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하기 나름, 노점상이라 깔보지 마라

“초등생들이 불매운동으로 이 자리를 지켜줬지요!”
길거리 노점상 닭 꼬지 아저씨 ‘김장빈’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의 노점 앞에는 사람들이 항상 기다린다.

“학생, 시험 언제 봐?”

뜬금없다. 길거리 노점상이 닭 꼬지 팔다 말고 ‘시험 언제 보냐?’니. 손님에게 말 붙이는 것으로 보기에 이해 범위를 벗어나 있다. 아니나 다를까, 학생이 의아한 표정으로 묻는다.

“그런데 왜 시험기간을 물어봐요?”
“학생들 시험기간에는 닭 꼬치 파는 시간을 늘리려고. 그러려면 미리미리 알아둬야 하거든.”

“주 고객인 학생들이 시험 준비하면서 맛있는 간식 먹고 열심히 공부해라”는 설명이다. 나름, 노하우가 있는 것이다. 이곳 영업은 보통 오후 2시부터 밤 10시. 하지만 시험기간에는 11시, 방학 때는 9시 등 약간의 변화가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노점상은 말 그대로 ‘대박’이다. 밖에 나가는 아빠에게 서너 살 쯤 되는 앳된 목소리로 베란다에서 “아빠, 닭 꼬지 사오세요!” 하는 소리를 심심찮게 들을 정도다. 손님도 어른에서 아이까지 다양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1차로 맛을 낸는 곳.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얼마나 맛있다고요.

월 순수입 400~500만원…“와우, 대단한대”

꼬지 먹으려면 순서를 기다려야 한다. 기다려 먹을 수 있는 것만도 다행이다. 재료가 떨어져 일찍 철수하는 때가 많다. 또 이곳은 수ㆍ목, 이틀간 좌판을 벌이기에 손님들이 더 안달이다. 월ㆍ화, 토ㆍ일요일은 다른 곳에서 장사한다. 금요일은 쉬는 날.

“하루 매출 30~60만원. 월 매출 900~1200만원. 월 순수입 400~500만원.”

야! 입이 떡 벌어진다. 신의 직장 수준은 아니지만, 웬만한 샐러리맨 보다 훨씬 났다. 가게를 차려 벌었다면 “그런가 보다”하고 넘어갈 일. 그러나 사회에서 아래(?)로 보는 노점상 얘기라면 달라진다. “와우, 대단한데!”

혹, “이렇게 많이 벌다니” 하며 “세금이 얼만데….” 배 아파 할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천대(?)시 당하는 보상으로 여기면 이해할 수 있겠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김장빈 씨.

내 일을 한다는 기쁨에서 시작한 노점상

김장빈(34). 도무지 힘든 일은 안하려는 판에, 그가 길거리 노점상으로 나선 건 사년 전. 더더구나 서른에 노점상을 택했다. 예전 농업기계 정비 10년, 중소기업 3년의 기간도 있었다. 불황으로 회사를 그만두고, 둘째 형 식당에서 2년간 일하기도 했다.

형의 식당은 홈런이었지만 자신에게 남는 게 없었다. 남들 눈이 문제가 아니었다. 고심 끝에 밑천 없고, 배움 짧은 사람이 할 수 있는 노점상을 택했다. 무엇이든 “내 일을 한다”는 기쁨이 있었다. 차량과 시설 등에 따른 초기자본 11,000만원을 융통해 석 달 만에 갚았다.

지난 1월, 노점을 순천에서 여수로 옮겼다. 방학이라 고전했다. 개학과 더불어 입소문이 나면서 나아졌다. 그러던 중 인근 상가에서 “장사가 안된다”며 태클을 걸어왔다. 밀리면 끝이다. 단단히 각오하고 있었다. 해결책은 의외의 곳에서 나왔다.

“초등학생들이 상가에서 닭 꼬지 못 팔게 한다고 저희끼리 불매운동을 했대요. 입소문으로 닭 꼬지 아저씨 못 오게 한 상가 가지 말라고. 동참한 아이들이 늘어 상가 매출이 줄었고, 상가에서 원인 파악을 했더니, ‘맛있는 불 닭 못 먹게, 불쌍한 아저씨 못 오게 막는다’는 것 때문임을 알았다나요. 손님 덕에 장사 잘하고 있어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노릇노릇 익어가는 닭 꼬치.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맛을 내는 소스.

세상에 공짜는 없다. 하는 만큼 돌아온다!

말솜씨도 닭 꼬지만큼이나 맛깔 난다. 닭 꼬지 사러 온 아주머니, 아이들도 재미있다는 듯 귀를 쫑긋하고 있다. 손님들, 왜 그런 걸 묻냐는 듯 “취재하세요?”란 말도 건넨다. “저 사진 나오는 거예요?” 묻기도 한다. “저 꼭 내주세요!” 요청하는 학생도 있다.

“다른 곳 텃새는 어때요?”
“장사는 목이 중요해요. 조금만 옮겨도 잘 안되는 곳이 있어요. 그런 목은 꼭 차지해야 돼요. 해꼬지를 당해도 폭력은 절대 안돼요. 그러면 거기는 포기해야 하죠. 말로 해도 안되면 행동으로 옮기죠. 물건도 갖다 놓고, 차도 주차해 놓고 버티죠. 누가 끈질기게 버티냐 하는 싸움이에요. 세상에 공짜는 없어요. 하는 만큼 돌아와요!”

이야기 중 양념이 섞인다. “우리 학생 무슨 맛으로 달라 그랬지? 아저씨가 잊었네?” “순한 맛이요.” 닭 꼬지를 굽다가 타는 곳은 가위로 잘라낸 후 소스를 바른다. 기다리는 아이들 침을 꼴딱꼴딱 삼킨다. 지나가던 차가 멈추더니 한 사람이 이쪽으로 온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얼마나 걸려요?

장사? 편견에서 벗어나야. 원하는 사람은 같이…

“장사 비결이 있을 텐데?”
“자기하기 나름이죠. 많이 배우러 다녔어요. 닭 재료로 허벅지만 쓰고, 양념과 소스는 많이 하면 뻣뻣해 땡기는 맛이 없어져, 뭐든 적당이가 중요하죠. 굽는 것도 온도, 시간, 열을 잘 맞춰야 해요. 안 그러면 뻑뻑하죠. 14개 사먹으면 하나는 덤으로 줘요. 그리고 마음가짐, 옷차림, 손님 대하는 태도, 말솜씨 등 모든 게 비결이죠. 대충하면 안돼요. 손님들은 금방 알거든요. 뜨거운 불로 굽는다고 손님 앞에서 땀을 흘려서도 안돼요.”

워매~. 순수익을 듣고 벌어졌던 입이 또 떡 벌어진다. 노점상이라고 우습게 본 것이다. 아주머니, “그냥 먹어도 좋지만, 이건 양파, 마늘을 얹어 상추에 싸먹으면 딱이에요.”하며, 꼬지 맛있게 먹는 비결을 전수한다.

“길거리 음식은 더운 여름에는 안되고, 추운 겨울에 잘된다는 편견에서 벗어나야 장사를 할 수 있다. 꼭 하고 싶은 사람 있으면 같이 하고 싶다.”

하고 싶은 말 하랬더니, 편견과 더불어 살고 싶은 마음을 전한다. 이 글을 쓰는 지금, 그는 쉬는 날이다. 푹 쉬었으면 싶다. 그러나 닭고기 준비하랴, 소스와 양념 만들랴 바쁠 것이다. 그의 쉬는 날까지 취재했으면 하는 마음 굴뚝같은 건 왜일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차 타고 가다 내려서는 먹는 비법을 가르쳐 준 아주머니.

댓글을 달아 주세요

BLOG main image
임현철의 알콩달콩 섬 이야기
각자의 인생사가 다 '섬'의 삶일 것입니다. 우리들의 이야기를 알콩달콩 풀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때론 진짜 섬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요.
by 임현철

공지사항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1587)
알콩달콩 섬 이야기 (141)
아름다운 여수 즐기기 (112)
알콩달콩 여행 이야기 (162)
알콩달콩 세상 이야기 (422)
알콩달콩 가족 이야기 (476)
알콩달콩 문화 이야기 (205)
장편소설 연재 (68)

달력

«   2019/1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 922,179
  • 36 58

임현철의 알콩달콩 섬 이야기

임현철 's Blog is powered by Tattertools / Supported by TNM Media
Copyright by 임현철. All rights reserved.

Textcube TNM Media
임현철's Blog is powered by Tistory. Designed by Qwer999. Supported by TNM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