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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역사 속 낭만으로의 초대”
[범선타고 일본여행 8] 글로버정원 & 나비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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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버 정원과 주위 풍경.


여행 중 초대를 받는다는 건 아주 상쾌한 일입니다. 일본 나가사키 여행에서 정식 초대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아주 기분 좋은, 매우 유쾌한 초대를 받았습니다. 다름 아닌,

“역사 속 낭만으로의 초대”

초대장은 글로버 정원 입구에서 받았습니다. 참 즐거웠습니다. 발상의 전환이 가져다 준 흐뭇함이었죠. 그 초대권이 대체 뭐냐구요? 다름 아닌 입장권입니다. 공연장, 공원 등의 티켓과 같은 입장권이 ‘뭐 그리 대수냐?’ 할 수도 있습니다. 생각하기 나름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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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장이 곧 입장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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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사키와 이곳 구바라 엔의 역사와 내부를 소개하는 자료전시관.

“넘버 원 한국, 넘버 투 미국, 넘버 파이브 일본?”

그러고 보니 급경사인 글로버 정원에 오르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던 순간부터 유쾌했습니다. 일행이 먼저 올라간 사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데 일본의 중학생 무리가 합류했습니다. 그 틈에 학생들과 짓궂은 장난을 칩니다.

“Hey, 넘버 원 미국, 넘버 투 한국, 넘버 파이브 일본?”
“No. 넘버 쓰리 일본!” 
“Oh, No. 넘버 원 한국, 넘버 투 미국, 넘버 파이브 일본.”
“No. 넘버 쓰리 일본!”

순서를 바꿔 ‘넘버원’으로 고집할 만한데도 ‘넘버 쓰리’를 고집합니다. 천진난만하게 웃는 중학생들의 얼굴에서 굳이 세 번째를 고집하는 마음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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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버 정원으로 오르는 에스컬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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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부인>에서 나비부인을 열연한 '미우라 다마키' 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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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버 정원과 풍경.

오페라 <나비부인>의 무대. ‘글로버 정원’

글로버 정원은 미국 해군사령관인 핑카튼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나비부인의 슬픈 사랑이야기를 그린 오페라 <나비 부인>의 무대이기도 합니다. 글로버의 부인 ‘쓰루’가 나비부인의 모델이라 합니다. 아기자기한 꽃과 나무가 풍경과 어우러져 운치를 더합니다.

글로버 정원은 국가지정 문화재로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주택으로 흩어져 있던 19세기 말 서양 건물을 모아 당시의 분위기로 정원을 조성한 곳입니다. 이곳은 전망대라 해도 무방할 만큼 주변 풍광이 뛰어납니다. 하여, 이곳을 일본 3대 야경 중의 하나로 꼽는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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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버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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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버 저택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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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버 저택에서.

낭만이 있는 정원에서 딸 의진과 함께 여행길에 나선 제주 탐라대 정구철 교수와 인터뷰를 시도합니다. 정원과 가족이 어째 어울리는 것 같아.

‘어린 게 뭐 아냐?’ 무시하지 않는 ‘아버지’

- 자신이 생각하는 ‘아버지 상’은?
“아버지의 모습이라? 너무 거창하네요. 아버지라 하여 남자와 여자를 구분하지 않습니다. 남녀를 떠나 모든 기회는 공통으로 주어져야 하겠지요. 아버지라 해서 ‘어린 게 뭐 아냐?’ 무시하지 않고, 강제적으로 끌고 가지 않는 ‘아버지’랄까요.”

- 좋은 아버지라 생각하는가?
“좋은 아버지라기보다 좋은 아버지가 되려고 노력하죠.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토요일은 아빠가 요리하는 날로 정하고, 재미있게 보내려 노력했죠. 아이들도 기뻐하고 즐거워했던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런 기억들이 쉽게 지워지지 않겠죠? 아이들 입장을 많이 이해하려 했고요.”

- 효과적인 자녀교육은?
“아이들에게는 타고 난 달란트가 있는 것 같아요. 이를 발굴해 키우는 게 부모 아닐까요? 없는 것을 만들어 줄 수는 없으니까. 가는 길을 만들어 주는 게 부모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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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철 교수와 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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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버 저택에서본 나가사키시 야경.

‘아버지’로서 점수 … 글쎄, ‘A학점’

- 생각하는 대로 아이들이 자란 것 같은가?
“요즘은 강남에 사는 것을 표준으로 여기는 것 같아요. 또 딸을 둔 집에서는 ‘시집만 잘 가면 되지’란 생각을 아직도 갖는 것 같고. 이를 거부해요. 우리 아이들은 자연스레 스킨스쿠버, 스키, 수영, 승마 등을 접했고, 여행도 많이 다녔어요. 그래선지 사랑이 많고, 긍정적 사고를 하는 것 같고요. 잘 자란 것 같은데, 장담할 수 없죠.”

- 딸과 이야기 많이 나눴는지?
“딸과 둘이 여행을 하고 싶었는데 못했어요. 그 원을 시집가기 전에 풀어 다행이네요. 감기와 멀미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으나 아직 시간이 있으니까 쉬엄쉬엄 기회를 가지려고요. 대화 시간이 짧더라도 딸아이가 느끼는 게 있을 거고. 이건 부모가 줄 수 없는 것 아닐까요?”

- 아버지로서 자신의 점수를 매긴다면?
“가능성을 보고 그 길을 걷게 하죠. 딸이 미국에 교환 학생으로 갔었는데, 떨어져 있다는 게 마음 아팠지만 경험이 필요하고, 고생도 해봐야 하니까 보냈어요. 이런 게 아이를 발전시키는 것이겠죠. 점수라? 글쎄. 못해도 ‘A학점’은 되지 않겠어요? (웃음)”

옆에 있던 딸 의진에게 “동의하냐” 물었더니, 웃으며 아버지를 바라보다 “A+”하고 대답합니다. 그리고 아버지와 딸이 소리 내어 웃습니다. 행복이 소담스럽게 피어오르는 것 같습니다. 마치 그들의 따뜻한 집으로 초대된 것처럼 편안한 느낌마저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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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의상으로 갈아 입은 정의진.

저도 훗날, 아들과 딸과 단둘이 여행하고 싶다는 마음이 입니다. 여행이 끝난 후 아이들과의 정은 둘 이상이 쌓이겠죠?

글로벌정원은 이렇게 <나비 부인> 아닌 <나비 아빠>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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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인이 타고 온 배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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