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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깟 게 예뻐 봐야 얼마나 예쁘겠어?

“저래 뵈도 가까이서 보면 얼마나 예쁜데요.”
[초보자의 야생화 따라잡기 15] 자리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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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저것도 좀 찍어보세요?”
“뭐하려고. 난 저것은 싫더라고…”
“저래 뵈도 가까이서 보면 얼마나 예쁜데요.”

어렸을 적, 옷을 빨갛게 물들이던 자리공. ‘제깟 게 예뻐 봐야 얼마나 예쁘겠어?’ 했었습니다. 놀던 가남이 있으니까요. 자리공 열매 붉게 물들 때 여자애들 손톱에 물들이고, 입술에 립스틱 바른 것처럼 칠하던 추억이지요.

하지만 아내의 권유도 있는지라 가까이서 한 번 보는 것도 좋겠다 싶습니다. 그리고 보니 익은 열매만 기억에 남았을 뿐, 갓 피어난 꽃들과 꽃밥은 본 기억이 없습니다. 하여, 여수 고락산에서 만난 ‘자리공’을 가만히 들여다보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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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아와 머리 큰 외계인을 떠올리게 하는 ‘자리공’

아! 연분홍 꽃에 얹어진 녹색 꽃밥이 숨죽이게 합니다. 이렇게 예쁠 수가 있다니? 너무 흔해 그 귀한 아름다움을 모르고 지냈나 봅니다. 흔하다 흔한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던 말이 제격인 것 같습니다.

갓 피어나는 꽃이 뱃속에서 꼼지락꼼지락 거리는 태아를 연상하게 합니다. 한편으론 머리만 대빵 큰 외계인을 떠올리게 합니다. 연분홍의 꽃과 어울린 작은 녹색 열매에서 색다름을 봅니다.

이제 막 걸음마를 배우는 여자 아이가 머리에 꽃핀을 꼽은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저 모양대로 꽃핀을 만들어도 어디에 손색없을 것입니다. 아마, 불티나게 팔릴 수도 있지 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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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송이처럼 검은 자주 빛으로 익는 ‘자리공’

녹색 열매는 9월쯤 포도송이처럼 검은 자주색으로 익어 갑니다. 기억에 남는 자리공은 이때의 자리공이었을 겁니다. 어린 시절 옷에 묻으면 잘 지워지지 않았던 자리공의 붉은 열매는 자주색 염색 재료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예쁜 자태와는 달리 열매에 독성이 있어 천연 살충제로도 사용된다 합니다. 그런데도 잎은 식용하고, 뿌리는 이뇨제 등으로 쓰인다 합니다.

자리공의 원산지는 중국이며, 귀화한 식물입니다. 토종으로 울릉도에서 자라는 섬자리공이 있다는데 생김새가 약간 다르다고 하더군요. 미국자리공도 있고요.

이렇게 우리네 자연을 하나하나 배워가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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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철의 알콩달콩 섬 이야기
각자의 인생사가 다 '섬'의 삶일 것입니다. 우리들의 이야기를 알콩달콩 풀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때론 진짜 섬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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