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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콩달콩 가족 이야기/부부

여자들은 왜 더 좋은 남자에게 집착할까?

‘내 남자가 최고’라고 살면 덧날까?

 

 

아내가 속았다는 제 손입니다.

  

나이 먹은 남자는 봉입니다.
한 이불 덮고 사는 아내에게 그렇습니다.

왜냐?
구박을 당해도 꼼짝 못하고 허허 웃어 넘겨야 하기 때문입니다.

사연 속으로 들어가 보죠.

 

# 1.

지난 화요일, 결혼 26년 차 지인 부부와 함께 서울에서 전주로 이동하던 중이었습니다.
뒷좌석에 앉았던 지인 아내가 남편 만난 이야기 도중 비수를 여지없이 꽂더군요.

“그때 당신 안 만났으면 더 좋은 남자 만날 수 있었을 텐데….”

나라면 이런 말에 ‘뭐야? 날 만난 걸 행운으로 알아.’라고 크게 반발했을 겁니다.
하지만 운전하던 지인은 얼굴만 찌그러들 뿐 아무 말 없더군요.
기죽은 남자의 비애였습니다.
그걸 보고 ‘도인 나셨다, 정말!’ 했지요.
그렇지만 부부 싸움을 피하려는 ‘삶의 지혜’임이 분명했습니다.

의문이 들대요.

결혼한 여자들은 왜 더 좋은 남자에게 집착할까?

‘더 나쁜 남자 만날 수도 있을 텐데’란 생각은 왜 안할까, 싶었지요.
‘남의 떡이 커 보인다!’더니 그 짝이었습니다.

여자들이 남편 앞에서 대 놓고 다른 좋은 남자 운운하는 용기는 어디에서 올까?

정말이지 원천을 알 수 없습니다. 하여, 풀죽은 지인 편들기에 나섰습니다.

 

“교수 부인이 별로 나요? 각시 병수발에 지극정성 남편 별로에요?”
“아니요. 우리 남편 같은 사람 없어요. 내 복이죠. 호호~.”

“그러면서 왜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세요.”
“다, 그러고 사는 거죠.”

 

이 소릴 듣던 지인 얼굴이 연꽃처럼 활짝 피데요.
그걸 보니 악동 기질이 스멀스멀 나오더군요. 

“형님, 형수 칭찬이 그렇게 좋아요? 활짝 웃게.”

지인 무안한 표정으로, 웃음을 거둬들이며 그러더군요.

“자네, 마음에 들었다 안 들었다 한다!”

이렇게 우린 한 바탕 웃었습니다.

 

# 2.

어제 밤 가족들과 중부지방 폭우 관련 피해 뉴스를 보던 중 “물 폭탄 정말 무섭다” 등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러던 중, 아내가 뜬금없이 그러대요. 

“엄마는 아빠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중 제일 마음에 드는 게 손이야. 아빠는 다 못생겼는데 손은 정말 예뻐. 엄마는 아빠 손에 속았어.”

지인처럼 허허 웃고 말았지요.
아무래도 지인처럼 무신경한 반응이 제일이란 걸 몸으로 느끼고 있나 봐요.
딸도 입 다물고 있더군요.
그런데 아들이 엄마의 말에 불쑥 반응을 보이더군요.

“엄마 너무 사악하다.”

엄마라면 죽고 못사는 아들이 천군만마 지원군이 될 줄이야.
아들 낳은 보람 충분했습니다.
근데 아내에겐 충격적인(?) 배신이었나 봅니다.

 

“뭐, 엄마가 사악하다고? 너 지금부터 엄마 아들 하지 말고, 아빠 아들 해.”
“알았어요. 지금부터 아빠 아들 할래요.”

 

헉, 아들 입에서 이런 대답이 또 떨어질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습니다.
아들이 어찌나 든든하고 대견하던지….
아무래도 엄마에게 구박받는 아빠가 불쌍했나 봅니다.

그래섭니다.
‘이런 남자 없다’, ‘내 남자가 최고다’라고 여기고 살면 어디 덧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