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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일까?” 했던 ‘그’를 만나 보니

“효자는 무엇을 하든 믿음이 가는 법”
[아버지의 자화상 28] 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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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에서 인간 제일의 덕목을 ‘효’라 한다지요? 공자는 “부모의 몸을 받드는 것이 아니라 정성을 다해 그 뜻을 받드는 것”을 효의 최고로 쳤다 합니다. “몸을 받드는 것은 짐승도 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우리나라 전통 가족제도에서 효자는 부모가 살아서는 물론, 사망한 뒤 삼년 동안 움막생활을 하는 특성을 보여 왔습니다. 또 부모 뜻을 거스르지 않고, 아침ㆍ저녁으로 문안 인사드리며 편안 여부를 살폈다 합니다.

효와 관련, ‘효자 끝에 불효 나고 불효 끝에 효자 난다’, ‘효자 노릇을 할래도 부모가 받아 줘야 한다’, ‘효성이 지극하면 하늘도 돕는다’, ‘효자는 앓지도 않는다’ 등 속담이 많은 건 ‘효’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함일 것입니다.

“허허~ 누구나 다 하는 일인데요”

각설하고, 기사 <보기 드문 ‘효자’, 그는 누구일까? http://bloggernews.media.daum.net/news/1578799>에서 “대체 왜 저렇게 묘를 살피는 걸까?”, “망자는 누구일까?” 등의 궁금증을 자아냈던 ‘그’를 만났습니다. 4일 저녁, 여수 고락산 산행을 마무리할 즈음, 묘에서 나오시는 한 분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저~, 혹시 이 묘지 관리하시는 분이세요?”
“맞긴 한데~ 누구신지?”

“누가 이렇게 묘 관리를 잘했을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허허~ 누구나 다 하는 일인데요.”

지난 7월 30일, 허리 숙여 풀을 뽑는 모습을 본 후 5일 만에 보게 되었습니다. 아니 8월 1, 2, 3일은 사정이 있어 산행을 빼먹었으니 이틀 만에 만났습니다. 여쭤볼 말들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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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을 자주 찾아뵙지 못한 호통을 치는 듯합니다!

“누구 묘인데 그렇게 정성스레 보살피고 계십니까?”
“아버님이지요.”

“언제부터 관리하신 겁니까?”
“3년 되었습니다.”

“돌아가신지 3년 됐다는 말씀이세요?”
“아닙니다. 그 전에 돌아가셨는데 바쁘다 보니 매일 오진 못했습니다.”

아버지일 것이라는 추측은 맞았습니다. 글쎄, 지극 정성인 게 보통을 넘었으니까. 이웃에서 쉽게 지나치는 평범한 중년의 아버지입니다. “매일 오지 못했다”면서 죄스러운 표정입니다. 그 표정이 마치 부모님을 자주 찾아뵙지 못한 제게 호통 치는 것 같습니다.

아침ㆍ저녁으로 묘를 살피는 ‘그’

“무슨 사연 있으세요?”
“중학교 교장으로 있다가 정년퇴임 후, 쭈~욱 아버지 묘를 아침ㆍ저녁으로 살피고 있습니다. 당연히 해야 할 도립니다. 집이 근처라서 매일 들를 수 있습니다.”

“아버지께 자식으로서 못 다한 한이라도 있나요?”
“살아생전 효를 다하지 못한 게 한입니다. 자식이라면 다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아버지는 자식 뿐 아니라 이웃에게 지극 정성이셨습니다. 그런데 무슨 일이십니까?”

‘가슴 아픈 사연이 있을 거다’란 생각이 빗나갔습니다. 교육자여서 지극정성이었을까? 싶습니다. 당연히 해야 할 도리를 하는데 ‘왠 호들갑이냐?’ 하시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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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자는 무엇을 하든 믿음이 가는 법”

“아버지의 자녀교육은 무엇이었습니까?”
“진로에 관심이 많으셨습니다. 직업으로 교사나 철도 공무원을 권하셨습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나 사람 나르는 철도는 세상이 없어지지 않는 한 사라지지 않을 직업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교사를 직업으로 택하게 되었습니다. 결혼하고 일가를 이루려면 제일 필요한 게 직업 아니겠습니까?”

“후배들에게 한 말씀 하시죠?”
“주말이면 결혼식장에서 주례를 서고 있습니다. 이때, 부부의 도와 자식의 도를 강조합니다. 하지만 제일 강조하는 것은 ‘효’입니다. 효가 있는 사람은 무엇을 하든 믿음이 가는 법입니다.”

가로등 불빛이 밝아진 지 오랩니다. 그와 나란히 걷다 헤어졌습니다. 자식이 아버지를 그리워하는데 왜 그러시냐며 손 사레도 지었습니다. 하지만 당연히 해야 할 도리인줄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하기에 그러하지요. 그래서 세상의 귀감이 되는 거지요.

암튼, 다시 한 번 인간의 도리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그런 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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