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 뺀 후 이름을 ‘왕목점뺀이’로 바꿨다?
언제부터였던가?
지금은 중학교 1학년인 딸의 볼에 주근깨가 다닥다닥 나기 시작했다.
아마,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일게다.
그리고 얼굴이며 목에 점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걸 보고 아내는 이렇게 말했다.
“야, 너 점점 깨순이가 되어 간다. 그러게 썬크림 발라라니까….”
ㅋㅋ~, 웃음이 나왔다.(아이 고~, 점 빼려면 또 돈 들겠구나~ 잉.)
며칠 전, 아내와 딸의 대화.
딸 “엄마, 왜 날 점순이 여드름쟁이로 낳았어?”
아내 “아니거든. 엄마가 널 낳았을 땐 점도 여드름도 하나도 없었거든. 날 때부터 그랬다면 엄마가 리모델링 해줄 텐데, 그게 아니니 너 스스로 알아서 해라.”
ㅋㅋ~, ‘리모델링’에 웃음이 팍팍 났음.
어쨌든 딸은 거울을 끼고 산다. 이걸 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니?’
삼일 전, 모녀는 점 뺀다고 같이 병원에 갔다.
다음은 점 뺀 딸의 소감이다.
(글쓰기로 미리 논술 준비하는 셈이다.)
음 안녕하세요ㅋㅋ
제가 점을 뺐습니다!!
평소에 점이 많아서 콤플렉스임ㅜㅜ
엄마가 점 빼기 하루 전에
동생에게 들은 재밌는 이야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음ㅜㅜ
“목에 큰 점이 있어서 왕목점 이라는 이름을 가진 아이가 있었는데,
점을 빼고 나서 이름을 ‘왕목점뺀이’로 바꾸었다.”
란 내용이었다..
엄마가 자지러지게 웃으면서 계속 그렇게 놀리는 것이 아니겠음!!?!
(제 목엔 큰 점이 있습니다.. 흑흑.)
하지만! 지금은 얼굴과 목에 있던 점까지 싹 빼서
이제는 주근깨와 여드름자국과의 싸움을 해야겠음ㅋㅋㅋ 하아
점을 빼게 된 것은 엄마가 순순히 빼주신다고 해서임
별로 빼고 싶지는 않았지만<과연 그럴까
빼준다니 감사할 따름이지요ㅋ
어찌됐건 점을 빼러 엄마와 점을 빼기로 한 날에 엄마를 만나
엄마가 전에 점을 뺐다던 병원을 가보았음.
근데!! 그 병원이 이사를 갔는지 없었음 아이 고..
그래서 엄마가 지인 분들에게 전화를 해서
시내 한 바퀴를 돌고 병원을 찾게 됨ㅋㅋㅋ
점이 7개가 있는데 간호사 이모가 점을 보자마자 깜짝 놀라면서
“와 크다..”
하신 거ㅋㅋㅋㅋㅋ
그래서 7만원 나왔음..(사실 난 제일 큰 점만 빼려고 했음!!)
근데 엄마가 너무 비싸다고 다시 봐달라고 했는데 8만원으로 오름ㅋㅋㅋㅋ
그리고 내 차례가 됐음..
누웠을 때 두근두근으로 오케스트라를 연주했음..
은근 압박과 두려움이 들었음..
특히나 큰 점을 뺄 때 너무 아팠뜸.
얼마나 아픈지 엄지손가락으로 다른 쪽 손바닥을 꾹 누르고 있었는데도
너무 아파서 그 고통이 안 느껴질 정도였음..
다른 뺀 곳에서 오징어 구운 냄새나고 아프고 소리도 요란했음..
하지만 난 이거 빼면 아이들의 반응과 예뻐지기 위해 참았음.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대견함ㅋㅋㅋ
빼고 나니까 너무 홀가분하고 행복한 거임ㅋㅋㅋㅋ
동시에 배가 고파지는 거임..
아침, 점심밥을 안 먹었기 때문일지 몰라도 긴장을 놓아서 인 것 같음ㅋㅋ
그리고 엄마는 나를 이제 왕 목 점 막 뺀 이라고 불렀다는 소문이..
난 그 피부과의 전도사 역할을 했음
점을 뺀다던 친구를 전도했음.
그 때 처음 알았음.
점도 보호자의 허락이 있어야지 뺄 수 있다는 것을..
그렇게 해서 그 친구 엄마한테 허락받고
그 친구는 만 오천 원짜리 점을 뺐음.
근데 씁쓸한 게 뭐냐면
간호사 이모가 원장님께 내 친구를 소개할 때,
“어제 목에 큰 점 있던 여자애 친구예요”
라고 한 거임ㅋㅋㅋㅋㅋ
간호사 이모의 배신이랄까..
그렇게 해서 친구와 나는 깔끔한 얼굴로 개학할 예정임!!
아, 행복해라!!
'알콩달콩 가족 이야기 > 가족'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학교 축구부에 들어 간 중 1학년 딸, 어찌할까? (0) | 2011.11.09 |
---|---|
여성으로 첫 생리한 딸에게 아빠가 선물한 이유 (0) | 2011.08.23 |
주근깨와 목에 큰 점을 뺀 중 1년 딸의 소감 (0) | 2011.08.18 |
성적표에 화난 아빠 가르친 딸의 문자 메시지 (6) | 2011.07.24 |
성 이야기 중 빵 터진 아들의 기발한 한 마디 (0) | 2011.07.05 |
전화 목소리 구분 힘든 아이들의 웃긴 이야기 (0) | 2011.06.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