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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도’는 신윤복이 아닌 내 아내였다!
아내의 마음 아니, 사랑을 모르는 걸까?
[부부이야기 35] 미인도

신윤복의 '미인도'


“여자의 마음을 몰라도 너무 모르십니다. 아니, 사랑을 모르시나?”

영화 ‘미인도’ 대사 중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대사였습니다. 뜨끔했습니다. 그 대사를 듣고 왜 뜨끔했을까?

올해 결혼 10년 차입니다. 엊그제 결혼한 것 같은데 어느 새 10년이 되었습니다. 아내와 <미인도>를 보러 갔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오던 지인은 눈시울이 젖어 있었습니다.

“영화가 눈물이 나올 정도였나요?”
“저는 그랬어요. 여자의 마음을 알고 남자가 알아서 하는 게 얼마나 부럽던지….”

헉, 이었습니다. 여자의 마음을 어떻게 알아서 해준다는 걸까? 신윤복과 김홍도의 이야기 정도로만 알았던 터라 더욱 궁금했습니다.

재현되는 중국 방중술을 보는 모습이 신윤복의 ‘이부탐춘(二婦探春)’ 같습니다.


오빠의 죽음으로 남자로 살게 된 윤복에게 사랑이…

“4대째 이어온 화원 가문의 막내딸 윤정. 그는 천재적인 그림솜씨로 오빠 신윤복에게 남몰래 그림을 대신 그려주던 중, 오빠의 죽음으로 인해 운명이 송두리째 바뀌게 된다. 그림을 위해 여자 윤정을 버리고 오빠 신윤복으로 남자의 삶을 살게 된 것.

조선 최고의 화가 김홍도를 흔들 만큼 빼어난 그림 실력을 자랑했던 윤복은 자유롭고 과감한 손놀림으로 조선 최초의 에로틱 사랑을 선보인다. 그러나 그림 ‘속화’는 음란하고 저급하다는 질타와 시기를 받는다.

그러던 중 윤복에게 첫사랑 ‘강무’가 나타난다. 사랑 앞에 여자이고 싶었던 윤복. 윤복을 위해 목숨도 바칠 수 있는 강무. 제자의 재능을 사랑하고 그의 전부를 사랑하게 된 김홍도. 홍도를 향한 사랑으로 질투에 사로잡힌 기녀 ‘설화’. 그들의 엇갈린 사랑과 치명적 질투는 예기치 못한 불행을 불러온다.”

신윤복 그림의 백미 ‘단오풍정(端午風情)’




아내의 마음 아니, 사랑을 모르는 걸까?

신윤복이 서민 풍속도를 쫓으면서 색주가에서 재현되는 중국 방중술과 윤복의 사랑이 펼쳐집니다. 기녀가 짝사랑했던 남자 김홍도. 그녀를 뿌리치고 신윤복에게로 향하는 김홍도 사이에서 터지는 대사. 그리고 신윤복의 그림을 보고, 분노하는 왕에게 던지는 김홍도의 대사.

“여자(아내)의 마음을 몰라도 너무 모르십니다. 아니, 사랑을 모르시나?”
“그림(사랑)이란 것은 보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달라 보일 수 있습니다!”

이 대사에서 ‘난 아내의 마음을 아는가? 아니면 사랑을 모르는 걸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난 아내를 어떻게 보는 걸까?’, ‘아내를 향한 나의 사랑은 어떻게 보일까?’ 등이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아내와 나눴던 대화 한 대목이 떠올랐습니다.

“당신은 이런 신랑 뭐가 좋다고 그렇게 좋아해?”
“그럼 싫어해요? 한 남자와 결혼해 살면서 방법은 둘 중 하나에요. 좋아하던가, 싫어하던가. 좋아하며 사는 게 행복이고, 싫어하면서 사는 건 불행 아니겠어요? 그래서 당신을 좋아하며 살아요.”

그제야 비로소 영화 속으로 빠져들 수 있었습니다. 아니, 결혼 10년 차가 간직한 부부의 사랑 속으로 스며들 수 있었습니다. 신윤복이 그렸던 영화 속 그림들은 바로 우리 부부의 ‘춘화’였던 셈입니다.

사랑...


신윤복의 그림은 모두 우리 부부의 ‘춘화’였다!

하여, 신윤복의 ‘미인도’는 곧 제 아내였습니다. 신윤복 작품 중 백미라던, 긴머리 여인들과 개울가에서 목욕하는 반라의 여인들, 바위틈으로 숨어서 넘겨다보는 승려를 그린 ‘단오풍정(端午風情)’은 결혼 전, 목욕하는 아내를 상상하던 제 모습이었습니다.
 
달빛아래 두 남녀의 은밀한 밀애를 담은 ‘월하정인(月下情人)’은 결혼 전, 사랑을 속삭이던 밀어였습니다. 또 보름달이 비치는 담 그늘 아래에서 한 남자가 여인을 감싸고, 담 모퉁이에 비켜서서 조마조마하게 이들을 지켜보는 이를 표현한 ‘월야밀회(月夜密會)’는 부부의 사랑과 사랑 속에 태어난 아이들이었습니다.

봄날 한 쌍의 개가 교접하는 것을 보고, 웃음을 참지 못한 청상과부와 이를 말리는 몸종의 노골적인 모습의 ‘이부탐춘(二婦探春)’은 아이들을 낳은 후, 19세 이하 관람불가를 즐기며 웃던 부부였습니다.

결국 부부가 원하는 걸 보았던 게지요. ‘영화는 그걸 보는 사람의 것’이라더니 <미인도>는 그걸 증명하고 있었습니다.

그날 밤 무슨 일 없었냐고요? ㅠㅠ~.

은밀한 밀애를 담은 ‘월하정인(月下情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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