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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랫도리는 왜 벗고 난리다요?”…자유로운 영혼

스토리텔링, 동백사 주지스님 섬으로 환생하다?

  

 

진도군 조도면 가사도 해수욕장입니다.

해무가 신비로움을 부추겼습니다.

 

 

여행은 새로움입니다.

 

접하지 못한 풍경의 신선함. 지나쳤던 자신에 대한 발견. 주위 사람과 함께하는 과정에서 오는 색다른 인식 등 다양합니다.

 

전남 진도군 조도면 가사도에서는 이 모든 게 함축적으로 녹아 있었습니다. ‘생명회의’ 한 분에 대한 색다름은 두고두고 일행들에게 재밌게 회자될 것 같습니다. 그 분 체면이 있으니 이름은 살짝 숨기도록 하지요.

 

앗, 숨기려 했더니 “암시랑토 않으니까 벗기는 김에 프라이버시도 벗겨”라네요. 그러면서 “프라이버시는 양파에 비유되니까, 벗겨도(비워서) 아무 것도 나올 것이 없다는 의미다”고 토를 달았습니다.

 

그를 벗기기 전에, 가사도 유래부터 풀지요.

 

 

“저 앞에 있는 섬 이름이 뭔 줄 아요?”
“….”

“저기 섬들 이름이 재미나요. 저기 보이는 산에 옛날부터 절터가 있었는데 동백사란 절터였소. 여기에 얽힌 설화가 섬 이름이 되었소.”

 

 

주지스님의 발가락이 섬으로 환생한 '발가락 섬'(양덕도)입니다. 

진도 앞에 자리한 섬들입니다. 

주지 스님의 거시기가 섬으로 환생한 손가락섬(주지도)입니다.

 

 

스토리텔링, 섬으로 환생한 동백사 주지스님?

 

다음은 민속학자 이윤선 교수(목포대)가 전한 진도 일대 섬에 대한 설화입니다.

 

 

천일기도를 드리던 동백사 주지스님이 하루 남겨 놓고, 아 글쎄~, 죄를 지었지 뭐요. 문제는 여자라. 아리따운 여인의 유혹을 못 이기고 그만 여인을 범했지 뭐요. 이걸 하늘에서 내려다 본 옥황상제가 내린 벌로 스님 몸이 산산이 흩어져 섬이 되었지 뭐요. 주지스님 거시기는 거시기 섬(손가락 섬, 주지도), 스님 발가락은 발가락 섬(양덕도), 옷은 가사도, 스님을 유혹했던 여인의 거시기는 구멍 섬(혈도) 등으로 환생한 거요.

 

기똥찬 설화입니다.

이렇게 상상력(?)이 풍부한 설화가 있다니, 놀라 자빠질 뻔 했습니다.

궁금증이 슬며시 일대요.

 

 

“아따~, 그 설화 진짜로 옛날부터 내려온 거요?”
“그라믄 워매나 좋겄소. 요거슨 진도 사람들이 지은 거요.”

 

 

이렇게 멋진 설화를 스토리텔링 하다니 진도 사람들 참 멋스럽게 느껴지더군요.

그나저나 가사도? 스님의 몸을 보호(?)하는 의복답게 땅심이 온화하더군요.

몸이 차가운 분은 여기서 휴양하면 좋을 듯합니다.

 

 

1915년에 불빛을 밝힌 가사도 등대입니다. 여기 불빛은 15초 만에 한바퀴를 돌더군요. 

금광이었던 동굴입니다. 지금은 박쥐의 터전으로 변해 있었습니다.

 

 다들 하의를 갖춰 입었는데, 일행 중 한분이 하의실종인 상태로 트럭에 올랐습니다. ㅋㅋ~^^

 

 

성님, 아랫도리는 왜 벗고 난리다요?”…자유로운 영혼

 

진도군 조도면 가사도.

설화 탓인지 전재경 박사가 옷을 벗는(?) 헤프닝이 연출되었습니다.

그것도 조신하기로 치면 첫 번째로 꼽힐만한 분이기에 화들짝 놀랐지요.

 

사연은 이렇습니다.

 

전날(11일), 폭우로 군산은 많은 침수가 발생한 상황임에도 이곳은 하늘만 흐릴 뿐 비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가사도에도 이날 갑자기 비가 쏟아진 겁니다. 선착장 앞 가게에서 라면으로 점심을 때운 후 트럭에 탑승하려는 데 아뿔싸….

 

아 글쎄, 낼 모래 육십인 전재경 박사 모습이 눈에 띠었습니다.

아랫도리가 거의 벌거숭이인 하의실종 상태였습니다.

 

젊고 늘씬한 여인의 전유물로만 알았던 하의실종이 가사도에, 그것도 중년 남성의 모습으로 변화하리라곤 생각지 못했습니다.(사진은 피해야겠죠? 눈 버리니….)

 

한 소리 했습니다.

 

 

“아니, 성님. 아랫도리는 왜 벗고 난리다요?”
“안에 수영복 입었어.”

 

 

말인 즉슨, “어차피 옷이 비에 젖을 거고, 또 해수욕장에서 물놀이를 할 판이라 나중에 갈아입을 수영복을 좀 빨리 입었다”는 항변이었습니다.

 

 

점잖은 양반 체면에 혼자 과감하게 수영복 패션으로 가사도 등대며, 동굴 등을 둘러보는 건 대단한 용기였습니다.

 

그에게 이런 면이 있다니 의외였습니다.

한편으론 ‘재밌게 사는 자유로운 영혼이구나’ 생각했습니다.

아마 도시였다면 있을 수 없는 일.

 

자연은 이렇듯 사람을 자연으로 되돌리는 엄청난 힘이 있나 봅니다.

이런 게 여행을 통한 ‘힐링’이지 싶군요.

 

 

한산한 해수욕장은 이 자체로 힐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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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군 조도면 ‘가사도’, 노 부부의 ‘진도 스타일’
나와 달라 “각시는 당최 애정표현 헐 줄을 몰라!”

  

 

 

 진도에서 가사도로 가는 철부선입니다.

 

 

섬에는 진한 ‘애달음’이 있습니다.

고기잡이 나간 남편을 기다리는 아내의 ‘간절함’.

물질 나간 엄마를 기다리는 자식들의 ‘속탐’.

뭍으로 돈벌이 간 자식을 기다리는 부모들의 ‘그리움’.

 

이런 애달음을 담은 게 민요요, 진도 소리일 것입니다. 

 

진도에는 ‘진도스러움~’, 요즘 뜬, 시쳇말로 하면 ‘진도 스타일~’이 있습니다.

왜냐? 그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우선 시 한 편 읊지요.

 

 

      

              그 섬에 가리
                         

                                          김 정 화

 

        바람 따라가듯
       길 없어도
       바다를 향해 가슴을 열고
       너에게 가리

 

 

       일곱 빛깔 영롱한 별빛아래
       바다와 하늘이 몸을 섞으며
       슬픔을 묻는 곳
       그 섬에 가리

 

       넘어지고 또 일어서고
       돌아온 길 돌아다보며
       먼 하늘 한 자락 눈에 묻고
       누군가를 하염없이 기다리고 서 있는
 

 

       남쪽 끝 그 섬으로
       나는 가리

 

 

 

 

이 시는 ‘애달음’ 중, 육지로 돈벌이 간 ‘자식 관점’에서 쓴 듯합니다.

부모가 사는 섬을 향한 애타는 그리움이 곳곳에 담겨 있습니다.

이런 심정으로 ‘생명회의’ 식구들과 지난 13일 진도군 조도면 ‘가사도’로 향했습니다.

 

 

“우리 각시는 내 노래 소리에 반해 시집왔다니깐!”

 

 

 가사도 이종식 할아버지입니다. 소리꾼이더군요. 참 진도스러웠지요.

생명회의 식구들이 완전 전세 냈습니다.

 

 

진도에 딸린 가사도 행, 배에 올랐습니다. 풍경 구경과 해수욕을 위함이었습니다.

진도서 가사도까지는 약 30분 거리에 배 삯은 어른이 3천원.

진도에서 필요한 물건을 사오시는 촌로들이 계시더군요.

 

그 중 부부가 있더군요. 이종식(85)ㆍ장동엽(72) 부부였습니다.

 

 

“어르신은 아내를 어떻게 홀리셨대요?”
“떽끼, 홀리다니…. 고거시, 워쳤게 만났냐믄 소리 땜시 결혼했써.”

 

 

“고거시 뭔 소리다요?”
“우리 각시는 나가 부르는 소리에 반해 시집왔다니깐.”

 

 

“에이~, 설마. 아무리 노래를 잘헌다고 소리 땜에 시집왔을까. 안 그렀소, 어무니?”
“아녀, 아녀. 그거시 맞어. 나넌, 우리 신랑 소리 듣고 핑 돌아 홀려서 시집갔구먼.”

 

 

여기가 소리의 고장 진도군 아니랄까봐,

소리가 인연이 돼 결혼했다는 말까지 듣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진도스럽다~’ 혹은 ‘진도 스타일~’이라고 하는 겁니다.

 

말 나온 김에, 어르신께 각시를 홀렸다는 소리 한 구절 부탁했습니다.

이종식 할아버지는거침없이 남도 민요 한 가락을 읊었습니다.

 

일명 ‘팔자타령’이라나, 뭐라나. 어르신의 소리를 들으니 “중매로 남편을 처음 만나 소리에 반했다”는 말이 허언이 아니더군요. 진짜~, 반할만 했습니다.

 

 

나와 달라, “우리 각시는 당최 애정표현 헐 줄을 몰라!”

 

 

쑥스러워 하시는 장동엽 할머니입니다. 

여유로워 자연 힐링이 되는 가사도 풍경입니다.

 

 

장동엽 할머니에게 물었습니다.

 

 

“어무니, 팔십이 넘은 신랑이 아직도 매력적이에요?”
“그란께 아직까지 살지. 안 그라믄 못살아.”

 

 

열아홉에 시집갔다는 장동엽 할머니는 4녀2남을 낳고, 53년간이나 부부로 잘 살고 계신답니다. 부부생활만으로도 환갑이 다 돼가는 이들 부부도 불만이 있더군요.

 

다 늙어 힘없는 마당에, 황혼 이혼이 무서워 밥 안줘도 쓴 소리 못하고 쩔쩔맨다는 요즘, 이종식 할아버지께서 겁 없이 불만을 덥썩 말씀하시더군요.

 

 

“나넌, 각시헌테 애정표현을 잘 허는디, 우리 각시는 당최 애정표현 헐 줄을 몰라.”

 

 

난 또 뭐라고….

부부 간 애정전선을 거침없이 토설하시는 걸 보면 아직까지 당당하나 봅니다.

여기서 하나 더 생각한 게 있습니다.

 

‘진도 스타일’은 아무래도 ‘민요’와 함께 ‘당당한 컨셉’이나 봅니다.

어르신들 건강하고 행복한 부부생활 하시기 바랍니다.

 

  

진도군 조도면 가사도해수욕장은 여유롭고 한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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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11.08 16:47

‘신 헌화가’의 감동, 아내들의 마음을 적시다!
남자의 기대치를 여지없이 무너뜨린 한 마디

 

 

진도 조도리 가사도에서 본 해안과 주지도(가운데)와 양덕도.

 

 

부부 이야기를 쓴 지가 꽤 되었습니다.

 

잠시 쉰 소리 좀 하지요. 제가 부부 이야기를 쓰는 이유가 있습니다. 시민운동을 하다 보니, 어느 날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모든 사회문제의 근원은 가정이다. 가정이 화목해야, 사회가 건강하고, 세상이 건전하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혼 등 가정불화는 한 부모 가정과 자녀문제 등 많은 갈등을 낳기 때문입니다. 그래 부부 이야기를 통해 사회문제의 근본을 치유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게 되었습니다.

 

본론으로 들어가지요. 휴가를 맞아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윤선도 유적지인 해남 녹우당과 보길도 세연정을 거쳐 진도, 가사도 등지를 유랑하였습니다. 이 동안 천운인지 비를 피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기간동안 폭우로 인해 군산, 서울 등지는 큰 피해를 당했더군요. 피해를 당한 분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합니다.

 

여행길에서 배우고 느꼈던 일들은 차차 쓰기로 하지요. 오늘은 ‘생명회의’ 회원들과 자연 유랑에서 있었던 진도군 조도면 가사도에서의 이강우(53)ㆍ박미선(45) 부부 이야기부터 풀기로 하겠습니다.

 

 

이강우 씨가 원추리와 도라지를 꺾어왔습니다.

 

자부심에 찬 여인의 한 마디 “내 남편이에요!”

 

가사도 바다 풍경 감상을 위해 20여 명이 차에 올라 가파른 길을 탔습니다. 길 양쪽 비탈길에는 꽃들이 피어 있었습니다. 아름다운 해안선에 취해 차를 잠시 멈추고 주지도와 양덕도 등 다도해 풍경을 보는 사이 이강우 씨가 한 아름 꽃을 따 들고 왔더군요.

 

그의 손에 들린 꽃은 진도 등지에서만 볼 수 있다는 노란 원추리와 보라색 도라지였습니다. 일행 중 여자가 과반수였던 터라, 그의 아내와 다른 여자들 사이에서 망설일 수 있는 상황이었기에 ‘꽃을 누구에게 줄까?’란 궁금증이 일었습니다.

 

그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아내 박미선 씨에게 꽃을 건넸습니다. 부러움에 가득 찬 여성들의 환호성이 터지고, 꽃을 받은 그녀는 함빡 웃음을 지었습니다. 그리고 자부심에 꽉 찬 한 마디가 나왔습니다.

 

 

“내 남편이에요.”

 

 

여자들은 헌화가 같은 광경에 “와~, 부럽다. 와~ 멋있다”며 시샘을 드러냈습니다. 시샘을 의식했는지 박미선 씨가 겸손의 한 마디를 내뱉었습니다.

 

 

“다른 이야기도 있는데 그건 넘어 갈게요. 대신 이 남자랑 살아, 말아? 고민했는데 꽃을 받았으니 고민은 이 시간부터 내려놓도록 하겠습니다.”

 

 

예상치 못했던 깜짝 이벤트는 부부생활 중 고민을 해결하는 촉매제가 되었습니다. 여자의 로망을 적절하게 보듬은 게지요. 그 틈을 비집고 옆에서 결정적 한마디가 터졌습니다.

 

 

“아내에게 대접받으려면 남편들도 아내를 위한 이벤트를 종종해야 해요.”

 

 

다시 이벤트를 연출했습니다.

 

 

남자들의 기대치를 여지없이 무너뜨린 한 마디

 

부부의 정을 지켜보던 남자들도 부러운 시선이었습니다. 잠시간의 침묵을 깨는 한 마디가 있었습니다.

 

 

“해수욕장에서 저 부부를 쭉 지켜보았다. 아내가 남편 옆에서 하나하나 수발드는 걸 보고, 내 아내를 데려 오려고 했다. 남편 시중드는 것 좀 보고 배우라고.”

 

 

그는 남자들의 아내에 대한 로망을 진솔하게 밝혔습니다. 남자들은 그의 말에 웃음으로 ‘맞아’라며 맞장구를 쳤습니다. 그것도 잠시, 그가 남자들의 기대치를 여지없이 무너뜨렸습니다.

 

 

“그런데 안 되겠다. 꽃을 꺾어 아내에게 주는 걸 보니, 남자로 대접받는 이유가 따로 있었네. 난 닭살 돋아 이벤트 같은 거 못한다. 아내에게 대접받을 생각은 말아야겠다.”

 

 

오는 말이 고와야 가는 말이 고운 이치였습니다. 부부 뿐 아니라 세상사 인간관계가 상호작용의 결과임은 분명합니다. 작은 것에 감동하는 아내들의 마음을 가슴으로 안아야 남편으로 대접받는 이치였습니다. 아내에게 잘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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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vibary.tistory.com BlogIcon 비바리   수정/삭제   댓글쓰기

    현철님오랜만이에요......
    부부이야기 잘 읽고 갑니다..
    제겐 영원한 메스테리 같아용....
    잘 지내시지요?

    2012.08.18 08:3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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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철의 알콩달콩 섬 이야기
각자의 인생사가 다 '섬'의 삶일 것입니다. 우리들의 이야기를 알콩달콩 풀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때론 진짜 섬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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