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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장어, 용왕님께서 우리에게 선물로 보낸 장어라고?

고두리 영감제, 어민들의 해상안전과 만선 기원
[섬에서 함께 놀자] 여수 거문도 노루섬 풍어제와 꼼장어





안 노루섬과 밖 노루섬

영국군 묘지에서 본 안 노루섬

제를 올립니다.





10여년 만에 찾은 거문도-백도 여행. 감회가 새롭습니다.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지요. 거문대교가 들어섰고, 아는 사람들 머리엔 흰머리가 늘었습니다. 잠시, 임호상 시인의 시(詩) ‘세월’ 감상하며 야속하게 가는 세월 붙잡아 봅니다.




    세  월
                    임호상


잔디밭엔 틈만 나면
토끼풀이며 이름 모를 잡풀들이
앞다투어 자리 잡는데
아버지 머리 가운데
한 삽 빠진 곳
누구도 찾아오질 않네
그 흔한 새치 하나 오질 않네


 - 임호상 시집 <조금새끼로 운다>에서 -



“막걸리하고, 과일, 과자, 육포 등 사서 두 개로 나눠.”



여수시 삼산면 최윤규 부면장의 막걸리 소리에 귀가 번쩍였습니다. 대낮에 웬 막걸리? 알고 보니, 풍어제 지낼 제수용품이랍니다. 그것도 염동필 삼산면장과 최윤규 부면장 둘이서. 허허, 웃었지요. 암튼 ‘이 양반들이 미쳤나’ 했지요. 올해 풍어제를 지냈는데 또 풍어제라니.




안 노루섬 제단입니다.

안노루섬에서 본 밖 노루섬.

밖노루섬 용왕바위 오르는 길이...




'고두리 영감제', 어민들의 해상안전과 만선 기원



김준옥 교수(전남대)에 따르면 “거문도 풍어제는 ‘고두리 영감제’라고도 부르며, 매년 음력 4월15일에 지냅니다. 고두리 영감제행, 풍어제, 용왕제, 거북제 등 네 가지 행사를 하루에 같이 치른다”고 합니다. ‘고두리’고등어를 말합니다. 다음은 고두리 영감제와 거북제 유래 및 용왕제 의미입니다.



고두리 영감제 유래


“옛날 거문리에 흉어(凶漁)가 들었다. 마을 사람들이 정성스레 용왕제를 지냈다. 그 후 갑자기 폭풍우가 몰아쳤다. 폭풍우 뒤 바위 하나가 마을 앞바다로 둥둥 떠올랐다. 사람들은 용왕이 보낸 바위로 믿고, 안노루섬 정상에 신체로 모시고 제사 지냈다. 그 해부터 고등어가 많이 잡혔다. 그래서 이 돌을 고두리 영감으로 부르게 되었다.”



거북제 유래


“해방 직후 거북이 한 마리가 상처를 입고 변촌 해안으로 올라왔다. 마을 사람들은 거북이가 가여웠지만 잡아먹었다. 그런 뒤 마을에 변고가 생겼다. 고기가 잡히지 않은 것이었다. 마을 사람들은 용왕의 사자인 거북이를 잡아먹었기 때문이라며, 거북이를 달래는 제사를 지냈다. 제사 후 갈치가 아주 잘 잡혔다.”



용왕제 의미


“용왕제는 동해 청룡, 남해 적룡, 서해 백룡, 북해 흑룡, 그리고 중앙의 황룡으로 대표되면서 각 바다를 관장하는 용왕들께 어민들의 조업 중 안전과 만선을 기원하고, 어로작업 중 세상을 떠난 수중고혼을 달래는 제사다.”



제수용품을 챙기고...

용왕님이시여!

밖 노루섬에서 제를 올립니다.




삼산면장 부면장, 둘이 풍어제 지내는 이유가?



“풍수로 보면 거문도는 해룡농주(海龍弄珠) 쌍룡희주(雙龍戱珠) 지세다. 동도는 숫룡, 서도는 암룡이다. 고도는 동서 쌍용 사이에 놓인 여의주다. 밖 노루섬과 안 노루섬은 작은 구슬과 방파제 역할을 한다.”



염동필 면장의 설명입니다. 그들은 왜 풍어제를 지내려는 걸까? 염 면장은 “올해 노루섬에서 풍어제 지낼 때, 출장이 겹쳐 참석 못했다. 이게 마음에 걸렸다. 그래 조촐하게 둘이서 지내려는 것이다”고 말합니다. 백성을 위하는 ‘위민’의 현장입니다. 입만 열면 허튼 소리하는 정치인이 배워야 할 듯합니다.



안 노루섬. 섬에서 섬을 봐도 그림입니다. 고두리 영감 제단 앞에 섰습니다. 배, 바나나, 막걸리, 과자, 육포, 어포 등을 차립니다. 거문도 해풍쑥 막걸리를 따릅니다. 면장과 부면장, 나란히 섭니다. 진지합니다. 맞춰 절을 올립니다. 제단 가운데 놓인 물에 뜨는 돌, ‘부석’을 어루만지며 풍어를 기원합니다.



밖 노루섬으로 향합니다. 따개비와 해초 등이 천지입니다. 제를 지낼 용왕암으로 오를 길이 마땅찮습니다. 어렵게 용왕암에 오릅니다. 편평한 곳에 자리를 잡습니다. 사람이 용왕암 앞에 서니 고목나무와 매미 같습니다. 또 정성껏 제를 차립니다. 절을 올립니다. 그들은 절하며 무엇을 빌었을까?



“용왕님께 우리 삼산면 어민들이 고기 많이 잡고 편안하게 살게 해달라고 빌었네.”




장어 손질...

수족관의 장어.

손질된 장어.




꼼장어, 용왕님께서 우리에게 선물로 보낸 장어?



풍어를 기원해설까. 저녁은 장어. 일명 ‘꼼장어’로 불리는 ‘먹장어’입니다. 장어, 손질 중입니다. 머리부터 눌러 기선을 제압합니다. 껍질을 벗깁니다. 능수능란한 솜씨입니다. 생선 다듬는데 무슨 면허가 필요할까마는, 껍질이 질기고 질긴 장어 손질은 면허(?)가 있어야 합니다. 선수 아닌 생짜가 손질하기엔 그만큼 어렵다는 거죠.



밑반찬이 나왔습니다. 게무침, 낙지무침, 갈치무침, 홍합무침 등입니다. 피식 웃었습니다. 바닷가 거문도다운 반찬이라서. 여기에 미역, 가사리 등 해초가 하나쯤 섞였으면 더 좋았을 걸 싶습니다. 무슨 사정이 있겠죠. 뒤에 묵은 돌산갓김치와 배추김치가 등장했습니다. 푹 익은 김치가 감칠맛이 돌았습니다.



꼼장어 두루치기

밑반찬이 거문도스럽습니다.

먹장어 두루치기 맛은?




“용왕님께서 우리에게 선물로 보낸 장어일까?”



용왕님이 허락한 장어 두루치기가 나왔습니다. 초벌로 익혀 낸 장어를 다시 불판에 올립니다. 지인, 입을 헤 벌립니다. 맛있는 음식 앞에서 쉰 소리 말라는 거죠. 오호통재라. 이를 어이 할꼬? 장어를 먹지 못합니다. 알레르기 때문이죠. 장어 맛이 궁금합니다만 참습니다. 대신 눈으로만 먹습니다. 눈으로 먹어도 맛나다는. 품평을 부탁했지요.



“은근 땡기는 맛이다. 꼼장어는 삶아서 통째로 된장에 찍어 먹으면 더 맛있다.”




흐뭇한 얼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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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비교한 일본의 바다 양식 실태는?
사료난에 허덕이는 일본…공급은 딸려
[범선타고 일본여행 14] 바다양식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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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시 안도 바다양식장.

“어민의 꿈은 언제나 만선이었다. 만선 깃발을 달고 선창으로 들어오는 날, 아이들은 머슴밥처럼 봉긋 솟은 쌀밥을 배부르게 먹을 수 있었다. 그러다 차츰 배 부르는 횟수가 줄어들어 갔다. 어민의 꿈도 차차 물거품으로 변해갔다. 앞길이 막막할 따름이다. …”

이에 따라 어민들이 찾은 새로운 활로가 기르는 어업. 우리의 바다 양식은 1990년대에 시작됐다. 초기, 바다를 등졌던 사람까지 바다로 돌아오는 기현상을 보였다. 그리고 과잉 투자와 가격 폭락에 높아만 가는 사료값ㆍ기름 값 등으로 된서리를 맞게 된다.

비싼 연어까지 사료로 써, 결국 사료난에 포기

일본은 1980년대에 기르는 어업을 시작했다. 우리의 바다양식 현실과 비교해 일본의 실정은 어떨까?

확인을 차, 지난 4월 26일 나가사키시 이오지마를 방문했다. 무라카미 미츠루(村上滿, 71) 씨는 양식을 하게 된 계기에 대해 “처음에는 치어를 방류, 먹이를 주면 고기가 돌아올 것으로 생각하고, 이를 잡을 해양 목장으로 계획했다.”면서 하지만 “물고기가 돌아오질 않아 바다양식을 하게 됐다.”고 증언한다.

그는 “이오지마에서는 1985년부터 2005년 전까지 양식을 했으나 사료 구하기가 힘들어 문을 닫았다.”며 “비싼 연어까지 사료로 써 보았지만 타산이 맞질 않아 포기하고, 지금은 양식하는 곳이 한 군데도 없다.”고 말한다. 덩그러니 육상시설만 남아 있다.

또 무라카미 미츠루 씨는 어업에 대해 “대하ㆍ새우ㆍ전갱이 등을 잡는데 과거에는 수 십 킬로씩 잡았으나, 지금은 거의 잡히지 않아 대부분 어부를 접고 있다”며 “더욱 심각한 것은 뒤를 이을 세대가 없다”고 전한다. 우리나라나 일본이나 매 한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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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료난으로 폐업한 일본 이오지마의 양식장은 건물만 덩그란히 남아있다.

양식 기술 유출에 신경 쓰는 일본

이오지마에 이어 4월 27일, 요시카와 토시오(吉川俊雄, 77) 씨와 “양식장이 몰려 있다”는 나가사키현 사이카이시 오오시마 섬으로 향했다. 이곳은 주로 “광어ㆍ도미ㆍ복어” 양식이 주종을 이룬다.

오오시마. 건너편으로 조선소가 보인다. 양식장 부근에 조선소가 있다니 의외다. 해양오염 여파로 양식이 될까 싶다. 군데군데 가두리가 보인다. 가두리 개수로 봐선 대규모는 아닌 것 같다. 그런데 우리와는 달리 해변 육지에 규모 있는 양식시설이 즐비하다.

한 수산종묘장. 일요일, 쉬는 날이라 사람 찾기가 힘들다. 20대 전후의 한 젊은이를 만난다. 인터뷰를 요청하자 “기밀이 많은 양식 기술의 외부 유출 등을 우려해 일절 하지 마라”는 지시에 따라 거절한다. 양식장 구경을 포기하고 스탠딩 인터뷰를 할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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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지마의 바다양식장.

복어 등 육상 양식이 주류, 이유에 대해 배워야

“양식장의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말할 수 없다. 이해해 달라. 현재 17명이 고용되어 일한다.”

“바다 위 가두리에서 물고기를 기르는가?”
“(옆의 시설을 가리키며) 육상에서 기른다.”

“바다 위 가두리는 어떤 용도인가?”
“바다의 시설들은 고기를 출어 할 때 잠시 내어 두는 곳이다.”

의문이 풀린다. 조선소 인근에서 양식이 가능한 건 육상 양식 때문이다. 바다 양식의 경우 태풍ㆍ적조 등의 자연재해에 무방비인데 일본은 그럴 우려가 없다.

참고로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우리나라 남해안에서 태풍과 적조로 발생한 양식업의 피해 규모는 1천300억 원으로 추산된다.

물론 우리나라도 과거 육상양식을 했다. 바다와 달리 육상 양식은 사료값과 치어값 외에도 24시간 전기를 가동해야 하는 등의 부대비용이 만만찮다. 여기에 값싼 수입 어류와의 경쟁으로 판매 단가마저 폭락, 대부분 육상 양식을 접었다. 그런데 일본은 육상 양식을 하고 있다. 아니 육상 양식이 주류다. 그 이유를 배울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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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지난 해 적조로 폐산한 줄돔.

대규모 복어 양식 중인 일본

“양식하는 지역은?”
“오오시마 주변과 나가사키현에서 많이 한다. 또 규수, 시코구 지역에서도 한다.”

“이곳은 언제부터 양식을 하였는가?”
“20여년 됐다.”

“양식 어종은?”
“광어와 복어다. 복어도 자지복을 한다.”

“복어 양식은 어떤 과정을 거치는가?”
“말할 수 없다.”

복어는 양식하기 힘든 어종이다. 우리나라는 최근에야 복어 양식 배양에 성공했다. 일본은 이미 대규모 복어 양식을 하고 있다. 인터뷰 회피에서 기술 유출에 대한 그들의 경계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한다. 기술 전쟁의 시대임을 실감한다.

“사료는 무엇을 쓰는가?”
“새우, 정어리, 전갱이 등을 갈아 비타민과 섞어 먹인다.”

“사료 품귀 현상으로 양식의 어려움이 많다던데 사정은?”
“말할 수 없다.”

이곳도 사료 구하기가 힘든 모양이다. 우리도 조만간 예상되는 문제다. 우리나라는 물고기 생사료와 배합사료를 섞은 혼합 사료를 먹인다. 지난 해 고등어 생사료는 20㎏에 5천 원 선, 배합사료는 20㎏에 2만 원 선. 보통 가두리 당 사료 값은 500만원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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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도 사격형 가두리에서 원형의 바다목장으로 추세가 변하고 있다.

공급이 딸린다는 일본에서 우리 어민의 한숨이 떠오르고…

“고기는 어느 정도 키워 출하 하는가?”
“말할 수 없다.”

“판매는 어느 정도인가?”
“소비가 생산량보다 많아 잘 팔린다.”

우리나라에서 키운 고기를 상품으로 내기까지 기간은 보통 3년. 2~3㎝ 되는 새끼 치어를 가져다 키우기 때문이다. 일본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더 이상 인터뷰를 할 수 없다는 말. 그나저나 수요에 비해 공급이 딸린다니 부럽다. 이런 경제법칙에선 양식업이 문 닫을 리 없다.

우리나라도 IMF 전만해도 양식 사업은 노다지였다. 한해 수억 원의 수익을 올리는 노다지. 이후 많은 사람들이 몰려 하강 국면으로 전락했다. ‘업친 데 덮친 격’ 유가 폭등으로 면세용 경유도 1드럼 11만원대에서 18만원대로 치솟아 더욱 힘든 상황이다.

“살 길이 막막하다”는 우리나라의 한 양식 어민의 말이 귓가를 맴돈다. 지는 해를 바라보며 씁쓸한 마음으로 나가사키시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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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오오시마의 바다 양식장. 이곳은 고기 출하시 잠시보관하는 보관소로 이용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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