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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골 맛집, 생삼겹과 주꾸미의 조화 ‘주꾸미볶음’

불판이 달궈지면 꿈틀꿈틀 움직이는 생물 ‘주꾸미’
주꾸미볶음의 끝판왕, 주꾸미 대가리 통째 먹기
[여수 맛집] 매콤달콤 주꾸미+생삼겹 볶음, ‘수복갈비’

 

 

 

 

 

 

주꾸미와 생삼겹이 어울린 주꾸미볶음입니다.

 

 

주꾸미의 백미는 대가리지요.

 

 

 

 

“매콤한 게 땡기는데, 오늘 번개 어때?”
“콜. 문수동서 6시에 보게요.”

 

 

만나면 기분 좋은 유쾌, 상쾌, 통쾌한 사람이 있지요. 만나면 나도 모르게 긍정의 좋은 기운을 받대요. 궁합이 맞구나, 했지요.

 

 

이런 유형은 남을 배려하고, 묵묵히 지켜봐 주는 순수하고 맑은 영혼의 소유자들입니다. 이런 지인과 약속은 언제나 간단 명쾌하지요. 만남 또한 언제나 환영입니다.

 

 

마음 맞는 사람과의 만남은 ‘무엇을 먹을지’ 고민이 필요 없습니다. 식성이나 취향 등이 비슷해 바로바로 정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몇 군데 집을 정해놓고 단골로 다니는 집을 찾아가는 터라, 그날 기분에 맞게 먹고 싶은 대로 움직이면 지요. 보통 단골집은 육고기, 생선회, 탕, 면류로 나뉩니다. 그 중 선택만 하면 되지요.

 

 

음식 궁합도 바뀌더군요. 오십 이전에는 육류를 더 선호하고, 오십 이후에는 해물 쪽을 찾는 경향입니다. 왜 그럴까?

 

 

나이 드신 분들은 “고기 먹으면 더부룩해 부담스럽다”며 소화기 계통에 문제 있음을 하소연하대요. 이런 경우, 고기와 해산물을 섞는 중간 지점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단골이 된 음식점이 바로 여수 문수동의 ‘수복갈비’입니다.

 

 

 

 

주꾸미와 삼겹 궁합이 절묘합니다. 

 

 

양파에 싸먹으면 더 맛있지요. 

 

 

살이 있는 주꾸미라 불판이 달아오르면 이렇게 꿈틀거립니다.

 

 

 

 

처음 소개하는 단골 맛집, 생삼겹과 주꾸미의 조화 ‘주꾸미볶음’

 

 

 

'수복갈비'는 꼭꼭 숨겨두고 소개하지 않았던 제 단골집입니다. 최초로 공개하는 이곳은 육류와 해물이 잘 어울립니다. 주인장 요리 경력은 25년째. 그도 처음에는 고기만을 고집했습니다.

 

 

하지만 여수가 바닷가라 손님들이 해물에 민감한 편입니다. 이로 인해 자의반 타의반 단골들에게 육류와 해물을 섞어 음식을 냈답니다. 그 결과 반응이 엄청 좋았다는군요. 이렇게 만들어진 메뉴가 생삼겹 해물삼합, 낙지볶음, 주꾸미볶음입니다.

 

 

수복갈비에 당도했습니다. 손님이 꽤 있습니다. 지인이 먼저 와 있더군요. 주꾸미볶음을 시켰습니다. 지인과 이야기를 나눕니다. 지인 표정이 다른 날과 달리 살아 움직입니다. 거기엔 아쉬움까지 함께 들어 있는 듯합니다.

 

 

그런데도 뭔가 말할 듯 말 듯 합니다. 분명 이유가 있을 터. 이럴 땐 상대방이 스스로 말을 꺼내기 전에 먼저 물어보는 게 예의입니다. ‘중이 제 머리 못 깎’듯, 자랑할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게 배려지요.

 

 

- 형님, 그간 별고 없지요?


“있네. 우리 딸, 날 잡으려고. 동갑인 서울 남자를 사귄대. 딸이 좋다니 나도 좋네. 남자가 여유 있고, 배려할 줄 알고, 암튼 마음에 들대. 근데 내 기분이 좀 그래. 시원섭섭 하달까. 딸 가진 아빠 마음이 다 이렇겠지.”

 

 

대박. 지인 딸, 나이 서른 둘. 요즘 늦게 결혼하는 추세라 늦겠다 싶었습니다. 근데 인연이 닿은 짝이 나타났나 봅니다. 둘 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 다닌답니다.

 

 

남자 집안 괜찮고, 생김새도 빠지지 않는다니 축하할 일이지요. 하지만 애써 키운 딸이 품을 떠난다고 생각하니 당연히 서운하겠죠.

 

 

이야기 도중, 밑반찬이 나왔습니다. 주꾸미볶음 밑반찬으로 소고기 육회, 선지, 문어, 다시마, 뼈 따귀 해장국 등이 나왔습니다.

 

 

여기에다 묵은 김치, 물김치, 고구마, 양념된장, 기름장, 초장, 파프리카, 야채샐러드, 상추, 깻잎 등 푸짐합니다. 주 메뉴가 나오기 전에 마시는 술안주로 육회와 선지, 문어 등은 제격이지요.

 

 

 

 

선지, 문어 등 밑반찬입니다.

 

 

밑반찬으로 나오는 육회가 죽이지요. 

 

 

밑반찬으로 뼈다귀 해장국까지 등장합니다.

 

 

선지 색깔 좀 보세요!

 

 

 

 

불판이 달궈지면 꿈틀꿈틀 움직이는 생물 ‘주꾸미’

 

 

“20대 때, 서울에서 전자 쪽 일을 7년 했어요. 하루는 이 일 해서 먹고 살겠냐 걱정되데요. 취미가 있던 요리 쪽을 알아봤더니 괜찮겠더라고요.

 

그 길로 고기 집에 들어가 하루에 3~4시간 자면서 밑바닥부터 5년간 죽어라고 일했어요. 서울서 150 받던 걸 이쪽에선 30만원 주대요. 돈이 아니라 음식 배우는 게 우선이었죠. 지금은 단골이 많아 먹고 살만해요. 고맙지요.”

 

 

단골집인 '수복갈비' 강윤식 사장의 회고담입니다. 그는 요리를 배우면서 “음식에 대한 고집(철학)까지 생겼다”합니다.

 

 

그가 내세우는 음식 만들기 원칙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재료는 신선한 걸 쓴다.

둘째, 해물은 무조건 살아 있는 생물을 쓴다.

셋째, 손님들에게 내는 모든 음식은 직접 만든다.

 

 

 

 

배추에 싸 먹고... 

 

 

주꾸미를 먹기 좋게 잘라줍니다. 

 

 

상추에 싸 먹고...

 

 

 

 

그의 아내, 김미순 씨가 전하는 남편의 고집을 들어보면 믿음이 충만할 겁니다.

 

 

“누가 강씨 아니랄까봐 고집이 세요. 새조개는 파지를 써도 괜찮은데 꼭 좋은 것만 써요. 가격이 세 배나 차이 나는데.

 

이게 남편의 ‘내 돈 벌겠다고 남 등쳐먹으면 안 된다’는 고집이죠. 남들은 다 하는데. 어떨 땐 이런 남편이 너무 답답해요.”

 

 

이런 마음을 알기에 '수복갈비'단골이 되었지요. 사실 겨울이 제철인 새조개는 정품과 파지 맛에 별 차이 없습니다.

 

 

하지만 주인장은 “새조개 파지를 쓰면 손님들이 껍질을 씹을 수 있다”며 “파지는 아예 사용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조금 있으면 또 새조개 철이네요.

 

 

주꾸미는 “알이 찬 걸로만 콕 집어 골라 온다”네요. 왜냐하면 "손님들이 주꾸미를 찾는 건 알이 통통한 걸 먹고 싶은 마음"이란 걸 알기에. 물론 알이 통통한 주꾸미 사면서 가격은 더 쳐 준답니다.

 

 

드디어 주꾸미볶음이 나왔습니다. 처음 보면 이게 뭐지 싶습니다. 양배추, 대파, 양파, 고추 등에 가려 생삼겹과 주꾸미가 잘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불판에 불을 켜고, 불판이 달궈지면 뭔가 꿈틀꿈틀 움직이는 게 보입니다. 그게 바로 야채 밑에 숨어 있던 주꾸미입니다. 이걸 보면 말하지 않아도 살아 있는 생물 주꾸미를 재료로 쓴다는 걸 알 수 있지요.

 

 

 

 

 

주꾸미를 어느 정도 먹으면 시금치와 당면을 얹어 줍니다.

 

 

주꾸미 대가리를 먹어야 제대로 먹은 것 같습니다. 

 

 

마지막에는 볶음밥이 등장합니다.

 

 

 

 

주꾸미볶음의 끝판왕, 주꾸미 대가리 통째 먹기

 

 

 

주꾸미볶음의 주재료인 주꾸미와 생삼겹이 의외로 잘 어울린 음식 궁합입니다. 고기 좋아하는 사람과 해물 좋아하는 사람의 취향을 절묘하게 버무린 거죠.

 

 

'수복갈비' 단골이 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달달하고 매콤한 양념이 입맛 살게 한다는 거. 음식의 깊은 맛은 아무나 못 내지요. 묘한 건, 매워서 땀이 나는데 요상하게 맵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는 겁니다.

 

 

주꾸미는 알이 통통한 봄이 제철입니다. 하지만 잡는 건 일 년 내내 잡습니다. 주꾸미 잡는 방법은 봄과 가을이 다릅니다. 봄 주꾸미는 주로 통발 등을 사용하는 반면, 가을 주꾸미는 주로 주낙으로 잡습니다.

 

 

 

 

 

주꾸미볶음, 맛있겠죠? 

 

 

으으으으~, 요 대가리가... 

 

 

고놈, 참 잘생겼다~~~

 

 

 

 

먹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먼저 주꾸미와 생삼겹을 따로 따로 먹어도 좋습니다. 또 주꾸미와 삼겹살을 같이 상추 등에 싸 먹어도 맛납니다.

 

 

제 경우, 양파 쌈을 즐깁니다. 양파를 달라 해서 주꾸미와 삼겹살을 같이 올려 싸 먹으면 알싸한 양파와 어울려 매콤함과 상큼한 맛을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 이걸 적당히 먹고 나면, 시금치와 당면이 나옵니다. 이건 꼭 리필처럼 공짜로 먹는 것 같은 기분입니다.

 

 

주꾸미볶음의 끝판왕은 역시 대가리입니다. 머리는 잘라서 먹어도 되나, 제 경우 통째로 먹어야 푸지게 제대로 먹은 포만감이 들더라고요.

 

 

마지막은 볶음밥입니다. 콩나물, 김 가루 등과 밥을 넣고 비벼 볶아 줍니다. 이건 조금 눌려 딱딱 긁어 먹어야 제 맛이지요. 땀 흘리며 함께 먹었던 지인의 한 마디가 뿌듯합니다.

 

 

 

“딸 결혼한다고 서운했던 마음이 주꾸미 덕에 속 시원하게 확 풀렸네.”

 

 

 

 

 

주꾸미볶음. 낙지 좋아하는 분들은 낙지볶음으로 주문하시면... 

 

 

볶음밥은 딸딸 긁어 먹어야 맛이지요. 

 

 

주꾸미볶음 한상차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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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꾸미 샤브샤브의 꽃, 오동통한 주꾸미 대가리

 

 

여수 맛집, 희야네에 갔더니, 막걸리를 들이고 있대요. 친절하게 한 컷...

 

와~, 푸짐하다...

 

 

 

만남과 음식.

 

어떤 사람은 미리 약속 잡고 만나더군요.

저는 그때 상황 따라 보고 싶은 사람 만납니다. 보고 싶은 사람은 바로 만나야 제 맛이니까.

 

특히 친한 친구나 지인 보는데 약속 날까지 잡고 만나는 건 영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각자 취향이지요. 암튼 이런 만남을 돋보이게 하는 건 맛난 음식입니다.

 

 

“성님, 오늘 봅시다!”


“그래 마음 놓고 한 번 보자. 어디서 볼까?”

 

 

아니라도 할 수 없지요.

선약 아닌 터라 기대치 않았던 횡재였습니다. 어디가 적당할까? 둘 다 선술집 분위기를 선호합니다. 그런 만큼 어디를 골라도 무리 없습니다. 다만, 늘 배려했던 것처럼 또 배려하면 됩니다.

 

 

“막걸리 공장 사장 만나는데 막걸리 집에서 봐야지 어디서 봐요.”


“오늘은 내가 그리 갈게. 택시 타고 어디로 갈까?”

 

 

고맙지요. 은연 중 배려하니, 인자하신 지인도 배려합니다. 서로 죽이 맞는 게지요.

 

 

 

주꾸미 샤브샤브 밑반찬입니다.

 

 

수족관에 붙은 주꾸미...

 

 

여수세계박람회 공식 막걸리였던 '여수 막걸리'에는 한 장인의 정신이 녹아 있습니다.

 

 

 

샤브샤브 천국 여수, 주꾸미 샤브샤브 먹어봤을까?

 

 

“오신다면 저야 감사하죠. 소호동 ‘희야네’로 오세요.”


“안주는 뭐 먹게?”

 


“봄 주꾸미라는데 주꾸미 먹게요.”


“좋지. 금방 갈 테니 안주 시켜 놓고 기다려.”

 

 

여수시 소호동 ‘희야네’에 갔습니다.

이곳은 제가 꼽는 여수 맛집 중 하나입니다. 홀과 칸막이가 있고, 안주도 계절 안주라 신선도가 으뜸입니다.

 

마침, 차에서 여수 막걸리를 내리고 있더군요.

수족관에는 주꾸미, 낙지 등이 놀고 있었습니다. 술 마시기엔 조금 이른 술시. 그런데도 손님이 한 테이블 앉았더군요.

 

 

 

 

주꾸미 도망치고...

 

 

그래, 막걸리는 이 맛이지!

 

 

주꾸미 샤브샤브 대령이오!

 

 

 

“물 좋은 안주는 뭐가 있죠?”


“주꾸미도 좋고, 낚지도 좋아요.”

 

 


“그러~엄, 주꾸미로 주세요.”


“구이로 드릴까요, 데쳐 잘라 드릴까요, 즉석 샤브샤브로 드릴까요?”

 

 

요기서 망설였습니다.

글쎄 뭘 먹지? 여수는 샤브샤브(데침회) 천국입니다. 겨울에는 새조개 샤브샤브. 여름에는 하모(장어) 샤브샤브가 대표적입니다.

 

 

하지만 여수에서도 주꾸미 샤브샤브는 흔치 않습니다.

지인이 이걸 먹어 봤을까? 봄이 제철인 주꾸미 샤브샤브로 주문했습니다. 임용택·조화선 부부가 도착했습니다.

 

 

 

주꾸미 샤브샤브 육수 끓이기...

 

 

육수가 끓자, 주꾸미 투하...

 

 

맛 있겠는데...

 

 

얼릉얼릉 자르시오!

 

 

눈으로 먹는 주꾸미, 아~ 쥑인다!!!

 

 

 

초장에 빠진 주꾸미 맛이요? 그건 이미 상황 끝!

 

 

“뭐 시켰어?”


“주꾸미 샤브샤브. 괜찮지요?”


“주꾸미 샤브샤브는 처음이네. 새로운 걸로 아주 잘 시켰어.”

 

 

지인도 처음이었습니다.

밑반찬으로 단호박, 메추리알, 마늘장아찌, 김무침, 어묵 볶음, 갓 국물김치, 낙지 호롱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여수 막걸리 두 통과 주전자가 대령했습니다. 막걸리를 따랐습니다.

 

목이 말랐을까?

술이 고팠을까? 꿀꺽꿀꺽 단숨에 마셨습니다. 시원한 막걸리가 목줄기를 타고 위로 들어가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흐뭇한 표정이 절로 지어졌습니다. 맛 좋다 이거죠.

 

 

 

초장에 빠진 주꾸미...

 

 

이제 드셔도 됩니다!

 

 

주꾸미는 대가리가 꽃이지요... 정말로?

 

야채부터 먹고, 그 다음에...

 

 

주 메뉴인 ‘주꾸미 샤브샤브’가 왔습니다.

뚝배기 그릇에 양파, 다시마, 대추, 바지락, 단호박, 무, 달걀 등이 육수와 함께 들어 있었습니다. 이어 고추, 마늘, 부추, 버섯, 초장, 양념장 등이 놓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수족관에서 잡은 주꾸미까지 자리 잡았습니다. 그릇에 담긴 주꾸미 도망가느라 여념 없었습니다. 도망가는 주꾸미 잡느라 신경 쓰이데요.

 

 

주꾸미 샤브샤브 국물이 지글지글 끓었습니다.

주인장, 인정사정 볼 것 없이 주꾸미를 집어넣었습니다. 주꾸미가 익자 가위로 잘랐습니다. 주꾸미 자르는 모습을 바라보는 눈에는 이미 침이 흥건하게 고였습니다. 덤으로 “야~, 맛있겠다!”라는 흐뭇한 웃음이 맺혔습니다. 주꾸미 샤브샤브, 눈으로 먹는 맛도 기가 막혔습니다.

 

 

주꾸미 다리 하나 들어 초장에 풍덩 빠쳤습니다.

초장에 빠진 주꾸미를 건져 앞 접시에 놓았습니다. 맛이요? 만나는 사람이 좋으면 그건 이미 상황 끝! 주꾸미에 이어 국물까지 쭉 들이켰습니다.

 

몇 차례 폭풍 흡입 후 한가롭게 자리만 차지하던 막걸리에게도 눈길을 돌렸지요. 막걸리 한 잔 들어가니, 세상사가 모두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헉!!!!!

 

 

요것도 먹다가...

 

 

이게 메인이라!!!

 

 

이 쥑일 놈의 주꾸미 사랑!!!

 

 

 

아쉬웠을 일상 속의 사랑 놀음에 대한 보상, ‘주꾸미’

 

 

배가 살살 불러오는데도 눈길을 잡아끄는 게 있었으니….

그건 바로 알이 오동통하게 꽉 찬 ‘주꾸미 대가리’였습니다. 주인장이 가위로 대가리를 잘랐습니다. 그 틈으로 밥알처럼 삐져 터져 나오는 탱글탱글한 주꾸미 알.

 

 

‘아~’ 탄성과 함께 입맛을 빼앗겼습니다.

푸짐한 주꾸미 대가리를 한 입 입에 넣었습니다. 입안에서 터지는 주꾸미 알 씹히는 소리에 온몸이 짜릿했습니다.

 

 

“당신, 한 입 먹어 봐!”


“어머, 당신이 웬일?”

 

 

지인, 주꾸미 맛에 푹 빠진 상태에서도 아내에게 눈길을 주더군요.

얼굴에 쑥스러운 미소 가득한데도 못 이긴 척 먹여주고 받아먹는 지인 부부…. 예전 같으면 상상 안 될 광경. 당근, 웃음 천지였지요.

 

 

 

음마야~~~, 당신 먹어!

 

 

내가 먹을게... 놀리지 말고...

 

 

요건, 당신 먹어... 난 괜찮은게 당신 머거... 됐다니까! 당신...

 

 

알써, 그럼 내가 먹을게... 고마워...

 

 

 

요건 내가 먹을게용~^^ 아~ 안 돼!

왜? 우리 각시 줘야지..................

 

 

주꾸미 광고 찍어도 되겠네...

 

 

요건, 누가 먹을까?

 

 

난 요거나 먹어야겠당~^^

대가리는 자기들이 다 먹고...

 

 

여기에서 막걸리처럼 농익은 중년 부부의 알싸한 사랑을 엿볼 수 있었답니다.

사랑, 아주 끈끈한 이 죽일 놈의 사랑이었습니다. 혼자 지켜보기가 아까워 카메라를 치켜들었습니다.

 

 

“뒤에서 누가 쫓아오는 것도 아닌데 뭐 그리 급해요. 천천히 좀 하세요.”

 

 

몇 차례 연출 했습니다.

사실, 연출 없이 첫 번째 찍은 사진이면 충분했습니다. 하지만 백제의 미소처럼 은은한 웃음이 가득한 지인 부부의 사랑 놀음에 빠져 계속이고 그 광경을 보고 싶었습니다.

 

왜냐?

그들 부부 돌아가며 많이 크게 아팠습니다. 하여, 서로의 건강 돌보며 챙기느라 아쉬웠을 일상 속의 사랑 놀음에 대한 보상 차원이었습니다.

 

 

사랑, 애처로울 때 더 진하나 봅니다. 사랑합니다!

 

 

 

당신 한 입 더해!

 

 

아싸!!! 남편이 먹여주는 게 최고지...

 

 

여보 고맙고, 사랑해!!!

 

 

요런 게 행복이지요!!!

 

 

국물도 쥑이고...

 

주꾸미 샤브샤브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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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withcoral.tistory.com BlogIcon 내멋대로~   수정/삭제   댓글쓰기

    주꾸미를 올해는 못 먹었는데..
    알찬 주꾸미 먹고 싶네요..

    2015.05.05 10:17 신고

산삼, 사람 구별한다지요? 봄나물도 마찬가지
뱀이 길 가운데서 머리를 들고 쉭쉭 소리를 내는데…
봄 향과 행복이 주렁주렁 달린, 여수 섬달천 나들이

 

 

 

 

인생길, 별 거 랍디까?

 

 

구비구비 돌아가는 게 인생 길.

 

 

굴곡이 있어야 재밌는 인생 길!

 

 

 

‘인생 길’

 

그 자체가 곧 여행이라지요? 여행, 언제부터인가 주말이면 해야 될 일이 되었습니다. 그래야 한 주간 쌓인 피로가 풀린 것 같은 기분….

 

 

봄나들이 겸 운동 삼아 나선 곳은 여수시 달천도. 주로 ‘섬달천’이라 불리는 섬으로, ‘달래도(達來島)’라 불리기도 했습니다. 이 섬 주변은 갯벌이 아주 좋습니다. 참 꼬막, 바지락, 낙지, 개불, 피조개, 대합, 주꾸미, 문어 등이 풍부합니다.

 

 

특히 섬달천은 갑오징어가 유명합니다. 한 때 섬달천에 살았던 ‘송강 정철’의 둘째 형인 ‘청사 정소(鄭沼)’ 선생 때문입니다. 청사 선생은 “을사사화(조선 명종 1545년) 때 억울하게 화를 당해 벼슬에 나가지 않고 섬달천에 은거”하며 살았습니다.

 

섬달천 오징어가 등장하는, 정소 선생의 시(詩) 한 수 읊고 시작하지요.

 

 

 

 

보리수 나무 꽃입니다.

 

 

갯벌, 생명의 보고입니다.

 

소나무도 생명을 잉태하고...

 

 

 

     종산포(種蒜圃)

                                    정소(鄭沼)

 

  마늘 심은 밭
  그 밭은 소라포에 있다네
  포구에는 물고기가 있으니
  이름은 오징어라네.
  긴 다리와 단 물도 밭 주변에서 얻고
  밭에 마늘 심어 긴 줄기를 뽑았네.
  마늘 밑에 물고기가 걸리니 잡기가 쉬워.
  물고기에 마늘이니 먹는 것도 넉넉하네
  돈을 주고 사지 않아도 날마다 풍족하니
  어느 정승과 이 즐거움을 바꾸리
  세간에서는 아무도 모른다네, 이 깊은 즐거움을

                     - ‘여수 아으동동다리’, 김준옥 -

 

 

마늘 밑에 물고기가 걸릴 정도였다니, 놀랍습니다. 넉넉한 섬 마을 생활과 정승자리를 바꾸지 않는다니, 대단한 풍류입니다. 자전거 하이킹 코스로 각광받는 현실이 옛날 정소 선생의 풍류를 대변하는 듯합니다.

 

 

 

매화꽃 진 자리 매실이 앉았습니다.

 

 

“어머, 여기 해당화가 피었네!”

 

 

길 걷던 아내, 좋아하는 해당화 꽃을 발견했습니다. 5월이면 ‘영광 백수해안도로’에 가득한 해당화를 떠올리고 있을 게 뻔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백수해안도로를 들먹입니다. 달랑 한 그루인 해당화 꽃 향 맡으며 행복해 하는 아내가 감사할 뿐. 작은 것에 고마워 할 줄 아는 그 마음이.

 

매화 꽃 피던 자리에는 매실이 열렸습니다.

 

 

 

“여기 봄나물 천지네, 천지.”

 

 

매화에도 열리지 않는 아내 마음이 봄나물에 열렸습니다. 산삼, 사람 구별한다지요? 선몽을 꿨거나, 착한 일을 한 사람 등에게만 보인다는. 봄나물도 마찬가집니다. 그쪽으로 촉을 세운 사람에게만 보인답니다. 아내, 어느 새 산 속에 있습니다. 그럼 그렇지, 했네요. 아내 겸연쩍은지 한 마디 내뱉습니다.

 

 

 

해당화 핀 갯가길.

 

 

섬달천과 육지를 연결하는 다리 풍경

 

섬 마을의 여유...

 

 

 

 

“보릿고개 시절, 집에 지혜로운 며느리가 들어오면 봄나물로 배를 채워 집안사람들 허기를 면했다는 말 알지요?”

 

 

개뿔, 모를 수가 있나. 해마다 하는 말인데. 아내가 있는 자리는 역시 고사리, 취나물, 솜나물, 엉겅퀴 등 봄나물 천지입니다. 고사리는 어느 부지런한 아낙들에 의해 몇 번 손을 탔다는데도 여전히 많습니다. 취나물 향은 공중에 둥둥 떠다닙니다. 봄나물 따는 재미에 푹 빠졌습니다.

 

 

특히 제 눈길을 끈 건, ‘엉겅퀴’였습니다. 십 수 년 전, 단 한 번 먹었던 국에 단번에 빠졌었습니다. 엉겅퀴 잎으로 끓인 일명 ‘환각구 국’이었지요. 그 뒤 그 식당에 먹으러 갔더니 문 닫았더군요. 요걸 먹으려 천지를 뒤졌는데 찾지 못했습니다. 이제 다시 환각구 국 먹을 기회가 코앞에 온 겁니다. 미치고 폴짝 뛸 정도로 환장했지요.

 

 

 

취나물

 

 

엉겅퀴 순.

 

매실이 익으면...

 

 

“여봇!”

 

 

공중을 가로지르는 날카로운 비명소리. 거의 울음에 가까웠습니다. 언젠가 산길에서 마주친 멧돼지를 보고도 놀라지 않았다던 아내. 그런 아내의 외줄기 비명소리에 간이 철렁했습니다. 재빨리 달려갔습니다. 놀라 자빠질 듯, 사색이 되어 뒷걸음질 치는 아내가 보였습니다. 그리고 다 죽어가는 목소리.

 

 

“엉엉엉엉~. 뱀이…, 길 가운데서 머리를 들고 쉭쉭 소리를 내는데….”

 

 

띄엄띄엄, 할 말은 다 하는 모습에 ‘픽’ 웃음 나대요. 강철 같은 아내가 여리디 여린 한 아낙일 줄은…. 하여간, 아내는 뱀이 싫어, 뱀 뿐 아니라, 뱀 비슷하게 생긴 먹을거리인 장어, 미꾸라지 등조차 아예 쳐다보지 않습니다. 그러니 할 말 다했지요. 조용히 나무 작대기를 들어 뱀을 한쪽으로 몰았습니다. 녀석도 엄청 놀랐더군요.

 

 

“어머, 음나물이 여기 있네.”

 

 

단풍나무인 줄 알았더니, 음나무였습니다. 아내, 순이 다 자랐다고 먹기 힘들겠다며 내년을 기약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아내는 무척 행복해 했습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싱그러운 나물 무쳐 먹을 수 있겠다며.

 

 

 

봄나물 캐다가 본 바다는...

 

 

저기서 뭐할꼬? 봄나물 캐지롱~^^

 

뱀이...

 

 

 

파릇파릇 청 보리밭과 마을, 해안 풍경과 여자만 경치가 멋들어지게 어울렸습니다. 아내, 한 집을 가리키며 “마당이 있는 집에서 살면, 이 집처럼 텃밭 한쪽에 취나물, 돈나물 등도 심고, 상추도 심어, 먹고 싶을 때 따 먹어야겠다!”는 바람을 강하게 내비췄습니다. 이쯤이면 대성공입니다. 무슨 말인지, 눈치 채셨죠?

 

 

“여기에 학교가 있네. 폐교 됐나 봐.”

 

 

소라초등학교 달천분교입니다. 학교 교문으로 향하는 계단 양 옆으로 핀 철쭉이 폐교된 학교의 썰렁함을 감싸 안고 있습니다. 엊그제만 해도 동백꽃이 활짝 피었는데, 철쭉에게 그 자릴 내 줬더군요. 세월은 무심합니다. 마을 골목길을 돌아오니 방파제에 정박한 배 눈에 띱니다. 청사 선생께서 마늘 대를 낚시대 삼아 낚은 오징어를 떠올리며 침 흘리고 돌아섭니다.

 

 

 

취나물 장아찌.

 

환각구 국.

 

 

 

집에 오니, 준비된 반가움이 가득합니다. 봄나물 먹을 생각 때문이지요. 우선 고사리는 삶아 말립니다. 솜나물도 나물로 변신 중입니다. 아내, 솜나물 묻히다 말고 “너무 쓰다!”며 인상 찌푸립니다. 봄나물이 달리 약이겠어요? 취나물도 즉석에서 나물과 장조림으로 거듭납니다.

 

 

뭐니 뭐니 해도 압권은 환각구 국입니다. 이 국은 봄에 나는 엉겅퀴의 보드라운 잎을 따, 된장에 푹 재어 놓은 다음, 언제든지 꺼내 된장국을 끓이면 됩니다. 아내가 환각구 국을 직접 끓이고 있습니다. 이런 날이 올 줄 어찌 알았겠습니까! 이런 인생길이 곧 행복이지요.

 

 

 

 

청보리밭과 해안 풍경

 

 

벌과 나비...

 

마음의 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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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꾸미는 탱글탱글 알이 꽉 찬 대가리랑 먹어야 제 맛인데…
“주꾸미 주세요.”…“주꾸미 없는데. 삼치 먹어.”
술꾼들의 예상치 못한 우연한 만남 속 반가움과 의기투합

 

 

 

푸짐한 한상 차림입니다.(핸폰으로 찍었더니 사진이...)

 

 

봄철, 도다리와 주꾸미가 제철입니다. 도다리 쑥국은 먹었습니다. 그러나 주꾸미는 먹질 못했습니다. 저번에 쌈밥에 밀려 놓쳤거든요. 그래, 주꾸미에 필이 꽂혀 있는 상태. 마침, 저녁 먹자는 지인에게, 집에서 가까우며, 새로 개업한 주꾸미 집을 제안했습니다. 좋다더군요. 친구까지 불러, 저번에 놓친, 봐뒀던 주꾸미 전문점으로 ‘룰루랄라~ 고고 씽’했습니다.

 

 

들어서자마자 뭔가 ‘쎄~’ 했습니다. 인테리어가 신세대 취향. 머릿속에, 불판 위에 자글자글 익는 주꾸미를 떠올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피자 등과 함께 나오는 신세대 취향의 주꾸미 체인점이었지요. 아이들과 함께 먹기엔 제격. 하지만 어른들이 술안주 삼아 먹기엔 아니었지요. 일단 먹어보자, 시켰지요. 그래도 속으로 기대하고 기다렸습니다.

 

 

나온 음식을 보니, “이걸 어쩌?” 한숨이 절로 나왔습니다. 주꾸미는 익혀서 다른 주전부리와 함께 나오더군요. 그것도 주꾸미 대가리는 구경하기 힘들었습니다. 주꾸미, 밥에 비벼 먹는 것으로 만족하자 생각하고, 꾸역꾸역 목구멍으로 넘겼습니다. 그런데 먹으면서도, 주꾸미가 생각나면 들르곤 했던 식당의, 불판에 지글지글 끓는 주꾸미 생각이 떠나질 않는 겁니다.

 

 

지인들과 이야기 꽃을 피웁니다.

 

 

주꾸미는 탱글탱글 알이 꽉 찬 대가리랑 먹어야 제 맛인데…

 

 

“이게 아닌데. 주꾸미는 탱글탱글 알이 꽉 찬 대가리랑 먹어야 제 맛인데….”

 

 

아쉬움에 가득 찬 투정이 슬금슬금 기어 나왔습니다. 아·뿔·싸. 일행들 입맛까지 버린 꼴이었지요. 일행에게 미안하긴 했지만 본능적으로 나온 터라, 이 집으로 이끌었던 민망함을 참을 수밖에. 분위기 잡친 걸까. 지인, 한 마디 거들더군요.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더니, 너도 이럴 때가 있네. 저 번에 이 집에 와서 못 먹었던 뒤끝이잖아. 이번에도 안 왔으면 이집 생각에 잠 못 이뤘을 거 아냐. 이거라도 먹었으니, 후회 없다 생각하고 그냥 먹어.”

 

 

생각을 고쳐먹었습니다. 그렇지요. 먹어봤으니 미련 없을 테지요. 역시, 맛에 관한 추억은 정확하나 봅니다. 그러나 다른 테이블 손님들은 잘 먹더군요. 제 입맛이 너무 까탈스럽나 싶었습니다. 근데, 저만 그런 게 아니더군요. 친구도 한 마디 보탰습니다.

 

 

“입맛 버렸다. 이렇게 먹고 집에 가면, 먹고 싶었던 주꾸미 생각에 잠을 못 자겠지? 다른 곳에 가서 주꾸미 다시 먹던가, 아니면 다른 거라도 먹고 가자.”

 

 

무척 반가웠습니다. 친구 말대로, 이렇게 집에 가면 머릿속에 주꾸미 볶음이 뱅글뱅글 돌 것만 같았습니다. 셋이서 의기투합. 택시 타고 이동. 일단 피조개 등 패류 집을 찾아 여수 신기동 골목에서 어슬렁거렸습니다.

 

 

순대 튀김이 덤으로 나왔습니다.

 

 

“주꾸미 주세요.주꾸미 없는데. 삼치 먹어.”

 

 

구수한 경상도 억양의 지인이 벌써 이쪽 터줏대감 친구에게 전활 걸었더군요. 통화가 끝나기 무섭게, 어깨에 힘을 잔뜩 넣은 채로, 웃음을 잔득 머금고, 호기롭게 그러대요.

 

 

“야, 미담 마차로 가자. 내 친구 일행도 거기 있단다.”

 

 

몇 번 갔던 곳이라 익숙했습니다. 제철 안주가 푸짐한 곳이지요. 하여튼 총대 맨 지인을 졸래졸래 따라 갈 수밖에. 지인, 경남 창원서 중학교 같이 다닌 친구 볼 정신에 발걸음이 축지법 수준이었습니다. 선술집에 앉아 있던 세 명의 술꾼이 일행을 반겼습니다. 아는 사이에, 예기치 않았던 만남이라 더욱 의기투합했지요.

 

 

“주꾸미 주세요.”
“오늘은 주꾸미 없는데. 그냥 삼치 먹어.”

 

 

여기까지 온 사연 설명에 웃음이 터졌습니다. 술자리는 이렇게 왁자지껄 해야 제 맛이지요. 고동, 김, 게, 두릅, 파장 등 푸짐한 한 상 차림에 입이 쩍 벌어졌지요. 게다가 순대 튀김까지 덤으로 주시더군요. 김에 삼치 올리고, 양념장 올려, 한 입에 쏙! 이걸 먹으니, 그제야 속이 풀리는 거 있죠. 여수 맛집다웠습니다.

 

 

맛에 꽂히면 먹어야 직성이 풀린다는 거 아시죠. 역시나, 맛은 행복입니다!

 

 

 

입에서 살살 녹는 삼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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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조개 등 오지고 푸진 해산물이 공짜라고?
푸짐한 장어와 해산물 - 이기자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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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푸진 해산물이 공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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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조개, 보고만 있어도 군침이 돌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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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푸짐한지 이 귀한 것도 한쪽으로 밀리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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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치미도 압권이었습니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 마무리와 새해 준비로 바쁘시죠?

저도 한 해 반성 많이 합니다. 겸손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게 가장 후회스럽네요. 천성이라도 고칠 건 고쳐야 하는데…. 새해에는 더 노력해야겠습니다.

연말연시 속 편할 날이 없을 것입니다. 오늘 소개할 곳은 불편한 속 걱정일랑 붙들어 매셔도 될 만한 곳입니다. 저도 맛의 수도 여수에서 이런 집은 처음입니다.

제가 도착했을 때, 기본 상차림이었습니다.

전복마저 피조개에 밀리더군요.

속살을 자랑하는 게지.

깨와 고추 등을 얹은 피조개.

 

피조개 등 오지고 푸진 해산물은 공짜라고?

글쟁이 5명이 여수시 학동 진남시장 내에 있는 <이기자> 식당에서 송년회 겸 신년 각오 겸 모였습니다.

좀 늦었는데 상을 보니, 먹고 싶었던 음식이 모조리 모였더군요. 전복, 피조개, 대하, 주꾸미, 문어, 생굴, 개불, 게지, 낙지 등이었습니다. 그런데 본 메뉴인 깨장어구이(붕장어구이)는 아직 등장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더 기막힌 건 깨장어 5인분에 7만원인데 피조개, 전복 등 먼저 깔린 해산물은 공짜(?)였습니다. 입을 ‘쩌~억’ 벌리고 말았지요.

가장 반가웠던 게 피조개였습니다. 생으로 먹는 피조개가 정력에 좋다는 건 익히 아실 테죠? 또한 피조개는 겨울과 봄이 제철이며, 당뇨예방과 시력회복에도 아주 좋은 식품입니다. 먹던 중, 시원한 콩나물국과 키조개 무국까지 나오더군요.

기본 차림을 해치우는 사이, 본 메뉴인 깨장어 구이가 지글지글 연기를 풍기며 나왔습니다. ‘으으으으~’ 코가 미칠 지경이더군요. 덩달아 나온 게 보기만 해도 시원한 바지락 국이었습니다. 정말이지, 혀를 내두를 지경이었습니다.

반지락 국도 시원했습니다.

이것저것 겨우겨우 비우느라 힘들었습니다.

동치미에 든 배추 속이 무척 아삭이더군요.

본 메뉴인 깨장어가 나왔습니다.

우리끼리만 이용하게 고이고이 아껴두자?

마지막으로 밥을 먹었습니다. 여기에 같이 딸려 나온 게 돌산갓김치, 배추김치, 꼬막, 파래무침, 파김치, 생선 무 조림 등이었습니다. 특히 눈길을 사로잡은 건 긴긴 겨울밤 간식의 별미 중 별미인 동치미였지요.

<이기자>식당의 음식은 하나하나 직접 만들어 어찌나 정성이 깃들었는지 한 눈에 알겠더군요. 아니나 다를까, 함께한 글쟁이들의 찬사가 이어졌습니다. 이런 찬사 끝에 나온 소리가 있었습니다.

“우리끼리만 이용하게 여기는 고이고이 아껴두자!”

그럴 수 있나요? 정말 오지고 푸진, 그리고 맛깔스런 상차림이었습니다. 여기라면 정말이지 속 풀이 걱정은 붙들어 매도 될 성 싶습니다. 참, 식당 예약은 필수라더군요. 그렇지 않으면 준비하기가 쉽지 않아 예약 없이 오시는 손님은 받지 않는다더군요.

모락모락 연기와 고소한 냄새가 코를 찌르더군요.

양도 많았습니다.

깨장어 배추에 싸서 먹어도 좋습니다.

으으으으, 이 맛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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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최고 요리사는 아니지만 정성만은 최고”
[여수 맛집] 주꾸미 요리 - ‘갑순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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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꾸미 회무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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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꾸미 회무침 기본 반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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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제일 좋아하는 주꾸미 볶음입니다.


“음식은 몸이 부르는 걸 먹어야 한다.”

이걸 “음식이 당긴다”고 하죠. 자기 몸에 부족한 영양소를 채우기 위함이랍니다. 그래서 음식에도 호불호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더라도 음식을 골고루 먹어야 좋겠죠?

저는 주꾸미를 좋아합니다. 그동안 주꾸미 맛집 두 군데를 돌아가며 먹었습니다. 그러다 지인 소개로 최근 새로운 곳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맛집을 찾을 때의 기분은 행복 그 자체입니다. 그러고 보면 행복은 다양하나 봅니다. 느끼기 나름이겠지만.

지인 안내로 간 곳은 여수시 여서동에 있는 <갑순이네>입니다. 이름 참 투박하죠? 주인장 노갑순(52) 씨 이름에서 상호를 땄더군요. 이런 투박함이 음식 맛을 내는데 제격인 것 같습니다.

 

주꾸미 요리가 일품인 갑순이네.

주꾸미 회 무침, 반할 맛이었습니다.

비빌 때는 젓가락으로...

아직도 먹을 때의 맛이 살아 움직이고 있습니다.

주꾸미 회 무침 상차림.

주꾸미 대가리도 장난 아니대요.

주꾸미 회 무침, 어 장난 아니네! ‘갑순이네’

지인의 예약으로 <갑순이네>에 갔습니다. 밑반찬으로 서대 찜, 김무침, 무채, 멸치조림, 물김치, 묵은 김치, 배추나물, 다래나물, 총각김치, 톳 무침 등이 나왔더군요. 거기에 김 가루를 얹은 비빔용 그릇이 준비되어 있더군요.

자리에 앉자, 본 메뉴인 주꾸미 회 무침과 된장국이 함께 나왔습니다. 주꾸미 회 무침이 서대 회무 침처럼 버무려 나오더군요. 처음 대하는 주꾸미 회 무침이 반가웠지요.

먼저 된장국 맛부터 봤습니다. 기본에 충실한 맛이었습니다. 대개 기본에 충실한 맛이면 다른 것도 맛깔스럽습니다. 주꾸미 회 무침을 먹었습니다. 어~, 이거 장난 아니데요. 아무 때나 여수의 맛으로 내놔도 손색없겠더군요.

그렇게 달지도 않고 매콤한 게 입맛에 쩍쩍 달라붙더군요. 어떤 식초를 쓰느냐 물었더니, 역시 막걸리 식초를 직접 만들어 사용한다더군요. 유명 맛집은 대부분 막걸리 식초를 쓰기에 고개를 끄덕였지요. 

 갑순이네에서 직접 만드는 막걸리 식초.

주꾸미 볶음은 요리 먹어야 맛있더군요. 아삭아삭 씹히는 배추의 맛도 좋지요.

주꾸미 볶음, 기대해도 좋습니다.

“저는 최고 요리사는 아니지만 정성만큼은 최고”

주인장 노갑순 씨에게 요리하는 자세에 대해 물었습니다.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로 우리 식구가 먹는 것처럼 만들어요. 손님들이 빨리 주라고 해도 그럴 수가 없어요. 넣을 건 제대로 넣고 맛을 내야 맛있거든요.”

그녀는 “저는 최고 요리사는 아니지만 정성만큼은 최고”라며 “손님이 맛있게 먹고 갈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하대요.

이 말을 들으니 제가 가장 좋아하는 주꾸미 볶음 맛은 어떨까?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하여, 배부르다는 지인을 졸라(?) 주꾸미 볶음을 추가로 시켰습니다.

요건 주방에서 볶아 나오더군요. 식탁에서 요리하면 옷에 튈 우려가 있다나요. 그래도 직접 구워야 눈과 귀로 먹는 재미가 있는데…. 아무튼 오동통 살이 오른 주꾸미 대가리에 눈이 꽂혔습니다. 정말 입맛 당기더군요. 오랜만에 먹는 행복을 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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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장에 못지않은 밥도둑 주꾸미
땀 뻘뻘 흘리며 먹는 맛이 일품
 



“입맛도 없는데 뭘 먹지?”

아내에게 말하면 어김없이 나오는 말이 있습니다.

“당신 좋아하는 주꾸미 먹을까요?”

이럴 정도로 주꾸미를 즐겨 먹습니다. 낙지ㆍ주꾸미ㆍ오징어를 나란히 놓고 무얼 먹을래? 물으면 제 경우 주꾸미를 택합니다. 참, ‘주꾸미’ 하니까 왠지 기분이 안 나네요. 제 방식대로 ‘쭈꾸미’로 하렵니다.

왜 쭈꾸미를 좋아하는지 이유를 들자면, 오동통 알이 오른 녀석은 부드럽고 쫄깃쫄깃해서 그렇습니다. 낙지보다 덜 질기고 오징어보다 감칠맛이 좋기 때문입니다. 본래 쭈꾸미는 뜨거운 물에 살짝 데쳐, 몸통 째 초장에 찍어 먹어야 제 맛입니다.




‘주꾸미 고추장 구이’ 땀 뻘뻘 흘리며 먹는 맛이 일품

보통 쭈꾸미는 산란기를 앞둔 3월부터 5월까지가 제철입니다. 예전에는 소라나 고동 껍질을 이용해 잡았으나, 요즘은 그물로 잡아 올립니다.

지금은 제철이 아닌 관계로 고추장 양념에 묻혀 지글지글 매콤하게 볶아 먹는 게 최곱니다. 보기만 해도 맛깔나지요. 이는 땀을 뻘뻘 흘려가며 먹는, 매콤한 걸 즐기는 식성 탓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머리는 정력에도 좋다니 일석이조고, 금상첨화지요.



즐겨 다니는 집이 있습니다. 여수와 순천 경계에 있는 집인데 양념 맛이 그만입니다. 살아 있는 쭈꾸미는 성질이 급해 금방 죽습니다. 이곳은 주인이 직접 잡아 냉동시키니 베트남산이나 중국산 아닐까, 의심할 필요도 없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어 좋습니다.

쭈꾸미를 씻어 자른 다음, 양파ㆍ당근ㆍ파 등을 얹은 후, 고추장 양념으로 주물주물 주물러 불판에 올리면 됩니다. 연기와 함께 지글지글 익는 소리에 입 안 가득 군침이 돕니다. 이 쭈꾸미 구이는 밥도둑이라는 게장에 비할 바 아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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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 상(賞)에 얽힌 이야기
산낙지ㆍ주꾸미와 함께한 ‘먹거리 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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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물꾸물 산낙지.

매년 스승의 날이면 선생님들에게 상(賞)을 줍니다. 어떤 분들이 상을 탈까? 제대로 상 받을만한 분일까? 궁금합니다.

마침 주위에 상을 탄 선생님이 있습니다. 한창진ㆍ최상모. 지난 17일 ‘풀꽃사랑 여수’ 모임의 여수 율촌 수암산 야생화 탐사를 마친 후, 음식과 술을 두고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밑반찬과 소주가 먼저 들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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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장 주꾸미.

“상 타는데 왠 각서?”

“축하드립니다.”
“부끄럽게 무슨 축하? 다들 받는 건데. 하여튼 고마워.”

“헤헤~, 근데 무슨 상을 타셨죠?”
“알면서~. 장관상.”

“장관상 타기까지 과정이 있나요?”
“있지. 교육장상ㆍ교육감상을 거쳐야 장관상을 탈 수 있고, 국무총리상은 장관상을 타야하고.”

“두 분 다 교육감상은 타셨겠네요?”
“최상모 선생님은 안탔어. 도교육청에 올렸더니 아깝다고 장관상으로 올리자고 해서 각서(?) 쓰고 올렸대.”

“상 타는데 왠 각서?”
“장관상 안된다고 교육감상을 주는 게 아니거든. 교육감상은 자동으로 포기해야 하니 부담을 줄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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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진(좌), 최상모 선생님.

서류까지 알아서 냈더라고…

산낙지가 등장합니다. 파 송송 참기름 듬뿍한 접시에서 낙지가 꿈틀꿈틀 댑니다. 워~매, 입맛 당깁니다. 건배 후 꿈틀대는 낙지를 입에 쏙 넣습니다. 꿀맛입니다. 꼭 이거 먹으려 이야기를 나누는 것 같습니다.

“서류는 어디에서 작성하죠?”
“낯부끄러운 일인데 자기가 작성해. 다른 사람이 작성도 하지만 남이 작성한다 해도 도움 받아야 하고. 본인이 공적조서를 작성한다는 건 쑥스러운 일이지. 허나 어쩌겠어?”

“서류는 어떻게 제출했어요?”
“후배 선생님들이 상 타려 애를 쓰대. 이건 아니다 싶대. 나는 지금까지 상 타려 애쓰지 않았거든. 전교조에서 내라고 난리야. 서류까지 알아서 냈더라고.”

소주잔을 건넵니다. 곤란한 질문 말아 주십사 요청 같습니다. 그렇다고 비껴갈 순 없죠. 상추에 낙지를 싸 입에 넣는 선생님들 얼굴에 행복이 묻어 있습니다. 입 옆에 초고추장 묻은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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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나도 한 번 먹어보자.

"손가락질 할 선생들 없어"

“짓궂은 질문하나 하죠. 본인이 탈만한 사람이나요?”
“하하~. 좋게 말해 날카로운 질문, 나쁘게 말하면 뭔 이런 질문을?”

“(옆에서) 그래서 줬겠죠? (웃음) 넘치고 넘치죠. 헌신적인 분들이에요. 항상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아이들을 만나니까. 최상모 선생님은 야생화 탐방 등으로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한창진 선생님은 지역알기와 산악캠프 등에 열성이지. 손가락질 할 선생들 없어. 탈만해.”

기다렸던 주꾸미 구이가 들어옵니다. 뻘건 고추장 양념이 ‘꼴깍~’ 침을 삼키게 합니다. 불판에서 주꾸미가 익어갑니다. 소주가 한 순배 돕니다. 야생화 탐사에 이어 먹거리 탐사까지 좋습니다. 여기에 좋은 분들까지 함께 있으니 Good입니다요.

“졸업한 제자들에게 연락은 오나요?”
“오죠. 최근에는 청주에서 오겠다고 전화가 왔어. 자식이 넷이나 되는데 움직이기 쉽나? 오지마라 했지. 자식 넷 키우기가 보통 일이나. 편지도 와. 고생한 산악캠프 힘들어 선생님을 싫어했는데 지나고 나니 가장 기억난다고.”

얼굴 부끄럽다며 그만하잡니다. 때맞춰 밥이 들어옵니다. 선생님, 직업 참 부럽습니다. 이렇게 저렇게 성심껏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으니까요. 마음껏 키울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상을 주는 거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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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잔 밖에 안마셨는데. 이래서 손해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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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철의 알콩달콩 섬 이야기
각자의 인생사가 다 '섬'의 삶일 것입니다. 우리들의 이야기를 알콩달콩 풀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때론 진짜 섬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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