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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대비, 농업 지원정책 ‘절실’

곡물도 시장 원리에 맡기겠다?
[보리 이야기 5] 식용 보리 살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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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랗게 익은 찰보리밭.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국가가 우선적으로 해야 할 책무가 있다. 국방ㆍ치안 외에도 나라의 기본산업을 보호하는 것 또한 책무이다. 이로 인해 국민들은 수돗물ㆍ의료ㆍ전기ㆍ철도ㆍ도로ㆍ금융 등 기간산업에 대한 민영화를 반대하는 것이다.

공기업의 민영화 추진방침에 더해 정부는 식용 보리도 “시장 원리에 맡기겠다”며 최근 “식용 보리 정책을 포기하고 사료용 총체 보리 정책으로 전환”했다. 식량의 경제 무기화가 가속화되는 마당에 곡물까지 민영화 장으로 내몰린 꼴이다.

그렇다면 식용 보리를 살릴 방법은 없을까? 곡물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전략이 필요하다. 가장 지역적인 것을 세계화시키는 전략이다. 김성훈 전 농림부장관이 주장했던 “농업 종사자나 협동조합 등이 농산물의 생산ㆍ저장ㆍ가공ㆍ판매를 주도하는 ‘1차(농업)+2차(공업)+3차(상업)=6차 산업’ 육성을 통한 경쟁력 확보”도 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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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 군남농협의 도정정맥공장은 보리 경쟁력 확보의 모범사례로 꼽힌다.

영광의 식용 보리를 살리기 위한 사례

이 같은 체제를 갖춰가기 시작한 곳이 있다. 바로 전남 영광 군남 농협의 식용 찰보리를 살리기 위한 노력이 그것이다. 이곳의 시스템을 살펴보자.

알려진 대로 영광은 맛과 효능을 쌀과 비슷하게 개선한 찰보리를 1994년 전국 최초로 재배한 곳이다. 1996년 국립농산물 품질관리원의 품질인증 획득한 후 2005년 전라남도로부터 우수농산물로 인증 받고 2006년부터 본격적인 ‘너른들’ 찰보리 산업화 체계를 갖춰가고 있다.

군남 농협에 따르면 영광군 일대에서 너른들 찰보리 재배 농가는 꾸준히 늘어 200여 농가에 이른다. 재배 면적도 초기 20ha에서 230ha로 늘었다. 여기에서 생산되는 찰보리는 1300톤~1500톤에 달한다.

이곳은 집단화, 규모화 된 농지에서 미곡종합처리장 설치 지역을 중심으로 찰보리의 파종ㆍ수확ㆍ포장에 이르기까지 집단영농을 꾸리고 있다. 이에 따라 노동시간 및 생산비 절감 효과를 톡톡히 거둬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육성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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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가 크고 색깔도 분명한 찰보리(좌)와 일반보리.

정맥도정공장 ‘준공’…정부, 지원 ‘외면’

아울러 찰보리 신품종의 개발도 함께 이뤄지고 있다. 보리알 배열 수에 따라 여섯 줄 보리(6조맥)던 것을 쓰러짐이 적은 두 줄 보리(2조맥)를 개발하여 단점 보완에 나서는 노력이 함께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더해 지난 5월 보리 건조 저장시설을 보완하고, 소비 촉진을 위해 국내 최초로 GAP(우수농산물관리제도)인증 시설기준에 의해 정맥도정 공장을 준공했다. 이 공장의 준공으로 이물질 선별과 해충 등의 위해 요소를 차단해 안전하고 품질 좋은 찰보리를 생산할 시스템을 어느 정도 갖추게 됐다.

황일태 조합장은 “정맥도정시설의 현대화로 깨끗한 환경에서 생산ㆍ가공되는 친환경 농산물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을 쫓은 것이다”며 “이로 인해 농민 소득 향상까지 일조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하게 됐다.”고 밝혔다.

여기에서 도정한 찰보리는 비빔밥ㆍ인절미ㆍ빵ㆍ미숫가루ㆍ국수ㆍ케잌ㆍ석이섬유 음료 등 건강식품의 원료로 사용돼 암ㆍ당료 등 성인병과 비만 등에 탁월한 효능을 입증할 태세이다. 또한 판매 촉진을 위해 소비자의 구매 욕구에 맞게 소포장 판매방법과 백화점 홍보 마케팅을 함께 취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규모의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느냐는 것. 정맥도정공장 사업에 소요된 예산은 자체 사업비와 지자체 지원금 1억6천만원 등 총 6억1천만원이 투자됐다. 특이한 점은 지역 특화사업에 필요한 그 흔한(?) 정부 보조조차 없다는 점이다. 이유는 “정맥도정 공장사업에 지원할 근거가 없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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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 찰보리는 소포장 등으로 소비자의 구미에 맞췄다.

한미 FTA 대비, 정부의 농업 지원정책 ‘절실’

이로 인해 군남 농협의 정맥도정공장은 시설 단가를 낮출 수 있는 규모의 경제를 갖추지 못한 채 800톤 규모로 출발하게 됐다. 임창섭 씨는 “영광 일대의 찰보리 생산량인 1300~1500톤 전체를 소화하지 못하고 그 중 500~800톤을 사료나 원료로 소화해야 할 처지다.”고 말한다.

또 하나의 우려는 공급과잉 문제. 정부의 보리 수매제가 완전 폐지되는 2012년 이후, 농민들이 몰릴 경우 공급 과잉으로 인한 찰보리 가격 하락이 예상돼 수요와 공급을 동시에 늘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다행이 전남 보성, 전북 고창, 경기 안산 등지에서 보리축제 등을 통한 소비 촉진을 강화하고 있긴 하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찰보리 가공기술과 가공식품 개발 등 지역특화 사업에 대해 정부가 지원하고 육성해야 할 사안이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비준되면 수입농산물로 인해 가격 경쟁력 상실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또한 그동안 지급하던 보조금과 보리에 이은 쌀 수매까지 폐지될 위기에 직면해 있어 이에 대비한 정책 지원들이 절실하다.

정부가 국민의 가려운 곳을 진정으로 긁어주지 않으면 국민은 더 이상 정부를 신뢰할 수 없다는 점을 상기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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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보리와 쌀의 혼미. 건강에 좋은 보리 혼식이 농민과 소비자가 함께 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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