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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아버지도 그저 인간이고 싶다!

“아이들 키우는 건 정성이야, 정성!”
[아버지의 자화상 25] 키

부모에게 자식은 ‘뱃속에서 죽을 때까지 애가심이다’ 합니다. 뱃속에 있을 때는 건강하게 태어나길. 태어나선 아프지 않기를. 학교 다닐 때는 공부 잘하길. 커서는 직장과 결혼 및 후손 등 시시각각 애달음이 변합니다.

자식이 자라는 동안 부모의 관심사 중 하나는 ‘키’일 것입니다. 산모들에게 덕담으로 건네는 “작게 나서 크게 키워라”는 말은 이제 “적당히 나서 크게 키워라”는 말로 변했을 정도니까요. 그만큼 키의 중요성이 커졌다는 말일 것입니다.

“아이가 너무 작아 걱정이다. 뭘 좀 골고루 많이 먹어야 쑥~욱 쑥 클 텐데, 통 뭘 먹지 않는단 말이야. 자네, 아이는 어쩐가?”

호프를 마시다, 정성권이란 친구가 던진 말입니다. 동변상련입니다. 그러나 속내는 차이가 있습니다. 그는 180㎝, 저는 173㎝로 7㎝의 차이가 납니다. 그의 부모는 큰 편이고, 제 부모는 보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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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권 가족.

“음식 가리는걸 보면 어찌 꼭 그리 나를 닮았는지”

“자네는 그래도 크지 않은가? 유전적으로도 아이가 클 소지는 얼마든지 있잖아.”
“그러긴 하네. 나도 중학교 때까진 작았잖아. 고등학교 때 갑자기 10㎝ 이상씩 자랐거든. 아이가 음식 가리는걸 보면 어찌 꼭 그리 나를 닮았는지. 웃음이 나온다니까. 그걸 보면 걱정이 안 돼. 그런데 아내는 그렇지 않은가 봐….”

“키 크게 하려고 성장 클리닉까지 동원한다는데 자네는 어떤 방법을 쓰고 있는가?”
“좋다는 음식과 한약도 먹여 보고 했는데 신통찮아. 스트레칭이 최고라 하데. 그래서 지금은 요가와 줄넘기, 철봉 등을 같이 시킨다네.”

정성권, 그의 말에 귀가 솔깃합니다. 줄넘기는 하고 있으니 됐고, 요가와 철봉이라? 호르몬 투여와 수술 등 병원 클리닉까진 아니더라도 비교적 쉬운 것은 해봐야겠죠. 제 아이들은 학급에서 제일 작은 축입니다. ‘부모가 작아 자녀도 작다는 건 다 옛말이다’ 하지만, 꽤 신경 쓰입니다.

아이들의 친구를 보면 머리통 하나가 더 큽니다. 저렇게 키 차이가 나는데 꼭 그리 큰 놈들과 어울리는지. 속 터질 때가 많습니다. 그래도 씩씩하긴 합니다. 안 크는데 어쩌겠습니까? 아이도 “왜 안 크지?” 속상하겠지요.

“아빠! 되게 기분 나빠요. 글쎄, 2학년짜리 후배 남자 아이가 와서 반말을 하잖아요. 같은 학년인 줄 알았다고. 키가 작다고 나를 같은 학년으로 취급한다니까!”

작은 키는 본인은 고사하고 주위에도 스트레스가 되고 있습니다. 초등 4학년 딸, 말은 이래도 속상함은 잠시 뿐입니다. 먹을 때, 고치려고 애를 쓰는 것 같지만 깨작깨작 소식(小食)에 편식(偏食)은 여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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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차이가 크죠?

“때가 되면 클 놈은 다 자랄 텐께!”

“몸에 좋다는 거, 해다 먹여도 쓰다고 못 삼켜. 하는 수 없이 오곡을 미숫가루로 갈아 먹이고, 홍삼에 꿀까지, 얼마나 애 써야 하는데. 음식도 한 놈이 잘 먹으면, 한 놈은 입에도 안대지. 크는 비법을 그냥 날로 먹으려고? 아이들 키우는 건 정성이야, 정성!”

양동헌 씨의 경웁니다. 키가 큰 자식을 둔 부모들도 키우기까지 많은 정성을 들였다 합니다. 그냥 절로 되는 건 없겠죠.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겠습니까? 한편으론 이런 생각도 듭니다.

“키가 안 커 속 썩었는데 중 3이 되니까 쑥쑥 자라더라고. 기다려봐. 때가 되면 클 놈은 다 자랄 텐께!”

장갑종 씨의 말입니다. 가진 자의 여유로 치부할 수도 있겠죠. 그러나 맞는 말입니다. 때가 되면 절로 크지 않겠어요? 때를 기다릴 줄 알아야겠지요.

현재 우리나라 청소년의 평균키는 남자 173.3㎝, 여자 160.9㎝라 합니다. 10년 전과 비교해 3㎝와 2.7㎝가 커졌다 합니다. 앞으로 영양상태가 좋아 평균 신장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합니다. 이것만으로도 위안이지요.

키는 영양 뿐 아니라 수면ㆍ운동ㆍ유전 등 4가지 이상의 요소가 합해져야 숨어 있는 키까지 끄집어 낼 수 있다 합니다. 성장판이 닫히면 자라기 힘들다 하니 그 전에 자라도록 열심히 노력해야겠지요.

때로는 아버지도 그저 인간이고 싶다!

허나, 제가 여기서 말하려는 건 ‘어떻게 하면 자녀의 키를 키울까?’가 아닙니다. 뭔고 허니, 바로 ‘아버지의 마음’입니다. 어느 아버지나 자녀에 대한 관심은 지대합니다. 자녀의 일거수일투족 모두가 관심의 대상이니까요.

문제는 아닌 척, 관심 없는 척 한다는 거죠. 대부분의 아버지들은 꼭 말로 물어야 표현한다는 겁니다. 아버지 스스로도 표현하려고 노력 해야겠지만, 아버지의 마음을 알아서 헤아려줬으면 좋지 않겠냐 하는 겁니다.

아버지들도 때로는 위엄(?)을 지키는 위치보다 가족들이 먼저 아버지를 키워주는 걸 원하고 있는지 어찌 알겠습니까?

아버지도 그저, 한 인간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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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도 그저 인간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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