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할머니는 왜 호칭으로 사람 차별한대요.”
“네 생각을 할머니에게 직접 말해보는 게 어때?”
사고로 입원 중인 어머니.
어머니가 연말에 교통사고를 당해 중입니다. 병원에는 두어 달 입원해야 할 상황입니다.
하여, 수시로 병원을 들락거리고 있습니다. 어제도 아이들과 병원에 들렀습니다.
그랬더니 어머니께서 그러시더군요.
“유빈네야, 바쁜데 이제 자주 안와도 돼.”
“뭘요, 어머니. 저희 걱정 마시고 치료 잘 하세요.”
아이들도 할머니 품에 안겨 응석을 부리대요. 그게 좋은지 어머니는 연신 웃음을 지었습니다.
그리고 병원 문을 나섰습니다. 그런데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이 놀라운 말을 하더군요.
“아빠, 할머니는 왜 호칭으로 사람을 차별한대요.”
아무리 생각해도 할머니가 사람 차별한 일은 없었습니다. “그게 무슨 소리야.”하고 물었더니 이런 대답이 나오더군요.
“할머니는 ‘유빈네야’라고만 하잖아요.”
“그게 어때서?”
“엄마가 누나만 낳았나요. 저도 낳았잖아요. 근데 왜 할머닌 엄마를 부를 때 ‘유빈네야’라고만 하고, ‘태빈네야’라고는 안하죠? 그게 사람 차별이잖아요.”
헉. 가만 생각해 보니, 아이 입장에서 ‘사람 차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더라고요.
사실 시어머니나 시아버지가 며느리를 부를 때 ‘며느아가’, 혹은 아이들 이름을 따 ‘○○네야’ 등의 호칭보단 며느리 이름 불러주기 등에만 신경을 썼을 뿐입니다.
그런데 이는 그동안 전혀 의식하지 못했던 기상천외한 것이었습니다.
그래 아들에게 말했죠.
“네 생각을 할머니에게 직접 말해보는 게 어때?”
“할머니께 말씀 드린다고 달라지겠어요? 그렇단 소리에요.”“할머니가 고의로 그러겠어? 누나가 먼저 태어났으니 누나 이름을 따 부르는 거지.”
“알아요. 그런데 기분 나쁘잖아요. 누나만 좋아 하시는 거 같고.”
그러긴 합니다. 하지만 아주 사소한 일이라고 치부할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저라도 어머니께 ‘유빈네야’ 라고만 부르지 말고 ‘태빈네야’ 라고도 부르는 게 어떠냐?’고 한 번 권해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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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역시 예민하다니까요..
아이가 둘이면 그 아이의 이름을 불러줘야 한다고 봐요..
아이들 눈높이에서...
ㅎㅎㅎㅎ
그러네요,
보통은 장남, 장녀 이름으로 부르죠.
근데 아이한텐 그렇게 들릴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어머니께서 태빈네야 하고 불러 주시면
태빈이의 그 서운한 마음이 눈 녹듯이 사그라질 것 같네요.
어머님 빨리 쾌차하시기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