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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갯가길, 산꼭대기까지 자장면 배달될까?
배달 인생 15년에 산꼭대기 배달은 처음이요.
여수 갯가길, 아이들과 이런 추억도 재밌겠다!

 

 

 

 

 

 

 

살다 살다 이런 일이 있을 줄이야!

 

먹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힐링이 된다더니 그 의미를 알겠더군요.

 

그럼, 음식으로 얻은 진정한 힐링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서울서 오신 글쟁이 두 분, 벗 등 넷이 길을 함께 걸었습니다.

여수 갯가길 1코스인 돌산대교~무술목 구간 중 5구간인 용월사에서 범 바위까지 반대로 돌았습니다.

 

이곳은 갯가 산길 중 비렁(벼랑)이 분명하게 드러나면서도 아기자기한 맛이 잔뜩 묻어났습니다.

 

 

걷기 전, 간식거리를 사면서 막걸리 세 통을 덩달아 챙겼습니다.

소위 말하는 술꾼들의 애용 음료이기에 뺄 수 없었거니와, 산에서 마시는 즐거움을 놓칠 수 없었습니다.

 

이는 뭐 술꾼들의 신선놀음이라 해도 무방하지요.

 

 

길을 걷다 보니, 낙엽이 바스락 바스락 밟히더군요.

그 소리에는 비를 부르는 건조한 갈증이 깊이 들어 있었습니다.

낙엽을 밟다 보니, 자연스레 우리의 몸도 갈증이 일었습니다.

갈증 해소에는 물이 최고지요. 그것도 막걸리 두어 잔이면 금상첨화.

 

 

여수 갯가길에서 만난 지인들... 

힘들어 천천히 가...

 

 

 

그냥 길가에 퍼질러 앉았습니다.

일행 둘은 바닷가 경치를 놓칠 수 없다며 처진 상태.

 

부지런을 떤 두 사람이 막걸리 한 잔씩 따라 마시는데,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던 한 부부가 다가왔습니다.

 

 

“막걸리 한 사발 드시고 가세요.”
“됐습니다. 아니~, 한 잔 주십시오.”

 

 

산에서의 나눔은 미학입니다.

그는 산에서의 사양지심은 아니 된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뒤늦게 처진 일행이 합류했습니다.

 

 

“여수 갯가길 걷는 소감이 어떻습니까?”

“여수는 개발하려 하지 말고, 이곳처럼 자연을 그대로 두고 살렸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윤선도와 김삿갓 하고도 이야기 나누면서 길을 걷지 않겠어요?”

 

 

헉, 윤선도와 김삿갓을 들먹이다니….

미치고 팔짝 뛸 것처럼 반가움이 일었습니다.

 

운치를 아는 부부였습니다.

그들 부부가 간 후, 지인의 타박이 이만저만 아니었습니다.

 

 

“두 산신은 어찌하여 이렇게 옹삭한 곳에 자리를 깔았을까? 조금만 더 가면 범 바위니, 어여~ 그리 가시죠.”

 

 

대차나~, 분위기 나지 않은 곳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지인이 붙여준 산신 체면 말이 아니어서 엉덩이를 얼른 털고 일어났지요.

 

십여 분만에 범 바위에 도착했습니다.

시원한 풍광이 절로 막걸리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이런 자리를 두고, 후미진 곳에 자리를 깔았다니….

 

막걸리를 들이키다가 엉뚱한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마라도에서 짜장면 시키신 분 찾던데, 여기서 짜장면 시키면 올까?”
“실험삼아 해보는 것도 재밌을 거 같은데…. 오면 좋고 안 되면 말고.”

 

 

이럴 땐 초치는 사람이 있어야 제 맛. 옆에서 고춧가루를 뿌렸습니다.

 

 

“갯가길 1코스를 만들다가 배고파 하동 저수지까지 배달해 먹은 적은 있는데 산 위까지는 무리다. 자장면 먹으려면 저수지로 내려가서 받아와야 한다.“

 

 

이 말에 슬슬 오기가 생겼습니다.

 

 

“까짓 거 도전이나 해보고 포기해야지, 안 그래요? 오면 글감이고.”
“암만. 한 번 시켜봐.”


“가까운 짱개 집 이름 아는 사람?”
“나 알아. 돌산 세구지에 있는 가향.”

 

 

햐~, 신기했습니다.

그건 어찌 알고 있었을까.

손발이 척척 맞았습니다.

 

역시, 실험정신이 투철한 글쟁이들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돌산 우두리 하동까지 배달 거리가 꽤 멀고, 게다가 산 위까지 배달해 주리란 보장은 없었지요.

 

일단, 전화번호부터 찾았습니다. 그리고 번호를 돌렸지요.

 

 

“여보세요~. 자장면 배달되나요?”
“어디신데요?”

 

 

겨우 설득에 성공했습니다.

호기롭게 여수 갯가길 1코스 4구간 끝점이자, 5구간 시작점인 돌산 우두리 하동 저수지 위의 범 바위까지 배달을 요청했습니다.

 

과연 자장면이 올 것인가?

들뜬 상태에서 자장면을 기다리는 사이, 다른 지인들과 마주쳤습니다.

그들과 인사하며 시간을 보내던 중, 전화가 울렸습니다.

 

 

자장면 배달부가 헉헉대며 올라왔습니다. 

아이고 힘들어... 

이걸 산봉우리에서 먹을 줄이야! 

글쟁이 지인들 인터뷰 하느라...

 

 

 

“여기 하동 저수지인데, 여기서 어디로 가죠?”

 

 

벗이 휴대폰을 넘겨받아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지인은 사진 찍는다며 자장면 배달부가 올라오는 방향에 서서 그를 기다렸습니다.

 

어찌나, 웃음이 나던지…. 가만있을 수 없었지요.

긴장하며, 사진 찍는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검찰에 소환되는 정치인을 기다리는 사진 기자 같아 피식 실소를 머금었습니다.

 

 

“헉헉~, 아이고 다리야~~~.”

 

 

자장면 배달원이 헬멧까지 뒤집어쓰고, 죽는 시늉하며 산등성으로 올라왔습니다.

 

땀을 뻘뻘 흘리는 그의 모습에서 미안함과 쾌감을 동시에 느꼈습니다.

마라도의 자장면처럼 여수 갯가길 자장면의 승리였습니다.

 

 

“내가 배달 인생 15년에 산꼭대기까지 배달하기는 난생 처음이요.”

 

 

기막혀하는 배달원의 작은 투정이 애교로 들렸습니다.

박수치며 환호하는 일행에게 그가 헉헉대며 웃음을 보였습니다.

 

 

자장면이 불었지만 그건 문제되지 않았습니다. 

풍광 죽이구먼... 

히야~~~

 

 

자장면 둘, 짬뽕 둘, 군만두 하나에 고량주 한 병을 내려놓았습니다.

천하를 얻은 기분. 황제가 부럽지 않았습니다. 어디 황제뿐이겠습니까. 신선도 부럽지 않았습니다.

 

 

“그릇은 어떻게 할까요? 바빠 기다릴 수도 없고….”
“그릇은 저희가 가게로 가져다줄게요.”

 

 

배달원의 얼굴에 웃음이 빠르게 지나갔습니다.

 

일행, 잽싸게 앉았습니다.

그렇지만 면발이 퉁퉁 불어 터진 상황은 전혀 문제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신선처럼 여유롭게, 멋드러진 자연 속에서 먹을 수 있다는 정신적 포만감을 누리고 싶었을 뿐입니다.

 

 

만두도 나눠먹고... 

신선이 따로 없다며 부러워 하시고... 

남은 집기 들고 내려가는 중...

 

 

 

“오 마이 갓!”

 

 

자장면 등을 먹는데, 지나가던 중년 여인이 비명처럼 말을 내뱉었습니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이어, 두 아들을 앞세운 아버지 등이 다가왔습니다.

그들에게 군만두를 권했습니다.

그는 군만두를 받아들며 소감을 말했습니다.

 

 

“산 위 경치 좋은 곳에서 이렇게 시켜 먹어도 되겠구나. 아이들과 이런 추억도 재밌겠다.”

 

 

산 위에서의 정다운 나눔이었습니다.

여수 갯가길에서 가족 등과 함께 소중한 추억 가득 쌓길 바랍니다.

 

 

 

아버지와 두 아들.

 

 

몇 가지 알립니다.

 

 

<후기>


1. 여수 갯가길 1코스는 한적한 시골이라 마땅히 먹을 곳이 없습니다.

  가실 때 먹을거리를 챙겨 가시는 게 좋습니다.

 

2. 자장면 그릇을 갖다 주면서 주인장을 만났더니, 무척이나 반기더군요.

  다음에 여수 갯가길에서 배달시키면 배달해 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행여, 꼭 자장면이 먹고 싶어 안달이 난다면 ‘가향’을 찾기 바랍니다.

 

3. 그릇은 드신 분이 가져다주시길….

 

 

자장면 집입니다. 

주인장과 일행입니다. 

산에서 먹는 자장면 맛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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