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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콩달콩 문화 이야기/들꽃 따라잡기'에 해당되는 글 25건

  1. 2014.03.08 선소~장도 가는 길에 만난 신난 봄의 전령들
  2. 2014.03.01 홍매화가 선물한 상상 나래 ‘신선의 전설’
  3. 2013.08.14 물방울, 나무 잎, 꽃을 통해 본 생명
  4. 2013.07.28 부부가 연꽃의 파도에 휩쓸려 흘러간 곳은?
  5. 2008.11.14 “그러지 마시고 좀 가르쳐 주세요?”
  6. 2008.08.30 꽃 속의 꽃 '백일홍'
  7. 2008.08.28 손대면 톡하고 터지는 봉숭아 ‘씨’
  8. 2008.08.27 아주까리 피마자 꽃 보셨나요?
  9. 2008.08.20 야생화, 예술품으로 변신하다
  10. 2008.08.18 ‘연꽃’, 버릴 게 없다더니 과연…
  11. 2008.08.02 제깟 게 예뻐 봐야 얼마나 예쁘겠어?
  12. 2008.07.30 하얀 색 가운데 자주 빛 감도는 ‘계요등 꽃’
  13. 2008.07.25 오늘날 양반님네 잘못은 어찌해야 할꼬?
  14. 2008.07.18 '며느리배꼽'이 '사위배꼽'으로 바뀔까?
  15. 2008.07.15 요로코롬 요상시런 이름을 갖게 됐을꺼나~ 잉?
  16. 2008.07.08 학자들은 자연 이름조차 잘못 붙였다?
  17. 2008.07.05 왜, 하필 ‘개망초’라 했을까? 이름 바꾸자!
  18. 2008.07.02 ‘황진이’의 남자들과 ‘보리딸기’
  19. 2008.06.27 눈이 큰 옆 반 여자아이가 살고 있었지요!
  20. 2008.05.20 허리 숙이고 무릎 꿇게 하는 ‘야생화’
  21. 2008.05.02 한국과 일본의 야생화 훑어보기
  22. 2008.04.17 왜, 꽃미남을 ‘제비’라 불렀을까?
  23. 2008.04.17 대체 ‘주름잎’이 뭐야?
  24. 2008.04.15 자줏빛 자태를 자랑하는 ‘자운영’
  25. 2008.04.13 밤하늘에 빛나는 별 같은 ‘별꽃’

봄 향기에 취하다…홍매와 청매, 산수유까지

꽃을 피우는 생명을 지켜보는 자, 신이 아닐까!

 

 

 

 

여수시 선소입니다.

 

봄을 시샘하는 장미.

 

 

산수유가 있다니...

 

 

매화의 전설이 들리는 듯...

 

 

홍매에 눈이 쌓이면... 바람이지요! 욕심...

 

 

 

 

봄 향기에 취해 여수시 장도로 향했습니다.

선소~장도 길은 여유롭고 한가로웠습니다.

 

수산물의 보고, 여수 가막만과 어우러진 섬이 아파트촌까지 그림이었습니다.

 

 

선소 울타리에는 겨울의 전사 동백이 겨우 남은 겨울을 아쉬워하면서 여전히 꽃망울을 틔우고 있었습니다.

 

겨울의 스산함을 달래주던 동백 덕분에 겨울의 강인한 아름다움을 접할 수 있었다는. 그건 힘을 모아 생명의 싹을 움틔우는 힘이었습니다.

 

 

운 좋게 매화도 발견했습니다.

홍매와 청매가 나란히 있더군요. 횡재한 기분.

 

 

 

 

선소에서 장도로, 장도에서 선소로...

 

 

동백은 자체가 정열이지요...

 

 

매화는 선비의...

 

 

곱디 고운 향이 꽃으로...

 

 

봄은 이렇게 왔다는...

 

 

 

장도 가는 길은 유혹이었지요...

 

 

 

 

홍매를 보니 드는 생각 한 자락.

 

 

‘여기에 눈이 쌓이면 더욱 운치 있을 텐데...’

 

 

설중매에 대한 욕심이 생겼습니다.

왜냐? 꽃샘 추위니까.

 

참, 꽃 샘 추위는,

 

'곱게 보내 줄 수 없다'

 

는 자연(겨울)의 용심인 거 아시죠?

 

욕심은 한도 끝도 없나 봅니다.

아직 수신(修身)이 부족하나 봅니다.

 

 

매화꽃은 당당함의 상징.

 

나무 잎이 움트기 전 겨울을 뚫고 나타난 봄의 전령다웠지요.

잔잔하게 코를 간질거리는 향기에 한동안 꼼짝할 수 없었다는.

아니 꼼짝할 필요 없었지요. 그저 푹 취하면 되었으니...

 

 

또 다른 봄의 전령 산수유도 만났습니다.

 

이건 뭐랄까, 이건 신이 주신 꽃과의 만남 기회인 듯했습니다.

생명의 신비를 마음껏 누리라는 계시였다고 할까.

 

전혀 나올 것 같지 않은 나뭇가지에서 꼬물꼬물 비집고 나와 기어이 꽃 피우는 생명.

 

 

그걸 지켜는 자, 곧 신(神)이 아닐까!

 

 

선소~장도 가는 길은 아파트 촌까지 그림입니다. 

 

 

겨울의 상징 동백의 안쓰러움...

 

 

산수유의 아름다움은...

 

 

장도 가는 길의 조각...

 

 

향기에 취해, 봄에 취해...

 

 

꽃향기는 아름다운 내면의 표출...

 

 

장도는 그렇게 그대로 있었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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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귀한 것은 사람의 마음, 아름다운 건 사람과의 만남
여수시 선소~장도 가는 길에 만난 봄의 전령에 취하고

 

 

 

 

 

 

 

 

 

 

 

세상에서 제일 고귀한 것은 ‘사람 마음’이라 했습니다.
오죽하면 사람 마음을 얻으면 천하를 얻는다고 했을까.

요즘 사람 마음보다 재물을 더 귀하게 여기는 것 같습니다.
한 순간 사라질 부귀영화에 빠져 있는 사이,
영혼은 허우적대다 자신까지 잃는 우를 범하고 말 것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 ‘사람과 만남’이라 합니다.
우리는 이 아름다운 만남을 너무 빨리 잊는 경향입니다.

그래서 언제나 한결같은 사람을 바라나 봅니다.


아름다운 기억 속에 잊히지 않으려면?
한결같으면서도 새로워야 합니다.

 

 

 

 

 

 

 

 

 

여기, 한결같은 향기가 있습니다.

그건 자연 향이지요...

 

 

어제, 봄 향기를 맡으로 여수시 망마산으로 향했습니다.

‘선소~장도’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고개 들어 사방을 살폈습니다.

봄이 어디에 있는지 살피기 위함이었지요.

 

 

산하의 기운이 부드러웠습니다.

날카롭고 예리하던 겨울의 기운이 지쳐 스르르 잠 속으로 빠져들고 있었습니다.

 

한쪽에 분홍색 꽃들이 보였습니다.

 

 

홍매화였지요.

 

 

그 밭에서 한 촌로가 밭을 매고 있었습니다.

 

 

매화와 촌로.

 

 

마치 촌로가 무릉도원 속 신선처럼 느껴졌습니다.

 

 

“할아버지 이 꽃 이름이 뭐죠?”

 

 

흐릿한 하늘에 가는 빗발이 오락가락했습니다.

 

여우비에 홀렸을까, 답이 있으면 어르신.

없으면 신선으로 여길 참이었습니다.

 

 

답이 없길 바라며, 호기심 그윽한 눈으로 촌로를 바라보았습니다.

 

 

 

 

 

 

 

 

 

 

“매실이여, 매실.”

 

 

에구에구~. 투박한 억양.

신선이 아니었습니다.

엉뚱한 상상에 기대가 완전 무너졌습니다.

 

촌로 옆에서 소 한 마리가 풀을 뜯고 있었다면….

그 옆에서 할아버지가 김을 매고 있었다면,

투박한 말투에도 신선이라 여길 만한 상황이었을 겁니다.

 

 

“꽃이 예쁘지?”

 

 

그러고 보니 텃밭 군데군데 할아버지들이 앉아 있었습니다.

정년 후 텃밭 가꾸기에 나선 할아버지 모습들이었습니다.

맞습니다. 그 촌로들은 소일거리 하는 멋진 신선이었습니다.

 

 

이처럼 매화꽃은 한 순간 세상을 신선의 세계로 이끌었습니다.

 

이상은 홍매의 전설, 신선의 전설….

 

 

세상에서 가장 고귀함을 아는 <사람 마음>

세상에서 아름다운 것을 아는 <사람과의 만남>

 

이렇게 이루어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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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색은 사랑입니다.

 

 

호박 잎 속으로 들어간 또 다른 생명은 조화였습니다.

 

 

 

 

 

이런 날 있지요.

 

여름 숲길을 걷고 싶었습니다.

 

아~, 상큼하고 시원한 공기 냄새가 좋았습니다.


걷다 보니 눈에 띠는 나무 잎과 물방울, 그리고 꽃들....

 

그 속에는 질긴 생명력의 힘이 담겨 있었습니다.


아침 햇살 속에서도 살아남은 물방울.


그 생명력이 고귀하게 느껴집니다.

 

 

 

 고즈넉한 경남 창원의 둔덕마을.

 

 

소나무와 대나무의 어울림.

 

 

생명의 시작은 물에서...

 

 

잎의 중심을 잡은 줄기...

 

 

생명의 전진...

 

 

때로는 두리뭉실하게...

 

 

생명의 탄생은 신비롭게...

 

 

잎 위의 호수...

 

 

잎의 목욕 후...

 

 

생명은 여리게 시작되나...

 

 

목적이 있는 삶...

 

 

잎의 삼위일체...

 

 

사랑은 연하게...

 

 

삶의 결실은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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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감상법을 통한 연꽃 힐링
[연꽃 느끼기] 진주 초장 연꽃농원, 산청 한의학박물관, 연꽃차

 

 

 

홍련

 

 

“당신, 연꽃 보러 갈래요?”

 

더위 먹어, 힐링이 필요한 아내와 진주 초장 연꽃농원에 갔습니다.

연꽃을 좋아하는 부부라 한 마음이 되었습니다.

 

 

“연꽃을 보면 괜히 가슴이 시린다.”

 

 

진주 초장 연꽃농원에는 연꽃이 많았습니다.

벼농사를 짓던 논을 연 농사로 바꾼 곳이었습니다.

 

연은 뭐 하나 버릴 게 없습니다.

심지어 오염된 수질까지 정화시키는 힘을 가졌으니 대단한 생물입니다.

 

<연꽃 감상법>을 소개 할게요.

 

 

<연꽃 감상법>

 

□ 연꽃은 어떻게 감상할까?
 - 연꽃을 감상하는 것은 정신적인 즐거움!
 - 경관을 음미하면서 여름날의 더위 식히기!

 

□ 연꽃의 향기
 - 연꽃의 향기는 맑다!
 - 연꽃의 향기는 진하지 않으면서 멀리 퍼지고 오래간다!
 - 옛 문인들은 "연꽃의 향기가 옷을 물들이네"라는 표현으로 연꽃 향기를 칭송했다!

 

□ 연꽃의 청취
 - 옛 사람들은 "연꽃의 정취를 잘 알지 못하면 고아한 경지에 이룰 수 없다"고 여겼다!
 - 정취란? 연꽃의 품격, 덕성, 특성을 말한다!
 - 연꽃은 진흙에서 자라지만 진흙에 물들지 않고, 맑은 물에 씻겨도 요염하지 않다!
 - 연꽃의 청취는 꾸밈없이 아름다움이다!

 

 

 

백련

 

 

 

 

 

 

 

 

 

 

 

 

 

 

 

 

 

 

 

 

 

 

<산청 한의학박물관>

 

 

 

 

 

 

 

<연꽃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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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무는 먼(무슨) 나무예요?”
[야생화 따라잡기 29] 먼나무


사람주나무, 까마귀밥여름나무, 다정큼나무, 젓나무, 가막살나무, 꽝꽝나무, 장구밥나무 등 듣도 보도 못한 나무들이 참 많습니다. 그럴 때 한 마디씩 하지요.

“이 나무는 먼(무슨) 나무예요?”

재치 있는 분은 “‘먼’ 나무가 아니고, ‘가까운’ 나무여” 농을 건네기도 합니다.

먼나무는 5~6월 자주색 꽃으로 피어납니다. 꽃은 크지 않고 화려하지도 않아 눈에 잘 띄지 않는다 합니다. 왜냐면 먼나무는 꽃보다 붉은 열매가 빛나기 때문입니다. 하여, 가을 겨울에 열리는 열매의 단정하고 아름다움을 보기 위해 몇몇 지자체에서 조경수로 심고 있습니다.

이로 인한 먼나무의 유래가 또 있습니다. “겨울에 빨간 열매가 주렁주렁 달려 있어 멀리서 봐야 진정한 매력이 드러난다 하여 ‘먼나무’라 한다.” 합니다. 이밖에도 “멋스러운 나무 ‘멋나무’에서 ‘먼나무’가 바뀌었다.”고도 하더군요.

특이한 사실은 은행나무처럼 암수가 따로 있다 합니다. 먼나무 열매는 새들이 “그대로 두었다가 어느 날 갑자기 몰려들어 한꺼번에 그 많은 열매를 먹어치운다.” 합니다. 나무는 조각이나 가구 재료로 이용되며, 한방에서 약재로 쓰이기도 합니다.

먼나무

먼나무 열매

들꽃과 나무를 배우러 다니는 '풀꽃사랑여수' 팀.


먼나무,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나무

먼나무는 “중부지방 사람에게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멀리 있는) 나무’라고도 하고, ‘나무껍질에 검은 빛이 많아 먹물 같다’는 뜻의 제주도 방언 ‘먹낭’에서 먼나무가 되었다.”는 말이 있기도 합니다.

이렇듯 먼나무에는 이름과 관련한 이야기가 많습니다. 2주마다 '풀꽃사랑여수' 모임에서 들꽃과 나무를 배우러 산에 다니는데 지난 주 '먼나무'를 대하게 되었습니다. 선생님이 계시니 여쭤야줘.

“이거 먼 나무에요?”
“그거 먼나무”

“그러지 마시고 좀 가르쳐 주세요.”
“그거 먼나무라니까.”

“장난치지 마시라니까요?”
“아이, 그게 진짜 먼나무라니까. 하하하~”

이 정도면 민망하지요. 무식이 탄로 난 탓입니다. 이렇게 알게 된 나무가 먼나무입니다. 나무 이름 기억에는 이런 게 제일이죠.

저처럼 님들도 특이한 이름에 민망하지 마시라고 ‘먼나무’ 이야기를 다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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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다라를 떠올리게 하는 ‘백일홍’

‘백일홍’ 처녀가 죽은 곳에 백일 간 핀 꽃
[초보자의 야생화 따라잡기 20] 백일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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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속에 또 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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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동안 붉게 피어 있는 백일홍. 백일홍을 들여다보면 그 안에 또 꽃이 피어있습니다. 꽃 속에 꽃이 피어있는 셈이지요. 보통 꽃에는 우주의 신비가 담겨있다 합니다. 이로 보면 백일홍은 우주 속에 또 다른 우주를 담고 있는 거지요.

하여, 백일홍을 보면 에너지의 원천으로 우주를 상징하는 그림 ‘만다라(曼茶羅)’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습니다.

만다라는 “정신을 집중하게 함으로써 내면의 질서를 생성시키고, 내면의 자기에게 의미를 부여해, 내면의 화해와 전체성을 지향하는 안전한 피난처를 제공한다.”는 논리를 갖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융은 만다라를 중심과 더불어 둘레를 가진 ‘에너지의 원천’으로 여겨 미술심리치료에 이용하였습니다.

백일홍을 보면 이런 논리가 이해가 됩니다. 꽃 속에 또 꽃이 피어 있는 모습에서 중심과 둘레를 함께 가진 힘의 원천을 보는 듯합니다. 백일홍은 흰색, 노란색, 주홍색, 오렌지색, 엷은 분홍색 등 여러 가지 색깔로 6~10월에 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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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다라 문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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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홍에는 전설이 스며 있습니다. 멕시코가 원산지인 백일홍에 전설이라니 의아하긴 하지만 사연이 있겠지요.

처녀가 죽은 곳에 붉게 백일 간 피어난 ‘백일홍’

동해 바닷가 어느 마을에 사는 처녀 ‘몽실’과 총각 ‘바우’는 서로를 아끼며 사랑했다. 그런데 이 마을은 해마다 백년 묵은 구렁이에게 처녀를 제물로 제사를 올려야 재앙이 생기지 않는다고 믿고 있었다.

어느 해 가을, 바우와 혼인을 앞둔 몽실이 제물로 바칠 처녀로 뽑히고 말았다. 이에 바우는 구렁이를 죽이고 몽실이와 행복하게 살아야겠다고 마음먹고 길을 떠났다. 떠나기 전 바우는 몽실이와 약속했다.

“백일 후에도 오지 않거나 배의 돛에 빨간 깃발이 꽂혀 있으면 내가 죽은 거니까 도망을 가고 흰 기를 꼽고 오면 구렁이를 처치한 거니까 마중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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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실이는 매일 기도를 하며 바닷가에서 바우를 기다렸다. 100일째 되는 날 드디어 멀리서 배의 앞머리가 보였다. 반가움에 달려가던 몽실이는 그만 그 자리에서 쓰러져 죽고 말았다. 배에 빨간색 깃발이 꼽혀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편, 배에서 내린 바우는 몽실이를 찾았으나 몽실이는 죽은 후였다. 몽실이를 끌어안고 울부짖던 바우는 무심코 배를 바라보게 되었다. 배에는 흰 깃발 대신 빨간 피가 묻은 깃발이 꼽혀 있었다. 구렁이를 죽인 기쁨에 들떠 피가 깃발에 묻은 줄도 모르고 그 깃발을 꼽고 온 것이었다.

몽실이는 피 묻은 깃발을 보고 바우가 죽은 줄 알았던 것이었다. 마을사람과 바우는 몽실이를 양지 바른 곳에 묻어 장사지냈다. 그런데 그곳에서 예쁜 꽃이 붉게 피어나 백일을 꽃피우다 졌다. 그 후부터 사람들은 이 꽃을 ‘백일홍’이라 불렀다.

하여간 백일홍은 ‘꽃 중의 꽃’ 장미와는 또 다른, ‘꽃 속의 꽃’이라 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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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대면 톡하고 터지는 봉숭아 ‘씨’

여자들이 들이는 봉숭아물을 남자가 들였다?
[초보자의 야생화 따라잡기 19] 봉숭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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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숭아 열먀 속에서 씨앗이 발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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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숭아 물들이기

봉숭아꽃은 친숙한 꽃입니다. 봉숭아하면 뭐니 뭐니 해도 ‘손톱에 물들이는 것’으로 더 친숙할 것입니다. 손톱에 들인 봉숭아 꽃물이 첫눈이 내릴 때까지 남아 있으면 첫사랑이 이뤄진다 합니다. 하여, 처녀들의 애를 태우는 꽃이기도 합니다.

봉숭아는 조금만 건드려도 씨앗이 톡 터지기 때문에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란 꽃말을 가졌습니다. 정말, 건드리니 톡 터집니다. 어떤 것은 새싹이 나 있기도 합니다. 땅에 떨어지지도 않았는데 열매상태에서 새싹이 돋아 있는 모습이 신기롭기까지 합니다.

처녀들의 마음을 적절하게 표현한 게 <봉선화 연정>인 것 같습니다.

손대면 톡하고 터질 것만 같은 그대
봉선화라 부르리
더 이상 참지 못할 그리움을
가슴깊이 물들이고
수줍은 너의 고백에 내 가슴이 뜨거워
터지는 화산처럼 막을 수 없는
봉선화 연정 봉선화 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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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이 들이는 봉숭아물을 남자가 들였다?

산행 길에 담 밑에 피어 있는 봉숭아를 만났습니다. 흰색, 보라색, 붉은색, 주황색 등 가지가지로 피었습니다. 가만있을 수 없죠. 아니나 다를까, 아이들 입이 봉숭아 씨앗처럼 톡 터집니다.

“우리 봉숭아 따서 물들여요!”

아시겠지만 봉숭아 물들이는 방법입니다. 꽃과 잎을 따서 백반이나 소금을 약간 넣어 찧은 다음, 손톱에 올려 랩 등으로 싸서 밴드로 고정시키면 됩니다. 봉숭아의 하얀 꽃잎이나 잎을 따서 사용해도 붉게 물든 예쁜 손톱을 볼 수 있습니다.

어릴 적, 누이들이 봉숭아물을 들이곤 저도 한 번 들였었지요. 친구들이 “여자들이 들이는 봉숭아물을 남자가 들였다”고 놀린 후론 들이지 않았습니다. 부러워 놀린 것을 모르고 괜스레 물들이지 않았던 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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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들이기 위해 봉숭아꽃과 잎을 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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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눈을 사로잡는 ‘봉숭아 물 들이기’

손톱에 봉숭아물은 들이기 시작한 것은 ‘무당’이었다 합니다. 손톱을 붉게 물들이고 삿대질을 하면, “귀신도 도망가겠지” 하는 믿음. 그러다 처녀와 아이들까지 퍼졌다 합니다. 유아 사망률도 높고, 그것을 귀신의 소행으로 알았기에, 귀신이 아이들을 데려가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었다는 해석입니다.

이 때문인지, 봉숭아 붉은 꽃이 액운을 쫓는다 하여, 뱀이나 지네가 장독이나 집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울밑에 심었답니다. 실제로 뱀 등이 봉숭아 냄새를 싫어해 오지 않았다더군요. 하여, 봉숭아를 ‘금사화(禁蛇花)’라 부르기도 합니다. 또 질병이나 나쁜 일이 생기지 않도록 막기 위함도 있었다네요.

봉숭아는 인도 말레이시아 등이 원산지라 합니다. 삼국부터 우리 민족과 생사고락을 같이한 서민들의 꽃이라 합니다. 봉숭아는 꽃 모양이 봉황을 닮아 ‘봉선화(鳳仙花)’란 한자식 표기와 순수한 우리 말 봉숭아 두 가지 다 표준어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매니큐어 보다 봉숭아물을 들여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입니다. 아직 끝물이라 손톱에 봉숭아물을 들일 수 있습니다. 봉숭아물은 화려한 원색이 아니라 은은하게 우러나는 색이지요.

아마, 봉숭아물 들인 처자라면 남자들도 한 번 더 눈길을 주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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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까리 피마자 꽃 보셨나요?

암꽃과 수꽃이 한 나무에 피는 ‘아주까리’
[초보자의 야생화 따라잡기 18] 아주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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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마자’라 불리는 ‘아주까리’와 관련한 노래는 민요부터 가요까지 다양합니다. 강원도 <뗏목 아리랑>의 한 대목에 나오는 아주까리 구절입니다.

오시라는 정든 임은 아니나 오고
구기랑 청파리만 모여든다
열라는 콩팥은 왜 아니 열고
아주까리 동백만 왜 여느냐

<후렴>
아리아리 스리스리 아라리요
아리아리 고개로 넘어간다

이 가사에서 ‘정든 임=콩팥’, ‘구기랑 청파리=아주까리 동백’으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결국 주가 아닌 보조란 말이지요. 그럼 아주까리 피마자를 왜 이렇게 표현했을까? 아마도 꽃 때문인 것 같습니다.

동물도 암수가 한 몸에 있는 자웅동체는 외부의 사랑받기가 힘들지요. 아주까리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보조로 여기지 않았을까, 추측해 봅니다. 여름 끝무렵 피어나는 피마자는 암꽃과 수꽃이 위, 아래로 나란히 피어납니다. 위쪽에 붉게 피는 게 암꽃, 아래에 피는 꽃이 수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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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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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꽃.


암꽃과 수꽃이 한 나무에 피는 ‘아주까리’

여기에 자연의 신비가 숨어 있습니다. 동물의 수컷이 화려하고 위용을 갖춘데 반해 아주까리는 화려한 게 암꽃이죠. 그리고 위쪽에 피는 것은 자가 수정을 피하기 위한 몸짓으로 해석됩니다.

피마자 열매는 익으면 벌어집니다. 열매 하나에 3개의 씨앗이 들어 있습니다. 피마자 씨앗은 예전 어머니들이 머리에 바르던 머릿기름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또 등잔불을 밝히는 등잔 기름으로 사용하기도 했지요.

어릴 적, 씨앗을 깨물면 바로 뱉기도 했지요. 먹기보단 새총의 총알로 제격이었지요. 아주까리는 열대지역이 원산지인 귀화종입니다. 잎은 나물로도 먹는데 변비에 효험이 있다고 합니다.

꽃구경하며 추억까지 되새기기에 제격인 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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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가리 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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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마자 씨앗은 머릿기름 등으로 사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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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꽃이 위쪽에 수꽃은 아래쪽에 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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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예술품으로 변신하다

사전에 순 우리말 ‘꽃누르미’, ‘누름꽃’으로 올리길
[초보자의 야생화 따라잡기 17] 꽃누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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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누르미’가 뭐야?” 할 것입니다. 일반 사람들에게 그만큼 생소한 단어입니다.

꽃누르미는 자연속의 야생화, 잎, 줄기 등의 본래 모양과 색깔, 특징들을 유지한 상태에서 건조 처리된 것을 눌러 꽃의 아름다움을 예술작품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자연이 예술품으로 거듭나는 거죠.

꽃누르미는 그림, 병풍이나 탁자, 찻상, 열쇠고리 등의 생활소품으로 활용되기도 합니다. 한 작품이 완성되기까지 많은 정성이 스며 있습니다.

산과 들을 다니며 꽃과 꽃잎, 나무들을 채취해 정성껏 말려 밑그림에 맞게 재료들을 작품화합니다. 때론 재료를 구하는데 꼬박 일년이 걸리기도 한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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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에 순 우리말 ‘꽃누르미’, ‘누름꽃’으로 올리길…

꽃누르미는 ‘누름꽃’ 또는 ‘압화(押花)’로 불리는데, 영어로는 Pressed Flower라 합니다. 1980년대 일본에서 들어와 1990년대에 퍼졌다 합니다. 아직 사전에 오르지 않았다 하니, 압화란 말보다 순 우리말 꽃누르미 또는 누름꽃으로 올리면 좋을 듯합니다.

꽃누르미 감상은 국내 유일의 상설 전시관인 구례 농업기술센터 ‘야생화 압화 전시관’에서 가능합니다. 전시작품은 매년 개최하는 국내외 공모전인 ‘대한민국 압화 대상’에서 상을 수상한 작품을 전시하니 매년 전시 작품이 바뀐다 합니다.

올해로 대한민국 압화 대전은 7회째라 합니다. 압화 대전과 압화 전시관이란 명칭도 꽃누르미 대전과 꽃누르미 전시관으로 바꾸면 금상첨화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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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대상 - 권오재 "호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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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대상 - 김춘자 "세계로 향한 새로운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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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물 대상 - 정혜련 "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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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화'를 꽃누르미 등으로 바꿨으면 좋겠습니다.

“이게 다 꽃과 나무로만 만든 거 맞아요?”

최근 꽃누르미를 이용한 야생화 공예품은 구례군과 고양시에서 특화산업으로 부가가치를 높여가는 중입니다. 야생화를 눌러 말려 액자나 가구 및 생활용품 등의 장식에도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일본이나 유럽에선 이미 생활 곳곳에서 꽃누르미가 응용되어 관련 산업이 자리를 잡은 상태라 합니다. 늦은 출발이지만 염색이나 나전칠기 산업처럼 세계적인 특화 상품으로 발전되길 바랍니다.

아이들도 절로 감탄하며 “이게 다 꽃과 나무로만 만든 거 맞아요?”하며 꽃누르미 작품들을 신기해합니다. 자연을 옆에 두고픈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연에서 대하던 야생화를 예술작품으로 만나니 새로움이 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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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소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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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설 전시관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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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버릴 게 없다더니 과연…

알밤 맛 나는 연꽃 열매, “하나 더 줘요!”
[초보자의 야생화 따라잡기 16] 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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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연꽃을 귀에 둘렀습니다. 석가의 환생일까? 대하지 못하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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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은 버릴 게 하나도 없다 합니다. 그런데 연꽃 열매에 관해 새로운 사실 하나를 알게 되었습니다.

6~8월에 꽃을 피우는 연꽃은 3일 동안 ‘피었다 닫혔다’를 반복합니다. 흔히 불교를 상징하는 꽃으로 알려져 있으나 유학자들도 좋아했던 꽃이기도 합니다. 왜냐면 진흙 속에서도 더러움에 물들지 않으며, 줄기는 곧고, 꽃향기는 멀어질수록 맑아지기 때문입니다. 또 단아하고 깨끗한 모습에 로 불렸다지요.

하여, 불교에서는 극락세계를, 유교에서는 ‘꽃 중의 군자’, 도교에서는 신선이 가지고 다니는 ‘신령스러운 꽃’으로 불렸다 합니다. 연꽃과 원앙 그림은 행복과 부부의 금슬을, 물고기와 연꽃 그림은 재물과 정신적 여유를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다 합니다. 또 연꽃 그림은 삼국시대 고분벽화에서부터 지금까지 소재로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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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를 살며시 내밀고 있는 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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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잎과 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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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줄기에 우렁이(좌 아래)가 분홍색 알을 낳았습니다.

3000년이 지나도 발아가 가능한 ‘연꽃’

지난 15일, 곡성 섬진강에 가던 중 구례 농촌진흥청의 야생화 학습장에서 잠시 연꽃을 감상할 기회를 가졌습니다. 

연꽃잎은 연녹색의 형태로 물에 젖지 않습니다. 연분홍과 흰꽃은 6~8월경 꽃대 1개에 1송이씩 핍니다. 연꽃은 시들면 한 올 한 올 물속으로 떨어집니다. 꽃받침은  녹색이고, 해면질의 꽃받기는 길이와 높이가 각 10㎝ 정도며 윗면은 편평합니다.

연꽃 씨는 길이 2㎝ 정도의 타원형으로 10월에 익는데 꽃받기의 편평한 윗면 구멍에 여러 개의 씨가 묻혀 있습니다. 이 연꽃 씨는 3,000년이 지나도 발아가 가능합니다. 열매는 꽃받침에 싸여 있으며, 씨는 육질의 씨껍질에 싸여 있습니다.

이런 연꽃을 감상하며 곡성 청소년 야영장으로 향했습니다. 야영으로 하루 밤을 보낸 후 16일 오전, 가족이 친 텐트 앞에 연꽃을 든 한 여인이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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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 농촌진흥청 내의 연꽃 단지. 멀리서 보니 연잎이 마치 고구마 잎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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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과 꽃받기.

“연 열매 드셔 보실래요?”…“먹을 수 있나요?”

“안녕하세요? 어디에서 연꽃을 따오셨어요?”
“연꽃 농장에서 꽃과 열매를 따 주시대요. 열매 드셔 보실래요?”

깜짝 놀랐습니다. 연꽃 구경만 다녔지, 이렇게 바로 식용으로 먹는 줄 몰랐거든요. 그것도 이제 딴 꽃받기에 들어 있는 열매를 먹어라 하니 의아했지요.

“이거 그냥 먹을 수 있나요?”
“예. 맛있어요. 도토리처럼 단단한 껍질을 까면 하얀 알맹이가 나와요. 그 알맹이를 반으로 쪼개면 작은 연잎 싹이 나오거든요. 그 싹을 떼어내고 드시면 돼요.”

신기했습니다. 도토리처럼 딱딱한 껍질을 까는 것도, 그 안에 싹이 들어 있는 것도 몰랐거든요. 여인과 같이 온 아이는 연꽃 잎 두 개를 떼어 귀에 두릅니다. 연꽃 귀라 해야 할지, 석가의 환생이라 해야 할지, 어쨌든 대하지 못했던 풍경에 즐거움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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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 섬진강변에 니타난 연꽃을 든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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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매 껍질을 까니, 알맹이와 싹이 보입니다. 저 싹을 떼고 먹으면 알밤 맛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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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또 있어요? 더 줘요.”

“맛은 어때요?”
“직접 드셔 보세요.”

궁금했습니다. 한편으로 비린내라도 나면, 떱떠름한 맛이라면 어쩌지 싶어 망설여졌습니다. 오드득 오드득….

“와! 맛있네요. 야! 신기하다. 딱 알밤 맛이네요.”
“맛있죠? 저도 오늘 처음 알았어요. 이 맛 알면 서로 먹으려고 야단날 텐데…”

아이들에게 권했습니다. 역시나 떨떠름한 얼굴입니다. 녀석들, ‘아빠가 못 먹을 거 주는 건 아닌가?’하는 표정까지 짓고 있습니다. 그러더니, “아빠, 또 있어요? 더 줘요.”합니다.

버릴 게 없다더니, 과연 맛을 지배하는 연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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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깟 게 예뻐 봐야 얼마나 예쁘겠어?

“저래 뵈도 가까이서 보면 얼마나 예쁜데요.”
[초보자의 야생화 따라잡기 15] 자리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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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저것도 좀 찍어보세요?”
“뭐하려고. 난 저것은 싫더라고…”
“저래 뵈도 가까이서 보면 얼마나 예쁜데요.”

어렸을 적, 옷을 빨갛게 물들이던 자리공. ‘제깟 게 예뻐 봐야 얼마나 예쁘겠어?’ 했었습니다. 놀던 가남이 있으니까요. 자리공 열매 붉게 물들 때 여자애들 손톱에 물들이고, 입술에 립스틱 바른 것처럼 칠하던 추억이지요.

하지만 아내의 권유도 있는지라 가까이서 한 번 보는 것도 좋겠다 싶습니다. 그리고 보니 익은 열매만 기억에 남았을 뿐, 갓 피어난 꽃들과 꽃밥은 본 기억이 없습니다. 하여, 여수 고락산에서 만난 ‘자리공’을 가만히 들여다보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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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아와 머리 큰 외계인을 떠올리게 하는 ‘자리공’

아! 연분홍 꽃에 얹어진 녹색 꽃밥이 숨죽이게 합니다. 이렇게 예쁠 수가 있다니? 너무 흔해 그 귀한 아름다움을 모르고 지냈나 봅니다. 흔하다 흔한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던 말이 제격인 것 같습니다.

갓 피어나는 꽃이 뱃속에서 꼼지락꼼지락 거리는 태아를 연상하게 합니다. 한편으론 머리만 대빵 큰 외계인을 떠올리게 합니다. 연분홍의 꽃과 어울린 작은 녹색 열매에서 색다름을 봅니다.

이제 막 걸음마를 배우는 여자 아이가 머리에 꽃핀을 꼽은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저 모양대로 꽃핀을 만들어도 어디에 손색없을 것입니다. 아마, 불티나게 팔릴 수도 있지 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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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송이처럼 검은 자주 빛으로 익는 ‘자리공’

녹색 열매는 9월쯤 포도송이처럼 검은 자주색으로 익어 갑니다. 기억에 남는 자리공은 이때의 자리공이었을 겁니다. 어린 시절 옷에 묻으면 잘 지워지지 않았던 자리공의 붉은 열매는 자주색 염색 재료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예쁜 자태와는 달리 열매에 독성이 있어 천연 살충제로도 사용된다 합니다. 그런데도 잎은 식용하고, 뿌리는 이뇨제 등으로 쓰인다 합니다.

자리공의 원산지는 중국이며, 귀화한 식물입니다. 토종으로 울릉도에서 자라는 섬자리공이 있다는데 생김새가 약간 다르다고 하더군요. 미국자리공도 있고요.

이렇게 우리네 자연을 하나하나 배워가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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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색 가운데 자주 빛 감도는 ‘계요등 꽃’

계요등(鷄尿藤), ‘닭 오줌 냄새나는 등나무’란 의미
[초보자의 야생화 따라잡기 14] 계요등


“어, 이거 무슨 냄새죠?”
“무슨 냄새가 난다고 그래. 어라~, 그래 이거 무슨 냄샐까?”

딸아이의 냄새 타령입니다. 기막히게 냄새를 찾아내는 코를 가졌지요. 여수시 고락산 초입에서도 여지없이 냄새를 쫓습니다.

“야! 저기 꽃이 피었네.”
“그 꽃에 코 한 번 대봐. 무슨 냄새가 나는지?”

“아~하! 이 꽃에서 나는 닭 오줌 냄새였구나.”
“야. 그게 닭 오줌 냄새인 걸 어찌 알았어? 개코구나 개코.”

닭 오줌 냄새라, 좀 구릿구릿 하죠? 닭 오줌 냄새나는 등나무를 ‘계요등’이라 부릅니다. 하여, 닭 계(鷄)ㆍ오줌 요(尿)ㆍ등나무 등(藤)자를 써 계요등 또는 ‘구린내덩굴’이라 하지요.

냄새 때문에 꽃마저 지저분하다는 생각은 금물입니다. 작은 종 또는 나팔 모양의 하얀 꽃 가운데에 자주 빛이 감돌아 새초롬한 예쁨을 뽐내고 있습니다. 요즘 우리네 산하에 지천으로 피어나 쉬 만날 수 있는 꽃입니다.

학창시절, 계요등 꽃을 따 콧잔등에 대롱대롱 올려놓고, 눈을 내리 깔아 꽃을 감상하곤 했지요. 그리고 누구 꽃이 떨어지지 않고 오래 버티는지 내기도 했답니다. 내기에서 지는 아이는 아이스깨끼를 사거나 꿀밤을 맞기도 했지요.

그럼, 계요등 꽃구경에 나서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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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양반님네 잘못은 어찌해야 할꼬?

쌍놈이 심으면 매질을 당했다던 ‘능소화’
[초보자의 야생화 따라잡기 13] 능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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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반꽃이라는 능소화.

독도로 인해 네티즌의 광고 후원까지 등장한 요즘, 예쁘지만 곱지 않은 꽃이 있습니다.

‘양반꽃’으로 불리는 ‘능소화’입니다. 이 능소화는 옛날, “양반집 마당에만 심을 수 있었다” 합니다. 뭘 모르던 “쌍놈이 집에서 심었다 발각되면 관아에서 잡아가 곤장으로 매질을 했다” 합니다. 그런 다음, “다시는 심지 못하게 했다”더군요.

그 이유를 짚어 보죠. 예전, 중국에서 들여온 능소화. 중국에 물든 조선시대 양반들에게 사대사상을 이해할 리 만무한 쌍놈들이 능소화를 심는 자체가 모욕이지 않았겠습니까? 연유로 중국에서 들여온 능소화를 자기네들끼리 돌려가며 심었겠죠.

이로 인해 “능소화는 꽃가루에 독이 있어 집안 뜰에 심으면 안된다”는 말까지 퍼졌다나요. 곤장에 독까지 감수하고 능소화를 심을 사람이 있겠습니까? 당연히 꺼려했겠지요. 참, 독이 있다는 건 ‘낭설’이라 합니다. 눈(目)이 양반님네라고 쌍놈과 다르겠습니까? 능소화에는 이런 헛소리 위장 여론 작업(?)마저 들어있습니다.

그래서 한낱 꽃을 심었을 뿐인데 관에서 잡아가 매질을 한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하겠지요. 이걸 보면 그저 촛불만 들었을 뿐인데 짓밟고, 물대포를 쏘고, 잡아가는 현실이 어째 곤장 치던 예전과 닮아있지 않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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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같은 양반을 깔보는 꽃 ‘능소화’

비웃음을 알았을까. 능소화의 한자 풀이는 더욱 해학적입니다. ‘업신여길’ 혹은 ‘깔볼’ 능(凌)자와 ‘하늘’ 소(霄)자를 쓰고 있습니다. 해석하면, ‘하늘같은 양반을 깔보는’ 꽃이라는 뜻이지요.

하늘같은 양반을 깔보는 꽃을 심으면, 진짜로 양반을 업신여기길 텐데, 어찌 감히 쌍놈들이 심도록 가만 두겠습니까? 치도곤을 해야지요. 그래, 양반들만 마당에 심는 특권을 누렸겠죠!

여기에 능소화의 묘미가 있습니다. 능소화를 작금의 현실에 빗대는 묘미도 느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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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는 한일 모두 자국 영토란 주장을 인정한다?

박정희가 한일협정 직전에 맺었다는 ‘독도밀약’ 부속조항의 한 구절,

“독도(다케시마)는 앞으로 한일 양국 모두 자국의 영토라고 주장하는 것을 인정하고, 동시에 이에 반론하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 이는 ‘당그니의 일본표류기 http://bloggernews.media.daum.net/news/1490279’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대한민국 영토를 두 눈 부릅뜨고 있으면서 다른 나라가 자국 영토로 주장하는 걸 인정하다니. 이런 얼토당토않은 밀약은 또 뭐랍니까? 이를 맺은 사람들은 대체 누구랍니까?

더욱 가당찮은 건, 대한민국 영토를 타국이 자국 영토라 주장하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런 해괴망칙한 조항을 넣은 사람들은 대체 또 누구랍니까?

그 사람들, 대한민국 양반님네들 아닙니까? 국가의 영토를 팔아먹은(?) ‘독도밀약’. 그것을 숨기다 발각된 사람들을 어떡해야 할까요?

능소화를 심어 발각된 쌍놈에게 뭇매질을 가했던 양반님네들처럼, 똑같이 돌려줌이 마땅치 않을까요? 쌍놈에게 다시는 능소화를 못 심게 한 것처럼, 못된 양반님네들 다시는 이런 짓 못하게 단단히 매질함이 옳지 않을까요? 법 규범이 아닌 사회규범인 ‘덕석몰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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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등화’란 빠져나갈 구멍까지 마련된 ‘능소화’

대단합니다. 능소화는 덕석몰이까지 대비하고 있습니다. 하늘같은 양반님네를 깔보는 걸 우려해 ‘금등화(金藤花)’란 다른 이름으로도 불렸다나요. 양반님네들 문제가 일어나면 구렁이 담 넘듯 살짝살짝 빠져나갈 보신 구멍을 마련한 것과 무슨 차이가 있겠습니까? 능소화는 이름 때문에 이런 좋지 못한 인상까지 받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능소화는 트럼펫을 닮은 예쁜 꽃입니다. 한여름에 피어나 화려함과 큰 크기를 자랑함에도 점잖은 동양적 기품이 스며있는 꽃으로 분류됩니다.

겨울을 지낸 동백이 봄날 통째로 뚝뚝 떨어지는 것처럼, 여름에 피는 능소화도 통꽃으로 뚝뚝 떨어집니다. 자신을 통째 끊어내는 모습에서 깔끔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구차함을 보이지 않으려는 옛 선비들의 지조 있는 기품이 스며 있는 거지요.

우리네 양반님네들! 닮으려면 이런 기품까지 고스란히 닮을 일이지, 어째 이런 우아함은 닮지 않았을까? 한탄스럽기까지 합니다.

자연은 이렇게 현실을 반영하기도 합니다. 워째, 이런 일이…. 그래서 사람들이 “자연에게서 배워라!”하는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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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배꼽'이 '사위배꼽'으로 바뀔까?

야생화 보며, 우리 집 며느리를 생각하는 것도…
[초보자의 야생화 따라잡기 12] 며느리배꼽과 며느리밑씻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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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배꼽.

“집안이 편하려면 며느리를 잘 들여야 해!”

간혹 남의 집 며느리를 욕하는 사람들을 봅니다. 그러면서 덧붙이는 말. “우리 며느리? 우리 며느리는 달라.”

자기 며느리 자랑하기 위해 다른 며느리 흉을 잠시 본 게지요. 이렇게 며느리 자랑하는  시어머니들을 많이 만납니다. 이는 세태가 바뀌어 며느리 위상(?)이 높아진 측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잘하는 며느리들이 많지요.

이런 세상에 ‘며느리배꼽’이라니…. 무슨 이런 요상한 이름이 있을까? 싶습니다. 사실 ‘며느리’자(字)가 붙은 야생화는 더러 있습니다. 며느리배꼽 외에도 며느리밑씻개, 며느리밥풀, 며느리주머니(금낭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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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배꼽’, 옛날에는 며느리가 제일 만만했다?

며느리배꼽은 “턱잎이 둥근 배꼽 모양”이라 하여 지은 이름입니다. 많고 많은 배꼽 중, 왜 하필 ‘며느리’를 갖다 붙였을까? 반문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대체로 옛날에는 며느리가 제일 만만했다(?)는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또 여권(女權)이 신장된 요즘에는 조만간 “‘며느리배꼽’에서 ‘사위배꼽’으로 바뀔 것이다” 예측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다양한 생각과 다양한 의견들이 만들어지기 때문이겠지요. 다양성의 사회임을 실감합니다.

며느리배꼽은 우리네의 산천에 피어나는 덩굴성 한해살이 야생화입니다. 아마, 시골에서 자란 사람은 며느리배꼽을 보면 이름은 몰라도 ‘아~ 이거, 봤다 봐!’하고 무릎을 칠 것입니다.

잎은 어긋난 삼각형으로 줄기에 가시가 나 있습니다. 열매는 동그란 연두색에서 청색으로, 그리고 보랏빛으로 익어갑니다. 열매를 보면 “아이를 잉태한 산모”를 연상하는 분도 계십니다. 하여, 며느리배꼽으로 부르지 않았을까, 생각하기도 합니다. 이 해석이 맞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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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배꼽은 잎이 둥그스름한 삼각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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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밑씻개는 잎이 뾰쪽한 삼각형입니다.

얼씨구, 뒤 닦을 거 좀 가져다주십사~

이와 비슷한 종류가 며느리밑씻개입니다. 가지와 잎줄기를 놓고 비교하면 구분이 힘들지요. 꽃으로 피는 건 밑씻개, 열매로 맺히는 건 배꼽으로 생각하면 무난할 것입니다. 며느리밑씻개는 하필 이런 요상한 이름을 갖게 됐을까? 의아해 하신 분들이 많습니다.

그것은 전설 때문인 듯합니다.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는 다양합니다. 그 중 하나를 소개하겠습니다. 나름, 각색한 전설 한 번 들어 보실래요?

옛날 아주 옛날, 화장지 대신 지푸라기나 나뭇잎, 옥수수 깡과 새끼줄로 뒤처리를 하던 시절, 고부 간 사이가 좋지 않은 어느 집이었습니다요. 하루는 배탈 난 며느리가 급히 가느라 밑 닦을 준비하지 못하고 가지 않았겠습니까!

이 며느리 일을 보다가 이리저리 둘러봐도 밑 닦을 것이 없는 거라. 다른 대는 볏짚, 나뭇잎 등이 많기도 하드만, 개똥도 쓸라면 없다고 이날은 그것마저 없는 거라. 아무리 자기 똥이라지만 그렇다고 손으로 닦을 수도 없고. 난감하던 차에 시어머니가 뒷간 앞을 지나가는 거라!

하는 수 없이 떨어지지 않는 입을 열고 얼씨구 시어머니께, “뒤 닦을 거 좀 가져다주십사” 부탁을 드렸겠다. 평소에도 일은 안하고 뒷간만 들락거려 밉상 박힌 며느리가 뒷간에 앉아, 턱하니 시어미한테 밑 닦을 걸 달라? 이에 심통이 발동한 시어머니, 텃밭 가에 자라는 잔가시 박힌 풀을 뜯어 안으로 들이밀었겠다!

며느리가 고마움에 냉큼 받아들고 밑을 닦는데 “아이고, 나 죽겠다. 아이구 엄니~” 소리가 절로 나올 만큼 아프네. “요것이 뭣이다냐?” 하고 쳐다보니, 가시 박힌 풀인 거라! 하여, 이 풀을 ‘며느리밑씻개’라 불렀다고 합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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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밑씻개. 뒤로 희미하게 곤충의 짝짓기가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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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곤충의 짝짓기 모습입니다.


며느리의 정갈한 마음이 담긴 듯한 ‘며느리밑씻개’

며느리밑씻개를 보면 슬퍼 보일 따름입니다. 아마, 이 며느리는 아들을 못 낳았나 봅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렇게 미워할 수가 있을까요? 아니면, 며느리에게 아들을 빼앗겼다는 질투(?)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선지, 며느리밑씻개 꽃은 하얀색과 어우러진 연분홍이 며느리들의 고생을 떠올릴 만치 가녀리고 부드럽게 느껴집니다. 특히 어려웠던 시집살이를 견뎌낸 며느리의 고고하고 정갈한 마음이 담겨있는 듯합니다.

시어머니의 질투가 담긴 며느리밑씻개와 태아를 잉태한 산모의 모습을 연상시키는 며느리배꼽은 지금 우리네 산야에 지천으로 피었습니다. 며느리배꼽과 며느리밑씻개를 보고 우리 집 며느리를 생각하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아니면, 주말 아이들과 야생화 나들이에 나서 보는 것도 좋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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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로코롬 요상시런 이름을 갖게 됐을꺼나~ 잉?

“왜 하필 나가 똥 눌 때 잽힜당가~아?”
[초보자의 야생화 따라잡기 11] 며느리밑씻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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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뭣이다냐?”, “뭔 이런 이름이 있다냐?” 면서도 웃음이 절로 터집니다. 허나, 민망하긴 합니다. 원인은 ‘며느리 밑씻개’란 야생화 때문입니다. 하필, 그 많고 많은 이름 중에 요로코롬 요상시런 이름을 갖게 됐을꺼나~ 잉? 그 유래를 쫓아보죠.

전해오는 바에 따르면, 독한 ‘시어머니’ 때문이라 하고, 얄궂은 ‘시아버지’ 때문이라고도 합니다. 여자에게 있어 ‘시’자(字)는 예나 지금이나 그만큼 어렵나 봅니다. 이놈의 세상, 이런 건 왜 이리 안 바뀌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그럼, 나름대로 ‘각색’한 전설 한 번 들어 보실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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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두렁에 엉덩이를 까고 안자 볼일을 보아꺼따~!

“세월은 바야흐로, 종이가 무척이나 귀했던 시절이어떠언~, 거시어떠언~, 것이었따~!!!”

옌날~옌날, 어느 산꼴 마을에 메느리를 모질게도 구박허는 징허게 독헌 씨어무니가 있었드랬거따. 뭐시냐, 어느 무더운 여름, 씨엄씨가 밭에서 땀을 뻘뻘 흘리고 김을 매고 있는디. 아 글쎄, 이놈의 며느리가 때가 돼도 세참을 가져오기는커녕, 코빼기도 안 보이는 거시어따. (이따 주거따~~! 얼씨구~)

시엄씨, 무담시 화가 나고, 괘씸키도 허고 하야, 잠시 그늘에서 한숨을 돌리는디. 어쩌끄나! 갑짜기 뒤가 마려오는 거시어따~. 사방을 둘러봐도 똥간은 업꼬 허니, 급헌 터라 에라~이! 모르거따. 거름도 돼고 허니, 밭두렁에 엉덩이를 까고 안자 볼일을 보아꺼따.

“아이구, 엄니~. 나 살리소 허고…”

볼일을 마친 씨엄씨, 똥구멍은 따까야 것는디, 따끌 끼 업는기라. 에라~이! 모르거따, 여페 이떤 호박 닢에 손을 뻗어 뜨던는디. 어째, 이거 영 개운치가 안혀. 그래도 헐쑤수업시, 똥꾸멍을 훔쳤는디. 오매오매~ 아픈 거. 시엄씨, 뽕꾸멍을 딱따가, 아이구 엄니~ 나 살리소 허고, 엉덩이를 치켜들어 힘을 한 번 떠~억 주어꺼따.

뭔 노무 호박 니피 요로코롬 아프당가? 허고, 자기 똥 따끈, 호박 니플 쳐다 본께로, 호박 닙 말고, 다른 잔까시가 있는 거라. 요, 요상한 풀은 또 뭐시다냐 허고, 똥 무든 풀을 짜~아 짝 찌져 뿔고, 혼자말로 씨부렁거리는디, “이노무 이파리는 며늘 년 똥 눌 때나 걸리지, 왜 하필 나가 똥 눌 때 잽힜당가~아?”

하야, 이담부텀 요거싀 이름이 ‘며느리밑씻개’가 되었다는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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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의 애환이 담긴 해학적인 ‘며느리밑씻개’

또 이와는 약간 다른, 시집살이가 괴롭던 며느리와 시아버지에 얽힌 이야기가 하나 더 있지요. 이건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렇듯 며느리 밑씻개는 구박받는 며느리의 서러운 심정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런 맛깔스런 전설은 책상물림 양반님네들과는 거리가 먼, 아주 서민적인 애환이 담겨 있지요. 감칠 난 맛에 배시시 웃음 흘릴 정도로 해학적이기도 하구요. 모르긴 몰라도 아마 이런 이름은 서민들이 지었을 겁니다.

각설하고, 며느리밑씻개는 줄기에 날카롭고 연한 가시가 있습니다. 산에서 나무에 긁힌 상처는 대개 며느리밑씻개와 청미래덩쿨(일명 맹감)과 관련 있다 보면 무난할 것입니다.
 
며느리의 고생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며느리밑씻개와 비슷한 종류로 ‘며느리배꼽’과 ‘며느리밥풀’ 등이 있습니다. 이들을 같이 비교하여 쓰면 좋은데 아직 사진 찍을 기회가 닿지 않았습니다. 다음번에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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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살이를 견딘 며느리의 고고함이 서린 며느리밑씻개 ‘꽃’

각설하고, 우리네 산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며느리밑씻개 꽃은 7~8월에 피어 지금 한창입니다. 하얀색과 어우러진 연분홍은 옛날 며느리들의 고생을 떠올릴 만치 가녀리고 부드럽게 느껴집니다.

옛날, 어른들은 시집가는 딸에게 “얘야, 시집가면 그 집 귀신이 되어야 한다.”며 “누가 뭐라 해도 입을 딱 봉하는 벙어리 3년, 들어도 못들은 척하는 귀머거리 3년, 봐도 못 본 체하는 봉사 3년”을 이르시며 그러면 “좋은 며느리가 된다.”고 했다지요.

그래선지, 며느리밑씻개 꽃을 보면 그 어려웠던 시집살이를 견뎌낸 며느리의 고고하고 정갈한 마음이 담겨있는 듯합니다. 흔하디흔한 꽃이지만 그래서 더 예쁘게 느껴지는지 모를 일입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니, 이런 것도 알아두면 좋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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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들은 자연 이름조차 잘못 붙였다?

개의 생식기를 꼭 닮은 ‘개불알풀’
[초보자의 야생화 따라잡기 10] 개불알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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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도 일찍 틔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늦게 틔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죠. 꽃도 마찬가집니다. 일찍 피는 꽃이 있는 반면에 또 늦게 피는 꽃이 있지요. 재미있지 않나요?”
“왜 그런지, 이유가 있을까요?”

“그게 궁금해 가만 생각해 봤더니 종속 번식이 우려돼 그렇지 않나 싶어요. 꽃 피는 시기에 한꺼번에 피었는데, 막상 예상치 않은 일이 닥치면 그 종이 살아남겠어요? 그에 대비해 빨리 피기도 하고, 늦게 피기도 하는 것 같아요.”

최상모 선생님의 꽃 피는 시기에 대한 재미있는 해석입니다. 듣고 보니 일리 있는 말입니다. 종족 번식에 대한 자연의 지혜겠지요. 원자폭탄이 투하됐던 일본 나가사키는 폭탄으로 인해 생물이 일시에 몰살되었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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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늦둥이 ‘개불알풀’을 만나 한 수 배웠습니다!

지난 5일 ‘여수풀꽃사랑’ 모임과 함께 여수 호암산으로 야생화 답사를 다녀왔습니다. 거기에서 ‘개불알풀’ 꽃을 만났습니다. 이 꽃은 주로 3~6월에 피는데 7월에 피어 있으니 늦둥이인 셈이지요.

개불알풀. 참 이상한 이름이지요. ‘뭔 이름을 이리 요상하게 지었을까?’ 싶었지요. 검색 도중 비슷한 생각을 가졌던 ‘존재의 따스함’이란 다음 블로그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존재의 따스함은 개불알풀의 유래에 대해 이렇게 적고 있었습니다.

“이 어여쁜 꽃이 ‘개불알’이라는 묘한 이름을 얻은 이유는 바로 그 열매의 모습이 개불알을 닮아서라고 한다. 꽃이 지고 난 개불알풀을 찾아 그 열매를 살펴보니 모양도 모양이려니와 털까지 난 모습이 참 거시기한 모습이다.”

막연히 이렇게 예쁘게 생긴 꽃을 왜 개불알풀꽃이라 했지 여겼는데 꽃만 보고 지은 이름이 아니었던 게지요. 개(犬)의 불알을 닮은 열매의 모습으로 야생화 이름을 지었다니. 사진을 보고 탁! 무릎을 쳤지요. 아~, 열매의 중요함을 모르고 꽃 사진만 찍었군 싶었지요. 덕분에 한수 배우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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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반이나 학자들은 자연 이름조차 잘못 붙였다?

개불알풀에게는 ‘봄까치꽃’이란 예쁜 이름이 있습니다. 야생화의 유래와 이름 바꿔 부르기를 제안한 건 돌아가신 이오덕 선생님 덕입니다. 그가 『우리말 바로쓰기1』에서 “옛 사람들은 풀 이름, 나무 이름을 어떻게 지었는가?”하고 의문을 던졌기 때문입니다.

“재미있는 이야기가 풀이름마다 들어 있는 듯하다. 이 모든 이름들은 자연 속에서 일하며 살아가던 농어민들이 지은 것이다. 그래서 그 이름들은 자연스럽고 아름답고 재미있고, 그 이름만 불러 봐도 즐겁다.

그런데 이런 민중의 삶을 멀리하고 있던 양반들이나 학자들은 이런 자연에 대한 이름조차 잘못 만들어 붙였다. 도라지를 ‘질경’으로, 아주까리를 ‘피마자’로…. 우리말의 뜻과 소리의 느낌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중국글자의 음―곧 중국말 소리를 우리의 풀과 나무 이름으로 갖다 붙인 것도 중국 글만 들여다보며 살아가던 양반들이었다.

왕조시대의 양반들뿐 아니고 일제시대 이후의 지식인들도 같은 잘못을 저질렀다.…우리나라의 작가들은 이 땅에서 우리와 함께 숨 쉬고 있는 풀이며 나무며 새들의 이름을 너무 모른다. 그래서 글에 나오는 자연은 그저 이름 모를 풀이요, 이름 모를 새들이다. 이 땅의 자연을 모르고서 이 땅의 인간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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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犬)불알과 개불알풀의 열매 '비교'

이를 알고 가만있으면 방안퉁수일 뿐이겠죠? 야생화 시리즈 9편 “왜, 하필 ‘개망초’라 했을까? 이름 바꾸자!”에서 ‘망국’의 누명까지 뒤집어 쓴 ‘개망초’를 그리기도 하였습니다. 종종 이름 바꾸기를 제안할 생각입니다. 예를 들어, ‘며느리 밑씻개’는 정말 좀 그렇지 않습니까?

각설하고, 개불알풀이 한창일 때는 우리의 산하에 지천으로 널립니다. 야생화는 잡초거니 여기면 보이지 않습니다. 꽃이 아주 작아 관심을 가져야 그때서야 비로써 눈에 띱니다.

그럼, 늦게 피어난 덕분에 만나 배움을 준, 개불알풀 꽃의 열매와 실제 개(犬)의 불알을 비교해 감상해 보시지요. 얼마나 똑같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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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필 ‘개망초’라 했을까? 이름 바꾸자!

‘망국’의 누명까지 뒤집어 쓴 ‘개망초’
[초보자의 야생화 따라잡기 9] 개망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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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망초’도 참 억울할 것입니다. ‘예쁘게 피어 나비, 벌도 꼬이는데 사람들은 왜 내 이름을 개망초라 부를까’ 싶을 겁니다. 만일 사람이었다면 당장 법원으로 달려가 개명신청을 했을 터.

이런 ‘개망초’는 ‘계란꽃’으로도 불립니다. 6월~9월까지 꽃 피우는 개망초는 흰 꽃 가운데 자리한 노란 수술이 ‘계란 후라이’ 같다고 계란꽃으로 불린다나요.

참, 북한에서는 순우리말인 ‘돌잔꽃’이라 부른답니다. 돌이나 길가에서 자라며 잔가지가 많은 꽃이란 의미지요. 개망초 보다 계란꽃이나 돌잔꽃이 더 예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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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아름다운 꽃을 ‘누가 개망초꽃이라 부르겠는가?’

안도현 님도 그의 시에서 이렇게 아름다운 꽃을 ‘누가 개망초꽃이라 부르겠는가?’ 라며 역설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럼, 안도현 님의 시(詩) <개망초꽃> 한 번 감상해 볼까요.

                            개망초꽃

                 눈치코치 없이 아무 데서나 피는 게 아니라
                 개망초꽃은 
                 사람의 눈길이 닿아야 핀다.
                 이곳저곳 널린 밥풀 같은 꽃이라고 하지만
                 개망초꽃을 개망초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이 땅에 사는 동안
                 개망초꽃은 핀다.

                 더러는 바람에 누우리라
                 햇빛 받아 줄기가 시들기도 하리라
                 그 모습을 늦여름 한때
                 눈물지으며 바라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면
                 이 세상 한쪽이 얼마나 쓸쓸하겠는가
                 훗날 그 보잘것없이 자잘하고 하얀 것이
                 어느 들길에 무더기 무더기로 돋아난다 한들
                 누가 그것을 개망초꽃이라 부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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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국초’의 누명까지 뒤집어 쓴 억울한 ‘개망초’

개망초의 억울한 사연은 또 있습니다. 국치일이라 부르던 1910년 8월 29일, 우리나라가 일본의 지배에 들어갔을 때 유난히 많이 피어 ‘망국초’란 의미로 부르게 됐다 합니다.

예쁜 꽃이 앉아서 망국의 누명까지 뒤집어 쓴 거죠. 민족의 한(恨) 풀이 대상이 필요했던 탓이죠. 개망초에 붙은 망국의 멍에를 이제는 풀어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뽑아도 뽑아도 밭에서 또 자라나 농부들의 속 썩이는 풀이라 하여 ‘개같이 망할 놈의 풀’ 개망초로 이름 지어졌다더군요. 그러고 보니 누명을 쓴 꽃이 악착같이 버티며 이름 바꿔달라는 것 같기도 하네요.

이런 잡초 같이 끈질긴 생명력은 한편으론 서민을, 민중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죠. 그런데 꽃말은 아이러니하게 상생의 의미를 담는 ‘화해’라 하네요. 누구랑 화해하며 상생해야 하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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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맞불이라니~, 개망초도 아니고…

촛불정국에서 벌어진 폭력에 항의하며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개신교에 이어 불교계도 ‘국민주권 수호와 권력의 참회를 위한 시국법회’를 열고 있습니다. 5일에는 이들 종교계 외에도 원불교와 야권도 참여한다 합니다.

한쪽에선 ‘불법 폭력시위 근절, 불순세력 타도’와 촛불시위 중단을 요구하는 집회를 연다 합니다. 맞불작전도 아니고 참 아이러니죠. 개망초도 아니고…. 어찌됐건 재미나는 세상입니다.

그런데 개망초에는 나쁜 뜻만 있는 줄 알았더니 좋은 의미도 있더군요. 농촌에서 꽃이 많이 피면 풍년이 든다고 하여 ‘풍년초’라 한다나요. 반갑기도 합니다. 정부가 국민의 뜻을 받아들여 미국과의 쇠고기 수입 재협상에 나서면 국민들도 웃음 풍년들겠지요.

웃음 풍년들면 개망초도 ‘풍년초’ 혹은 ‘계란꽃’ 등으로 이름이 바뀌겠죠? 특히 해방 후 6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민족의 한이란 멍울을 짐 지울 필요는 없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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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이’의 남자들과 ‘보리딸기’

인생이, 사랑이 대롱대롱 담겼더이다.
[초보자의 야생화 따라잡기 8] 보리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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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했던 시절, 보리 고개를 넘을 때 요긴하게 배를 채웠던 ‘보리딸기’. 그래 설까, 열매를 딴 후 빨간 흔적만 남은 보리딸기는 왠지 허전하더이다. 왠지 삶의 생채기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더이다.

우리네는 보리딸기라 불렀는데 보통 산딸기, 멍석딸기라 부르더이다. 보리 고개가 우리 에만 닥칠 건 아닐진대 왜 그랬을까? 궁금하더이다. 검색해도 딱히 이유라 꼽을 만한 게 없더이다. 유추하건대, 보리 씹는 것 같이 입안이 까칠해 그런 게 아닐까 여겨지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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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이와 벽계수의 농처럼 느껴지던 ‘산딸기’

산행 길에 산딸기가 한창이더이다. 열매를 머금은 것부터 푸른빛을 지나 빨간색까지 다양하게 물이 올랐더이다. 어떤 것은 손으로 살짝 튕기면 금방이라도 떨어질 듯 농염하게 익었더이다.

산딸기가 새색시 같은 자태로 눈길을 부여잡더니 이내 발길을 잡아끌더이다. 그 자태가 황진이와 벽계수의 쉬어가라는 농처럼 느껴지더이다.

청산리(靑山裏) 벽계수(碧溪水)야 수이 감을 자랑마라
일도창해(一到蒼海)하면 돌아오기 어려우니
명월(明月)이 만공산(滿空山)하니 쉬어간들 어떠리?

뉘가 따먹었는지, 혹은 익어 스스로 떨어졌는지 모를, 열매를 떨어낸 자국마저 분홍빛 은근함으로 남아 유혹하더이다. 저 색은 누가 물들였을까? 자연 빛의 아름다움에 감탄사 절로 터지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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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이의 환생처럼 다가오던 ‘산딸기’

한 발짝 내닫으니 함부로 접근 마라는 듯, 아무나 접근할 수 없다는 경고처럼 움푹움푹 들어가는 골을 만들어 자신을 보호하더이다. 그리고는 장미과의 나무답게 가시를 곧추세워 마지막 경계를 늦추지 않더이다.

장미도 가시가 있어야 예쁘다더니 쉬 꺾이는 게 싫은 게지요. 산딸기가 마치 황진이의 환생처럼 다가오더이다.

이만하면 정성을 들인 셈. 산딸기도 마음이 동했는지 드디어 마음 문을 열더이다. 손에 느껴지는 감촉이 벽계수(碧溪水) 같더이다. 이렇게 산딸기, 아니 황진이와 인연이 닿았더이다.

손으로 애무 하듯 열매의 감촉을 느끼다, 드디어 하나를 꺾었더이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손길에 반했는지 농익은 산딸기가 사르르 손으로 올라앉더이다. 여인의 휘날리는 머릿결에 흩어지는 연한 향처럼 여린 자연 향이 화~아 퍼지더니 코를 간질거리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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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덕 마음의 ‘시(詩)’와 땡초 지족선사

황진이도 무너뜨리지 못했다는 서경덕처럼 산딸기를 입에 넣지 않으련다 했더이다. 서화담처럼 훗날 아쉬움에 몸을 떠는 시를 읊더라도 말이외다. 이즈음에서 황진이를 품지 못한 후회(?)에 몸을 떠는 서화담의 시 한수 들어보실래요?

마음이 어린 후이니 하는 일이 다 어리다(마음이 어리석으니 하는 일이 다 어리석다)
만중운산(萬重雲山)에 어느 님 오리마난(만겹구름 둘러싸인 산에 어느 님이 올까마는?)
지난 잎 부는 바람에 행여 긘 하노라
(바람에 떨어진 낙엽소리에 행여 그인가 하노라.)

산딸기 농염한 자태에 결국 참지 못하고, 애써 벌떡이던 가슴 진정시키며 입안에 쏙 넣었더이다. 감촉을 느끼며 혀로 굴렸더이다. 살짝살짝 애무하듯 이빨로 굴리다 단박에 꽉 깨물었더이다. 태양 아래 영글긴 영글었나 보더이다.

아~! 농익은 산딸기의 톡 터지는 향과 과즙을 감당할 길이 없더이다. 하룻밤에 면벽수행의 고행을 모두 잃었다던 땡초 지족선사가 떠오르더이다. 그 이유를 알겠더이다. 그래선지, 산딸기는 씹으면 씹을수록 스멀스멀 단맛은 사라지고 쓴맛 혹은 신맛이 샘솟더이다. 나중에는 떱떠름한 까칠한 맛까지 나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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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딸기에 인생이 대롱대롱 달렸더이다!

이렇게 보리 고개 시절, 허기진 배를 채웠더이다. 그런데 채웠더니 다시 허기가 지더이다. 추억 속의 배는 채웠을망정 다른 허기는 채워지지 않았나 보더이다. 역시 꽃은 꺾지 않고 감상하는 것이 제일인 것 같더이다. 그건 황진이가 평생토록 사랑했다던 소세양 때문인지도 모르겠나이다.

꿈길 밖에 길이 없어 꿈 따라가니
내 님은 나를 찾아 길 떠나셨네
그 뒤엘랑 날마다 어긋나는 꿈

산다는 것은 꿈을 꾸는 것이겠지요. 아름다운 꿈을. 꿈을 꾼다는 건 희망이 있음이지요. 참 인생의 멋을 아는 희망. 우리는 인생에서 어떤 멋을 남길런지….

보리딸기에도 이렇게 인생이, 사랑이 대롱대롱 담겼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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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큰 옆 반 여자아이가 살고 있었지요!

추억이 뽈똥 향처럼 피어오르더이다.
경상남도 수목원이 자리한 진주에서의 감흥
[초보자의 야생화 따라잡기 7] 뽈똥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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뽈똥이 곱게 피어 주렁주렁 매달려 있더이다.

일명 ‘뽈똥’ 나무로 불리는 뜰보리수 나무 열매가 주렁주렁 달려 한창 익고 있더이다. 알알이 흐드러져 농익은 빨간 열매가 군침 돌게 하더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이상하게 그냥 스쳐 지나갈 뿐이더이다. 바라보기만 할뿐 아무도 따 먹지 않더이다.

한 번쯤 손을 뻗어봄직 한데도. 사람인 이상 저렇게 강렬히 유혹하는 빛깔을 보고 어찌 그냥 지나칠 수 있을까? 그들은 사람이 아니구나 여겼더이다. 하여, 여기가 동화 <이상한 나라 엘리스>가 아닌가 싶었더이다.

열매 빛깔이 참 곱기도 하더이다. 음식은 눈으로 먹고, 코로 먹고, 입으로 먹는다 하더이다. 그렇지만 빠알간 뽈똥 열매를 눈으로만 먹는 비법을 터득한 그들은 아마도 해탈한 도인(道人)이구나 여겼더이다. 아니, 도인임이 확실하더이다.

천상, 인간인 저는 참지 못하고 기어이 아이들 앞에서 손을 쭈~욱 뻗고야 말았더이다. 따 먹지 않더라도 만져나 봐야겠다고…. 만져보니 더욱 참을 수가 없더이다. ‘도둑이 제 발 저린다’고 주위를 두리번거린 후 손에 힘을 주고 말았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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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추억이 스멀스멀 피어오르더이다.

추억이 뽈똥 향처럼 피어오르더이다.

서 있으면 앉고 싶고, 앉아 있으면 눕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라더니 완전 그 짝이더이다. 나무에서 떼어낸 뽈똥 꼭지 하나를 잡아 입에 쏘~옥 넣었더이다. 입안에서 이리 굴리고 저리 굴린 후 음미해 보니 하나만 먹은 때문인지 그 맛을 잘 모르겠더이다.

손질된 것에 익숙한 혀가 야생의 열매 맛을 느끼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나 보더이다. 하나를 더 먹어 봐야겠더이다. 아직 혀가 야생을 받아들이지 못하더이다. 그래, 기어코 하나를 더 먹었더랬습니다.

아~! 그제서야 알겠더이다. 시고 달고 떱떠름한 맛이 입 안 가득 차더이다. 은근한 향이 입에 순식간에 스며들더이다. 아~, 바로 이 맛이야! 그리고 어릴 때의 추억이 뽈똥 향처럼 피어오르더이다.

나무를 쭉 훑어 손에 쥔 열매를 통째로 입안에 탁 털어내던 때가 그립더이다. 에라, 모르겠다 싶더이다. 초등학교 시절로 돌아가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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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음직한 뽈똥이 학교 가는 길에 이렇게 피어 있었지요.

학교 가는 길에 뽈똥나무가 축 처져 있었지요!

책가방 들고 학교 가는 길 담장에 뽈똥나무 몇 그루가 축 처져 있었지요. 열매가 너무 낳이 달린 탓이지요. 군침만 삼키며 지나쳤지요. 학교 끝나고 집에 돌아갈 때 손을 쭉 뻗어 가지를 칙 늘어뜨린 후 맛을 보고야 말겠다 다짐했지만.

그런데 한 번도 못해봤지요. 용기가 없어서? 그러기도 했지요. 그 집 어른들은 덩치가 무척 컸지요. 무섭기도 했지요. 하지만 그 집에는 말도 거의 해본 적 없는 눈이 큰 옆 반 여자아이가 살고 있었지요.

그 아이가 그렇게 부러울 수 없었지요. 먹고 싶으면 거리낌 없이 손만 뻗으면 그만이니 얼마나 부러웠을까요? 뒷동산에 오르면 쉬 먹이를 낚아챌 수 있었는데도 굳이 그 집 뽈똥만 그렸었지요. 하얀 피부에 눈이 큰 옆 반 여자 아이가 살아서지요. 

어릴 적, 그 집 뽈똥은 한 번도 먹지 못했지요. 결혼 후, 그 집에 들릴 기회가 생겨 한 번 먹어봤지요. 그때는 왜 그랬을까, 생각하며 뽈똥 가지를 툭 끊어 입에 정신없이 넣었지요. 그리고 꿈을 이룬 쾌감에 몸을 떨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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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용한 양식이었던 셈이지요.

보리수의 보리는 부처의 ‘보리(菩提)’ 아닌 일용할 ‘양식’

“아빠, 저도 하나 주세요.”
“맛이 어때? 먹을만해?”
“이상해요.”
“뭐가 이상해. 맛만 좋구만.”

딸애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손을 거둬들이더이다. 세월 따라 맛도 변하는가 보더이다. 이렇게 달콤한 뽈똥을 딸애가 어찌 알겠나이까? 그래도 한 번쯤 아빠의 추억을 공유하는 것도 좋겠지 싶더이다.

경남남도 수목원이 자리한 진주. 수목원을 돌고 돌아 무궁화 전시관에 이르는 언덕배기에 뽈똥이 무진장 피었더이다. 또 혼자만 맛을 보고 있더이다. 저들은 정녕 이상한 나라 엘리스에 살고 있구나 여겼더이다.

보리수. ‘보리(菩提)’란 말은 본디 부처의 깨달음이나 부처를 상징하는 말이더이다. 하지만 보리수나무의 ‘보리’는 곡식 보리를 뜻하더이다. 일용한 양식이었던 셈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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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 숙이고 무릎 꿇게 하는 ‘야생화’
[초보자의 야생화 따라잡기 6] 수암산의 ‘야생화’와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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솜양지꽃.

야생화. 혹은 들꽃은 관심을 가져야 눈에 들어옵니다. ‘보는 만큼 알고, 아는 만큼 사랑한다’는 이치지요. 야생화는 꼿꼿하고 뻣뻣하게 선 자세로는 제대로 볼 수 없습니다. 허리 숙이고, 무릎 꿇어야 제대로 볼 수 있습니다. 자연스레 겸손을 배우는 길이지요.

계절은 어느 덧 여름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봄을 조금이라도 부여잡고 싶은 마음입니다. 우리가 쉽게 잡초라 부르는 야생화도 볼 겸, 봄을 만끽하기 위해서는 산 나들이가 최고 아니겠습니까?

하여, 지난 17일 ‘여수풀꽃사랑’모임 일행과 여수시 율촌 수암산에 올랐습니다. 콩나물시루처럼 문명의 보호 아래 닫쳐 있던 마음들이 하나 둘 열리고 있습니다. 잡초의 끈끈한 삶을 보고서 자연의 야성을 되찾아 볼 생각입니다. 청아한 새소리가 가슴을 파고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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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비싸리꽃.

재채기가 없는 ‘자연의 향’에 취하고

산행 초입에 노란 ‘솜양지꽃’이 마중 나와 있습니다. 솜양지꽃은 잎에 아기의 얼굴에 털이 뽀송뽀송 나 있는 것처럼 솜털이 있어 양지꽃과 구별합니다.

산야를 담홍색으로 물들이는 ‘땅비싸리꽃’이 본격적인 환영을 합니다. 땅비싸리는 말려서 빗자루로 사용하는 비싸리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땅에 붙어 자란다 하여 이름 지어졌습니다. 꽃은 콩과 식물답게 생겼습니다.

산에 숨어 있던 자연의 향기가 곳곳에 삐쭉빼쭉 얼굴을 내밀고 있습니다. 아카시아, 마삭줄, 때죽나무, 노린재나무, 국수나무, 오동나무, 이팝나무, 찔레꽃의 향기 코를 간질거립니다. 묘하게 자연의 향은 코를 간질거려도 재채기가 나질 않습니다.

연초록의 감잎에서 자연의 색감을 느낍니다. 자연에서 피는 꽃들의 색이 너무 예쁩니다. 이렇게 소리에만 민감했던 몸이 자연의 향기 속으로 빠져 들어 갑니다. 문명이 아무리 발달한들 자연의 색깔과 향기를 따르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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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향을 내뿜는 흰꽃들. 때죽나무, 아카시아, 국수나무, 이팝나무(위 좌로 시계방향)

간혹 인삼, 산삼으로 착각하는 ‘백선’

‘백선(봉삼, 봉황삼)’까지 만납니다. 백선은 간혹 뿌리가 인삼이나 산삼과 비슷해 인삼과 산삼으로 착각하는 약초입니다. 어린잎에 투명한 유점이 있어서 건드리면 좋지 않은 냄새가 납니다. 이로 인해 원예용으로 환영받지 못합니다.

‘어, 이 꽃은 뭐지?’ 궁금증을 부릅니다. 국화과의 쑥부쟁이 같기는 한데 아닌 것 같습니다. 길라잡이 최상모 선생님에게 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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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선.

“버드쟁이 나물입니다. 꽃 피는 시기와 꽃 모양, 색깔 등이 비슷해 쑥부쟁이로 여기기 쉽습니다. 키도, 비스듬히 눕는 버릇도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꽃잎 수 등으로 구별합니다. 꽃잎이 30개 정도면 쑥부쟁이, 꽃잎 절반 정도면 버드쟁이 나물입니다.”

수암산 꼭대기에 올랐습니다. 사통팔달입니다. 발 아래로 여수, 순천, 광양을 거느리고 있습니다. 고흥 팔영산도 눈에 들어옵니다. 휴식 중 음식을 나눕니다. 삶은 달걀이 일행 수보다 적어 나눠먹어야 합니다. 먹을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차례가 옵니다. 한 입에 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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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쟁이나물.

작은 것에 의(義) 상하는 법

그리고 들려오는 오문수ㆍ박종석 선생님의 목소리.

“껍질을 까 길래, 반 나눠 줄 줄 알고 가만히 보고 있었는데 그걸 한 입에 쏙 넣어. 야! 너무 한다 너무해.”
“나도 안 먹었는데…”

다른 분이 사양해서 차례가 돌아온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나눠 먹을 줄 알았나 봅니다. 껍질을 까 주위를 둘러본 후 입에 넣었는데 달걀에 눈독도 들이지 않더니 뒤늦게 한방(?) 얻어맞았습니다.

“아이고~, 죄송합니다.”

작은 것에 의(義) 상하는 법. 두고두고 갚아야 할 것 같습니다. 대신 사진을 찍었습니다. 산천은 이렇게 옆도 보고, 뒤도 보는 법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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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수암산 정상에선 '여수풀꽃사랑' 지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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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의 야생화 훑어보기
[범선타고 일본여행 3] 야생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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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렛.

결혼 직전의 신부가 그의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처럼 꽃은 어디서 보든 멋스럽고 예쁩니다. 일본에서 야생화를 볼 것이라 기대 안했는데 뜻밖이라 적잖이 놀랐습니다.

토끼풀, 괭이밥, 제비꽃, 방가지똥, 살칼퀴 등은 한ㆍ일 비교가 가능해 반갑습니다. 꽃의 분포도 이해할 수 있고요. 참, 일본 야생화 사진은 나가사키시 이오지마 섬, 후꾸다 Sunset Marina 주변, 사이카이시 오오시마 섬에서 찍은 것입니다.

우선, 토끼가 즐겨 먹어 이름 붙은 토끼풀부터 비교해 보시죠. 일명 ‘시계풀’, ‘클로버(Clover)’라 불리는 토끼풀은 유럽이 원산지입니다. 세 잎은 성부ㆍ성자ㆍ성령의 삼위일체를, 혹은 국민성ㆍ용기ㆍ기지를 상징합니다. 네 잎의 토끼풀은 행운의 상징이어선지 꽃말은 약속ㆍ행운ㆍ평화를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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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네 토끼풀과 일본의 토끼풀(우)

작고 귀엽고, 크고 탐스러운 ‘토끼풀’

우리의 토끼풀은 줄기와 잎이 작고 귀여운 맛이 있는데 반해 일본은 크고 탐스럽습니다. 작은 토끼와 큰 토끼를 연상하면 될 듯합니다. 아마, 기후 탓이라 여겨집니다.

괭이밥은 3장의 잔잎으로 이루어진 겹잎으로 봄부터 여름까지 잎겨드랑이에 노랗게 핍니다. 밭이나 길가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풀 전체에 가는 털이 나고 뿌리를 땅속 깊이 내리며 그 위에서 많은 줄기가 나와 옆이나 위쪽으로 비스듬히 자랍니다.

괭이밥은 나물 맛이 시큼하다 하여 시금초 혹은 작장초(酢漿草)라 불리기도 합니다. 한국ㆍ일본ㆍ타이완 등 아시아와 유럽ㆍ북아프리카ㆍ호주ㆍ아메리카 등 세계적으로 분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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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네 괭이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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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괭이밥과 자주괭이밥(우 상단)

우리 제비꽃과 서양제비꽃도 감상 하세요

다음은 제비꽃입니다. 제비꽃은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올 때 피는 꽃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또 오랑캐꽃이라 불리며, 주로 산과 들에서 볼 수 있습니다. 제비꽃은 종류가 다양합니다.

일본 오오시마 다리 부근의 관광안내소 화단에서 본 제비꽃은 원예종으로 팬지라고도 하지만 ‘서양제비꽃’이라 함이 옳을 듯합니다. 한 곳에 다양한 종의 제비꽃을 심어 한꺼번에 감상할 수 있는 편리함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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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제비꽃(좌)과 우리네 제비꽃.

방가지똥 국화과 풀로 줄기 높이가 1m 가량이며 속은 비었습니다. 잎과 줄기를 꺾으면 젖과 같은 흰 진이 나옵니다. 초여름 가지 끝에 누른빛의 두상화가 방상 꽃차례로 피고, 꽃이 진 뒤에 씨가 바람에 날려 흩어집니다.

방가지똥 홀씨는 민들레와 흡사합니다. 민들레는 토종민들레와 서양민들레로 나뉘는데 대개 흰 꽃은 토종입니다. 토종은 서양민들레 홀씨는 받아들이지 않고 토종만 받아들이며, 서양민들레는 종을 가리지 않고 홀씨를 받아들여 번식력이 강한 게 특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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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민들레와 방가지똥 홀씨(좌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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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방가지똥과 우리네 방가지똥(우 상)

자연의 이치는 함께 사는 ‘공생’

살갈퀴는 야완두라 불릴 만큼 완두콩과 흡사한 모습의 꽃과 잎을 지녔습니다. 산지의 낮은 곳에서 자라며, 꽃은 4~5월에 자주색으로 피어납니다. 꽃받침은 5개로 갈라지고, 갈라진 조각은 끝이 뾰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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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네 살갈퀴와 일본의 살갈퀴(우)

작은 잎이 3~7쌍 정도 있고, 맨 끝의 잎은 덩굴손으로 변해서 다른 식물을 감고 올라갑니다. 살갈퀴는 번식을 위해 꿀벌에게 꿀의 소재를 알리는 표지로 위 꽃잎을 우뚝 세우고 있습니다. 잎에 붙은 밀선에도 꿀을 준비하여 개미들을 불러 모으기도 합니다.

여기에서 상생의 묘미를 알 수 있습니다. 벌은 꽃에서 꿀을 취하고 씨앗을 옮겨 번식시키는 서로 돕는 삶을 엿볼 수 있습니다. 혼자만 살겠다고 아등바등 사는 우리네가 배워야 할 교훈입니다. 자연의 이치가 ‘공생’임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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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름이 뭐죠?

청초롬한 자태를 지닌 꽃의 이름은 뭐죠?

야생화 책을 뒤져봐도 모르는 꽃이 몇 있습니다. 야생화는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우나 이름까지 안다면 더욱 좋겠지요. 가르침을 바랍니다. 뿌리와 잎, 줄기 등을 골고루 찍어야 하나 그렇지 못했습니다. 쉬이 찾을 거라 생각했거든요.

연보라 빛의 꽃은 오오시마 섬 유리가타케 공원에서 찍었는데 청초롬한 자태가 너무 예쁩니다. 그리고 흰색과 연분홍이 섞여 있는 꽃은 장구채 같기도 한데 아닌 것도 같습니다. 꽃잎이 다섯 개입니다.

또 흰색과 연분홍이 있는 이 꽃은 국화과 같은 잎을 가졌으나 꽃은 국화과와는 거리가 있는 듯합니다. 이 두 야생화는 후꾸다 Sunset Marina에서 찍었습니다. 야생화까지 비슷한 걸로 봐서, 한국과 일본은 정말 가깝고도 먼 나라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 치고, 대체 무슨 꽃인지 이름 좀 알려 주세요. 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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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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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또 무슨 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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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꽃미남을 ‘제비’라 불렀을까?
[초보자의 야생화 따라잡기 4] 제비꽃과 라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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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꽃.

‘제비’, 어감이 좀 그렇죠?

그렇다는 분은 여자를 울리는 ‘꽃미남 제비’를 연상하실 겁니다. 그렇지 않은 분은 흥부에게 박씨를 물어다 준 ‘강남 갔던 제비’를 떠올렸을 겁니다.

그럼, ‘제비꽃’은 어떠신지요?

그럼, 제비꽃은 꽃미남이 좋아하는 꽃? 혹은 제비가 좋아하는 꽃? 물 찬 제비처럼 생기기도 합니다만 그건 아닙니다. 산과 들 등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제비꽃은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오던 때 피는 꽃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또 과거 오랑캐들이 우리나라에 쳐들어와 식량이 떨어질 때쯤 피는 꽃이어서 ‘오랑캐꽃’. 꽃 두 개를 합치면 씨름하는 자세가 된다 하여 ‘씨름꽃’ 등의 이름이 붙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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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저한테 사기 친 거예요, 그럼?”

제비꽃은 색깔에 따라 흰색은 ‘소박함’, 보라색은 ‘사랑’, 노란 색은 ‘수줍음’, 하늘색은 ‘성실’과 ‘정결’ 등으로 각기 다릅니다. 대표적인 꽃말은 ‘사랑’과 ‘나를 생각해주오’입니다. 하여, ‘꽃미남’을 ‘제비’라 부른 걸까요?

제비와 연관된 이야기가 있어 소개합니다. 함께 야생화를 보러 간 날, 샘날 만큼 금슬 좋은 조영철ㆍ김향 부부의 말이 퍽 재미있습니다. 들어보시지요.

“예? 이 꽃이 무슨 꽃이라구요?”
“라일락이요. 그 종류만도 수 십 가지가 되지요.”
“이 꽃, 우리 집에도 있는데 남편이 다른 이름을 가르쳐 주던데…. 남편이 저한테 사기 친 거예요, 그럼?”

김향 씨, 얼굴에 울그락 불그락 꽃이 핍니다. 남편 조영철 씨, 웃는 얼굴에도 무안하고 난처한 표정이 스며 있습니다. 그게 재미있었던지 옆에서 맛난 양념을 듬뿍 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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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일락. 종류가 여러가지라 헷갈리기 쉽습니다. 종영철 씨 부부처럼...

저 하늘의 별이라도 따줄 테요...

“결혼한 부부치고 사기 안친 사람 있나요? 속아 결혼하고 지금껏 사는 게지요. 남자(남편)들을 사기꾼이라 해도 할 말 없지요. 살다보면 훤히 드러날 것을…. 아직 들통 나지 않는 것 있나요?”

이 말로 치면 남자들은 죄다 도둑놈, 내지는 사기꾼입니다. 하루 밤의 꿈을 그리는 제비가 아닌, 아내를 얻기 위한 사랑의 제비였겠지요? ‘저 하늘의 별이라도 따줄 테요’ 했던 사랑의 제비.

내 경우도 그런 것 같습니다. 사기꾼이라 해도 할 말 없지요. 고생만 죽어라 시키니. 그러나 어쩌겠어요? 그렇게 사는 거지요. 무슨 뾰쪽한 수 있겠어요? ‘그놈이 그놈이라’고 위안 삼아야죠. 이게 삶이겠지요.

라일락은 우리말로 꽃 모양이 수수를 닮아 ‘수수꽃다리’, 혹은 정(丁)자처럼 생겼고, 향이 좋다 하여 ‘정향나무’라 불립니다. 노래 <베사메무쵸>에 나오는 가사 “… 리라꽃 향기에…”의 그 “리라꽃”으로도 불리는, 사랑의 밀어(密語)로 쓰이는 꽃 이름이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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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철, 김향 부부. 어째, 웃음이 쑥스럽지 않나요?

 
‘미스 김’ 라일락이 각광받기까지…

라일락에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숨어 있습니다.

“어느 미국인이 우리나라에서 가져가 정원수로 심었는데 김씨 성을 가진 여인이 죽지 않고 크게끔 도와줬다 하여 ‘미스김 라일락’이라 이름 붙였다. 후에 정원수로는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꽃이 되었다.”

믿거나 말거나, 그래서 라일락의 꽃말을 ‘청춘’ 또는 ‘젊은 날의 회상’이라고 한답니다. 제비 이야기를 하다 잠시 다른 데로 샜네요.

제비꽃은 4~5월에 긴 꽃대 끝에 피며, 줄기는 없고, 뿌리는 자주색입니다. 잎자루는 길며, 날개가 있고, 잎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습니다. 꽃잎은 5장으로 서로 같지 않고, 긴 타원형입니다. 입술 꽃잎은 구둣주걱 모양으로 자색의 줄이 있고, 나물로 먹습니다.

구두 주걱 모양이라 하니 또 제비를 연상케 합니다. 반질반질 윤이 나는, 구두 싣는 주걱이라….

‘아, 이래서 꽃미남을 제비라 했구나!’ 새삼스럽습니다. 결혼 전에 어쩜 저도 아내를 얻기 위한 제비였을 수 있겠다 싶네요.

그러나 이런 경우는 제비라 할 순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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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주름잎’이 뭐야?
[초보자의 야생화 따라잡기 3] 주름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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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봄, 많은 꽃들을 접했습니다. 아니, 봄이면 흔하게 많은 꽃들을 접했지만 올해처럼 관심을 갖고 대한 적은 없었습니다.

복수초, 노루귀, 매화, 산수유, 개나리, 진달래, 제비꽃, 개불알풀, 바람꽃 등 봄이 가까워지면 저마다 먼저 꽃을 피우려 바쁘게 움직입니다. 올 봄에 만난 꽃 중 으뜸은 매화입니다. 홍매, 청매의 기품에 푸~욱 빠졌습니다.

그런데 매화에 버금가는 꽃을 보게 되었습니다. 분명 한 번은 무심코 지나쳤을 것인데 이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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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 특이한 ‘주름잎’

“야, 너무 예쁘다. 이 꽃 이름은 뭐죠?”

소리를 따라 논두렁으로 사람들이 몰려듭니다. 논두렁에 이런 꽃이 피어 있다니 싶을 정도로 작으면서도 수수하며 화사한 꽃입니다. 마치 매화의 기품까지 엿보이게 합니다. 사람들 꽃의 자태에 취해 사진을 찍습니다.

“어디 보자. 이게 뭣이냐? 주름잎이네요.”
“이름이 참 희한하네요?”

정말 희한합니다. 선조들은 이름을 참 쉽게 기억하게 지었습니다. 우리도 훗날 선조 혹은 선친이 될 터인데 어떤 지혜를 갖고 살아야 할지 고민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이런 자연을 고스란히 남겨줄 도리 밖에 없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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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 모양의 주름이 있어 ‘주름잎’

“왜, 주름잎이라 했게요?
“얼굴에 주름이 있다고 이름 붙인 거 아니나요?
“네, 맞습니다. 잎 가장자리에 파도모양의 주름이 있어 주름잎이라 부른답니다.”

사람 얼굴의 주름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가 봅니다. 파도 모양의 화석 소리는 들었어도 파도 모양의 주름이 있는 야생화라니 듣도 보도 못한 소립니다. 이렇듯 생명은 다양한 특색을 지녔습니다. 사람들의 재능이 다들 다른 것과 마찬가지겠지요.

‘주름잎’은 통꽃이지만 꽃부리(花冠)가 위아래 2갈래 갈라지며, 또 위쪽은 다시 2갈래로, 아래쪽은 다시 3갈래로 나뉩니다. 수술은 4개이며, 나물로 먹기도 합니다.

나물을 즐겨하지 않아 입맛 당기지는 않으나 이것만은 왠지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떤 맛인지, 나물 향은 어떤지 알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습니다. 논두렁에 피어 있는 하찮은(?) 꽃이지만 꺾고 싶지 않습니다.

꼭 먹어봐야 맛을 아는 건 아니니까요. 그러고 보니 눈으로도 먹고, 코로 먹고, 귀로도 먹는 이치를 맞닥치게 되었네요.

행복은 소리 소문 없이 조용히 찾아드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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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운영.


자줏빛 자태를 자랑하는 ‘자운영’
[초보자의 야생화 따라잡기 2] 자운영

집안에 있으면 나른한 지난 주말 오후 길을 나섰습니다. 화창한 날, 여수시 호명동 논두렁에 자줏빛 야생화가 화사하게 피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저게 뭔 꽃이에요?”
“먼 꽃이 아니라 가까운 꽃이에요. 아니, 아직 저걸 몰랐단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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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렁 개그에 질타(?)가 돌아옵니다. 소 시적엔 이름과 전화번호 외우는 기계였는데 점차 이를 기억하는데 젬병이 되어가는 까닭에 애를 먹습니다. 핑계라도 대야 할 판입니다.

“그게 아니라~. 옆에 식물박사들이 많아 궁금하면 묻기만 하면 돼 굳이 이름 기억할 필요가 없어서 또 물어보는 거예요.”
“자운영(紫雲英)이에요.”

차타고 가다 자줏빛 꽃을 보았는데 자운영을 가까이서 보기는 처음입니다. 멀리서 볼 때와 가까이에서 볼 때의 색깔이 확연히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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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비료로 각광받는 ‘자운영’

“옛날에는 가을 추수가 끝나면 자운영 씨를 뿌려 다음 해 봄에 꽃이 피고 난 후 논을 갈아엎고 모를 냅니다. 바로 거름으로 사용되는 겁니다. 뿌리혹박테리아가 있는 콩과 식물은 거름으로 사용되는 작물입니다.”

아하! 화학비료를 대체하는 녹색 비료 작물이라. 설명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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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운영 뿌리.

“자운영은 화학비료와는 달리 자연과 사람에게 이로운 산소를 배출하고, 물을 오염 시키지 않고, 땅을 건강하게 합니다. 그래서 유기농 농사를 짓기 전 자운영을 심어 땅을 거름지게 한 다음 본격적인 유기농법으로 들어갑니다. 한 번 파종하면 매년 파종할 필요 없이 영구적입니다.”

대개 야생화가 그렇듯 자운영 꽃도 단색이 아니라 자줏색과 흰색이 겹쳐 있습니다. 콩과의 두해살이풀로 잎은 어긋나고 9~11개로 된 깃 모양 겹잎입니다. 배고프던 시절 보릿고개를 넘을 때에는 나물로도 사랑받던 풀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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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운영 씨앗.

콩 부채 같은 자운영 씨앗

최상모 선생님이 자운영 씨앗을 들고 왔습니다. 콩과 식물이라더니 콩 부채 같습니다. 덕분에 꽃도 보고 씨앗까지 봅니다. 아는 게 힘이겠지요.

야생화는 이름만 들어도 마치 꽃을 본 듯합니다. ‘자운영’은 자줏빛을 머금은 구름이란 의미라 합니다. 이런 이름을 붙인 옛사람의 지혜가 감탄스러울 때가 한 두 번이 아닙니다.

세상은 살수록 맛이 난다더니 정말이지 맛이 나네요. 무엇이든 알아간다는 것 흐뭇하네요.

야생화, 한 번 알아보시지 않으시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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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에 빛나는 별 같은 ‘야생화’
[초보자의 야생화 따라잡기] 별꽃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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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꽃.


야생화를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의 차이는 확연합니다. 아는 사람들은 ‘아! 이 꽃이 피었구나’하고 반깁니다. 하지만 모르는 이는 야생화가 보이지 않을뿐더러 그냥 지나치고 맙니다.

작고 하얀 별꽃(Stellaria media)류는 석죽과로 별꽃, 쇠별꽃, 아기별꽃, 벼룩나물, 유럽점나도나물 등이 있습니다. 손톱 절반크기여서 유심히 보지 않으면 눈에 띄지 않습니다.

지난 12일 오후, 여수시민협 사람들과 상암의 호명마을로 야생화 구경을 갔습니다. 석죽과의 야생화가 지천입니다. 이곳에서 본 석죽과 중 별꽃, 쇠별꽃, 벼룩나물, 유럽점나도나물을 모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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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무슨 꽃이다냐?

“먼 꽃이죠?” “먼 꽃이 아니라 가까운 꽃”

“저게 먼(뭔, 무슨) 꽃이죠?”
“(멀다) 먼 꽃이 아니라 가까운 꽃이에요”

썰렁 개그에도 한 바탕 웃음이 터집니다. 먼 꽃이 아니라 가까운 꽃이 틀림없기에….

최상모 씨의 “별꽃류는 작아 눈 가까이에서 자세히 살펴봐야 무슨 꽃인지 구별할 수 있다”는 설명에 김순정ㆍ이정례 씨 눈을 치뜨며 보다 “정말 잘 안보이네요. 눈이 침침한 사람은 보기 힘들겠네요.”합니다.

‘별꽃’은 하얀 꽃이 자잘하게 많이 핀 모습을 보고 밤하늘에 빛나는 별들을 연상해서 붙인 이름입니다. 하여, 성성초(星星草)라 불리는 별꽃은 꽃잎이 10장처럼 보이지만 실은 5장입니다. 꽃잎이 깊게 갈라져 10장으로 보일뿐입니다. 잎 가장자리는 밋밋하고 잎자루는 없습니다.
 
2년생으로 흔히 잡초로 취급받는 풀로 키는 10~30㎝ 정도입니다. 줄기에는 한 줄로 길게 털이 나고, 줄기 밑에서 가지가 많이 나와 옆으로 뻗으며 자랍니다. 작고 난형인 잎은 마주나며 길이 1~2㎝, 너비 8~15㎜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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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별꽃.

별꽃과 쇠별꽃 구분은 ‘암술’

‘쇠별꽃’은 별꽃보다 약간 큰 데서 쇠별꽃이라 불립니다. 2년생 또는 다년생으로 줄기는 밑 부분이 옆으로 비스듬히 자라다가 끝이 곧추섭니다. 꽃받침과 꽃잎은 5장이지만 꽃잎이 많이 갈라져 마치 10장의 꽃잎처럼 보입니다.

수술은 10개이고 암술대는 5개로 갈라지며, 어린순은 나물로 먹습니다. 크기는 20~50cm로 자라며, 잎은 마주나고 달걀 모양에 끝이 뾰족합니다.

별꽃과 쇠별꽃 구별하기가 힘듭니다. 구별은 암술로 합니다. 꽃을 자세히 보면 암술이 Y자로 3개로 되어 있는 것이 별꽃이고, 쇠별꽃은 암술이 다섯 개로 갈라져 있습니다. 길 어디에서나 볼 수 있지만 너무 작아 눈을 크게 뜨고 살펴봐야합니다.

벼룩나물은 잎이 작으며 오밀조밀한 데서 벼룩이자리라고도 불립니다. 두해살이풀로 줄기는 높이가 25cm 정도 됩니다. 잎은 마주나고 잎자루가 없으며, 길이가 8~13㎜, 너비가 2.5~4㎜ 정도로 아주 작습니다.

4~5월에 흰 꽃이 줄기 끝에 피며 꽃잎과 꽃받침 잎은 5장, 꽃잎 끝은 2갈래로 나누어집니다. 이름에 나물이 붙은 풀은 식용이 가능합니다. 봄에 줄기와 잎은 나물로 먹으며, 한방에서 풍치 치료에 사용합니다. 암술대가 3개로 갈라지는 것이 쇠별꽃과 다른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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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룩나물.

나도 나물이니 먹어 달라는 ‘나도나물’

점나도나물은 이름이 참 재미있습니다. 옛날 먹고살기 힘들었던 시절, 춘궁기를 나기 위해 들로 밭으로 나물 캐던 아낙들이 나물 취급을 않자 ‘나도 나물이니 먹어 달라’는 의미에서 ‘나도나물’이라 했다던 소리가 있기도 합니다.

점나도나물 중 유럽점나도나물은 유럽이 원산지이며 점나도나물은 우리나라 자생종입니다. 잎은 근생엽과 줄기 하부의 잎은 주걱형이며 길이 1-2㎝, 폭 0.6-1㎝입니다. 위쪽의 잎은 타원형으로 잎자루는 없습니다. 꽃잎은 5개이며, 수술은 10개, 암술은 1개입니다.

이날 하루, 별꽃류를 좀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며칠 지나면 구분법을 또 잊습니다. 옆에 물으면 금방 가르쳐줄 식물박사들이 많아 이름을 신경 써 기억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번에는 제대로 알아야겠습니다.

야생화를 알면 세상이 열린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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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점나도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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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별꽃, 별꽃, 벼룩나물, 유럽점나도나물.(좌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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