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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허풍에 속았는데, 나 보고 또 속으라고….”
이건, 아이들도 나도 안 먹고 신랑만 먹는다!

“당신, 각시 잘 만난 줄이나 알아?”

아내는 퇴근 후 현관에 들어서면서 뜬금없는 소릴 던졌습니다. 평상시 “다녀왔습니다!”란 멘트로 들어오는데, 어제는 그동안 하지 않던 말이라 긴장 되더군요.

사실, 들쭉날쭉한 수입의 프리랜서 신랑을 전적으로 이해해주는 아내가 무척 고마울 따름입니다. 하여, 조심스레 답했습니다.

“그럼, 알지. 그걸 모르겠어? 내 인생에 있어 당신은 최상의 선물이야!”

무슨 말이 돌아올까, 기다리던 아내는 제 말을 듣자 얼굴이 활짝 펴졌습니다. 그러나 이내 굳어졌습니다.

“직장에서 속상한 일 있었어?”
“….”

말이 없는 걸 보니 무슨 일이 있었나 봅니다. 내막을 알려면 살살 긁어야 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서대 찜.

이건, 아이들도 나도 안 먹고 신랑만 먹는다!

아내는 옷을 갈아입고 저녁 준비를 하였습니다. 맛있는 냄새가 코를 벌렁거리게 합니다. 자판기 두드리던 손을 멈추고, “무슨 이렇게 냄새가 좋지?”하며 주방을 살폈습니다. 서대 찜이더군요.

“웬 서대 찜?”
“직원이랑 재래시장에 갔더니 서대가 보이대요. 사면서 싱글거렸더니, 직원이 ‘무슨 좋은 일 있냐?’는 거예요. 이거 우리 신랑이 잘 먹는 생선이라 반가워서 웃음이 난다고 했더니, 날 신기하게 바라보대요.”

“별게 다 신기하네. 그래서….”
“직원이 나보고 ‘선생님은 서대 먹어요?’라고 묻데요. ‘이건 아이들도 나도 안 먹고 신랑만 먹는다’ 했더니, 뭐라는 줄 알아요?”

“뭐라고 했는데?”
“‘누구는 정말 각시 잘 만났네~’ 그러더라고요. 당신이 그렇게 생각하는지 확인하려고, 한 번 물어봤어요.”


“저 허풍에 속았는데, 나 보고 또 속으라고….”

결국 “각시 잘 만난 줄이나 알아?”란 물음은 시험용이었습니다. 순간의 선택이 기분을 좌우한다더니 영락없습니다. 그랬는데 아내는 보기 좋게 뒤통수를 치더군요.

“지금 이 상태가 딱 좋긴 한데, 당신이 돈만 좀 더 벌면 바랄 게 없는 최상 남편이다.”
“기다려 원 없이 벌어다 줄 테니…”

허허~, 꿈도 야무지지~. 간도 크고, 욕심도 많습니다. 처자식이 있는 남자들, 누군들 돈 많이 벌고 싶지 않겠어요? 하지만 세상사가 어디 자기 마음먹은 대로 되던가요. 돈도 명예도 다 때가 있는 게지요.

그렇지만 ‘차분히 미래를 준비하고 있으니 아내의 바람대로 부족함 없이 사는 날 올 것’이라 믿고 삽니다. 이런 남편을 보고 하는 아내 말이 걸작입니다.

“저 허풍에 속았는데, 나 보고 또 속으라고~. 그래 내가 저 허풍 믿고 산다. 이것마저 없으면 무슨 재미~, 호호.”

부창부수 저희 부부, 이렇게 ‘알콩달콩’ 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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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철의 알콩달콩 섬 이야기
각자의 인생사가 다 '섬'의 삶일 것입니다. 우리들의 이야기를 알콩달콩 풀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때론 진짜 섬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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