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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아파요. 껍질 벗기지 마세요!”
여수 미평동 산림욕장 나무들의 수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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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시 미평동 산림욕장.

최고 휴식처를 꼽으라면 단연 산림욕장입니다. 나무가 내놓은 산소는 물론이거니와 맑고 청아한 새소리, 졸졸졸 흐르는 계곡 물소리 등으로 온갖 자연이 함께 숨쉬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정신까지 건강해진 느낌입니다.

“아는 것은 느끼는 것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런 이유로 우리 가족은 가까운 여수시 미평동의 산림욕장을 자주 찾습니다. 또 우리 가족이 정한 ‘가족 나무’인 ‘서어나무’를 만나기 위함이기도 합니다. 지난 18일 이곳을 찾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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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이 확연히 구분됩니다.

“어, 누가 나무를 이렇게 만들었지.”

앞서 가던 아내가 비명에 가까운 탄식을 지릅니다.

“어, 누가 나무를 이렇게 만들었지.”

편백나무 껍질이 여기저기 벗겨져 있습니다. 한두 군데가 아닙니다. 누가 그랬을까? 무심코 던진 돌들이 개구리들에게는 치명적이라더니 꼭 그 경우입니다.

“이렇게 한 사람은 나무하고 똑같이 옷을 홀딱 벗겨 다니게 해야 해!”
“맞아요. 이 사람들은 초딩 4학년만도 못해요.”

딸도 거듭니다. 아내가 아이들에게 초등학교 시절의 나무와 얽힌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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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질이 벗겨져 울고 있습니다.

나무를 사랑합시다! 자연을 사랑합시다!

“어느 날 학교의 나무껍질이 다 벗겨졌어. 교장 선생님이 오빠들 4명을 찾아냈지. 그리고 팬티만 입혀 전체 교실을 돌게 했어. 앞에는 ‘나무를 사랑합시다!’, 뒤에는 ‘자연을 사랑합시다!’란 글을 달고서. 그리고 어찌됐겠어?”
“그리고 끝 아니에요?”

“아니야. 들어봐? 그런 후, 교장 선생님은 오빠들에게 일일이 나무껍질을 다 줍게 하고는 껍질에 황토를 바르게 했어. 그런 다음, 나무에 붙이게 하셨지.”
“어, 그리하면 껍질이 나무에 붙어서 살 수 있어요?”

“살 수도 있지 않겠니? 살았으면 하는 마음을 담은 거란다. 그리고 교장 선생님은 오빠들과 함께 붙인 나무껍질이 떨어지지 않게 새끼줄로 나무를 꽁꽁 매어 주었단다. 엄마는 지금 생각하면 그 시절에 이런 조치들을 취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너무 현명하고 존경스러운 분 아니니? 그리고 나무껍질 벗겨지는 일은 없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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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수난. 나사못까지 박혀 있습니다.

우리가 글귀를 써서 붙이면 어떨까요?

편백은 개구쟁이들이 껍질 벗기기에 쉬운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그렇다고 편백이 ‘제 껍질을 벗기세요!’ 하는 것은 아니랍니다. 어른 키를 훌쩍 넘게 벗겨진 곳도 눈에 들어옵니다. 한 나무는 진을 흘리기까지 합니다. 나무의 자가 치료가 안쓰럽게 느껴집니다. 이러다 죽으면 안 되는데….

다른 곳은 어떤 상황인지 이곳저곳을 살펴봅니다. 나사못이 박힌 나무, 껍질을 찍어 놓은 나무 등 각양각색입니다. 아이들이 이곳에 올 때마다 안아주며 이야기를 나누는 가족나무인 서어나무도 껍질이 찍어져 있습니다. 이를 보고 아이들이 제안을 합니다.

“사람들이 나무를 괴롭히지 않도록 우리가 ‘나무가 아파요. 껍질을 벗기지 마세요’란 글귀를 써서 붙이면 어떨까요?”
“야! 그거 좋은 생각이네. 아빠는 글을 써서 삼림욕장 입구에 경고문을 붙이면 어떨까, 여겼는데 네 생각이 더 좋은 것 같구나. 다음에 와서 붙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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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나무인 서어나무도 성처를 입었습니다.

사람도 자연의 일부일 뿐

아이가 아픈 나무에게 위로의 노래를 불러주겠다고 나섭니다. ~~~~. 마음이 통하는 걸까, 다람쥐와 청솔모가 주위를 왔다 갔다 합니다.

조금 풀린 마음으로 걸음을 옮깁니다. 이상하게 나무들이 상처가 없는지 살피게 됩니다. 어떤 나무는 상처가 아무는 과정을 고스란히 보여주기까지 합니다. 아내가 인디언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우리는 자신을 그림으로 표현하라 하면 자기 얼굴만 크게 그린데. 그런데 나바오 인디언은 다르게 표현한대. 그들은 먼저 산과 나무를 그리고, 호수와 동물을 그린 후, 자기를 아주 작게 그려 넣는대? 사람도 자연의 일부일 뿐이라고 말이야.”

그렇습니다. 인간도 아주 큰 대자연의 아주 작은 일부일 뿐입니다. 다시 한 번, 무심코 나무껍질을 벗기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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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치료 과정을 보여주는 나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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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인생사가 다 '섬'의 삶일 것입니다. 우리들의 이야기를 알콩달콩 풀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때론 진짜 섬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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