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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수육 먹자 그랬으면 먹었을까?
택시에서 들은 황당한 시추에이션

연말이네요. 한 해 시작한지 엊그제 같은데, ‘세월은 유수 같다’더니 정말 그러네요.

모임이 있어 택시를 타게 되었지요. 사거리 신호등에 걸려 택시가 멈췄지요. 기사님,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 들어 볼래요?” 하대요. 무료함 달래기에 딱이지요.

"며칠 전, 저녁에 사회에서 사귄 친구를 만나 ‘오늘 우리 자장면이나 한 그릇 먹을까?’ 했더니, 갑자기 화를 버럭 내며 가버리는 거예요.”
“아니, 왜요?”

“‘레벨이 있지, 내가 자장면 먹을 레벨이냐? 너나 많이 쳐 먹어라 하고 뒤도 안돌아보고 가대요. 나는 자장면을 좋아하거든요.”
“황당했겠네요.”

연말이라 택시 탈 일이 많습니다.


“돈 좀 있다고 자장면 먹을 레벨이냐는 거죠.”

학창시절, 엄마 따라 시장가는 날은 무슨 횡재한(?) 기분이었지요. 자장면 먹는다고.  엄마는 입 주위에 묻은 춘장을 닦아 주시며 무척 흐뭇해하셨지요.

“그 친구 고물상을 했었지요. 알고 봤더니, 고철 값이 두세 배로 뛰었을 때 수 억 벌었나 봐요. 젊은 얘들 일당 주고 아르바이트 시켜 고철 철거하면서 하루에도 몇 백씩 챙겼나 봐요. 2년간 수억 원을 벌어 차도 외제차 타고 다니고. 돈 좀 있다고 자장면 먹을 레벨이냐는 거죠.”
“자장면하고 레벨하고 무슨 상관이래요.”

“내 말이. 내가 자장면 사주라 그랬어, 어쨌어? 그날따라 자장면이 땡겨, 자장면 먹자 그랬더니, 돈 좀 있다고 레벨을 따져? 둘이 만나면 택시 모는 내가 꼭 밥 사고했더니만, 그것도 모르고 밥 샀다니까.”



탕수육 먹자 했으면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여기에서 이야기가 ‘친구 잘못 봤다’ 하고 끝난 줄 알았지요. 그런데 기사님, 반전을 주더군요.

“알아봤더니, 그 친구 비싸게 고철을 사서 잔뜩 재놓고 있었는데 고철 값이 폭락해 많이 힘드나 봐요. 사는 사람도 없고. 요즘 울화통이 터져 죽을 판이래요. 사업하는 놈이 심보를 좋게 써야지, 안 그래요?”

택시에서 내려 생각하니 우습더군요.

그 친구, 탕수육 먹자 했으면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싶더군요. 아마, 레벨이 있으니 기꺼이 먹었겠죠? 그래서 졸부들은 부자 축에도 끼지 않은가 봅니다.

익을수록 고개 숙인다는 ‘벼’가 생각나는 날이었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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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철의 알콩달콩 섬 이야기
각자의 인생사가 다 '섬'의 삶일 것입니다. 우리들의 이야기를 알콩달콩 풀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때론 진짜 섬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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