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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산 보리방구 누가 뀌었나?”

방귀 뀐 놈이 성낸다?
[아버지의 자화상 7] 방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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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뿡뿡’소리에 인상을 찌푸리면 아버지께선 겸연쩍게 웃으시며 “단방구다~ 단방구!”했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어른들 앞에서 방귀를 뀌면 “어허 버릇없이~”하셨습니다.

이런 까닭일까? 방귀는 어른들의 전유물로, 아무데서나 뀌는 게 아닌 줄 알고 자랐습니다. 방귀는 장(腸)에서 생긴 기체가 항문으로 나오면서 구린내를 동반하는 것으로 방기(放氣)라고도 합니다. 방귀는 고구마ㆍ보리ㆍ콩ㆍ옥수수 등의 식품이 체내에 잘 흡수되지 않아 발생한다고 합니다.

방귀는 종류도 가지가집니다. 소리로 구분되는 방귀는 소리 없이 슬그머니 빠지는 ‘살짝 방귀’, 비웃듯이 삐져 나가는 ‘피시 방귀’, 연속으로 발사하는 ‘연발 방귀’, 큰 소리로 시원하게 터지는 ‘대포 방귀’ 등 다양합니다.

소리가 큰 방귀는 냄새가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소리 나지 않는 피시 방귀는 코를 막아 손사래를 치고, 문을 열어야 할 만큼 냄새가 아주 고약합니다. 고구마를 먹은 후 뀌는 냄새는 아마 그 으뜸일 것입니다.

돌산 보리 방구 누가 뀌었나?

가난했던 시절, 보리밥 먹은 후 나오는 보리방귀는 왜 그리 자주 나왔는지? 그 시절 고향인 여수 돌산의 놀이 장단에 “돌산 보리 방구 누가 뀌었나? 냄새가 나는 구나 피시 방구 뽕~!”이란 동요까지 있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다른 기억 하나, 사람들은 방귀 냄새가 나면 콜롬보 같은 명탐정이 됩니다. 무슨 죽을 죄를 진 것도 아닌데 방귀 뀐 사람은 꼭 찾아야 직성이 풀립니다. ‘이슬비에 옷 젖는다’고 ‘작은 것에 마음 상하는 법’인데, 왜 범인(?)을 기어코 찾으려 했는지….

자신이 범인이 아닌데도 지목되면 “아니라니깐, 정말 죽겠네” 항변해도 무리들이 “너잖아. 실토해”라며 우기면 보통 억울한 일이 아니었지요. 이쯤 되면 방귀 뀐 사람이 나서 “나야, 나” 한 마디면 되는데도 좀처럼 자수하지 않았지요.

 더군다나 ‘방귀 뀐 놈이 성 내는’ 일까지 발생하지요. 그러나 뒤돌아서선 허공에 흩어진 방귀처럼 실실 웃고 넘어가지요. 이런 쉰(?) 소리를 하는 건 아들과의 대화 때문입니다.

‘버릇없이~’ 할 필요는 없겠지요.

“아빠 어디가 좋아?”
“다 좋아”

“그럼, 아빠 어디가 싫어?”
“엉덩이”

“왜?”
“방귀를 자주 끼잖아요.”

어처구니없는 대답에 함박웃음이 터트리고 말았습니다. 천진한 아이들입니다. 간혹 아이들이 방귀를 뀌면 “거봐, 너희도 뀌잖아. 사람이면 누구나 방귀를 뀌는 거야. 사람은 하루에 15회 내외를 뀐데” 해명을 하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어른 앞에서 방귀를 뀌면 아버지께서 그랬던 것처럼 ‘버릇없이~’ 할 필요는 없겠지요. 또 ‘다른 사람이 방귀 뀌면 그냥 넘어가라’ 는 둥, ‘너희들은 방귀 뀌면 창피를 무릅쓰고 꼭 자신을 밝혀라’는 둥의 이야기도 필요 없겠지요.

살아가면서 이런 작은 느낌들은 아이들의 인생을 구성하는 하나의 인자가 되겠지요. 아빠가 불렀던 “돌산 보리 방구 누가 뀌었나? 냄새가 나는 구나 피시 방구 뽕~!”이란 동요를 아이들도 따라 부르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러면 아빠를 이해할 도구 하나를 갖는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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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인생사가 다 '섬'의 삶일 것입니다. 우리들의 이야기를 알콩달콩 풀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때론 진짜 섬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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