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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11.28 가르치는 사람을 왜 선생이라 하는가?

[장편소설] 비상도 1-45

 

 

“할아버지, 담뱃불 좀 있으면 빌려주세요.”
우리나라 이대로 안 된다며 입을 모았다.

 

 

장편소설「비상도」줄거리

 

 <비상도>는 역사ㆍ영웅 장편소설로 주제는 권선징악이다.

 

 집안 사정으로 인해 뿔뿔이 흩어져 살아야 했던 백남재와 하루아침에 고아가 된 동해는 산으로 들어가 스님(김대한)의 훈육을 받으며 성장한다.
 스님은 상해임시정부 요원이면서 독립투사였던 아버지 덕분에 중국 왕가에서만 전해 내려오던 비상권법을 전수받은 고수다.
 두 아이는 비상권법이 고려 왕실에서 비밀리에 전해 내려오던 고려국의 무예라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지만….


 

 

 불과 수세기 만에 동방예의지국에서 동방개판지국으로 전락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그 이유는 교육에 있었다.

 

 

 가르치는 사람을 왜 선생이라 하는가. 선생이란 먼저 태어난 사람이란 뜻이다. 그 만큼 경험과 지혜가 앞선 사람이기 때문에 선생이라고 하는 것이다. 단순한 지식전달자가 아니라는 말이다. 그리고 그것은 인성교육으로 부터의 출발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했다.

 

 

 가르친다는 것은 중요한 일이지만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어른이면 누구나가 가르칠 수 있어야 하는 것이고 그 내용은 눈에 보이는 것과 귀에 들리는 것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었다.

 

 

 굳이 교육을 시킬 장소가 따로 정해놓을 필요는 없었다. 어른이 지나가면 담배를 피우다가도 숨겨야하고 노인이 옆에 서있으면 자리를 양보하는 것이 교육의 힘이었다. 밥상머리 교육에서부터 길거리 교육에까지 이 땅의 어른 된 자가 가르쳐야 할 몫이었다.

 

 

 언젠가 마을에서 들은 이야기가 생각났다. 시골노인이 도시에 사는 아들네 집에 갔다가 하도 무료하여 실비 집을 찾았다. 혼자서 소주 한 병을 앞에 놓고 살아온 인생을 회고하고 있는데 뒤에서 누군가가 어깨를 툭툭 치더라는 것이다.

 

 

 설마 이곳에서 나를 아는 사람이 있을까 싶어 고개를 돌려보니 글쎄 학생으로 보이는 딸아이가 손가락 사이에 길쭉한 담배를 끼우고는 하는 말이 가관이었다.

 

 

  “할아버지, 담뱃불 좀 있으면 빌려주세요.”

 

 

 그래도 시골에서 풍월깨나 읊으며 소시 적에는 공자 왈 정도는 하였는데 귀때기가 새파란, 그것도 아직 분 냄새가 마르지 않은 딸애가 담뱃불을 빌려 달라고 했으니 눈에 불이 튈 지경이었다.

 

 

  “이년이…….”

 

 

 노인은 용수철같이 일어나 손바닥으로 딸애의 등짝을 후려갈겼다. 그러자 그 아이가 일어서며 하는 말이 더 가관이었다.

 

 

  “이 영감이 험한 꼴을 못 봤나.”

 

 

 그 아이는 느긋하게 112에 전화를 했고 그 노인은 순찰차에 실려 파출소에서 경찰의 조사를 받았다.

 

 

  “어르신, 때리긴 왜 때립니까? 때리면 죄가 성립된다 말입니다.”
  “노인에게 담배 불 빌려 달라는 것은 죄가 안 된단 말이오?”
  “안 빌려주면 될 것 아닙니까?”

 

 

 다행히 원만하게 해결이 되어 노인이 나오기는 했지만 그는 세상 꼴이 이게 뭐냐며 흥분을 감추지 않았고 비상도는 그 말에 어떤 식으로든 응수를 해야 할 것 같았다.

 

 

  “왜 등짝을 때렸습니까? 두 손으로 담뱃불을 붙여 드려야죠.”

 

 

 그 말끝에 모두 웃은 적이 있었다. 사람들은 흔히 하는 말로 우리나라가 이대로는 안 된다며 입을 모았다. 시쳇말로 ‘개판’이라는 것이다.

 

 

 남을 밟고서라도 제 자식만은 출세하기를 가르치는 가정교육과 인성이야 어찌 되었던 돈을 최고의 덕목으로 가르치는 학교 교육이 동맹을 맺어 정의를 말하면 어리석고 양심을 지키면 손해 본다는 가치가 전도된 세상으로 바꿔놓았다.

 

 

 ‘말세’라는 말을 들은 것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니었지만 누구 한 사람 예에 대해 말하는 사람이 있었던가. 입만 열면 지식인이요 지성인이며 지도자인데 왜 모두들 경제에만 열을 올리는가. 사회질서는 바닥세를 보이는데 주가만 오르면 그만인 것인가.

 

 

 이 땅에 도덕이 실종되었음은 우리 모두의 탓이기도 하지만 그 중에서 가진 자와 지도자와 가르치는 자의 책임이 모두 같을 수는 없다. 왜냐하면 그들의 사회적인 책임은 막중하기 때문이다.  (계속…)

 

 

 

 

 

 다음은 올 1월 갑작스레 고인이 되신 고 변재환 씨의 미발표 유고작품을 그의 가족에게 지적재산권을 위임받아 연재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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