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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 장사 얼마나 되셨어요?…‘30년 넘었어요.’
부산에만 있다던 명물 비빔 당면, 그 맛은 과연?
[해운대 맛집] 비빔 당면 전문점 - 골목국시

 

 

 

 

국수입니다.

 

 

 

 

해운대에 사는 공덕진·김남숙 부부의 초대에 맞춰 부산을 가게 되었습니다. 지난해부터 번번이 미루다 드디어 가게 된 겁니다. 번개 모임에는 창원의 박천제·전영숙 부부, 최명락 교수(전남대 생명산업공학부), 저희 부부가 함께 했습니다. 저녁을 뷔페에서 배터지게 먹었습니다. 이후 와인으로 분위기 잡으며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다음 날 아침, 물 좋다는 해운대 온천욕을 하고 왔더니 해장 떡국이 차려져 있대요. 아침 겸 점심을 기대했는데. 어쨌든 식사 후 부른 배를 다스리기 위해 동백섬과 해운대 해수욕장, 영화의 거리 등을 걸었습니다. 배는 여전히 꺼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공덕진 씨는 일행을 생선구이 집으로 안내 중이었습니다. 그 사이 전화가 울렸습니다. 그의 아내였습니다.

 

 

 

 

 

동백섬에서 해운대 해수욕장을 배경으로...

 

 

해운대 해수욕장 백사장...

 

 

영화의 거리...

 

 

해운대 영화의 거리에 서면 나도 영화 배우...

 

 

 

 

 

“뭐라카노. 비빔 당면? 안 된다. 귀한 손님에게 국수와 당면이 뭐꼬.”

 

 

 

통화소리를 듣던 일행들, 누구 할 거 없이, 기다렸다는 듯 일제히 한 마디씩 던졌습니다.

 

 

 

“우린 당면 좋다. 국수 먹자.”
“아직 배도 안 꺼졌어. 다른 거 말고 부산의 명물 비빔 당면 먹자.”
“부산에 왔으면 부산 어묵, 비빔 당면 요런 걸 먹어 줘야지.”

 

 

 

폭발적인 반응 앞에 공덕진 씨가 “당신, 탁월한 선택이다! 신의 한 수다!”라며 갑자기 돌변했습니다. 이렇게 가게 된 곳이 부산 해운대 재래시장 안에 있는 비빔 당면 전문점 ‘골목국시’집입니다.

 

 

 

 

 

해운대 재래시장에 사람이 북적입니다.

 

 

요거 요거 유혹이지요...

 

 

 

 

‘세 번 놀란다’는 골목 국수집, 무엇에 놀랄까?

 

 

 

재래시장 구경은 언제나 신납니다. 길거리에 서서 어묵 먹고 싶음 마음이 꿀떡 같았습니다. 왜냐면 추운 날씨에 뜨끈뜨끈한 국물이 최고기에. 그렇게 한 눈 팔고 걷다 보니 “여기”라며 안으로 들어오길 재촉했습니다. 그런데 웬 걸, 가게 안이 재미있었습니다. 구조가 한쪽으로만 앉게 되어 있었고, 앞에는 거울이 있습니다. 웃음기 가득한 아내가 신기하다는 듯 가게 구조에 대해 설명을 했습니다.

 

 

 

“어머, 여기는 집과 집 사이에 있는 골목이잖아. 골목 사이에 가게를 냈네. 여보, 여기 너무 기발하다.”

 

 

 

살펴보니, 맞았더군요. 김남숙 씨 말로는 “이 골목국수 집에선 세 번 놀란다”더군요. 근데 그 첫 번째가 바로 골목 사이의 자투리땅 이용이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싶더라고요. 천천히 살피니 공중에는 에어컨과 선풍기까지 놓여 있대요. 입이 쩍 벌어졌습니다.

 

 

 

게다가 가격이 아주 쌌습니다. 비빔 당면과 국수가 단 돈 삼천 원이었습니다. 이런 아이러니가 있을까. 모두들 배부르다 면서도 비빔 당면과 국수를 함께 시켰습니다. 소화에 좋다는 면발이라 부담이 덜하다는 거죠. 밑반찬이 나왔습니다. 밑반찬은 딸랑 깍두기 하나였습니다. 하기야 국수에 반찬은 무슨~. 술술 넘기면 그만이죠.

 

 

 

 

 

일렬로 앉게 된 구조입니다.

 

 

건물과 건물 사이에 가게가 들어섰습니다.

 

에어컨과 선풍기가 있고...

 

 

 

 

국수 장사 얼마나 되셨어요?…30년 넘었어요.

 

 

 

국수가 먼저 나왔습니다. 한 줄로 앉아야만 하는 탓에 안에서부터 배달되었습니다. 국수 위에는 김, 시금치, 무 채, 깨, 양념장을 얹었더군요. 음식 먹기 전, 사진 찍는 걸 꺼리던 아내가 안하던 “사진 찍었냐”며 성화지 뭡니까. 그만큼 맛이 괜찮았나 봅니다. ‘얼마나 맛일길래?’라는 맛에 대한 짐작을 뒤로 하고, 직접 맛볼 차례였습니다.

 

 

 

어~, 보통이 아니었습니다. 면발은 ‘쫄깃’, 국물은 ‘걸쭉’했습니다. 마트에 장보러 갔다가 매번 지나치지 않고 먹었던 그 국수보다 훨씬 맛있었습니다. 여기서 두 번째로 놀랐지요. 그건 국수의 저렴한 가격과 깊은 맛이었습니다. 궁금증이 일었습니다. 살며시 미소 짓고 있는 주인장에게 직설화법으로 물었습니다.

 

 

 

 

 

국물을 담습니다.

 

 

국수, 맛은...

 

 

 

 

- 여기서 장사하신 지 얼마나 되셨어요?
“30년 넘었어요. 어머니가 하시던 걸 제가 이어 받았어요.”

- 여기도 가게 세를 내나요?
“….”

 

 

 

답이 없었습니다. 답을 재촉할 수 없는 그런 분위기였습니다. 어쨌든, 30년이 넘었다니, 말 그대로 헐이었습니다. 세 번째로 놀란 건 바로 세월이 켜켜이 쌓인 비빔 당면과 국수를 말아 온 ‘역사’였습니다. 마침, 옆에 중학생쯤으로 보이는 아들과 중년 엄마가 들어왔습니다. 그들은 10여 년째 단골이라더군요.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어요.

 

 

 

 

 

섞어야 맛있지요...

 

 

 

 

부산에만 있다던 명물 비빔 당면, 그 맛은 과연?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당면이 나왔습니다. 부산에만 있다던 부산의 명물 비빔 당면을 난생 처음 대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비빔 당면 위에 시금치, 무 채, 깨, 양념장 등이 고명으로 올려져 있습니다. 특히 당면을 좋아하는 지인은 국수를 게 눈 감추듯 처치한 후, 당면 그릇을 당겨 열심히 당면을 비볐습니다. 비비는 것과 먹는 것까지 보고 있자니 침이 고이대요.

 

 

 

 

 

비빔당면입니다.

 

 

흐미, 요걸 그냥...

 

 

맛은 어때요? 직접 묵어 봐라!

 

 

 

 

“비빔 당면 맛은 어때요?”
“그걸 어찌 설명하노. 니가 직접 묵어 봐라.”

 

 

 

그가 입 안에 미어지게 쑤셔 넣은 당면을 씹으며, 제 쪽으로 그릇을 밀어 먹길 권했습니다. 못 이긴 척, 당면을 앞 접시에 담았습니다. 비빔 당면을 한 입 넣었습니다. 형용할 수 없는 다양한 맛이 들어 있었습니다. 배가 불른데도 꾸역꾸역 들어가는 당면이 신기했습니다. 일행들이 마지막까지 당면을 끈질기게 먹는 지인을 묘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모습이 야릇했습니다.

 

 

 

 

먹는 거 쳐다보는 거 제일 뭐라 했지요? 야릇한 표정입니다.

 

 

 

 

비빔 당면과 국수를 먹고 나오는 길에 한 군데 더 들렀습니다. 부산 어묵 가게 앞이었습니다. 꽃게가 가운데 떠억 버티고 앉아 어묵을 호령하는 중이었습니다. 나이 드신 분들이 재래시장 한복판 길거리에서 어묵, 튀김, 뜨끈뜨끈한 어묵 국물까지 한 입하는 풍경이 장관이었습니다. 역시 감동은 작은 곳에서 밀려왔습니다. 부산의 명물 비빔 당면과 부산 어묵 덕분이었습니다.

 

 

 

 

 

어묵 가운데 꽃게가 앉았습니다.

 

 

왜 부산 어묵 하는지 알겠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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