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아리가 부어올랐어요. 뭐 발라야 돼요?”
“지금은 아빠랑 누나랑 꼭 안고 화해했어요!”
사춘기에 접어든 딸로 인해 마음이 복잡하다. 아들 말을 빌리자면 이렇다.
“누나는 그러지 마라는데 왜 그러지. 겁이 없다니까. 저는 이해가 안 돼요.”
어쩜 이렇게 아빠 마음을 잘 헤아릴까. 딸은 하지 마라는 건 어긋나게 하려고 든다. 그렇다면 딸을 대하는 전략을 바꾸는 수밖에.
부정적인 말에서 긍정적인 언어로 바꾸려 노력 중이다. 하여, ‘하지 마라’에서 ‘해라’로 전환 중인데 쉽지 않다. 딸이 밤 10시께 집에 들어왔다. 회초리를 들었다.
“종아리가 부어올랐어요. 여기 뭐 발라야 돼요?”
“딸, 잘했어 잘못했어?”
“….”
“몇 대 맞을 거야?”
“….”
대답 없는 딸에게 5대를 예고했다. 딸은 맞으면서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빌었다. 2 대에서 멈췄다. 그리고 딸은 제 방에서 공부를 했다. 30여 분 뒤 딸이 거실로 나왔다.
“아빠, 종아리가 부어올랐어요. 여기 뭐 발라야 돼요?”
“어디 보자. 아들, 가서 연고 좀 가져와라.”
딸을 꼭 안으며 사과했다.
“지금은 아빠랑 누나랑 꼭 안고 화해했어요!”
“아빠가 때려서 미안하다!”
“아니에요, 아빠. 제가 잘못했는걸요.”
속으로 씩씩거릴망정 목소리가 밝아 다행이었다. 딸의 종아리에 연고를 발라 문질렀다.
“아빠, 아파요.”
“연고를 발라야 부기가 가라앉지. 좀 참어.”
딸은 쓰리다며 다리를 뺐다. 뒤늦게 들어온 아내가 분위기를 감지하고 “우리 집, 왜 이리 썰렁해. 무슨 일 있었어?”라고 물었다. 아들이 일러 바쳤다.
“누나가 아빠한테 맞았어요. 근데 지금은 아빠랑 누나랑 꼭 안고 화해했어요.”
아들 판단이 판단이 맞았으면 좋겠다. 부어오른 종아리를 보니 후회막급이다.
탤런트 김혜자 씨가 지은『꽃으로도 때리지 마라』는 책 이름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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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딸아이가 있는데 참 때리기가 많이 주저되더라구요~~
그래도 필요할 댄 매를 들어야 하는 게 부모의 권위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