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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칠할 돈 있으면 구제 사업이나 하지”
향일암, 화재 잔재 처리 후 복원에 한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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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에 탄 기도처 향일암.

우리나라 4대 기도처 중 한 곳이었던 여수 향일암이 지난 20일 불에 타 안타깝게 했습니다. 이 소식을 접하고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경상도 지인의 말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절로 가는 길에서 마음을 씻어 일상을 지워버리고 나 자신을 찾으려 사색에 잠기게 된다. 볼거리가 충분하지 않더라도, 사람으로 붐빈다 할지라도 더불어 교감을 얻을 수 있고, 땅의 기운과 바람 소리와 풍경의 그윽한 울림에서 자신을 찾게 된다.”

그러면서 그는 향일암을 찾지 않는 이유에 대해 덧붙였습니다.

“투박하지만 정겨운 옛길 대신 화강암으로 바닥을 깔고 볼썽사나운 일주문을 세운 후 향일암 발길을 끊었었다. 사찰 구조와 형식에도 맞지 않을뿐더러 암자 규모에 비해 주위를 압도하는 일주문은 위압적이란 이유였다.”

여수에 사는 저도 공감하는 내용이라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러다 지난 여름, 그와 함께 향일암으로 발걸음 하였습니다. 이곳을 둘러보던 그는 금으로 칠해진 법당을 보며 한탄했습니다.

“어느 것에도 걸리지 않고 바람처럼 살다간 부처의 생은 간 데 없다. 암자는 껍데기만 부여잡고 먹구름 가득한 하늘을 머리에 이고 있다. 왜 그랬을까. 주변 산세와 잘 어울리던 소담한 법당을 왜 그랬을까.”

그러더니 기어코 가차 없는 비판을 늘어놓았습니다.

“권위와 화려함의 상징인 금은 이미 부처의 것도 중생의 것도 아니다. 금으로 덮인 법당은 권위에 싸여 있고, 사람들은 접근하기를 꺼려 그 화려함에 눈길만 줄 뿐이다. 부처는 중생과 고락을 함께하지 않고 기도와 소원, 경외 대상으로 전락해 버린 것일까.”

그의 비판이 귀에 생생히 울리는 듯했습니다. 향일암 금칠에 대한 그의 비판은 저의 비판이기도 했습니다.


금칠한 향일암 대웅전.  

예전 향일암.

금칠 후 향일암.

“법당에 금칠할 돈 있으면 구제 사업이나 하지”

요즘 여수에서 사람들을 만나면 주요 화두가 향일암입니다. 여기에서 공통으로 나오는 소리가 있습니다.

첫째, 박람회와 연관한 걱정입니다.

“2012세계박람회 개최가 코앞인데 여수 자랑거리 중 하나인 향일암이 불 타 큰일이다. 고증을 거쳐 하루 빨리 복원해야 한다.”

그렇잖아도 정부가 올인 중인 ‘4대강 살리기’ 때문에 박람회 예산이 빠져 걱정이 태산인데 언제 향일암을 재건하느냐란 거죠.

둘째, 향일암 법당 금칠과 관련한 비판입니다.

“향일암 법당에 6억여 원을 들여 금칠을 했다. 멀쩡한 법당에 뭐하려고 수억 원을 들였을까? 스님들까지도 차라리 그럴 돈 있으면 독거노인 등 어려운 이들 구제 사업에 쓸 일이지 왜 그랬을까? 의아해 한다.”

수많은 불자들과 관광객의 시주를 발판으로 금칠을 한 사유에 대해 국립공원관리공단 관계자는 “해돋이 명소로 유명한 향일암은 금 거북이 형상이라 금을 칠했다.”고 하더군요. 자고이래로 서민 등골을 빼먹는 곳 치고 무사한 걸 보질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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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일암 일출.


화재 잔재 처리 후 향일암 복원에 잰걸음

너무 비판만 했나요? 이제 향일암 복원에 대한 노력을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불탄 향일암을 찾아 애도하며 본래의 모습을 찾기를 갈망하였습니다.

여수시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현장조사가 끝난 23일 지역 주민과 여수경찰서, 여수해양경찰서, 육군7391부대 장병, 공무원 등 250여명이 투입돼 24일 밤 화재 잔재물 처리 작업을 마무리했다.”고 합니다.

향일암 주지 원문스님은 “화재로 시민들에게 심려를 끼쳐 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사죄했습니다. 또 불교계도 “2012여수세계박람회 개최 이전에 향일암이 복원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간담회”를 갖는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전남도에 따르면, “향일암 복원사업에는 10억 원 정도의 예산이 필요하며, 소방본부와 함께 화재예방대책을 수립하고 취약문화재에 대해서는 순회 화재진압 훈련도 시행할 방침이다.”고 합니다.

지난 25일, 향일암을 많이 찾는 부산ㆍ경남 지역 불자 1000여명도 향일암을 찾아 대웅전 등 화재 현장을 둘로 보고 조속한 복구를 기원하였습니다.

불투명하던 향일암 일출제도 오락적인 부분은 취소하고 당초대로 12월31일부터 1월1일까지 추진할 예정입니다. 이 행사는 “일출제례, 소망 실은 풍선 날리기, 소원 연날리기 체험과 2012여수엑스포 성공개최 염원” 등으로 치러질 계획입니다.

어찌됐건, 금칠한 암자가 아닌, 소박한 절집으로 다시 태어나길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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