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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장어, 용왕님께서 우리에게 선물로 보낸 장어라고?

고두리 영감제, 어민들의 해상안전과 만선 기원
[섬에서 함께 놀자] 여수 거문도 노루섬 풍어제와 꼼장어





안 노루섬과 밖 노루섬

영국군 묘지에서 본 안 노루섬

제를 올립니다.





10여년 만에 찾은 거문도-백도 여행. 감회가 새롭습니다.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지요. 거문대교가 들어섰고, 아는 사람들 머리엔 흰머리가 늘었습니다. 잠시, 임호상 시인의 시(詩) ‘세월’ 감상하며 야속하게 가는 세월 붙잡아 봅니다.




    세  월
                    임호상


잔디밭엔 틈만 나면
토끼풀이며 이름 모를 잡풀들이
앞다투어 자리 잡는데
아버지 머리 가운데
한 삽 빠진 곳
누구도 찾아오질 않네
그 흔한 새치 하나 오질 않네


 - 임호상 시집 <조금새끼로 운다>에서 -



“막걸리하고, 과일, 과자, 육포 등 사서 두 개로 나눠.”



여수시 삼산면 최윤규 부면장의 막걸리 소리에 귀가 번쩍였습니다. 대낮에 웬 막걸리? 알고 보니, 풍어제 지낼 제수용품이랍니다. 그것도 염동필 삼산면장과 최윤규 부면장 둘이서. 허허, 웃었지요. 암튼 ‘이 양반들이 미쳤나’ 했지요. 올해 풍어제를 지냈는데 또 풍어제라니.




안 노루섬 제단입니다.

안노루섬에서 본 밖 노루섬.

밖노루섬 용왕바위 오르는 길이...




'고두리 영감제', 어민들의 해상안전과 만선 기원



김준옥 교수(전남대)에 따르면 “거문도 풍어제는 ‘고두리 영감제’라고도 부르며, 매년 음력 4월15일에 지냅니다. 고두리 영감제행, 풍어제, 용왕제, 거북제 등 네 가지 행사를 하루에 같이 치른다”고 합니다. ‘고두리’고등어를 말합니다. 다음은 고두리 영감제와 거북제 유래 및 용왕제 의미입니다.



고두리 영감제 유래


“옛날 거문리에 흉어(凶漁)가 들었다. 마을 사람들이 정성스레 용왕제를 지냈다. 그 후 갑자기 폭풍우가 몰아쳤다. 폭풍우 뒤 바위 하나가 마을 앞바다로 둥둥 떠올랐다. 사람들은 용왕이 보낸 바위로 믿고, 안노루섬 정상에 신체로 모시고 제사 지냈다. 그 해부터 고등어가 많이 잡혔다. 그래서 이 돌을 고두리 영감으로 부르게 되었다.”



거북제 유래


“해방 직후 거북이 한 마리가 상처를 입고 변촌 해안으로 올라왔다. 마을 사람들은 거북이가 가여웠지만 잡아먹었다. 그런 뒤 마을에 변고가 생겼다. 고기가 잡히지 않은 것이었다. 마을 사람들은 용왕의 사자인 거북이를 잡아먹었기 때문이라며, 거북이를 달래는 제사를 지냈다. 제사 후 갈치가 아주 잘 잡혔다.”



용왕제 의미


“용왕제는 동해 청룡, 남해 적룡, 서해 백룡, 북해 흑룡, 그리고 중앙의 황룡으로 대표되면서 각 바다를 관장하는 용왕들께 어민들의 조업 중 안전과 만선을 기원하고, 어로작업 중 세상을 떠난 수중고혼을 달래는 제사다.”



제수용품을 챙기고...

용왕님이시여!

밖 노루섬에서 제를 올립니다.




삼산면장 부면장, 둘이 풍어제 지내는 이유가?



“풍수로 보면 거문도는 해룡농주(海龍弄珠) 쌍룡희주(雙龍戱珠) 지세다. 동도는 숫룡, 서도는 암룡이다. 고도는 동서 쌍용 사이에 놓인 여의주다. 밖 노루섬과 안 노루섬은 작은 구슬과 방파제 역할을 한다.”



염동필 면장의 설명입니다. 그들은 왜 풍어제를 지내려는 걸까? 염 면장은 “올해 노루섬에서 풍어제 지낼 때, 출장이 겹쳐 참석 못했다. 이게 마음에 걸렸다. 그래 조촐하게 둘이서 지내려는 것이다”고 말합니다. 백성을 위하는 ‘위민’의 현장입니다. 입만 열면 허튼 소리하는 정치인이 배워야 할 듯합니다.



안 노루섬. 섬에서 섬을 봐도 그림입니다. 고두리 영감 제단 앞에 섰습니다. 배, 바나나, 막걸리, 과자, 육포, 어포 등을 차립니다. 거문도 해풍쑥 막걸리를 따릅니다. 면장과 부면장, 나란히 섭니다. 진지합니다. 맞춰 절을 올립니다. 제단 가운데 놓인 물에 뜨는 돌, ‘부석’을 어루만지며 풍어를 기원합니다.



밖 노루섬으로 향합니다. 따개비와 해초 등이 천지입니다. 제를 지낼 용왕암으로 오를 길이 마땅찮습니다. 어렵게 용왕암에 오릅니다. 편평한 곳에 자리를 잡습니다. 사람이 용왕암 앞에 서니 고목나무와 매미 같습니다. 또 정성껏 제를 차립니다. 절을 올립니다. 그들은 절하며 무엇을 빌었을까?



“용왕님께 우리 삼산면 어민들이 고기 많이 잡고 편안하게 살게 해달라고 빌었네.”




장어 손질...

수족관의 장어.

손질된 장어.




꼼장어, 용왕님께서 우리에게 선물로 보낸 장어?



풍어를 기원해설까. 저녁은 장어. 일명 ‘꼼장어’로 불리는 ‘먹장어’입니다. 장어, 손질 중입니다. 머리부터 눌러 기선을 제압합니다. 껍질을 벗깁니다. 능수능란한 솜씨입니다. 생선 다듬는데 무슨 면허가 필요할까마는, 껍질이 질기고 질긴 장어 손질은 면허(?)가 있어야 합니다. 선수 아닌 생짜가 손질하기엔 그만큼 어렵다는 거죠.



밑반찬이 나왔습니다. 게무침, 낙지무침, 갈치무침, 홍합무침 등입니다. 피식 웃었습니다. 바닷가 거문도다운 반찬이라서. 여기에 미역, 가사리 등 해초가 하나쯤 섞였으면 더 좋았을 걸 싶습니다. 무슨 사정이 있겠죠. 뒤에 묵은 돌산갓김치와 배추김치가 등장했습니다. 푹 익은 김치가 감칠맛이 돌았습니다.



꼼장어 두루치기

밑반찬이 거문도스럽습니다.

먹장어 두루치기 맛은?




“용왕님께서 우리에게 선물로 보낸 장어일까?”



용왕님이 허락한 장어 두루치기가 나왔습니다. 초벌로 익혀 낸 장어를 다시 불판에 올립니다. 지인, 입을 헤 벌립니다. 맛있는 음식 앞에서 쉰 소리 말라는 거죠. 오호통재라. 이를 어이 할꼬? 장어를 먹지 못합니다. 알레르기 때문이죠. 장어 맛이 궁금합니다만 참습니다. 대신 눈으로만 먹습니다. 눈으로 먹어도 맛나다는. 품평을 부탁했지요.



“은근 땡기는 맛이다. 꼼장어는 삶아서 통째로 된장에 찍어 먹으면 더 맛있다.”




흐뭇한 얼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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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산 등대가 쓸쓸해진 걸 애들은 모르고 있다고?
‘녹산 등대 가는 길’에 만난 이생진 시인과 한마음
옆에 황금어장 두고, ‘해수부’에 홀대받는 거문도?

[섬에서 함께 놀자] 거문도 ‘녹산 등대’와 ‘자리돔 물회’




자리돔 물회












“여행은 자연을 통해 배움을 얻고, 새로운 기운을 충전하는 과정이다.”



여행에 대한 저의 정의입니다. 50 넘고 보니 새로운 곳을 찾는 즐거움에, 과거를 되새김질하는 추억 여행이 더해지더군요. 여수 ‘거문도-백도 여행’에서 첫 번째로 꼽았던 장소가 ‘녹산 등대 가는 길’이었습니다.


10여 년 전, 꾸불꾸불한 길을 홀로 걸으면서 땀을 폭풍우처럼 흘리는 중에 느낀 새로움을 다시 체험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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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산 등대 가는 길’에 만난 이생진 시인과 한마음



녹산 등대 가는 길에 섰습니다. 녹산 등대 가는 길은 배경 자체가 아주 훌륭합니다. 그 흔한 햇볕 가려주는 큰 나무가 없으나, 녹색과 푸름이 어울러 편안함을 줍니다. 거문대교, 파도를 일으키며 달리는 어선 등 보이는 풍경 모두가 벗입니다.


가던 중, 인기척에 엄마인 줄 착각한 새끼 고양이 한 마리가 꼬리 흔들고 나와 반깁니다. 녀석, 길에 아무도 없으면 외로움 탈까봐, 외로움 달래주러 나온 천사 같습니다.



고양이 한 마리, 지 어미인 줄 알고 반깁니다...



거문도 인어 전설을 바탕으로 세운 ‘신지끼’ 인어상이 발걸음을 가볍게 합니다. 등대와 가까워지던 중 이생진 시인의 <녹산 등대로 가는 길> 연작시와 만납니다. 누가 이렇게 멋진 시를 붙였을까. 탄성이 절로 나옵니다.


녹산 등대 가는 길이 이생진 시인과 만나니 감성 옷을 입은 것처럼 반짝였습니다. 여수의 섬, 주요 지점에 지역 시인의 시 하나씩 걸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녹산 등대로 가는 길 3
                                        이생진


   외로운 사람이 외로운 사람을 찾는다
   등대를 찾는 사람은 등대같이 외로운 사람이다
   무인등대가 햇빛을 자급자족하듯
   외로움을 자급자족한다
   햇볕을 받아 햇볕으로 바위를 구워 먹고
   밤새 햇볕을 토해내는 고독한 토악질
   소풍 온 아이들이 제 이름을 써놓고 돌아간 후
   등대가 더 쓸쓸해진 것을 그 애들은 모르고 있다



시(詩), 사람 가슴 이렇게 후벼 파도 되는지…. 시인의 독백을 보고 깨달았지요. 우리 모두는 아닌 척 하지만, 결국 “외로운 사람”이란 걸. 이래서 ‘녹산 등대 가는 길’을 다시 찾았나 봅니다.


10여 년 전, “이름을 써놓고 돌아간 후 등대가 더 쓸쓸해진 것을 몰랐던 애”가 철이 들어 등대를 어루만지러 다시 왔나 봅니다. 아무려면 어떻습니까. 삶, 외로운 사람끼리 부여안고 사는 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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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돔 물회, 그릇을 통째로 들고 맛을 보았습니다!




“새큼하고 시원한 거 먹죠. 자리돔 물회 주세요.”



녹산 등대 가는 길에 함께 동행 했던 여수시 삼산면 주민생활지원팀장 정종인 씨가 ‘자리돔 물회’를 주문했습니다. 10여 년 만에 찾은 거문도 ‘삼호교 횟집’서 꼭 먹고 싶은 거였습니다.


주인장 정영란 씨, 여전히 그대롭니다. 드디어 소원 풀었습니다. 자리돔은 크기가 작고, 생선 특유의 비린내가 없어, 고소합니다.



자리돔은 ‘뼈꼬시’처럼 뼈 채 썹니다. 꼬리까지 같이 썰어 냅니다. 하지만 뼈가 억세니 천천히 꼭꼭 씹어 먹어야 합니다. 물회는, 손질한 자리돔에 “고추장, 고춧가루, 파, 마늘, 깨소금, 참기름, 양파, 오이, 고추” 등 온갖 양념을 넣고 버무리면 됩니다. 이 때, 사과식초를 씁니다.



손바닥만한 자리돔입니다.




정종인 팀장, 색깔 고운 물회를 앞에 두고 자리돔에 대해 소개합니다.



“자리돔은 본래 방어 잡는 미끼였다. 지금은 귀한 전어도 예전에는 너무 흔해 밤젓으로만 쓰고 버린 것처럼, 자리돔도 예전엔 흔해 미끼로만 쓰고, 먹지 않고 버렸다. 그러던 게 지금은 많이 귀해졌다. 지난번에 수협서 경매하는 거 보니까 자리돔 10kg에 3만원인가 하더라. 한 60~70마리 된 거 같다. 이것도 많이 비싸진 거다.”



금강산도 식후경입니다. 녹산 등대 다녀온 뒤라 배가 고픕니다. 얼음이 동동 떠 있는 자리 물회. 한 숟갈 떠 간을 봅니다. 시원하고 칼칼합니다. 자리돔이 얼마나 들었는지 확인합니다.


와우, 푸짐합니다. 자리 물회 그릇을 통째로 들고 진하게 마셨습니다. 땀 흘린 뒤라 엄청 시원합니다. 매콤한 맛이 강합니다.



“물회는 물이 많이 들어가는 만큼 술 마신 후 속 아픈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시원하고 맵고 고소해 해장에 좋다.”







옆에 황금어장 두고, ‘해수부’에 홀대받는 거문도?



“예전엔 거문도에 갈치 잡이 배가 5~60척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2척 뿐이다. 이 처럼 옛날엔 거문도에도 자리돔 잡는 배가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한 척도 없다. 지금은 제주도 배들이 거문도에까지 와서 자리돔을 잡는다. 그래, 거문도 주민들이 해수부에 자리돔 잡는 어업 허가 내달라고 하는데, 그게 잘 안 되고 있다.”



정종인 팀장 말입니다. 거문도 사람들 입장이 이해됩니다. 인근에 갈치, 삼치, 방어, 자리돔 등이 풍부한 황금 어장을 두고, 정작 거문도 사람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고기잡이를 못한다는 게 말이 되지 않습니다. 정부에서 원만히 잘 해결하기 바랍니다.   


 

“자리돔은 특히 쫀득쫀득한 꼬리가 별미다. 자리 꼬리도 장어 꼬리처럼 남자에게 아주 좋다.”



자리돔 물회에 국수사리를 넣습니다. 면발을 휘휘 젖은 후, 한 젓가락 미어터지게 집어 입으로 가져갑니다. 후루룩 후루룩 냅다 집어 삼킵니다. 면이 목구멍으로 술술 넘어갑니다.


꼭꼭 뼈 씹는 소리와 함께 고소한 맛이 납니다. 먹으면 먹을수록 땀이 납니다. 매우면 물 타서 먹으라는데 싫습니다. 대신 밥을 말았습니다.


자리돔 물회, 배터지게 먹었습니다. 이거 먹으러 아내와 다시 와야겠습니다.



“여보, 기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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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밥을 먹어도 뒤통수가 가렵지 않은 맛집
[맛집] 혼자 찾는 백반집 - ‘신 삼복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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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리필 4천원짜리 백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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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가지 밑반찬은 셀프다.

경기가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게다가 설이 가까워 서민의 시름은 늘어만 간다.

엎친 데 덮친 격일까?
한파까지 겹쳐 서민 얼굴에 진 주름이 짙어만 간다.
이럴 땐, 얇은 지갑을 지키기엔 혼자 먹는 밥도 언감생심이다.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이들이 찾을 만한 밥집이 어디 있을까?
식당에 홀로 덩그러니 앉아 밥 먹을 때, 어색함까지 싹 가시는 밥집이 어디 없을까?

여기에 딱 안성맞춤인 곳이 있어 소개한다.

  셀프 음식들.


이것과 파래김치, 멸치볶음, 깻잎 등 7가지 밑반찬은 셀프다. 먹을만치 가져다 먹으면 된다.

이곳은 대부분 혼자오는 손님이다.

혼자 밥 먹어도 뒤통수 가렵지 않은 ‘신 삼복식당’

여수시 오림동 여수고속터미널 뒤편에는 값싸고, 맛있는 식당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그중 <신 삼복식당>을 찾았다. 이름이 바뀌었다. 주인장은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20여 년간 꾸준히 이 자리에 있었는데 다른 곳에 삼복식당이 생겼다. 그래서 ‘신’자를 더해 신 삼복식당으로 바꿨다.”

이곳은 손님은 대부분 혼자 오는 사람들이다.

바쁜 시간 쪼개 허기진 배를 채워야 하는 택시 등 운전기사들이 주 고객인 기사식당이기 때문이다. 하여 뒤통수가 가렵지 않다. 때문에 혼자 밥을 너무 자연스럽다.

홀로 털레털레 들렀더니 역시나 대부분 혼자서 밥상을 받고 있었다.
주인장은 오래된 식당답게 단골 기사님이 들어섬과 동시에 눈인사와 안부를 던졌다.

이 기본 차림에 7가지 밑반찬을 셀프로 가져다 먹으면 한상 가득이다.

요즘 갈치 가격이 장난 아닌데 두 토막이나 나왔다.

김은 간장에 찍어 입에 넣으면 바다 향이 퍼진다.

제육볶음 등 모든 반찬은 리필이 가능하다.

“어려운데 같이 힘을 합쳐 어려움을 이겨야죠.”

백반을 시켰다. 김, 갈치구이, 제육볶음, 묵, 콩나물국과 밥이 담긴 쟁반이 나왔다.
여기에 셀프인 무나물, 배추나물, 파래김치, 깻잎 장아찌, 멸치볶음, 깍두기, 배추김치 등을 먹을 만큼 담아 왔다.

놀라운 건 반찬이 무료 무한리필 된다는 사실이다. 물가가 훌쩍 오른 요즘, 야채 등의 가격을 생각하면 싼 가격이 너무나 황송한 ‘황제의 밥상’이다.

“백반을 4천원 받아서 남아요?”
“아~, 끈께 말이요. 그래도 어쩔 겨. 다들 어려운데 같이 힘을 합쳐 어려움을 이겨야죠.”

주인장 말이 더욱 반갑다. 가벼운 주머니 사정을 아는 게다. 또한 더불어 사는 세상임을 아는 게다. 싸고 맛있는 백반 집을 찾는 재미도 ‘솔찬’할 것 같다.

 셀프 밑반찬까지 보탠 1인용 식단이다.

백반을 다 먹을 즈음, 보너스로 반가운 누룽지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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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부른 돼지라고 놀리지 마라, 식도락의 행복
<여수 맛집> 남면 금오도 - 상록수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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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먹거리의 자랑 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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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천원 짜리 백반의 밑반찬.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낫다.”

밀(Mill.J.S)이 했던 말이다. 이는 물질보다 정신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미식가들에게 이와 상반되는 개념이 있다. 우리 속담에 <금강산도식후경>이라고 했다. 아무리 좋은 구경거리도 배고픈 사람에게는 감상할 여유가 없어 소용없다’란 의미다.

이처럼 철학과 먹을거리는 반대개념이 많다. 그러나 통하는 한 가지가 있다. 그것은 과욕보다는 ‘적당’을 즐기기를 바라는 것일 게다.



자전거를 놓고 찾아든 상록수.

된장국.

생선회까지 리필 되는 섬의 식당

각설하고,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먹을거리는 배고픔이다. 여기에서 그래서 ‘시장이 반찬’이란 말이 나왔을 게다.

지난 주말, 여수YMCA에서 진행한 여수시 남면 금오도 자전거 여행 중 만난 <상록수 식당>은 ‘시장이 반찬’이란 말이 딱 들어맞았다. 그렇다고 맛이 없다는 건 아니다.

돌산 신기에서 금오도 행 배를 타고 들어가 여천항에서 내려 여천~함구미~유송리~대유~소유~우학리까지 장장 17.5Km를 자전거로 이동했으니 땀이 범벅임에도 배가 고플 밖에.

옆에서 허겁지겁 점심을 먹던 문혁진(여수 안심초 5학년) 군의 한 마디가 재밌었다.

“와~, 이런 게 꿀맛이구나! 아줌마, 여기 생선회하고 반찬 좀 더 주세요.”

헉, 생선회에서 국까지 모든 음식이 리필 되었다.


생선회까지 리필되는 8천원짜리 백반.

맛있겠다!

“와~, 8천 원짜리 백반이 이렇게 푸짐하다니”

사실 섬에는 식당이 드물다. 그래, 식당이 들어선 곳은 대부분 맛집이라 보면 된다. <상록수>는 금오도에서 행사 등이 열릴 경우 단골로 음식을 제공하는 곳이다. 하여, 명성은 익히 알려졌던 식당이다.

이날 자전거 여행단 일행이 예약했던 식사는 1인 8천 원짜리 백반이었다. 단체손님이라 반찬이 부실할 것을 염려할 필요도 없었다. 대신 기대에 차 있었다. 후덕한 인심이 아직 건재한 섬이기 때문이었다.

군부, 생선회, 문어, 고등어, 갈치, 떡볶이, 부침개, 버섯, 배추김치, 갓김치, 콩나물, 오징어 회 무침, 소시지, 멸치, 깻잎, 꽃게된장국 등 푸짐했다. 아이들과 어른이 두루 좋아할 먹을거리로 채워졌다. 식사 후 이를 쑤시며 나오는 이들이 한 마디씩 거들었다.

“와~, 8천 원짜리 백반이 이렇게 푸짐하다니 너무 놀랍다!”

시장이 반찬이기도 했지만 맛에 대한 평가는 냉정한 것. 사람들의 얼굴에 만족한 미소가 돌았다.



반찬이 떨어지면 계속 리필을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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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 요래 가꼬 오천원에 가꼬 가이다.”

수산시장은 사람들이 들끓어야 맛이지 맛!
여수 풍물 수산시장의 아침 생선 흥정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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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천원 가꼬 글지 말고 만육천원 주이다.”
“만오천원만 하잔께요.”

“나가 장사 하루 이틀 허요. 이만원이 넘는 거를 만육천원에 팔라헌디…. 이 작은 거 한 마리 언저 줄텡께 천원만 더 쓰시오.”
“그랍시다.”

티격태격 여수의 대표적 새벽시장인 남산동 풍물 수산시장에서의 흥정장면이다. 지난 달 31일 새벽에 찾은 수산시장은 때 아닌 활기다. 추석이 가까워지자 생선 찾는 사람이 늘어서다. 좌판에 나선 사람들도 덩달아 신났다.

오전 6시 30분, 정영자(50) 씨는 “남편이 잘 먹는 장어부터 샀다” “10만원을 들고 조기, 갈치, 양태, 서대를 사러 왔는데 다 사질까 몰라?”하며 지갑을 내보이고 잰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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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시장은 한 바퀴 둘러본 후 가격 알고 사야 ‘맛!’

“요 서대, 요래 가꼬 오천원에 가꼬 가이다.”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지나간다. 좌판 행상들이 지나는 행인에게 던지는 한 마디가 곧 수입이다. 그러나 갓 나온 행인은 쉬 붙잡을 순 없다. 수산시장에 막 도착한 행인들은 시장을 한 바퀴 둘러보며, 대충의 가격을 파악하고, 물 좋은 생선을 대강 찜해 두기 때문이다.

“이 갈치, 만원 주이다.”
“에이~. 너무 비싸~.”

한 바퀴 둘러본 후 찜한 갈치 좌판 앞에 다시 선 이춘화(45) 씨 먼저 비싸다는 말부터 건넨다. 그래야 덤으로 하나라도 건진다는 걸 몸으로 체득한 결과다.

“갈치 네 마리가 만원도 안헌다고? 다른데 가보이다. 다른 데는 요만헌 크기 갈치 두 마리가 만원이요. 요거 단골 오믄 줄라 했는디 이거 하나 언저 줄게 가꼬 갈라요?”
“그럼, 주시오.”

아주머니는 비닐봉지에 갈치를 싸주며 “추석 대목이라 생선 값이 조금 올랐다”며 너스레를 떤다. 이춘화 씨도 덩달아 “추석이라 그렇지요”하며 고개를 끄덕이고 맞장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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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시장은 요래 사람들이 들끓어야 맛인 거여!

머리에 하얀 서릿발이 내린 할머니 장어 앞에서 흥정 중이다. “천원만 빼줘. 자석들이 장어를 잘 무거 장어 좀 살라 그러는디 야박허게 천원도 안빼줘?” 용돈 아껴 생선 사러 온 할머니에게 야박하게 굴 순 없다는 듯 행상도 흔쾌히 OK 사인이다.

못이 박힌 도마에 장어 머리를 끼워 배를 갈라 뼈를 추린다. 박 모씨(66) 좌판 경력 15년에 이정도도 못할까 싶게 날랜 손놀림이다. 남편은 옆에서 장어를 정리한다.

“장사는 매일 하세요?”
“허리허고 맹장 수술헌 뒤로는 매일 못나와. 이 아봄도 허리 수술을 나랑 같이 했거든. 허리 통증 땜에 일주일에 3일 쉬고, 4일만 나와.”

“사람들이 많네요. 보통 때도 이렇게 많나요?”
“아녀. 다른 때는 귀신 나와. 추석 대목이라 그래. 대목이라 일주일 전부텀 사람이 북적이네. 시장은 요래 사람들이 들끓어야 맛인 거여! 그래야 명절 기분도 나고. 그란디 사람들이 적게 싸게만 살라 해서 죽겄어.”

입으로는 말하고 손으로는 신바람 나게 장어 손질이다. 잽싸게 손질된 붕장어 6마리를 건네며 4만원을 받는다. 거스름돈으로 5천원이 나간다. 정말 딱 천원 빼준다. 사정이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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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원 떼기 장사에 구전이 얼만지도 모르고 먼저 팔아”

“천원 빼준다더니 정말 천원 빼주네?”
“새벽 1시에 일어나 걸어 걸어서 중앙동 구판장에 나가 받은 싱싱한 장어 값이 얼만데 더 빼줘. 우리는 굶게?”

“저 장어 얼마에 받았는데요?”
“32만원 어치야. 이거 팔야 봐야 마리당 1~2천원 남아. 그란디 거기서 천원 빼주믄 얼마나 남겄어. 천원 떼기 장사야. 안 그라믄 사람들이 안사. 그라믄 나만 적자지. 새벽부터 낮 12시까지 쪼그라 앉아 생선 팔아봐야 하루에 2만원부텀 4만원 남어. 팔고 나믄 중간상한테 가 장기(전표)보고, 또 고기값을 치러야 돼. 구전(중간 수수료)이 얼마가 될란지도 모르고 먼저 파는 거지. 그라니 어쩌겠어.”

중간 상인에게 구입한 생선 가격이 얼마인지도 모르고 물건 팔아 뒤에 갚는다니 어안이 벙벙하다. 옆에서 “마진은 중간 상인이 다 무거. 우리는 요러케 죽어라 고생만 허고”하며 한방 날린다. 갑자기 시끌시끌 악쓰는 소리가 들린다. 사람들 죄다 고개를 돌린다.

“사지도 안흘람서 산다는 사람도 못 사게 뭘라고 옆에서 방해는 방해여!”

지고 있는 내기 장기판에 옆에서 잘했네, 못했네 훈수 두는 사람이 제일 밉다고, 무심코 흥정판에 끼어들었나 보다. 이래저래 웃음이 나온다. 오래 만에 사람 사는 맛이 절로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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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철의 알콩달콩 섬 이야기
각자의 인생사가 다 '섬'의 삶일 것입니다. 우리들의 이야기를 알콩달콩 풀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때론 진짜 섬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요.
by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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