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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드십시오. 여기서 끝 아닙니다.”
시원한 ‘홍합탕’ 부어라 마셔라 후, ‘딱’


회덮밥.

‘입이 즐거우면 만사가 즐겁다’

보물섬 경남 남해 워크숍이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강진만에서 죽방렴을 본 후, 점심을 먹기 위해 횟집을 찾아들었습니다. 무엇이 좋을꼬? 일행이 많아 비싼 회를 시키기엔 무리고, 밥만 먹기에는 모양새가 빠집니다. 이럴 때 제격인 회덮밥을 시켰습니다.

방에 자릴 잡고 보니 벽이 온통 낙서로 가득했습니다. 일행들 재밌는 문구 찾느라 눈을 휘둥그레 뜨더니 재밌는 문구를 발견하고 큰 소리로 읽더군요.

“○○시청 ○○이란 사람이 바람 펴서 차였음.
여자친구 집에 찾아가 무릎 꿇고 사정사정
한번 봐 달라고 했지만 끝내 거절당함.”

직장과 이름까지 넣은 몹쓸 낙서였습니다. 폭소가 터졌습니다. ‘바람’은 인생에서 빠질 수 없는 이야깃거리나 봅니다.

 

“천천히 드십시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저런 걸 써서, 사람 우사시킬 일 있나? 당사자는 알까 몰라?”
“하기야 만리장성에도 한글 낙서가 천지니 말해 뭐해.”

이를 듣던 한 명이 나서 쓴 소리를 하더군요.

“우리 제발 이런 낙서는 하지 맙시다. ‘미자 왔다 감!’ 많은 이름 중에 하필 이런 이름, 왜 씁니까?”

빵 터졌습니다. 기다리던 회덮밥이 나왔습니다. 회도 야채도 푸짐하더군요. 침이 꼴까닥~. 밥을 넣고 비비는데, “천천히 드십시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하더군요. 대체 뭐가 더 나오지, 싶었지요. 아니나 다를까? 누가 묻더군요.

“뭐가 나와요?”
“합자탕!”

헉, 합자탕이라니…. 갑자기 여성들 쑥덕쑥덕 히히덕입니다. 눈치 없는 일행이 큰 소리로 묻습니다.


시원한 홍합탕.

시원한 ‘합자탕’, 오랜만에 들으니 기분 묘해

“예~, 합자탕이 뭐다요?”
“있잖아~, 그게 홍합이야. 남해에 와서 오랜만에 들으니 기분 묘하네~, ㅋㅋ.”

여자의 성기를 닮았다는 홍합을 ‘합자’라고도 합니다. 역시 홍합탕 시원합니다. 전날 밤 부어라 마셔라 하느라 시원한 게 필요하던 차에 ‘딱’입니다. 아직 나올 게 남았으니 천천히 먹어라 합니다.

“회덮밥 홍합탕에, 나올 게 또 이따요~?”
“새조개요. 요건 내 친구 식당 주인이 주는 서비스요, 서비스. 어디 갔더니 회덮밥에 새조개까지 주더라 하지 마시오. 그러다 큰일 나요. 요즘 새조개가 비싸 킬로에 3만원이 넘어 구경하기가 어렵~따요~.”

음식품평이 빠질 수 없지요. 한 마디로 흡족을 넘어 OK입니다. 보통 전라도 사람들은 경상도 음식 못 먹겠다 하는데 남해는 예외임이 틀림없습니다.

배 든든하고 혀까지 즐거우니, 하나 남은 셈입니다. 차타고 돌아가는 길에 잠 때리는 거 말입니다. 경남 남해 여행 즐거움 가득이었습니다.


 새조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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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덮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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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철의 알콩달콩 섬 이야기
각자의 인생사가 다 '섬'의 삶일 것입니다. 우리들의 이야기를 알콩달콩 풀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때론 진짜 섬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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