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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첩 비빔밥, 참기름에 재첩 듬뿍 넣고 비벼야 참 맛

우리가 살아 온 세월이자 삶인 섬진강 ‘재첩’

 

 

하동 벚꽃입니다. 이 향들이 섬진강으로 몰렸다지요?

 

 

 

길을 걷다가
문득
그대 향기 스칩니다
뒤를 돌아다 봅니다
꽃도 그대도 없습니다
혼자
웃습니다                  - <김용택, '향기'>

 

 

이 시를 읽다가 박수를 탁 쳤습니다. 혼자 웃다니? 그 놈 틀림없이 미친놈이거나 천재임이 분명합니다. 저도 웃었습니다. 왜? 섬진강 재첩이 꼭 김용택 님이 말하는 ‘향기’ 같아서. 섬진강은 매화, 산수유, 벚꽃 등 수많은 꽃들을 품습니다. 그러니 섬진강 물에도 향이 묻어 있습니다. 그 향을 고스란히 안고 있는 게 바로 ‘재첩’이지 싶네요.

 

 

이 시를 찬찬히 뜯어보면 김용택 시인이 득도한 걸 눈치 채실 겁니다. ‘혼자 웃습니다=염화미소’ 아니겠습니까. 김용택 님은 역시 섬진강 시인 자격 있습니다. 왜냐면 없을 줄 알았던 ‘재첩시’가 한국시인협회가 엮은 한식시집 <시로 맛을 낸 행복한 우리 한식韓食(문학세계사)>에 ‘꼬막조개(재첩의 다른 말)’란 제목으로 나와 있대요. 어원을 따라잡은 추억이 시원한 맛으로 그려졌습니다.

 

 

 재첩 비빔밥. 

한상 차림입니다.

 

 

 

섬진강 재첩 비빔밥, 참기름에 재첩 회 비벼야 참 맛

 

 

섬진강 시인 김용택 님은 이 재접을 꼬막조개라고 불렀답니다.

 

 

 

동네 사람들은 / 재첩을 꼬막조개라고 불렀다,
커다란 바위 뒤 물속 / 잔자갈들속에서 살았다
아이들 엄지 손가락 만한 것부터 / 아버지 엄지 손톱만한 것까지 있었다

 

 

어쩌다가 다슬기 속에 꼬막조개가 있으면 / 건져 마당에다가 던져버렸다.
꼬막조개가 있으면 다슬기 국물이 파랗지 않고 / 뽀얀했다.

 

 

강에 큰물이 불면 / 꼬막 조개껍질이 / 둥둥 떠내려갔다.

 

 

어느 해부턴가 / 꼬막조개가 앞강에서 사라졌다
어른이 되어 하동에 갔더니 / 온통 재첩국 집이었다.
나는 재첩이 무엇인지 그 때 알았다.

 

 

우리 동네에서 사라진 / 꼬막조개가 하동에서
재첩이 되어 있었다 / 시원하고 맛있었다,        - <김용택, '꼬막조개' 중에서>

 

 

 

 

맛깔스럽습니다.

아~, 시원타~~~

 

 

“섬진강에 가서 재첩 먹을까?”

 

 

지인의 제안입니다. 암~, 그렇고말고. 제안 하려면 이렇게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해야지요. 생각할 틈도 없이 바로 콜. 그런데 한 숨이 절로 나옵니다. 마음 비우고 독야청청(獨也靑靑) 살고자 허나, 도저히 마음 비울 수가 없습니다. 비웠던 마음에 또 욕심 가득 채우려는 재첩입니다. 득도는 무슨, 그냥 쌈박하게 중생으로 살아야겠습니다.

 

 

재첩은 보리가 익어가는 시기가 최고 맛이라 합니다. 그래선지, 올 봄 하동 사는 지인이 재첩 국 팩을 한 아름 보내 줘 두고두고 맛있게 먹었습니다. 다른 양념 없이 있는 그대로에 부추와 청량 고추만 넣고 끓이는데 시원하고 칼칼한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때문에 술 마신 다음 날 더욱 좋았습니다. 그러고 보면 각시 참 잘 만났습니다. 과음한 뒷날도 군소리 없이 어찌나 맛나게 끓여주는지. 아무래도 업고 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재첩국은 다른 양념 필요 없습니다.

 

 

지인과 함께 간 곳은 섬진강 휴게소 바로 뒤에 있는 광양시 진월면 ‘청룡식당’입니다. 하동 쪽에 재첩 정식이란 메뉴가 있긴 합디다만 여기가 최고입니다. 40여년 전통을 자랑하니까요. 이곳은 보통 식당 그림과 다릅니다. 음식점에 그 흔한 탁자가 하나도 보이지 않고 휑할 정도로 썰렁합니다. 왜냐하면 음식을 시키면 밥상 째 들고 오기 때문이지요.

 

 

음식점에 탁자 하나 없습니다. 밥상째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재첩 회 무침과 국 주세요.”

 

 

가격도 저렴합니다. 재첩 회는 대 3만원, 중 2만원, 소 1만5천원입니다. 재첩 국은 7천원입니다. 재첩 국이 2003년도에 5천원 했으니, 12년 만에 2천원 올랐습니다. 재첩 회 먹는 법은 간단합니다. 비빔 그릇에 따라져 나온 참기름 위에 밥을 얹고, 회를 듬뿍 올린 다음, 김 가루를 넣고 쓱싹쓱싹 비비면 섬진강 재첩의 참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요건 섬진강을 먹는 느낌입니다.

 

 

재첩 국과 회를 한번에 쏘옥~ 

하동의 재첩 정식입니다.

 

 

 

 

우리가 살아 온 세월이자 삶인 섬진강 ‘재첩’

 

 

 굽이굽이 흐르는 섬진강입니다.

 

 

 

꽃이 핍니다
꽃이 집니다
꽃 피고 지는 곳
강물입니다
강 같은 내 세월이었지요          - <김용택, 강 같은 세월>

 

 

섬진강은 길이 223.86㎞의 굽이굽이 이어진 긴 젖줄입니다. 진안, 임실, 순창, 곡성, 구례, 하동, 광양 등 10여개 지역을 흐르는 만큼 중생들의 다양한 삶이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그러니까 김용택 님에게 섬진강은 인간계 삼라만상 모든 게 보고 느끼며 살아 온 세월이 곧 삶입니다. 피와 살이 되는 음식이 바로 우리들의 삶인 게지요. 섬진강 대표 음식 중 하나인 재첩도 마찬가지입니다.

 

 

“재첩 속에는 섬진강 향기가 스며있고, 굽이굽이 흘러 온 우리의 삶이 녹아 있다.”

 

 

지인이 재첩 회 절반 조금 덜하게 그릇에 담아내고, 나머지를 제게 건넵니다. 저는 2/3만 내려놓고 지인 그릇에 다시 넣었습니다. 지인 입에서 나오는 소리는 “그러지 마라”면서도 입가에는 잔잔한 미소가 묻어납니다. 코미디TV에서 방영하는 <맛있는 녀석들>의 진행자 유민상, 김준현, 김민경, 문세윤의 사진과 사인이 이 집 벽에 붙은 이유는 단 하나겠죠. ‘맛’난다는 거.

 

 

맛있는 녀석들, 맛을 아는 거죠. 

아무렇게나 비벼도 맛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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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hanwhablog.com BlogIcon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첩은 잘하는 곳에가서 먹어야 한다던데
    국물이 보는 것만으로도 시원해 보니에요.

    2015.10.30 15:05 신고

‘남의 편’이 남편? 아니아니, 사랑 가득 매실비빔밥

“매실막걸리 병 덕분에 고급 매실 와인을 마신 기분!”
[광양 맛집] 매실소스비빔밥, 파전 - 청매실농원

 

 

 

매실소스 비빔밥입니다.

매화 향 기득하고...

싱그러운 비빔밥...

 

 

 

외식. 간혹 하면 맛있습니다.

하지만 매번 식당 밥을 먹는 처지에선 질립니다.

 

그래, 집 밥을 그리워하지요.

식당 밥도 물리지 않고, 질리지 않는 곳을 찾는다면 금상첨화죠.

 

 

광양 매화마을로 봄꽃 구경에 나섰습니다.

마을 입구는 다음 주에 매화축제가 예정되어 벌써부터 장사를 위한 준비가 진행되고 있었답니다.  입구부터 매화 향이 가득.

 

 

봄나물 먹어...

 

 

 

“나물 사. 봄나물 국 끓여 먹으면 좋아!”

 

 

누가 그걸 모르나.

할머니들이 발길을 부여잡습니다.

봄나물의 유혹을 뿌리치기 어렵대요.

그렇지요. 봄의 전령은 꽃 뿐 아니라 나물도 있다는 무언의 ‘항의’였으니….

 

 

그렇다면 광양 여행에서 먹을거리로 무엇이 좋을까?

 

 

우선 광양 불고기를 들 수 있겠죠.

그리고 매실 고추장과 산나물이 듬뿍 든 야채 비빔밥도 좋겠고.

또 섬진강이 주는 선물인 벚굴, 재첩 등이면 족할 듯.

여기에 나그네들의 갈증을 해소할 막걸리와 파전이 더해지면 딱이지요.

 

 

섬진강 벚굴입니다. 

먹음직스럽지요?

매실장아찌. 그 맛은... 

남도의 햇살받은 매실고추장... 

매실 된장, 어머니의 맛이지요... 

비빌 때 젓가락으로 살살 비비면 좋지요... 

막걸리엔 파전이지요...

 

 

 

청매실농원 장독대에는 전통 옹기가 널렸습니다.

하늘과 맞닿은 장독대. 섬진강을 굽어보는 옹기들.

여기엔 어머니의 손맛이 서려있지요.

 

 

독 안에 들었을 매실 된장, 매실 고추장, 매실장아찌 등 맛을 상상만 해도 몸이 짜릿짜릿합니다. 이건 완전 집 밥이지요. 마침, 요깃거리를 팔더군요.

 

 

매실소스비빔밥 7천원. 파전 6천원.

매실막걸리 3천원. 일반막걸리 2천원.

점심을 먹었는데도 식욕이 팍팍 나대요.

 

 

아마, 어머니의 밥상에 대한 추억이 새록새록 솟아난 탓일 겁니다.

된장, 고추장 등 우리나라 발효식품의 우수성은 세계가 인정하죠.

여기에 매실소스가 든 비빔밥이니 입맛 당겼죠.

 

 

비빔밥과 매실막걸리, 파전을 시켰습니다.

비빔밥 반찬으로 김치와 겉절이가 나왔어요.

비빔밥은 광양 특산품 매실 고추장 등으로 만든 매실 소스와 잘 섞어야 제 맛이지요.

 

 

비비기 전, 손가락으로 매실소스를 떠 맛보았지요.

와~, 달큼 상큼 매큼…. 잘 비비는 일만 남았습니다.

 

 

여기서 잠깐. 비빌 때 유의할 점이 있습니다.

대개 숟가락으로 머슴처럼 투박하게 막 비빕니다.

물론 이도 괜찮습니다.

 

 

그렇지만 야채 맛을 즐기시려거든 젓가락으로 살짝살짝 부드럽게 비비는 게 낫습니다. 그게 자연의 기운을 상하지 않고 고스란히 먹는 한 방법이랍니다.

 

 

“매실막걸리 병 덕분에 고급 매실 와인을 마신 기분이야!”

 

 

 

장독대가 예술이라는... 

아, 향이 아직까지 전해진다는... 

김이 모락모락...

 

 

지인, 파전 사러가서 한참 만에 돌아왔습니다.

함흥차사(咸興差使)인 줄 알았습니다.

 

참, 아실 테죠.

함흥차사는 심부름 가서 소식 없이 돌아오지 않거나 늦게 오는 사람을 말하는 거.

 

 

그 틈에 또 매실막걸리까지 들고 나타났습니다.

ㅋㅋ~, 역시 운치 있는 분입니다. 신선놀음을 아는 게지요.

 

 

“이거 봐. 막걸리 병 운치 있지 않아?”

 

 

보통 막걸리 병과 차별화를 한 매실 막걸리.

판매가도 천원이나 차이 납니다.

그런데도 부담 없습니다.

 

상품 가치를 빛내는 디자인의 중요성이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매실막걸리를 마신 후 지인의 품평을 들어보면 디자인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됩니다.

 

 

“매실막걸리 병 덕분에 고급 매실 와인을 마신 기분이야!”

 

 

병의 고급화는 농촌이 지방이 살아남을 ‘특화’가 엿보였습니다.

누룩, 발효 방법 등 막걸리 맛을 좌우하는 비법 등은 둘째였지요.

암튼 매실소스비빔밥, 파전, 매실막걸리가 어우러지니 부부지간 사랑도 절로 싹텄습니다.

 

집에서 보기 힘든 ‘먹여주기’까지 등장했으니 아름다운 중년 부부의 사랑 놀음이지요.

 

 

 

이거 이거 사랑놀음이지요. 중년 부부의 사랑도 아름답더군요.

뒤에 막걸리 병 보이지요? 멋스러웠지요....

 

 

밖에서 ‘남의 편’이 남편라고? 아닙니다.

 

비빔밥을 먹으면서 남편을 바라보는 아내 눈길이 그윽해졌습니다.

매화 소스 가득한 비빔밥을 남편에게 먹여주는 지인 아내를 보니 저까지 입 벌려 받아먹고 싶었다는….

 

 

아차, 잊을 뻔했습니다.

홍쌍리 매실가의 청매실농원에서 준비하는 비빔밥 등은 3월 한 달만 판매합니다.

매화축제에 대비한 전략이지요.

 

 

봄꽃 여행, 맛 여행이 가져다주는 작은 행복은 이 밖에도 수두룩합니다.

다만, 그 행복을 느끼느냐, 마느냐는 오롯이 본인 몫 아니겠어요!

 

 

 

매실소스 가득 얹은 비빔밥... 

막걸리 색도 매화빛이 약간 물들었습니다. 

홍매의 전설... 

매실소스 비빔밥, 집 밥 같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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