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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들은 자연 이름조차 잘못 붙였다?

개의 생식기를 꼭 닮은 ‘개불알풀’
[초보자의 야생화 따라잡기 10] 개불알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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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도 일찍 틔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늦게 틔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죠. 꽃도 마찬가집니다. 일찍 피는 꽃이 있는 반면에 또 늦게 피는 꽃이 있지요. 재미있지 않나요?”
“왜 그런지, 이유가 있을까요?”

“그게 궁금해 가만 생각해 봤더니 종속 번식이 우려돼 그렇지 않나 싶어요. 꽃 피는 시기에 한꺼번에 피었는데, 막상 예상치 않은 일이 닥치면 그 종이 살아남겠어요? 그에 대비해 빨리 피기도 하고, 늦게 피기도 하는 것 같아요.”

최상모 선생님의 꽃 피는 시기에 대한 재미있는 해석입니다. 듣고 보니 일리 있는 말입니다. 종족 번식에 대한 자연의 지혜겠지요. 원자폭탄이 투하됐던 일본 나가사키는 폭탄으로 인해 생물이 일시에 몰살되었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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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늦둥이 ‘개불알풀’을 만나 한 수 배웠습니다!

지난 5일 ‘여수풀꽃사랑’ 모임과 함께 여수 호암산으로 야생화 답사를 다녀왔습니다. 거기에서 ‘개불알풀’ 꽃을 만났습니다. 이 꽃은 주로 3~6월에 피는데 7월에 피어 있으니 늦둥이인 셈이지요.

개불알풀. 참 이상한 이름이지요. ‘뭔 이름을 이리 요상하게 지었을까?’ 싶었지요. 검색 도중 비슷한 생각을 가졌던 ‘존재의 따스함’이란 다음 블로그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존재의 따스함은 개불알풀의 유래에 대해 이렇게 적고 있었습니다.

“이 어여쁜 꽃이 ‘개불알’이라는 묘한 이름을 얻은 이유는 바로 그 열매의 모습이 개불알을 닮아서라고 한다. 꽃이 지고 난 개불알풀을 찾아 그 열매를 살펴보니 모양도 모양이려니와 털까지 난 모습이 참 거시기한 모습이다.”

막연히 이렇게 예쁘게 생긴 꽃을 왜 개불알풀꽃이라 했지 여겼는데 꽃만 보고 지은 이름이 아니었던 게지요. 개(犬)의 불알을 닮은 열매의 모습으로 야생화 이름을 지었다니. 사진을 보고 탁! 무릎을 쳤지요. 아~, 열매의 중요함을 모르고 꽃 사진만 찍었군 싶었지요. 덕분에 한수 배우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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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반이나 학자들은 자연 이름조차 잘못 붙였다?

개불알풀에게는 ‘봄까치꽃’이란 예쁜 이름이 있습니다. 야생화의 유래와 이름 바꿔 부르기를 제안한 건 돌아가신 이오덕 선생님 덕입니다. 그가 『우리말 바로쓰기1』에서 “옛 사람들은 풀 이름, 나무 이름을 어떻게 지었는가?”하고 의문을 던졌기 때문입니다.

“재미있는 이야기가 풀이름마다 들어 있는 듯하다. 이 모든 이름들은 자연 속에서 일하며 살아가던 농어민들이 지은 것이다. 그래서 그 이름들은 자연스럽고 아름답고 재미있고, 그 이름만 불러 봐도 즐겁다.

그런데 이런 민중의 삶을 멀리하고 있던 양반들이나 학자들은 이런 자연에 대한 이름조차 잘못 만들어 붙였다. 도라지를 ‘질경’으로, 아주까리를 ‘피마자’로…. 우리말의 뜻과 소리의 느낌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중국글자의 음―곧 중국말 소리를 우리의 풀과 나무 이름으로 갖다 붙인 것도 중국 글만 들여다보며 살아가던 양반들이었다.

왕조시대의 양반들뿐 아니고 일제시대 이후의 지식인들도 같은 잘못을 저질렀다.…우리나라의 작가들은 이 땅에서 우리와 함께 숨 쉬고 있는 풀이며 나무며 새들의 이름을 너무 모른다. 그래서 글에 나오는 자연은 그저 이름 모를 풀이요, 이름 모를 새들이다. 이 땅의 자연을 모르고서 이 땅의 인간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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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犬)불알과 개불알풀의 열매 '비교'

이를 알고 가만있으면 방안퉁수일 뿐이겠죠? 야생화 시리즈 9편 “왜, 하필 ‘개망초’라 했을까? 이름 바꾸자!”에서 ‘망국’의 누명까지 뒤집어 쓴 ‘개망초’를 그리기도 하였습니다. 종종 이름 바꾸기를 제안할 생각입니다. 예를 들어, ‘며느리 밑씻개’는 정말 좀 그렇지 않습니까?

각설하고, 개불알풀이 한창일 때는 우리의 산하에 지천으로 널립니다. 야생화는 잡초거니 여기면 보이지 않습니다. 꽃이 아주 작아 관심을 가져야 그때서야 비로써 눈에 띱니다.

그럼, 늦게 피어난 덕분에 만나 배움을 준, 개불알풀 꽃의 열매와 실제 개(犬)의 불알을 비교해 감상해 보시지요. 얼마나 똑같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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