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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꾸미는 탱글탱글 알이 꽉 찬 대가리랑 먹어야 제 맛인데…
“주꾸미 주세요.”…“주꾸미 없는데. 삼치 먹어.”
술꾼들의 예상치 못한 우연한 만남 속 반가움과 의기투합

 

 

 

푸짐한 한상 차림입니다.(핸폰으로 찍었더니 사진이...)

 

 

봄철, 도다리와 주꾸미가 제철입니다. 도다리 쑥국은 먹었습니다. 그러나 주꾸미는 먹질 못했습니다. 저번에 쌈밥에 밀려 놓쳤거든요. 그래, 주꾸미에 필이 꽂혀 있는 상태. 마침, 저녁 먹자는 지인에게, 집에서 가까우며, 새로 개업한 주꾸미 집을 제안했습니다. 좋다더군요. 친구까지 불러, 저번에 놓친, 봐뒀던 주꾸미 전문점으로 ‘룰루랄라~ 고고 씽’했습니다.

 

 

들어서자마자 뭔가 ‘쎄~’ 했습니다. 인테리어가 신세대 취향. 머릿속에, 불판 위에 자글자글 익는 주꾸미를 떠올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피자 등과 함께 나오는 신세대 취향의 주꾸미 체인점이었지요. 아이들과 함께 먹기엔 제격. 하지만 어른들이 술안주 삼아 먹기엔 아니었지요. 일단 먹어보자, 시켰지요. 그래도 속으로 기대하고 기다렸습니다.

 

 

나온 음식을 보니, “이걸 어쩌?” 한숨이 절로 나왔습니다. 주꾸미는 익혀서 다른 주전부리와 함께 나오더군요. 그것도 주꾸미 대가리는 구경하기 힘들었습니다. 주꾸미, 밥에 비벼 먹는 것으로 만족하자 생각하고, 꾸역꾸역 목구멍으로 넘겼습니다. 그런데 먹으면서도, 주꾸미가 생각나면 들르곤 했던 식당의, 불판에 지글지글 끓는 주꾸미 생각이 떠나질 않는 겁니다.

 

 

지인들과 이야기 꽃을 피웁니다.

 

 

주꾸미는 탱글탱글 알이 꽉 찬 대가리랑 먹어야 제 맛인데…

 

 

“이게 아닌데. 주꾸미는 탱글탱글 알이 꽉 찬 대가리랑 먹어야 제 맛인데….”

 

 

아쉬움에 가득 찬 투정이 슬금슬금 기어 나왔습니다. 아·뿔·싸. 일행들 입맛까지 버린 꼴이었지요. 일행에게 미안하긴 했지만 본능적으로 나온 터라, 이 집으로 이끌었던 민망함을 참을 수밖에. 분위기 잡친 걸까. 지인, 한 마디 거들더군요.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더니, 너도 이럴 때가 있네. 저 번에 이 집에 와서 못 먹었던 뒤끝이잖아. 이번에도 안 왔으면 이집 생각에 잠 못 이뤘을 거 아냐. 이거라도 먹었으니, 후회 없다 생각하고 그냥 먹어.”

 

 

생각을 고쳐먹었습니다. 그렇지요. 먹어봤으니 미련 없을 테지요. 역시, 맛에 관한 추억은 정확하나 봅니다. 그러나 다른 테이블 손님들은 잘 먹더군요. 제 입맛이 너무 까탈스럽나 싶었습니다. 근데, 저만 그런 게 아니더군요. 친구도 한 마디 보탰습니다.

 

 

“입맛 버렸다. 이렇게 먹고 집에 가면, 먹고 싶었던 주꾸미 생각에 잠을 못 자겠지? 다른 곳에 가서 주꾸미 다시 먹던가, 아니면 다른 거라도 먹고 가자.”

 

 

무척 반가웠습니다. 친구 말대로, 이렇게 집에 가면 머릿속에 주꾸미 볶음이 뱅글뱅글 돌 것만 같았습니다. 셋이서 의기투합. 택시 타고 이동. 일단 피조개 등 패류 집을 찾아 여수 신기동 골목에서 어슬렁거렸습니다.

 

 

순대 튀김이 덤으로 나왔습니다.

 

 

“주꾸미 주세요.주꾸미 없는데. 삼치 먹어.”

 

 

구수한 경상도 억양의 지인이 벌써 이쪽 터줏대감 친구에게 전활 걸었더군요. 통화가 끝나기 무섭게, 어깨에 힘을 잔뜩 넣은 채로, 웃음을 잔득 머금고, 호기롭게 그러대요.

 

 

“야, 미담 마차로 가자. 내 친구 일행도 거기 있단다.”

 

 

몇 번 갔던 곳이라 익숙했습니다. 제철 안주가 푸짐한 곳이지요. 하여튼 총대 맨 지인을 졸래졸래 따라 갈 수밖에. 지인, 경남 창원서 중학교 같이 다닌 친구 볼 정신에 발걸음이 축지법 수준이었습니다. 선술집에 앉아 있던 세 명의 술꾼이 일행을 반겼습니다. 아는 사이에, 예기치 않았던 만남이라 더욱 의기투합했지요.

 

 

“주꾸미 주세요.”
“오늘은 주꾸미 없는데. 그냥 삼치 먹어.”

 

 

여기까지 온 사연 설명에 웃음이 터졌습니다. 술자리는 이렇게 왁자지껄 해야 제 맛이지요. 고동, 김, 게, 두릅, 파장 등 푸짐한 한 상 차림에 입이 쩍 벌어졌지요. 게다가 순대 튀김까지 덤으로 주시더군요. 김에 삼치 올리고, 양념장 올려, 한 입에 쏙! 이걸 먹으니, 그제야 속이 풀리는 거 있죠. 여수 맛집다웠습니다.

 

 

맛에 꽂히면 먹어야 직성이 풀린다는 거 아시죠. 역시나, 맛은 행복입니다!

 

 

 

입에서 살살 녹는 삼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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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철의 알콩달콩 섬 이야기
각자의 인생사가 다 '섬'의 삶일 것입니다. 우리들의 이야기를 알콩달콩 풀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때론 진짜 섬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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