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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혜가 예뻐?, 내가 예뻐?”

“물어보나 마나 당연히 나지. 안 그래요?”
[알콩달콩 부부이야기 18] 염화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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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이 배우 이동건에게 한지혜와 꽃을 비교하며 물었대요.

(어떤 사람) “한지혜가 예쁘냐?, 꽃이 예쁘냐?”
(이동건 왈) “꽃이 아무리 예쁜들 사람에 비할 소냐!”

이야기를 들은 어떤 아내가 남편에게 이 이야기를 전한 후 물었대요.

(아내) “여보! 꽃이 예뻐?, 내가 예뻐?”
(남편 왈) “네가? 택도 없지. 꽃이 예뻐!”

그러고 그 부부 그날 밤 대판 붙었대요.

“하하하. 여보, 자네도 내게 한 번 물어보소.”
“안 해요. 긁어 부스럼 만들자구요? 답이 어떻게 나올 줄 모르는데 괜히 나만 봉변당하긴 싫어요.”

아내와 산행 길에 나눈 얘기랍니다. 푹~ 땀을 흘린 지 며칠 되니 몸이 개운치 않더이다. 아내도 그러했나 보더이다. 이심전심(以心傳心). 찌는 더위를 뚫고 저녁 산행을 감행했더이다. 여기에서 말로만 듣던 ‘염화미소(拈華微笑)’를 보게 되었더이다.

“물어보나 마나 당연히 나지. 안 그래요?”

8일, 여수 고락산 초입에 들어서니 새가 청아한 목소리로 먼저 반기더이다. ‘며칠 동안 왜 오지 않았어요?’ 하는 것 같더이다. 학기말, ‘아이들 시험 준비 돕느라 그러했지’ 이실직고 했더이다.

그랬더니 스트레스 풀고, 편한 마음으로 산에 오르라는 듯 초입부터 땀이 흐르더이다. 사람들 표정이 밝고 편하더이다. 그 편안함은 마치 세속의 번뇌를 씻고, 마음을 하나로 모아, 사찰로 들어가는 첫 번째 관문인 ‘일주문(一柱門)’을 떠올리게 하더이다.

길가로 보리딸기가 올 때마다 익고 있더이다. 아내가 보리딸기를 한웅큼 건네더이다. 그 모습이 외부의 악한 기운과 나쁜 것을 털어내고, 올바른 길을 세우고 말겠다는 듯 눈을 부릅뜨고, 마음을 일깨우려는 사천왕의 ‘천왕문(天王文)’으로 읽히더이다.

나그네 되어 길을 걸었더이다. 초목 향이 코로 스미더이다. 지렁이도 하루의 마지막 일광욕을 즐기더이다. 나비는 날개 짓을 재촉해 잠자리로 찾아들고. 나무들도 잠을 청하기 위한 막바지 준비들을 하더이다. 태양은 양을 버리고 음으로 들어가기 위해 노을을 열심히 만들고 있더이다. 아내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걸었더이다.

“여보! 꽃이 예뻐?, 내가 예뻐? 물으면 난 뭐라 할 것 같아?”
“물어보나 마나 당연히 나지. 안 그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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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짚는 길에도 ‘굴곡’과 ‘부침’이 있더이다!

여수 망마 경기장을 둘러싼 고락산 산행 길은 왼쪽으로 올랐다, 오른쪽으로 내려오는 되돌아옴이 없는 길이랍니다. 오른쪽으로 올라 왼쪽으로 내려온 적이 없어, 역발상으로 “다음에는 반대로 돌자”했더니, “그러자” 하더이다. 마음이 변했는지,

“우리, 왔던 길을 되돌아갈까요?”
“그러세.”

“앞길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분명하고, 돌아가면 평탄한 길인데….”
“그렇긴 하지….”

망설이다, 길을 되짚었더이다. 다시 가는 길은 평탄한 길인 줄만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이다. 굴곡(屈曲)과 부침(浮沈)이 있었더이다. 방금 걸어왔던 길인데도 부침을 까맣게 잊고 있었나 보더이다. 인생도 힘들었던 과거는 잊고 아름다움만 기억한다더니 그런가 보더이다. 그 길을 느끼며 한참을 웃고 걸었나이다.

약수터 주위에 마련된 체육시설에서 아내는 한 번도 이용 않던 물구나무서기 기구에 올라서더니 “세워 달라” 하더이다. 거꾸로 선 아내, “피가 아래로 쏠린다!”하더이다. 가만 둘 수 있나요? 장난기가 돌더이다. 배를 콕 찌르며 은근히,

“어여~ 자네, 내게 잘못한 거 있지.”
“아~뇨. 없어요. 나 내려줘요.”

“똑바로 말해. 잘못한 거 있지? 용서할 테니까, 어여 말해 봐!”
“없어요~. 아휴, 힘들어~ 빨리 내려줘요?”

모두 이런 부부되길 염원 하나이다!

옆에서 허리 돌리기를 하시던 육순의 할머니, 젊은 부부의 농 짓거리를 지켜보시고, 배시시 소리 없는 웃음을 지으시는 것 같더이다. 얼굴 전체를 바라볼 수 있는 공(空)의 마음이 아니어서 훔치듯 곁눈질로만 보았더이다.

할머니 얼굴에 알듯 모를 듯, 미소가 사알~짝 피었더이다. 서산마애삼존불상, ‘백제의 미소’가 떠오르더이다. 이렇게 번뇌의 속된 마음을 돌려, 해탈의 세계에 이르게 한다는 ‘'해탈문(解脫門)’을 지나온 듯한 느낌이 들더이다.

“여보, 혹 할머니의 그 웃음 보았는가?”
“옆에서 살짝 웃음 짓던 그 할머니요? 거꾸로 있었더니 눈에 확 들어오대요!”

아뿔싸~. 거꾸로 사는 게 더 느낄 수 있나 봅니다. 마음에서 마음으로 통한다는 석가모니와 가섭존자의 ‘염화미소’. 모두 이런 부부되길 염원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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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함도 공하지 않음도 없으니”
[알콩달콩 부부 이야기 10] ‘불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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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별꽃.

無相無空無佛空하니 卽是如來眞實相이라
本空至虛無一物하되 待緣垂示萬般形이로다.

“형상도 없고 공함도 없고 공하지 않음도 없으니 바로 이것이 여래의 진실상이로다. 본래 공함에 이르러 한 물건도 없으되 인연을 대하여 드러내 보이니 만 가지 모습으로 나타내도다.” - 수산 스님 법어 중에서 -

불갑사(佛甲寺)는 백제 불교의 도래지란 의미의 불(佛)자와 육십갑자(六十甲子)의 으뜸인 갑(甲)자를 써 이름 지었다 합니다. 또 삼국시대 백제에 불교를 처음 전래한 마라난타존자가 백제 침류왕 원년(서기 384년)에 영광 법성포로 들어와 사찰을 창건한 바, 제불사(諸佛寺)의 시원(始原)이요, 으뜸이라 하여 붙여졌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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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갑사.

무릇 인간이라 함은…

지난 10일, 아내의 벗을 만나기 위한 영광 행에서 잠시 불갑사에 들렀습니다. 주유천하에서 빠질 수 없는 산사 유람이지요. 고즈넉한 적막함과 고요가 스며 있습니다. 대웅전에 이르는 동안 야생화 사진을 찍습니다. 옆에서 보던 아내, 한 마디 전합니다.

“야생화에 관심을 갖더니 구석진 자리에 핀 꽃까지 잘도 알아보고. 많이 달라진 풍경이네요!”

그 말이 마치 ‘무릇 인간이라 함은…’으로 시작되는 스님의 법어처럼 들립니다. ‘이제야 겨우 사람 꼴을 갖춰가는구나’하는 말이겠지요. 소 울음소리를 들은 양 아내에게 부끄러운 웃음을 보냅니다.

절집의 천왕문이 어떻고, 대웅전은 어떻고 하는 소리를 던져버리고 절 옆을 돌아 저수지에 오릅니다. 울창한 신록이 포근함을 전해옵니다. 새들의 합창소리에서 위안과 평화를 맛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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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낭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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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친구의 단란한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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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속의 아이들.


“불갑사에서 가장 명당자리를 잡았네요!”

“새록새록 솟아나는 저 잎들을 보세요. 가슴이 두근거리지 않나요? 저 녹색도 나무마다 색깔이 다 달라요. 자연의 색을 문명이 어찌 따르겠어요. 우리가 대하는 자연은 봄인데 (우리의 삶은) 어느 계절에 와 있을까요?”

아내의 가슴에는 무엇이 들어 있을까? 행여 고승의 환승은 아니겠지? 아내 덕에 겨우 내 움츠렸던 새싹들의 힘찬 기운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봄의 이치겠지요. 인간사, 생각하기 나름. 봄이라 여기면 봄이겠지요.

아내 친구 가족들이 오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먼저 달려오고, 시차를 두고 부부가 옵니다. 악수를 할지, 합장을 할지 잠시 망설입니다. 이런 번뇌를 간파했는지 씨~익 웃으며 “불갑사에서 가장 명당자리를 잡았네요!”하며 다가옵니다.

어느 새, 아빠의 옆구리를 끼고 있는 이빨 빠진 막내 모습에서 동자승의 해맑음을 떠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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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

인연을 대하여 만 가지 모습으로 나타내도다

“야, 그거 누가 뜯었어?”
“그러게. 아이, 누가 천남성을 캐다가 뿌리가 너무 길어 안 빠졌는지 잎사귀만 버려놨어야.”

그렇잖아도 확인을 대비해 잎의 수분 정도로 뜯은 시간을 유추할 수 있다는 답까지 준비한 터라 막힘이 없습니다. 아내와 벗은 그간 떨어져 있던 시간과 공간을 이렇게 매웠습니다. 그리고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이게 “공함에 이르러 한 물건도 없으되 인연을 대하여 드러내 보이니 만 가지 모습으로 나타내도다”라는 뜻은 아닐지? 텍도 없는 소리일지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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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미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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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수지에서 본 불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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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인생사가 다 '섬'의 삶일 것입니다. 우리들의 이야기를 알콩달콩 풀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때론 진짜 섬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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