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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전 사귄 여자 이야기 왜 안하죠?”

사람의 눈과 마음의 차이는 바로 ‘그런 것’
[알콩달콩 부부이야기 26] 남편의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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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남자 이야기를 썼으니 남편의 여자 이야기도 써야겠죠?

“당신은 결혼 전에 사귄 여자 이야기, 왜 통 안하죠?”
“뭐 할 이야기가 있어야지…. 과거일 뿐이잖아?”

“인기가 없었나 보네요. 아님 인간관계를 못했던지”
“….”

별 소릴 다 듣습니다. 삼십 중반에 결혼을 했으니 벌써 10년이 되었습니다. ‘남편의 여자’ 이야기를 풀어가려면 결혼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먼저 짚어야 할 게 있습니다.

“사람을 위에서 아래로 쭈~욱 훑는데 기분 나쁘대요. 직감으로 알겠더라고요.”

결혼 후 1년쯤 되었을 때 아내의 반응입니다. 여자의 놀라운 직감을 실감했습니다. 그저 눈으로 봤을 뿐일 텐데 달랐나 봅니다.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처럼 아이 셋은 놓고 말해야 하나 싶지만 이제 아내에게 말할 때도 된 것 같습니다.

사실 결혼 전 사귀었던 여자는 몇 명 있었습니다. 중ㆍ고등학교 때는 풋사랑이라 보는 게 맞겠지요. 대학 때 쫓아다니던 같은 과 여자가 있었습니다. 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날, 캠퍼스를 비 맞고 같이 거닐다 고백하게 되었습니다.

“사귀는 여자가 있으니 사랑 타령은 말자!”

“사랑하는 마음은 매우 소중해 그것을 무시할 순 없지만 어릴 시절부터 꿈꿔온 내 꿈도 무시할 순 없다. 내 꿈은 수녀가 되는 것이다. 사랑 때문에 내 꿈을 버릴 수는 없다. 대신 다른 여자 만날 때까지 6개월 동안은 만나 주겠다. 허전할 테니까…”

거절이었습니다. 수녀가 된다는데 굳이 6개월 동안이나 만날 이유는 없었습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만났던 여자와의 만남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문학 모임에서 한 여자를 대하게 되었습니다.

“난 지금 사귀는 여자가 있으니 사랑 타령은 말자!”

오금을 박고 사귀던 여자와 서로 인사 시켰습니다. 그리고 군대에 가게 되었고요. 첫 휴가를 나왔더니 두 가지 이야기가 들렸습니다.

“네가 입대한 후, 두 여자가 다방에서 컵을 던지고 머리카락을 쥐어뜯고 난리가 났대?”
“입대 전날 밤, 짝사랑에 서러워 한 여자가 수면제를 먹었다가 겨우 살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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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여자를 거부(?)했던 이유는 ‘향기’

군에 있을 때 두 여자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였습니다. 한 여자는 다른 남자에게로 갔습니다. 한 여자는 편지지가 아닌 8절지 등에 예쁘게 꾸며 거의 매일 편지를 보내왔습니다. 글을 예쁘게 쓰려고 붓글씨까지 배웠다고 하더군요. 그러나 친구였을 뿐입니다.

복학 후, 후배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만나는 남자가 있다. 지금은 군에 가 있다.”는 소릴 듣고 뒤도 안보고 돌아섰습니다. 수컷끼리의 경쟁은 공평해야 하는데 이런 경쟁은 일방적인 흐름으로 갈 수밖에 없으니까.

졸업 후, 군에 있을 때 고무신 거꾸로 신었던 여자와 또 만나게 되었습니다. 청혼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독신을 마음먹었던 참이라 청혼을 받아들일 이유가 없었습니다. 인연이 아니었던 거죠.

그리고 아내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그 사람만의 고유한 체취(體臭)가 있다 합니다. 제가 다른 여자를 거부(?)했던 이유는 ‘향기’였습니다. 왜 향기가 신경 쓰였는지 알 수 없습니다.

사람의 눈과 마음의 차이는 바로 ‘그런 것’

지금 과거의 여자들과는 친구로 지내고 있습니다. 아내와도 같이 만나는 중입니다. 이중 프로포즈를 했던 여자가 아내를 위 아래로 훑어봤나 봅니다. 왜, 위ㆍ아래를 훑었을까?

추측컨대, 누구길래? 얼마나 잘났길래? 그랬을 것입니다. 그러니 눈길이 곱게 나갈 수 없었겠죠. 아내와 결혼 조건으로 “세 번의 외도는 서로 용인하기”를 제안했었습니다.

이유는 “한 남자만 또는 한 여자만 관계를 맺고 죽는다는 건 인생이 좀 그렇지 않냐?”는 것이었습니다. 서로의 믿음과 신뢰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내는 “제안에 동의한 적 없다.” 펄쩍 뛰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내와 살며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관계하는 사람 숫자보다 상대방을 대하는  마음이 더욱 더 중요함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눈과 마음의 차이는 바로 그런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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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 빛나는 건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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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장수풍뎅이 짝짓기

장수풍뎅이 짝짓기로 본 부부관계
[알콩달콩 부부이야기 25] 짝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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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포함한 모든 동물의 짝짓기는 비슷비슷 하나 봅니다.
장수풍뎅이의 짝짓기 모습입니다.
영락없이 후배위 체위입니다.

그럼, 짝짓기 과정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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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컷 아롱이,
"이 좁은 삶의 답답한 공간을 나갈 방법은 없을까?"
궁리하며 한가로이 노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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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컷 다롱이가 아롱이를 찾아 땅속을 헤매다가
땅위로 올라와 보니 '아! 글쎄' 아롱이가
여기에서 혼자 놀고 있지 뭐에요.

“에이, 그것도 모르고 한참을 헤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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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쁜 마음에 놀고 있는 아롱이에게 다가가는 다롱이,

“여기서 뭐하고 있었어~? 한참 찾았잖아! 다치면 어쩌려고…"

코맹맹이 소리로 수작(?)을 부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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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롱이의 몸짓을 보고 있던 아롱이,
다롱이의 구애가 마음에 들지 않은지

“어라! 어림없지. 어디서 수작이야!”

아롱이, 엉덩이를 슬슬 빼기 시작합니다.
‘뜅기는 묘미’를 본능적으로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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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롱이의 거친 숨소리에
아롱이 엉덩이를 숨기고 정신없이
줄행랑을 칩니다.

“흥, 어디서 감히…. 이래 뵈도 귀하신 몸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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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롱이에게 버림받은 다롱이,
벽을 치며 통곡을 합니다.

“내가 뭘 잘못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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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의 원인 분석을 마친 다롱이,

“내 사랑을 받아줘!”

땅위 땅속을 가리지 않고
저돌적인 구애작전을 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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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아롱이의 마음을 사로잡은 다롱이,

“그럼 그렇지. 내빼봐야 부처님 손바닥 안이지?”

승리의 쾌재를 부르며
아롱이의 등에 올라타는데 겨우 성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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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짝짓기 자세를 취했지만
구멍 찾기가 힘이 듭니다.

“대체 어디 있는 거야? 이렇게 찾기가 힘들어서 원!”

“아이~ 참. 그것도 딱딱 못해요?”

아롱이의 핀잔에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겨우 구멍을 찾았습니다.

“어이, 이제 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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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안정적인 짝짓기를 합니다.
아롱이 밑에서도, 일침입니다.

“잡아둔 물고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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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필까봐 얘 딸려 보낸 거 아냐?”

코끼리와 개미가 서로 사랑할 때…
[알콩달콩 부부이야기 24] 아내의 부재(不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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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전함이 일더군요. 한편으론 자유다 싶었습니다.

“어쩐 일로 전화를 다….”
“아내와 아이들이 서울 갔어요. 그동안 못 다한 회포 좀 풀려고…. 헤헤~”
“하하~, 그럼 그렇지!”

어째, 치마폭에 놀아난 사내 같이 느껴지지 않나요? 편안하게 지내는 지인이라 놀림(?)에도 끄떡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보자마자 카운터펀치를 날리더군요.

“혹시~, 각시 서울 가서 바람 필까봐 얘들 딸려 보낸 거 아냐?”

엥~. 헉. 나 원 참. 별소릴 다 듣겠구먼. 그러나 이렇게 볼 수도 있구나 싶었지요. 겸사겸사 아이들이 바라던 놀이동산이 목적이었습니다.

이럴 때나 자유 누려야지 언제 누리겠어!

“형수님은 잘 계세요?”
“서울 갔어. 같이 가자는 걸 마다했지. 밤에 올 거야.”

얼씨구~, 쾌재를 불렀습니다. 이런 상황에 던질 이야기 폭은 대개 정해져 있지 않겠습니까.

“형수 바람나면 어쩌려고 혼자 보냈어요? 아이들은 딸려 보냈나요?”
“어이, 믿음이 중요한 게지. 각시도 이럴 때나 자유 누려야지 언제 누리겠어. 편하게 다녀오라 했어.”

에이~, 회심(?)의 일격이 빗나가고 말았습니다.

“형수 여행 보내고 뭐하셨어요?”
“도서관서 명리학 책 봤지. 하면 할수록 어렵고 헷갈린단 말야. 덕분에 푹 빠졌지 뭐.”

자식들 밥 챙겨주는 줄 알았더니만 그새 또 책을 보고 있었습니다. 항상 배우는 자세에 혀 내두를 판입니다. 풍수에 몰두하더니 이제 연관된 명리학까지 넘보고 있습니다.

“말년에 왕따 당하면 어쩌려고. 못 이긴 척 따라나서지 또 버티셨어요?”
“설마 늙었다고 왕따 시키겠어? 그래도 허는 수 없지만…. 슬슬 같이 다닐 때가 됐지? 우스개 소리 하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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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에서 온 남자의 아내 사랑법?

코끼리와 개미가 서로 사랑했대. 이상하게 보는 시선에도 둘이는 열애 끝에 결혼했대. 어느 날, 남편 코끼리가 교통사고로 그만…. 코끼리 장례식 날, 운구를 따르던 아내 개미가 바닥에 주저앉아 통곡을…. 개미 동생, 말도 안 되는 결혼에 일찍 과부가 된 언니를 달래려 다가갔대. 땅을 치며 통곡하는 언니의 울음소리,

“아이고, 흐흐흑~ 언제 다 묻나, 언제 다 묻나!”

사랑의 한계를 말하고 있습니다. 있을 때 잘하라는 이야기. 코끼리와 개미의 사랑은 “근본적으로 남자와 여자는 차이가 있다”‘존 그레이’의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를 떠올리게 합니다. 아내 없다고 허전해 말라는 지인의 격려지요.

지인은 결국 ‘남자와 여자의 차이를 이해하니 각시 혼자 하는 여행을 배려한 것이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튕기면서 챙기는 그만의 사랑법이지요. 아름답고 좋은 느낌을 함께하지 못한 배우자의 아쉬움을 느끼면서 부부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아내의 부재가 가져다준 자유는 이렇게 새로운 사랑법을 강요당한 셈입니다. 지인의 전화가 울립니다. “도착했다”는, 그의 아내 신고.

돌아와 혼자 있는 집, 참 낯설고 썰렁하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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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관심과 사랑으로 산다는데…”

아내, 없던 허리가 생겼다 좋아합니다.
[알콩달콩 부부이야기 23] 아플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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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람이 아프다는데 여러 병원을 다녀 봐도 다행스레 별 이상은 없고, 결국 서울까지 가게 됐습니다. 과도한 집착과 스트레스로 인한 거라 하니 안심이 됩니다. 어째, 동반자가 저토록 스트레스를 받을 때까지 뭐했나 싶은 생각도 듭니다.”

아내에 대한 사랑이 묻어나는 지인의 메일입니다. 지인은 아내의 스트레스 원인을 이렇게 진단하고 있습니다.

“장모님이 몇 해 전 뇌졸증(중풍)으로 쓰려졌는데 거기에 대한 강박도 있었고, 따뜻하게 두 손 마주 잡고 바라봐 주지 못한 제 탓도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여자는 관심과 사랑으로 산다는데….”

관심과 사랑으로 사는 것이 비단 여자뿐일까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들이 관심과 사랑 속에 살고자 희망할 것입니다. 그런데도 굳이 아내를 들먹이는 건 하지 못함에 대한 반성일 것입니다.

앉고 싶고, 눕고 싶은 게 인지상정. 허나~

그러면서 자신의 마음 상태를 이야기 했습니다.

“엉덩이는 무겁고 머리는 쓰려고 하질 않으니, 내 몸마저도 귀찮기만 합니다. 지치고 힘이 부칠 땐 그저 두 무릎 부여잡고 가만 쉬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다만 쉬는 시간이 길어지면 눕고 싶어지겠죠. 눕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전 고개 들고 다시 뛰었으면 좋겠는데….”

무더위로 인한 ‘지침’일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서 있으면 앉고 싶고, 앉아 있으면, 눕고 싶은 사람의 마음” 변화를 통해 자신을 추스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지인은 자신과 아내의 정신 상태에 대한 처방까지 내렸습니다.

“가족여행이 계획되어 있습니다. 공주ㆍ부여를 중심으로 2박 3일간 백제문화를 체험하고 올 계획입니다. 웬지 서러움이 가득한 백제로 떠납니다. 뭔가 잡을 것(?) 같은 좋은 예감이 듭니다.”

말대로 그는 뭔가 잡았을까요? 아마, 잡았을 것입니다. 이 정도의 사랑ㆍ반성ㆍ진단ㆍ처방이라면 못 잡을 게 없겠지요. 그래 묻지 않았습니다.

아내들, 아이 출산 후 안 아픈 곳 있나요?

하기야 이 세상에 쌩쌩한 아내 어디 있겠어요. 이래저래 한두 군데는 꼭 아프지요. 못난(?) 신랑 만나 고생. 또 아이 출산 후, 산후조리 제대로 못한 탓에 여기저기 아픈 곳이 생겨났다지요.

하여, “어깨 주물러 달라, 부황 떠 달라” 요구사항도 가지가집니다. “아이 낳다 망가진 몸, 당신이 챙겨주지 않으면 누가 챙겨주겠느냐?”는데 도리 있나요. 이왕지사 하는 거 즐거운 마음으로 해야지요.

잔병치레가 잣던 아내는 요즘 몸 상태가 부쩍 좋아졌습니다. 지난해와 올 초 연거푸 다리 수술을 했는데, 이로 인한 약이 ‘위 쓰림’ 현상을 동반했었습니다. 그 후 산행과 ‘밥 따로 국 따로’란 식이요법을 하게 됐지요. 산행에서의 아내의 말입니다.

“여보. 몸이 좋아지니 생각지도 않았던 일이 생기네요.”
“무슨 일?”

몸이 편하면 만사형통이라지 않습니까? 이 때지만 해도 무슨 좋은 일이 생긴 줄 알았습니다.

“화장실요. 영양분을 장에서 완전히 소화를 시켜 내리잖아요. 그래 변이 가벼워 나뭇잎 같이 둥둥 뜨는데 이 변이 문제에요. 변기 물을 내려도 둥둥 뜨는 바람에 물과 같이 안내려가는 거 있죠? 어쩔 수 있나요, 도구를 잡고 눌러야 겨우 내려 간다니깐요.”
“그래? 살다보니 별 희한한 소릴 다 듣겠구먼.”

정말 희한한 소립니다. 변이 물에 둥둥 뜨는 것 자체도 신기한데 물에 같이 쓸려 내려가지 않는다니…. 그렇다고 매번 눌러 내릴 수도 없고, 변을 방치하는 건 다음 사람을 위해 좋지 않은 일이니 곤혹은 곤혹 아니겠습니까?

“여보, 허리가 요즘 쬐끔 생긴 거 알아?”

어찌됐건, 아내의 몸은 몇 개월 무척 좋아진 상탭니다. 조금만 걸어도 헐떡이며 피곤해 했었는데, 요즘은 두어 시간 산행에도 끄떡없을 정도니까요.

“여보, 없던 허리가 요즘 쬐끔 생긴 거 알아?”
“정말요? 에이~.”
“정말이라니까.”

무척 좋아합니다. 뭐, 아내 몸매 보고 결혼한 건 아니니 허리가 있건 없건 상관치는 않습니다만, 그래도 허리가 보이니 좋긴 하네요. 그러나 그것보다 더 좋은 건 아내의 정신까지 맑고 깨끗해졌다는 사실입니다.

지인에게 ‘부부가 함께하는 산행’을 권해봐야겠습니다. 가족이면 더 좋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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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과거 남자’와 스치다!

남편이란 이유로 아내의 추억 뺏을 수 있나?
[알콩달콩 부부이야기 22] 아내의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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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봉숭아. 꽃과 벌 그리고...

이야기를 나누기엔 산행이 제격입니다. 하여, 아내와 오롯한 산행 길에 올랐습니다. 초입에서 한 눈 팔던 중 마주오던 부부와 엇갈렸습니다. 다가가자 아내는 기다렸다는 듯

“○○○네요.”
“그래? 어, 내가 왜 못 봤지? 인사는 나눴어?”
“눈이 마주쳤는데 순간적으로 서로 움찔하고 모른 척 피했어요.”

엇갈린 부부 중 남편은 아내의 ‘과거 남자’였습니다. 잠시 다른 일에 몰두하는 사이 스친 것입니다. 저와 마주쳤다면 인사를 나누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내와 아내의 남자는 서로 피한 것입니다. 인사도 나누고 하면 좋을 텐데, 그게 안 되나 봅니다.

“‘어머, 안녕하세요!’ 하면 될 텐데 왜 그게 안 되죠? 별것도 아닌데….”
“내 말이. 서로 편히 지냅사 이야기도 할 겸, 내가 한 번 만나볼까?”
“어디, 그러기만 해봐요. 잉!”

아내는 펄쩍 뛰며 ‘잉’자에 힘주어 말합니다. 아내와 아내의 남자는 결혼 허락을 요청했으나 나이 차이가 많다는 등의 이유로 결혼을 못했습니다. 인연이 아녔던 셈이지요.

‘쾌감’은 암컷을 차지한 수컷의 여유!

“당신은 언제 어떻게 이 도시에 오게 됐어?”
“말했잖아요. 그 사람을 만나 오게 됐다고. 그래서 당신과 결혼한 거라고….”
“그럼, ○○○씨가 우리 인연 맺어준 중매쟁이네?”

아마, 결혼한 남자들은 대개 아내의 과거 남자들을 보면 ‘지금 나와 사는데…’하고 승리(?)의 쾌감을 만끽했을 것입니다. 동물의 세계에서 암컷을 차지한 수컷의 여유 같은 거죠. 살다보면 아무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그런데 ○○○씨는 어떻게 만났어?”
“같은 직장에서요. 그때 그는 다른 여잘 사귀다 헤어진 상태였고, 저는 같은 교회에 다니는 선배를 혼자 좋아하고 있었죠….”

저도 아내의 이야기를 들으며 냉정히 생각했습니다. ‘이런 이야기 들어도 질투 나지 않은지?’ 혹은 ‘마음 넓은 척 하고 있진 않은지?’ 결론은 ‘무덤덤’입니다. 아내의 삶을 그냥 받아들이는 것일 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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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벌의 쉼터가 되었습니다.

단지 남편이란 이유로 아내의 추억 뺏을 수 있나?

“누군가 쳐다보는 느낌이 들어 주위를 살피면 꼭 그가 날 보고 있었죠. 서랍에는 편지와 쪽지 등이 하루가 멀다 하고 들어 있었구요….”

이야기하는 아내의 표정에서 즐거웠던 추억 속으로 푹 빠져 듦을 읽습니다. 이런 모습을 옆에서 본다는 것도 즐거움이죠. 몰랐던 아내의 풋풋했던 20대 초반의 추억을 단지 남편이라는 이유만으로 뺏을 수 있나요? 과거ㆍ현재ㆍ미래가 다 아내의 삶이죠!

“그런데 왜 당신의 여자 이야기는 안 해요. 해봐요?”
“○○○씨 부부 보기 좋던데. 부부가 함께 산행도 다니고….”
“에이. ○○○ 지나갈 때 당신이 옆에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닭살부부 평상시 손잡고 다니는 모습을 보여줬음 좋았을 걸. ‘우리 이렇게 알콩달콩 산다?’ 하고. 아이 참!”

아내는 아쉽나 봅니다. 그러기도 하겠지요. 아내는 자신의 과거 남자와 헤어진 이유에 대해 입을 닫고 있습니다. 나누고 싶지 않은 추억도 있다는 겁니다. 그럴 권리가 있다는 거죠.

이런 이야기의 바탕은 서로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바탕이겠지요. 오솔길 산책은 이렇게 서로를 공유하게 합니다. 이런 산행 좋지 않나요? 이게 자연인 게죠.

“그 남자와 결혼 허락은 떨어졌어요!”

애걔걔, 이게 다냐구요? 왜, 남편의 여자 이야기는 없냐구요? 그럴 리가 있습니까. 그렇잖아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아내까지 기다리는 중입니다.

글을 쓴 후 수정을 요청했습니다. 아내의 삶이 녹아 있으니 그게 맞지 않겠어요? 그랬더니 “정말 올릴 거냐. 그러기만 해봐요!”라며 길길이 뛰더군요. 그러나 이 글은, “내 관점에서 쓴 내 글이다”며 양해를 구했죠. 결국 아내는 몇 군데 수정을 요구했습니다.

첫째, “아내의 과거 남자였던 그의 사생활 부분은 빼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게 도리인 것 같아 일부 삭제했습니다.

둘째, “교회 선배 부분도 빼달라. 한 사람으로 가야지, 주제를 흐리게 한다.”는 거였습니다. 그래, 두 줄 서술에서 짧게 줄였습니다.

셋째, “아내와 아내의 남자에게 결혼 허락이 떨어지지 않았다는 건 잘못됐다.”는 겁니다. 결혼 허락은 내려졌으나 그 후 헤어졌다는 거죠. 저의 오해일 수 있으나 이는 새로운 사실입니다.

바로 이걸, 아내가 말하고 싶지 않았던 것입니다. 글을 수정하는 중에도 아내는 “나누고 싶지 않은 추억도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언젠가는 말하겠지요. 기다림의 미학이 필요할 때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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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부모를 그대로 닮는다!

유년(幼年)의 어울림, 고무줄놀이
[아버지의 자화상 26] 고무줄 이론

학창시절 점심시간이면 노래에 맞춰 고무줄을 넘었지요. 고무줄놀이를 떠올리면 여지없이 짓궂은 아이가 생각나지요. 면도칼로 슬쩍 자르고 도망가던 남자 아이. 그러면 여자 아이들은 그 뒤를 쫓아 달렸지요.

“야! 너 왜 그래? 너 주~거. 거기 안 서!”

입으로는 죽일 듯 소리를 질러대며 뒤를 쫓지만 얼굴에는 웃음이 살며시 피어있었지요. 어쩌면 은근히 잘라주길 바란 것처럼. 쫓기는 아이 역시 긴장된 표정은 없었지요. 밀고 당기는 유년(幼年)의 어울림이랄까, 그런 거였지요.

하지만 여기에는 적당한 즐김 차원을 벗어난 악명(?) 높은 아이가 꼭 한 둘이 있었지요. 그럴 때면 선생님들의 개입이 따랐지요. 손들고 벌 스는 아이는 벌을 서면서도 무슨 훈장처럼 여기는 눈치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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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도 지속적인 운동이 필요하죠.

고무줄은 적당히 늘였다, 줄였다 해야! 자녀교육도 마찬가지

이런 추억이 있는 고무줄에 비유, 자녀 교육의 ‘고무줄 이론’을 주장하는 이가 있어 흥미를 끕니다.

“고무줄이 너무 팽팽히 당겨지면 탄력을 잃습니다. 때에 맞게 적당히 늘였다, 줄였다 하면 고무줄의 제 기능을 오래도록 유지할 수 있습니다. 자녀 교육도 마찬가지입니다. 문제는 자녀 교육을 어떻게 해야 한다는 건 부모들이 다 알고 있는데 이를 ‘실천’하지 않다는데 있습니다. 때에 맞는 적당한 실천이 필요합니다.

고무줄을 끊고 도망가는 아이처럼 자녀교육을 방관했던 아버지들도 이제 방관을 끊고 몸소 실천해야 할 때입니다. 실천은 작심삼일(作心三日)이 아니라 오래도록 할 수 있는 ‘지속성’이 중요합니다. 아이들은 부모를 그대로 닮는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합니다.”

최희범 여수 문수중학교 교장선생님의 주장입니다. 자녀 교육은 아버지의 ‘실천’과 ‘지속성’을 담보로 한 ‘적당함’이 최고라는 거죠.

참는 습관 길러주는 것도 ‘부모의 역할’

그는 그러면서 한 마디를 덧붙입니다.

“요즘 아이들은 참을성과 자제력이 부족합니다. 예전에는 화가 나도 이를 꾹 참고 속으로 삼켰습니다. 그러나 요즘에는 참지 못하고 욱 합니다. 예를 들면, 전에는 화가 나면 책상 한번 치고 말았는데, 지금은 유리창을 치는 공격적 행동으로 나타나곤 합니다.

물론 장단점은 있습니다. 예전에는 참고 살아 자기표현이 부족한데, 지금은 자기표현은 정확하다는 것이죠. 적당한 조화가 필요합니다. 아이에게 ‘참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도 부모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일 것입니다.”

‘참을성’과 ‘자제력’을 길러주는 부모의 역할을 누가 몰라 그러나요. 머리로만 생각하고, 실제적 행동이 따르지 않기 때문이죠. 실천은 그만큼 어려운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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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범 교장선생님


고슴도치도 제 자식에겐 지극 정성, 하물며 사람이…

고무줄놀이는 요사이에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거처럼 많이 하진 않습니다. 또 고무줄 끊고 달아나는 일도 줄었다 합니다. “컴퓨터 게임 등 다른 놀이도 많은데 시시하다!”는 거죠. ‘허허~ 참’ 하고 말 밖에요.

그러고 보면 참 시시한 세상입니다. 사는 재미가 많이 줄었습니다. 아이들 놀이도 마찬가지고요. 허나 아버지의 역할까지 시시해서는 안 되겠지요. 시시하다면 자칫 무관심과 방임으로 흐를 테니까요.

고슴도치도 제 자식에겐 지극 정성이라 합니다. 하물며 사람은 어쩌겠습니까? 자식의 성공을 바란다면, 지금 당장 하나하나 지속적인 실천에 나서는 게 최선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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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은 왜 그걸 모르는지….”

“마음 편하게 해주면 어디 덧나나?”
[알콩달콩 부부이야기 21] 여보와 당신


 

“아내는 남편에게 큰 것을 원하지 않는다. 아주 작고 사소한 것을 원한다. 남자들은 왜 그걸 모르는지….”

아내가 간혹 하는 말입니다. 남편들도 이것을 모를 수가 없지요. 신경을 덜 쓰다 보니 지나치는 것이지요. 그래서 여자들은 세밀하고 꼼꼼한 남자를 원하나 봅니다.

이에 대한 남편의 항변,

“신경 쓸 일이 어디 한두 가지나? 그렇잖아도 머리 아파 죽겠는데 아내라도 마음 편하게 해주면 어디 덧나나?”

그렇습니다. 아내의 섬세한 배려 또한 필요하지요. 말하지 않아도 아는데 실천이 안 된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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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如寶)는 ‘보배와 같이 소중하고 귀중한 사람’

이 두 가지를 함께 보면 이럴 땐 이런 것 같고, 저럴 땐 저런 것 같습니다. 최근 ‘아내를 위한 섬세한 배려를 적극적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왜냐면 ‘여보’와 ‘당신’의 차이를 일깨워 주는 메일 때문입니다.

“여보(如寶)는 같을 여(如)자와 보배 보(寶)자를 쓴다. 보배와 같이 소중하고 귀중한 사람이라는 의미이며, 남편이 아내를 부를 때 하는 말이다.”

아내를 부를 때 ‘○○씨’ 하고 이름을 부르는 게 최고라 합니다. “누구에게나 이름을 부를 의무가 있다”는 겁니다. 이름은 그 사람을 나타내는 ‘고유의 가치’라 하니까요.

하지만 이름 부르기도 쉽지 않습니다.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죠. 그래, ‘○○엄마’, ‘어이’ 등으로 부르는 남편들이 많습니다. ‘○○씨’라 부르기 껄끄럽다면 소중하고 귀중한 사람이란 의미의 ‘여보’라 부르는 건 어떨까요?

물론 여보를 ‘닭살스럽다’며 기겁 하는 분도 있습니다만 습관 붙이기 나름 아니겠습니까?

이제 그 반대의 경우입니다.

당신(當身)은 ‘내 몸과 같다’는 의미
“당신(當身)이라는 말은 마땅할 당(當)자와 몸 신(身)자를 쓴다. 따로 떨어져 있는 것 같지만 바로 내 몸과 같다는 의미가 ‘당신’이란 의미이며, 여자가 남자를 부를 때 하는 말이다.”

무심코 사용하던 ‘당신’이란 말이 이런 의미였다니 놀랍기만 합니다. ‘여보’와 비교하면 ‘당신’이 더 깊은 사랑을 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귀함을 넘어 내 몸과 같다”니 이는 살신성인의 정신입니다. 그리고 떠오르는 생각.

“죽도록 쫓아다니다 성공한 결혼. 그리고 10년의 세월. 이 세월동안 아내를 죽도록 사랑했을까? 혹, 잡아 둔 물고기라 여기고 있진 않았을까?”

생각해도 죽도록 까진 아닙니다. 그냥 너무 익숙해 일부가 되었을 뿐입니다. 이를 사랑이 아니라 할 순 없겠지요.

가둔 물고기에게도 사랑의 밥을…


“사랑을 나눌 때 떨려야 하는데 왜 그 떨림은 없고 편안하기만 하죠?”

아내의 말도 ‘일상이 되어버린 사랑’을 대변할 것입니다. 사랑이 ‘살 떨림’만은 아닐 것이니까요. 그러고 보면, ‘여보’와 ‘당신’의 의미를 실현해 가는 것 또한 ‘부부의 도’일 것입니다.

하여, 이제부터라도 흔히 말하는 가둬 둔 물고기에게 적극적으로 밥을 줄 참입니다. 아주 작은 사랑의 밥부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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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부부싸움은 생활에 활력?

부부싸움의 백미는 ‘지혜로운 화해’
[알콩달콩 부부이야기 20] 부부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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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민, 끼우띠엔 부부.


남녀가 만나 부부로 살다보면 못 볼 꼴 까지 다 보게 됩니다. 이 못 볼꼴이 가장 많이 드러나는 게 부부싸움입니다. ‘칼로 물 베기’라지만 자존심은 물론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기까지 꽤 시간이 필요하죠.

어떤 이는 “건강한 부부싸움은 생활에 활력을 준다.”고 합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피하고 싶은 게 또한 부부 싸움입니다. 사소한 것에서 시작된 부부싸움은 큰 싸움으로 변하기 일쑤죠.

부부싸움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왜 싸웠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마무리 지었는가?’ 일 것입니다. 부부는 ‘화해의 도’를 알아가는 과정이겠지요. 저의 부부싸움 기억 중 하나를 끄집어 내 볼 참입니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

술이 원수지요. 전에, 한 잔 하는 날은 으레 자정을 넘기기 일쑤였습니다. 어느 날, 새벽 2시에 술이 떡이 되어 들어갔습니다. 아내는 잠 못 이루고 씩씩거리며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현관에 들어서 혀 꼬부라진 소리로 대뜸,

“지금 시간이 몇 신데 아직 안자?”
“신랑이 아직 안 들어왔는데 어찌 감히 혼자 자겠어요.”

술 취한 사람 귀에 아내 말투가 몹시 아니꼽게 들렸나 봅니다. 그래, 아내의 흉허물만 잔득 쏟아냈습니다. 아내는 듣기만 했고요.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고 메아리 없는 울림에 더 화가 났던 것 같습니다.

거실에서 물을 먹다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물 주전자를 바닥에 내동댕이쳤지요. 물이 거실 바닥에 흥건하게 고였습니다. 그 위를 이리 비틀 저리 비틀거리다 미끄러져 벌렁 뒤로 자빠졌지요. 워~매, 아픈 거. 일어나 옷을 벗는데 아내가 밖으로 나가더군요. 나가는 아내 등 뒤에 대고 소리를 질렀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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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의 파편들을 치우면서 뒤늦은 후회를 하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아무도 없더군요. 술 마신 후의 갈증을 해소하러 주방에 갔더니, 새벽의 생채기가 그대로 남아 있더군요. 장관(?)이더군요. 황당했습니다. 물은 흥건하게 고여 있지, 주전자 몸체는 몸체대로, 뚜껑은 뚜껑대로 나뒹굴고 있었습니다. 간이 부어도 보통 부은 게 아니죠?

화가 나고, 부끄럽기도 했죠. 한편으로 이걸 치우지도 않다니…. 한 놈이 죄라고 주섬주섬 주전자를 치우고, 물을 닦으면서 뒤늦은 후회를 했죠. ‘아니, 내가 왜 그랬지? 미쳤군, 미쳐!’ 다음 날 아내는 집에 오질 않았습니다. 떠남의 시위였죠.

여기저기 전화를 하고서야 겨우 아내의 행방을 알게 되었습니다. 무슨 수가 있겠어요. 싹싹~ 빌었죠. 그리고 아내는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날 밤, 침대에 누워 물었죠.

“왜, 거실 물 안 치웠는가?”
“그럼, 내가 그걸 치워요. 한 사람이 치워야지. 난 그런 거 못 치워요. 자기가 한 걸 눈으로 보고 치워봐야, 다신 그런 짓 안 하죠. 그런데 어찌 그리 우습던지…”

“뭐가 우스웠는데?”
“주전자를 내동댕이친 것까진 좋았는데, 미끄러져 발랑 뒤로 넘어지는 게 걱정되면서도 너무 우스워 죽겠는 거예요. 한 번도 아니고 두 번 씩이나. 얼마나 우스웠겠어요? 웃자니 웃을 수도 없고, 밖에서 한참을 배꼽 잡고 웃었어요. 하하하하~”

아내의 흉에서 칭찬으로 전술을 바꾸다!

그 다음부턴 이런 일은 없었습니다. 아내의 계략(?)에 말려든 셈이죠. 아내의 전술로 인해 저도 전략을 바꿔야했지요. 술 먹은 날에는 아내의 좋은 점만 하나 둘 늘어놓기 시작했죠. 그랬더니 술 먹는 걸 그렇게 싫어하던 아내가 달라지더군요.

“당신, 술에 뭐 탔어요? 무슨 술 마셨어요? 어디에서 먹었어요? 날마다 그 술만 그 집에서 드세요.”

결혼 3년차를 넘는 과정이었지요. 이 과정을 넘기니 부부관계가 술술 풀리더라고요. 지금은 가끔 술을 마십니다. 될 수 있는 한, 집에서 아내와 같이. 제가 이렇게 양심고백(?)을 하는 건 결혼이민자 가정 때문입니다.

부부싸움의 백미는 ‘지혜로운 화해’

결혼 3개월 된 신혼부부 박성민ㆍ끼우띠엔. 며칠 전, 집을 방문했더니 분위기가 싸늘했었습니다. 이실직고 하랬더니 그러더군요.

“한바탕 싸움 끝에, 아내가 가방 싸고 나간 것을 데리고 들어와, 이제 막 진정시키고 돌아서 한숨 돌리고 있던 참이다. 아내는 나가려고 가방 싸는데도 신랑이 말리지도 않고, 잡지도 않아 더욱 화가 났고, 서운했다고 하대요.”

그래, 제 경우를 이야기하게 되었습니다. “부부싸움의 백미는 ‘지혜로운 화해’라 하대요.”란 말까지 덧붙이면서. 며칠 뒤 아내가 전하는 말, “여보! 그 부부 다음 날, 가까운 곳에 여행 갔다 왔대요. 지금 분위기가 좋아요. 우리 예를 말해주려 했더니 벌써 당신이 말했더군요.”

부부싸움은 싸움 자체보다 지혜로운 화해 방법이 가장 필요할 것입니다. 그렇다고 ‘자주 싸워라’는 말이 아니란 거 다들 아시죠? 부부싸움을 ‘칼로 물 베기’라 하는 건 아마 화해 때문에 그럴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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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알 것 모를 것 다 아는 처지에 자존심 세우면 뭐하고, 이기면 뭐하겠습니까? ‘지는 게 이기는 것이다’ 하지 않던가요? 남편 분들은 다들 그러고 있을 것입니다, 아마.

오늘 하루, 거창한 사랑보다 마음에서 우러나는 작은 사랑으로 행복이 가득 찬 부부의 아름다움을 기대하겠습니다. 물론 저도 그래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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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대별, 무서운 아내?…“에이 설마”

저금이 충분한데 관을 짜겠어요, 안그래요?
[알콩달콩 부부이야기 19] 정기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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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왜 오르지?”
“산이 거기 있어서….”

일주일에 서너 차례 마실 정도로 술을 즐겼습니다. 그런데 요즘, 밖에서는 거의 마시지 않고 집에서 한두 잔하고 맙니다. 대신, 아내와의 산책을 즐기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요령이 생기더군요.

무엇 인고 허니, ‘마음의 여유는 산행의 즐거움을 배가 시킨다’는 평범한 것입니다. 어떤 날은 힘이 부쳐 되돌아옵니다. 어떤 날은 가로등이 켜진 후에야 내려옵니다. 이렇게 발길 닿는 대로 쉬엄쉬엄 휴식과 위안을 얻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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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호, 그럼 당신도 밤이 무서워요?”

“여보, 우스개 소리 하나 할까? 연령대 별로 무서운 아내가 다르대? 들어봐!”

30대 남편 - 아내가 백화점 갈 때 무섭다 : 카드로 또 뭘 긁으려나?
40대 남편 - 아내가 샤워할 때 : 밤이 무서워?
50대 남편 - 아내가 화장할 때 : 바람났나?
60대 남편 - 아내가 가방 찾을 때 : 집 나가나?
70대 남편 - 아내가 도장 찾을 때 : 도장 찍게?
80대 남편 - 아내가 망치하고 못 찾을 때 : 관 짜려나?

“호호, 그럼 당신도 밤이 무서워요?”
“어허~. 그럴 리가 있나. 알면서~”

남자들은 곧 죽어도 큰소리부터 치지요. 여자들은 허풍인줄 알면서도 모른 채 하고요. 그래서 남자와 여자가 부부로 맺어져 함께 사는 것이겠죠? 하여튼, 그 우스개 소리에 공감입니다. 한편으론 ‘이거 왜 그러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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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걸어 뭐할꼬? 느림의 미학 ‘민달팽이’

민달팽이가 숲속을 벗어나 산책로를 걷고 있습니다. ‘빨리 걸어 뭐할꼬?’, ‘가슴을 열어 자연을 느껴라!’는 느림의 미학을 몸소 보여주고 있습니다. 꼬무락꼬무락, 어슬렁어슬렁, 좌우를 살피며 몸을 흔들어댑니다. 스로비디오로 보는 춤 같습니다.

“여보, 이 민달팽이를 아이들은 뭐라는 줄 아세요?”
“뭐라 하는데?”

“머리 앞에 V자 식으로 손가락을 들었다고, 두 살 벌레.”
“하하, 그 말이 맞네.”

아이들 표현은 참으로 놀랍습니다. 지렁이도 아닌 것이, 달팽이도 아닌 것의 이름이 뭘까? 하다, 어른들이 묻는 “몇 살?”에, 마치 손가락 두 개를 펴, ‘두 살’임을 알리는 것 같다 하여 ‘두 살 벌레’. 재미있지 않나요?

“어머, 오늘은 민달팽이 날인가 봐!” 아내의 즐거운 탄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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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있나, 돋보기로 찾아봐라!”

며칠 거른 사이, 다른 야생화가 피어올랐습니다. 하늘수박 꽃 위에 민달팽이가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습니다. ‘꽃은 따야 맛이다’는 듯 꿀을 먹고 있습니다. 꿀은 벌, 나비 등 곤충들만 즐기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나 봅니다.

또 다른 한쪽에서 아기 민달팽이가 풀잎에 앉아 새들의 합창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그 모습에서 여름날 홀로 즐겁게 띵가띵가 하던 동화 속의 베짱이를 떠올립니다. 어린 것은 다 귀엽다더니 너무 귀엽습니다.

“어린 민달팽이를 보니, 아이들 갓 태어났을 때가 생각나네 그려.”
“어머, 당신도 그래요? 아이들하고 훌라후프와 돋보기 들고 같이 올 걸 그랬나 봐요. 훌라후프 던져 놓고 ‘그 안에 무엇이 있나, 돋보기로 찾아봐라’ 하면 열심히 찾을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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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추억의 저축’을 꼬박꼬박 해야겠지요!

나뭇가지 끝에 앉아 ‘해가 넘어 갈 때가 됐는데…’ 목을 빼고 하늘을 바라보는 잠자리.
나무 잎에 앉아 숨을 고르는 나비.
허물 벗은 매미 껍질.
거기에 앉아 있는 나비.
줄을 쳐 사냥 준비를 마치고 먹잇감을 기다리는 거미.
풀 속을 날아다니는 방아깨비.

자연 속에 꿈틀대는 생물들과 인사를 나눕니다.

이런 자연과의 교감은 묘한 희열입니다. 묘한 감동입니다. 묘한 살떨림입니다. “오늘은 사색 좀 하게 혼자 갈게.” 했는데도, 기어이 같이 나선 아내는, 아마 이런 만남을 예감했나 봅니다.

부부로, 이렇게 함께 나이 먹으며 한 곳을 보고 살아도 아내가 무서울까요? 50ㆍ60ㆍ70대 까지는 그러려니 받아들일 수 있지만, 80대의 ‘아내가 망치와 못 찾을 때, 관 짜려나’ 하고 간이 철렁 내려앉는 소리는 정말이지 듣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려면 미리미리 ‘좋은 추억의 저축’을 꼬박꼬박 해야겠지요. 그게 이런 정기적금인데 설마하니 관이야 짜겠어요. 안 그래요?

그랬단 봐라,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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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혜가 예뻐?, 내가 예뻐?”

“물어보나 마나 당연히 나지. 안 그래요?”
[알콩달콩 부부이야기 18] 염화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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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이 배우 이동건에게 한지혜와 꽃을 비교하며 물었대요.

(어떤 사람) “한지혜가 예쁘냐?, 꽃이 예쁘냐?”
(이동건 왈) “꽃이 아무리 예쁜들 사람에 비할 소냐!”

이야기를 들은 어떤 아내가 남편에게 이 이야기를 전한 후 물었대요.

(아내) “여보! 꽃이 예뻐?, 내가 예뻐?”
(남편 왈) “네가? 택도 없지. 꽃이 예뻐!”

그러고 그 부부 그날 밤 대판 붙었대요.

“하하하. 여보, 자네도 내게 한 번 물어보소.”
“안 해요. 긁어 부스럼 만들자구요? 답이 어떻게 나올 줄 모르는데 괜히 나만 봉변당하긴 싫어요.”

아내와 산행 길에 나눈 얘기랍니다. 푹~ 땀을 흘린 지 며칠 되니 몸이 개운치 않더이다. 아내도 그러했나 보더이다. 이심전심(以心傳心). 찌는 더위를 뚫고 저녁 산행을 감행했더이다. 여기에서 말로만 듣던 ‘염화미소(拈華微笑)’를 보게 되었더이다.

“물어보나 마나 당연히 나지. 안 그래요?”

8일, 여수 고락산 초입에 들어서니 새가 청아한 목소리로 먼저 반기더이다. ‘며칠 동안 왜 오지 않았어요?’ 하는 것 같더이다. 학기말, ‘아이들 시험 준비 돕느라 그러했지’ 이실직고 했더이다.

그랬더니 스트레스 풀고, 편한 마음으로 산에 오르라는 듯 초입부터 땀이 흐르더이다. 사람들 표정이 밝고 편하더이다. 그 편안함은 마치 세속의 번뇌를 씻고, 마음을 하나로 모아, 사찰로 들어가는 첫 번째 관문인 ‘일주문(一柱門)’을 떠올리게 하더이다.

길가로 보리딸기가 올 때마다 익고 있더이다. 아내가 보리딸기를 한웅큼 건네더이다. 그 모습이 외부의 악한 기운과 나쁜 것을 털어내고, 올바른 길을 세우고 말겠다는 듯 눈을 부릅뜨고, 마음을 일깨우려는 사천왕의 ‘천왕문(天王文)’으로 읽히더이다.

나그네 되어 길을 걸었더이다. 초목 향이 코로 스미더이다. 지렁이도 하루의 마지막 일광욕을 즐기더이다. 나비는 날개 짓을 재촉해 잠자리로 찾아들고. 나무들도 잠을 청하기 위한 막바지 준비들을 하더이다. 태양은 양을 버리고 음으로 들어가기 위해 노을을 열심히 만들고 있더이다. 아내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걸었더이다.

“여보! 꽃이 예뻐?, 내가 예뻐? 물으면 난 뭐라 할 것 같아?”
“물어보나 마나 당연히 나지. 안 그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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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짚는 길에도 ‘굴곡’과 ‘부침’이 있더이다!

여수 망마 경기장을 둘러싼 고락산 산행 길은 왼쪽으로 올랐다, 오른쪽으로 내려오는 되돌아옴이 없는 길이랍니다. 오른쪽으로 올라 왼쪽으로 내려온 적이 없어, 역발상으로 “다음에는 반대로 돌자”했더니, “그러자” 하더이다. 마음이 변했는지,

“우리, 왔던 길을 되돌아갈까요?”
“그러세.”

“앞길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분명하고, 돌아가면 평탄한 길인데….”
“그렇긴 하지….”

망설이다, 길을 되짚었더이다. 다시 가는 길은 평탄한 길인 줄만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이다. 굴곡(屈曲)과 부침(浮沈)이 있었더이다. 방금 걸어왔던 길인데도 부침을 까맣게 잊고 있었나 보더이다. 인생도 힘들었던 과거는 잊고 아름다움만 기억한다더니 그런가 보더이다. 그 길을 느끼며 한참을 웃고 걸었나이다.

약수터 주위에 마련된 체육시설에서 아내는 한 번도 이용 않던 물구나무서기 기구에 올라서더니 “세워 달라” 하더이다. 거꾸로 선 아내, “피가 아래로 쏠린다!”하더이다. 가만 둘 수 있나요? 장난기가 돌더이다. 배를 콕 찌르며 은근히,

“어여~ 자네, 내게 잘못한 거 있지.”
“아~뇨. 없어요. 나 내려줘요.”

“똑바로 말해. 잘못한 거 있지? 용서할 테니까, 어여 말해 봐!”
“없어요~. 아휴, 힘들어~ 빨리 내려줘요?”

모두 이런 부부되길 염원 하나이다!

옆에서 허리 돌리기를 하시던 육순의 할머니, 젊은 부부의 농 짓거리를 지켜보시고, 배시시 소리 없는 웃음을 지으시는 것 같더이다. 얼굴 전체를 바라볼 수 있는 공(空)의 마음이 아니어서 훔치듯 곁눈질로만 보았더이다.

할머니 얼굴에 알듯 모를 듯, 미소가 사알~짝 피었더이다. 서산마애삼존불상, ‘백제의 미소’가 떠오르더이다. 이렇게 번뇌의 속된 마음을 돌려, 해탈의 세계에 이르게 한다는 ‘'해탈문(解脫門)’을 지나온 듯한 느낌이 들더이다.

“여보, 혹 할머니의 그 웃음 보았는가?”
“옆에서 살짝 웃음 짓던 그 할머니요? 거꾸로 있었더니 눈에 확 들어오대요!”

아뿔싸~. 거꾸로 사는 게 더 느낄 수 있나 봅니다. 마음에서 마음으로 통한다는 석가모니와 가섭존자의 ‘염화미소’. 모두 이런 부부되길 염원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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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10년, 아내 생일날 죽는 줄 았았죠!

“아무것도 하지 말랬더니 꽃을 보내요?”
[알콩달콩 부부이야기 17] 생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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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놈의 땀은 또 그렇게 흐르는지. 여하튼 죽는 줄 알았습니다. 허리 끊어지는 줄 알았습니다. 왜냐고요? 어제(3일)는 결혼 10년 차, 아내의 생일이었습니다. 그렇다고 그냥 넘어갈 수도 없고 성의는 보여야지요. 하루 전 날, 합의(?)를 본 탓입니다.

“여보, 생일 선물 뭐 받고 싶어?”
“저녁에 식구끼리 밥 먹어요. 아무 것도 필요 없어요.”

이럴 땐, 정말이지 곤혹스럽습니다. 말대로 했다가 자칫 부어 있는 아내를 접하는 날엔 무척 당혹스럽기 때문입니다. 나이 드신 분들은 이런 경험 종종 있으실 겁니다. 그럴 땐, 세월이 약이지요. 그렇다고 세월을 죽일 수도 없으니 선수를 쳤습니다.

“아무 것도 받고 싶지 않다면 대신 집안 청소하는 건 어때?”
“너무 좋아요. 대신 밀걸레로 밀지 말고 손으로 빡빡 밀어요. 밀걸레로 밀면 때가 잘 안 져요. 그럼, 선물 청소로 받을게요.”

워~매. 괜히 걸레로 바닥 닦는다, 그랬나? 어휴~! 땀이 많이 날 텐데. 허리는 어떻고. 슬슬 걱정되더라고요.

소박한 밥상 같은 소박한 꽃바구닐 원했는데…

3일 오전, 소박한 밥상처럼 ‘소박한 꽃바구니면 좋겠다’ 싶어, 지인에게 꽃바구니 배달을 부탁했죠. 꽃 위에 뿌리는 스프레이 뿌리지 말고, 많은 꽃 넣지 말고 적당히 넣어 달라는 주문과 함께. 아내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꽃, 보내지 말랬더니 꽃을 보냈어요.”

가득이나 어려운 판에 기어이 꽃을 보냈다는 질책성 말투입니다. 여자들은 받고 싶으면서도 돈이 아까워 실제적인 것을 바란다지요? 뒤에 보니 꽃을 잔뜩 넣었더군요. 소박하고는 거리가 멀게. 아쉽더군요.

각설하고, 일찍 들어와 속옷 차림으로 세탁기와 청소기를 돌렸습니다. 그리고 낡은 수건을 물에 적셔 무릎을 바닥에 대고 빡빡 문질렀지요. 이놈의 때가 한두 번의 손길에 지는 게 아니더군요. 그럴 일은 없겠지만 행여, 아내가 검사하면 말할 수 있게는 닦아야겠다 싶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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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쿠폰 선물.

무릎을 바닥에 대고 빡빡 걸레질을 했지요!

거실 소파, 식탁 의자 등을 치워 꼼탁꼼탁 빡빡 문질렀지요. 안방, 아이들 방 등 침대 밑까지 기어들어가 닦았지요. 뒤에는 손목이 아프더군요. 수건을 몇 차례를 빨았는지…. 어, 이런 거 쓰면 안 되는데. 아내가 청소도 안하는 집이라고 온 동네 소문냈다고….

딸이 그러더군요. “우리 아빠, 자상도 하셔! 나도 크면 아빠 같은 남자 만나야지!” 흐뭇하대요. 그러나 속으로 그랬죠? ‘그러다간 너도 쪽박 차기 십상이지. 아빠 같은 남자 안 만났으면 좋겠어!’ 라고.

아내가 들어와 입이 함박만 해졌죠. 반질반질, 뽀득뽀득 윤기 나는 집이니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신랑 죽는 줄은 모르고. 근데 허리 숙여 바닥을 닦으면서 아내 생각보단 어머니 생각이 그렇게 나더라고요. 왜냐구요? 

딸래 집에 한 번씩 갔다 오시면 앓으시거든요. 집 정리하고, 닦고 하시느라 몸살이 나신 거죠. 낼 모래 팔십인 할머니가 얼마나 힘드시겠어요. 그 속을 알겠더라고요. 꼭 다시는 그러지 마시라고 해야지 하면서도 또 그러실 어머니를 생각하니 목이 메더군요.

행복지수는 작은 것에서 오는 것

아이들은 가족 그림 선물과 쿠폰을 내밀더군요. 쿠폰 상자에는 안마, 집안 일 돕기, 놀아주기, 아무거나 원하는 대로, 뽀뽀, 안아주기, 사랑하기, 꽝 등이 다양하게 들어있지요. 그리고 저녁, 단둘이 가까운 산행 길에 올라 이야길 나눴습니다.

“제가 너무 큰 걸 바라나요?”
“위만 보고 살지마. 아래도 보고 살자고. 행복지수를 스스로 떨어트릴 필요는 없잖아?”

“그래도 나이가 있는데…. 맞아요. 행복지수는 작은 것에서 오지요.”
“다시는 손으로 닦지 말소. 밀걸레로 밀세.”

아내는 노후가 자꾸 불안하나 봅니다. 누구든 마찬가지겠지요. 또 열심히 살아야지 어쩌겠어요. 그런데 세상은 만만치가 않더군요. 이렇게 나이 먹고 있습니다. 간혹, 조급증이 나기도 합니다. 그러나 착실히 살아가야겠지요.

알콩달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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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 산행길의 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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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30년 넘은 아내가 '신랑'이라 부르는 이유

‘이런 사람하고 왜 결혼했을까?’
[알콩달콩 부부이야기 16] 단순한 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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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넘이를 같이보는 게 부부라지요?

실화를 바탕으로 가족의 이별을 소재로 제작된 차인표 주연의 <크로싱>을 지난 금요일 심야에 보았습니다. 엇갈린 비극적 운명을 다룬 영화라 차에 오르기 전 육교 아래에서 허전함을 마음을 달래고 있는데 아내가 팔을 쫙 폅니다.

아내도 허전했나 봅니다. 아프지 말고 서로 해로하자는 의미에서 서로 크게 꼭 안았지요. 영화의 한 장면처럼. 평소에도 손을 잡고 다니며 스킨십을 잘하는 닭살 부부라 별 거리낌이 없었죠.

그때 갑자기 봉고 차가 오더니 멈췄습니다. 차에서 중 3 내지 고 1로 보이는 여학생이 내리더니 우리 부부의 모습에 흠칫하더니 종종걸음으로 사라집니다. 예상치 않았던 순간을 접해 당황스럽고 겸연쩍었나 봅니다.

“왜 그리 신랑을 좋아해?”, “좋아하던지 미워하던지 중 하나”

아내는 학생이 사라지기 전 뒤통수에 대고 “우리 부분데. 써서 붙이고 다닐 수도 없고…”하며 말을 날립니다. 차에서 한 마디 안할 수야 없죠.

“아까, 그 학생이 우릴 불륜 남녀로 보았을까요?”
“그렇진 않을 것 같은데. 그러면 어떻고, 아니면 어때? 우리가 당당하면 그만이지. 그런데 당신은 왜 그리 신랑을 좋아해. 결혼 10년차인데 그렇게 좋아?”

“신랑이니 좋아해야죠. 하나밖에 없는 신랑에게 할 수 있는 건 두 가지밖에 없잖아요. 좋아하던지, 아니면 미워하던지 중 하나. 그럼, 좋아해야지 미워해야겠어요?”
“자네 말이 맞네. 좋아하는 게 훨씬 좋겠구만.”

참 단순한 셈법입니다. 이리 재고 저리 재다 ‘왜 이런 사람하고 결혼했을까?’, ‘어디가 끌려 결혼했을까?’, ‘내가 미쳤지, 미쳐!’하면 괜히 골치 아프겠죠. 단순한 셈법의 장점이랄까, 뭐 그렇습니다. 그날 밤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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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이라 함은 “새로운 마음으로 새 사람하고 사는 것”

“당신은 왜 신랑신랑 그래? 하기야 결혼 30년 넘은 부인도 남편보고 꼭 신랑이라 하더군. 왜냐고 물었더니, 신랑이라 안 그러면 헌사람 같은 기분인 것 같다고. 그래야 자기도 항상 새로운 마음으로, 새 사람하고 사는 것처럼 살기 위해서라고. 당신도 그래?”
“아뇨. 어감이 좋잖아요. 왜, 싫어요?”

“아니, 대접 받는 것 같아 좋아. ‘처음처럼’ 새롭게 대할 수 있는 것 같고.”
“결혼 10년인데 아직도 신랑이라, 좀 그렇죠? 서방이 좋겠죠? 그래 서방이 좋겠다.”

이렇게 신랑도 되고 서방도 되었습니다. 고생만 직살 나게 시키는데 이것만으로도 언감생심이지요. 여기에 ‘처음처럼’이 더해지면 금상첨화(錦上添花)겠지요.

“남녀가 이렇게 함께 누워 있는데, 왜 가슴이 설레지 않을까요?”
“왜? 안 설레? 우리 각시도 다됐군. 생각하기 나름 아냐? 그렇게 나이 먹는다잖아. 애인에서 친구로!”
“그래도 설레면 좋겠는데 이렇게 편안하기만 하니….”

더 노력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저도 단순한 셈법으로 아내에게 다가가야 하겠지요. 그 방법이 뭐냐고요? 뭐가 있겠어요? 그냥 조금이라도 설렘을 줄 수 있게 노력하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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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벌써 까치수염 선물 받았네?”
[알콩달콩 부부이야기 15] 까치수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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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수염.

“여보, 고마워요!”

감동한 아내의 목소립니다. 왜냐고요? 그럼, 한 번 들어 보실래요?

비가 많은 장마라 졸졸졸 물 흐르는 소리도 크게 들립니다. 새들도 오랜만에 보는 화창함에 지저귐이 화통합니다. 지난 일요일, 일이 있던 아내는 아이들과 산에 오르길 권합니다. 하여, 아이들과 여수시 대인산에 올랐습니다.

최근 식구로 맞이한 강아지 몽돌이도 신이나 쫄랑거리며 오르막길을 오르고 있습니다. 덕분에 아이들의 “아빠, 힘들어요!”하는 소리가 사라졌습니다. 야생화 사진을 찍느라 뒤쳐집니다.

종종걸음으로 쫓아가니 아이들 손에 까치수염이 들려 있습니다. 전에 없이 꽃을 꺾은 것입니다. 몽돌이 코에 들이대고 까치수염의 은은한 향을 맡게 합니다. 몽돌이도 싫지 않은지 향을 들이쉽니다. 자연의, 야생의 향이 최고란 걸, 아는 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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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몽돌이.

엄마에게 선물 주자!

“그 꽃 이름이 뭐야?”
“아빠, 까치수염이잖아요. 처음 이름 듣고 기억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꽃을 왜 꺾었어?”
“아카시아 비슷한 향이 좋아서요. 몽돌이가 향을 맡으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보려고요.”

“산과 들에 있는 야생화는 평상시엔 자신의 존재를 알리지 않다가 꼭 필요할 때 꽃을 피워 자신의 존재를 세상에 알리잖아. 일 년에 한 번씩. 그것도 번식할 때 말이야. 번식을 위해 꽃을 피웠는데 네가 그 번식을 가로 막았구나. 몽돌이를 안아 향을 맡게 해야지 그렇다고 꽃을 꺾어?”
“꺾으면서 까치수염에게 미안하다 했어요. 꽃을 꺾어 자세히 보니 뒷면에는 꽃이 없네요. 보이는 곳으로만 꽃이 피었어요. 신기하죠?”

“그렇구나. 이왕 꺾었으니, 버리지 말고 엄마에게 선물로 주자.”
“엄마가 꽃 꺾어왔다고 야단치실 텐데요?”

“그렇게 잘 아는 녀석이 꽃을 꺾어? 그럼 엄마에겐 이렇게 말하자. ‘엄마가 산에 못 오셔서 엄마에게도 우리가 산책한 느낌을 같이 갖게 하고 싶어 대신 까치수염을 가져 왔어요!’ 하고 말이야. 어때?”
“좋은 생각인데, 그래도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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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대에 놓인 까치수염.

싱크대 앞에 놓인 ‘까치수염’

까치수염은 어느 새 작은 그릇에 담겨져 싱크대 앞에 놓였습니다. 땀을 씻는 동안 엄마에게 전해줬나 봅니다.

“여보, 벌써 까치수염 선물 받았네?”
“받긴 했는데…”

떨떠름한 표정입니다. 아이가 말하지 않고 선물만 했나봅니다. 일전에 소설가 이외수 님의 “여자는 큰 것보다 아주 작은 것에 감동한다.”는 말이 생각났습니다.

“함께하지 못한 당신에게 우리가 오른 산을 느끼게 해주자며 꽃 선물해라 했어. 그 꽃에 산이 다 들어 있잖아!”

이렇게 아내는 고맙다는 말을 한 것입니다. 마음이 고맙다는 것이겠지요. 허나, 그 고맙다는 말에 ‘정말로 고맙다’는 의미가 스며 있어 저까지 흐뭇했습니다. 사랑은 이런 건가 봅니다. 마음인 게지요. 그렇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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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녀가 알면 안되는데…”
[알콩달콩 부부이야기 14] 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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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꽃씨.

“어디 가는가?”
“야생화 찍으려고요.”

“혼자?”
“저기, 아내랑.”

여수시 대인산 초입 활터에서 지인을 만나 나눈 인사입니다. 그렇잖아도 아이들에게 거절당한(?) 산행 길, 자연이 우리 부부를 기꺼이 받아 줍니다. 아내와 같이 오길 잘했습니다. 아니, 혼자라도 산에 가겠다는 아내 따라 나서길 잘했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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괭이밥.

“오늘 밤, 우리 집 요강 깨지겠네.”

도로변에서 빨갛게 익은 복분자 딸기를 만납니다. 아내가 딸기를 땁니다. 함께 주섬주섬 따 입에 넣습니다. 맛이 좋습니다.

“여보, 드세요.”
“왜? 자네 먹어?”
“저, 식이요법 하잖아요.”

 
아내는 수술 후 위장이 좋지 않아 식이요법 중입니다. 넙죽 받아먹습니다. 복분자를 삼키는데 한 마디 날아옵니다.

“오늘 밤, 우리 집 요강 깨지겠네.”
“헉! 당신이 딴 복분자를 먹었는데 요강뿐인가? 전봇대도 쓰러뜨려야지.”

한 바탕 웃으며 산을 오릅니다. 양지꽃, 솜양지꽃, 엉겅퀴, 괭이밥, 인동초, 조록싸리, 타래난초 등이 발걸음을 멈추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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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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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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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래난초.


“이제 ○○도 다 됐네!”…“아니야!”

중년 남자 일행, 옆을 지나가며 헉헉대는 이에게 핀잔(?)을 줍니다.

“벌써 체력이 떨어져 어째? 이제 ○○도 다 됐네!”
“아니야. 아무리 산 잘 타는 사람도 30분은 적응시간이야! 적응이 끝나면 괜찮아.”

그렇습니다. 산행은 수평운동과 수직운동을 함께 하므로 많은 체력이 소모됩니다. 산행은 체력ㆍ기술ㆍ경험에 맞게 무리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산행은 발바닥 전체로 호흡과 걸음걸이를 리듬에 맞춰 걸으면서 2초간 숨을 들이 마시고, 4초 정도 입으로 내쉬는 게 좋다 합니다.

그리고 출발할 때는 천천히 걷기 시작하여 2~30분 걸어서 몸 기관이 걷는 운동에 익숙해질 때 한 번 쉬며 능력에 따라 3~50분 걷고 10분 휴식하는 정도가 효과적입니다. 또 물, 오이, 배, 쵸코렛 등의 간식으로 적당한 수분과 열량을 공급하는 게 좋습니다.

예스러운 예덕나무, 마가목, 굴피나무도 꽃을 피웠습니다. “꽃은 물주는 사람을 기억하지 않습니다. 대신 꽃을 피워 보답한다.” 합니다. 이 꽃들은 우리에게 무슨 보답을 위해 꽃을 피웠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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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덕나무와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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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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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록싸리.

“이 향은 무슨 향이에요?”

파란 새싹은 벌써 녹음으로 향하는 중입니다. 여름에는 나무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얻기 위해 광합성을 합니다. 광합성 작용으로 엽록소가 만들어져 잎이 녹색으로 보이는 것이지요.

맑고 깔끔한 산새들의 속삭임과 나무가 품어낸 향이 가득합니다. 숲 향기 중, 밤꽃 향도 묻어 있습니다. 밤꽃 향에 얽힌 에피소드가 떠오릅니다.

“이 향은 무슨 향이에요?”
“어, 이건 처녀가 알면 안되는데…”

“왜요? 뭔데요?”
“밤꽃은 남자들의 정액 냄새와 같으니까 그렇지. 밤꽃이 필 때면 여인들이 밤에 몸을 뒤척인다 하잖아.”

말도 안되는 소리에 피식 웃고 말았습니다. 그나저나 밤꽃 향만 맡았지, 정작 꽃은 어떻게 생겼지? 싶습니다. 보니 배, 매화 등 일반 유실수 꽃과는 확연히 다릅니다. 한편으론 꽃 끝 모양이 정자를 연상케도 합니다. ‘복분자’와 ‘밤꽃’이 어째 ‘밤’에 그냥 둘 것 같지 않습니다.

제비꽃도 열매를 맺었습니다. 이렇게 부부애가 꽃 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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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나무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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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눈물의 운동화를 다시 사고
[알콩달콩 부부이야기 12] 운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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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여자에겐 이것도 자식과 남편에 대한 사랑일 것입니다.

“100원에 붕어빵 10개 사 먹고 덤으로 1개 더 얻어먹던 여중 시절, 그때는 단발머리에 하얀 칼라 옷에 까만 플레어스커트, 그리고 하얀 목양말에 청 빛나는 일명 맹꽁이 운동화를 신고 다녔죠. 그런데 열 명에 두어 명 정도는 까만 구두를 신었는데 하얀 목양말에 구두가 얼마나 예뻐 보이던지….

그 구두 신어보는 게 소원이라 엄마를 막 졸랐죠. 그때 운동화는 1,300원인가 했는데 구두는 2,500원이었으니 두 배가 비싼 셈이었죠. 하루는, 부스럭 부스럭 새벽 내내 부산하더니만 장에 나가시며 ‘열무 팔면 구두 사 줄 테니 학교 가기 전에 시장에 들러라’ 하는 거예요.

드디어 나도 검정 구두를 신는다는 부푼 기대를 안고 시장에 들렀죠. 저만치서 1단에 300원 하는 열무, 마지막 남은 2단을 팔려고 쪼그리고 앉아 있대요. 6백 원 밖에 안하는데…. 구두를 사 신어야 하나 엄청 망설였죠. 엄마에게 참 미안하데요.”

새로 산 운동화를 앞에 두고 아내가 그 옛날 풋풋했던 중학시절 이야기를 꺼냅니다. 별 어려움 없이 자랐던 나에 비해 아내는 추억이 정말 많습니다. 장흥이 고향이라 시골에 산 덕분이기도 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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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헌 운동화. 아이들이 검정 구두약을 칠해 아직 쌩쌩합니다. 그렇죠?

“배드민턴, 누구랑 칠거야?”

각설하고, 초등학교 3, 4학년인 아이들은 지금껏 책상 대신 앉은뱅이 상에 앉아 공부놀이를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도 군말 없던 터라 그냥 지나치게 되었죠. 근데, 책상 들여야겠단 생각이 들더군요.

마침 지난 3월, 아이들 방에 있던 책을 몽땅 거실로 빼고 공간을 남겨두었던 참이라 이때다 싶어 대형 마트에 들렀죠. 책상이 없대요. 대신 배드민턴 채와 셔틀콕, 줄넘기를 샀지요.

그리고 지난 해 발목이 부러져 접합 수술과 지난 달 부목 제거 수술을 받은 아내는 6월부터는 운동이 가능하다며 배드민턴 채를 샀습니다. 아내에게 “누구랑 칠꺼야?” 물었더니 다른 사람 이름이 불쑥 튀어 나왔습니다. 괜스레 서운합디다.

“어이, 누구랑 칠거야 하면 ‘당신’ 그럴 줄 알았는데 아니데?”
“그랬어요? 당연히 당신이랑 치려는데 갑자기 물어봐서 저도 순간 당황했어요. 나랑 배드민턴 치기 싫다는 건가 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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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새 운동화. 눈물의 그 운동화를 샀다나요?

여자의 마음은 이런 건가?…미안해지고

그리고 딸 샌들을 보았습니다. 구두 같기도, 운동화 같기도, 샌들 같기도 한 신기한(?) 신발이 있대요. 공주표인 딸이 그걸 살 줄 알았는데 편한 샌들을 사 약간 놀랐습니다. 그런 후 아내의 말,

“여보! 저, 운동화 하나 살게요?”
“그러소.”

“운동화가 오래돼 사야겠어요. 등산할 때도 신게. 당신 옷을 사야 하는데 미안해요.”
“이 사람아! 필요 없는 옷은 왜 사. 당신 살 것 사소. 어여 골라.”

듣고 보니 무심했더군요. 미안하대요. 필요한 것 사면서 왜 남편에게 미안해야 하는지…. 이러지 않아도 되는데. 이게 여자인가 봅니다. 결혼 10년간 내 운동화는 두어 번 산 것 같은데 아내 운동화 산 기억이 도통 나질 않아요. ‘아~’ 정말 무심했구나 싶대요.

지금껏 신었던 아내의 까만 운동화는 아이들이 용돈 벌이한다며 검은 구두약을 듬뿍듬뿍 발라 닦아 검은 색이 그대로 남아 있지요. 검은 색이었기에 망정이지 녹색이나 분홍색이었으면 어땠을까, 싶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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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마음은 아직 연꽃입니다.

“내 것 사려다가도 아이와 남편 것에 손이 가고”

운동화를 고르다 말고 아내가 운을 뗍니다.

“처녀 적에 어느 어머니가 그러대요. 처녀 때는 비싼 운동화와 구두만 신고 다녔는데 결혼하고 아이 낳다보니 그게 안된다고. 하나 사면 그만인데 왜 그게 안될까 싶다구요. 결혼하고 살아보니 내가 그 짝이데요. 그 마음 이해 하겠더라구요. 내 것 사려다가도 아이 것, 남편 것에 손이 더 가더라구요.”

집에 돌아와 아내는 운동화를 신고 소녀처럼 앉아 있더군요. 감개무량 했나 봐요. “어이, 그렇게 좋아?” 했더니, 다른 말을 꺼내더라고요. 여중 시절 엄마에게 참 미안했던 그 눈물의 구두를 오늘 다시 얻은 기분이라고요.

참, 철딱서니 없는 남편이죠. 밤, 아내를 안으면서 “어이, 미안하네. 운동화 산단 사람이 ‘당신 옷을 사야 하는데 미안해요’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되더라고. 미안하네!” 그랬죠. 그랬더니 가슴을 파고 들대요.

알다가도 모르는 게 부부라더니 알다가도 모를 여자네요. 어머니도 그랬을 것을. 근데, 참 무심했죠? 이제야 철이 들려는지, 나 원 참!

처녀 적, 아내는 엄마에게 구두를 사주는데 옛날의 구두와 엄마 생각에 눈물을 훔쳤다고 합니다. 여자는 추억을 먹고 사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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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이 헛되지는 않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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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탁번 시인을 울게 한 ‘영광 굴비’
[알콩달콩 부부이야기 11] 백제불교 도래지와 음담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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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탈의 경지에 오른 순간.

“씻을 수 없는 죄는 그 사람의 행동만으로 짓는 것은 아닙니다. 갈피를 잡지 못하고 흔들리는 마음에서 오는 것입니다. 그래서 마음을 다스리는 것은 중요한 일입니다. 모든 진리가 마음에서 시작되었으니 마음 밖에서 진리를 찾지 마십시오.”

아내와 함께 석가탄신일에 들렀던 해당화가 활짝 핀 영광의 백제 불교 도래지에서 마주했던 법문입니다. 왜 이런 가르침이 있었는지 알 수는 없습니다. 육신의 주인은 나인데 정신의 주인까지 나일까? 장담할 순 없습니다.

굴비의 고장, 영광 법성포에는 굴비만 있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다른 하나가 더 있더군요. 백제시대 최초의 불교 도래지. 이곳에서 법성포의 유래를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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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 특산물 '굴비'

불법(佛法)을 들여온 성스런 포구 ‘법성포’

“법성포는 마라난타 존자(서기 384년, 백제 침류왕 원년)가 중국에서 바다 길을 통해 영광 법성포에 당도하여 불교를 전파했던 곳이다. 백제시대, 법성포 지명은 ‘아무포(雅無浦)’로 ‘아미타불’의 의미를 함축한 지명이다. 고려시대, 불법(佛法)을 꽃피웠다 하여 ‘부용포(芙蓉, 연꽃의 다른 이름)’로 불리다 고려 후기부터 ‘성인이 불법(佛法)을 들여온 성스러운 포구’라는 뜻으로 ‘법성포(法聖浦)’라고 불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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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불교 최초 도래지.


불가에서는 불(佛)ㆍ법(法)ㆍ승(僧)을 삼보(三寶)라고 합니다. 불은 부처요, 법은 불경(佛經)이며, 승(僧)은 성인(聖人)을 이릅니다. 이로 보면 ‘법을 가지고 성자가 도래한 곳’인 법성포는 이보(二寶)에 마음까지(佛心) 더해지니 가히 삼보(三寶)를 지녔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영광이란 지명도 ‘무량한 깨달음의 빛’이란 뜻으로 해석되는바, 이곳에 원불교성지와 불갑사가 들어선 게 우연은 아닌 듯합니다. 이런 의미에 맞춰 영광 특산품 굴비에는 재미있는 음담패설(패관문학, 전래야담)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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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불교 최초 도래지로 가다가...

오탁번 시인을 울게 한 ‘굴비’

소설가이자 시인인 오탁번은 <굴비>란 시를 발표하면서 제목 옆에 “항간의 음담인데 얼마 전 이 이야기를 처음 듣고 나는 차마 웃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란 설명을 붙였을 정도입니다. 오탁번 시인이 눈물을 흘리며 쓴 시 <굴비> 속으로 들어가 보시죠.

      수수밭 김매던 계집이 솔개그늘에서 쉬고 있는데/ 마침 굴비장수가 지나갔다
      -굴비 사려, 굴비! 아주머니, 굴비 사요/ -사고 싶어도 돈이 없어요
      메기수염을 한 굴비장수는/ 뙤약볕 들녘을 휘 둘러보았다
      -그거 한번 하면 한 마리 주겠소/ 가난한 계집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품 팔러 간 사내의 얼굴이 떠올랐다

      저녁 밥상에 굴비 한 마리가 올랐다/ -웬 굴비여?
      계집은 수수밭 고랑에서 굴비 잡은 이야기를 했다
      사내는 굴비를 맛있게 먹고 나서 말했다/ -앞으로는 절대 하지 마!
      수수밭 이랑에는 수수 이삭 아직 패지도 않았지만/ 소쩍새가 목이 쉬는 새벽녘까지
      사내와 계집은/ 풍년을 기원하며 수수방아를 찧었다

      며칠 후 굴비장수가 다시 마을에 나타났다
      그날 저녁 밥상에 굴비 한 마리가 또 올랐다/ ―또 웬 굴비여?
      계집이 굴비를 발라주며 말했다/ -앞으로는 안 했어요
      사내는 계집을 끌어안고 목이 메었다/ 개똥벌레들이 밤새도록
      사랑의 등 깜빡이며 날아다니고/ 베짱이들도 밤이슬 마시며 노래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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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마음 다잡아 해탈한 ‘사내’

아내의 불륜(?) 이야기를 듣고서도 기꺼이 사랑을 나누는 사내. 그는 해탈의 경지에 올랐다 할 수 있겠지요. 또한 아내까지 해탈의 경지로 이끄는 크고 넓은 아량을 보여주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오탁번 시인을 울게 만든 힘은 바로 이것이었겠지요.

결국 해탈의 경지에 오르는 과정을 굴비를 매개로 했다는 데에서 ‘해탈=굴비’로 동일시하려는 의도를 유추해볼 따름입니다. 하여, 해탈한 사내를 통해 바로 백제에 불교를 처음 전했던 승려 ‘마라난타’와 영광을 암묵적으로 나타내는 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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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불교 최초도래지 바닷가.

하지만 현실에선 배우자의 불륜을 참을 수 있는 사람은 드물 것입니다. 믿음과 신뢰가 깨졌기 때문입니다. 허나, 여기에선 쾌락을 쫓은 불륜이 아닌, 살기 위한 것인 만큼 제고의 여지는 남겨야겠지요. 몸과 마음을 어찌 다스려야 할지 사색이 필요할 것입니다.

아내는 해안도로에 줄지어 활짝 핀 해당화가 너무 예쁘다 탄성입니다. 해당화는 바닷가에 피어야 맛이라고요. 해당화 마음 뺏긴 아내를 어떡해야 하나요? 하하.

세상살이, 마음먹기 나름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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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마음을 빼앗은 해당화와 바다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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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함도 공하지 않음도 없으니”
[알콩달콩 부부 이야기 10] ‘불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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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별꽃.

無相無空無佛空하니 卽是如來眞實相이라
本空至虛無一物하되 待緣垂示萬般形이로다.

“형상도 없고 공함도 없고 공하지 않음도 없으니 바로 이것이 여래의 진실상이로다. 본래 공함에 이르러 한 물건도 없으되 인연을 대하여 드러내 보이니 만 가지 모습으로 나타내도다.” - 수산 스님 법어 중에서 -

불갑사(佛甲寺)는 백제 불교의 도래지란 의미의 불(佛)자와 육십갑자(六十甲子)의 으뜸인 갑(甲)자를 써 이름 지었다 합니다. 또 삼국시대 백제에 불교를 처음 전래한 마라난타존자가 백제 침류왕 원년(서기 384년)에 영광 법성포로 들어와 사찰을 창건한 바, 제불사(諸佛寺)의 시원(始原)이요, 으뜸이라 하여 붙여졌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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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갑사.

무릇 인간이라 함은…

지난 10일, 아내의 벗을 만나기 위한 영광 행에서 잠시 불갑사에 들렀습니다. 주유천하에서 빠질 수 없는 산사 유람이지요. 고즈넉한 적막함과 고요가 스며 있습니다. 대웅전에 이르는 동안 야생화 사진을 찍습니다. 옆에서 보던 아내, 한 마디 전합니다.

“야생화에 관심을 갖더니 구석진 자리에 핀 꽃까지 잘도 알아보고. 많이 달라진 풍경이네요!”

그 말이 마치 ‘무릇 인간이라 함은…’으로 시작되는 스님의 법어처럼 들립니다. ‘이제야 겨우 사람 꼴을 갖춰가는구나’하는 말이겠지요. 소 울음소리를 들은 양 아내에게 부끄러운 웃음을 보냅니다.

절집의 천왕문이 어떻고, 대웅전은 어떻고 하는 소리를 던져버리고 절 옆을 돌아 저수지에 오릅니다. 울창한 신록이 포근함을 전해옵니다. 새들의 합창소리에서 위안과 평화를 맛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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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낭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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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친구의 단란한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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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속의 아이들.


“불갑사에서 가장 명당자리를 잡았네요!”

“새록새록 솟아나는 저 잎들을 보세요. 가슴이 두근거리지 않나요? 저 녹색도 나무마다 색깔이 다 달라요. 자연의 색을 문명이 어찌 따르겠어요. 우리가 대하는 자연은 봄인데 (우리의 삶은) 어느 계절에 와 있을까요?”

아내의 가슴에는 무엇이 들어 있을까? 행여 고승의 환승은 아니겠지? 아내 덕에 겨우 내 움츠렸던 새싹들의 힘찬 기운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봄의 이치겠지요. 인간사, 생각하기 나름. 봄이라 여기면 봄이겠지요.

아내 친구 가족들이 오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먼저 달려오고, 시차를 두고 부부가 옵니다. 악수를 할지, 합장을 할지 잠시 망설입니다. 이런 번뇌를 간파했는지 씨~익 웃으며 “불갑사에서 가장 명당자리를 잡았네요!”하며 다가옵니다.

어느 새, 아빠의 옆구리를 끼고 있는 이빨 빠진 막내 모습에서 동자승의 해맑음을 떠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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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

인연을 대하여 만 가지 모습으로 나타내도다

“야, 그거 누가 뜯었어?”
“그러게. 아이, 누가 천남성을 캐다가 뿌리가 너무 길어 안 빠졌는지 잎사귀만 버려놨어야.”

그렇잖아도 확인을 대비해 잎의 수분 정도로 뜯은 시간을 유추할 수 있다는 답까지 준비한 터라 막힘이 없습니다. 아내와 벗은 그간 떨어져 있던 시간과 공간을 이렇게 매웠습니다. 그리고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이게 “공함에 이르러 한 물건도 없으되 인연을 대하여 드러내 보이니 만 가지 모습으로 나타내도다”라는 뜻은 아닐지? 텍도 없는 소리일지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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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미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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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수지에서 본 불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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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나왔는데 갈 데가 없더라고요”
[알콩달콩 부부 이야기 9] MBTI로 본 성격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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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벗의 단란한 가족.

“저 가시네, 얼마나 웃겼는지 알아요?”

아내 친구의 뜬금없는 말입니다. 2년 전, 10년 만에 벗을 찾아 나섰던 아내. 이번에는 온 가족이 전남 영광을 방문했습니다. 말하는 폼으로 아내의 옛 이야기를 죄다 일러바칠 참입니다. 밤 시간 마련된 맥주토크에서 무슨 말인들 못하겠습니까.

“소개팅을 위해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밖에서 꿍꽝 쿵쾅거려요. 일행에게 ‘저거 분명 우리 친구에요. 계단에서 굴렀을 거예요. 좀 있으면 아이고야 하고 나타날 테니 기다려 봐요’하고 있었죠. 문이 열리더니, 아니나 다를까 옷매무새를 만지며 들어오는 거예요. 그때 모두들 배꼽 빠지게 웃었는데….”

아내는 지금도 여전히 잘 넘어집니다. 지난해에는 넘어져 다리까지 부러졌으니 말해 뭐할까요. 그런데 특이하게 달릴 때는 잘 넘어지지 않습니다. 아마, 높은 신발이 원인인 듯싶습니다.

결혼하고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아요?

“처녀 적 자취생활하며 많이 싸웠죠. 하루는 얼마나 서러웠던지 밤늦게 짐 싸들고 대문을 박차고 나왔어요. 막상 집을 나왔는데 갈 데가 없더라고요. 고개 숙이고 다시 들어갈 수밖에 없는 현실이 얼마나 슬프던지….”

그때나 지금이나 매 한가질까? 지금도 아내들은 부부 싸움 끝에 집 나가면 갈 곳이 없다 합니다. 싸움 끝이 대개 밤이라 여관에 가자니 껄끄럽고, 아는 집에 가기도 우세스럽다 합니다. 이야기는 자연스레 부부 관계로 이어집니다.

“결혼하고 몇 년,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아요? 나는 정신적인 걸 바라는데 남편은 너무 현실적이에요. 결국 심한 우울증에 빠져 혼자 힘들었죠. 성격이 달라도 너무 달라요. 아직도 남편은 우울증을 이해하지 못해요. 지금은 성격이거니 이해하고 살아요.”

결혼하고 달콤했던 시간이 지난 후 서로 맞추느라 힘들지 않은 부부가 어디 있겠습니까? 알고도 속고 모르고도 속는 게 부부라는 말을 실감하고 사는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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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벗.

MBTI에서 말하는 사람의 성격 유형 4가지

아내의 벗이 우울증을 이긴 건 성격유형 테스트 MBTI(Myers-BriggsTypeIndicator)를 이해한 후라 합니다. 우리 부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럼, MBTI에서 구분하는 4가지 성격 유형을 한번 볼까요?

첫째 외향형(E, Extraversion)인가, 내향형(I, Introversion) 사람인가? 둘째 감각형(S, Sensing)인가, 직관형(N, iNtuition)인가? 셋째 사고형(T, Thinking)인가, 감정형(F, Feeling)인가? 넷째 판단형(J, Judging)인가, 인식형(P, Perceiving)인가?

MBTI에 따르면 첫째의 경우, ‘어느 방향에서 에너지를 사용하는가?’입니다. 외향적인 사람은 말을 먼저 하는 경향입니다. 내향적인 사람은 말하기 전에 생각을 먼저 하는 경향입니다. 여기에서 그 장단점이 있음을 간과할 수는 없습니다.

두 번째는 ‘정보 인식 시 감각으로 하는가, 직관으로 하는가?’로 구분됩니다. 감각적인 이는 봐야 믿는 형으로 세부사항에 대해 예리한 눈으로 사물의 명암을 봅니다. 직관적인 이는 현재보다 미래에 관심이 많아 가능성을 선호하여, 사물을 지나치기도 합니다.

4가지 유형 중, 상황 따라 형태 선택

세 번째 경우는 ‘판단과 결정시 이성에 의존 하는가, 감성에 따르는가?’입니다. 사고형은 객관적인 근거에 대한 논쟁을 더 선호해 과정을 중요시 합니다. 감정형은 내부에서 상황들을 보는 관계로 조화를 좋아하며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요시 합니다.

네 번째는 ‘생활유형’에 따른 구분입니다. 판단자는 약속을 중시하며, 조직을 선호합니다. 이에 반해 인식자는 약속보다 사후(事後) 일에 관심을 갖고, 제도ㆍ절차ㆍ형식에 싫증을 느끼는 자발적 취향입니다.

사람들은 이 모든 유형을 갖고 있으며, 상황에 따라 어느 한 형태를 선호합니다. 이 중 어떤 게 좋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생활에서 오른손잡이와 왼손잡이가 있듯 다만 서로 다른 형태를 지녔을 뿐이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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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TI의 성격 유형.

‘사교형’ 등 16가지 사람 유형 구분

4가지 구분에 따른 사람 유형으로는 세상의 소금형(ISTJ, 시작한 일은 끝까지 함), 백과사전형(ISTP, 논리적이며 상황적응이 뛰어남), 수완 좋은 활동가형(ESTP, 다양한 활동 선호), 사업가형(ESTJ, 일을 많이 함), 임금 뒤편의 권력형(ISFJ, 성실하며 협조를 잘함), 성인군자형(ISFP, 따뜻하고 겸손한 사람)으로 구분됩니다.

아울러 사교형(ESFP, 우호적임), 친선도모형(ESFJ, 봉사하는 사람), 예언자형(INFJ, 통찰력 있는 사람), 잔다르크형(INFP, 이상적 세상을 만들어 감), 스파크형(ENFP, 열정적으로 관계를 만듦), 언변능숙형(ENFJ, 협동하는 사람)으로 나뉩니다.

또 과학자형(INTJ, 부분을 조합하여 비전 제시), 아이디어 뱅크형(INTP, 풍부한 상상력으로 도전하는 사람), 발명가형(ENTP, 비전을 갖고 활력적으로 이끌어 감), 지도자형(ENTJ, 풍부한 상상력으로 도전하는 유형) 등입니다.

“지금은 성격이거니 이해하고 살아요!”

이는 학문적 접근방식일 뿐입니다. 이혼한 부부의 대부분은 ‘간극을 좁히지 못한 성격 차이’를 사유로 듭니다. 보통 사람들은 남의 이혼을 받아들 때 ‘그래’ 하면서도 성적 충돌로 인식하는 편입니다. 그러나 MBTI를 섭렵한 이후에는 성격 차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그래서 아내 친구의 “지금은 성격이거니 이해하고 살아요!”란 말 속에 얼마나 많은 사연이 스며 있는지 알 것 같습니다. 물론 그의 남편도 성격이거니 하고 살 것입니다. 인생은 부대끼고 살면서 이해하고 알아가는 것이겠지요. 부부관계 또한 생활 속에서 느끼며 이해하며 또 이해하는 거겠지요.

내 아내도 마찬가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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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는 기둥과 지붕처럼 받쳐주며 사는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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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화전


마음으로 눈으로 먹는 ‘화전’
[알콩달콩 부부 이야기] 진달래 화전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지인은 그럴 것 같지 않은 부부라 여겼었습니다. 그는 3월에 아내와 진달래를 따 화전을 해서 먹었다는 자랑을 은근슬쩍 던졌습니다. 부러웠습니다. 역시 부부관계는 모를 일입니다.

16일, 아내가 다리 수술을 합니다. 지난 해 다리 수술 이후 뼈를 이어주는 못을 빼는 수술입니다. 어찌됐건, 전신마취를 하는 관계로 수술 전에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일요일 아내와의 추억 만들기를 시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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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와 쑥.

“여보, 오후에 움직이지 말고 오전부터 움직이세?”
“그래요.”

지체할 겨를 없이 답이 옵니다. 아내도 수술의 아픔을 견디게 해 줄 힘을 비축하고픈 마음이었나 봅니다.

“고사리 끊으면서 진달래도 따서 화전 해먹을까?”

의기투합 했습니다. 부부 관계는 언제 어떻게 될 줄 모르니 열심히 공을 들여야 합니다. 공과 덕은 추억을 쌓는 길이 최고입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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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와 찹쌀가루 반죽.

밀가루+찹쌀가루+진달래=화전=사랑

이산저산 다니며 야생화도 보고, 간식도 즐기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가방에는 진달래와 쑥이 들어 있습니다. 아내는 “남편이 나물을 잘 먹지 않는다”며 고사리는 지인에게 넘겨주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던 길에 찹쌀가루 등을 샀습니다.

진달래와 쑥을 다듬어 물에 씻습니다. ‘화전이면 진달래만 있으면 되는데 쑥을 뭐 하러 가져왔을까? 쑥국 끓일 양은 아닌데?’하며 궁금증을 참습니다. 밀가루에 찹쌀가루를 섞어 반죽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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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반죽을 해?”
“화전은 전으로 만들어 먹는 거예요. 튀김하곤 달라요.”
“그래서 찹쌀가루를 샀구나. 난 진달래 꽃 튀김과 쑥 튀김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결혼생활 10년. 생각만으로도 통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가 봅니다. 대화의 필요성을 느낍니다.

반죽을 떼어내 호떡 누르듯 납작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진달래를 얹습니다. 연분홍 꽃이 핍니다. 그런 후 쑥을 얹습니다. 분홍빛에 녹색이 더해지니 차이가 확연합니다. 음식은 색깔로도 먹는다더니 과연 그렇습니다. 쑥의 용도를 알게 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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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 먹는 ‘화전’, 맛있어요!

“맛은 없을 텐데, 한 번 드셔보세요.”

맛은 밋밋합니다. 밀개떡 같습니다. 그러나 사랑으로 빚은 만큼 맛있게 먹습니다. 눈으로 먹는 게 화전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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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꿀에 찍어 드세요.”

아이들도 맛있다며 즐겁게 먹습니다. 사랑에 꿀이 스며드니 더욱 맛이 납니다. 꿀 대신 조청이면 금상첨화겠지만.

화전에 얽힌 추억을 밑천 삼아 아내 병간호와 아이들 뒷바라지를 해야겠습니다. 기꺼이. 아내의 다리 수술 잘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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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개구이들.


근데, 그게 말 같이 쉽나고요~!
[알콩달콩 부부 이야기] 조개구이

“선술집은 분위기가 어떤가 싶었는데 막상 와보니 괜찮네요.”

긍정적인 아내의 평. 일단은 다행입니다. 지난 토요일, 진달래축제가 열리는 여수 영취산에 부부만 오른 후 뒤늦게 합류시킨 아이들과 조개구이 집을 찾았습니다. 이곳은 깨복쟁이 친구가 하는 무선에 있는 ‘구이구이 사령부’란 조개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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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복도 노릇노릇 익어갑니다.

숯불에 탁 탁 소리 내며 지글지글 익고 있는 전복ㆍ소라ㆍ가리비 등이 군침 돌게 합니다. 시ㆍ청각 효과가 그만입니다. 아내 표현을 빌면, 거기에 시원한 김치 조개국까지 가세해 소주 안주로 딱입니다.

맛이 제법인지 아이들도 먹느라 정신없습니다. ‘가는 날이 장날’일까, 손님이 제법 들어 일손이 부족합니다. 속으로 ‘간댕이가 부어도 단단히 부었지’ 하며 아내에게 부탁합니다.

“여보, 좀 도와주면 어때?”

아내, 흔쾌히 행주 집어 웃으며 나섭니다. 테이블을 치우고 나니 또 손님이 듭니다. 아내가 고맙기도 하고, 내심 뿌듯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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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도 먹느라 정신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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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무선의 '구이구이 사령부'

워~매 워~매 이렇게 고마울 수가

친구 부부가 숯불 피우랴, 조개류 안주 준비하는 사이에 설거지가 쌓입니다. 내가 나서볼까 하다 남정네 체면상(?) 나서지 못하고 아내에게 말을 건넵니다. 간이 붓다 못해 배 밖으로 나왔나 봅니다.

“여보! 설거지도 좀 도와주지?”

열심히 설거지하는 아내가 너무너무 예쁩니다. 어쩔 수 없이 팔불출 한 번 되어야겠습니다. ‘워~매 워~매 이렇게 고마울 수가.’ 친구 부인도 “이래서 아는 집은 불편하다니깐요.”하며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아이들, 조개와 더불어 키조개에 치즈를 얹은 요리까지 후다닥 해치웁니다. 배가 부른지 밖에서 놀아도 되냐고 묻습니다. 얼씨구나! 하며 내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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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개류를 손질하는 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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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조개와 치즈의 어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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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의 아내.

아내 손에 물 안무칠랍니다?…이걸 어째?

친구도 한 숨 돌리고 테이블에 잠시 앉습니다. 아내가 술잔을 비운 친구에게 한 마디 던집니다.

“여자 부려먹으려면 여건을 제대로 갖추고 부려먹으세요. 싱크대가 설거지 하는 사람 키에 맞아야 편하게 할 텐데, 싱크대 높이가 안 맞아요. 벽돌을 괴면 될 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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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와 소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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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에 딱인 김치조개국.


듣던 친구 아내도 덩달아 ‘어~엉 이런 말도 하네’ 하는 표정으로 맞장구를 칩니다.

“이 사람은 한 번 설거지 하더니 다음부턴 불편하다고 통 안해요.”
“예 에에? 그러면서도 안 고쳐줘요? 결혼할 때 장인에게 ‘열심히 살겠습니다!’, ‘고생 안시킬랍니다!’, ‘되도록 아내 손에 물 안무칠랍니다!’ 그러고 결혼 허락받지 않았나요?”
“….”

아내, 이러저런 변명 못하게 오금을 박습니다. 이 불똥 내게까지 튈까 두렵습니다. 반성도 됩니다. 고생 안시키겠다고 결혼 허락 받고선 개코로…. 지지리 궁상, 고생만 죽어라 시키니 무슨 할 말이 있겠습니까? 아내, 결국 신랑 흉까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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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비도 먹음직스레 익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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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불구이.

근데, 그게 말 같이 쉽냐고요~!

“우리 신랑요? 못 하나 박을라믄 속 터져요. ‘망치 주라, 못 주라, 의자 주라’ 열불 터져 못시켜요. 내가 하고 말지…. 한 번은 ‘왜 꼭 남자가 못을 박아? 아무나 박으면 돼지?’하면서 성차별이대요?”

이럴 땐 실실 웃는 게 최고죠. 하지만 이거 조개구이 먹으러 온 건지, 욕 먹으러 온 건지 도통 알 수가 없네요. 다음부턴 못 박아 달라하면 군소리 없이 박아야겠습니다. 그래도 친구 가게에 와서 이리저리 도와 준 아내가 밉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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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무선의 '구이구이 사령부'

친구 아내, 유쾌ㆍ통쾌ㆍ상쾌인지 피조개에다 개불까지 덤으로 내옵니다. 숫불에 구은 개불도 꽤 맛있습니다. 아내, 피조개 피는 신랑 몫이라며 슬쩍 내밉니다.

그날 밤, 궁금하다구요? 물론 따뜻한 사랑을 나눴죠. 이심전심으로요. 아내 늘상 하던  “여자는 분위기만 좋으면 된다.”란 말을 실감했습죠. 분위기로 먹고사는 여자에게 간혹 맞출 필요도 있나봅니다.

근데, 그게 말 같이 쉽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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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력에 딱? 피조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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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력에 그만? 개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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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인생사가 다 '섬'의 삶일 것입니다. 우리들의 이야기를 알콩달콩 풀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때론 진짜 섬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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