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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 숙이고 무릎 꿇게 하는 ‘야생화’
[초보자의 야생화 따라잡기 6] 수암산의 ‘야생화’와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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솜양지꽃.

야생화. 혹은 들꽃은 관심을 가져야 눈에 들어옵니다. ‘보는 만큼 알고, 아는 만큼 사랑한다’는 이치지요. 야생화는 꼿꼿하고 뻣뻣하게 선 자세로는 제대로 볼 수 없습니다. 허리 숙이고, 무릎 꿇어야 제대로 볼 수 있습니다. 자연스레 겸손을 배우는 길이지요.

계절은 어느 덧 여름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봄을 조금이라도 부여잡고 싶은 마음입니다. 우리가 쉽게 잡초라 부르는 야생화도 볼 겸, 봄을 만끽하기 위해서는 산 나들이가 최고 아니겠습니까?

하여, 지난 17일 ‘여수풀꽃사랑’모임 일행과 여수시 율촌 수암산에 올랐습니다. 콩나물시루처럼 문명의 보호 아래 닫쳐 있던 마음들이 하나 둘 열리고 있습니다. 잡초의 끈끈한 삶을 보고서 자연의 야성을 되찾아 볼 생각입니다. 청아한 새소리가 가슴을 파고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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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비싸리꽃.

재채기가 없는 ‘자연의 향’에 취하고

산행 초입에 노란 ‘솜양지꽃’이 마중 나와 있습니다. 솜양지꽃은 잎에 아기의 얼굴에 털이 뽀송뽀송 나 있는 것처럼 솜털이 있어 양지꽃과 구별합니다.

산야를 담홍색으로 물들이는 ‘땅비싸리꽃’이 본격적인 환영을 합니다. 땅비싸리는 말려서 빗자루로 사용하는 비싸리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땅에 붙어 자란다 하여 이름 지어졌습니다. 꽃은 콩과 식물답게 생겼습니다.

산에 숨어 있던 자연의 향기가 곳곳에 삐쭉빼쭉 얼굴을 내밀고 있습니다. 아카시아, 마삭줄, 때죽나무, 노린재나무, 국수나무, 오동나무, 이팝나무, 찔레꽃의 향기 코를 간질거립니다. 묘하게 자연의 향은 코를 간질거려도 재채기가 나질 않습니다.

연초록의 감잎에서 자연의 색감을 느낍니다. 자연에서 피는 꽃들의 색이 너무 예쁩니다. 이렇게 소리에만 민감했던 몸이 자연의 향기 속으로 빠져 들어 갑니다. 문명이 아무리 발달한들 자연의 색깔과 향기를 따르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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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향을 내뿜는 흰꽃들. 때죽나무, 아카시아, 국수나무, 이팝나무(위 좌로 시계방향)

간혹 인삼, 산삼으로 착각하는 ‘백선’

‘백선(봉삼, 봉황삼)’까지 만납니다. 백선은 간혹 뿌리가 인삼이나 산삼과 비슷해 인삼과 산삼으로 착각하는 약초입니다. 어린잎에 투명한 유점이 있어서 건드리면 좋지 않은 냄새가 납니다. 이로 인해 원예용으로 환영받지 못합니다.

‘어, 이 꽃은 뭐지?’ 궁금증을 부릅니다. 국화과의 쑥부쟁이 같기는 한데 아닌 것 같습니다. 길라잡이 최상모 선생님에게 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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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선.

“버드쟁이 나물입니다. 꽃 피는 시기와 꽃 모양, 색깔 등이 비슷해 쑥부쟁이로 여기기 쉽습니다. 키도, 비스듬히 눕는 버릇도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꽃잎 수 등으로 구별합니다. 꽃잎이 30개 정도면 쑥부쟁이, 꽃잎 절반 정도면 버드쟁이 나물입니다.”

수암산 꼭대기에 올랐습니다. 사통팔달입니다. 발 아래로 여수, 순천, 광양을 거느리고 있습니다. 고흥 팔영산도 눈에 들어옵니다. 휴식 중 음식을 나눕니다. 삶은 달걀이 일행 수보다 적어 나눠먹어야 합니다. 먹을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차례가 옵니다. 한 입에 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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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쟁이나물.

작은 것에 의(義) 상하는 법

그리고 들려오는 오문수ㆍ박종석 선생님의 목소리.

“껍질을 까 길래, 반 나눠 줄 줄 알고 가만히 보고 있었는데 그걸 한 입에 쏙 넣어. 야! 너무 한다 너무해.”
“나도 안 먹었는데…”

다른 분이 사양해서 차례가 돌아온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나눠 먹을 줄 알았나 봅니다. 껍질을 까 주위를 둘러본 후 입에 넣었는데 달걀에 눈독도 들이지 않더니 뒤늦게 한방(?) 얻어맞았습니다.

“아이고~, 죄송합니다.”

작은 것에 의(義) 상하는 법. 두고두고 갚아야 할 것 같습니다. 대신 사진을 찍었습니다. 산천은 이렇게 옆도 보고, 뒤도 보는 법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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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수암산 정상에선 '여수풀꽃사랑' 지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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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인생사가 다 '섬'의 삶일 것입니다. 우리들의 이야기를 알콩달콩 풀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때론 진짜 섬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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