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공부보다 나대는 체질, 장사의 꿈 이룰 터"
아파트 외벽 리모델링 작업자 인터뷰

15층 아파트 외벽 공사중인 박종대 씨.

아찔합니다. 하지만 구경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사람이 공중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습니다.
대단한 담력이 없다면 못할 일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어떻게 저렇게 일할 수 있을까? 야, 신기하다!’

그들을 스파이더맨이라 해야 하나? 곡예사라 해야 하나? 적당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습니다. 쓱싹쓱싹 문질러 새 단장 시키는 ‘뾰로롱~ 요술 페인트 공’이 제일 어울릴 것 같지 않나요?

요술 페인트 공, 삶을 초월한 구도자

15층 아파트 외벽 공중에서 외줄 로프에 몸을 의지한 채, 작은 판자에 엉덩이를 걸치고 앉아 있습니다. ‘쌩’ 바람 불면 바람 타고 어디론가 날아갈 것 같아, ‘바람아 멈추어 다오.’ 빌게 만듭니다.

판자 옆에는 통을 달려 있습니다. 일명 ‘빠대 작업’이라 불리는 아파트 균열 보수 작업 중입니다. 녹슨 곳은 긁어내고, 깨진 곳은 메우고 있습니다. 이 작업 끝나면 연지 곤지로 새 단장하는 새색시처럼, 아파트도 페인트로 꽃단장을 할 것입니다.

작업하는 요술 페인트 공의 얼굴은 무덤덤합니다. 긴장도, 공포도, 기쁨도 없이 담담합니다. 일에 있어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아름다움이 묻어 있습니다. 삶을 초월한 구도자의 무심(無心)한 표정입니다.

18일 오후, 먼저 아파트 옥상에 올랐습니다. 한사람이 줄을 지키고 있습니다. 줄을 타고 허공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안전을 배려하는 것이겠지요. 줄이 기둥에 매져 있습니다. 단단히 묶여 있습니다. 위에서 그들을 내려다봅니다. 비스듬한 경사로 마감된 탓에 작업자들이 보이질 않습니다.

아래로 내려와 그들 곁으로 갑니다. 한 사람은 공중에서 의지했던 목숨 줄을 풀고 있습니다. 한 사람은 여전히 공중에서 바지런히 손을 놀리고 있습니다. 그의 발이 땅에 닿길 기다립니다. 경력 34년의 베테랑 박종대 씨(59)와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들의 생명은 이 줄에 달려 있습니다.(직업에 대한 글이니 안전 문제에 대한 내용은 접도록 하겠습니다.)

요술 일을 하게 된 동기, “곰보라 딱히 할 일이 없었다!”

- 이 일을 하게 된 동기는?
“서울서 고등학교를 나왔는데 곰보라 딱히 할 일이 없었다. 일을 찾던 중, 마침 사촌형이 페인트 관련 일을 하고 있어 이 일을 하게 되었다. 직업은 형제나 친척들이 무슨 일을 하느냐에 따라 가는 것 같다.”

- 위험한 일이라 보수도 많을 것 같은데?
“아파트나 고층 빌딩 벽을 타고 작업하는 힘든 일이라 단가가 높다. 다들 돈 잘 버는 줄 아는데 그게 아니다. 비 오는 날은 공치는 날이다. 겨울 석 달과 여름 장마철에는 또 일이 없다. 하루 일당은 17만원. 한 달에 20~25일 일하니까 340~425만 원 가량 번다. 공치는 달까지 계산하면 평균 320만원이라 보면 된다.”

- 애로사항이 많을 텐데?
“이 일을 하는 사람은 서울에만 만여 명 될 것이다. 좋은 직업이 아니다. 주로 서울, 경기에서 일하지만 일이 없을 땐 광주 부산 등 지방으로 원정 다닌다. 나는 애로사항이 없다.”

처음 일했을 때의 기분 등을 물으니, “삼십년 넘게 한 일이라 잘 기억나지 않는다.”며 손사레다. 경력 2년 서경남(26) 씨를 붙잡았습니다.

두렵기도 하지만 어떤 일이든 어려움은 있다!

- 편한 직업 찾으려 야단인데, 젊은 나이에 이 일을 선택하게 된 이유가 있는가?
“나는 공부보다 나대는 체질이다. 서울역 등지에서 아르바이트도 많이 했다. 공익 요원으로 군 생활을 마쳤다. 군 생활 때 돈이 궁해 용돈벌이가 필요했다. 작은 아버지 따라 용돈벌이를 하다가 제대 후 본격적으로 나섰다. 내 꿈을 이루기 위해 준비 중이다.”

- 꿈은 무엇인가?
“꿈은 장사하는 것이다. 없는 놈이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돈을 모아야 한다. 일당이 높은 이 일을 택한 것도 돈을 빨리 모으기 위해서다. 밑천이 마련되면 내 장사를 할 생각이다.”

- 일당은 얼마인가?
“내 일당은 15만원이다. 아직 경험이 없어서 15만원을 받는다 생각하면 오산이다. 작은 아버지 밑에서 일을 배우고 있어 그렇지, 다른 곳에 가면 나도 일당 17만원을 벌 수 있는 실력이다.”

- 무서움은 없는가?
“처음에만 있다. 하다보면 감각이 무뎌지고 둔해진다. 익숙해지기까지가 힘들다. 처음에는 손발이 후들거리고 무서웠다. 혹시 떨어지지 않을까, 두렵기도 했다. 어떤 일이든 어려움은 있다. 이 고비를 이겨야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내 일이니 이기고 하는 것이다.”

줄에 매달려 있는 요술쟁이 박종대 씨.

자기 직업에서 오래 일하기 위해 자신의 리모델링 필요

- 힘들었을 때는 언제였나?
“처음 줄을 탔을 때였다. 일산의 모 아파트 외벽이었는데 무척 긴장됐다. 다리가 후들거리고 무서웠다. 어찌어찌 아파트 벽을 타고 내려갔다. 허공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가 중심을 못 잡아 몸이 팽그르르 돌았다. 몸을 따라 줄도 팽그르르 꼬였다. 그 사이에머리가 끼였다. 머리를 빼려고 나대다, 머리카락이 홀라당 짤리고 벗겨졌다. 그 때 생각하면 아직도 아찔하다.”

- 처음 당했던 일이라 기억하는 건가?
“이를 기억하는 건 처음 했던 일이기도 하지만, 그때 동료들에게 일을 못해 욕을 너무 많이 먹어서다. 일은 늦어지지, 동료들에게 짐이었다. 정말 욕 많이 먹었다.”

- 안전은 어떤가?
“안전은 줄 묶는 방법에 있다. 줄이 풀리거나 끊어지지 않으면 안전하다. 줄 묶는 방법이 있다. 그 방법으로 하면 절대 안 풀어진다.”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근무라 이야기 중에도 작업 도구를 거두며 작업 마무리에 열심입니다.

그들이 아파트의 녹슨 곳을 긁어내고, 균열을 매워 쾌적하고 안전한 생활을 돕는 것처럼, 우리네 삶도 그런 작업이 필요할 것입니다. 자신을 어떻게 가꾸느냐에 따라 삶의 방향과 모습이 새롭게 다가 올 것입니다. 자기 직업에서 오래도록 일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꽃단장하는 리모델링 작업이 필요하겠지요?

“꿈은 이루어진다!”

작업을 마친 서경남 씨가 위와 소통 중입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BLOG main image
임현철의 알콩달콩 섬 이야기
각자의 인생사가 다 '섬'의 삶일 것입니다. 우리들의 이야기를 알콩달콩 풀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때론 진짜 섬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요.
by 임현철

공지사항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1587)
알콩달콩 섬 이야기 (141)
아름다운 여수 즐기기 (112)
알콩달콩 여행 이야기 (162)
알콩달콩 세상 이야기 (422)
알콩달콩 가족 이야기 (476)
알콩달콩 문화 이야기 (205)
장편소설 연재 (68)

달력

«   2020/10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 964,818
  • 209 139

임현철의 알콩달콩 섬 이야기

임현철 's Blog is powered by Tattertools / Supported by TNM Media
Copyright by 임현철. All rights reserved.

Textcube TNM Media
임현철's Blog is powered by Tistory. Designed by Qwer999. Supported by TNM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