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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살부부 끝이 뭔가를 보여준 그들 행동은?

두 손 들고 ‘졌다’ 외친 닭살부부 사랑방식

 

 

새조개 샤브샤브입니다. 

 

 

“서울서 왔는데 내일 올라가요. 오늘 저녁 아니면 못 봐요.”

 

 

지난 금요일 오후, 지인 아내의 전화였습니다.

저녁에 부부 동반으로 꼭 보자는 의도 속에, 협박 반 애교 반이 들어 있었습니다. 선약이 있어 상대방 의견을 묻고 연락하겠다고 대답했습니다. 선약한 지인에게 사정을 말했더니 양해해 주더군요. 다시 전화를 걸었더니 메뉴 고민을 시키더군요.

 

 

“두 개 중 골라요. 새조개? 아님 숙회?”

 

 

두 말 없이 새조개를 골랐습니다.

새조개가 끝물이라 이 기회 놓치면 내년까지 기다려야 먹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생선회보다 패류를 더 즐기는 취향이라 고르고 자시고 할 게 없었습니다. 퇴근 후, 여수 맛집 중 하나인 진남시장 내의 광명식당으로 향했습니다. 아무도 없었습니다.

 

 

“약속 시간이 다 되었는데 아직 멀었어요?”
“신랑이 이제 데리러 왔어요. 조금만 기다리세요.”

 

 

닭살부부는 역시 달랐습니다.

신랑도 신랑입니다. 보통 남편 같으면 택시 타고 식당으로 오라할 터인데 꼭 각시를 모시러 다닙니다. 아내에게 베푸는 매너 하난 못 쫓아갈 정도입니다. 아내를 소중하고 귀하게 여기는 이런 마음을 배워야 할 텐데 싶었습니다.

 

 

새조개입니다.

이 육수가 맛을 좌우합니다.

 

 

입에서 살살 녹는 바다 향, 새조개 샤브샤브

 

 

새조개 데침 회(샤브샤브)가 나왔습니다.

육수가 지글지글 끓자 미나리와 노지 시금치, 마늘, 새조개 등을 넣었습니다. 그리고 살짝 데친 새조개와 시금치, 미나리 등을 건져 초장에 찍어 한 입에 넣었습니다. 입안에서 사르르 녹았습니다. 은은한 바다 향까지 퍼졌습니다.

 

 

“여봉~, 드시와용~~~.”

 

 

남편 먹이려는 이런 모습 흔합니다.

하지만 콧소리 섞인 애교는 흔하지 않습니다. 애교 섞인 백만 불짜리 권함은 늘 닭살 돋게 합니다. 터프한 제 아내 말을 빌리자면 “당신은 애교 있는 각시가 부럽지?” 할 정돕니다. 이왕이면 다홍치마. 애교 싫을 남자 있을까.

 

 

“많이 드세용~^^”

 

 

지인 아내는 다른 사람까지 챙겨주었습니다.

지인 말에 따르면 재래시장에 있는 이 식당을 자주 찾는 건, 맛도 맛이지만 야채까지 엄청 푸짐하기 때문입니다. 시장을 끼고 있으니 무엇이든 구하기 쉽기에 비싼 야채도 팍팍 얹어 줍니다.

 

 

대체로 올해 새조개는 비싼 편입니다.

1월 초, 여수 바다 인근에서 터지기 않아섭니다. 그러다 2월에 돌산 평사 바다에서 터져 값이 내렸습니다. 새조개가 끝물이라 씨알이 굵습니다. 비싼 새조개 한 판이면 될 것을, 결국 두 판으로 늘었습니다. 점차 배가 불러옵니다.

 

 

이걸 육수에 면발을 먹어야 끝입니다.

김헌 씨 부부입니다. 배려가 몸에 박혀 있습니다.

 

 

 

두 손 들고 “졌다” 외친 닭살부부 사랑방식

 

 

“우리, 라면 사리 먹을까, 칼국수 먹을까?”

 

 

새조개 샤브샤브의 마지막은 푹 끓인 육수에 면발을 넣어 먹습니다.

지인 아내는 거침없이 칼국수를 외쳤습니다. 식당에 칼국수 면발이 없는데도 시켰습니다. 단지, 라면 사리보다 건강에 더 좋다는 간단한 이치였습니다. 여기까지라면 그들 부부는 아주 평범한 ‘닭살부부’였을 겁니다.

 

 

“기다려 봐. 우리 신랑, 칼국수 면발 구해 올 거다~”

 

 

그녀가 일어나 밖으로 나가는 신랑 뒷모습을 보며 말했습니다.

화장실 간 게 아니라는 겁니다. 그는 한참 뒤에서야 돌아왔습니다. 한 손에 비닐 봉투를 들고 있었습니다. 그가 하는 말에 입이 쩍 벌어졌습니다.

 

 

“물어물어 칼국수 면발 구하러 갔더니 문 닫았대. 할 수 없이 마트에서 칼국수 면발 사왔어.”

 

 

이 말에 두 손 들고, “형님 제가 졌습니다!” 했습니다.

이건 닭살부부가 아니라 사랑이 가득한 아름다운 부부였습니다. 상대방을 위한 배려의 기본을 보여 준 남편의 행동에 할 말 잃었습니다. 저도 아내에게 좀 한다는 편인데, 이건 그 축에도 끼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배움은 역시 언제 어느 순간에도 찾아 드나 봅니다.

아름다운 부부의 모습은 서로 가슴으로 안는 거라 합니다. 가슴으로 꼭 안아주시길….

 

 

지인이 사온 칼국수 면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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