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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은 석류를 좋아해', 아내와 딸 중 미인은 누구?

“우리가 믿을 건 <빽> 밖에 없어. 그치?”
삼섬의 기운 제대로 받으려면 이렇게 하세요!
향기를 간직한 벗과 여수 갯가길을 걸으면서…

 

 

여수 갯가길 굴전의 갯가입니다.

깊은 가을이 앉았습니다. 

 

 

 

“차 두고, 버스 타고 가세.”

 

벗과 함께 길을 걸었습니다. 이름 하여, 여수 갯가길. 이 길은 갯가 길과 갯가 산길의 연속입니다. 어떤 길이 이어질까, 궁금한 곳입니다.

 

여수 돌산 굴전에서부터 월전포까지 걸었습니다. 지난 번과 달리, 도로 위를 걸어 위험했던 구간 밑 갯가길로 나섰습니다.

 

 

“갯가길이라 그런지, 처음인데도 참~ 정겹네!”

 

 

이심전심. 대학시절, 밤 열차를 타고 집에 오던 길에 갯냄새가 코를 스치면 잠결에서도 ‘여수에 다 왔구나!’하고, 눈 뜨게 했던 추억을 공유하기 때문일까.

 

두 말할 것 없이, 갯내음은 여수 사람들에게 추억이 새록새록 피어나는 고향의 향기입니다. 이 내음에 정겹지 않을 여수 사람 없지요.

 

 

여수 갯가길은  갯가 길과 갯 산길이 거의 반반입니다.

여수 갯가길을 걷는 갯가꾼이 많이 늘었더군요.

 

 

 

“딸 진경이는 수능 후, 잘 쉬고 계시는가?”
“퍼져 자네. 이때처럼 맛있는 잠이 또 있을까.”
“푹 쉬어야지…. 자네 곁님도 고생 많이 했네, 그려!”

“수능과 대학이 인생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불과 몇 퍼센트라고. 세상을 넓게 볼 줄 알아야 한다고 했는데….”

 

 

주저리주저리, 벗과의 수다는 즐거움이었습니다. 마상포 용암 암반 지대에 이르러 어부의 해학이 웃음 짓게 했습니다. 구멍 뚫린 바위에 뱃줄을 묶었더군요. 자연과 어부가 서로 공존하는 모습이었죠.

 

벗이 구멍에 손을 넣고 한바탕 웃었습니다. 해학 속에 질펀하게 엉덩이를 깔고 앉았습니다. 용암 바위에서 점심을 먹기 위함이었습니다.

 

 

자연과 어부의 해학이 뱃줄에 있었습니다.

 

 

 

“뭘 그리 많이 가져왔어?”
“자네랑 둘이 걷는다 했더니, 각시가 이것저것 싸 주대.”
“나는 자연 속에서 먹어야 제 맛 나는 히든카드 가져왔네.”

 

 

친구가 주섬주섬 배낭에서 꺼낸 것은 물김치와 배추, 그리고 젓갈이었습니다. 젓갈에 배추쌈은 야외 점심으로 끝판왕이지요. 요걸 보고 얼굴에 웃음이 실실 맺혔습니다.

 

무슨 말이 필요하리오. 나그네는 김밥, 감, 밤, 석류, 과자 등을 펼쳤습니다. 마음 통하는 벗이라 서로 기막히게 보완하고 있었습니다. 바위 위에 차려진 밥상에 흐뭇했습니다.

 

 

 바위 위 한상 차림입니다. 석류도 보입니다.

배추에 김밥을 놓고... 

깅밥 위에 젓갈을 얹었습니다. 

 

 

“대박! 젓갈과 배추는 생각도 안했는데….”
“배추와 젓갈 먹는 맛에 길을 걷잖아. 이게 빠지면 맛없어.”

 

 

아쉬운 건, 사가지고 온 김밥입니다. 중년 남자가 어찌 곁님에게 ‘나 김밥 좀 싸 주시게’ 할 수 있겠습니까.

 

그래, 대안으로 김밥 싸는 거 엄청 좋아하는 아내를 둔 친구를 호출했습니다. 선약이 있던 친구의 동참이 불발이 되면서 어쩔 수 없었지요.

 

 

‘김밥 좀 싸 주시게’

 

 

이 말을 꺼내지 못하고, 배려랍시고 김밥 사갈 생각만 하고 있었습니다. 어찌 보면 팔푼이를 자초한 꼴입니다. 다음에는 나그네도 간 큰 남편이 되어 볼까, 합니다.

 

이렇게 말하면 충분히 싸 주고 남은 곁님이라 여기면서…. 설령, “사 가면 안 돼?”라는 말이 나올망정.

 

 

어쨌든, 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바닷가 바위 위에서, 배추에 김밥 놓고, 그 위에 젓갈을 얹어 한 입 베어 무는 맛을 무엇으로 표현하리오!

 

하여간, 그 누구도 부럽지 않은 황제의 밥상이었습니다. 나그네는 여수 갯가길 바위에서 맛에 관한 한 이렇게 황제가 되었습니다.

 

 

배추에 젓갈이면 야외 점심의 끝판왕입니다. 

배추와 젓갈만 먹어도 행복이지요...

갯가길은 어머니들이 갯일 할 때 다니던 바다 길을 말합니다.

 

 

 

꿀맛 같은 점심을 먹고 배낭을 챙겼습니다. 벗, 은근슬쩍 배추쌈 남은 걸 집어넣으면서 석류도 함께 넣었습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

 

 

“석류는 우리 집 여자들 줄라네.”
“그러시게. 석류가 시큼하지 않고 달달하니 맛있대.”


“미인은 석류를 좋아한다는데 딸과 아내 중 누가 석류 먹을지 궁금하네. 누가 미인일까?”
“고거 재밌겠네. 집에 가거들랑 누가 먹었는지 문자 넣게나.”

 

 

아내와 딸 중 누가 미인인 줄 판가름 내고 말겠다는 듯 자기 집 여인들을 시험하는 간 큰 친구 얼굴에 장난기 섞인 호기심이 잔뜩 묻어났습니다.

 

아무래도 둘 다 서로 더 ‘예쁘다’고 다투나 봅니다. 나그네가 알기론 둘 다 미인입니다. 친구 집에서 한 바탕 웃음소리가 피어날 상상을 하니, 행복이 그려졌습니다.

 

 

 아름다운 갯가입니다.

이정표가 방향을 일러줍니다.

 

 

 

돌산 우두리 상하동 삼거리 방향으로 걸었습니다. 부부, 직장 동료, 가족, 지인 등 갯가꾼들이 제법 있더군요. 부부가 같이 점심 먹는 모습을 보니 부럽더군요.

 

이 구간도 갯산길과 갯가길이 어우러져 절로 흥이 솟았습니다. 멋진 경치 덕분에 이야기가 술술 풀려 나왔습니다.

 

 

“지금도 곁님 아닌, 아들과 같이 주무시는가?”
“중학교 가기 전까지 상겸이랑 자려고. 각시랑은 언제든 같이 잘 수 있지만 아들은 머리 크면 징그럽다고 마다하지 않는가. 아빠가 아들에게 할 수 있는 건 이런 추억뿐이지 싶네.”

 

 

그렇습니다. <아빠 어디가~>의 여파일까. 아빠들도 예전 권위적이고 위압적인 모습과 많이 달라진 모습입니다.

 

나름, 아이들에게 추억을 남겨주기 위해 몸부림치며 노력하는 중입니다. 부모 자식 간에 친구 같은 아버지와 아들이 어디 있을까 마는, 친구 되려고 애쓰는 게지요.

 

 

 

 

 

 

돌산 우두리 상하동으로 접어들었습니다. 이곳은 돌산 갓으로 유명합니다. 재래시장에 들고 나가 상하동 갓이라 하면 거뜬히 1천원은 더 받을 정도로 상품가치가 있는 곳입니다.

 

여기저기 돌산 갓 밭에선 김장철 배추 속에 넣을 양념으로 사용할 갓 수확에 바빴습니다. 이 돌산 갓으로 담은 김치는 여수 10미(味) 중 9미랍니다.

 

여수 갯가길은 혼자 걷기에도 안성마춤입니다.

 

 

 

 

“우리가 믿을 건 <빽> 밖에 없어. 그치?”

 

 

이건 또 뭥미. 빽 밖에 믿을 게 없다니…. 이런 말 할 벗이 아니었으므로 그의 입에서 나온 말에 놀라 자빠질 뻔했습니다. 왜 이런 말을 할까. 자초지종이 필요했습니다. 물어보려는 순간 벗이 먼저 말을 이었습니다.

 

 

“서민들이 믿을 건 ‘빽’ 뿐. 내일이면 잘 된다는 믿음 속 <내일>이 우리의 든든한 ‘빽’이지. 안 그런가?”

 

 

그럼, 그렇지…. 맞습니다. 서민들이 믿을 건 ‘내일’이란 뿐. ‘내일’은 가진 자들이 권력과 경제력을 사적 이익을 위해 더럽게 휘둘러도 하나도 부럽지 않은 든든한 배경입니다.

 

물론 ‘내일’ 속에는 ‘후세’까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빽’ 때문에 서민들이 오늘을 꿋꿋이 지탱하며 사는 게지요. 역시, 자신의 향기를 간직한 벗이었습니다.

 

 

삼섬입니다.

 

 

 

돌산 월전포(달박구미-달의 밭)에 다다랐습니다. 마지막 종착지는 너럭바위. 삼섬(내치도, 외치도, 죽도, 혈도 등 본래 4개의 섬이지만 죽도와 혈도가 하나로 보인다 해서 ‘삼섬’이라 칭합니다)에서 뿜어져 나온 엄청난 기운을 받기 위함이었습니다.

 

이 기운은 앞으로 세계 경제를 이끌어 갈 경제 대통령을 탄생시킨다니 오죽하겠습니까.

 

 

이곳에서 기(氣) 받으려면 신발을 벗고 발바닥과 손바닥을 바위에 대야 온전히 받을 수 있습니다. 저번에 이곳에서 받은 기가 2주나 지속되더군요. 5일 째 되던 날, 결국 나그네 입술이 터졌습니다.

 

그냥 무턱대고 기운 받았다간 탈납니다. 덜 정화 된 자연의 기운도 중화제가 필요합니다. 녹차 마실 때, 사이사이 다과(茶菓)를 먹는 것처럼. 

 

 

과일과 과자 등을 먹으면서 기 받기를 권합니다. 넓은 너럭바위 인근은 한정된 사람들을 초청해 야외 연주회 등의 동네 축제를 하면 좋을 장소입니다.

 

그러면 지역 주민도 좋고, 참석자들은 기를 마음껏 받으니 일석이조의 효과가 날 겁니다. 다음에 월전포 사람들과 함께 시도해 볼 참입니다.

 

 

기를 받고 있습니다. 신발 벗어야 하는디...

 

 

 

각설하고, 3시간 여 동안 걷기를 마치고 버스를 탔습니다. 갯가꾼들이 중간 중간 차에 올랐습니다. 몸 상태에 맞게 걷다가 버스를 타는 게지요.

 

버스 기사님 하시는 말씀, “여수 갯가길이 생긴 후 손님이 많이 늘었다”고 합니다. 이래저래 좋은 일입니다.

 

 

월전포는 종점이라 버스 타기가 수월합니다. 

 

 

벗이 보낸 문자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미인은 석류를 좋아해?”의 결론이었습니다.

 

 

“우리 집에도 미인이 살고 있었어…. 우리 딸이 석류를 먼저 먹고 싶어 하더구만…. 아쉽게 난 내 마누라가 먹기를 바랬는데…. 옛날에는 분명 미인이었는데….”

 

 

미인이 있어 완전 다행이라는. 그런데 지금은 곁님이 미인 아니란 소리? 이 친구 큰 일 나겠네….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ㅋㅋㅋ~^^

미인이 석류를 좋아한다고? 금시초문...

바다에도 삶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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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지가 더위에 쓰러진 소도 벌떡 일어난다고?
[순천 맛집] 낙지전골전문점 - 동경낙지

 

 

 

독특한 맛의 낙지전골.

 

 

 

 

"입맛도 없고, 기운도 딸리고 뭐 좋은 거 없나?"

“순천에 맛있는 집 있는데 갈래요?”

 

“메뉴가 뭔데?”
“낙지.”

 

“당신 낙지 먹어?”
“낙지는 먹잖아.”

 

 

아내는 고기는 전혀 먹지 않고, 일부 생선만 먹습니다.

이도 아주 좋아진 경우입니다.

 

아내는 결혼 전, 고기와 관계된 자리는 거의 가지 않았습니다.

고기가 닿은 그릇은 물론, 숟가락도 쓰지 않을 정도.

 

장모님 말씀으로, 아내 몰래 소고기를 갈아 음식에 넣었는데 귀신같이 알고 숟갈을 놓더랍니다.

 

그런데 지금은 고기 요리도 곧잘 합니다.

다만, 간 맞추는 건 가족에게 의지하지만.

 

이런 변화는 엄마이자 주부인 아내가 아이들을 위한 배려입니다.

역시, 엄마는 위대하나 봅니다.

 

 

 

순천 문화의 거리.

문화의 거리에 자리한 동경낙지.

문화의 거리에는 공연도 푸짐합니다.

낙지전골 한상 차림,

 

 

 

 

순천 문화의 거리에 자리한 ‘동경낙지’.

골목 곳곳에는 아기자기한 맛이 있습니다.

 

동경식당은 손님이 꾸준히 오고 있습니다.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지정식당.

 

 

“뭐 시켰어?”
“응. 여긴 메뉴가 하나야. 사람 숫자만 말하면 돼.”

 

 

여긴 낙지 전문점으로 낙지전골 한 가지만 합니다.

한 가지 메뉴라 손님 회전율이 손꼽을 만큼 좋습니다.

 

 

"낙지는 쓰러진 소도 먹으면 벌떡 일어난데!"
"에이~, 설마 그럴라고."

 

 

아내 뒤로 낙지에 대한 상식을 알려주는 홍보판이 보였습니다.

“저기 봐. 저기 쓰여 있잖아.” 이를 옮기면 이렇습니다.

 

 

“낙지는 바다 생물 가운데 대표적인 스테미너 식품 중 하나.

<자산어보>에 ‘이를 먹으면 사람의 원기를 돋운다.

말라빠진 소에게 낙지 서너 마리를 먹이면 곧 강한 힘을 갖게 된다.’

 

실제로 소가 새끼를 낳거나 여름에 더위를 먹고 쓰러졌을 때 낙지 한 마리를 호박잎에 싸서 먹이면 소가 벌떡 일어날 정도로 원기회복에 좋다.

낙지는 단백질이 풍부하고 콜레스테롤이 낮고, 아미노산과 철분, 칼슘 등의 무기질 및 EPA, DHA가 풍부해 힘없을 때, 기를 돋궈준다.“

 

 

 

 

얼음 동동 싱건지.

싱건지는 여름 별미입니다.

낙지 전골. 양도 푸짐...

빨리 끓으시오...

낙지전골 맛은?

 

 

 

밑반찬으로 부침개, 어묵 무침, 멸치조림, 깍두기, 콩나물, 김치 등이 나왔습니다.

압권은 뒤에 따로 나온 싱건지(물김치)였습니다.

흰 항아리에 가득 담긴 싱건지는 입맛을 살렸습니다.

 

 

옆자리에 청춘 남녀가 앉았습니다.

듣자하니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청춘.

뭐가 그리 좋은지 어색하면서도 웃음 만발. 청춘은, 사랑은 그래서 좋은 거라는….

 

 

낙지전골이 나왔습니다.

허연 국물에 당면과 버섯, 부추, 양파 등 야채 및 그 아래로 낙지가 보였습니다.

국자로 뒤적이자 푸짐했습니다.

일반 전골은 불판에 얹어 끓이며 먹는데, 여긴 밥에 부어 먹더군요.

 

 

“신랑 어지간히 주고, 자네 많이 먹게. 당신도 힘없다며!”
“그래도 신랑이 많이 먹어야지.”

 

 

기운 없고, 의욕 없다는 아내가 더 걱정입니다. 그래도 남편 챙기는 각시가 좋습니다.

 

“밥 위에 김을 얹어 먹으면 더 맛있다”며 김 가루까지 얹어 줍니다.

결혼 16년 차. 뭐가 좋다고 이러는지 고마울 따름입니다.

 

낙지전골. 맛이 독특합니다. 감칠맛과 얼큰한 맛이 여운으로 남습니다.

 

 

 

 낙지전골을 밥에 올리고...

 낙지국밥이 되었습니다.

 이걸 한 입에...

김 가루도 얹어 먹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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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수정/삭제   댓글쓰기

    낙지도 이제는 귀족음식이 되어 갑니다.
    서민들이 먹기는 점점 부담스러워지더군요.
    팸투어 고생하셨습니다. 메일로 사진 보냈습니다.

    2013.08.19 07:38 신고

닭살부부 끝이 뭔가를 보여준 그들 행동은?

두 손 들고 ‘졌다’ 외친 닭살부부 사랑방식

 

 

새조개 샤브샤브입니다. 

 

 

“서울서 왔는데 내일 올라가요. 오늘 저녁 아니면 못 봐요.”

 

 

지난 금요일 오후, 지인 아내의 전화였습니다.

저녁에 부부 동반으로 꼭 보자는 의도 속에, 협박 반 애교 반이 들어 있었습니다. 선약이 있어 상대방 의견을 묻고 연락하겠다고 대답했습니다. 선약한 지인에게 사정을 말했더니 양해해 주더군요. 다시 전화를 걸었더니 메뉴 고민을 시키더군요.

 

 

“두 개 중 골라요. 새조개? 아님 숙회?”

 

 

두 말 없이 새조개를 골랐습니다.

새조개가 끝물이라 이 기회 놓치면 내년까지 기다려야 먹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생선회보다 패류를 더 즐기는 취향이라 고르고 자시고 할 게 없었습니다. 퇴근 후, 여수 맛집 중 하나인 진남시장 내의 광명식당으로 향했습니다. 아무도 없었습니다.

 

 

“약속 시간이 다 되었는데 아직 멀었어요?”
“신랑이 이제 데리러 왔어요. 조금만 기다리세요.”

 

 

닭살부부는 역시 달랐습니다.

신랑도 신랑입니다. 보통 남편 같으면 택시 타고 식당으로 오라할 터인데 꼭 각시를 모시러 다닙니다. 아내에게 베푸는 매너 하난 못 쫓아갈 정도입니다. 아내를 소중하고 귀하게 여기는 이런 마음을 배워야 할 텐데 싶었습니다.

 

 

새조개입니다.

이 육수가 맛을 좌우합니다.

 

 

입에서 살살 녹는 바다 향, 새조개 샤브샤브

 

 

새조개 데침 회(샤브샤브)가 나왔습니다.

육수가 지글지글 끓자 미나리와 노지 시금치, 마늘, 새조개 등을 넣었습니다. 그리고 살짝 데친 새조개와 시금치, 미나리 등을 건져 초장에 찍어 한 입에 넣었습니다. 입안에서 사르르 녹았습니다. 은은한 바다 향까지 퍼졌습니다.

 

 

“여봉~, 드시와용~~~.”

 

 

남편 먹이려는 이런 모습 흔합니다.

하지만 콧소리 섞인 애교는 흔하지 않습니다. 애교 섞인 백만 불짜리 권함은 늘 닭살 돋게 합니다. 터프한 제 아내 말을 빌리자면 “당신은 애교 있는 각시가 부럽지?” 할 정돕니다. 이왕이면 다홍치마. 애교 싫을 남자 있을까.

 

 

“많이 드세용~^^”

 

 

지인 아내는 다른 사람까지 챙겨주었습니다.

지인 말에 따르면 재래시장에 있는 이 식당을 자주 찾는 건, 맛도 맛이지만 야채까지 엄청 푸짐하기 때문입니다. 시장을 끼고 있으니 무엇이든 구하기 쉽기에 비싼 야채도 팍팍 얹어 줍니다.

 

 

대체로 올해 새조개는 비싼 편입니다.

1월 초, 여수 바다 인근에서 터지기 않아섭니다. 그러다 2월에 돌산 평사 바다에서 터져 값이 내렸습니다. 새조개가 끝물이라 씨알이 굵습니다. 비싼 새조개 한 판이면 될 것을, 결국 두 판으로 늘었습니다. 점차 배가 불러옵니다.

 

 

이걸 육수에 면발을 먹어야 끝입니다.

김헌 씨 부부입니다. 배려가 몸에 박혀 있습니다.

 

 

 

두 손 들고 “졌다” 외친 닭살부부 사랑방식

 

 

“우리, 라면 사리 먹을까, 칼국수 먹을까?”

 

 

새조개 샤브샤브의 마지막은 푹 끓인 육수에 면발을 넣어 먹습니다.

지인 아내는 거침없이 칼국수를 외쳤습니다. 식당에 칼국수 면발이 없는데도 시켰습니다. 단지, 라면 사리보다 건강에 더 좋다는 간단한 이치였습니다. 여기까지라면 그들 부부는 아주 평범한 ‘닭살부부’였을 겁니다.

 

 

“기다려 봐. 우리 신랑, 칼국수 면발 구해 올 거다~”

 

 

그녀가 일어나 밖으로 나가는 신랑 뒷모습을 보며 말했습니다.

화장실 간 게 아니라는 겁니다. 그는 한참 뒤에서야 돌아왔습니다. 한 손에 비닐 봉투를 들고 있었습니다. 그가 하는 말에 입이 쩍 벌어졌습니다.

 

 

“물어물어 칼국수 면발 구하러 갔더니 문 닫았대. 할 수 없이 마트에서 칼국수 면발 사왔어.”

 

 

이 말에 두 손 들고, “형님 제가 졌습니다!” 했습니다.

이건 닭살부부가 아니라 사랑이 가득한 아름다운 부부였습니다. 상대방을 위한 배려의 기본을 보여 준 남편의 행동에 할 말 잃었습니다. 저도 아내에게 좀 한다는 편인데, 이건 그 축에도 끼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배움은 역시 언제 어느 순간에도 찾아 드나 봅니다.

아름다운 부부의 모습은 서로 가슴으로 안는 거라 합니다. 가슴으로 꼭 안아주시길….

 

 

지인이 사온 칼국수 면발입니다.

 

 

 

안내드립니다.

 

블친님들과 구독자 분들 덕분에 제가 운영하는

'알콩달콩 섬 이야기' 블로그가

제4회 2013 대한민국 블로그 어워드 개인부문에

<일상/생활 부문> 후보로 선정되었습니다.

 

투표는 3월 11일부터 31일까지 심사 및 투표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아래 주소에 가셔서 투표 부탁드립니다.

 

http://snsawards.com/iblog/vote2012_03/1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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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류에 얽힌 서리와 추억의 맛에 몸서리
각시가 석류 하날 혼자 해치웠대요.

 

 

 

 

 

 

“자네, 특히 좋아하는 과일 있는가?”

 

며칠 전, 지인은 뜬금없이 질문을 던졌습니다.

 

두 말하면 잔소리. 바로 즉석에서, 가다렸다는 듯 “석류요”하고 답했습니다.

그러자 그는 “그게 그리 좋아?”라며 싱긋 웃어보였습니다.

지인의 웃음은 안 봐도 알겠다는 의미였습니다.

 

그러니까 일전에 지인에게 석류 하나를 선물 받은 적 있습니다.

누가 싸줬다며 저에게 준 것입니다.

 

저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40여년 만에 손에 넣은 석류를 쪼개 입에 넣었습니다.

그리고 자는 아이들 빼고, 아내에게 권했습니다.

아내는 됐다며 혼자 맛있게 먹으라며 사양했습니다.

 

 

“당신, 이 맛있는 석류를 정말 안 먹는단 말이지.”

 

 

거듭, 함께 먹을 것을 권했지만 아내는 고개조차 돌리지 않았습니다.

주먹만 한 석류를 혼자 독차지해 먹는 즐거움은 그 자체로 엄청난 포만감이었습니다.

 

그랬는데 아내가 다짜고짜 뒤통수를 쳤습니다.

 

 

“각시는 안주고 혼자 다 먹었단 말이지.”
“먹으라고 해도 안 먹는다더니, 왜 그래?"
“당신이 하도 맛있게 먹길래. 그런데 각시한테 먹으란 말도 안 하냐.”

 

 

기막힐 일이었습니다. 분명 같이 먹자고 했는데, 그 말조차 안했다니….

이럴 때 CC TV라도 있었으면 확인시켜 줄 텐데.

어쨌거나 석류를 향한 식탐이 엄청났나 봅니다.

 

이런 사연을 지인에게 말했더니, 너털웃음 한 번 흘리더군요.

 

 

석류에 얽힌 서리와 추억의 맛에 몸서리

 

 

 

먹을거리와 얽힌 추억이 많습니다. 그 중 석류에 대한 추억이 아련합니다.

 

어릴 적, 저희 뒷집 대문 옆에 석류나무가 한 그루 있었습니다.

5월이 되면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히기 시작했습니다.

쑥쑥 자란 석류는 8~9월이 되면 토실토실했습니다.

 

껍질을 뚫고 터져 나온 석류 알갱이는 빨갛다 못해 핏빛을 띠고 어린 저를 유혹했습니다.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유혹 앞에, 주먹만큼이나 큰 석류를 따 먹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 많았습니다.

 

터질 듯이 익은 석류를 딸 때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인내의 한계에 다다르곤 했습니다. 대문 담장 너머로 손만 넣으면 석류를 잡을 수 있는 유혹은 너무나 강렬했습니다.

 

유혹을 이기지 못해, 아무도 몰래 석류를 따 혼자 숨어서 먹을 때면 둘이 먹다가 하나가 죽어도 모를 기찬 맛에 완전 범죄(?)를 꿈꾸던 온 몸의 긴장은 사르르 녹아 사라졌습니다.

 

다행이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아 4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혼자만의 추억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맛은 서리의 즐거움을 아는 사람만이 기억하는 추억일 겁니다.

석류에 얽혀 있는 추억의 맛은 석류를 볼 때마다 자동 반사적으로 입안에 침이 가득 고이고, 몸은 작은 몸서리를 치게 합니다. 그리고 웃음이 절로 피어납니다.

 

 

 

 

각시가 석류 하날 혼자 해치웠대요. 

 

 

부부 간 있었던 석류에 얽힌 오해와 추억을 아는 지인이 선물로 석류 세 개와 홍시 다섯 개를 주었습니다.

 

석류는 제게, 홍시는 가족들에게 줄 요량이었나 봅니다.

받자마자 집에서 석류 하나를 쪼갰습니다.

 

혼자 먹었다가는 또 혼쭐날 게 염려되었습니다.

 

 

“여보, 얘들아, 석류 먹어라.”

 

 

먹지 않을 것 같았던 식구들이 석류 앞에 모였습니다.

아내와 아이들도 맛있게 잘 먹더군요. 이렇게 잘 먹을 줄 미처 몰랐습니다.

 

내 피 같은 석류가, 그 맛있는 석류가 없어지는 게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아직 두 개가 남은 터라 뒤에 또 먹으면 된다, 싶었습니다.

 

아뿔싸, 그런데 예상치 못했던 변수가 생겼습니다.

 

지난 월요일, 절에 갔다 왔더니, 석류 하나가 사라졌지 뭡니까.

아내가 석류 하나를 해치웠더군요. 아~, 그 애통함(?)이란….

 

이 마음을 담아 석류를 선물했던 지인에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성님, 성불사 있는 동안 각시가 석류 하날 혼자 해치웠대요.

하나라도 남아 다행~^^”
“마니 사줄게. 싸우지 마라. ㅎㅎㅎ”

 

 

지인의 재밌는 답변에 혼자 빵 터졌습니다. 나 원 참. 석류가 뭐라고 싸움까지. 다시 문자를 보냈습니다.

 

 

“교수님, 그냥 저희가 사 먹을게요~. ㅠㅠ 어찌 각시님이랑 싸우겠어요?”
   


이랬는데 글쎄, 어제 퇴근하고 집에 갔더니, 식탁 위에 하나 남은 석류마저도 흔적 없이 사라졌지 뭡니까.

 

알고 보니, 딸애가 먹었더군요.

그런데 석류 껍질과 알갱이들이 지저분하게 싱크대에 널브러져 있었습니다.

그 광경에 탄식이 흘러 나왔습니다.

 

 

‘아이고~, 아이고~, 아까운 내 석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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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위해 곰국 끓인 아내 VS 엄살 심한 아빠
밤늦게 사골국 끓인 아내, 남편 향한 사랑?
“아빠, 엄살은. 우리 아빠는 엄살이 너무 심해.”

 

 

 

 별 거 다하는 닭살 부부입니다.

 

 

“사모님 잘 계시죠?”
“아니. 지금 엄청 고생하고 있어.”

 

 

지인은 의례적 물음에 고생 중이라고 했습니다.

 

남편 먹일 사골 곰국 끓이다 얼굴, 팔, 다리 등을 데었다고 합니다. 머리카락까지 탔다더군요. 걱정 속에 농담 한 마디 던졌습니다.

 

 

“각시가 집에서 곰국 끓이는 건 남편 버리는 준비라던데, 혹시 사모님도?”

 

 

지인은 펄쩍 뛰었습니다.

“내가 한 눈 안 팔고 얼마나 잘하는데, 그럴 리가 없다”는 겁니다. 자기처럼 “아내에게 져 주며, 맞춰 사는 사람이 없을 거다” “한 여자도 벅찬데 다른 여자에게 눈 돌릴 생각은 애초에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지난 일요일, 김헌ㆍ신재은 부부와 함께 여행을 갔습니다. 당초 목적지는 전남 장성 축령산 ‘치유의 숲’이었으나, 가던 도중 전북 고창 ‘고창읍성’과 ‘선운사’로 바뀌었습니다. 미리 보는 단풍 구경 겸이었습니다.

 

 

밤늦게 사골국 끓인 건 남편 향한 사랑이었다?

 

 

재밌게 사는 김헌 신재은 부부입니다.

 

 

 

땅을 밟으면 마음이 편안해 진다죠.

싸였던 스트레스 등을 버리니 가벼워지는 이치입니다. 지인 아내가 사골 국 끓이다 다친 이야기가 화제로 등장했습니다.

 

 

“입술은 이제 다 나은 거죠?”
“다 나았는데, 입술이 두꺼워진 느낌이야. 남편이랑 뽀뽀도 못한다니까.”


“엥, 50 중년 부부가 아직 뽀뽀를 해요?”
“우린 아침 출근할 때 뽀뽀하는데….”

 

 

예나 지금이나 애정 넘치는 부부였습니다.

 

서로에게 헌신적인 부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다친 아내 간호는 어느 정도까지 했는지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대답이 구구절절 이어졌습니다.

 

 

“난, 아내가 새벽에 곰국 끓이다 데였을 때, 화기 빼느라 한 숨도 못자고 9시간 내내 간호했어. 그리고 오전에는 회사 일, 오후에는 병원을 오가며 아내 치료에 매달렸다니까.“

 

 

이 정도면 괜찮은 남편이었습니다.

 

지인 아내도 “밤늦게 사골 국 끓이다 다친 건 남편을 향한 나의 사랑이었다”고 항변했습니다. 이들의 닭살 행각에, 손을 내밀며 화제를 돌렸습니다.

 

 

“아빠, 엄살은. 우리 아빠는 엄살이 너무 심해.”

 

 

 

삼겹살 굽다 손가락이 데였습니다.

 

 

 

 

“이 손 좀 보세요.”
“어, 손 왜 그래?”

 

“집에서 아이들 삼겹살 구어주다가 기름에 데었어요.”
“그건, 자식 위하는 아버지의 영광스런 상처야.”

 

 

뜻하지 않게 칠칠치 못한 아빠에서 영광스런 아버지가 되었습니다. 머쓱하대요. 사실은 아들이 삼겹살 구울 때가 생각났습니다.

 

 

“아빠, 아빠가 삼겹살 좀 구워 줘요.”
“네가 구워.”


“기름이 튀어 무섭단 말예요.”
“엄살은, 조심히 구우면 돼지.”

 

 

이랬던 아빠가 데었으니 체면이 영 아니었습니다.

손 데인 후 “따갑다”고 했더니, 아들과 딸에게 말이 되돌아왔습니다.

 

 

“아빠, 엄살은. 우리 아빠는 엄살이 너무 심해.”

 

 

이랬는데, 지인은 자식을 위한 영광의 상처로 대접한 겁니다. 찔리긴 하대요. 아버지로써 자식에게 해야 할 일에 대해 반성 많이 했습니다.

 

하여튼 누군가를 위해 움직일 수 있다는 건 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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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못한 “당신이 웃으니 기분 좋네요!”에 활짝

 

 

 

 

출근 준비로 정신없는 아침.

 

어제는 아내가 차려놓은 반찬에 밥을 퍼 후다닥 해치우고 세면실로 직행. 세면장에서 머리를 말리는 중, 차례를 기다리던 아내가 한 마디 던집니다.

 

 

“빨리 나와요.”

“그냥 들어 와서 하면 되잖아. 새삼스럽게 왜 그런가?”

 

 

안방 세면장이 사용 중이면 거실 쪽 세면장을 이용하면 될 텐데 꼭 순서를 기다리는 식구들이 우습습니다. 습관인 게지요.

 

서둘러 아내에게 자리를 비켜주고 물러나 발을 닦으며 아내를 힐끔 쳐다보았습니다.

 

헉, 뭥미? 글쎄 물방울 원피스를 입은 채 머리를 감고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아무리 바쁘더라도 씻고 나서 출근복을 입는 게 순서지요.

 

그런데 아내는 남편이 세면하는 사이를 못 참고 출근복을 갖춰 입은 겁니다. 출근복 차림으로 머릴 감는 모습에 웃음이 터졌습니다.

 

이 시점에서 잔소리성 한 마디를 건넸습니다.

 

 

“하하하~. 출근복 챙겨 입고 머릴 감다니 너무 재밌다~. 하하하~”

 

 

그리고 아내 말을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웬걸. 머리를 감던 아내에게서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소리가 흘러 나왔습니다.

 

 

“당신이 웃으니 그게 더 기분 좋네요.”

 

 

럴수, 럴수, 이럴 수가. 긍정적인 반응에 저까지 기분 좋았습니다. 한 마디 붙였습니다.

 

 

“당신 종종 옷 입은 채로 머릴 감기도 하나 보네?”

“가끔 그래요. 딸을 보면 몰라요. 이렇게 한 번 웃는 거죠.”

“미안해. 내가 각시에게 무심했구먼.”

 

 

오는 말이 고우면 가는 말도 고운 게 인지상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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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다가 봉변, 이번이 세 번째야. 흑흑흑.”

 

 

 

부부로 살다보면 별 일 다 있지요.
부부의 인연이란 무엇이기에, 볼 것 못 볼 것 다 보면 지낼까?

어제 새벽 자다가 꿈을 꿨습니다. 완전 비몽사몽이었지요.
다투는 꿈이었습니다. 다툼 중에 팔을 휘젓고 있었습니다.  

‘퍽’

제 손에 전달된 얼굴의 둔탁한 느낌과 함께 눈을 떠 옆 자리를 확인했습니다.
아뿔사, 이 일을 어째야 쓸까~잉. 아내가 보였습니다.
아내의 모습과 동시에 아내의 원망이 터졌습니다.

“아야~. 자다가 봉변, 이번이 벌써 세 번째야.
나는 언제까지 자다가 남편한데 얻어맞아야 하는데? 흑흑흑~.”

결혼 14년차. 정말 어처구니없었습니다.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했거늘 자다 말고 아내를 왜 쳤는지….
무안하고 미안한 마음뿐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웃음이 픽 나오더군요.
그걸 본 아내가 강하고 과감한 조치를 내렸습니다.

“각시 때리고 웃음이 나와. 오늘부터 각시랑 잘 생각 마! 미안하단 말도 없네. 흑흑흑~.”

“미안하네. 꿈속에서….”

아내는 찬바람 쌩쌩이며 침대를 박차고 거실로 나갔습니다.
무슨 변명이라도 해야 했습니다. 

아내는 소파에 머리를 묻고 있었습니다.
곁으로 다가가자 씩씩거리며 한 마디 하더군요.


“각시한테 쌓인 거 있어? 당신, 꿈속에서도 날 마구 때렸지? 난 그게 더 분해.”
“당신 꿈이 아니고 서울 작은 누나 꿈이었어. 누나랑 실랑이 중이었거든.”


꿈은 반대라더니,
아무래도 작은 누이가 고향에 오기로 한 날이라 그게 반가웠나 봐요.
그제야 아내가 좀 풀리더군요.

잠에서 깬 아이들이 한 명씩 거실로 나왔습니다.
동시에 아빠의 악행(?)이 전달되었습니다.
아이들 반응은 의외였습니다.

“아빠, 오늘 작은 고모 와?”


아들
“엄마, 내가 아빠 옆에서 자다가 아빠 엉덩이를 꽉 물어버릴까?”


아내
“와~, 그래라. 당신도 자다가 봉변을 당해봐야 내 기분 알거야.”

아내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저도 자다가 아들에게 엉덩이 물린 적 있거든요.

암튼, 오후에 부모님과 누님을 만났습니다.
아내는 시누에게 자다가 맞은 사연을 또 고해 받쳤습니다. 누나 반응요?


“왜 그랬대. 너 간이 크다 못해 배 밖으로 나왔구나. 다신 그러지 마. 호호호~”


아내는 이 소리를 들은 후에야 활짝 웃음을 보였습니다.
완전 풀렸습니다. 어제 밤, 아내를 가슴으로 안았습니다.

저요? 누나 말대로 간이 배 밖으로 나온 거 맞습니다.
편안하고 안락한 노후를 위해 아내에게 잘해야 하는데 탈입니다.

‘여보, 미안. 그러나 애는 쓰겠지만 장담은 못해~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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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시와 아들 잘 둔 줄이나 알아라!

 

 

어제, 친구 둘을 만났습니다.
요즘 만남이 뜸했으나 마음만은 언제나 반가운 47년 지기지요.
오랜만에 만났더니, 요 두 놈 자랑(?) 질이 여간 아니더군요.
참나, 눈꼴 시러버서~ㅋㅋ.

자랑 질의 종결자(?) 두 친구 이야기 속으로 고고~.

 

# 친구의 자랑 질 1.

 

“줄 게 있는데….”
“뭔데, 뜸을 들여?”

“선물이야. 뭐 거창한 건 아니고 책이야.”
“책? 책이면 더 좋지. 무슨 책인데?”

친구에게 책 한권 선물 받았습니다.
그러면서 쑥스러운 듯 말하더군요.

 

“우리 각시가 에세이집 한 권 냈어.”
“와, 내가 더 반갑다~. 너 이제 작가 남편 됐네.”

 

정말 축하할 일이었지요. 잠시 책을 살폈습니다.
표지에는 녹차 따르는 사진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내 안에 고요를 만나다>(저자 정광주) 표지의 정적인 느낌이 매우 좋더군요.

“나도 우리 각시가 글 쓰는 재주 같은 거 없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데.
책 쓰는 게 장난 아니더라고. 이번에 각시 재주를 알아봤다니까.”

겸손이었지요. 친구 아내는 고등학교 국어 선생님입니다.
제가 알기로 그녀는 참 재주 많은 선생님입니다. 그래 친구가 한 마디씩 했지요.

“너, 각시 잘 만난 줄이나 알아라.”

남편들은 이런 소리 듣길 바라지요~^^.

 

# 친구의 자랑 질 2.

한 친구도 친구의 자랑 질이 탐이 났는지 대놓고 그러대요.

“나도 우리 아들 자랑 좀 해야겠다.”

친구 간에 좋은 일 넘치면 좋지요. 흔쾌히 그래라 했지요.

“초등학교 4학년인 (김)상겸이가 며칠 전 생일이었어. 타지로 고등학교 간 딸과 미리 생일파티를 했지만 당일에 밋밋하게 있자니 허전하더라고. 셋이서 조촐히 생일 밥을 먹었지. 근데 이날 어쩐지 알아?”

눈으로 보지 않은 이상, 무슨 일 있었는지 누가 알겠어요.
그래도 맞장구 쳐줘야 신나지 않겠어요. “어쨌는데?” 했지요.

“집에 가는데 아들이 자기가 엄마 손가방을 꼭 들겠대. 가방 속 내용물 흘릴까봐 아내가 마다하는데도 기어이 뺏는 거야. 결국 아들이 들었지. 집에 도착해 뭐 빠진 거 없나 하고 손가방을 확인하던 아내가 깜짝 놀라며 그러대.”
“뭐랬는데?”

“아, 글쎄! 아들이 자기 낳아준 엄마에게 감사하다며 마음 표시로 봉투에 2만원을 넣어놨더래.”

헉. 손가방 이야기 할 때만 해도 가방 들어주는 아들(남자)의 배려로만 알았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에게 이것만으로도 칭찬 할 만하지요.

그런데 아이가 생일날 자길 낳아준 걸 감사 표시까지 하다니….

아이의 의젓함이
너무 부러웠지요.
그런데 친구 놈이 한 마디로 자랑 질을 종결짓더군요.

“내 아들이지만 내가 생각해도 그놈은 나보다 더 가슴이 큰 것 같아.”

부모는 이런 자식이길 바라지요~^^.
모두 즐거운 한가위 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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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11.08 17:48

“예쁘다 하면 남편은 질투 나나 봐요.”
부부, 사랑 확인하며 확인해주며 살길

 

 

지인들과 마주 앉아 이야기 웃음꽃을 피웠지요.

“전보다 더 예뻐지셨어요.”

옆에서 한 부인에게 건넨 말이었습니다. 예쁘다는데 마다할 여자 있겠어요.
그것도 잠시, 황당한(?) 말이 튀어 나오데요.

“제종길 의원 있는데서 부인 예쁘단 말 하지마. 제 의원이 싫어해.”

뭥미?
흥미로운 건 당사자인 제종길 전 국회의원이 옆에서 실실 웃고 있다는 거였습니다.
한편으로 자기 부인 예쁘다는 말을 싫어하는 남편도 있구나, 싶었지요.

이런 남자는 대개 두 부류지요. 사랑이 과하던지, 질투가 과하던지.
이건 순전히 자신만의 여자, 혹은 자기만의 아내이길 바라는 부류지요.
어쨌거나 아내를 향한 남편의 사랑을 누가 뭐라 할까.

옆에서 아내 예쁘다는 소릴 싫어하는 이유를 설명하대요.

“자기 각시 예쁘다면 마음이 뜨끔하대. 자기보다 더 좋아하면 어쩌지 하고.”

그 말에 빵 터졌지요.

사실, 그는 전직 국회의원까지 지낸 터라, 제법 그럴싸한 이유를 기대했거든요.
하기야 이럴 땐 밖에서 폼 잡던 중년 유부남들도 어쩔 수 없는 찌질남(?)이 되나 봐요~^^.

지인들입니다. 아내 예쁘다는 소릴 싫어하는 이유를 듣고 빵 터졌지요.


웃음을 그치니 그의 아내가 직접 답하데요.

“남들이 인사치레로 저를 예쁘다고 하면 제 남편은 질투가 나나 봐요. 호호~”

그 소릴 듣던 그가 발그스레한, 겸연쩍은 얼굴로 웃으며 그러대요.

“우리 마누라가 좀 예쁘긴 하지?
남들이 우리 마누라 보고 예쁘다고 하면 겁이 나. 경쟁자 생길까봐. 헤헤~^^”

농담처럼 던진 그도 아내도 행복한 표정이대요.
사람들 있는데서 각시 자랑하는 남편, 정말 팔불출이죠?
그래도 전, 부부 사랑 깊이를 보는 것 같아 좋더라고요.

부부도 이렇듯 사랑을 확인하며 확인해주며 살아야 할 것 같아요.
안 그럼, 누가 내 각시, 내 남편 사랑해 주겠어요.

아내들이 남편에게 가장 듣고 싶은 말이 요거라면서요.

“여보, 사랑해!”

유부남들, ‘사랑해’란 말 아끼지 마시죠.
뭐, 그런다고 입이 닳아 없어질 것도 아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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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투하는 기색이 있으면 어쩐지 알아”
요런, 여우같은 마누라가 어디 없나요?

 

“내가 죽겠어~. 어디서 말도 못하고…”

친구가 앉자마자 던진 말입니다. 말은 약간 격해도 얼굴에 잔잔한 웃음이 묻어 있습니다. 자초지종을 모르니 뭐라 훈수 들 수가 없대요.

“왜 그래? 무슨 일 있는 겨.”
“무슨 일은, 아들 놈 땜에 그렇지.”

살살 구슬리니 실타래처럼 한 올 한 올 이야기가 나옵니다. 초등학교 5학년인 친구 아들이 아빠를 자극했나 봅니다. 

“아들놈이 엄마랑 죽고 못 살아. 둘이서 보듬고 뽀뽀하고 가관이야. 꼴사납다니깐. 자꾸 신경 쓰여. 내 각시를….”

친구 아내와 어린 아들이 벌이는 격한(?) 포옹과 뽀뽀가 아빠의 질투심을 유발한 거였습니다. 나 원 참. ‘별 걸 다 자랑질이네’ 싶었지요. 

이즈음에서 “모자간의 사랑스런 행동을 문제 삼는다”고 찍었습니다. 하지만 그게 아니랍니다. 좀 더 들어 보라나요.

“아들이 나랑 이야기 할 땐 반말하다가도, 엄마한테는 ‘그랬어요? 저랬어요.’하고 말을 올린다니까.”

사랑에 눈먼 아비의 못난 질투, 그 자체였습니다. 더 이상 들을 것도 없었지요.

“야~, 귀신 씨 나락 까먹는 소리 그만하고, 술이나 마셔!”

살짝 오금을 박았지요. 그런데 자기가 약이 오른 건 따로 있다나요. 여기에 묘한 반전이 있더군요.

 

 

 “속 터지는 건 각시야. 아들하고 안고 뽀뽀하면서도 내 눈치를 살살 봐. 행여 남편이 질투하나 하고.”

이것들이 사랑 놀음을 아직까지 하다니 배가 아프대요. ‘사돈이 땅을 사면 배 아프다’더니, 저도 친구에게 곱지 않은 눈을 흘겼습니다.

“질투하는 기색이 있으면 어쩐지 알아~? 묘한 표정으로 은근히 즐긴다니까.”

친구 부부가 결혼 20여년을 신혼처럼 사는 비결이 여기에 숨어 있었습니다. 남편의 질투심을 적당히 유발해 아직까지 섹시함을 어필하는 거였습니다.

자극에는 ‘질투’ 유발이 제일이나 봅니다. 요런, 여우같은 마누라가 어디 없나요? 이러다 각시한테 혼날라~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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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능 비 각시 맞아라고?”…“알았어.”
“비 맞지 말고, 깨끗이 씻고, 옷도 빨아.”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빠 어디야?”


어제 밤 9시 56분, 딸이 보낸 문자 메시지다. 곧바로 전화를 걸었다.


“딸, 아빠 집인데 왜? 무슨 일 있어?”

“아니요. 저, 지금 집에 가고 있어요.”


친구 생일잔치 후 노래방에 몰려간 딸 귀가가 늦었다.


별 생각 없이 그러려니 했다. 딸은 집에 오자마자 우산과 가방을 털어 베란다에 놓았다. 그리고 아침에 감던 머리까지 밤에 감더니 옷까지 빨아 널었다.


“너 왜 안하던 행동을 해?”

“방사능 비를 맞아 그래요. 이 비 맞으면 단단히 씻어야 한대요.”


헉, 조심해 나쁠 건 없었다. 방사능 비가 예고됐었지만 잊고 있었다. 더 씁쓸한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었다.

 

비를 맞고 온 딸은 가방과 우산을 베란다에 뒀다.



“방사능 비를 각시보고 그냥 맞아라고?”…“알았어!”


뒤늦게 온 아내의 전화.


“여보, 내 차에 우산이 없는데 어떡해?”

“그냥 빨리 달려.”

“방사능 비를 각시보고 그냥 맞아라고?”
“알았어, 지금 어디야?”


우산을 들고 주차장으로 갔다. 우산을 받아 든 아내 말이 더 걸작이었다. 딸이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는 거였다.

 

딸이 엄마에게 보낸 문자. 받침도 틀리고...



“비 맞지 말고, 오자마자 깨끗이 씻고, 옷도 빨아.”


“엄마 올 때 비 맞지 말고, 오자마자 깨끗이 씻고, 옷도 빨아. 그냥 자면 안 돼. 얼른 오고 조심해.”


딸이 10시 36분에 엄마에게 보낸 메시지였다.

 

일본 대지진과 쓰나미, 방사능 유출 소식을 아무생각 없이 듣는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었던 모양이다. 아내가 문자를 보고 있던 내게 말을 건넸다.


“딸이 노래방에서 재밌게 놀고 나오는데 비가 오더래. 방사능 비가 와서 기분 잡쳤다나. 친구들끼리 비 맞고 오다 방사능 비에 대해 토론을 했대.”


토론 결론이 궁금했다.


“방사능 비 맞으면 깨끗이 씻어야 한다. 안 그러면 임신이 안 될 수도 있고, 기형아가 나올 확률이 높다 그랬대. 이건 웃지도 못하고….”


섬뜩했다. 그렇지만 TV에선 “방사능 비가 오지만 인체에 영향은 없다”고 안심시키고 있었다. 씁쓸하다. 모두들 스스로 조심하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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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저도 혼자 자면 무섭고 외로워요.”
“두 남자 다 싫으니, 둘이서 같이 자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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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본능은 치열함 자체나 봅니다. 어디에서나 여자를 차지(?)하기 위한 욕망은 끝이 없나 봐요. ㅋㅋ~

‘귀신 씨 나락 까먹는 소리’냐고요? 그냥 방긋 웃으며 이야기를 상상하며 재밌게 읽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아들, 밤이면 밤마다 꼭 저희 부부 침대에서 자려고 호시탐탐 노리고 있지요. 혼자는 외롭다나~. 헐~. 그래, 선전포고(?)를 했습니다.

“너 침대에서 자라.”

몇 번이나 일렀는데도 언제 올라갔을까? 싶게, 침대에서 버젓이 자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이라 옮기려면 꽤 무겁거든요. 하여, 아들과 담판을 지었습니다.

“어쩔~. 저도 혼자 자면 무섭고 외로워요.”

“너는 그렇게 말해도 너 침대에서 안자고 꼭 엄마 아빠 침대에서 자더라. 엄마 아빠도 사생활이란 게 있단다.”
“아빠, 가족이 같이 자면 어디 덧나요?” 

아빠가 말하면 ‘예, 알았어요’ 하면 좋으련만 녀석도 지지 않습니다. 그런다고 한 대 쥐어박을 수도 없고….

“너하고 같이 자면 잠자리가 불편하단 말이야.”
“어쩔~. 저도 혼자 자면 무섭고 외로워요. 그래서 같이 자려는 건데 왜 그러삼.”

요, “어쩔~” 소리, 기막힌 타이밍에 나옵니다. 신나게 이야기 하는데 이 소리가 나오면 정말 힘 빠집니다. 하지 마라 해도 막무가내죠. 점잖게 나가다간 씨알이 먹히지 않을 것 같습니다. 강경, 억압, 치사로 전략으로 바꿔야 했지요.

“두 남자 다 싫으니, 둘이서 같이 자더라고.”

“엄마는 아빠 각시야. 아빠가 엄마랑 자는 게 당연하잖아. 너도 각시를 만나던가.”
“완전 치사 빤스네. 미성년자는 결혼도 안 된다면서요. 저도 엄마랑 결혼 할래요.”

부자지간 티격태격 소릴 듣던 아내가 웃음 가득 찬 얼굴로 한 소리 거들고 나섰습니다.

“어이~, 거기 두 남자들. 나는 오늘 한 여자를 두고 벌이는 두 남자의 결투에서 이긴 남자랑 잘 테니 그리 알아.”

정말, ‘어쩔~’입니다. 졸지에 남편과 아들이 아닌, 두 남자가 되었습니다. 그래도 두 남자의 말다툼이 끝나지 않자 아내는 기막힌 처방을 내렸습니다.

“나는 오늘 두 남자 다 싫으니, 둘이서 같이 자더라고.”

우 잉~. 이럴 때 정말 허탈합니다. 에고~ 에고~, 이렇게 두 남자는 함께 자야 했습니다.


다음에서 '2010 라이프 온 어워드' 네티즌 투표를 하고 있습니다.
영광스럽게 여러분 덕분에 저도 블로그 부분 후보로 올랐습니다.

아래 주소로 들어가 투표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http://campaign.daum.net/LifeOnAwards/community.do?sub=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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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안 씻는 걸 보니 당신 빼다 박았다니깐!”
“불리지 않았는데, 요기 때 밀리는 것 좀 봐요.”

“우리 딸, 다리에 때가 많네. 빨리 가서 씻어.”

아내의 타박. 평상시 잘 씻던 녀석이라 뭔 일인가 싶었지요. 지난 주, 목욕탕 가라 했더니 다음 주에 간다며 버티던 딸이었습니다. 녀석도 민망한지 즉석에서 문지르더니 마른 때가 밀리자 “어~, 진짜네~”하며 얼굴이 빨개졌습니다.

덕분에 씻지 않기로 유명한 아들 녀석 어깨가 으쓱하더군요. 아들은 양치, 세수는 하루에 한 번이면 족합니다. 씻어라 해도 한쪽 귀로 흘리던 녀석인데 일요일에 목욕탕에서 때를 민 후라 힘줄만 했지요.

그러고 말았음 아무 일 없었을 겁니다. 그런데 기어이 아내는 남편까지 끼어 넣더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잘 안 씻는 걸 보니 당신 빼다 박았다니깐!”

“아이들이 잘 안 씻는 걸 보니 당신 빼다 박았다니깐.”

아니, 잠자는 사자 코털을 건드려도 유분수지 왜 가만있는 남편을 건드려 건드리길. 한 마디를 쏴댔습니다.

“아이들이 잘 안 씻는 것과 내가 무슨 상관이야. 우리 각시, 간이 단단히 부었구만.”
“내 말이 틀렸어. 당신 신혼 때 생각 안나? 그때 하루에 1번 이상 안 씻었잖아. 내가 미처 죽는 줄 알았다니까.”

아내도 맞불을 놓더군요. 울화통 터질 일이었지요. 그렇다고 계속 나가다간 한 바탕 부부싸움이 벌어질 판이었습니다. 작전을 바꿔 웃으며 말꼬리를 잡았습니다.

“옛날 일은 왜 꺼내는데?”
“아이들이 잘 안 씻으니까 그렇지. 나를 닮았으면 잘 씻을 텐데….”

딸이 아빠에게 욕까지 먹일 줄이야. 욕실에서 때수건으로 때를 밀던 딸아이에게 불똥이 튀었지요.

“불리지 않았는데, 요기 때 밀리는 것 좀 봐요.”

“어허~, 우리 딸 땜에 아빠까지 덤터기를 쓰는구만.”

딸은 히죽히죽 웃더니, “왜 저를 걸고 넘어져요”라고 궁시렁 궁시렁. 그리고 이어지는 말에 기절할 뻔 했습니다.

“아빠, 때도 불리지 않았는데 요기 때 밀리는 것 좀 봐요.”
“잘 한다 잘해. 딸년이 지 다리에서 나온 때 구경까지 시키네, 그려!”

깨끗한 척은 혼자 다하던 딸이 이 지경이라니 기찰 노릇이었지요. 한편으로 생각하면 이런 날도 잠시잠깐입니다. 몇 년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새초롬한 숙녀 티가 날 테니 더 잘 가꾸겠죠.

그러면 저희 부부는 ‘아이들이 잘 안 씻어 부부싸움도 하고 그랬는데…’라고 추억을 곱씹을 수도 있겠지요. 이렇게 하나하나 아이들과 소중한 추억을 쌓는 중입니다.

<덧붙임>

이 글을 보던 딸, 창피한 줄도 모르고 “왜 국수 서로 먹어라 싸웠던 내용을 뺐냐.”고 채근합니다.

“딸 몸에서 때가 국수처럼 밀리네요. 당신 딸이니 때 국수 당신이 말아 드세요.”
“아니야, 당신 딸이니 당신이 맛있게 말아 드셔.”

서로 ‘때 국수’ 먹길 양보하느라 한바탕 웃음이 터졌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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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딱지 당신 먹어요. 난 안 먹을랑께~”
어머니가 손자 사랑으로 끓여내신 ‘꽃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와우~, 이게 뭐다냐? 꽃게

부모님 댁에 갔더니 구수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한 마디를 던지고 현관을 들어섰다는..

“오매~, 이 구수한 냄새가 뭔 냄새다냐?”
“저녁에 온다길래 시장서 꽃게 좀 샀다. 살 안찌는 아이들 좀 먹일라고...”

손자 손주 먹이다니 어림없는 소리. 에비가 먼저 먹어야제..
아이들은 맛있는 것 먹을 날이 더 많은께로..


어머니는 오뎅을 넣고 꽃게를 끓이고 계셨다.


“엄니~, 꽃게 다리 끝은 왜 자른다요~”

꽃게 끓이는 냄비를 보니 보글보글, 오뎅이랑 넣고 같이 끓인다는..
꽃게는 건져 꽃게대로, 된장 푼 오뎅국은 국대로 냈는디..
꽃게 다리 끝을 가위로 잘라낸 모양새가 워째 요상타..

“엄니~, 꽃게 다리 끝은 왜 자른다요~”
“먹기가 거추장스럽잖아. 아이들 찔릴가봐 짤랐다~”

엄니는 재래시장에 갔다가 비싼 야채에 놀라 뒤로 자빠질 뻔 했다면서..
대신 싸디 싼 꽃게나 먹자하고 사오셨다는디..
덕분에 식구들 꽃게 포식이네 그랴..

알도 꽉 차고 속도 여물어 씹는 맛과 씹히는 맛이 일품이라..
게딱지 하나가 눈에 들어오는디..
나가 묵는다고 허믄 엄니가 꼭 이랄 것 같다.

“아이, 니는 묵지 말고 아그들 줘라!”

 꽃게를 자르시는 어머니.


 알이 차고 속이 여물었다!


각시, “게딱지 당신 먹어요. 난 안 먹을랑께~”

꽃게를 앞에 두고 게딱지를 양보하려는디..
각시가 반가운 소리를 하는구나..

“게딱지 당신 먹어요. 난 안 먹을랑께~”
“아냐, 당신 많이 먹게나!”

대답은 그리 했는데 왜 이리 속이 쓰린지..
맛있게 먹던 아이들 할머니께 인사말을 건네는디..

“할머니, 꽃게 넘 맛있어요!”

엄니, 고맙소! 맛있게 잘 먹었슈~!

 밥도둑 꽃게찜.

"꽃게 마음껏 먹으면 원이 없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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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gimpoman.tistory.com BlogIcon 지후니74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 맛도 맛이지만 고향의 정이 느껴지는 음식이네요.~~ ^^

    2010.10.18 08:20 신고

‘니 돈 부족하면 연락해라’, 세상 잘 살았구나!
‘사람은 덕을 쌓아야 한다’, 난 덕을 쌓았을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우리 집에서 차 한 잔 할까?”

대학 교수인 지인 부부의 요청이었다. 넓은 평수로 이사해 집 구경도 할 겸 순순히 그러마고 했다. 인테리어를 새롭게 꾸민 집은 단정했다. 차 대신 샴페인과 동동주, 과일 등이 등장했다. 자연스레 이사한 사연에 대한 한담이 이어졌다.

“마누라가 갑자기 앞 동에 넓은 평수가 나왔다며 집 구경 가자는 기라. 아무 생각 없이 나섰지. 집 구경 후에 우리 마누라가 그리 이사 가자는 기라. 살던 아파트를 팔아도 7천만 원 정도가 부족한 기라. 이거 고민되데.”

지인도 바다가 쫙~ 보이고 넓어 마음에 들었다. 문제는 돈이었다. 그렇지만 각시 말을 듣는 게 상책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저지르기로 마음먹었다. 부족한 돈은 20여 년간 꾸준히 부었던 연금을 담보로 대출 받을 작정이었다.

“니 돈 부족하면 연락해라”, 세상 잘 살았구나

이사를 결정한 지인은 불알친구 모임에서 이사 말을 전했단다. 그러자 사업하는 한 친구가 자청하고 나섰다.

“이사한다고? 축하해. 그런데 대학 교수가 무슨 돈이 있어? 니, 돈 부족하면 내 한 테 연락해라. 내가 몇 달은 바로 돌려줄 수 있으니깐.”

이 말을 듣고 기분 엄청 좋았단다. 그렇지만 친구지간에 돈 거래하면 의 상한다는 말 때문에 호의만 받기로 했단다. 대신 자기가 세상 잘 살았구나 싶어 뿌듯했단다.

하긴, 아무리 친구라도 1~2백도 아니고 7천만 원 씩이나 돌려준다니 자랑할 만했다. 이 상황이 내 삶을 돌아보게 했다. 내게 이런 친구가 있을까? 난 이런 친구가 되어 줄 수 있을까?

 
“사람은 덕을 쌓아야 한다!”, 난 덕을 쌓았을까?

그런데 아파트 잔금을 치러야 할 전날, 서류가 늦어 대출에 차질이 생겼단다. 부족한 7천만 원을 챙기기에 시간이 빠듯했다. 그는 친구를 떠올렸고, 서둘러 도움을 청했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곧바로 7천만 원이 송금되어 왔다. 지인은 친구의 도움으로 무사히 이사할 수 있었다. 그리고 뒤늦게 대출이 완료되어 삼일 만에 친구에게 꾼 돈 7천만 원을 갚을 수 있었다. 지인이 마지막으로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세상 이치는 참 묘해. 친구 마음만 받기로 했는데, 일이 꼬여 결국 친구의 도움을 받고 말았잖아. 사람 일이란 한 치 앞을 몰라. 그래서 사람은 덕을 쌓아야 하나봐.”

그 말은 묘하게 사람을 반성하게 했다. 난 덕을 쌓았을까? 없는 셈 치고, 늦지 않았으니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덕을 쌓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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