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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콩달콩 가족 이야기/가족

피는 못 속여, 좋은 것 닮으면 어디 덧날까?

“결혼해서 너하고 똑같은 아이 키워봐라!”
“어쩜, 하는 짓이 제 아비를 꼭 닮았을까!”

자라면서 부모님께 이런 소리 들었을 것입니다.

“결혼해서 너하고 똑같은 아이 나아서 키워봐라. 그럼 부모 속 알 테니깐.”

자식 입장에선 한쪽 귀로 흘리고 맙니다만 직접 당해봐야 속을 안다는 하소연입니다. 그랬는데 자식 낳아 길러보니 부모님 속을 알겠더군요. 지금도 부모님은 아이들을 보면 하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네 어릴 적과 어쩜 그렇게 똑같니.”

이럴 땐 묵묵부답일 수밖에 없습니다. 키워보니 속이 있는 거죠. 그랬는데 최근 닮은 점을 하나 더 발견했지 뭡니까.

김동인의 소설 <발가락이 닮았다>는 닮은 점이 없어 애를 쓰고 찾은 곳이 발가락이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의 경우 닮은 곳이 넘쳐나 뭐라 할 수 없는 노릇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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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쩜, 하는 짓이 제 아비를 꼭 닮았을까!”

아이들이 닮은 것은 편식과 음식 투정을 꼽을 수 있습니다. 어릴 적 파 등은 기어이 건져내고 먹었는데 그 짝이더군요. 요럴 땐 정말이지 천불나더군요. 유전자의 승리 이외엔 뭐라 갖다 붙일 게 없습니다.

그랬는데 딸아이가 학교 가던 도중 잊고 간 물건을 가지러 왔더군요. 그런데 신발을 벗지 않은 채 무릎걸음으로 제 방까지 기어가더군요.

“신발 벗고 좋게 들어가지 그건 뭥미?”
“신발 벗고 또다시 신는 게 얼마나 번거롭고 귀찮은데요.”

말대꾸까지 하는 폼이라니. 와중에 어머니 말씀이 생각나더군요.

“어쩜 저리 하는 짓이 제 아비를 꼭 닮았을까!”

‘피는 못 속인다’더니 닮더라도 좋은 것 좀 닮으면 어디 덧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