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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콩달콩 세상 이야기/사회교육

성적 1점 올라가면 신랑이 바뀔까?

어느 교사의 고백, 일기쓰기 지도를 하며…
그런 아이들이 세상을 채우면 어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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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여자중학교에서 ‘1점 올라가면 신랑이 바뀐다!’를 급훈으로 걸어 놓았을까? 그것을 급훈으로 내건 학급과 담임을 흉보기 전에 그런 말이 인정되는 현실이 더 안타깝다.”

현직 국어 교사의 탄식 어린 고백이다. 그의 말에 한숨이 절로 나온다. 성적이 신랑감까지 바뀌게 하는 ‘더러운~ 세상’이다.

성적 지상주의는 학생들에게 코뚜레에 갇힌 워낭소리일 뿐이다. 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들은 집에서, 학교에서, 사회에서 따가운 시선을 받아야 하는 ‘더러운~ 세상’이다.

게다가 곱지 않은 주위 눈치까지 슬슬 봐야 하니 얼마나 답답할까. 씩씩하고 활기차게 살아야 할 아이들이 기죽어 지내야 하는 ‘더러운~ 세상’이다.

 

일기 쓰길 권하면 같은 일상이라 쓸 게 없다?

그는 한탄 속에 또 다른 탄식을 내뱉었다.

“학생들에게 일기 쓰길 권하면 뭐라는 줄 알아? 매일 똑같은 일상이라 쓸 게 없다는 항의가 빗발친다.”

그는 학생들의 항의에 “어떻게 똑같이 살아가는데?”라고 묻는다고 한다. 그러면 하나같이 “학교 왔다, 학원 갔다, 집에 가면 텔레비전보고 숙제하다 잠자요?” 라고 대답한단다.

그러나 이는 평범한 일상에서 범상한 것을 찾는 눈이 부족한 것이다. 그러니 일기를 쓸 수 없을 게다. 다음은 그가 전한 일기 주제와 관련된 학생과의 대화다.


어느 국어교사의 고백, 일기쓰기 지도를 하며…

“밥은 안 먹어?”
“먹어요.”

“날마다 똑 같은 것만 먹어? 어제 매점에도 많이 간 것 같던데?”
“예. 아이스크림도 사 먹고, 빵도 사먹었어요.”

“빵은 왜?”
“늦잠 자서 아침밥을 못 먹고 왔어요.”

“일찍 일어나서 밥을 먹고 오지?”
“숙제하느라 늦게 잤어요.”

“숙제가 많았나?”
“학교 숙제도 두 가지나 되고, 학원 숙제도 많았어요.”

“요즈음 학원 숙제도 많나?”
“매일 있어요. 학교 숙제보다 더 많아요.”

“응, 그래. 빵은 맛있었어.”
“맛있어서 먹나요. 배고프니까 먹지요.”

“무슨 빵 먹었는데?”
“팥빵이요.”

“수입 밀가루로 만든 빵을 자주 먹으면 건강에 안 좋다는데.”
“그래도 굶을 수는 없잖아요?”

“그렇겠구나. 그거 일기로 쓰면 되겠네. 같은 일도 매일 느낌이 다르고, 과정이 다르거든. 그것을 찾아내는 것이 창의력이야. 자기 일상생활에 조금만 더 관심을 가져봐. 그러면 날마다 새롭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 거야.”

그런 아이들이 세상을 채우면 어찌 될까?

그는 이렇게 “일기 쓸 거리를 찾아줬지만 씁쓸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청소년들이 인간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한 채 자아를 갖지 못하고 하루하루 목숨을 부지하고 있는 꼴이다.”고 비판했다.

이렇게 공부만을 쫓는 이유는 간단했다. 상류층이 되기 위해. 좋은 직장 갖기 위해. 좋은 대학 가기 위해. 좋은 고등학교를 가기 위해. 그래서 학교는 경쟁에 또 경쟁이라고 했다. 그렇지 않으면 뒤쳐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나.

초등학교부터 학교와 입시학원을 전전하며 입시경쟁에 내몰려야 하는 아이들을 보면 처량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가 마지막으로 던진 말이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

“이렇게 자란 아이들이 세상을 조금씩 채워 간다. 이런 아이들이 세상을 가득 채우면 세상은 어떻게 될까?”

어쨌거나, 딸아이 성적이 1점 올라가면 신랑감이, 사윗감이 진짜 바뀔까?
사회에서 흔히 말하는 남자 보는 눈을 가르치는 편이 훨씬 더 유용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