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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차

반백년 간 받았던 술상 중 단연 ‘최고의 술상’ 절집에서 곡차 한 잔 마시면 좋겠다고? ‘때로는…’ “왜, 막걸리 두 통 사오라 했는지 아시는가?” “맛난 김치가 있는데 묵은 김치도 좀 주까?” 지금껏 받은 술상 중 최고의 술상. 최근 봄비가 잦았습니다. 봄 가뭄을 말끔히 해소시킨 단비였지요. 땅과 동식물이 갈증을 풀었다니 기쁩니다. 반대로 흐린 날씨는 술꾼에게 ‘~탓’을 종용했습니다. 날시 덕에 술 갈증이 오히려 심했으니까. 술 잔 기울이길 피하려고 스님과 마주 앉아 차 마시는 중에도 목은 끊임없이 탔습니다. 타는 목마름이었지요. 지인에게 문자로 도움을 청했습니다. “막걸리 두 통 사, 절집으로 오세요.” 지인까지 “녭!”하며, 흔쾌히 동의했습니다. 안 봐도 뻔합니다. ‘이럴 때 아니면 언제 절집에서 내놓고 술을 마시겠냐!’는 거죠. 절집에서 마시는.. 더보기
스님에게 물었다, 호박전을 다른 말로 한다면? “스님께 ‘3배’”…“시험하지 마시게나!” 반가운 스님을 만났습니다. 두 분이었습니다. 싸였던 회포를 풀어야 했습니다. 곡차 상을 앞에 두고 앉았습니다. 호박전을 안주 삼았습니다. 곡차 상 앞에는 웃음이 가득 피어났습니다. 곡차 잔에는 달도 가득했습니다. 한 스님이 호박전을 집었습니다. 그러자 다른 스님이 짓궂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스님, 그걸 다른 말로 뭐라 하렵니까?” 집어든 호박전을, ‘호박전이라 부르지 말고 다른 말로 표현하라’는 것이었습니다. 호박전이 호박전이지, 달리 무어라 할 것인가? 속세였다면 억지도 이런 억지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잔뜩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스님은 과연 호박전을 달리 자신의 어떤 언어로 표현할 것인가? “….” 잠시 영겁처럼 침묵이 흘렀습니다. 고요를 깨고 스님이 답을 .. 더보기
도살장에 선 스님이 전하는 현실과 속가의 차이 “그러면 다른 스님들까지 욕보이십니다!” 가을! 경남 창원 산골짜기로 길을 나섰습니다. 시린 가슴 안고. 이 시린 가슴, 누가 행여 따뜻하게 보듬아 줄까 기대하고서. 그렇게 한 스님과 마주하였지요. 곡차 한 잔 앞에 두고서. 곡차가 들어가니 용감 무식해 지더군요. “왜, 스님이 되셨어요?” “당신은 왜 살아?” 이렇게 된통 당했습니다. 그렇게 스님이 이야기 보따리 하나를 풀어 헤치더군요. 정육점을 하는 한 보살이 고기 옮길 사람이 없다고 날 더러 그러대. “고기 좀 같이 날라 주세요” “그러마!” 하고 같이 나섰는데, 도살장인 거라. 도살장에 걸린 소들을 이리 보고 저리 보고 한참 웃으며 구경 하는데, 한 여자 보살이 다가와 그러는 거라. “스님 보기 안 좋습니다. 스님이 이런 데 오시려면 사복 입고 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