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가에 핀 꽃을 누가 캐가겠어?”
자신만 아는 생활에 깃들여진 탓!
틈틈이 운동을 즐기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뭐 폼 나는 운동은 아닙니다. 뒷산 오르기와 산책 정도지요. 땅과 가까이 할수록 좋다기에.
“저게 자꾸 없어지네. 왜 그러지?”
“뭐가 없어진다고 그래?”
해안도로를 걷다, 앞서던 이들의 대화를 엿듣는 꼴이 되었습니다. 무슨 소리지 싶었지요. 해안도로 옆에 심어진 화단으로 향합니다.
도로가의 화단.
화단에 핀 꽃.
꽃이 없는 화단.
“이 화단을 유심히 봤는데 차츰차츰 꽃이 줄어. 시들어 죽었으면 시든 꽃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통째로 없어진단 말야. 그제는 여기까지 있었는데 오늘 또 줄었어. 아무래도 누가 캐가는 것 같아.”
“도로가에 핀 꽃을 누가 캐가겠어?”
세심히 보았습니다. 아무리 그렇다고 설마 그랬겠습니까? 고개를 살레 살레 저었습니다.
“그럼 왜 없어지냔 말이야?”
“글세, 그러네.”
그게 사실이라면 왜 캐 가는지 모르겠습니다. 집에 두고 볼만한 꽃도 아닌 것 같은데. 그 사람 욕심이 많아서겠지요. 만일 캐갔다면 그 광경을 본 사람들이 있을 텐데 제지하지 않았을까?
별일 다 있다더니 별일을 만나고야 말았습니다. 행여 꽃을 캐 갔다면 그는 함께 나누는 미덕보다 자신만 아는 생활에 깃들여진 탓이겠지요.
우리네 산에 들에 핀 야생화를 보러 다니다 보니. 다른 꽃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이제야 주위 화단에도 눈길이 가는 저를 발견하고 있습니다.
꽃이 없습니다.
이렇게 있어야 하는데...
장말 뽑아간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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