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빡빡머리ㆍ바리깡에 얽힌 이발의 추억

‘장발’은 군부독재에 대한 젊음의 항거
[아버지의 자화상 29] 이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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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경범죄 처벌법’의 개정에 따른 장발 단속 결과 그 해에만 1만2천여 명이 경찰 단속에 걸려 강제로 머리를 깎였다.”

1970년대, 머리카락이 귀를 덮으면 경찰관이 가위로 싹뚝싹뚝 자르던 시절이 있었지요. 장발장은 단속을 피해 달아나고, 경찰관은 기어이 쫓아가 머리를 깎는 웃지 못 할 길거리 진풍경이 벌어졌지요.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싶습니다. “머리를 마음대로 길러 미풍양속을 헤친다”는 말도 안된 이유의 장발단속은 “경제성장과 독재에 따른 청년들의 ‘저항정신’”으로 평가되기도 합니다.

창년 뿐 아니라 빡빡머리 학생들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학교 두발단속은 학생주임과 교련 선생님 몫이었죠. 재수 없이 걸리는 날에는 서슬 퍼란 바리깡에 여지없이 머리를 밀렸지요. 머리 가운데만 미는 일명 ‘고속도로’는 대망신(?) 자체였지요. 그러면 빡빡 밀 수 밖에 없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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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발단속은 일제에 의해 배후 조종된 ‘단발령’의 아류

<효경(孝經)>에 이르길,

신체발부(身體髮膚)는 수지부모(受之父母)라
불감훼상(不敢毁傷)이 효지시야(孝之始也)니라.

신체와 머리카락과 피부는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것이라
이런 몸을 상하게 하지 않는 것이 효도의 시작이다.

이로 인해 우리네 선조들은 머리털을 자르는 걸 대단한 치욕으로 여겼지요. 조선시대에는 머리털을 함부로 자르는 일 자체가 없었고, 빠진 머리털도 모아 그해의 마지막 날에 태웠다 합니다.

하여, 1895년 을미사변 후 일본의 배후조종으로 단발령이 선포되자, 선비들은 “머리는 잘라도 머리털은 자를 수 없다”며 항거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내부대신 유길준은 백성들에게 강제적으로 상투를 자르게 했지요. 나중에 대마도로 끌려가 단식하다 순국한 면암 최익현 선생은 대표적인 인물로 꼽히기도 합니다.

결국 장발단속은 단발령의 아류일 수밖에 없습니다. 일제의 민족정신 죽이기 일환으로 해석해도 무방할 것입니다. 까까중 빡빡머리의 학창시절, 자유의 상징이었던 긴 머리에 대한 동경(?)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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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싫다는 머리카락 자르게 해야 할까?

어찌됐건, 어릴 적 머리카락 자르는 일은 연례행사였습니다. 명절 때와 용모검사 때면 어김없이 단정히 잘라야했지요. 특히 명절 때 마을 이발소는 항상 붐볐습니다. 사람들이 줄을 서 순번을 기다려야했으니까요.

머리카락을 자를 때면 키가 작아 꼭 널빤지를 깔아 그 위에 앉아야 했지요. 지금이야 다리 올리는 의자들이 나와 편안하게 자를 수 있지만 말입니다. 널빤지에 앉을 때면 “언제 커서 제대로 않을까” 싶었지요.

초등학교 3학년인 아들은 머리카락 자르길 싫어합니다. “멋스럽다. 자기 머리 자신의 뜻대로 기르고 싶다”란 이유입니다. 저도 뒷머리 기르고 싶은 생각은 굴뚝같지만 답답해 기르질 못하고 있습니다. 하여, 굳이 싫다는 머리카락 자르게 하고 싶진 않습니다.

대신 하나, 이런 시절도 있었다는 건 알려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장발 문화는 어려웠던 시절 군부독재에 항거했던 젊음의 표현이었다”고.

이렇게 알려줘도 무방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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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철의 알콩달콩 섬 이야기
각자의 인생사가 다 '섬'의 삶일 것입니다. 우리들의 이야기를 알콩달콩 풀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때론 진짜 섬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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