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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비상도 1-11

 

 저는 스승님과 함께 주무시는 줄 알았습니다!

 하늘의 도가 과연 옳은 것이냐, 그른 것이냐?

 

 


장편소설「비상도」줄거리

 

 

  <비상도>는 역사ㆍ영웅 장편소설로 권선징악을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집안 사정으로 인해 뿔뿔이 흩어져 살아야 했던 백남재와 하루아침에 고아가 된 동해는 산으로 들어가 스님(김대한)의 훈육을 받으며 성장한다.
 스님은 상해임시정부 요원이면서 독립투사였던 아버지 덕분에 중국 왕가에서만 전해 내려오던 비상권법을 전수받은 고수다.
 두 아이는 비상권법이 고려 왕실에서 비밀리에 전해 내려오던 고려국의 무예라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지만….

 

 

 

 두 사람은 밤이 늦도록 마주앉아 있었다. 주로 남재가 이야기를 하였고 비상도는 듣는 입장이었다. 나중에는 어떻게 잠들었는지조차도 모를 정도로 취하였다.

 

 비상도는 해가 산마루 위를 두어 뼘 가량 올라서야 잠에서 깨어났다. 그런데 곁에 있어야 할 형이 보이지 않았다. 얼른 밖으로 나갔다. 마침 용화가 마당을 쓸고 있었다.

 

 

  “큰 스승님을 보지 못하였느냐?”
  “예, 저는 스승님과 함께 주무시는 줄 알았습니다.”

 

 

 언뜻 불안한 생각이 엄습하였다. 마당을 가로질러 스승님 방문을 열었을 때 방 한가운데 급하게 접은 것으로 보이는 쪽지가 놓여 있었다. 비상도는 단숨에 그것을 읽어 내려갔다.

 

 잠시 읽어 내려가던 그가 몸서리를 치며 힘없이 두 팔을 동시에 늘어뜨렸다. 그는 쪽지를 호주머니에 쑤셔 넣고 폭포수를 향해 내달렸다.

 

 

 하지만 형은 이미 그곳에서 몸을 던진 후였다. 그의 몸은 이미 차갑게 식어 있었다. 마른 나뭇잎 사이로 강한 아침 햇살이 마치 조명을 쏘아대듯 두 사람을 비추었다.

 

 

  “으아아악…….”

 

 

 비상도는 산이 쩌렁쩌렁 울리도록 형의 시신을 부둥켜안고 범의 소리로 통곡했다. 마치 자신의 몸뚱아리가 빠개지기라도 하는 것처럼 산을 붙들고 흔들었다.

 

 그는 형을 차가운 땅에 묻고 며칠 동안 방안에 꼼짝도 않고 있었다. 마치 넋이 빠져나간 사람처럼 우두커니 앉아 형이 남긴 유서를 다시 꺼내 읽었다.

 

 

 형은 지뢰를 밟은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야외훈련 도중 불만을 품은 신참병이 행정막사에 수류탄을 던졌고 형이 그것을 몸으로 막으려 했던 것을 군 당국에서 사건이 확대되는 것을 염려하여 단순사고로 몰아 간 것이었다.

 

 마침 그때는 모든 병사들이 행군을 나간 뒤였고 그곳에는 행정 일을 맡아오던 그를 포함한 세 사람이 있었으나 이미 그때는 그가 의식이 전혀 없었던 상태라 입막음이 가능했던 것이다.

 

 군에서는 한 때 형을 유공자로 처리하고자 하였으나 그는 주체 할 수 없는 분노로 더러운 혜택을 거부했다. 비상도는 분노로 몸을 떨었다. 심장이 터져 나갈 것처럼 온몸의 피가 역류하고 있었다.

 

 형은 수도 없이 죽음을 생각했을 것이다. 아니 죽음과 현실 사이에서 숱한 갈등을 하며 이 쪽지 하나를 남기기 위해 모진 목숨을 이어왔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 와서 떠든다고 누가 귀를 기울여 주기라도 할 것인가. 아니 온전한 상태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천번만번 그 일을 까발렸을 것이다.

 

 

 아무것도 달라질 것은 없었다. 그는 스님과 동생에게 만이라도 짓밟힌 자신의 명예에 대해 죽음으로서 진실을 말하려 한 것이었다.

 

 뒤바뀐 현실, 그것은 스님의 부친을 죽인 조운태의 그것과 너무나도 닮아 있었다. 다만 그 가치와 양심이 뒤바뀐 것뿐이었다.

 

 피눈물을 쏟으며 ‘하늘의 도가 과연 옳은 것이냐. 그른 것이냐!’ 하고  외쳤던 저 사마천의 분노가 비상도의 마음속에 깊이 박히고 있었다. 그는 경련을 일으키듯 부르르 떨며 힘껏 주먹을 쥐었다.

 

 

 비상도는 평상복으로 갈아입고 무작정 산을 내려갔다. 뚜렷한 목적지도 없이 버스에 몸을 실었다. 어디든 떠나야 마음이 진정될 것만 같았고 술기운이라도 빌어야 내일을 맞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가 버스에서 내렸을 때 날은 이미 어두워져 있었다. 누구를 향한 분노인지는 확실히 알 수 없었다. 그저 그렇게 돌아가는 세상이 미울 뿐이었다. 그가 한참 걸어가고 있을 때 길 옆에 세워둔 승용차에서 유난히 밝은 전조등의 불빛이 자신을 쏘아대고 있었다.

 

 

 비상도는 심하게 눈을 찡그렸다. 자신의 속을 꿰뚫어 보는 것 같은 불빛이 눈에 거슬렸다. 가까이 갈수록 눈이 더 부셔 한 손으로 얼굴을 가렸지만 자동차의 불빛은 자신을 향해 계속 비웃고 있었다.

 

 형에게서 일어난 분노가 불빛으로 옮겨가고 있었다. (계속…)

 

 

 

 다음은 올 1월 갑작스레 고인이 되신 고 변재환 씨의 미발표 유고작품을 그의 가족에게 지적재산권을 위임받아 연재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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