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닷없이 사랑고백 받은 중년남자
상상으로도 기분 좋아지는 일일까?
세상살이 별일 다 있다죠.
만약 당신이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생각하지 못했던 사람에게 사랑고백 받는다면 기분이 어떨까?
아마, 이런 일은 영화 같다고 할 수 있겠지요. 생각 자체만으로도 유쾌한(?) 일입니다.
어쨌거나 50중반의 중년 남성에게 이런 일이 발생했다니, 그저 부러울 뿐입니다. 그래서 남자들은 다 도둑놈이라고 했을까? ㅋㅋ~^^
상상만으로도 삶의 활력소가 될 만한 사연 속으로 고고~.
지인들과 마주 앉았습니다.
마침, 50 중반 지인이 청바지에 라운드 티를 걸치고 나타났더군요. 무척 젊어 보였습니다.
“형님, 얼굴 완전 피셨네. 10년은 젊어 보여요. 좋은 일 있어요?”
“허허, 나이 먹은 사람 놀리지 마. 정말 젊어 보여?”
“립 서비스가 아니라니까요. 좋은 말로 할 때 이실직고 하시죠. 무슨 일 있지요?”
“사건이 있긴 있었지….”
지인을 다그쳤더니, 자세를 고쳐 앉아 폼을 잡고 이야기를 꺼내더군요.
“친한 동생하고 저녁 먹으러 한 식당에 들어갔어. 근데 엄청 반기더라고. 본래 서비스가 좋은 집인가 했어. 밥을 먹고 있는데 한 여자가 옆에 와서 식사 시중을 들대. 그때까지만 해도 그런가 보다 했어. 그런데 그게 아니더라고….”
“뜸 들이지 말고 빨리빨리 말해 보세요.”
“식사 시중들던 여자가 난데없이 조심조심 사랑고백을 하는 거야. 나도 밥 먹다가 사래들 뻔했어.”
“헉, 어떻게 고백하던가요?”
“몇 년간 지켜봤다면서 나를 좋아한다고 그러대.”
“와우~, 그러지 말고 좋게 이야기 하시죠. 알던 여자 아니었어요? 몇 살인데요?”
“내 일이 접대가 많잖아. 그래서 여자 얼굴은 자세히 안 봐. 또 여자 얼굴 빤히 쳐다보는 것도 쑥스럽고. 간혹 얼굴을 몰라보는 실수를 하긴 하지만 진짜로 그날 처음 본 여자였어. 나이는 40대 중반.”
“어떻게 알지도 못하는 유부남을 몇 년 씩이나 말도 없이 바라만 볼 수 있을까?”
“내가 걸어 다니는 길목에 있는 식당이었는데 지나가는 걸 보며 사랑을 키웠다나.”
“생각지도 않았던 여인에게 사랑고백 받으니 기분 어떻던가요?”
이 질문에 지인 얼굴에 배시시 웃음이 흐르더군요.
“기분? 그거, 꼭 말로 해야 알아? 기분 째지지. 어쨌든 여자가 나를 사랑한다는데 기분 나쁠 남자 있어?”
“그냥 헤어지진 않았을 테고….”
“2차로 노래방 가자는 거야. 못 이긴 척 하고 노래방에 갔지.”
“그래서요?”
“허허~, 내가 노래를 부르는데 나를 뒤에서 안는 거야. 뭐라 할 수도 없고…. 일행들이랑 한 시간 놀다 나왔어. 그걸로 말없어 혼자 짝사랑한 대가(?)를 지불한 셈이지.”
“형수님은 형님이 사랑 고백 받은 거 알아요?”
“아내에게 말했지. 아무 일도 없었는데 말 못할 게 뭐 있어. 내가 좋아한 것도 아닌데, 안 그래?”
이 정도면 한 아내의 남편이요 가장인 가정 걱정할 것까진 아니었습니다.
또한 성스러운 부부의 성을 실천하는 분이니 안심이었지요.
어쨌거나, 역시 사랑은 마음 속 사랑일 때 더욱 빛나나 봅니다.
한편으로 이야기를 다 듣고 나니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내가 만일 모르는 여인에게 사랑고백을 받는다면 기분이 어땠을까?
나는 어떻게 대응했을까?
상상 자체만으로도 기분 좋겠지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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