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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엄마는 결혼 예단 받을 자격이 없다?
“형도 대학 다녀야 하는데 저는 포기 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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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조카 결혼식.


내 누나는 2가지가 특별하다.

첫째, 누나는 장애인이다. 세 살 때, 절름발이라고 놀리는 소아마비를 앓았다. 하여, 누나는 똑바로 걷지 못하고 늘 삐딱하게 걸었다. 누나는 혼자 걷기가 불편해 옆 사람 팔에 의지해 걸어 다녀야 했다.

내가 어릴 적, 누나에게 팔을 빌려주고 같이 걸을 때면 부끄러웠다. 그러다 청소년기가 지나면서 누나를 이해했다. 소아마비에 걸린 건 누나의 잘못이 아니었다. 그 후 울면서 ‘하필 왜 소아마비란 병이 누나에게 왔을까?’, ‘바르게 걸을 수 없을까?’ 생각하곤 했다.

둘째, 누나는 새엄마다. 20대 중반 미혼모로 아이를 키우다, 30대에 이혼한 남자를 만났다. 찢어지게 가난했던 그에겐 딸과 아들 두 명의 자식이 딸렸었다. 누나는 뒤늦게 조촐한 결혼식을 올렸다. 우리 가족은 누나의 결혼을 마음으로 축복했다.

이랬던 누나의 새 아들이, 그의 누나에 이어 지난 토요일 27세에 결혼식을 올렸다. 그동안 누나에겐 연년생인 2남 1녀를 키우면서 아픔이 많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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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날 찍은 단란한 누나 가족.(사위까지 있어 더욱 든든하다)

“형도 대학 다녀야 하는데 저는 포기 할래요”

“직장 없이 방황하던 아빠 혼자 있었으면 저희가 중ㆍ고등학교를 마칠 수 있었을까 싶어요. 납부금을 엄마가 제때에 챙겨줘, 어려움 없이 학교를 다닐 수 있었어요.”

어린 나이에 새엄마를 만나 고등학교를 졸업할 당시 조카들 소감이다. 누나는 10대 후반에 배운 양장기술을 바탕으로 차린 양장점에서 번 돈으로 자식 교육을 시켰었다. 그러면서 항상 돈이 없어 힘들어 했었다.

물론 조카들에게도 말 못할 고충이 많았을 게다. 이번에 결혼한 조카는 가정 형편 때문에 대학을 포기할 뻔 했었다.

“너도 대학 가야지.”
“엄마가 보내줘야 가죠. 형도 대학 다녀야 하는데 저는 포기 할래요, 삼촌.”

“포기 하지마. 형과 너 둘 중에 하고자 하는 놈이 대학에 가야지 친 아들이라고 대학 가는 법은 없어. 인생 목표를 확실하게 정해.”
“알겠어요. 고마워요, 삼촌.”

그리고 조카 둘은 전문대를 다녔고, 지금은 열심히 직장 생활을 하고 있다. 이런 아들을 결혼시키는 과정에서 누나는 마음 상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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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는 축복 속에 결혼했다.

새엄마는 결혼 예단 받을 자격이 없다?

“아이, 이제 나이 스물일곱인데 벌써 결혼한단다.”
“그래? 만나는 여자가 있었나 보네.”

“3년이나 됐단다. 천천히 결혼해라 했는데 기어코 결혼한대.”
“본인이 한다는데 반대할 게 뭐 있어. 결혼시켜 누나.”

누나는 아들의 빠른 결혼을 아쉬워했다. 조카가 직장에 다니면서 들었던 적금 3개가 만기되면 결혼하길 희망했다. 그러다 상견례를 다녀 온 누나는 속상하다며 하소연을 했다.

“상견례 자리에서 예단은 할 거냐? 이바지는 받을 거냐? 이런 걸 묻는 거야. 내가 배 아파 낳은 자식이 아니고 새 엄마니까 예단 받을 자격 없다는 거지. 나도 받을 생각 없었는데, 이런 말 들으니 화가 나더라.”

새엄마들이 느껴야 하는 어쩔 수 없는 비애였다. 결국 이바지 등은 받지 않기로 했는데 저쪽에서 예의를 차린다고 보내왔다고 한다. 누나는 막내 결혼식장에서 끝내 아쉬움의 눈물을 보였다. 부모님도 장애인이었던 누나를 자랑스러워했다. 부모님 마음, 오죽했으랴!

(누나를 바라보는 동생의 시선에서 쓴 글이라 조카가 서운할 수도 있다. 이해하고 행복한 결혼생활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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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부부가 행복하게 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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