15초 간격의 불은 42km 거리에서도 볼 수 있답니다.

 

 


거문도등대 관백정.

바람이 잠시 머물다 갑니다. 배 한 척 바다를 가릅니다. 비로소 자연이 땀을 닦고 쉼을 허락합니다. 거문도등대는 숙박이 가능합니다. 홈페이지에 들어가 신청하면 누구나 묵을 수 있습니다.



걸었던 길을,

살아온 세월을 다시금 복기하는 것처럼 되돌아 나옵니다. 숲이 인간에게 베푼 걸까. 앞서 걸었던 길에, 뚝뚝 혹은 무심코 흘렸던 나 자신과 만납니다. 동백 숲에서 나를 만난다는 건 색다릅니다. 염치없던 삶에 겸손과 배려를 배웁니다.

 

 


다시 목넘어를 넘어, 보로봉 쪽으로 방향을 잡습니다. 365개의 계단을 오릅니다. 자연이 삶은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일깨웁니다.

 

 




거문도에선 동백잎이 유난히 빛이납니다. 왜?

산행길, 자신을 발견하는 시간입니다.

숲은 언제나 인간에게 베풉니다...





새, 아니었다면 날카로운 부리로 쪼아댔을 겁니다!



높은 곳에 오르는 이유가 분명 있습니다. 선바위, 거문도등대, 삼호교, 노루섬, 고도, 동도, 거문대교, 아차바위, 용무늬절벽, 유림해수욕장….


거문도 풍경이 아름다움을 넘어 감미롭습니다. 녹차를 머금고 맛과 향을 음미하는 것처럼, 맑고 신선한 공기 한 모금 입 안 가득 머금습니다. 풀 향 가득한 공기 속에는 따사로운 사랑이 듬뿍 담겼습니다. 참 맛난 공기입니다.



신선바위...


 

 


신선바위.

가파른 내리막과 오르막을 걸어 바위에 오릅니다. 정상. 신선이 앉았던 것 같은, 살짝 파인 자리에 앉아 숨을 고릅니다.

 

 

(거문도에서 여수로 나올 때 만난, 홀로 기와집몰랑을 산행왔다던, 어떤 여인의 아쉬움에 가득 찬 독백이 떠오릅니다.

 

 

"신선바위 못 오르는 줄 알고 그냥 왔는데, 알고보니 오를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진작 알았다면 그녀도 저처럼 신선바위 정상에 앉아 이렇게 호기를 누렸을 텐데...)

 


언제 나타났을까?

신선바위 지키는 큰 새 한 마리. ‘신성한 신선바위에 웬 놈이냐?’는 듯 주변을 한 바퀴 빙 돕니다. 경계의 날개 짓입니다. 자격 있음을 눈치 챈 걸까? 숲으로 사라집니다. 아니었다면, 득달같이 달려들어 날카로운 부리로 쪼아댔을 겁니다.


 

 



새 한 마리 신선바위를 지키는 수호신...

신선바위...

신선바위 가는 길...


 

 



동행자 없이 여전히 혼자 걷는 산행 길.

거문도 전체를 혼자 빌려 쓰는 기분입니다. 산행은 이래서 ‘호연지기 길’입니다. 물 한 병 없이 빈손으로 오른 무모한 산행 길. 그냥 걷습니다. 다 잊고...

 

 


목마를 때쯤 산딸기가 나타납니다.

반가움에 한달음에 다가가 덥석 따 입으로 가져간 찰라. 아뿔싸! 벌레 한 마리. 산딸기 아래쪽 뒤에서 열심히 먹고 있습니다. 것도 모르고 땄습니다. 자기 몫이 있는 거죠. 기꺼이 물러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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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바위에서 본 거문도등대...

산딸기, 주인이 있었습니다. 것도 모르고 혀를 대려 했으니...

높은 곳에 오르는 이유입니다...






조금만 오르면 불탄봉.

오르기를 접습니다. 후일을 기약하며. 유림해변 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숲을 벗어나니 국립공원 거문도분소, 거문도섬 호텔이 보입니다. 아래로 화장실과 샤워장이 자리합니다.

 

 


모래가 고운 유림해수욕장이 펼쳐집니다. 드디어 사람을 만납니다. 신계에서 인간계로 귀환했음을 실감합니다. 해류 따라 흘러 온 해안쓰레기를 치우고 있습니다. 인사합니다.



“수고하시네요!”

 

 




유림해수욕장과 거문도섬 호텔...

해안쓰레기를 치우고 있습니다...

유림해수욕장...

여수 거문도가 또 가슴에 들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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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추궁, 당신 50이 넘어 이제 철 든 게야?
여자 입장서 본 ‘남편이 결혼 후 변했다’는 일례
“밤에 피는 장미, 나에 사랑 장미 같은 사랑….”
곡성 세계장미축제장에서 마음을 확인한 ‘닭살 부부’












“당신 요즘 왜 그래?”



아내, 지난 22일 곡성세계장미축제장을 둘러보던 중 날선 질문을 던졌습니다. 어쩌라고? 잘못한 일과 책잡힐 게 없음에도 난감하대요.


게다가 지난 금요일 출장 간 아내에게 꼬박 이틀을 수원 화성 행궁서 친구들과 같이 지낼 휴가까지 준 상태. 이어 곡성에 장미 구경 가자는 남편에게 감동 먹었다던 아내. 때문에 까칠한 질문 받을 일이 전혀 없었지요.



그럼에도 불구, “왜 그래?”라니. 아마, 여자는 남자 잡는 거 타고 났나 봅니다. 모든 건 아인슈타인 박사가 주창한 ‘상대성 원리’가 작동하는 법.


그냥 속수무책으로 당할 남자가 아니죠. 부부로 살다보니 노하우가 생기대요. 의도를 모를 때는 묵묵부답, 침묵이 최고. 대신 긴장의 끈을 늦추지 말아야 합니다. 이유를 알기까지 인내심을 갖고 기다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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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내가 뭐하자고 하면 '버럭' 소리부터 지르더니, 요즘엔 내가 어떤 걸 요구해도 순순히 따르더라. 왜 무슨 일 있어?”



나 원 참. 별 게 다 꼬투리네. 제가 보기에 ‘장미=여자’입니다. 곡성 기차마을 안에 장미가 천지입니다. 장미는 (♩♬♪)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 에서부터 노란 장미, 주황 장미, 흑장미, 백장미…. 색깔과 크기가 어찌나 다양하고 예쁜지.


여자들도 시시각각 시도 때도 없이 다양하게 변합니다. 이럴 땐 나쁜 남자가 제일. 아내 질문에 동문서답으로 반응합니다. 단, 진심을 가득 담고서.



“내 각시가 장미보다 훨씬 더 이쁘네!”








여자 입장서 본 ‘남편이 결혼 후 변했다’는 일례



“저것 좀 봐. 연애할 땐 저렇게 남자가 여자랑 같이 화관 쓰고 다니지. 결혼해 봐. 어떤 남자가 화관을 같이 쓰고 다니겠어. 그러니 여자 입장에선 남편이 결혼 후 변했다 하지.”



“맞다, 맞다!” 했습니다. 아내 말을 쫓아 화관 쓴 사람을 살폈습니다. 대차나. 한 젊은 연인이 화관을 같이 썼습니다. “부러우면 지는 거”라 했던가. 뭘 해도 좋을 때지요.


여자들은 나이 적고 많음에 상관없이 화관을 쓰데요. 남자들은 젊은 남자 몇 뿐. 머리에 화관 쓴 중년 남자는 눈을 치켜뜨고 찾아 봐도 없더군요. 모두들 제 정신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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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화관 하나 사줄까?”
“아니, 됐어. 작년에 산 화관 집에 있는데.”



제 기억으로, 작년에 삼천 원 주고 샀습니다. 그걸 아직 보관 중이라니, 이해할 수 없습니다. 암튼 금시초문입니다. 아니, 어떻게 작년에 산 화관을 아직까지 보관할 수 있는지 납득 안 됩니다.


 “장미축제란 명칭에 제일 맞는 게 화관이다”는 칭송까지 작년과 판박이입니다. 여자들은 사소한 데 꽂히나 봅니다. 너무 깊이 알려 하면 다친다 했지요. 화성 남자, 금성 여자임이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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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여기다 보리밭을 가꿨네. 당신 이리 와. 호호~”



아내, 보리밭 앞에서 야릇한 웃음입니다. 갑자기 웬 19금 모드. 사람들 언제 숨어(?) 있었을까 싶게, 보리밭 사이에서 불쑥불쑥 나타납니다. 청보리가 익어 까슬까슬한 보리밭에 더 머물었다간 쥐도 새도 모르게 봉변(?) 당할까봐 애 둘러 나옵니다. 아내 말이 뒤통수를 강타합니다.



“당신 내가 무서운 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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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피는 장미, 나에 사랑 장미 같은 사랑….”



“♩♬♪ 아하~ 밤에 피는 장미~, 나에 사랑 장미 같은 사랑~♪♬♪”



그러고 보니 밤에 피는 장미를 자세히 살핀 적 없습니다. 야간 개장도 한다던데 이참에 구경하기로 합니다. 해넘이와 함께 관람객들 계속 들어옵니다.


하지만 관광객이 썰물처럼 빠진 뒤입니다. 무덥고 복잡했던 낮과 달리 선선함과 여유가 넘칩니다. 가로등과 장미를 비추는 불빛이 하나 둘 들어옵니다. 부부 혹은 연인, 분위기 잡기 ‘딱’입니다. 이래서 밤에 다니는 건가!








“학교 다니는 손자가 여자 친구랑 같이 왔대. 서로 마주치고 깜짝 놀랐데. 너무 반가워 할머니가 손자에게 용돈을 줬데. 그런데 기어이 안 받더래. 용돈 받아서 같이 사먹을 일이지….”



아내, 언제 장미 가꾸는 할머니 손자 이야길 들었을까. 화장실에 다녀 온 사이 아내가 넓은 오지랖을 발휘했습니다.


그러게. 자기만 손해지, 뭐. 할머니가 주시는 용돈 받아 호기롭게 맛있는 거 사 먹을 것이지, 자존심은. 여자 친구에게 용돈 받는 걸 보여주는 게 쪽팔렸을까? 그럴 수 있지.









아내, 밤의 호젓한 분위기를 빙자해 낮에 덜한 추궁(?)을 이어 갑니다.



“당신, 요즘 왜 달라진 거야. 대체 내 눈높이에 맞춰 움직이는 이유가 뭐야.

50이 넘어서 이제 철 든 게야?”



아내, ‘뻑’하면 핏대 세우던 '버럭 남편'이 온순한 양으로 변한 이유가 무척이지 궁금하나 봅니다. 남자는 죽기 전까지 철들기 어렵다는 걸 모르는 걸까.


장미가 흐드러지게 핀 곡성세계장미축제장에선 솔직해 지는 게 예의일 터. 아내에게 “그게 그렇게 궁금해?” 반문하며, 꼭꼭 담아뒀던 속 이야기를 툭 꺼냈습니다.








“추운 겨울 일하고 새벽에 들어와, 차가운 손을 당신 가슴에 살짝 얹었는데, 당신이 따뜻한 두 손으로 내 손을 잡고 가슴 위에서 녹여주데. 잠결에 찬 손을 대면 누구나 본능적으로 거부하고 밀어낼 텐데, 당신은 안 그러대. 그 행동이 정말 감격스럽더라고. 그래 다짐했지. 이 사랑스런 여잘 위해 뭔들 못할까, 하고.”



아내, 묘한 얼굴 표정 지으며 한동안 말이 없었습니다. 여자들은 그런다지요? 다 변하더라도 나를 바라보는 한 남자의 사랑만은 변치 않기를…. 아시지요? 욕심이라는 거. 다만, 희망을 버리지 않는 삶은 아름답습니다.


밤, 곡성세계장미축제장에서 장미가 또 새롭게 피어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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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서 우연히 맛본 코다리, 쫄깃쫄깃한 맛에 반해

‘당신 입만 입이냐, 나도 입 있다’ 토라진 아내, 왜?
“노래 부르던 코다리를 먹게 됐으니 횡재했네.”
[경북 청도 맛집] 코다리찜 - 김수현 찜

 

 

 

우연히 찾은 청도 맛집, 요리 철학이 느껴졌습니다.

 

 

 

“당신 입만 입이냐? 나도 입 있다.”

 

 

아내가 불만입니다. 자기 입도 입이라고 강력 항의했습니다. 머쓱했습니다. 대체 아내는 남편의 어떤 행동에 토라졌을까. 하나하나 곰곰이 생각해도 딱히 책잡힐 일이 없습니다. 그런데 사랑하는 내 아내가 왜 그러실까?

 

 

“진짜, 내가 왜 서운한지 모른다 이거지?”

 

 

이정도면 정말로 서운했단 겁니다. 망설였습니다. 미안하다 사과부터 해야 할까. 자초지종부터 미주알고주알 들어야 할까. 뭔지는 모르지만 미안하단 표정을 띤 채 침묵했습니다. 기다림 끝에 해답이 나왔지요.

 

 

“나도 명태, 코다리 이런 거 좋아하거덩. 어찌 각시한테 먹어보란 소리 한 번 안하고 혼자 먹냐. 당신이 엄청 맛있게 먹는 거 보고, 먹고 싶은 걸 참느라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아? 우리 그러지 말자.”

 

 

‘마른하늘에 날벼락’이었습니다. 한 이불 덮은 지 어언 십팔년. 살면서 이런 소리 처음입니다. 어쩌다 이런 일이...

 

 

 

맨 처음 나온 정갈한 요깃거리 

밑반찬입니다. 오방색과 요리를 담아 낸 그릇이 맘에 들었습니다. 

코다리 그 맛은?

 

 

 

 

우연히 맛본 코다리, 쫄깃쫄깃 씹히는 맛에 반해

 

 

“코다리 먹고 싶다!”

 

 

욕구가 생긴 지 일 년 넘었습니다. 2, 3년 전인가, 강원도 여행에서 먹고 싶었던 코다리를 직접 사와 아내에게 요리를 얻어먹은 후 꼴을 볼 수 없었지요. 먹고 싶은 마음에 직접 요리 집을 찾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웬일인지 쉽게 맛볼 수가 없었지요. 지인에게도 몇 번이고 “코다리 먹고 싶다”는 소릴 지껄였습니다만 번번이 빗나갔습니다.

 

 

코다리 요리에 반한 건 우연입니다. 강원도와 경상도 여행하며 간혹 맛보았을 때만해도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았지요. 그러다 4, 5년 전인가, 우연히 시골 구멍가게에서 막걸리를 마시던 중, 주인이 안주하라며 내놓은 코다리 찜에 반한 겁니다. 지금도 당시의 쫄깃쫄깃 씹히는 맛이 떠오를 정돕니다. 지금껏 그 때 그 맛은 아니더라도, 코다리 비슷한 걸 먹고픈 맘 간절합니다.

 

 

“청도 여행에서 네가 먹고 싶다던 코다리 식당이 있었으면 좋겠다.”

 

 

염원이 너무 강렬했을까. 지인까지 거들고 나섰습니다. 이렇게 된다면야 감지덕지지요. 지난 1일 오후, 경북 청도에서 식당을 찾았습니다. 공휴일이라 쉬는 곳이 많데요. 맛집에서 먹을 생각일랑 아예 접었습니다. 그저 요기할 곳을 찾아 헤맸습니다. 그러다 발견한 음식점이 청도군청사 인근의 ‘김수현 찜’입니다.

 

 

식당 앞에 내건 현수막에 메뉴가 커다랗게 써 있대요. 코다리가 당당하게 메뉴 한편을 차지하고 있지 뭡니까. 속으로 쾌재를 불렀지요. 그런데 일행들은 이를 외면하고 다른 식당을 찾데요. 일행들 선택에 묵묵히 따랐습니다. 마땅한 식당이 없자, 그때서야 “저기 가자”더군요. 얼굴에 웃음기를 싹 제거하고 식당에 들어섰습니다.

 

 

제가 원했던 씹히는 맛보단 양념으로 승부가 나더군요.

으으으으~, 코다리찜!

 

 

 

 

“노래 부르던 코다리를 먹게 됐으니 완전 횡재했네.”

 

 

“아귀찜하고, 코다리찜 주세요.”

 

 

막상 시키면서도 맛은 별반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배를 채우는 것만으로 만족할 요량이었으니까. 그런데 밑반찬과 반찬을 담아 낸 용기(容器)가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게다가 요리에서 오방색을 기본으로 쓸 줄 알았습니다. 이 정도면 음식 맛을 살짝 기대해도 될 것 같았습니다. 밑반찬을 먹었습니다. 갑자기 요리에 대한 기대치가 확 높아졌습니다.

 

 

“누군 좋겠다. 생각지도 않게 먹고 싶다고 그렇게 노래 부르던 코다리를 먹게 됐으니 완전 횡재했네.”

 

 

내 말이. 난생 처음, 이날 운문사 새벽 예불에 참석해 절까지 했던 게 즉효로 나타났나 싶더군요. 드디어 코다리를 먹게 됐다는 행복감에 절로 웃음이 나왔지요. 지인이 일행을 압박하고 나섰습니다.

 

 

“저번에 아우님이 마산 아귀찜 골목에서 마른 아귀찜을 얼마나 맛있게 먹던지 우리는 미안해서 못 먹겠더라고. 이번에도 그럴라나?”

 

 

진짜로 그랬습니다. 정신없이 먹었는데도 제 쪽 접시에 아귀가 계속해서 수북하게 쌓여 있던 기억. 것도 모르고 “형님들 안 드세요?” 하면서 드시라고 권했던 상황. 참 미안하고 고마운 배려였지요.

 

 

 

아귀찜은 간장 소스에 찍어 먹게 나오대요. 

아귀찜.

 

 

 

 

“당신은 각시가 눈에 뵈지 않았던 거여. 그렇지?”

 

 

먼저 아귀찜이 나왔습니다. 맛볼 생각조차 없었습니다. 코다리찜이 있으니까. 간절히 고대하던 코다리가 나왔습니다. 달랑 세 마리뿐이었습니다. 욕심 같아선 한 마리를 통째로 먹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예의가 아니지요. 한 마리를 반으로 토막 내어 앞 접시에 담았습니다. 기대 반 우려 반, 맛을 보았습니다.

 

 

이런~! 제가 가장 선호하는 ‘씹히는 맛’이 별로였습니다. 쫀득쫀득 씹히는 맛을 기대했는데, 그 맛이 없었습니다. 코다리 자체가 완전 반 건조 상태가 아니었던 거죠. 어쩌겠어요. 스스로 ‘이것도 어디냐’고 위로했습니다. 그러나 양념 맛은 어디 내놔도 손색없는 실력이었습니다. 단맛과 매콤함과 감칠맛이 절묘하게 어울렸대요. 코다리 요리를 쪽쪽 빨면서 계속 먹었습니다.

 

 

“아우님, 우리도 코다리 맛 좀 봐도 돼?”

 

 

지인이 미안한 표정으로 건네는 농담이 진심으로 느껴졌습니다. 먹을 것 앞에서 주책이었나 봅니다. 코다리 세 마리 중, 제가 한 마리 반을, 지인들이 한 마리 반을 먹었던 거 같습니다. 그러나 아내가 코다리를 먹었던가, 기억이 아리송합니다. 이게 아내 불만의 출발점입니다.

 

 

“나도 코다리 먹을 줄 알거덩. 나도 코다리 좋아하거덩. 근데 다른 사람들이 당신 눈치 보며 코다리 먹는 거 보고, 나는 먹을 생각일랑 아예 접었어. 당신은 각시가 눈에 뵈지 않았던 거여. 그렇지?”

 

 

아내도 무척이나 코다리가 먹고 싶었나 봅니다. 아, 글쎄! 이틀 전, 아내가 집에서 코다리 찜을 했지 뭡니까. 해달랄 때는 거들떠도 안 보더니, 뒤늦게 해 봐야 대접 못 받지요.

 

아니, 내가 지금 제정신인 겨!

 

 

 

정신없이 먹었던 코다리찜 덕분에 아내가 토라졌지요. 

지금도 잘 어울린 코다리 양념이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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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지 근처에서 먹는 음식답지 않은 풍요로운 맛집

겁 없는 남편, 아내에게 더덕구이를 주문하다니….
[밀양 맛집] 더덕구이와 삼색두부 ‘맷돌 순 부두’

 

 

 

 

밀양 맛집의 한상차림입니다.

망설였던 맛집 탐방은 이 문구를 보고  기꺼이 시작되었습니다.

산약초 정식 밑반찬입니다.

 

 

 

“우리 뭐 먹을까?”

 

 

아내와 매년 가을 단풍 여행에 나서고 있습니다. 시월의 마지막 날, 올해에도 여느 해처럼 가을 부부여행길에 올랐습니다. 식당 앞에서 아내는 뭘 먹을지 또 망설였습니다. 물론, 집을 나서기 전에 맛집을 정했습니다. 하지만 맛을 장담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정한 곳으로 가자고 고집할 수 없었지요. 입에 맞지 않을 경우 꼼짝없이 덤터기를 써야 하기에.

 

 

 

그러다 맛 보증할만한 현장을 직접 보았습니다. 그걸 본 후, 이 식당에서 먹는 음식이 맛없어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식당 주인장의 손님을 맞는 철학과 배려를 느꼈습니다. 그건 간단한 문구로 시작되었습니다. 그렇지만 간단하지 않았지요.

 

 

“국산 콩 비지 찌개, 전으로 만들어 드세요. 감사합니다!”

 

 

식당 입구의 문구 옆에는 비닐로 덮은 그릇이 놓여 있었습니다. 그 속에는 콩 비지가 들어 있었습니다. 손님들에게 공짜로 콩 비지를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믿음이 생겼습니다. 아내도 동의했습니다. 주저 없이 식당에 들어갔습니다. 손님이 꽉 찼더군요. 고개 끄덕였습니다. 맛있겠다는 자신감마저 일었습니다. 그렇게 찾은 곳이 경남 밀양 표충사 입구의 ‘맷돌순두부’집이었지요.

 

 

삼색두부입니다. 

무척이나 먹고 싶었던 더덕구이입니다. 이게 뭐라고 못먹었을까?

주먹두부입니다.

 

 

 

“뭘 먹지?”

 

 

메뉴판에 한 자리씩 차지하고 있던 다양한 음식들은 자기를 선택해 줄 것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습니다. 선뜻 하나를 고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원칙을 세웠습니다. 맷돌순두부 집이니, 두부는 필수조건으로 맛 봐야 할 것 같고. 옆 테이블을 살폈습니다. 그들은 “산약초 정식을 먹으면 주먹두부와 순두부가 나온다”며 산약초 정식을 권했습니다.

 

 

고민 끝에 산약초 정식(1만원), 삼색두부(1만2천원)를 주문했습니다. 그런데 못내 아쉬웠습니다. 더덕구이(2만원)가 엄청 당겼습니다. 그동안 아내에게 더덕구이를 해 달라고 졸랐습니다. 하지만 바쁜 사정 등으로 먹을 수가 없었지요. 그래, 더덕구이를 먹고 싶은 욕구가 더욱 강렬했습니다. 추가로 더덕구이와 동동주를 시켰습니다. 덩달아 제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나 봅니다.

 

 

“더덕구이가 정말 먹고 싶었나 보네. 집에서 못 먹는 더덕구이 여기서나 실컷 드세요.”

 

 

겁 없는 남편입니다. 감히 아내에게 더덕구이를 주문하다니…. 아내 변명이 싫거나 밉지 않았습니다. 아내 얼굴 보기가 힘든 정도로 바쁜 걸 알기에. 또한 여행지에서 더덕구이를 시켜 준 것만으로 흡족했습니다. ‘먹고 죽은 귀신 때깔도 좋다’하니, 저도 원 없이 맛있게 먹을 참이었습니다.

 

 

 

밥과 더덕구이. 

간절했던 더덕구이 맛은?

주먹두부의 검정 깨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콩나물, 버섯과 산 약초, 배추김치, 오이무침, 도라지, 주먹두부 김치, 어묵 등 밑반찬이 나왔습니다. 이어 순두부찌개, 삼색 두부 김치, 더덕구이가 나왔습니다. 채식 위주의 식단을 즐기는 아내에게 안성맞춤 상차림이었습니다. 맛은 어떨까? 먼저, 걱정 속에 더덕부터 맛보았습니다. 더덕 향이 올라왔습니다. 약간의 씁쓸한 맛과 매콤함이 밀려들었습니다.

 

 

양념과 함께 씹히는 맛이 좋았습니다. 먹고 싶었던 더덕구이를 드디어 먹는다는 흐뭇함이 가득했습니다. 삼색 두부 김치를 입에 넣었습니다. 싱싱한 손 두부 먹는 맛이었습니다. 삼색 두부 김치 위에 더덕을 올렸습니다. 더덕 씹히는 맛과 살살 녹는 두부가 잘 어울렸습니다. 땀이 흘렀습니다. 미친 듯이 먹었나 봅니다. 아내가 감탄을 쏟아냈습니다.

 

 

“우리 신랑 엄청 잘 먹는다. 잘 먹으니 돈이 안 아깝네. 많이 묵소, 많이 무거.”
“당신도 먹어. 진짜 맛있어. 먹어 봐.”
“당신이 맛있게 먹으니, 내가 미안해서 못 뺏어 먹겠다.”

 

 

그랬습니다. 사랑하는 아내지만 더덕구이 나눠먹고 싶지 않았습니다. 참나. 요즘 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음식 욕심이 엄청 생겼습니다. 하여간 맛있는 음식을 먹은 후, 포만감이 파도처럼 밀려왔습니다. 게다가 동동주까지 부었으니 배가 빵빵했습니다. 더 이상 원이 있을 수 없었지요. 음식에 관한 한 비교적 엄격한 아내의 품평입니다. 맛집 성공으로 여행의 절반은 이미 성공이었습니다.

 

 

“관광지 근처에서 먹는 음식답지 않은 풍요로운 대박 맛이었다.”

 

삼색두부와 더덕 

횡재한 기분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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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먹한 어버지와 사춘기 아들이 목욕탕서 나눈 대화는?

사춘기 아들이 아버지와 목욕탕 가길 꺼리는 까닭
성(性), 건강하고 아름답고 행복해야 하는 이유
나체 아들의 ‘쭉쭉 빵빵’ 마른 몸매, 너무 부러워
“은밀한 대화는 슬슬 피하잖아. 눈치껏 하라고.”

 

 

 

목욕 후 아들과 함께 먹은 통닭 바비큐입니다.

 

 

 

아버지와 아들. 가깝고도 먼 사이입니다. 존재 자체만으로도 든든하고 가치가 충분한 관계입니다. 그렇지만 부자(夫子) 사이 개선을 위한 노력은 많이 부족합니다. 틀어진 부자라도 노력이 따른다면 정상적인 관계로 회복이 쉽습니다. 가족이니까!

 

 

 

 

 

 

사춘기 아들이 아버지와 목욕탕 가길 꺼리는 까닭

 

 

 

 

“당신, 아들이랑 목욕탕 갔다 왔어?”


“아니. 무슨 목욕탕?”


“아들이 아빠랑 같이 목욕탕 간다던데.”

 

 

별일이다 싶었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사춘기 아들은 지난 8월 달까지만 해도 “때가 많아 까마귀가 친구 먹자 하겠다”고 핀잔하며, “목욕탕 가자”해도 귓등으로 듣는 둥 마는 둥 했습니다. 그래 아예, “혼자 목욕탕에 가서 때 좀 밀어라”고 권하는 선에 그쳤습니다. 이것저것 말해봤자 입만 아프니까.

 

 

그랬던 아들이 9월 이후 변했습니다. 먼저 목욕탕 가자는 둥 관계 개선을 위해 설레발입니다. 처음에는 귀를 의심했습니다. ‘말이 헛 나온 거겠지’ 싶어 무시했습니다. 그런데 몇 번이나 말했습니다. 그 때마다 일이 생겨 부자가 함께 목욕탕 가는 건 불발. 그래 설까, 아들이 아내 편에 아빠와 목욕탕에 갈 의사를 강력하게 전달하고 나선 겁니다. 고민했습니다.

 

 

“어떻게 할까?”

 

 

 

 

 

 

성(性), 건강하고 아름답고 행복해야 하는 이유

 

 

보통 청소년기 아들은 2차 성징을 거치면서 아버지와 같이 목욕탕 가는 걸 꺼립니다. 왜냐하면 국부에 털이 나고, 음경이 커지면서 귀두를 덮었던 표피가 벗겨지는 등 어른이 되는 과정을 왠지 부끄럽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춘기 아들들은 자신의 벗은 몸을 아버지께 고스란히 노출하는 걸 피하는 경향입니다.

 

 

저도 청소년기에 그랬습니다. 아버지와 목욕탕에 가기가 껄끄러웠습니다. 같이 가느니 차라리 혼자 가는 쪽을 택했습니다. 왜냐면 부모로부터 난 몸이지만, 맨 몸을 보여주는 게 싫었습니다. 또 성적으로 민감한 시기라 탕 속에서 발기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때마다 민망하고 창피했습니다. 육체의 성숙 과정을 건강하게 받아들이기보다 부끄럽게 여겼던 겁니다.

 

 

물론 이는 잘못된 생각입니다. 청소년기 육체 변화는 어른이 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필연적으로 오는 만큼 당당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아들이 아버지에게 몸의 변화를 보여주는 건 ‘한 인간으로 거듭나고 있다!’는 성장의 한 측면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그래야 아버지들이 “우리 아들이 다 컸군!”하고 성적으로 어른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살아 보니 알겠더군요. 성(性)은 ‘건강하고, 아름답고, 행복한 성’이어야 합니다. 그래야 성을 당당하게 받아들여 긍정의 힘이 생깁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들의 성은 ‘부끄럽고, 은밀하며, 음성적인 성’인 듯합니다. 그래서 상품으로의 성이라는 부정적인 개념이 넘쳐나지 싶습니다. 이를 넘어서기 위해 부자지간 성에 대한 진솔한 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아빠는 왜 나에겐 늘 불평불만이죠?”

 

 

저희 부자지간? 그동안 서먹서먹했습니다. 아들이 학교에서 이런저런 말썽을 피웠습니다. 그런 아들이 마음에 차지 않았습니다. 이런 마음이 아들에게 그대로 표현 되었습니다. 툭하면 목소리부터 높였습니다. 아들은 그런 아버지를 못마땅해 하며 항변했습니다.

 

 

“아빠는 누나에겐 나긋나긋 대하면서 왜 나에겐 늘 불평불만이죠?”

 

 

이유는 간단합니다.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딸에 비해 차별받고 있다고 여겼던 아들이 최근 사랑스럽게 다가오는 이유가 뭘까? 곰곰이 생각해보면 늘 무시하던 아버지가 자기를 어른으로 ‘인정(認定)’하려 노력하기 때문이지 싶습니다.

 

 

일례로 지난 9월, 지인들과 술자리에 우연찮게 아들이 합석한 적 있습니다. 당시 “우리 아들도 이제 다 컸다”며, 맥주 한 잔 권했는데, 쭈뼛쭈뼛 받아 잘 마시더군요. 그날 이후, 아빠를 챙기며 다가오는 게 팍팍 보이대요. 사람들 있는데서 자기를 ‘어른’으로 인정해 준 아빠에 대한 긍정 기운이 싹튼 겁니다. 하여튼 요즘 기분 좋습니다.

 

 

 

 

 

 

나체 아들의 ‘쭉쭉 빵빵’ 마른 몸매, 너무 부러워

 

 

“아빠 목욕비 가져 왔어?”
“왜? 아들이 내려고?”


“아니. 목욕 끝나고 우리 통닭 먹자.”
“그럴까? 콜!”

 

 

드디어 아들과 목욕탕에 갔습니다. 때수건 하나 달랑 들고. 괜히 든든한 거 있죠. 아들은 팬티만 입고 다니던 집과 달리, 팬티마저 벗었습니다. 나체 아들의 ‘쭉쭉 빵빵’ 마른 몸매가 참말로 부럽대요. 배 나와 배둘레햄(?)이 된 아비와는 전혀 딴판이었습니다. 나도 저렇게 날씬할 때가 있었는데….

 

 

“아들, 탕 속에서 몸 푹 불리시게.”

 

 

탕 속에서 “다음 주말에 친구 집에서 자도 되냐?”는 등 이런저런 대화가 오갔습니다. 함께 있으니 닫힌 말문이 열렸습니다. 아들이 때 밀 태세입니다. “등 먼저 밀래?” 물었더니, “다른데 밀고 나서 등 밀겠다”대요. 그래라 했지요. 찬물 더운물을 반복해서 왔다 갔다 했더니 피로가 확 풀리데요.

 

 

“아들, 등 밀자. 때수건 이리 주시게.”


“아빠 천천히 안 아프게 미세요.”


“알았어. 안 아프게 살살 밀게.”

 

 

 

 

목욕 후, 아들과 통닭 바비큐에 라면 사리까지 얹어 맛있게 먹었습니다.

 

 

 

 

‘친구들이랑 겨울방학 때 포경 수술해라’, 반응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아들이 초등학교 다닐 땐 “때수건으로 밀면 아프다”“온 몸을 손으로 밀어주길” 요구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컸다고 때수건을 받아들이데요. 등은 때수건으로 빡빡 밀어야 개운하고 시원하지요. 등을 밀면서 자연스럽게 아들과 긴밀한 남자들만의 대화를 시도했습니다.

 

 

”아들. 자지 털이 많이 났네.“


“많이 났죠?”

 

 


“응. 근데 너 포경 수술하는 게 좋겠다.“


“아빠도 했어? 수술하면 아파?”

 

 


“아빠는 자연산이야. 넌 친구들이랑 겨울방학 때 수술해라.”


“알았어. 생각해 볼게.”

 

 

수컷끼리 수긍한 게 있었습니다. 아들이 제 등을 밀었습니다. 등밀이 기계에 밀 때와 아들이 밀어 줄 때 느낌이 달랐습니다. 뭔가 통하는, 아들 낳은 보람이랄까. 그렇게 목욕탕을 나왔습니다. 의기투합한 부자, 통닭집으로 향했습니다. 땀 흘리며 통닭 바비큐에, 라면 사리까지 얹어 맛있게 먹었습니다. 집으로 오던 중, 아들이 요청했습니다.

 

 

“아빠, 나 면도기 사주라.”

 

 

아들의 면도기 타령에는 한 인간으로 성장했다는 과시가 은연 중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사춘기 소년의 빨리 어른이 되고픈 바람이 들어 있었습니다. 아버지로써 아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자세가 중요했습니다. 하여, “그러겠노라” 수긍했습니다. 녀석, 씩 웃더군요.

 

 

 

 

 

“은밀한 대화는 슬슬 피하잖아. 눈치껏 하라고….”

 

 

지인에게 목욕탕의 일을 이야기했습니다. 반응이 의외였습니다. 지인이 ‘어떻게 아버지와 아들이 목욕탕에서 때 밀며 음경 이야기를 천연덕스럽게 나눌 수 있냐’는 표정이었습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 은밀한 대화는 슬슬 피하잖아. 알아서 눈치껏 하라고. 근데 너희 부자는 직접적으로 이야기 했단 거지? 홀딱 벗고 앉아 아들한테 ‘포경수술 해라’는 말이 나오던? 참 재밌는 아빠와 아들이다.”

 

 

남자들이 고래 잡는 때가 있습니다. 대개 태어나서 막이거나, 군대 있을 때 많이 합니다. 지인은 최전방서 근무하는 통에 고래 잡을 틈이 없었다대요. 그래, "복학 후 대학 선배가 몇 명을 모아 함께 해줬다"대요. 이는 특별한 경우지요. 제가 군 생활 때 포경수술 많이 했습니다. 발기 때문에 재수술한 동기도 더러 있었지요. 어그적 걷는 폼이 재미있습니다. 저는 굳이 할 필요가 없어 하지 않았습니다.

 

 

고민입니다. 내친김에 아들에게 어떻게 성교육을 시킬지 말입니다. 분명한 건, 먼저 남자와 여자가 생각하는 성이 다르다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왜냐면 사랑스런 아들이 아름다운 ‘부부의 성’을 마음껏 즐길 준비가 되었으면 하고 간절히 바라기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가정의 행복은 자식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며 사랑하는 데서 오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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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밀댓글입니다

    2015.10.26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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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밀댓글입니다

    2016.02.05 21:21

접대에서 메뉴와 음식점 선택 기준 세 가지는?
지인이 처음 익은 조개를 아내에게 권한 까닭
왕새우, 머리부터 꼬리까지 껍질 채 씹어 먹어야 제 맛?
[여수 맛집] 왕새우 소금구이와 조개구이 - 조개마을

 

 

 

조개구이와 홍합국.

 

 

 

 

“뭐 먹으면 좋을까?”

 

 

언제부터인가 지인들은 제게 자신들의 고민을 떠넘겼습니다. 부담과 실패 없이 맛있는 걸 먹고 싶다는 의지였습니다. 근데 이번에는 더 고민되더군요. 부산서 오는 지인이 “처갓집 행사에서 음식 선택 잘못으로 원성을 많이 샀다”는 이야기를 익히 들은 터라 더욱 심사숙고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주말, 세 가지 이유에서 메뉴와 음식점을 자신 있게 골랐습니다. 첫째, 접대 경험 상 부부 동반 시 음식 선택은 아내 입맛에 맞추면 대부분 성공입니다. 보통 남편들은 아내가 좋다하면 따라가기 마련이니까. 이건 아내에 대한 남편의 매너입니다. 자칫 남편 입맛에 맞췄다 아내가 불만이면 안하느니만 못한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둘째, 여자들은 날씬하든 안 하든 간에 몸매와 미용이 음식 선택의 고려 대상 중 하나입니다. 맛있는 건 일단 “먹고 운동하면 된다”는 주의이나 현실에선 그렇지 못합니다. 그래, 맛있으면서도 콜레스테롤 없어 몸매관리에 부담이 적은 음식을 선택하면 좋아합니다. 예쁘고 날씬하고 싶은 게 여자의 본능이니까.

 

 

셋째, 중년 부부에겐 성적인 면도 고려 대상입니다. 아내들은 피로에 힘이 떨어진 남편의 기운과 정력을 되살려 줄 보양음식을 선호합니다. 하여, 대부분의 중년 아내들은 남편의 정력 증강을 돕는 전복, 장어, 피조개, 붕어찜 등의 요리를 선호하는 편입니다. 아름다운 밤을 찾고 싶은 욕구지요.

 

 

 

밑반찬입니다. 

홍합국과 치즈 얹은 옥수수 

조개구이에 전복과 새우까지 더해졌습니다. 

왕새우 소금구이

전복.

 

 

 

 

“왕새우 소금구이와 조개구이 어때요?”

 

 

지인과 아내, 모두 군소리 없이 “좋다”더군요. 여기에 부산서 온 지인 부부까지 환영하대요. 이렇게 찾은 곳이 여수 무선의 ‘조개마을’이었습니다. 두 말할 것 없이 조개구이와 왕새우 소금구이를 시켰습니다. 먼저 밑반찬과 홍합국, 치즈 얹은 옥수수가 나왔습니다. 홍합국을 한 숟갈 떴습니다. 시원하고 칼칼한 맛이 술을 불렀습니다.

 

 

조개구이는 피조개, 가리비, 키조개 등 조개류와 전복에 새우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테이블이 좁은 관계로 왕새우 소금구이는 옆 테이블에서 조리해주기로 했습니다. 불판에 조개가 올려지고, 지글지글 익어갔지요. 입으로 먹기 전, 눈으로 먹는 맛도 좋았습니다. 냄새가 솔솔 코를 괴롭혔습니다. 눈에 이어 코로 먹는 맛도 일품이었습니다.

 

 

옆 테이블에 소금 넣은 냄비가 장착되었습니다. 그리고 살아 있는 새우가 부어지자마자, 잽싸게 뚜껑이 닫혔습니다. 후두두둑, 후두두둑. 비내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 소리는 뜨거운 소금을 피하려는 새우의 몸부림이었습니다. 인간의 잔인함을 탓하기 전에, 음식이 주는 즐거움을 생각기로 했습니다.

 

 

 

 

푸짐한 한상차림입니다.

지인 웃음꽃이 피었습니다. 

 

 

조개구이를 취향껏 추가로 시켰습니다.

 

 

 

 

“당신 맛있게 먹게.”

 

 

조개구이가 익자 지인은 처음 익은 조개를 집어 아내에게 권했습니다. 그것은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아내를 위한 ‘배려’였습니다. 그의 몸에 배인 이 배려는 아내에 대한 ‘깊은 사랑’이었습니다. 부부는 나이 들면서 상대방을 위한 배려가 더욱 중요하다는데, 귀감이었습니다. 따라 해보니 뻘줌하고 쑥스럽더군요. 오랜만에 보는 사이라 많은 이야기가 오갑니다.

 

 

“올 단풍 여행은 어디로 갈까?”
“작년에 전북 순창 강천사로 갔으니 올해는 경북 청도 운문사가 어떨지? 단풍과 어우러진 비구니들의 새벽 예불소리가 좋지요.”
“그럴까. 따로 따로 출발해 운문사에서 모이면 되겠네.”

 

 

사람 좋고, 음식까지 따르니 일사천리. 올해 단풍여행은 운문사로 잡혔습니다. 운문사는 아내가 결혼 전, 결혼 전제조건으로 “간혹 함께 여행할 곳” 중 하나로 꼽은 여행집니다. 이유는 유홍준 교수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서 강조했던 “비구니들의 새벽 독경과 새벽 예불소리” 및 도량석을 부부가 함께 보고 듣고 느끼기 위함이었습니다.

 

 

“제 삶에서 가장 빛나는 신의 한 수가 뭔지 아세요?”
“글쎄, 신의 한 수가 뭘까?”
“제 아내랑 만나 결혼 한 거!”

 

 

웃음이 터졌습니다. 하여튼 안주 감으로 나온 조개는 부부 금슬을 더욱 좋게 만들었습니다. 왕새우가 익어가자 머리와 몸통으로 잘랐습니다. 다 익은 몸통은 먹고, 머리는 좀 더 바싹하게 구워야 맛있다는 겁니다.

 

 

왕새우 소금구이

좋은 사람끼리 만나니 웃음이 절로~ 

왕새우 소금구이. 머리는 바싹하게 구워 먹습니다.

저는 피조개가 최고더라고요. 

새우는 껍질째 먹어야 제맛. 허나, 정도는 없습니다.

 

 

 

 

새우가 왔습니다. 새우는 껍질 채 씹어 먹어야 제 맛. 그런데 여인들은 답답하게 껍질을 벗겨냈습니다. 어떤 방법으로 먹는 게 옳고, 그른지는 없습니다. 취향 껏 맛있게 먹으면 그만. 새우는 나이 들면 엄청 ‘는다’는 남자의 간섭과 잔소리마저 줄게 했습니다. 왜냐? 먹느라 간섭할 시간이 없었기에.

 

 

드디어 바싹 구운 새우 머리가 대령했습니다. 손으로 머리를 들어, 초장을 찍어, 입에 넣고 와작와작 씹었습니다. 바싹바싹 씹히는 소리가 압권이었습니다. 얼마나 맛나게 먹었는지, 어느 새 안주거리가 바닥났습니다. 날로 먹어도 좋은 피조개 위주로 조개를 추가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해물 칼국수 먹어야지요?”

 

 

긴가민가하면서도 동의했습니다. 이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삼겹살을 엄청 먹어 배불러도 후식으로 밥, 누룽지, 냉면 등을 먹어야 직성이 풀린다는 것과 같은 동의였습니다. 다만, 양을 줄여 2인분만 시켰습니다. 해물칼국수는 입안에 남은 비릿한 맛을 잡아주었습니다. 밖으로 나오자 칭찬이 이어졌습니다.

 

 

“오늘 음식 선택은 신의 한수다!”

 

 

해물칼국수 

조개구이와 새우 소금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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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가 같이 한 침대에 있으면 가슴이 설레야 한다?
“누가 닭살 부부 아니랄까 봐. 언니가 한 턱 내야겠다.”
결혼 18년차 닭살 부부의 얼렁뚱땅 사랑 놀음 이야기

 

 

 

대한민국공예대전에서 중소기업중앙회장상을 탄 후배의 작품입니다.

이 같이 작품에 정성이 들어간 것처럼 부부 사이에도 노력이 필요합니다.

 

 

 

‘사랑’

 

 

탈도 많고 말도 많습니다. 전화가 울렸습니다. 핸드폰에 이름이 뜨지 않습니다. 모르는 번호는 거의 받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받았습니다. 결혼 18년차 ‘닭살 부부의 사랑 놀음’은 이렇게 시작되었지요.

 

 

“여보세요.”
“누구세요.”
“내가 진짜 누군지 몰라서 묻는 거야? 애인 한명 소개 시켜주려고 했더니….”

 

 

여자였습니다. 누군지 모르는데, 대뜸 애인을 소개 시켜주겠다니, 내가 잘못들은 건가, 싶었습니다.

 

 

“필요 없어요. 아내한테도 제대로 못하는데 애인은 무슨. 그런데 누구?”
“내 이름 진짜 입력 안 된 거야? 나 OO인데…. 애인 소개시켜 준다니까. 우리 서로 애인 한 명씩 소개시켜주기로 할까?”
“난 여자는 아내 한 명으로 만족합니다. 대체 왜 그러세요?”

 

 

그녀는 지인의 친구였습니다. 십여 년 전부터 알았습니다. 그렇지만 일 년에 한번 쯤 아내와 함께 만나는 사이였습니다. 전화통화는 이년에 한번 할까 말까. 이렇게 소원한 사이에 전화해선 대뜸 애인 소개해준다니 기찰 노릇이었지요.

 

 

 

 

나 원 참. 그런데 남자 심리 참 요상하대요. 강하게 거부했지만, 한편으론 애인 소개 운운에 귀가 솔깃한 거 있죠. 게다가 전화 건 당사자가 파악되고 나니, 제안이 더 슬슬 당기대요. 그렇잖아도 부부관계에 별 흥미를 못 느끼는 아내에게 불만인데 말입니다. 하여간 남자들이란….

 

 

“남녀가 같이 한 침대에 있으면 가슴이 설레야 한다. 그런데 당신과 있으면 언제부터인가 설렘보다 너무 익숙한 편안함이 오히려 더 불편하다”

 

 

아내의 고백입니다. 그렇습니다. 부부, 서로 상대방을 만지는데 설렘보다 나를 만지는 듯 편안합니다. 그래서 부부는 성별(性別)로 ‘남자’와 ‘여자’를 넘어 제3의 성인 ‘그냥 부부’인 듯합니다. 살아보니, ‘부부’라도 늘 변화가 필요합디다. 결혼 생활이 길수록 상대방을 위한 배려가 필수입디다. 왜냐면 부부가 오래 살면 너무 잘 알아 흥미가 사라지기 마련이니까.

 

 

그래서 부부도 관리가 필요합니다. 성(性)은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며 살아 꿈틀거리는 생물(生物)이니까. 상대에게 흥미가 사라진 사랑은 새로운 사랑을 찾는 게 필연입니다. 이 과정에서 바람이 나는 거죠. 성은 남녀노소, 지위 고하, 배움 여부를 떠나, 모든 인간의 본능입니다. 절제가 필요한 대목이지요. 때문에 부부 관계에서도 적절한 관리가 필요한 겁니다.

 

 

 

가을, 부부의 사랑에도 '불'이 필요합니다.

 

 

 

“시간이 오늘 밖에 안 된다고 해서 전화했습니다.”

 

 

지난 17일에 제45회 대한민국공예대전에서 중소기업중앙회장상을 받았다던 대나무 공예가 장형익 후배였습니다. 추석 연휴에 미뤘던 상 탄 뒤풀이 겸, 집 옆 호프집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헉, 후배는 없고 아내와 그 절친들이 보였습니다.]

 

 

“호프 한 잔 해야죠?”

 

 

당근, 당연지사(當然之事)였지요. 생각지도 않았던 아내의 말에, 생맥주 한 모금 들이키다 그대로 내뿜을 뻔했습니다. 아내가 그 일을 알 줄이야!

]

 

“한 번 들어 봐. 누가 우리 남편한테 전화로 여자 소개시켜준다 했대.”
“그랬는데?”

 

 

여기서 난리 났습니다. 왜 안 그러겠습니까. 그렇잖아도 닭살 부부라고 야단인데 뜻하지 않은 시험까지 봤으니. 몹시 어지럽더군요.

 

 

“우리 남편이 그랬대. 나는 여자는 아내 한 명으로 만족한다. 아내한테도 제대로 못하는데 애인은 무슨. 애인 필요 없다, 그랬대. 이런 남편 있으면 나와 보라 그래. 호호호~”
“에이~. 누가 닭살 부부 아니랄까 봐. 오늘 언니가 한 턱 내야겠다.”

 

 

알면서도 시치미 뚝 떼고 있었던 아내가 오싹했습니다. 사람 시켜 남편을 실험한 거 아닐까, 의심도 들었습니다. 까딱했다간 아내에게 두고두고 잘근잘근 씹혔을 걸 생각하니 끔찍합니다. 역시 세상살이는 한치 앞을 알 수 없습니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해야 하는 까닭입니다.

 

코스모스 하늘거리는 가을, 부부의 사랑에도 ‘불’이 필요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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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여보’라 부를 아내가 있다는 건 벅찬 행복”
부부의 삶, 생각보다 더 깊고 진한 가슴 아픈 사랑
아내가 아무 것도 안하고 숨만 쉬고 있어도 ‘행복’
부부란 서로가 힘들 때 가장 힘이 되는 거 같아요!

 

 

 

지인들과 번개모임. 오랜만이라 웃음꽃 활짝입니다.

 

 

 

“오늘 번개 시간 되남? 되면 친구들과 약속 잡고….”

 

 

지인의 전화. 내년에 육십인 지인과 그 친구들은 약속 시간 지키는 건 칼입니다. 오히려 먼저 당도하는 걸 예의로 아는 분들입니다. 요즘 요상하게 약속 시간보다 늦게 와야 바쁜 사람으로 간주하는 것 같은 잘못된 세태에 귀감입니다. 이런 분들과 약속은 언제나 환영이지요.

 

 

역시나 모두들 보자마자 함박웃음입니다. 부담 없이 만나는 사람들이라 세 명은 부부동반입니다. 한 지인 부부는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부인까지 함께 해 분위기가 한층 살았습니다. 이를 알았을까, 일행 한 명이 탁자에 비닐봉지를 툭 내놓습니다. 그러면서 쑥스럽게 던지는 말.

 

 

“제수씨 맛있게 드세요. 우리 부부가 농약도 안하고 키운 거니까.”

 

 

봉지 속에는 오이, 상추, 고추, 쑥갓, 양파가 들어 있습니다. 정년퇴직 후 소일거리 삼아 텃밭을 가꾼다는 지인의 정성입니다. 무더웠던 여름 내내 물주며, 잡초 뽑고 키웠을 걸 생각하면 땀이 녹아 있는 값진 선물입니다. 환갑에도 손잡고 있던 부부가 “고맙다”면서 봉지를 받아들었습니다. 그리곤 불쑥 ‘아내 예찬론’을 펼쳤습니다.

 

 

 

무더웠던 여름, 상추 등 직접 지은 농작물을 가져 온 지인 부부.

 

 

 

“내 아내가 옆에서 아무 것도 안하고 숨만 쉬고 있어도 더 바랄 게 없다.

자다가 눈을 떠 ‘여보’라고 부를 아내가 있다는 건 너무나 벅찬 행복이다.”

 

 

물론 그도 이런 남편이 아니었습니다. 여느 부부처럼 많이 다퉜습니다. 아내가 뭐라 하면 이를 피해 다녔다고 합니다. 아내는 이걸 더 못 견뎠다 합니다. 그랬는데, “여보라 부를 아내가 있어 행복하다”니. 부부 사이에 이게 어디 쉽던가. 그에게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걸까?

 

 

 

 

그가 변한 건 이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평소 운동을 즐기던 건강했던 아내가 병원에서 울면서 전화했더랍니다.

 

 

“여보, 혈액 검사 결과가 좋지 않다고 큰 병원 가보래.”

 

 

부랴부랴 큰 병원을 찾았답니다. 검사 결과, ‘급성 골수성 백혈병’. 아내가 백혈병이란 소릴 듣는 순간 아무 생각 없더랍니다. 적응 할 수도 없고, 받아들일 수도 없는 일. 둘이 손잡고 많이 울었답니다. 이 때 위안 받은 노래가 진시몬의 ‘애원’이었다 하더군요.

 

 

“1. 나에게 남아있는 사랑을/ 이제는 다 줄 수 밖에/

     이 사람일 거라고 이 사람뿐이라고/ 그렇게 믿었었는데/

     단 한 번도 나에게 사랑은/ 기회를 주지를 않아/

     내 앞에 누워있는 이 사람만은 안 돼/ 차라리 나를 데려가/

     사랑한다고 행복하다고/ 이렇게라도 볼 수만 있다면/

     안 돼요 이것만은 나 어떻게 살라고/ 마지막 마지막 사랑을/

     어떻게 하면 돼요 난 모든지 다 할게요/ 한번만 사랑하게 해 줘요

 

 

2. 고개를 저어 봐도 울어 봐도/ 변한 건 하나도 없어/

    왜 하필 나에게만 왜 하필 나에게만/ 이런 아픔을 주는지/

    사랑한다고 행복하다고/ 이렇게라도 볼 수 있다면/

    안 돼요 이번만은 나 어떻게 살라고/ 마지막 마지막 사랑을/

    어떻게 하면 돼요 난 뭐든지 다 할게요/ 한번만 사랑하게 해줘요/

    한번만 사랑하게 해줘요“

 

 

그는 “유행가 가사가 어떻게 내 처지와 이렇게 판박이처럼 똑같은지” 기막히더랍니다. 뿐만 아니라 아내가 죽는다고 생각하니, 아내를 보낸다고 생각하니, 그동안 못했던 게 떠오르더랍니다. “있을 때 좀 더 잘할 걸!” 엄청 반성했답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아내를 살려 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답니다. 의사가 전한, 아내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골수 이식.”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더랍니다. 하늘이 노랗더랍니다. 골수 이식도 항암 주사 처치가 성공해야 할 수 있는 암울한 처지. 몇 번의 실패를 거듭한 끝에 골수 이식을 할 수 있는 단계에 도달했답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백혈병은 국가가 관리하는 암이라 의료보험조합에서 95%, 자부담 5%라 비용부담이 적었다는 것. 문제는 누구의 골수를 어떻게 제공 받느냐는 거였답니다.

 

 

 

부부가 맞잡은 손, 위안입니다.

 

 

 

 

하늘이 도왔을까. 우여곡절 끝에 일본에 사는 처형과 조직이 맞았다고 합니다. 항암치료 5개월 만에 골수 이식에 성공했습니다. 아직까지 숙주 현상 등으로 꾸준히 병원에 들러 검사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희망이 없던 때를 떠올리면 매우 행복하답니다. 지인은 아내를 간병하면서 배운 게 많다고 하네요. 그가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사는 법까지 제시했습니다.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고 했던가.

아내가 아팠는데 아픈 아내를 지켜봤던 내가 더 성숙해진 것 같다.

 

아내 치료할 때 보니 대부분 환자들 성격이 꼼꼼해 어긋나는 걸 못 보는 경향이더라. 안 아프려면 모든 걸 내려놓는 게 필요하다.”

 

 

형수님은 노래교실 등에 다니며 현재에 적응 중입니다. 그들 부부와 함께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 꿈만 같습니다. 주위에 폐암, 위암, 간암, 유방암, 직장암, 췌장암 등으로 세상을 떴거나 투병 중인 분들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꿋꿋하게 이겨 낸 형수가 자랑스럽습니다. 앞으로도 건강을 기원합니다. 형수가 투병 생활 중 느꼈던 부부에 대한 한 마디는 감동입니다.

 

 

“우리 남편 아니었으면 그냥 무너졌을 거예요.

부부란 서로가 힘들 때 가장 힘이 되는 거 같아요.

우린 다시 신혼이에요. 남편이 너무 고맙고 감사해요.”

 

 

‘부부’, 가까우면서도 먼 사이지요. 한 없이 사랑스럽다가도, 어느 순간 보기 싫습니다.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릅니다. 이게 다 서로에게 바라는 게 많기 때문이지 싶네요. 아름다운 부부로 살려면 무욕(無慾)의 삶이 필요할 듯합니다. “자다가 눈을 떠 ‘여보’라고 부를 아내가 있다는 건 너무나 벅찬 행복”이라는 지인 부부에게 영원한 부부의 사랑법을 배웠습니다.

 

 

“있을 때 잘해!”

 

 

 

 

백혈병을 이겨낸 아내가 한없이 사랑스럽답니다.

신혼같다던 이 부부, 아름다운 부부로 살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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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dusdjajrwk.tistory.com BlogIcon 마무리한타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가슴이 먹먹해지는 포스팅이네여 ㅠㅠ

    2015.09.15 11:17 신고
    • 하늘사랑   수정/삭제

      그쵸? 정말......경험자로써 저또한 가슴이 먹먹해지네요 앞으로 더좋은일들이 있으실듯 행복하고 즐겁게 사세요^^

      2015.09.15 12:50 신고

"앞으로 세계 천년의 경제를 이끌 기운이 있다!”
닭살 멘트, “얼굴 잊겠다”...“늘 내 곁에 네가 있는디~”
“저것 좀 봐. 저래야 쓰겠어? 아이들이 무얼 배우겠어!”
[여수갯가길 마음대로 골라 걷기] 1코스 5구간, 2코스 4구간

 

 

 

 

여수갯가길에서 본 풍경입니다.

 

 

여수갯가길 1코스에 있는 용월사입니다.

스님이 우려내는 차 맛 좋습니다. 한 번 청해보심이...

 

 

 

 

“부러우면 지는 것!”

 

 

그렇더라도 그들을 보면 참 부럽습니다. 나이 60. 환갑 이쪽저쪽을 넘나드는 대학 친구인 그들은 40년 지기. 만나기만 하면 철딱서니 없는 십대로 돌변합니다. 근심 걱정 없어 신간 편한 동심으로 돌아간 거죠. 이는 누구나 마음속에 그린다는 진정한 벗을 만난 반사 이익이지 싶습니다. 그래서 더욱 부럽습니다.

 

 

“부산 덕진이와 창원 천제 부부가 갯가길 걷는다고 여수 온다네. 아우님 부부도 같이 보자는데 우짤래? 술도 좋은 거 가지고 온다는데...”

 

 

지인은 술을 떡밥삼아 40년 지기 친구들 온다고 한껏 들떠 의향을 타진했습니다. 비싼 몸값을 자랑하는 처지라 한 번 쯤 튕겨야 맛입니다만 흔쾌히 만사 제쳐두고 “그러마!” 했습니다. 왜냐면 이들 부부와 때로 여행도 같이 다니는 사이고, 멀리 떨어져 만나기 힘든지라 반가움이 앞섰지요. 보고 싶다는데 얼굴 내밀어주는 게 예의지요.

 

 

“최 교수는 대학 다닐 때 공부 엄청 잘했다. 그러니 교수됐지.”
“야는 컨닝 아니였으모 졸업도 못 했을 끼다.”

 

 

얼굴 보자마자 또 추억 타령입니다. 은연 중 교수 친구 자랑입니다. 이런 추억 타령의 속뜻이 있습니다. ‘객지에 사는 우리 친구, 아우가 옆에서 잘 보살펴라’는 당부 겸 협박(?)입니다. 그런데 이상치요? 이게 싫지 않습니다. 친구 부탁하는 게 오히려 보기 좋습니다. 의도치 않게 보호자 된 기분도 느낄 만합니다. 끼리끼리 노는 게지요.

 

 

 세계 제일의 갑부 될 기운이 있다는 삼 섬입니다.

자연과 함께 걷기 

월전포에서 보면 왼쪽의 바위가 물개 형상입니다만

굴전에서 보면 황금 거북 형상입니다. 그래서 부자 될 기운이...

 

 

 

“어디부터 갈 끼가?”
“돌산 상하동 달받금이.”

 

 

멀리서 온 지인들을 위해 좋은 기운 충만한 여수갯가길 1코스 중 ‘용월사~월전포’ 5구간을 택했습니다. 용월사를 둘러본 후 달받금이로 향했습니다. 우리 말 ‘달받금이’는 “지형이 떠오르는 달을 받치는 것 같이 생겼다 하여 ‘달을 받는 곳’, ‘달받구미’, ‘달받금이’가 되었습니다. 이것을 한자로 바꾸면서 달 월(月)과 밭 전(田)을 써 월전포”로 부릅니다.

 

 

이곳 달받금이를 선택한 아주 특별한 이유가 있습지요. 어느 풍수가의 말처럼 “앞으로 세계 천년의 경제를 이끌 기운이 여기에 있다”는 절대 기운을 느낄 수 있어섭니다. 지인들 이 말에 뿅 가더군요. 운 좋으면 세계 제일의 갑부 될 기운을 받을지 누가 알겠어요. 월전포 해안 절벽 위에 섰습니다. 앙증맞은 섬들이 옹기종기 보입니다. 내치도, 외치도, 혈도 등 삼 섬입니다.

 

 

섬 옆 물개 바위 형상의 바위가 물건입니다. 이 바위는 다른 쪽(굴전)에서 보면 거북이 형상입니다. 그것도 그냥 거북이 아닌 황금 거북입니다. 바다에서 뭍으로 걸어 나오는 황금 거북. 그래서 “대한민국의 기운이 다 모였다”고 말하나 봅니다. 배 한 척, 물살을 가르며 움직입니다. 일행, 알게 모르게 기 받을 준비에 돌입합니다. 신발과 양말을 벗고, 숨을 고르고, 단전에 힘을 모으고...

 

 

이곳은 좋은 기운만 있는 게 아닙니다. 삿된 기운도 섞여 있습니다. 때문에 될 수 있는 한 좋은 기운만 취해야 합니다. 마음을 비우고 예쁜 생각을 갖는 게 중요합니다. 또한 여기에서 준비한 음식을 나눠 먹는 것도 기운을 거르는 한 방법입니다. 더불어 신선한 공기와 아름다운 경치까지 즐길 수 있으니 무얼 더 바라겠어요.

 

 

 

 

 

 

 

 

다들 있겠지만 제게도 고등학교 친구인 40년 지기가 몇 있습니다. 우수개소리로 “우리 환갑 넘으면 같이 절집에 가서 마당 쓸자”라고 흰소리를 즐기기까지 합니다. 물론 절 마당은 쓸어도 좋고, 안 쓸어도 무방한 마음 편한 벗입니다. 수시로 안부삼아 오가는 문자도 가관입니다.

 

 

“네 얼굴 잊겠다~”
“늘 내 곁에 네가 있는디~, 요즘 바빴다.”

 

 

남자끼리 닭살이라지만 친구라 좋기만 합니다. 그러니까 벗이지요. 환갑 언저리의 이 지인들 보면 제 친구들이 몹시 그립습니다. 변치 않는 우정 이어 가길 바랍니다. 술꾼들은 어딜 가나 티가 납니다.

 

 

“한 잔씩 돌려라.”
“술은 내가 가꼬 왔는디, 와 니가 가꼬 온 것 같이 그러냐.”

 

 

친구끼리 네 것 내 것이 어디 있어’란 표정으로 술이 나오길 학수고대하는 간절한 친구의 눈을 본 지인은 튕기면서도 물 대신 술을 채워 온 수통을 꺼냅니다. 자기는 마시지 않으면서 술이라면 껌뻑 죽는 친구들 주려고 특별히 얼음에 재어 왔답니다. 술이 한 잔 들어가자 얼굴이 화끈 달아오릅니다. 또 길을 재촉합니다.

 

 

여수갯가길 등대  옆 풍경

 

등대가 이국적입니다. 

지인들의 장난과 웃음이 끊이질 않습니다.

누가 버렸을까? 어딜 가나 이런 사람들 꼭 있지요...

 

 

 

두 번째로 택한 곳은 여수갯가길 2코스(무술목~방죽포 해수욕장) 중 3, 4구간인 계동~등대~두문포로 향합니다. 특히 4구간은 땅심이 온화해 몸과 마음을 편하고 느슨하게 풀어줍니다. 자연을 거스른 인간과 무엇이든 포용하는 자연이 가장 빠른 시간에 하나 될 수 있는 기운입니다. 하여, 이곳은 살면서 쌓인 스트레스를 확 풀기에 적격입니다.

 

 

“저것 좀 봐. 저래야 쓰겠어? 아이들이 무얼 배우겠어.”

 

 

불만의 목소리를 따라갑니다. 눈마저 당황합니다. 쓰레기 한 무더기입니다. 어딜 가나 쓰레기는 “아니온 듯 다시 가져가십시오!” 강조합니다. 그런데도 역시나 이를 비웃는 행동은 꼭 있습니다. 대체 누가 그런지, 그 사람 얼굴 한번 진정 보고 싶네요. 그렇다고 자연을 즐기러 온 마당에 기분 버릴 것까진 없습니다. 반면  교사 삼으면 되지요.

 

 

바위 벌판에 섰습니다. 두문포 앞을 떡 허니 막아선 불무섬이 반깁니다. 여수의 해안선은 어디나 밋밋하다 싶으면 어김없이 섬들이 나타나 풍취를 더합니다. 신선이 된 듯한 우쭐한 풍광에 여수 막걸리가 등장했습니다. 막걸리 잔이 마땅찮습니다. 머리 쓰기 나름. 페트병을 재활용합니다.

 

 

굵은 땀방울이 뚝뚝 떨어집니다. 앞장 선 아내가 계획보다 더 길을 뽑은 탓입니다. 아내의 ‘저질 체력, 이럴 때라도 원기 보충해라’는 배려입니다. 앞선 아내는 걸음을 멈추고 일행을 바라보며 힘들어 씩씩대는 폼이 재미있다는 듯 웃습니다. 반발심이 생겨 걸음이 빨라집니다. 그래봐야 부처님 손바닥 안이지만. 걷던 중, 지인의 금강경 독송소리가 천지간에 퍼집니다.

 

 

“나무 석가모니불~”

 

 

 불무섬...

바다 그 아련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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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께서 가르쳐주신 자연의 이치와 삶의 지혜
당신의 삶이 묻어 있는 향기로운 빵과 카네이션
장모님, 애지중지 키운 딸 고생시켜 죄송합니다!

 

 

 

 

 

어버이 날 가슴에 다시는 카네이션에는 뿌듯함이 서려 있습니다.

 

 

“뒤늦게 후회하지 말고, 부모님 살아 계실 때 잘해라!”

 

 

5월 8일.

오늘은 ‘어버이 날’입니다. 왜 인지 가슴 답답합니다. 자식으로 부모님께 한 게 있어야지요. 부모님께서는 “니들이 건강하게 살아있는 것만으로 고맙고 감사하다!”고 하십니다. 하지만 자식 입장에선 효(孝)를 다하지 못함에 미안하고 죄송할 뿐입니다. 꼭 내리사랑 때문만은 아니지요.

 

 

“아이 고맙다!”

 

 

올해 87이신 아버지의 전화.

아버지께서는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또 거두절미하시고 바로 본론이셨습니다. 예전부터 아버지께서는 “전화비 많이 나오니 전화는 빨리 끊는 게 상책”이라는 주의셨습니다. 아버지께서 왜 무엇이 고맙다는 건지 말을 나눠봐야 압니다.

 

 

“아버지, 뭐가 고맙다는 거예요?”
“우리 아들이 갖다 준 유자빵 맛있게 잘 묵었다!”

 

 

아내가 가져 다 준 선물 등 잘 받았다는 표시입니다.

술 담배 안하시는 아버지, 심심풀이로 ‘딱’이었나 봅니다. 아내는 뭐만 생기면 아버님 댁을 부리나케 드나듭니다. 빵, 떡, 과자, 라면, 쌀, 과일 등을 수시로 사다 나르는 아내가 무척 고마울 뿐입니다. 흔히 하는 말처럼 결혼 잘 했고 땡 잡았지요.

 

 

어버이 날, 부모님께 미리 거제 특산품 유자빵을 선물했습니다.

 

 

 

아버지께서 가르쳐주신 자연의 이치와 삶의 지혜

 

 

언제부터였을까?

아버지께선 어느 때부터인지 매사에 감사하셨습니다. 세상은 불만보다 고맙고 감사할 게 더 많다하셨습니다. 왜 이렇게 바뀌셨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 이유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아마 자연의 이치를 터득한 삶의 지혜이지 싶습니다. 원망하고 살 수 없는 세상이라는 거죠.

 

 

“네 아버지가 유자빵 하나를 뜯어서 혼자 벌써 다 드셨다.”

 

 

어느 새 어머니셨습니다.

아버지 어머니께 전활 뺐긴 겁니다. 어머니, 반가움에 “잘 사냐?”란 인사말부터 나눌 법한데, 말이 급하시나 봅니다. 빵 잘 드시는 빵보 아버지가 나눠먹지 않고 혼자 드셔서 밉다는 건지, 더 없냐는 건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고마움의 표시라는 것쯤은 알지요.

 

 

“아버지가 요즘 감기를 달고 사신다. 유자빵은 감기에 좋잖아. 좀 더 구해봐라.”

 

 

하하하하~, 부모님 꼭 짜신 거 같습니다.

지난 4월 말, 거제도 여행길에 빵보 아버지 생각하고 가져 온 유자빵. 다 드셨나 봅니다. 덤으로 아들이 보고 싶나 봅니다. 나이 드신 아버지 마음을 대변하는 것 같은 시 한 수 읊지요. 거제도 시인, 김용호 님의 시(詩) ‘유자빵’입니다.

 

 

유자빵 속에는 아버지의 삶이 녹아나 있었습니다.

 

 

 

당신의 삶이 묻어 있는 향기로운 빵과 카네이션

 

 

           유 자 빵


                                 김용호

 

  세상에는 빵도 많다 외로움 또한 많다
  작은 빵 한 개로서 허기가 달래질까
  그러나 가을향기로 채워주는 빵이 있다

 

  세속에 휘둘리고 불안에 흔들리고
  서있는 방향조차 분간하기 쉽지 않다
  한 줄기 위안이 되려 기꺼이 여기 있다

 

  두려워 하지마라 찬찬히 살펴보라
  삶 속에 묻어있는 작은 향기 즐겨본다
  오히려 소박하여라 유자빵 여기 있다

 

 

김용호 시인, 거제 태생답게 거제도 특산품 유자빵에 대해 자랑입니다. 오죽했으면 유자빵은 외로움과 허기를 채워주며 위안까지 준다 할까. 이는 아마도 저희 아버지께서 갖고 있는 ‘빵에 대한 개념’처럼 여겨집니다. 당신의 삶이 묻어 있는 빵이라는 거죠.

 

 

“어머니, 카네이션 달았어요? 저녁에 들릴게요.”
“알았다. 카네이션은 안 사와도 된다. 누나하고 형이랑 보냈더라.”

 

 

말은 그래도 얼굴 뵙지 않으면 서운해 하실 부모님입니다. 아내는 저녁에 고등학생이라 어른보다 더 바쁜 아이들과 함께 부모님 댁에 간다 합니다. 아내가 시댁에 하는 만큼은 아니더라도 처갓집에 생색날 정도는 해야 하는데 그게 아니라 미안할 따름입니다. 대신, 장모님께 전화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거제도 특산품 유자빵의 달달하고 은은한 유자향이 좋았나 봅니다.

 

 

 

장모님, 애지중지 키운 딸 고생시켜 죄송합니다!

 

 

“장모님, 카네이션 달았어요?”
“아니. 큰 사위가 안 달아주는데 누가 달아 주겠어?”


“왜 그러세요. 큰 아들 작은 아들이 잘 하잖아요. 손자 손주들도 그렇고.”
“아들이랑 사위랑 같아?”


“알았어요. 작은 사위가 잘하잖아요. 별 일 없지요?”
“별 일 있지 왜 없어. 큰 사위가 전화한 게 별일이지.”


“쑥스럽게 너무 그러지 마세요. 아이들이랑 다음에 갈게요.”
“우리 큰 사위 전활 다하고 고맙네.”

 

 

장모님께 아침부터 전활 넣었는데, 받질 않으셔서 오후에서야 통화했습니다. 장모님께서는 어버이 날이랍시고 전화 한 통 달랑 넣은 사위에게 오히려 더 고맙다 하십니다. 전화도 잘 하지 않는 사위가 뭐가 좋다고 고맙다 하시는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아이들 키워 보니 이런 부모 마음 좀 알겠더군요.

 

 

아내는 장모님께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다던 딸”이었습니다. 장모님은 “초등학교 운동회 등에도 그 많은 학생 가운데 딱 꼬집어 딸을 바로 발견했다”더군요. 아내는 그런 어머니를 무척 자랑스러워했습니다.

 

 

왜냐하면 아이들 학교 행사에 가 보면 많은 아이들 중 내 아이들 찾기가 얼마나 힘든지 알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애지중지 키운 딸 데려와선 고생만 시키니 죄송할 뿐이지요.

 

 

길거리에는 가슴에 카네이션 꽂은 어르신들이 많이 눈에 띱니다. 카네이션 단 가슴을 유독 앞으로 내미시는 것 같습니다. 아무 것도 아닌 카네이션 한 송이 다신 걸 가지고도 으쓱 뻐기시는 걸 보면 부모 마음은 아주 단순한 것 같습니다. 그게 부모인 것을….

 

 

이 세상의 모든 부모님 사랑합니다!!!

 

 

 

장모님, 감사하고 죄송합니다!!!

 

 

 

참, 거제도 특산품 유자빵 구입 문의는 거제시 농산물 수출영농조합법인(☎055-636-1494)으로 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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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삼, 사람 구별한다지요? 봄나물도 마찬가지
뱀이 길 가운데서 머리를 들고 쉭쉭 소리를 내는데…
봄 향과 행복이 주렁주렁 달린, 여수 섬달천 나들이

 

 

 

 

인생길, 별 거 랍디까?

 

 

구비구비 돌아가는 게 인생 길.

 

 

굴곡이 있어야 재밌는 인생 길!

 

 

 

‘인생 길’

 

그 자체가 곧 여행이라지요? 여행, 언제부터인가 주말이면 해야 될 일이 되었습니다. 그래야 한 주간 쌓인 피로가 풀린 것 같은 기분….

 

 

봄나들이 겸 운동 삼아 나선 곳은 여수시 달천도. 주로 ‘섬달천’이라 불리는 섬으로, ‘달래도(達來島)’라 불리기도 했습니다. 이 섬 주변은 갯벌이 아주 좋습니다. 참 꼬막, 바지락, 낙지, 개불, 피조개, 대합, 주꾸미, 문어 등이 풍부합니다.

 

 

특히 섬달천은 갑오징어가 유명합니다. 한 때 섬달천에 살았던 ‘송강 정철’의 둘째 형인 ‘청사 정소(鄭沼)’ 선생 때문입니다. 청사 선생은 “을사사화(조선 명종 1545년) 때 억울하게 화를 당해 벼슬에 나가지 않고 섬달천에 은거”하며 살았습니다.

 

섬달천 오징어가 등장하는, 정소 선생의 시(詩) 한 수 읊고 시작하지요.

 

 

 

 

보리수 나무 꽃입니다.

 

 

갯벌, 생명의 보고입니다.

 

소나무도 생명을 잉태하고...

 

 

 

     종산포(種蒜圃)

                                    정소(鄭沼)

 

  마늘 심은 밭
  그 밭은 소라포에 있다네
  포구에는 물고기가 있으니
  이름은 오징어라네.
  긴 다리와 단 물도 밭 주변에서 얻고
  밭에 마늘 심어 긴 줄기를 뽑았네.
  마늘 밑에 물고기가 걸리니 잡기가 쉬워.
  물고기에 마늘이니 먹는 것도 넉넉하네
  돈을 주고 사지 않아도 날마다 풍족하니
  어느 정승과 이 즐거움을 바꾸리
  세간에서는 아무도 모른다네, 이 깊은 즐거움을

                     - ‘여수 아으동동다리’, 김준옥 -

 

 

마늘 밑에 물고기가 걸릴 정도였다니, 놀랍습니다. 넉넉한 섬 마을 생활과 정승자리를 바꾸지 않는다니, 대단한 풍류입니다. 자전거 하이킹 코스로 각광받는 현실이 옛날 정소 선생의 풍류를 대변하는 듯합니다.

 

 

 

매화꽃 진 자리 매실이 앉았습니다.

 

 

“어머, 여기 해당화가 피었네!”

 

 

길 걷던 아내, 좋아하는 해당화 꽃을 발견했습니다. 5월이면 ‘영광 백수해안도로’에 가득한 해당화를 떠올리고 있을 게 뻔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백수해안도로를 들먹입니다. 달랑 한 그루인 해당화 꽃 향 맡으며 행복해 하는 아내가 감사할 뿐. 작은 것에 고마워 할 줄 아는 그 마음이.

 

매화 꽃 피던 자리에는 매실이 열렸습니다.

 

 

 

“여기 봄나물 천지네, 천지.”

 

 

매화에도 열리지 않는 아내 마음이 봄나물에 열렸습니다. 산삼, 사람 구별한다지요? 선몽을 꿨거나, 착한 일을 한 사람 등에게만 보인다는. 봄나물도 마찬가집니다. 그쪽으로 촉을 세운 사람에게만 보인답니다. 아내, 어느 새 산 속에 있습니다. 그럼 그렇지, 했네요. 아내 겸연쩍은지 한 마디 내뱉습니다.

 

 

 

해당화 핀 갯가길.

 

 

섬달천과 육지를 연결하는 다리 풍경

 

섬 마을의 여유...

 

 

 

 

“보릿고개 시절, 집에 지혜로운 며느리가 들어오면 봄나물로 배를 채워 집안사람들 허기를 면했다는 말 알지요?”

 

 

개뿔, 모를 수가 있나. 해마다 하는 말인데. 아내가 있는 자리는 역시 고사리, 취나물, 솜나물, 엉겅퀴 등 봄나물 천지입니다. 고사리는 어느 부지런한 아낙들에 의해 몇 번 손을 탔다는데도 여전히 많습니다. 취나물 향은 공중에 둥둥 떠다닙니다. 봄나물 따는 재미에 푹 빠졌습니다.

 

 

특히 제 눈길을 끈 건, ‘엉겅퀴’였습니다. 십 수 년 전, 단 한 번 먹었던 국에 단번에 빠졌었습니다. 엉겅퀴 잎으로 끓인 일명 ‘환각구 국’이었지요. 그 뒤 그 식당에 먹으러 갔더니 문 닫았더군요. 요걸 먹으려 천지를 뒤졌는데 찾지 못했습니다. 이제 다시 환각구 국 먹을 기회가 코앞에 온 겁니다. 미치고 폴짝 뛸 정도로 환장했지요.

 

 

 

취나물

 

 

엉겅퀴 순.

 

매실이 익으면...

 

 

“여봇!”

 

 

공중을 가로지르는 날카로운 비명소리. 거의 울음에 가까웠습니다. 언젠가 산길에서 마주친 멧돼지를 보고도 놀라지 않았다던 아내. 그런 아내의 외줄기 비명소리에 간이 철렁했습니다. 재빨리 달려갔습니다. 놀라 자빠질 듯, 사색이 되어 뒷걸음질 치는 아내가 보였습니다. 그리고 다 죽어가는 목소리.

 

 

“엉엉엉엉~. 뱀이…, 길 가운데서 머리를 들고 쉭쉭 소리를 내는데….”

 

 

띄엄띄엄, 할 말은 다 하는 모습에 ‘픽’ 웃음 나대요. 강철 같은 아내가 여리디 여린 한 아낙일 줄은…. 하여간, 아내는 뱀이 싫어, 뱀 뿐 아니라, 뱀 비슷하게 생긴 먹을거리인 장어, 미꾸라지 등조차 아예 쳐다보지 않습니다. 그러니 할 말 다했지요. 조용히 나무 작대기를 들어 뱀을 한쪽으로 몰았습니다. 녀석도 엄청 놀랐더군요.

 

 

“어머, 음나물이 여기 있네.”

 

 

단풍나무인 줄 알았더니, 음나무였습니다. 아내, 순이 다 자랐다고 먹기 힘들겠다며 내년을 기약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아내는 무척 행복해 했습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싱그러운 나물 무쳐 먹을 수 있겠다며.

 

 

 

봄나물 캐다가 본 바다는...

 

 

저기서 뭐할꼬? 봄나물 캐지롱~^^

 

뱀이...

 

 

 

파릇파릇 청 보리밭과 마을, 해안 풍경과 여자만 경치가 멋들어지게 어울렸습니다. 아내, 한 집을 가리키며 “마당이 있는 집에서 살면, 이 집처럼 텃밭 한쪽에 취나물, 돈나물 등도 심고, 상추도 심어, 먹고 싶을 때 따 먹어야겠다!”는 바람을 강하게 내비췄습니다. 이쯤이면 대성공입니다. 무슨 말인지, 눈치 채셨죠?

 

 

“여기에 학교가 있네. 폐교 됐나 봐.”

 

 

소라초등학교 달천분교입니다. 학교 교문으로 향하는 계단 양 옆으로 핀 철쭉이 폐교된 학교의 썰렁함을 감싸 안고 있습니다. 엊그제만 해도 동백꽃이 활짝 피었는데, 철쭉에게 그 자릴 내 줬더군요. 세월은 무심합니다. 마을 골목길을 돌아오니 방파제에 정박한 배 눈에 띱니다. 청사 선생께서 마늘 대를 낚시대 삼아 낚은 오징어를 떠올리며 침 흘리고 돌아섭니다.

 

 

 

취나물 장아찌.

 

환각구 국.

 

 

 

집에 오니, 준비된 반가움이 가득합니다. 봄나물 먹을 생각 때문이지요. 우선 고사리는 삶아 말립니다. 솜나물도 나물로 변신 중입니다. 아내, 솜나물 묻히다 말고 “너무 쓰다!”며 인상 찌푸립니다. 봄나물이 달리 약이겠어요? 취나물도 즉석에서 나물과 장조림으로 거듭납니다.

 

 

뭐니 뭐니 해도 압권은 환각구 국입니다. 이 국은 봄에 나는 엉겅퀴의 보드라운 잎을 따, 된장에 푹 재어 놓은 다음, 언제든지 꺼내 된장국을 끓이면 됩니다. 아내가 환각구 국을 직접 끓이고 있습니다. 이런 날이 올 줄 어찌 알았겠습니까! 이런 인생길이 곧 행복이지요.

 

 

 

 

청보리밭과 해안 풍경

 

 

벌과 나비...

 

마음의 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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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상처를 치유하는 건, 돈이 아닌 ‘철학’

사람을 철들게 한 ‘흥국사’ 여행, 그리고 깨우침
자연에서 얻은 지혜 ‘고집멸도(苦集滅道)’
‘부처님 오신 날’ 연등 설화와 삶의 성숙
생로병사 뿐 아니라, 삶의 애착 또한 생명의 신비

 

 

 

그늘을 만들기까지 나무는 얼마나 많은 세월을 이겨내야 했을까?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

 

 

살아보니 이제야 ‘아픔’ ‘성숙’의 상관관계를 알 것 같습니다. 삶은 찰떡궁합처럼 따라다니는 두 단어를 연상하게 합니다. 예를 들면, 성공과 실패 혹은 불행과 행복처럼. 아픔은 성숙을 밑바탕에 깔고 오는 거지만 당하는 입장에선 괴로움 자체입니다. 이로 보면 삶은 깨우침의 과정인 것 같습니다.

 

 

 

나무에 상처가 남았습니다, 왜?

 

 

여수 흥국사 뒷모습입니다. 뒷모습이란...

 

 

 

“인생이 이렇게 꼬이다니….”

 

 

요즘, 한 숨 쉬는 분들이 많습니다. 앞이 보이지 않는다는 거죠. 그만큼 살기 팍팍하다는 겁니다. 아시다시피, 이런 한탄은 대부분 경제 및 정치적 상황에서 마주하게 됩니다. 하지만 ‘돈’도 결국 해결책이 되지 못합니다. 하여, 삶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철학(哲學)’이 동원됩니다. 자연에서 지혜를 얻자는 게지요.

 

 

불교에서는 삶의 고통의 원인과 결과를 ‘고집멸도(苦集滅道)’에서 찾습니다. 인생은 고통의 연속이며(苦), 번뇌의 집합체(集)라는 겁니다. 그래서 고통과 번뇌를 딛고 일어설 해탈이 필요하며(滅), 깨닫기 위한 실천 수행이 요구된다(道)는 거죠. 살기도 힘든데 무슨 ‘귀신 씨 나락 까먹는 소리’냐고요?

 

 

 

깨달음은...

 

 

흥국사 가람 배치가 한 눈에...

 

 

꽃과 어울린 흥국사 

 

연등에도 설화가 스며 있습니다.

 

 

 

지난 토요일, 아내와 ‘나’를 찾기 위한 선문답 여행길에 올랐습니다. 그곳은 여수 ‘흥국사(興國寺)’였습니다. 흥국사는 1196년(고려 명종 26년) 보조국사 지눌스님께서 창건하셨습니다. 흥국사는 “나라가 흥하면 이 절도 흥할 것”이라는 염원이 담겨 있습니다.

 

 

흥국사는 조선시대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을 도와 왜적을 무찌른 ‘의승수군’의 본거지입니다. 오래된 절집인 만큼 흥국사에는 문화재가 수두룩합니다. 보물만 해도 대웅전(보물 제396호), 대웅전 후불탱화(보물 제578호), 홍교(보물 제563호), 대웅전 관음보살 벽화(보물 제1862호) 등 10여점에 달합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의 일대기를 그린 팔상탱화 또한 인상적입니다.

 

 

 

흥국사에는 많은 보물이 있습니다. 득도는...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흥국사 대웅전 안에도 보물이 수두룩. 깨달음...

 

 

 

 

 

이 자체가 보물입니다..

 

 

 

흥국사 입구에는 ‘부처님 오신 날’을 기리기 위한 연등(燃燈)이 걸렸습니다. 명선스님께선 연등에 대해 “번뇌와 무지로 가득 찬 세계를 부처님의 지혜로 밝게 비추는 것으로, 어둠과 번뇌를 물리치고 영원한 진리의 불을 밝히는 의미”라고 설명합니다. 다음은 연등에 관한 설화를 각색한 것입니다.

 

 

연등에 깃든 설화는 공덕...

 

 

“부처님 생전에 가난한 한 여인이 살고 있었다. 여인은 부처님께 등불공양을 올리고 싶었으나 가진 게 없었다. 여인은 하루 종일 구걸하여 얻은 동전 두 냥으로 등과 기름을 사, 부처님께서 지나가실 길목에 작은 등불을 밝히고 간절히 기원했다.

 

 

‘부처님, 저에게는 공양할 것이 없습니다. 보잘 것 없는 등불 하나를 밝혀 부처님의 크신 덕을 기리옵니다. 이 등을 켠 공덕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다음 세상에 태어나 성불하게 해주십시오!’

 

 

세찬 바람에 왕과 귀족 등 다른 사람들이 밝힌 등은 하나 둘씩 꺼졌다. 그러나 여인의 등불은 꺼질 줄 몰랐다. 아난은 깊은 밤 이 등불을 끄려했다. 하지만 등은 꺼지지 않았다. 이를 보고 계시던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난아! 그 등은 가난하지만 마음 착한 한 여인이 큰 서원과 정성으로 켠 등불이니 결코 꺼지지 않으리라. 그 여인은 이 공덕으로 인해 앞으로 30겁 뒤에 성불하여 수미등광여래가 되리라!’고 하셨다.”

 

 

부처님께서는 가난한 한 여인의 마음을 훤히 보시고 계셨습니다. 이처럼 무슨 일이든 지극 정성이면 못할 게 없습니다. 살기 힘든 세상, 어려움과 상처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삶을 성숙으로 이끌 것입니다.

 

 

 

 

상처, 스스로 이겼습니다.

 

 

아픔이 이렇게 흔적으로 남았습니다.

 

아픔 중에도 꽃 피웠습니다.

 

 

 

“저, 나무 좀 봐요!”

 

 

나름, 나무 박사인 아내. 흥국사 입구에 서 있는 나무 한 그루를 콕 집어 가리킵니다. 무엇 때문일까? 분명 이유가 있을 터. 그렇지만 중생의 눈에는 보통 나무와 별 차이 없습니다. 다름을 찾아야 합니다. 어떤 관점에서 그 나무를 지목했는지조차 알 수 없습니다. 아내, 나무를 보며 말합니다.

 

 

“저기 나무줄기에 볼록 튀어 나온 부분 있잖아? 저건 나무가 아픈 상처를 스스로 치유한 거야. 상처는 저렇게 흔적으로 남아요. 상처를 딛고 꿋꿋하게 자란 게 대단하지요. 그러나 생명은 무엇이든 무심코 라도 건들이지 않는 게 좋아요. 사람도 나무와 마찬가지.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 게 최선이지요.”

 

 

 

가지가 꺾이자 직각으로 다시 자랐습니다. 생명의 신비...

 

 

 

아내는 자연 하나하나를 진심으로 보았습니다. 굳이 스님에게 설법 청하지 않더라도 충분한 배움이자 깨우침이었습니다. 이게 선문답 여행의 묘미지요. 어쨌거나, 상처가 아픈 흔적으로 남았다니, 충격입니다. 살면서 알게 모르게 얼마나 상처를 주었는지, 알 수 없습니다. 다만, 그 상처가 작길 바랄 뿐입니다.

 

 

“저기 봐요. 가지가 꺾이자 직각으로 다시 자랐잖아. 아픈 만큼 성숙한 거죠. 싹이 나고 자라 죽는 생로병사(生老病死) 뿐 아니라, 저렇게 끈질긴 삶의 애착 또한 생명의 신비지요.”

 

 

아내, 자연의 진리를 깨우친 걸까?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아내는 여전히 사랑스런 여인입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변하며, 영원한 것은 없다”고 합니다. 아내와 살면서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욕심이라면, 받은 상처 모두 다 용서하시길.

 

여행은 사람을 철들게 합니다.

 

 

 

생명이 함께 상생해야 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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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나 생일이다’ 쓸쓸한 자축 생일파티는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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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뭐시다냐?

 

중년 남자들의 파격적 일 탈이라고나 할까...

 

 

 

살다보면 ‘뻔’한 게 많습니다.

이걸 알면서도 여전히 반복되는 건 삶을 즐기려는 마음가짐이 아닐까, 싶네요.

요즘 각종 모임들도 특화되는 경향이더군요. 저희는 생일 때만 만나는(?) 모임이 있습니다. 중년 남자 네 명으로 구성되어 있지요. 특이한 모임을 갖게 된 배경은 아주 단순합니다.

집에서 가족들과 지내는 생일파티는 단조롭고 식상하다는 거죠. 가족 이외로 밖에서 생일을 즐기자는 취지지요. 또 가족들이 흩어져 있는 경우가 많은 오늘날, 자칫하다간 생일파티도 못할 우려가 있어, 혼자 쓸쓸히 지내는 생일을 피하자는 의도도 숨어 있습니다.

어쨌거나 모임 맏형님의 만남 번개가 있었습니다. 아직 생일이 멀었는데 무슨 일일까, 싶었습니다. 자리에 앉아마자 흘러나온 큰 형님 말씀,

“오늘 나 생일이다.”

헉, 아닌데? 알고 보니, 주민등록 생일과 본 생일이 달라 날짜가 헷갈렸는데 그걸 피하기 위해 올해부턴 민증에 기록된 생일로 생일을 지내야겠다고 마음먹었답니다.

 

그래야 앞으로 아이들도 헷갈리지 않고, 아빠 생일을 똑바로 지내 줄 거란 확고한(?) 믿음을 갖고 있더군요. 이 소릴 듣고 우리 형님이 안 그러던데, 이제나이 들었구나 싶더라고요. 나이 먹으면 이런다면서요?

 

 

단풍놀이 때 지인과 한방...

미처 준비하지 못한 생일 케잌을 주문했습니다. 그것도 모임의 막내가 제 아내에게 전화로 주문하지 뭡니까. 나 원 참! 아내가 케잌을 들고 모임에 합류했습니다.

 

케잌에 불이 켜지고, 생일 노래가 흘러나왔습니다. 폭죽이 울려 퍼지고, 박수소리가 높아지고…. 여기까진 일상적인 생일파타 모습이지요. ​60이 다 된 중년의 점잖은 체면에 케잌을 얼굴에 묻힐 수도 없고...

이 허전함을 느꼈는지, 막내가 서열대로 케잌을 돌아가며 먹여주데요. 넙죽넙죽 받아먹는데, 갑자기 생각이 떠오르데요. 저와 둘째 형 서로 눈을 마주쳤습니다. 그리고 빙그레 웃었지요.

“너도 그 생각이지?”
“예.”

이심전심이었습니다. 둘째 형이 큰형 옆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그제야 다들 눈치 깠습니다. 큰 형님 슬슬 꼬리를 내리더니, 포기하더군요. 아우들의 짓궂은 장난을 당해주겠다는 표정 역력했습니다. 사진으로 보는 게 더 나을 듯….

 

참, 핸드폰으로 찍었더니 화면이 좀 그렇네요. 이해하삼! ㅋㅋ~^^

 

 

 

 

재미 없다고 얼굴에 살짝 케잌을 묻히긴 했는데...

 

 

폭죽도 터지고..

 

 

박수도 치고...

 

 

둘째 형님, 큰 형님 옆으로 자리를 옮기고...

 

자, 지금부터 기대하시라!!!

 

 

여걸 얼마나 무칠까~잉!

 

쪼매만 무쳐라!

 

하는 거 봐서...

 

아이고~, 그라지 마라!

 

 

그라지 마라시더니,

이제 포기하고 얼굴을 맡기는 큰형님!

 

야, 이왕이면 나 이쁘게 찍어주라.

알써. 잘 찍어주께~~~~~~~~~

 

젊으나, 늙으나 이쁜 건 밝히길...

웃음꽃이 활짝. 이런 게 행복이지요!

 

 

퍼퍼~~~, 퍽!

아이고, 재밌어라!

 

니덜 생일 때 보자!!

 

아이고~, 성님.

뒤끝 있으면 큰 성님 자격 없지요.

 

니도 당해 봐라!!!

 

 

그래도 재밌긴 허다.

그쵸? 한 사람이 당하니 다들 즐겁지요...

 

이걸 보고 희생이라는 거요...

개뿔, 희생은, 이건 완전 호구지...ㅋㅋㅋ~

 

이런 게 행복 아니겠소?

맞다, 마! 이란 게 행복이지...

 

 

앗, 케잌이 바지에 떨어졌네.

잌 닦아주는 둘째 형님의 센스~~~

 

이거 재밋겠당~^^

이거 블로그에 올리요?

니 알아서 해라!

 

 


행복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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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승낙 조건 중 하나였던 ‘새벽 예불 구경’ 이유가

잠이 부족한 학승들에게 곤혹이었을 ‘목탁소리’
스님이 전한 ‘도량석’에 얽힌 사연에 빙그레 웃고…
새벽 예불에 들어 있는 ‘남들을 깨운다’는 의미는?

 

 

 

 

세상을 일깨우는 도량석 중인 스님...

새벽 예불을 마친 제주도 우도 금강사.

 

 

 

 

18년 전, 아내는 나그네의 청혼을 받아주는 세 가지 조건 중 하나로 ‘새벽 예불 구경’을 내걸었습니다.

 

전혀 예상 못한 기상천외한 제안이었습니다. 호기롭게 ‘까지 꺼 그거 못하겠냐?’ 싶어 “좋다”고 흔쾌히 수락했습니다.

 

그리고 경북 청도 운문사로 향했었습니다. 운문사의 새벽, 앳된 비구니들의 예불소리는 웅장함을 넘어 자비였습니다. 이후, 새벽 예불은 마음의 고향이 되었습니다.

 

 

 

구도는 자신을 낮추는 데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똑 똑 똑 똑 ~~~~~~ 또르르르~~~~~~’

 

 

제주도 우도 금강사.

덕해 스님께서 대웅전 앞에 섰습니다. 목탁소리가 새벽을 갈랐습니다. 청아했습니다. 목탁소리엔 일정한 음률(音律)과 시어(詩語)가 들어 있습니다. 그래선지, 나그네를 깨우는 신비함으로 다가왔습니다. 정신을 가다듬고 스스로를 일으켜 세웠습니다. 나그네는 공(空)이 되어갔습니다.

 

 

덕해 스님께서 목탁을 두드리며 걷습니다.

동시에 염불이 나옵니다. 목탁과 어울린 염불소리는 절묘한 조화로 세상에 울려 퍼졌습니다. 스님의 부드러우며 절제된 발걸음은 춤사위처럼 사뿐했습니다. 이에 반했는지, 한 처자가 문을 열고나왔습니다. 그녀는 합장한 채 스님을 뒤따랐습니다. 숨죽여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지난해 여름의 행복이었지요. 아내는 이런 행복을 어찌 알았을까?

 

 

“마하반야~ 바라~ 밀다심경~~~”

 

 

절집의 새벽 예불은 보통 새벽 3시30분 혹은 새벽 4시에 시작됩니다. 순서는 도량석, 종성, 종치며 염불, 법고, 운판, 목어, 범종, 작은 종(운집새), 법당 예불 순입니다. 절집 규모와 도량 크기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납니다. 이 과정을 가만히 지켜볼 수 있다는 건 삶의 재미지요.

 

 

 

목탁소리는 신심이었습니다.

 

 

 

 

잠이 부족한 학승들에게 곤혹이었을 ‘목탁소리’

 

 

세상이 좋은 것뿐이라면 이 무슨 재미. 양(陽)이 있으면 음(陰)이 있고, 희망이 있으면 좌절도 있는 법. 목탁소리는 잠이 부족한 젊은 학승들에게는 아주 ‘곤혹’입니다.

 

 

수학능력시험을 코앞에 둔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이 자신을 깨우러 온 엄마를 보며 “1분만 더, 1분만 더”를 간절히 외치며 이불 속으로 파고드는 모습을 떠올려도 무방합니다. 꿀잠의 맛이지요.

 

 

“도량석을 담당한 학승은 따로 잔다.

그래야 잠이 부족한 다른 학승들이 부산함에 깨지 않고

조금이나마 더 잘 수 있으니까. 이는 배려의 미학이다.

보통 도량석 담당은 1주 단위로 돌아간다.”

 

 

우도 금강사 덕해 스님의 설명입니다.

 

 

 

연꽃처럼...

 

 

 

 

<도량석(道場釋)>은 새벽예불 전에 도량을 청정하게 하기 위한 의식으로, 목탁과 염불로 잠든 스님들과 삼라만상을 깨우는 새벽 예불의 서막입니다. 도량석을 담당한 학승은 3시에 일어나 절집 곳곳을 돌며 목탁을 두드리며 염불을 욉니다. 이 소리에 스님들이 깨어 몸과 마음을 가다듬고 새벽 예불을 준비합니다.

 

 

도량석은 스님들의 알람 자명종인 셈입니다.

 

 

도량석과 새벽 예불 사이는 30 내지 40분의 시간 여유가 있습니다. 이 시간을 최대한 누리기 위해 도량석 담당을 둘러싼 치열한 줄다리기가 전개됩니다. 마치 군대에서 한참 잘 시간에 불침번 서는 걸 꺼리는 것처럼. 그러고 보면 사람 사는 건 어디나 매 한 가지. 하긴 이게 세상살이 묘미지요.

 

 

“절집 마당만 돌다가 올해부턴 우도를 안았습니다.”

 

 

지난 밤,

덕해 스님과 차를 마시며 새벽예불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중 나온 말입니다. 모든 중생의 고통을 짊어지셨던 부처님을 따르기 위해 더 안아야 함을 아신 게지요. 어찌 우도뿐이겠습니까!

 

 

 

도량석을 위해 대웅전 앞에선 스님.

 

 

 

 

스님이 전한 ‘도량석’에 얽힌 사연에 빙그레 웃고…

 

 

새벽, 어둠이 가득합니다.

어둠 속에 가로등 불빛이 빛나고 있습니다. 덩달아 하늘에선 달과 별이 마지막 빛을 발하는 중입니다. 조금 있으면 밝음에게 자리를 비켜줘야 하는 것을 아는 모양입니다. 목탁 소리와 염불 소리가 새벽 공기를 가릅니다. 스님이 발걸음을 내딛습니다. 그 뒤를 합장한 채 묵묵히 걸었습니다. 새벽의 상큼함이 스리슬쩍 마중 나왔습니다.

 

 

지난해 여름에 찾은 우도 금강사에선 도량석과 새벽 예불에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직접 하기보다 과정을 넌지시 지켜보는 것만으로 충만했습니다. 올해는 달랐습니다. 다시 찾은 금강사에선 도량석과 새벽 예불에 참여했습니다. 보는 것(智)과 하는 것(行)의 차이를 이제야 알았기 때문입니다. 세월이 자연스레 선사한 ‘내공’ 덕분이었습니다.

 

 

“똑똑똑똑~, 마하반야~”

 

 

목탁소리에도 원칙이 있었습니다.

새벽 목탁소리는 잠든 나무와 풀벌레 등 만물에게 놀라지 말고 일어날 준비를 하란 의미가 있습니다. 그래, 아주 작은 소리로 시작해 점점 커집니다.

 

반대로 저녁 목탁소리는 크게 시작해서 잦아듭니다. 조용히 휴식 취할 준비를 하란 거죠. 그러니까, 목탁소리는 삼라만상에 대한 부처님의 배려의 자비가 숨어 있습니다.

 

 

“시계가 귀하던 과거에는 어떤 스님이

도량석을 하느냐에 따라 예불 시간이 달랐다.

 

잠 없는 스님께서 도량석을 맡으시면

새벽 예불이 일찍 시작되는 관계로 예불 후

한참이 지나서야 아침 공양을 했고,

그렇지 않은 경우는 예불 후 바로 아침 공양을 했다.”

 

 

덕해 스님이 전한 도량석에 얽힌 사연입니다. 빙그레 웃었습니다. 머리 깎고 출가한 구도자의 세계는 우리네 세상과는 한참 다를 줄 알았습니다.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구도자였으나 우리네와 마찬가지로 사람이었습니다. 시간에 매여야 하고, 공양을 해야 하는 인간이었습니다. 언제, 어디에 있든 그곳이 바로 ‘극락’인 것을…. 가르침이었습니다.

 

결혼이 곧 구도자의 길이었으니….

 

 

 

구도의 길은 간절함이었습니다.

 

 

 

 

새벽 예불에 들어 있는 ‘남들을 깨운다’는 의미는?

 

 

세속적인 나그네가 생각하는 새벽예불의 맛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깨달음의 경계를 넘나들고자 하는 수행.

둘째, 만물이 잠든 고요한 새벽에 일어나 몸과 마음을 바르게 가다듬고 정진하는 수양.

셋째, 남들보다 일찍 얼어난 만큼 하루를 더 길고 알차며 값진 시간을 만드는 토양이지 싶습니다.

 

 

“남보다 먼저 일어나는 것과 곤히 자는 남들을 깨운다는 것이다.” 

 

 

새벽예불에 대한 덕해 스님의 답입니다. 새벽 예불을 보는 눈은 비슷합니다. 하지만 깊이에 차이가 납니다. 그건 “남들을 깨운다!”는 사실입니다. ‘혼자’가 아닌 ‘우리 함께’를 일깨우고 있습니다. 아름드리나무가 인간에게 사랑받는 건 우리에게 주는 그늘이 푸짐하기 때문이듯….

 

 

언제부터인가,

목탁소리에 스민 울림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목탁을 치는 이에 따라 느낌이 달랐습니다. 어떤 이의 소리는 그저 소리일 뿐이었으나, 어떤 이의 소리는 편안함과 위안을 안겨주었습니다. 그러니까 목탁소리에 구도의 깊이와 마음의 넓이가 들어 있었습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새벽 예불을 올립니다.

독송마저 감미롭습니다. 땀이 방울방울 떨어집니다. 혼신을 다하고 있습니다. 혼자 기거하는 절, 게으름을 피울 만하나 늘 한결같습니다. 삶 자체가 곧 구도였으니 당연한 게지요. 여기에서 아내가 결혼의 전제조건으로 새벽 예불 함께 보기를 내세웠던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 마음 언제나 늘 한결 같기를….’

 

 

 

나를 낮추는 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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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뱀의 유혹에 넘어간 남편 찔리게 한 아내의 원망?

[부부 여행] 전남 곡성 기차마을 연꽃 사이 꽃뱀의 유영

 

 

 

아니, 저게 뭐여? 말로만 듣던 화사, 꽃뱀...

장미도 꽃뱀처럼 유혹이지요...

연잎 위를 헤엄치는 꽃뱀...

 

 

 

“나이 먹으니 왠지 꽃이 더 좋아요.”

 

40대 후반으로 치닫는 아내의 감성적인 말입니다. 이에 끌려 전남 곡성 기차마을의 장미공원에 가게 되었지요. 아내의 꽃을 보며 자신의 존재가치를 인식하겠다는 결의에 찬 표정을 남편 입장에서 외면할 수 없었던 게지요. 남자 나이 50이란 여인의 감성을 횡간으로 잘 읽어야 살아남을(?) 수 있으니까. ~ㅋ

 

 

“꽃이 참 예뻐요!”

 

 

아내는 연신 감탄하며 행복해했습니다. 이럴 때 남자들은 본전 뽑는다는. 그래야 여행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되지요. 하지만 생각이 예서 그치면 멋대가리 없는 남편이 되고 말지요. 한 발 더 나아가, 무뚝뚝한 남편이라 하더라도 아내를 향한 작업성 멘트가 필요합니다.

 

 

“꽃의 아름다움을 충분히 즐기는 당신 마음이 더 예쁜데!”

 

 

역시나 아내 얼굴이 화려하게 핀 꽃보다 더 활짝 웃음으로 피어납니다. 행복해하는 아내 모습에서 감사와 사랑을 흠뻑 느낄 수 있었지요. 왜냐? 작은 것에 만족할 줄 아는 그 마음을 읽었기에. 이런 여인은 사랑받을 자격이 넘치고 넘치지요. 이 지점에서 노래 한 수 읊어야겠죠?

 

 

 

 네 이놈, 어딜 가느냐?

 꽃뱀은 거침 없었습니다.

 진한 장미의 향처럼 유혹은...

그러다 물에 빠질라? 

걱정 말아요, 이래뵈도 제가 꽃뱀이랍니다... 

 기어코 꽃뱀은 혀까지 내밀었습니다.

장미는 잠자리까지 유혹했습니다!!!

 

 

 

“~♬~♩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아내를 향한 남편의 연가(戀歌)라니, 닭살이지요? 엥, 그렇다고요. 참 나, 무드 없기는…. 알았어요. 그럼, 이만 줄이지요.

 

 

 

풀밭에 드러누웠습니다.

옆에서 깜빡 잠든 아내를 두고 연꽃 사진을 찍고 있었더랬지요. 그러다, 눈을 사로잡는 미세한 생명체가 있었습니다. 연잎과 연꽃 사이를 지나가는 뱀. 꽃뱀이었습니다. 연잎과 연잎, 그리고 물 사이를 유유히 헤엄치는 꽃뱀. 완전~, 헐이었습니다.

 

 

아담과 하와가 에덴동산에서 사랑스런 삶을 만끽하고 있을 때 이브를 가볍게 꼬드겼다던 ‘뱀’. 연잎으로 뒤덮인 연못을 유연하게 헤엄치는 꽃뱀의 몸짓은 남자를 애무하는 유혹, 자체였습니다. 아내는 여전히 풀밭에서 쪽잠을 즐기고 있었지요.

 

 

자는 아내를 두고, 뱀을 쫓았습니다. 이는 꽃뱀의 유혹에 빠질 수 있는 남자들의 가벼운 간사함과 비슷한 거였다고 할까. 또한 어쩌면 에덴동산에서 뱀의 유혹 앞에 선악과를 따 먹고 쫓겨날 수밖에 없었던 ‘하와’였습니다.

 

 

 이 향기는 어디에서 나는고?

 아, 연꽃의 향이었구먼...

 목적이 있은데, 이대로 멈출 순 없지...

곱디 고운 꽃은 유혹의 시작이지요... 

앗, 꽃을 보고 혀를 낼름거렸습니다. 

 연꽃의 유혹에도 끄덕 없이 갈길을 가고 있었습니다.

꽃뱀의 거침 없는 진군은 전사의 행진처럼 보였습니다...

이래도 유혹에 넘어가지 않을래?

 

 

한동안 뱀을 쫒은 후 핸드폰을 확인했더니 부재중 전화와 문자가 여러 통. 두 말 할 것 없이 아내였지요. 자기를 두고 떠나간 남편에 대한 ‘화’였습니다. 역시나 아내 문자는 예상대로였지요.

 

 

“자는 각시 두고 어디 갔어요?”

 

 

아내의 문자는 ‘간이 단단히 부었군’하는 원망이었지요. 더불어 선악과 따먹은 이브를 향한 하느님의 호통처럼 여겨졌습니다. 이렇게 남편은 뱀에게 홀려 ‘배반의 장미’가 되었더랬지요. 그렇지만 아내의 앙탈은 금방 봄눈 녹듯 사라졌지요. 이처럼 때로는 삶 속에서의 가벼운 일탈도 한 재미 하지요.

 

 

이래도 한 세상, 저래도 한 세상. 부부, 이왕이면 삶을 즐기며 사는 게 행복 아닐까요?

 

 

 

꽃뱀은 마침내 육지에 다다랐습니다.

 살짝 비켜 가더군요...

 연꽃의 유혹에 잠시 망설였습니다!!!

 하와를 꼬드겼던 뱀, 이렇게...

사실 전, 꽃뱀의 유혹보다 연꽃의 유혹에 푹빠졌지요... 저 자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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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3 딸 아빠보다 났네, ‘기름유출 자원봉사 했어요’
아빠를 부끄럽게 만든 딸의 행동, 그러나 자랑스러워

 

 

 

 

 

 

 

어제는 중학생 딸, 방학 마지막 날이었습니다.

오늘부터 학교에 가야하니 당근 이것저것 준비하는 줄 알았지요.

 

저녁에, 딸이 큰방으로 들어와서 하는 말이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었습니다.

 

 

“아빠, 나 기름유출 사고 난 곳에 가서 자원봉사하고 왔다.”

 

 

기특하면서도 이건 또 뭥미? 했습니다.

학교 갈 준비가 먼저지 않나 싶었습니다.

방학 동안 염색했던 머리 다시 검은 머리로 염색해야 하는데 이건 나 몰라라 한 상황. 순간 ‘버럭’했습니다.

 

 

“뭐야, 아빠.”

 

 

딸, 기대했던 반응과 반대 상황에 토라져 자기 방으로 픽 가더군요.

이건 아닌데 싶었습니다. 웃으며 딸 방으로 갔습니다.

 

 

- 딸, 자원봉사 잘했다. 그런데 누구랑 그 외진 곳까지 어떻게 간 거야?
“친구랑 둘이 버스 타고 갔어요.”

 

 

- 우리 딸, 어찌 자원봉사 할 생각을 다했대? 기특하네.
“페이스 북 봤더니, 한 언니가 여수에 자원봉사 가고 싶은데 너무 멀어서 못가겠다는 글을 썼더라고. 그걸 보고 여수에 사는 나라도 가야지 하고 친구랑 간 거야.”

 

 

- 참, 별난 딸이다. 잘했다. 춥지 않던?
“춥긴 한데, 참을 만 했어.”

 

 

- 자원봉사 하는 사람들 많데?
“한 100여 명 되는 거 같던데.”

 

 

- 어떻게 자원봉사 신청한 거야?
“현장에 갔더니 어디서 왔냐고 이것저것 써라 하더라고. 우린 단체가 아니고 둘이 그냥 간 거라 무선중학교 3학년이라고 썼어. 그랬더니 작업복을 주대. 작업복 입고 한쪽 바위 사이로 가서 기름 열심히 닦았어.”

 

 

- 친구 하고 둘이 인증 샷 남겼어?
“봉사하느라 사진 찍을 틈이 없었어. 참 인천에서 왔다는 어떤 기자 분이 우리 사진 찍어 갔는데….”

 

 

- 얼마나 자원봉사 한 거야?
“오후에 가서 3시간 정도 했나. 열심히 기름 닦고 나오는데 우리 작업복이 얼마나 더러워졌는지, 사람들이 보고 놀라더라고. 다른 사람들 옷은 비교적 깨끗한데 우리 옷은 완전 까맣게 되었거든.”

 

 

옆에서 듣던 아내, 한 마디 거들었습니다.

 

 

“우리 딸은 지 방은 안 치워도 밖에 나가서는 잘하지. 아빠보다 났네. 우리 딸! 우리 식구 주말에 자원봉사 가자.”

 

 

주말에 자원봉사 가기로 했는데 오늘부터 자원봉사 받지 않을 거라 합니다.

작업이 거의 마무리 되어 일부만 주민 등 관계자들이 처리한다고 하더군요.

아쉽긴 하지만 그나마 다행입니다.

 

 

암튼, 중학교 3학년 우리 딸과 친구 고생했다. 사랑한다, 우리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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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지 엄마가 무슨 일이실까? 했는데….”
방학이 주는 잠깐의 여유 만끽하길….

 

 

 

 

웃음은 모든 걸 건강하게 하지요!

모두 오늘 하루 즐겁게 시작하시길.

 

오늘은 중딩 딸로 인해 웃게 된 두 가지 사연을 소개합니다.

 

 

 

딸과 친구입니다.

 

 

 

# 1. 딸의 통화에서 빵 터진 사연

 

 

“여보세요…. 하하하하~ 하하하하~ 흐미~~~.”

 

 

어제 밤, 침대에 누워 있었습니다.

그러다 중학교 3학년 딸, 유빈이가 배꼽잡고 웃는 소리를 듣게 되었습니다.

얼마나 화통하게 웃어 제치는지…. 어쨌거나, 해피 바이러스였지요.

 

 

“나도 한 번 배짱 있게 버텨 봤어…. 하하하하~ 하하하하~.”

 

 

배짱 있게 버텼다니, 이건 또 뭥리?

그런데 걱정이더군요. 딸 녀석 얼마나 웃는지, 저러다 배꼽 빠지겠다 싶더군요.

 

무엇 때문에 저렇게 배꼽 잡고 웃을까?

 

궁금했는데 아내가 와선 자초지종을 자세히 말해주더군요.

 

 

“친구가 일부러 자기 엄마전화로 딸에게 전화 걸어, 그랬다네. ‘너 유빈이니? 나 민지 엄마야.’하고.”

 

 

장난 좋아하는 친구끼리 간을 본 것입니다.

속는지 안 속는지, 혹은 간이 큰지, 아닌지…. 

그랬는데 딸 유빈이가 속지 않았답니다.

 

 

딸 친구 : “‘너 유빈이니? 나 민지 엄마야.’”
딸 유빈 : “예? 그러세요. 민지야~.”

 

딸 친구 : “나 민지 엄마라니까~.”
딸 유빈 : “예~. 그래 민지야~~~.”

 

 

대화 끝에 서로 웃었답니다. 속지 않았다고.

그런데 속기 일보직전까지 같다더군요.

 

 

“휴대폰에 민지 엄마라고 떴대. 민지 엄마가 무슨 일이실까? 했는데, 목소리 깔고 말하는 폼이 친구더래. 그래도 혹시나 하다가 ‘에라 모르겠다’하고, ‘민지’야 하며 죽기 살기로 버텼대. 그랬더니, 민지가 먼저 빵 웃더래. 글고, 둘이서 배꼽 빠져라 웃은 거야.”

 

 

난 또 뭐라고?

예고 가려했던 녀석들이 장난기가 조용히 발동한 겁니다.

 

이런 소소한 재미가 묻어나는 딸의 삶이 반가웠습니다.

방학이 주는 잠깐의 여유 만끽하길….

 

 

 

 

빵 터진 딸 휴대폰 알람 문구입니다.

 

 

 

# 2. 딸의 휴대폰 알람 문자보고 빵 터진 사연

 

 

휴대폰 알람 시끄럽게 울립니다.

아이들은 방학이라 늦잠에 빠져 일어날 낌새가 없습니다.

 

제발 알람만이라도 끄고 다시 자면 좋으련만….

꼼짝도 않는 아이들 방에 가서 휴대폰을 껐습니다.

 

이건 뭥미?

딸 휴대폰에서 발견한 문자보고 빵 터졌습니다.

 

 

“지금 일어나야 네년이 머리를 감는다!”

 

 

8시 30분 알람인데 늦어져 시간까지 고스란히 찍혔습니다.

어찌 이리 원색적인 문구를 입력했을까?

 

딸은 ‘지금 일어나야 네년이 머리를 감는다’고 하면서도 일어날 기미는 전혀 없습니다.

 

저희 부부 항상 고뇌이는 말,

 

 

“저건, 누굴 닮았을까?”

 

 

그래도 사랑한다, 우리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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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에게 사랑받고 위로받는 단 하나의 이유

“물 한 잔 줘.”, “밥 차려 줘.”- 수발드는 아내

 

 

 

2014년.

오늘부터 글을 시작합니다.

 

지난 연말연시 많은 일들이 있다 보니 그렇게 되었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하시는 일들이 술술 풀리시길 바랍니다.

 

그럼, 제 이야기 시작할게요~^^

 

 

 

결혼, 많은 것을 변화시키더군요. 올해 결혼 17년차입니다.

서로 너무나 잘아는 부부. 그것도 중고 남편이 곁님에게 사랑받는 것만도 행운인데, 거기에 위로까지 받으니 입이 귀에 걸리더군요.

 

 

“물 한 잔 줘.”
“밥 차려 줘.”

 

 

평소 같으면 알아서 떠 마시거나 차려 먹을 일들을 2014년에 들어 스스럼없이 아내에게 주문합니다. 아내도 거리낌 없이 물을 갖다 주거나 밥을 차려 대령합니다.

 

중고 남편이 이처럼 곁님에게 사랑과 위로를 듬뿍 받는 이유는 단 하나.

 

 

 

 

 

 

 

‘담배’.

 

 

20대부터 피웠으니 30년을 피웠습니다.

그러던 걸, 2013년을 지나 2014년으로 들어서던 시점부터 피지 않고 있습니다. 그동안 담배를 피면서 나이 50세가 되면 피지 않아야겠다고 가졌던 생각을 50이 되는 순간 실천에 옮긴 것입니다.

 

 

“여보. 나 당신에게 로또 맞은 것 같아.”

 

 

곁님은 남편의 금연이 로또 맞은 것 같다며 환영입니다.

금연, 오늘로 6일째입니다. 그런데 이거 장난 아닙니다. 30년을 줄그장창 피워왔던 걸 하루아침에 끊으려니 그게 어디 쉽겠습니까. 마음 독하게 먹고 있습니다.

 

 

담배를 끊고 보니, 3가지 변화가 있습니다.

 

 

첫째, 몸의 변화입니다.


어디 한 군데 아프지 않는 곳이 없습니다.

뼈, 마디마디가 쑤십니다. 온몸이 물 방망이로 얻어맞은 듯한 그런 둔탁한 느낌입니다. 그리고 가래가 끓고, 기침이 잦습니다. 머리가 아프고, 가슴이 시립니다. 눈이 튀어 나올 것 같고, 기운이 없습니다. 담배가 제 몸을 어지럽힌 주범임을 완전 실감하고 있는 중입니다.

 

 

“와~, 아빠 대단하다. 친구 아빠도 담배 끓으려다 포기했다는데 아빠는 진짜 담배를 끊다니 멋있다!”

 

 

둘째, 주위의 시선입니다.


아내는 물론 아이들까지 환영입니다.

남들과 비교하는 거 싫지만 이 경우는 비교 자체가 우월감과 용기를 한꺼번에 주더군요. 아이들이 힘들어하는 아빠의 금연기를 보면서 무엇인가를 배웠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인들도 대단하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용기를 주고 있습니다. 아직 조심스럽지만 담배 기필코 끊어볼 생각입니다.

 

 

셋째, 용기입니다.


담배를 끊겠다는 생각의 실천은 중년 남자에게 새로운 도전입니다.

도전의 시작은 간단한 생각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나이 먹으면 입은 닫고, 지갑은 열어야 한다던데. 나이 들면 냄새나니, 좋지 않은 냄새를 줄이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더니. 이걸 실천하다 보니 무엇이든 못할 게 없다는 자신감과 도전정신이 새롭게 싹트는 것 같습니다. 삶에서 용기를 얻은 게지요. 하고 싶은 일에 새롭게 도전해볼 참입니다.

 

 

하여간, 2014년 의미있는 해가 될 것 같습니다.

자세한 <금연기>는 차차 하기로 하지요.

 

올 한 해 바라시는 걸 이루시기 바랍니다.

그러려면 실천이 중요하다는 거 잊지 않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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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우리는 무 채 썬다.”…“아빠 저도 할래요.”

 

 

 

 

 

 

 

“여보, 무 좀 썰어요. 당신이 좋아하는 무 채김치 담아 줄게.”

 

아내, 무 하나 식탁에 놓으며 하는 말입니다. 무 채김치 담아 주는 건 좋은데…. 시큰 둥. 옆에서 엄마 말을 같이 듣던 딸,

 

 

“와 재밌겠당~^^. 나도 할래. 아빠 우리 같이 하자.”

 

 

딸의 긍정 마인드에 마음이 동했습니다. 이왕 할 거, 축제 분위기 속에서 재밌게 하자, 했지요. 칼과 도마를 식탁에 얹고, 아들을 불렀습니다.

 

 

“아들, 우리는 무 채 썬다~~~.”
“아빠 저도 할래요.”

 

 

룰루랄라~, 분위기 완전 짱!

 

 

“아빤, 잘하네.”
“우리 딸 아들도 잘하는데 뭐. 손목에 힘을 빼고, 스냅을 이용해서 이렇게 하면 더 잘돼~~~.”
“그러네.”

 

 

탁탁탁탁~. 식구 셋이 달라붙어 무채 써는 모습에 아내도 “호호~”합니다. 보기 좋은 풍경이라나, 뭐라나~. 그 사이 아내는 파 등 무채김치에 넣을 야채들을 손질하고, 양념 준비를 합니다. 웃음 속에 무채 썰기 완성이요~~~.

 

 

무 채 썰고 남은 무의 흔적입니당~^^

 

 

 

무 채김치 담을 준비를 마친 아내, 무채를 보며 한 마디 합니다.

 

 

“와~, 완전 잘했네. 선수 급이네, 선수 급.”

 

 

칭찬에 가족 셋은 어깨가 씰룩~. 비닐장갑을 낀 아내가 양해를 구합니다.

 

 

“이번에는 소금으로 무시 간하지 말고, 그냥 생채로 먹게. 싫은 사람 발 들어.”

 

 

조용합니다. 아내가, 엄마가 한다면 해라 해야지요~~~. 헐! 양념 버무리던 손으로 식구들에게 “간이 맞는지 보라”며 한 입씩 넣어 줍니다. 뚝딱뚝딱~, 30여분 만에 무 채김치 완성이요~~~.

 

 

오랜만에 가족 축제장을 만들었는데, 여기서 끝나면 재미없지요. 그걸 아는 눈치 9단 아내 왈,

 

 

“엄마가 계란 프라이에 무생채 김치랑 넣어 비빔밥 해줄 테니 먹을래?”
“녜~~~!”

 

 

합창으로 대환영. 쓱싹쓱싹 비빔밥이 비벼지자, 입에 미어 터져라 비빔밥을 밀어 넣었습니다. 으으으으~, 넘 맛있어용~^^. 아무 것도 아닌 일이 가족의 행복으로 피어납니다.

 

 

무 채김치와 계란 프라이의 비빔밥입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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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가 사는 법, 강남스타일과 선운사 단풍놀이

[단풍 여행] 가을이 뚝뚝 덜어지는 선운사에 빠지다
“은행잎 다 떨어졌네. 좋긴 한데 너무 아쉽다~!”
“곁님이 곁에 있을 때 잘하시게. 후회하지 말고!”

 

 

 

단풍은 땅에 있어도 그림입니다.

단풍 인파가 많았습니다. 단풍은 자연이 인간을 부르는 소리지요!

 

 

 

 

“단풍 구경 가요.

단풍을 봐야 한해를 보내는 거 같아.”

 

 

지지난 주말,

젊은 날에 경북 운문사의 청아하고 찰랑찰랑한 여승의 독경소리와

경기도 광릉수목원의 고요를 사랑했던 아내의 요구에도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눈치 주는 아내에게 미안하고 또 미안했습니다.

그렇지만 약속이 잡혀 있어 어쩔 수 없는 상황.

 

그래서 지난 주말에 가기로 예약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꼭 가도록 콕콕 찜했습니다.

 

 

드디어 지난 일요일, 아내와 부부 단풍 구경을 가게 되었습니다.

부부 여행이지만 아이들에게 한 차례 권한 다음, 아이들의 거절 후 바로 단념하고서.

 

 

장소는 매년 전북 고창 인근.

내장산, 선운사, 강천사 등 유명 단풍 명소가 많아 쉽게 합의되었습니다.

 

고창은 왠지 끌리는 매력이 많은 곳입니다.

아마, 정신적 위안을 받기에 충분했나 봅니다.

 

 

부부의 단풍 여행은 올해로 3년째입니다.

4년 전엔 저희 가족과 지인 가족이 함께 했는데 그때의 느낌이 너무 좋아 부부만의 단풍 여행을 기획하게 된 것입니다.

 

부부만의 단풍 여행 계기는 큰 아이가 중학교 들어 간 후부터 아이들에게만 시간 쏟지 말고 부부도 서로 챙기며 살자는 의미였습니다.

 

부부의 사랑은 본디 이래야 하는 것 아닐까, 싶어서요.

 

 

 

 물에도 단풍이 넘칩니다.

온통 단풍 천지입니다. 

물이 있어야 단풍은 더 빛을 발합니다.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단풍은 설렘입니다. 부부는?

 

 

룰루랄라~, 음악을 켜고 선운사로 향했습니다.

 

부부, “♩♬ 오빤 강남스타일 ♪♬~” 흥겨운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맞춰 몸을 흔들며, 기분을 맘껏 높였습니다.

 

더불어 낭만 가득한 ‘버스커 버스커’ 노래까지 들으며 연애시절 기분을 되찾으려 노력했습니다.

 

 

“남자와 함께 있으면 가슴 설레어야 하는데, 설렘 대신 편안함이 남은 이유는 뭘까?”

 

 

아내의 물음은 제게 위안이었습니다. 한편으로 미안했습니다.

‘사랑’이 ‘의리’로 자리바꿈된 결과랄까.

 

지금은 연애 시절처럼 가슴 떨린 풋풋한 사랑은 아닙니다.

하지만 한층 성숙해진 사랑 탓에 “여보 사랑해~”란 말 대신 손만 잡아도 의리가 팍팍 통하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아시죠? 의리는 배신을 용납하지 않는다는 걸….

 

하늘색이 안정감을 주더군요. 

 번뇌 속 선운사 일주문.

 은행 잎과 함께 걷는 이 기분...

깊은 가을이 하늘에 걸렸습니다.

 

 

 

 

“은행잎은 다 떨어졌네. 좋긴 한데 너무 아쉽다~!”

 

 

선운사 입구부터 마지막 단풍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가득했습니다.

단풍의 끝물이란 말이 어색할 지경이었지요.

 

매표소에서 표를 사는데 만 원 권 등 지폐가 엄청 어지러이 놓여 있더군요.

수많은 단풍 인파가 다녀간 결과였습니다.

 

잘 가꾼 자연이 이렇게 인간에게 보답한 것입니다.

자연과 그 자연을 사랑한 인간의 상부상조 ‘보시’였습니다.

 

역시, 자연은 배신이 없습니다.

 

 

“노란 은행까지 같이 보러 왔는데, 은행잎은 다 떨어졌네. 좋긴 한데 너무 아쉽다~!”

 

 

그래도 좋았습니다.

은행 단풍이 없으면 어떻습니까. 대신 은행을 주었습니다.

부부가 함께 걸으며 같은 곳을 같은 시선으로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었으니까.

 

 

단풍이 뚝뚝 떨어진 울긋불긋 선운사 길을 걸었습니다.

아내가 팔짱을 꼈습니다.

 

보통 손잡고 걷는데 팔짱을 끼니 또 다른 기분이었습니다.

부부의 사랑은 언제나 행복!

 

 

단풍 인파가 많은 대로 좋았습니다.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이 그만큼 많이 늘어난 거라 여겼습니다.

 

땅에 떨어진 단풍조차 아름다움으로 다가오는 이 계절.

낙엽 밟는 소리 바스락거림이 좋았습니다.

 

낙엽을 밟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습니다.

낙엽 밟는 소리는 잊었던 감성과 심금을 되살리는 선율로 다가왔습니다.

 

 

“여보 사진 찍어 줄까?”
“아니. 내가 찍으면 단풍 버려요.”


“그 무슨 소리? 당신 찍는 순간, 아름다운 그림이 될 거야.”
“역시 자연은 색이 모여야 더 아름다워!”

 

 

자연과 하나 된 아내 얼굴은 갑작스런 추위에도 불구하고 화사했습니다.

자연 속에 파묻히니 자연이 된 것이죠.

무척이나 사랑스러운 여인이었습니다.

 

언제나 갖는 생각 하나.

내 인생 최고로 잘한 선택은 아내와의 결혼이었습니다.

아내는 살면 살수록 감탄 자아내게 하는 그런 여인이었습니다.

 

 

“♩♬~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

 

 

 가슴 속에 담았습니다.

 이것도 가슴에 담았습니다. 언제든 꺼낼 수 있게...

다양한 색이 어울리니 단풍이 더욱 빛납니다. 

아이들도 놀게하는 단풍 

선운사는...

 

 

 

“곁님이 곁에 있을 때 잘하시게. 후회하지 말고!”

 

 

 

“2년 전, 여기서 한 부부 만났던 생각이 나네요.”

 

 

선운사에 서면 자연스레 한 부부를 생각합니다.

산을 넘어오던 그 부부를 단풍 속에서 발견하는 순간, 서로 웃음꽃을 활짝 피웠습니다.

예상하지 못한 장소에서의 예기치 못한 만남은 반가움이었습니다.

 

그런데 그의 아내가 먼저 하늘나라로 가셨습니다.

그는 그녀가 남긴 사랑을 곱씹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가 언제나 하는 말은 애틋합니다.

 

 

“곁님이 곁에 있을 때 잘하시게. 후회하지 말고!”

 

 

가슴 시리도록 아내를 그리워 하며 사는 그의 말을 새기며 삽니다.

 

그러나 잊기 일쑤입니다.

단풍은 추억을 되살아나게 하는 무언의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 설까, 매년 부부 단풍 여행을 하게 됩니다.

이제 마지막 정열을 불태우던 단풍도 사라져 갈 것입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남았습니다.

 

오늘도 내일도 힘내고 살아갈 의무가 우리에겐 있습니다.

단풍은 또 한해의 삶을 지탱하는 힘입니다.

 

잠시 도종환 님의 시를 떠올렸습니다.

 

 

      단풍 드는 날
                     

                                      도종환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방하착(放下着),

 

제가 키워온,

 

그러나 이제는 무거워진, 제 몸 하나씩 내려놓으면서
가장 황홀한 빛깔로
우리도 물이 드는 날

 

 

 

도종환 님의 단풍과 마찬가지로 부부의 사랑도 그러하다는 것을 압니다.

사랑의 또 다른 이름인 집착을 아낌없이 버리고, 삶에서 진 마음의 짐을 내려놓을 때, 무념무상(無念無想)의 가장 숭고한 사랑으로 물드는 날이 될 거란 걸….

 

 

단풍이란 이름으로 부부 여행을 갑니다. 

이 깊은 가을 지나면 침묵의 겨울이... 

동심의 세계도... 

사랑은 이렇게 쑥쑥 자라게 합니다. 

아~, 단풍이시여!!!

 

 

 

단풍이여, 이 여인을 영원히 사랑하게 해 주소서!

 

 

“떠나가는 가을을 붙잡아 돌려 세워 억지로 얼굴을 본 느낌이랄까!

이제 깊은 가을 단풍을 봤으니 됐어요.”

 

 

선운사 단풍을 본 아내의 소감입니다.

어떻게 이런 표현이 나오는지 감탄입니다.

 

결혼 후, 두 아이를 낳아 기르느라 정신없이 살다보니 아내의 감성을 잊고 있었습니다. 남편의 반성이 뒤따를 수밖에….

그렇더라도 아내의 한 마디를 기다렸습니다.

 

그 말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둘이 저녁 먹으면서 물었습니다.

 

 

“당신, 단풍 보고 온 소감이 어때?”
“아까 말했잖아. 같이 해줘서 고맙다는 말이 듣고 싶어? 그래도 안하고 싶어.”

“왜?”
“고맙다는 말을 하는 순간 고마움이 단풍처럼 떨어질까 봐.”

 

 

우문현답(愚問賢答)이었습니다.

수놈들이란…, 꼭 사랑을 확인하고 싶어 합니다.

 

사랑은 확인하고 받는 거 보다 그저 원 없이 바람 없이 주는 게 행복인 것을….

단풍이 한 인간을 철들게 합니다.

 

 

‘단풍이여, 이 여인을 영원히 사랑하게 해 주소서!’

 

 

물에 든 단풍. 

단풍, 담장에도 피었네! 

단풍, 땅에서도 아름답다! 

부부의 가슴에 내려 놓은 단풍은 다음 한 해를 살아갈 힘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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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친구를 아직도 사귀는 거야? 안 헤어졌어?”
아들. 너의 풋사랑, 알콩달콩 잘 만들어 가길 바란다!

 

 

 

아들의 여자 친구가 보낸 생일 선물 상자입니다. 뭘 보냈을까?

 

 

 

 

추카추카합니다~^^

 

 

“♪♬ 생일 축하 합니다~. ♩”

 

 

생일날의 흔한 모습입니다.

 

중학교 2학년 아들의 생일 축하 노래가 조용히 울려 퍼졌습니다.

촛불을 끄고, 귀여운 폭죽이 터지고, 박수가 뒤따랐습니다.

 

 

그런데 아들의 15회째 생일은 조금 달랐습니다.

청소년기를 지나는 격변기라 설까. 아무튼 그랬습니다.

 

선물 같은 거 필요 없고 케이크 하나에 가족이 둘러 앉아 생일 노래 불러주면 된다던 아들이 많이 변했습니다.

 

선물을 바라는 현실적인 중딩 아들이 되어 있었습니다.

 

 

딱히 어떤 선물이 필요하다고 분명히 붉히지 않았지만 은근 강조하는 고단수 아들로 변했습니다.

 

예전엔 낭만적이고, 해맑은 모습이었다면, 요즘엔 마술에서 깨어나 현실세계에 적응을 완료한 그런 아들이 되었다고 할까.

 

챙길 것도 많은데 불평하면서도, 내 자식 생일이니 정성껏 따뜻하게 챙겼습니다.

 

 

저희 부부는 현금과 케이크, 피자 등을 선물했습니다.

선물이라곤 서로 하지 말자던 암묵적 약속을 했던 딸까지 옷 타령하는 동생을 위해 남방을 건넸습니다.

 

 

‘헉’이었습니다.

아들의 무언의 압력이 통했나 봅니다.

 

이런 우라질 녀석이 있는 고~.

여기까지 생일의 일상이니 그렇다 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엄청난 변화가 있었습니다.

 

조촐한 집에서의 생일 파티 후에 아들 방에 가족들이 옹기종기 모여, 웃음꽃을 피웠습니다.

 

안방 침대에 누워 웃음소릴 들으면서도 그러려니 했지요.

 

그런데 아내가 귀에 속삭이며 그러는 겁니다.

 

 

 

선물상자 속에는 양말과 과자, 편지 등이 들어 있었다네용~^^

 

 

 

 

아내 “당신, 아들 여자 친구가 보낸 선물 못 봤지.”
남편 “뭐야, 여자 친구를 아직도 사귀는 거야? 아직 안 헤어졌어?”

 

 

아내 “헤어지긴 사랑하네~, 어쩌네~, 하는 문자 보면 기겁하겠구만. 당신도 좀 그런 문자 좀 보내 봐. 아들이 훨씬 났다니깐. 멋대가리 없는 남편 같으니라고.”

남편 “됐고, 여자 친구는 아들에게 무슨 선물 했대?”

 

 

아내 “양말에, 과자랑, 편지.”
남편 “ㅋㅋㅋㅋ~, 정말? 넘 재밌다~.”

 

 

아내 “과자도 아들이 좋아하는 걸로 종류별로 있대.”
남편 “와~, 아들은 좋겠다. 중학교 2학년 여자애가 뭘 아네.”

 

 

아내 “편지가 더 재밌어. 장문의 편지를 썼는데 참 잘 썼더라고.”
남편 “뭐라 썼는데…. 고거 되게 궁금하네. 당신도 그 편지 읽었어?”

 

 

아내 “읽었지. 그걸 눈치 챘는지 아들이 숨겼더라고.”
남편 “별 걸 다 읽네. 아들 사생활은 지켜줘야지.”

 

 

아내 “내가 편지 숨긴 곳을 아니까. 다음에 보여줄게.”
남편 “됐네용~^^.”

 

 

말은 궁금하지 않은 척 했습니다.

하지만 아들의 여자 친구가 보낸 생일 축하 편지 내용이 엄청 궁금했습니다.

 

괜히 웃음이 나더군요.

어릴 줄로만 알았던 아들이 여자 친구가 있는 것도 모자라 선물까지 받다니….

아빠보다 낫습니다. 침대에서 일어나 아들방으로 갔습니다.

 

 

“아들, 여자 친구가 선물했다며. 와~ 멋있다! 넘 부럽고~!”

 

 

아들은 아빠의 예상치 못한 긍정적 반응에 멈칫 하면서도 우쭐합니다.

이럴 때 수놈 특유의 기질이 있습니다.

 

게다가 화낼 것 같은 아빠가 호의적으로 나오니, 아들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갑니다.

나 원 참, 우스워서….

 

 

부럽 부럽~. 부러우면 지는 것. 그래도 부러웠습니다.

내 젊은 날의 청춘 때가 그리웠습니다.

 

슬며시 선물 상자에 손을 넣어 초코렛을 집었습니다.

맛 짱이었습니다. 이쯤에서 아들에게 메시지 하나 전해야겠네요~.

 

 

‘아들. 너의 풋사랑, 알콩달콩 잘 만들어 가길 바란다!’

 

 

이러면서 성장하는 거 아니겠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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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답게’로 뭉친 아빠와 아들, 새로운 행복

 아빠 편들어 주는 아들에 대한 아내의 반응은?

  

 

감자탕 먹는 아들입니다.

 

 

 

요즘 중학교 2학년 아들과 뭔지 모를 끈끈함이 생겼습니다.

끈끈함의 뿌리는 <남자의 세계>입니다.

거창하게 ‘남자만의 세계’라고 하지만 실상은 별 거 아닙니다.

 

 

“남자답게 그렇게~.”

 

 

간단한 거지만 의미가 있습니다.

왜냐면 아들 녀석이 말끝마다 “남자가~”라며, 개폼을 잡기 때문입니다.

 

뭐 남자가 별 건가요?

하지만 남자로 한창 커가는 아들 입장에서 아주 중요합니다.

 

 

아들이 강조하는 ‘남자답게’를 살짝 건드렸더니,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 남자들만의 의리 혹은 우정이 싹텄습니다.

 

 

‘남자답게’가 무엇을 뜻하는지 아실테고….

하나 집자면 군림의 의미는 전혀 아니라는….

 

남자들끼리 의리를 쌓게 된 원인이 있습니다.

 

아내와 딸이 심심하면 그럽니다.

 

 

“여자들끼리 데이트가 있다.”

 

 

물론, 여자들끼리 할 말 많겠지요.

남자들에게 비밀인 게 왜 없겠습니까.

 

그렇지만 썩 좋게 들리진 않더군요.

가족을 남자와 여자로 구분할 필요까진 없을 거 같은데….

 

 

그래, 아들과 둘이 남자들만의 세계로 눈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아빠와 아들만의 비밀을 만들어 간직하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되리라 싶으니까.

 

아들과 드라이브를 하고, 맛있는 것도 사 먹으며 대화를 했더니, 어제 그 효과가 확실히 나타났습니다. 아내가 퉁명스레 말을 건네자,

 

 

“엄마는 아빠한테 왜 그래.”

 

 

라며, 아들이 아빠 편들어주었습니다.

 

아무 것도 아닌데 괜히 흐뭇하더라고요.

그렇지만 얘들 엄마는 기분 상했나 보대요.

 

 

아내 : “엄마가 어쨌기에….”
아들 : “엄마가 아빠에게 짜증내며 말하잖아. 아빠 구박 하지마, 엄마.”

 

 

아들과 대면 대면하고 지냈는데, 관계 개선을 꾀했더니 뜻하지 않는 횡재가 굴러온 셈입니다. 아내의 불똥이 어디로 가겠어요.

 

 

“당신은 좋겠수. 아들이 아빠 편들어 주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들이 편 들어주는 것 자체는 아주 흡족했습니다.

확실한 자기편이 있다는 건 행복입니다. 아들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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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구와 가족끼리는 서로 조심해야 된다잖아.”
부부의 사랑도 서로를 위하며 키워가야 하는 것

 

 

 

 

 

부부란 참 알 수 없습니다.

 

 

“몸이 아파. 당신이 나 따뜻한 물에 목욕 시켜주면 안 될까?”

 

 

헉, 아내의 장난 같은 부탁입니다.

 

이런 적이 없었는데 왜 이럴까?

몸이 아파 그럴까? 뻔뻔해진 걸까?

아니면 살다보니 넘치는 의리 때문?

 

 

 

 

 

 

 

 

느닷없이 아내에게서 문자가 왔습니다.

 

 

“두통이 너무 심해요. 흑흑~”

 

 

뭐라 해야 하나. 대신 아플 수도 없습니다.

대충 “어제 퇴근 후 산에 갈 걸 그랬나?”하는 후회의 답신을 보냈습니다.

 

어쨌든 골치 아프다는 각시에게 위로가 필요했나 봅니다.

다시 아내의 문자가 도착했습니다.

 

 

“각시가 아프단디 안부 전화도 없공. 슬푸다. ㅠㅠ”

 

 

엄살 부리는 각시가 아닌데….

아내는 문자보다 남편의 애정 어린 위로 전화가 필요 했나 봅니다.

 

그걸 몰랐으니….

 

 

남편 : “문자 안 봤어?”
아내 : “그걸로 땡이니 하는 말이제.”

 

 

좀 서운했나 봅니다.

 

사랑 받고 싶어 하는 아내의 마음이 전달되더군요.

그래, 미안한 마음을 담아 문자를 다시 보냈습니다.

 

 

 

 

 

 

남편 : “이제 좀 괜찮은가?”
아내 : “아니요. 타이레놀 먹었는데도 안 괜찮아요. ㅠㅠ. 조퇴하라 했는데 회의 땜시.”
남편 : “장난 아닌가 보네~. 마음이라도 편히 먹게.”

 

 

아내가 목욕시켜 주길 바라는 이유는 낮에 주고받았던 문자의 뒤끝이었습니다.

빙그레 웃으며 아내에게 농담을 던졌습니다.

 

 

“여보, 그거 몰라? 식구와 가족끼리는 서로 조심해야 된다잖아. 가족이 목욕시켜주면 되겠어?”

 

 

아내도 “맞다, 맞다~”하며, 의미심장한 웃음을 날렸습니다.

 

딸 하나, 아들 하나를 낳은 아내.

결혼 후 아내의 등은 밀어준 적 몇 번 있습니다.

하지만 목욕시켜 준 적 한 번도 없습니다.

 

 

주말쯤, 아내에게 따뜻한 물에 목욕 시켜주는 것도 함께 살아 온 세월에 대한 감사의 보답이지 싶네요.

 

부부의 사랑도 서로를 위하며 키워가야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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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뻑의 종결자 중학생 아들 때문에 웃음 꽃
외모를 딛고 삶의 지표를 찾는 아들 되길…

 

 

윙크하는 몽돌이.

 

 

 

“개 못생겼다.”

 

 

강아지 미용을 시킨 후 중학생 아들의 반응입니다.

공감이었습니다.

 

근데, 개에게 ‘개 못생겼다’니 무슨 이런 말이 또 있을까.

딸도 개 못생겼다는 말이 딱 맞다더군요.

저희 부부도 허허~ 웃음만 지었습니다.

 

 

그동안 저희 집 강아지 몽돌이의 털 깎을 때 귀, 볼, 이마, 꼬리털은 남겼는데 이번에 확 밀었습니다. 머리털 등이 엉켜 다 밀어야 한다는 미용사의 권유 때문이었지요.

 

 

미용 후 찾으러 갔더니, 강아지 정말 못생겼더라고요.

그것도 모르고 사람들이 강아지를 볼 때마다 “귀엽다, 귀엽따~” 해서 정말 귀엽고 잘생긴 줄로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더군요.

강아지 털을 깎고 난 뒤 털이 외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중요한지 정확히 알았습니다.

 

대머리 신사들이 왜? 그토록 머리에 신경 쓰는지 알겠더군요.

그랬는데 중 2 아들 말이 반전의 묘미를 선사했습니다.

 

 

“아, 정말 잘생겼따~.”

 

 

털 깎은 강아지에게 못생겼다는 악평을 했던 아들, 거울을 보더니 자기 생김새에 감탄했습니다. 외모에 자신감 있는 거 좋습니다.

 

그렇지만 아빠가 봤을 때 아들 외모는 아무리 잘 봐줘도 보통이었습니다.

아니면 그 이하거나~^^

 

 

그래, ‘아~, 내가 미쳐’했습니다.

자뻑도 이런 자뻑이 있을까, 싶더라고요.

아들은 자뻑의 종결자였습니다.(아들 녀석 펄쩍펄쩍 뛰겠네~^^)

 

강아지 미용과 아들의 외모 자랑에 온 집에 한 바탕 웃음꽃이 피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그쳤으면 아무 일 없었을 겁니다.

근데 아들이 한 발작 더 나아간 게 화근이었습니다.

 

 

어릴적 아들입니다.

 

 

 

“아빠, 아빠가 생각해도 나 엄청 잘생겼지?”

 

 

헐~^^.

 

아무리 부모 눈에 자식이 멋있고, 예쁘더라도 공감할 수 없는 말이었습니다.

객관적으로 보는 눈이 있지 않겠어요?

아들, 기죽이지 않는 범위에서 한 마디 보탰습니다.

 

 

“아들, 정말 너 눈엔 네가 잘 생긴 걸로 보여?”


“아~, 뭐야. 이렇게 잘 생긴 아들을 인정해.”


“….”

 

 

부자지간, 대화를 더했다간 한 바탕 붙게 생겼습니다.

이를 눈치 챈 아내가 중간 지점에서 거들고 나섰습니다.

 

 

“우리 아들, 이 정도면 잘생겼지 왜 그래. 그래도 아들, 너무 심하다.”

 

 

어릴 때, 아들 녀석 멋있었습니다.

그런데 크다가 점점 망가지더군요.

 

아빠의 튀어 나온 입 구조를 점점 닮아가는 거 아니겠어요.

사실, 아들이 태어났을 때 가장 유심히 살폈던 게 입이었습니다.

 

 

아빠 입만 닮지 않으면 성공이다 했습니다.

성공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가 나면서 점점 입이 튀어 나오지 뭡니까.

절망했습니다. 유전은 피할 수 없는 거구나 했지요.

 

 

아들에게 ‘미안하다’고 해야 하나?

바라는 건 단 하나.

외모를 딛고 자기 삶의 지표를 찾는 아들 되길 바랄 뿐.

 

 

메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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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내 말을 씹어. 당신이 아들에게 말 좀 해.”

 

 

엄마 말이 우스운 걸까? 그렇진 않습니다.

그래도 자길 가장 사랑하는 엄마라는 걸 아니까.

다만, 생리적인 반발일 뿐.

 

 

아내는 아빠의 위엄으로 말 잘 안 듣는 아들을 감당하라는 주문입니다.

무슨 일인가 했더니, 집안 청소입니다.

 

아들은 중학교 2학년이 되더니, 더 말을 잘 듣지 않습니다.

 

 

중 2. 삶에서 가장 무섭다는 시기.

하지만 머리가 크면 잔소리하기 전에 알아서 해야 할 텐데, 반대입니다.

 

 

이러고도 머리 컸다 할 수 있을까.

컸다는 건, 스스로 생각해 움직일 수 있는 것. 아직 멀었지요.

그래서 청소년기겠죠?

 

 

질풍노도의 시기를 온 가족이 잘 넘기려면 지혜가 필요합니다.

밤늦게 들어 온 아들에게 어떻게 말해야 찰떡 같이 알아들을까, 잠시 고민합니다.

 

그래 생각한 말이 이겁니다. 벌인 거죠.

 

 

“아들 너도 집에 기여해야지? 설거지 좀 하시게.”
“다른 식구들은 어떤 기여를 했는데?”

 

 

아들 바로 반기입니다. 예상된 일입니다.

아들은 특히 1년 터울인 누나를 신경 씁니다.

 

 

이럴 때 막힘없이 답해야 찍소리 없습니다.

준비한 말은 간단합니다.

 

 

“엄마는 화분에 물주고 요리했고, 누나는 집 청소했고, 아빠는 빨래 갰어. 너도 집안 일 하나쯤 도와야 하지 않겠니?”

 

 

치켜떴던 아들 눈이 아래로 슬쩍 내려갑니다. 수긍하겠다는 의미지요.

 

 

“알았어요.”

 

 

기대했던 말이 터져 나옵니다.

그러나 자기 방에서 꼼지락거립니다.

이쯤에서 한 마디 오금을 박아야 움직입니다.

 

 

“지금 당장 하시게~.”

 

 

그제야 움직입니다.

하지만 바로 싱크대로 가지 않고 한 텀 더 건넙니다.

컵라면을 꺼내 먹을 태셉니다.

 

여기서 부정적 잔소리 날렸다간 모든 게 물거품. 부드럽게 다독거립니다.

 

 

“아들, 그거 맛있게 먹고 설거지 깨끗이 하렴.”

 

 

아내와 딸은 조용히 지켜보고 있습니다.

아빠와 아들의 기 싸움 결판을 보는 거죠.

 

아들 맛있게 컵라면을 먹고 느릿느릿 싱크대로 향합니다.

하기 싫은데 어쩔 수 없다는 몸짓입니다.

설거지 하는 소리가 시끄럽습니다. 내키지 않았다는 의미.

 

 

“아들, 물 좀 아껴 써라.”

 

 

아내가 기어이 불만을 털어놓습니다.

기다렸다는 듯 아들 녀석, “물 아껴 쓰는데, 왜 그래?”하며 투덜거립니다.

 

그러면서도 설거지 끝내는 아들이 대견합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지요?

 

 

“우리 아들 수고 했네. 넘 멋있다, 아들!”

 

 

집안일은 엄마의 일이 아닌 온 집 식구들이 함께하는 거라는 걸 아이들은 몸으로 배우고 있습니다. 그래야 아들이 결혼하면 아내에게 사랑받지 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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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자랑질이야, 이런 여인 정말 사랑스럽다! 

 

 

 

구십을 바라보시는 부모님과 이모님입니다.

 

전어 모듬이 푸짐하니 좋습니다.

 

 

 

 

'이런 부부 되게 하소서!'

 

이런 마음으로 결혼하는 게 살다보면 그게 어디 되던가요...

 

 

이번에는 대놓게 자랑하오니,

 

‘어디서 자랑질이야?’

 

하지 마시고, 함 덤덤히 읽어주시길….

     .

     .

     .

     .

     .

 

 

“오늘, 어른들과 식사해요.”

 

 

어제, 곁님의 갑작스런 제안.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요즘 전어가 많이 난다며 어른들에게 전어를 대접하고 싶다는 거였습니다.

따지고 말고 할 게 없었습니다. 흔쾌히 OK였습니다.

 

 

“여보, 이모님 부부도 초대해요.”

 

 

곁님, 이모님 부부까지 모시재요.

어른들 모실 때마다 이모님 부부까지 늘 함께하는 게 어디 쉬운 일입니까?

어머니는 아를 무척 고마워 하십니다.

이유는 사소합니다.

 

 

“90을 바라보시는 어른들이 서로 말 벗하시면서 사시는데 좋지 않겠어요.”

 

 

이런 곁님을 만났다는 것만으로도 흐뭇합니다.

어쨌거나, 어른들을 모시고 식당에 앉았습니다.

 

 

전어 모둠을 시켰습니다.

모둠을 시키면 전어 사시미, 전어회, 전어구이가 차례로 나옵니다.

여기에 어른들 립 서비스도 나옵니다.

 

 

이모 : “잊지 않고 매번 이렇게 불러 줘 고맙다.”
이모부 : “네가 각시를 아주 잘 만났어. 최고다 최고.”

 

 

이모님과 이모부에게 공치사를 들으니 기분 업입니다.

어른들이 맛있게 드시니 덩달아 기분 좋습니다.

어른들을 집에 모셔다 드린 후, 집에 오는 길에 아내에게 이모부 부부까지 모시는 마음을 물었습니다.

 

 

“부모님 모시는 거에 숟가락 한 쌍 더 얹은 것뿐이야. 그게 어렵겠어?”

 

 

어른들이 부담스럽지 않게 생각하시도록 겸손해하는 곁님의 배려가 고마웠습니다.

마음 씀씀이가 이렇게 넉넉하니, 이런 아내가 자랑스럽지 않겠어요?

 

이런 여인 정말 사랑스럽습니다~^^

 

 

1928년과 1929년생이신 아버지와 이모부입니다. 

전어가 된장밥에 빠진 날... 

아 잘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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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bluepango.net BlogIcon 블루팡오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랑 하실 만 합니다. 최고세요...^^

    2013.08.26 21:19 신고

낙지가 더위에 쓰러진 소도 벌떡 일어난다고?
[순천 맛집] 낙지전골전문점 - 동경낙지

 

 

 

독특한 맛의 낙지전골.

 

 

 

 

"입맛도 없고, 기운도 딸리고 뭐 좋은 거 없나?"

“순천에 맛있는 집 있는데 갈래요?”

 

“메뉴가 뭔데?”
“낙지.”

 

“당신 낙지 먹어?”
“낙지는 먹잖아.”

 

 

아내는 고기는 전혀 먹지 않고, 일부 생선만 먹습니다.

이도 아주 좋아진 경우입니다.

 

아내는 결혼 전, 고기와 관계된 자리는 거의 가지 않았습니다.

고기가 닿은 그릇은 물론, 숟가락도 쓰지 않을 정도.

 

장모님 말씀으로, 아내 몰래 소고기를 갈아 음식에 넣었는데 귀신같이 알고 숟갈을 놓더랍니다.

 

그런데 지금은 고기 요리도 곧잘 합니다.

다만, 간 맞추는 건 가족에게 의지하지만.

 

이런 변화는 엄마이자 주부인 아내가 아이들을 위한 배려입니다.

역시, 엄마는 위대하나 봅니다.

 

 

 

순천 문화의 거리.

문화의 거리에 자리한 동경낙지.

문화의 거리에는 공연도 푸짐합니다.

낙지전골 한상 차림,

 

 

 

 

순천 문화의 거리에 자리한 ‘동경낙지’.

골목 곳곳에는 아기자기한 맛이 있습니다.

 

동경식당은 손님이 꾸준히 오고 있습니다.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지정식당.

 

 

“뭐 시켰어?”
“응. 여긴 메뉴가 하나야. 사람 숫자만 말하면 돼.”

 

 

여긴 낙지 전문점으로 낙지전골 한 가지만 합니다.

한 가지 메뉴라 손님 회전율이 손꼽을 만큼 좋습니다.

 

 

"낙지는 쓰러진 소도 먹으면 벌떡 일어난데!"
"에이~, 설마 그럴라고."

 

 

아내 뒤로 낙지에 대한 상식을 알려주는 홍보판이 보였습니다.

“저기 봐. 저기 쓰여 있잖아.” 이를 옮기면 이렇습니다.

 

 

“낙지는 바다 생물 가운데 대표적인 스테미너 식품 중 하나.

<자산어보>에 ‘이를 먹으면 사람의 원기를 돋운다.

말라빠진 소에게 낙지 서너 마리를 먹이면 곧 강한 힘을 갖게 된다.’

 

실제로 소가 새끼를 낳거나 여름에 더위를 먹고 쓰러졌을 때 낙지 한 마리를 호박잎에 싸서 먹이면 소가 벌떡 일어날 정도로 원기회복에 좋다.

낙지는 단백질이 풍부하고 콜레스테롤이 낮고, 아미노산과 철분, 칼슘 등의 무기질 및 EPA, DHA가 풍부해 힘없을 때, 기를 돋궈준다.“

 

 

 

 

얼음 동동 싱건지.

싱건지는 여름 별미입니다.

낙지 전골. 양도 푸짐...

빨리 끓으시오...

낙지전골 맛은?

 

 

 

밑반찬으로 부침개, 어묵 무침, 멸치조림, 깍두기, 콩나물, 김치 등이 나왔습니다.

압권은 뒤에 따로 나온 싱건지(물김치)였습니다.

흰 항아리에 가득 담긴 싱건지는 입맛을 살렸습니다.

 

 

옆자리에 청춘 남녀가 앉았습니다.

듣자하니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청춘.

뭐가 그리 좋은지 어색하면서도 웃음 만발. 청춘은, 사랑은 그래서 좋은 거라는….

 

 

낙지전골이 나왔습니다.

허연 국물에 당면과 버섯, 부추, 양파 등 야채 및 그 아래로 낙지가 보였습니다.

국자로 뒤적이자 푸짐했습니다.

일반 전골은 불판에 얹어 끓이며 먹는데, 여긴 밥에 부어 먹더군요.

 

 

“신랑 어지간히 주고, 자네 많이 먹게. 당신도 힘없다며!”
“그래도 신랑이 많이 먹어야지.”

 

 

기운 없고, 의욕 없다는 아내가 더 걱정입니다. 그래도 남편 챙기는 각시가 좋습니다.

 

“밥 위에 김을 얹어 먹으면 더 맛있다”며 김 가루까지 얹어 줍니다.

결혼 16년 차. 뭐가 좋다고 이러는지 고마울 따름입니다.

 

낙지전골. 맛이 독특합니다. 감칠맛과 얼큰한 맛이 여운으로 남습니다.

 

 

 

 낙지전골을 밥에 올리고...

 낙지국밥이 되었습니다.

 이걸 한 입에...

김 가루도 얹어 먹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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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수정/삭제   댓글쓰기

    낙지도 이제는 귀족음식이 되어 갑니다.
    서민들이 먹기는 점점 부담스러워지더군요.
    팸투어 고생하셨습니다. 메일로 사진 보냈습니다.

    2013.08.19 07:38 신고

아빠들도 최소 10가지 요리는 해야 한다고?

 

 

 

아빠표 김치볶음밥입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나는 열대야~~~

 

때 아니 게,

 

‘무더위에 지친 저녁, 가족들에게 맛있는 저녁 먹게 해 줘야지.’ 싶었습니다.

 

 

“얘들아, 우리 뭐 먹을까?”

 

 

서비스에 들어 간 겁니다.

이에 대한 식구들 반응이 제각각입니다.

 

 

아내 : “당신, 뭐 먹고 싶은데?”
딸 : “아빠, 왜 그래?”
아들 : “해만 줘. 뭐든 먹을게.”

 

 

놀람과 반가움, 설마 등의 역설이 난무했습니다.

간편하게 요리해 먹을 수 있는 단순한 게 최고.

 

주방에서 참기름 냄새를 풀풀 풍기고 있는데 아이들이 다가와 말을 걸었습니다.

 

 

“아빠도 요리 할 줄 알았어?”
“아빠도 종종 했잖아. 닭도리탕도 해주고, 라면도 끓여주고.”
“얼마나 했다고….”

 

 

요거 하나에 온 가족이 좋아하더군요.

 

 

그러고 보니 요즘 뜸했습니다.

 

예전, 후배 말이 생각났습니다.

 

 

“아빠들도 아이들과 가족을 위해 최소 10가지 요리는 해야 한다.”

 

 

당시 이 말을 듣고, 헉 10가지나? 했습니다.

이유는 “맞벌이 시대에 아내를 대신해 아이들 먹일 아빠 요리 레시피가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후배는 찔리는 물음을 던졌습니다.

 

 

“선배는 당연히 10가지 요리 하시죠?”

 

 

‘헉’이었습니다. 긍정도 부정도 할 수 없었습니다.

이럴 땐 침묵이 금. 속으로 할 줄 아는 요리를 꼽아 보았습니다.

 

라면, 김치찌개, 두부조림, 달걀 프라이, 닭도리탕…. 몇 가지 없었습니다.

이런~, 엄청 찔렸습니다.

 

어쨌거나, 식구들을 위해 종종 요리하는 남편 및 아빠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김치볶음밥이 완성되자 식탁을 차린 후 식구들을 불렀습니다.

식구들, 한 마디씩 터졌습니다.

 

 

아내 : ”남편이 해 준거라 더 맛있겠당~^^“
딸 : “아빠가 이걸 했다 이거지~^^”
아들 : “아빠가 해 준 볶음밥 맛있네~^^”

 

 

김치 볶음밥은 가짜 아빠를 참 아빠로 만들었습니다~^^

 

 

 

 

품평이 좋으니 기분 짱이었습니다.

역시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합니다.

 

여기서 끝이었으면 가족을 위한 한 번의 봉사(?) 쯤으로 생각했을 겁니다.

근데, 음식을 먹으면서 아들이 기어코 뼈아픈 농담을 던졌습니다.

 

 

“이제야 아빠 같네.”

 

 

이제야 아빠 같다니 머리가 띵했습니다.

이렇게 섭섭한 말을 하다니, 충격이었습니다.

 

요리로 표현된 아빠의 사랑이 아들에겐 감동이었을까?

중학교 2학년 아들에게 이유를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하는 말,

 

 

“우리들이 먹던 말건, 뭘 먹던 신경 안 쓰던 아빠가 이제야 식구들 먹는 것에 신경 쓰는 것 같아, ‘이제야 아빠 같다’고 느꼈다!”

 

 

그게 아닌데…. 궁금했는데….

여하튼 가족들이 맛있게 먹는 걸 보니 흐뭇했습니다.

 

아버지란 역할은 쉽지 않습니다.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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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하게 성적표 건네는 우리 딸, 정말 대단해.”
진로, 진지하게 고민하는 딸 되길 묵묵히 지켜볼 뿐

 

 

 

 

 

아이들 성적이 뭐라고

부모는 자녀 성적에 일희일비합니다.

 

 

“딸 성적표 왔대.”

 

 

아내에게 말하면서 ‘빨리 왔네. 잘 나왔던가요?’라는 말을 기대했습니다.

근데, 아내의 반응이 시큰둥했습니다.

 

공부보다는 취미생활에 더 관심인 것을 아니까, 그러려니 했습니다.

중학교 3학년인 딸 관심은 글 쓰고, 사진 찍고, 미니 영화 제작하기 등입니다.

또 미용, 축구, 그림, 의상 등 다양합니다. 공부는 거의 담쌓았습니다.

 

 

딸의 성적에 시큰둥했던 아내가 뒤늦게 궁금했는지 조심스레 묻더군요.

배 아파 기를 쓰고 낳은 엄마는 엄마인 거죠.

 

 

아내 : “잘 했던가요?”
남편 : “좋지도 않은 성적을 자랑이라고 ‘아빠 성적표 왔어요!’ 하고,

        자신있게 주대. 그 모습에 기대치가 생겼는데 딸 한 마디에 김샜지 뭐.”


아내 : “딸이 뭐라 그랬는데?”
남편 : “중간고사보다 더 떨어졌다고. 그런데도 당당하게 성적표 건네는

        우리 딸, 정말 대단해.”
아내 : “호호호호~. 그게 우리 딸 장점 아닌감? 넘치는 자신감.”

 

 

성적표를 보니, 가관이대요. 성적은 중간. ‘우수’도 있고, ‘가’도 있더군요.

다양한 평가에 웃음이 픽 나오더군요.

 

속으로는 부글부글. 이걸 성적이라고 받아와선 내놓는 꼴이라니…

성적에 대한 기대치를 낮춘다고 관심까지 사라지는 건 아니나 봅니다.

 

누가 뭐라 해도 자식 잘되길 바라는 부모는 부모인 거죠.

객관적인 시선에서 아이를 바라보면 좋은데 그건 이상일 뿐.

 

아내에게 딸 성적표를 건넸습니다.

 

 

남편 : “이런 성적 가지고 고등학교는 갈까?”
아내 : “가겠죠. 고등학교가 널리고 널렸는데. 문제는 대학 아니겠어요.”

 

 

백 번 천 번 맞는 말입니다.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기본적으로 "학교는 고등학교까지만 보내고, 될 성 부른 녀석만 대학 보낸다." 그것도 "학비는 자기가 벌어라.“는 입장이었습니다.

 

근데, 부모 마음 그게 아니나 봅니다.

아이들이 점점 커 가니, 이왕이면 대학까지….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하지만 기대치를 더 낮추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누가 뭐래도 삶은 자기 몫이니까.

 

 

“여보, 딸에게 ‘인(IN) 서울은 해야 하지 않겠니?’라고 했더니, 뭐라는 줄 알아요? 내가 기 막혀서. 그럼, 서울에 있는 전문대 가면 되지 뭐. 그러더라고.”

 

 

딸, 배짱 하나는 국가 원수급입니다.

 

전문대 가는데 서울까지 보낼 부모 어디 있겠어요.

보내 줄 사람은 꿈도 안 꾸는데 설레발이라니.

지방 전문대도 보낼까, 말까인데….

 

 

그래도 딸이 기특한 게 있습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은 물불 가리지 않고 뛰어다닌다는 점입니다.

이마저 없었으면 미치고 팔딱 뛰었을 겁니다.

 

그래도 저희 부부 걱정 없습니다. 맑고 건강한 생각을 가졌으니까.

 

자신의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딸이 되길 묵묵히 지켜 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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