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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고해성사, 친구 앞서 전한 ‘엽기 순정만화’
아래꽃섬에서 놓치지 않고 꼭 먹어야 할 ‘부추’
[섬에서 놀다] 여수시 화정면 아래꽃섬, ‘하화도’





꽃섬에는...

섬...

개망초 속에는...





꽃섬에 갔습니다. 아래꽃섬, 여수시 화정면 하화도입니다. 지난 5월엔 웃꽃섬. 상화도에 갔었습니다. 당시, 웃꽃섬을 걷는 내게, 아래꽃섬이 손짓하며 계속 물었었습니다. 눈치 없이 아내가 곁에 있는데도 애교 가득한 코맹맹이 목소리로.



‘건너편에서 보니 저 참 예쁘죠? 저에게 올 거죠?’



아래꽃섬의 유혹에 아내에게 오해받을까 안절부절 했지요. 그러면서도 혼자 설레었나 봅니다. 아래꽃섬이 눈에 밟히데요. 알고 보니 남자만 유혹한 게 아니었더군요. 부부, 아래꽃섬의 유혹에 못 이겨 길을 나섰습니다. 아내의 여고 동창 등과 함께. 아래꽃섬, 하화도.



그 섬에 가는 이유인 것 같은,

임호상 시인의 신작시집 <조금새끼로 운다>에 수록된 ‘그냥’ 한 수 읊지요.



아래꽃섬 하화도에 도착...

노란 괭이밥...

해학적 벽화에 웃고...




        그  냥


                             임호상


    아내가 물었다 왜?
    그냥


    딸이 물었다 아빠 왜?
    그냥


    건성으로 대답한 것 같지만
    가장 깊고 정다운 말
    그냥


    그냥 좋다 그 말이

    당신처럼


    이유 없이 그냥 좋다



산책 가는 길...

꽃섬의 유혹...

물고기 색이 상상을 발휘합니다...

꽃섬의 추억...




결혼 19년 만에 처음 아내 여고 동창생을 만나다!



아래꽃섬, 하화도는 드나듦이 여유롭습니다. 웃꽃섬 상화도와 달리 배편이 더 있어서지요. 지난 6일, 아래꽃섬에 내렸습니다. 일행을 반기는 벽화가 반갑습니다. 돌담에 그려진 뒷일과 물고기 그림이 재밌어 피식 웃음 짓습니다. 물고기 색, 참 예쁘게 칠했습니다. 아마, 화가 머릿속에 자신만이 상상하는 물고기가 있나 봅니다.



“오늘은 등산이 아니라 산책입니다.”



뭐에 쫓긴 듯 앞만 보고 죽어라 걷는 ‘등산’은 사양입니다.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자연과 소통하는 ‘산책’이 좋습니다. 아래꽃섬 탐방로로 올라드니 발전소가 있습니다. 하화도 태양광 발전시스템이라네요. “공해 없고 고갈되지 않는 태양에너지를 이용해 도서 주민의 쾌적하고 안정된 전기 공급을 위해 1988년 국내 최초로 설치된 발전시스템”이랍니다.



“얘, 여고 다닐 때 어쩐지 알아요?”


“오늘, 결혼 19년 만에 처음으로 아내의 여고 동창생을 만났어요.

그러니 평이 어쩐지 알 턱이 없죠.”



“대학 때까지 자주 만났답니다. 졸업 후 연락이 끊겼지요.

다른 친구는 다 찾았는데, 얘만 못 찾았어요.

얘가 작년에 고등학교 담임선생님께 연락했나 봐요. 덕분에 만났지요.”


“아내의 여고시절 이야기나 함 들어봅시다.”




제가 아는 아내의 추억담 속에는 과일 서리, 미꾸라지 잡기, 나무에서 떨어지기, 소꼴 먹이기 등 생각지도 못한, 건강한 장난 꾸리기 ‘쟁 맞은 여자’가 들어 있습니다. 그래, 더 들어보나 마나지요. 아내가 말 틈을 비집고 훅 들어왔습니다.



“우리가 하도 떠들어 실장이었던 얘가 선생님께 대표로 많이 맞았어.

그래도 우리한테 화풀이 않고 혼자 울던 착한 친구였지.”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아래꽃섬에 들어선 태양광 발전시스템입니다.

아내 벗...

꽃섬은 동화입니다...




아내의 고해성사, 친구 앞서 전한 ‘엽기 순정만화’



아내의 여고 친구와 함께 섬 산책 속에서 나누는 이야기는 한편의 ‘엽기 순정만화’였습니다. 만화에 반전 하나 없으면 심심하니 인기 없지요.



“우리 담임선생님은 대학 졸업 후 막 부임한 국어 샘이었어요. 여고에 온 아주 잘생긴 남자 샘, 인기 ‘짱’이었지요. 그때부터 다들 국어 공불 열심히 했어요. 그 샘이 하루는 친구들과 가정방문을 한다지 뭐예요. 난 친구와 자취하고 있었죠. 근데 집에 오는 선생님께 뭘 드릴까? 엄청 고민되데요. 당시엔 몰랐던 샐러드를 드리기로 하고 정성껏 만들었어요. 귀한 마요네즈까지 얹어서.



근데, 요리하다가 그걸 땅에 엎었지 뭐예요. 시간은 없지. 자취생이 새로 재료 살 돈도 없지. 땅에 엎은 걸 주워 씻어서 다시 해 드시라고 내놨어요. 근데, 그것도 모르고 선생님과 친구들이 엄청 맛있게 먹데요. ㅋㅋ~. 자취했던 친구랑 이 이야길 무덤까지 갖고 가자했어요. 저번에 친구들 만났을 때 이 이야길 했더니 난리대요.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더런 년, 나쁜 년이라고. ㅎㅎ~^^”



아내의 고해성사는 귀여운 엽기 이야기였습니다. 어쨌거나, 여고 친구 만난 여인들은 웃음꽃 만발입니다. 이미 과거 청초했던 여고 시절로 돌아간 거죠. 그 모습을 보며 한 가지 다짐했습니다. 그건 부부가 함께 가꿔야 할 부부의 미래였습니다. 지금으로부터 30여 년 후, 과거를 생각하며 행복한 웃음 지을 추억거리를 성심성의껏 만들어야겠다는.



추억 만들기...

며느리밑씻개. 이름 바꿔야겠어용~^^

어쭈구리...




아래꽃섬에서 놓치지 않고 꼭 먹어야 할 ‘부추’



느릿느릿 느림보 산책하다 보니 점심시간이 넘었습니다. 아래꽃섬에 올 때 아무것도 사지 않았습니다. 특별히 노린 게 있었지요. 아래꽃섬 특산물로 전국 최고의 명성을 자랑하는, 남자들의 보양식이자 피를 맑게 한다는 ‘부추’였습니다. 아래꽃섬에서 부추 요리와 막걸리 마실 희망에 부풀었습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출발 전, 백야도 손 두부를 샀을 겁니다.



“우선 막걸리 두통 주시고요. 부추 전 두개, 부추 오징어무침 하나. 그리고 밥 주세요.”



하화도 명물 부추전과 막걸리...

부추전에 또 부추를 얹어 한 입...

푸짐한 시골 밥상입니다...

 

부추 오징어무침입니다...




마을 입구, 내시는 음식점에 들었습니다. 경로당 할머니들의 수고와 맛을 아는 지라 팍팍 시켰지요. 눈 깜짝할 사이, 막걸리와 부추전이 사라졌습니다. 부추무침, 돌산 갓김치, 미역무침, 총각김치, 열무김치에 된장국이 나왔습니다. 이어 부추 오징어무침, 다시 부추전 하나가 나왔습니다. 푸짐하대요. 진수성찬 앞에서 추억이 빠질 리 없지요.



“우리 학교 다닐 때 잔디 씨 갖고 와라 많이 했잖아. 그걸 열심히 훑어 모아 학교로 가져가다, 어쩐지 알아? 하필 풀밭에 넘어져 잔디 씨가 다 흩어졌지 뭐야. 그걸 어떻게 주워. 그래, 다른 놈들도 넘어지라고 풀을 꽉꽉 묶었지, 크크.”



요, 잔디씨에 얽힌 아내의 추억이 재밌습니다...




음식에 이야기 양념이 추가 되니 막걸리 맛이 더욱 납디다. 암튼, 아내 친구를 만난 후 없었던 걱정거리가 하나 생겼습니다. 지인 왈, 이렇게 겁을 줍니다.



“여자들이 나이 들어 친구 만나다 보면 남편에게 잔소리가 많아진다. 열심히 이것저것 봉사하는 남편이 깔끔히 옷을 입어도 왜 이 옷 입었냐? 저 옷 입어라 하고 참견에 까칠해진다. 좀 기다려 봐라.”



에이~ 설마~~~. 설마가 사람 잡을까요?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제 아내는 안 그러길 바랄 뿐! 꽃섬이 방긋 웃었습니다.




아래꽃섬 하화도 선창서 본 웃꽃섬 상화도.

아래꽃섬 마을...

태양광 발전시스템...

붉은 괭이밥...

정자에서 본 웃꽃섬...

엉겅퀴...

꽃섬이 맞네용~^^

시원한 전망대...

꽃섬에서 꽃처럼...

바닷가의 해학...

은은한 인동초꽃 향이 아직도...

바닷가에서 웃꽃섬을 보며...

그래 괜히 꽃섬이 아니랑께~~~

여인을 유혹하고...

아래꽃섬의 명물 부추입니다.

요게 뭔 꽃이더라?

그림입니다...

추억의 다알리아...

산책 후 정리정돈?

벽화가 예술입니다...

맛있는 요리를 해주신 경로당 할머니들입니다.

금낭화...

부추는 정력제이면서 피를 맑게 한답니다...

돌산갓김치가 삭큼...

누굴 잊지 못하는 걸까?

막걸리 한 사발의 추억...

별꽃 속으로의 섬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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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lmovxad2m.tistory.com BlogIcon 졍여샤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목만 보고 너무 로맨틱해서 들어왔어요ㅎㅎㅎ 즐거운 여행분위기가 사진에서도 물씬 풍기는 것 같아요. 저도 빨리 가족과 함께 여름휴가 떠나고 싶네요ㅎㅎ!

    2016.06.13 12:19 신고

섬에게 바람맞은 부부, 기어코 승부수를 던지다!
신혼 아닌 부부, 섬에 같이 가면 무슨 흥이 날까?
꽃섬 숲속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전투, 누가 이길까?
꽃섬 상화도, 관광 전략상 ‘찔레꽃’으로 특화 필요





웃꽃섬에서 보는 여수 바다 경관이 압권입니다.



돌담에 지붕을 고정하는 줄까지, 섬 답습니다.



웃꽃섬 상화도 마을입니다.





“당신 낼 뭐해?”



아내의 물음. 뜸을 들였습니다. 같이 무엇인가를 하고 싶다는 깊은 바람 앞에. 아내는 연구대상입니다. 올해 결혼 19년차인 남편이랑 아직도 같이 하고픈 게 있을까?


안 그러더니 갑자기 부쩍 같이 뭘 하려고 안달입니다. 대체, 뭐가 찔리는 걸까. 하여튼, 아내가 고맙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백야도 선착장에 차와 사람이 뒤엉켰습니다.



웃꽃섬 상화도 산책로 걷기 두 말하면 잔소립니다다.






섬에게 바람맞은 부부, 기어코 승부수를 던지다!



“지난주에 우리 섬에게 바람 맞았잖아. 낼 만나러 갈까?”



섬에게 바람 맞았다니, 참 멋진 표현입니다. 이렇게 멋스런 여인의 제안을 어찌 마다하리오! 밀당 자체가 필요 없지요. 실은 섬이 아닌 배에게 바람 맞았지요. 배표가 없어 승선 자체를 못했으니.


임호상 시인의 신작 시집 『조금새끼로 운다』에 실린 ‘섬’ 한 수 읊지요.



          섬
                       임호상


    조물주가 실수로 깨트린
    파편 같은 것
    우연히 이곳에 박힌 거야


    아니, 파도처럼 뛰는 당신의 심장에
    승부수를 던진 거야
    한번 허락하면
    평생을 그렇게
    발목 잡혀 살 줄 알면서
    내 모든 걸 단단하게 다짐하고 던진 거야



임호상 시인의 시어(詩語) ‘실수’, ‘우연히’, ‘허락’에 주목합니다. 이걸 ‘운명’으로 읽습니다. 그래선지, 섬은 마음의 고향입니다. 어머니 같이 보듬어 주는 포근한 곳입니다.


또한 내게 ‘발목 잡힌’ 아내처럼 아낌없이 몸을 내어주는 성(性)스런 곳이기도 합니다. 지난 5일, 아내와 함께 간 곳이 여수 화정면 상화도, 일명 ‘꽃섬’입니다.




괭이밥입니다.



봄이 나무에 내려 앉았습니다.





신혼 아닌 부부, 섬에 같이 가면 무슨 흥이 날까?



오전 8시, 여수시 화정면 백야도. 선착장에는 사람과 차가 뒤죽박죽. 이곳은 돌산 신기항과 마찬가지로 대형 주차장 마련이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주말과 연휴에는 언제나 붐비기 때문입니다.



이는 금오도 방면과 하화도, 사도 등으로 향하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기 때문이지요. 이를 뻔히 알면서도 늦장을 부렸더니 표는 벌써 마감. 에구 에구, 배는 이미 저만치 가고 있습니다.



하화도 가는 배는 30분 간격으로 있어 괜찮습니다. 하지만 제도, 개도, 상화도, 사도, 낭도 등에 가려면 3시간 30분을 기다려야 합니다. 섬 여행은 배 놓치면 젬병입니다. 호랑이한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된다고, 시간 때우는 최상의 방법이 있지요.


그것은 화정면 백야도 등대 일대 산책과 함께 화양면 장등 부근 ‘장수만’에서 푸짐하고 맛있는 ‘바지락 칼국수’를 먹는 겁니다. 아점이지요.




철부선입니다.





11시 30분, 철부선에 올랐습니다. 배에 오르니 기분 째집니다. 신혼도 아닌 볼 장 다 본 부부가 섬에 같이 가면 무슨 흥이 나냐고요? 뭘 모르는 말씀. 남자든 여자든 삶은 마음먹기 나름.


여행갈 땐 호랑이 같은 아내가 아니라, 애교 넘치는 애인이거니 생각하면 최고지요. 아내인들 다 늙은 남편과 같이 움직이는 게 좋겠습니까! 같이 움직여 주는 각시라도 감지덕지지요.



배는 제도, 개도, 하화도, 상화도, 사도를 거쳐 낭도에 닿습니다. 목적지인 상화도는 관광객이 몰리는 하화도, 사도와 달리 아주 한산합니다.


실제로 이날 하화도 등은 사람이 무더기로 내리는데 반해 상화도는 8명이 내렸습니다. 그만큼 여유롭습니다. 배에서 내리자마자 산책로가 나옵니다. 어디부터 돌까? 마음 가는대로 움직입니다.




바다와 어울린 집...



바다와 조화 이룬 생활 도구들...





꽃다운 19세에 꽃섬으로 시집 온 이유, 척 알겠네!



상화도는 “지형이 소 머리 같이 생겼다” 하여, 한 때 ‘소섬’으로 불렀답니다. 지금은 ‘꽃섬’이라 부릅니다. 꽃섬은 두 개입니다.


상화도가 ‘웃꽃섬’. 하화도가 ‘아래 꽃섬’이지요. 꽃섬으로 부른 이유는 “동백꽃과 섬모초, 진달래꽃이 섬 전체에 만발했기 때문”이랍니다.


그래 설까, 온통 들꽃 천지입니다. 별꽃, 괭이밥, 염주괴불주머니, 고들빼기, 쥐오줌풀, 보리딸기 등 봄꽃이 만발합니다.



처음부터 섬을 빙 돌면 재미없을 것 같습니다. 하여, 동네를 가로질러 절반씩 팔자 형태로 돌기로 합니다. 동네로 들어서자 돌담이 눈에 확 띱니다. 찔레와 아카시나무의 은은한 꽃향기가 섬을 휘감습니다.


꽃과 바다, 돌담과 바다, 섬과 바다, 집과 섬, 보이는 모든 것이 그림입니다. 아내, “눈이 즐겁다”“원 없이 안구 정화한다!”고 반깁니다. 역시 여인은 여인입니다.



해풍쑥을 캐는 정경엽 할머니입니다.



“팔라고 쑥 캐요. 멍허니 집에 있느니 몸을 놀리는 게 건강에 좋아요.”



정경엽(87) 할머니께서 부지런히 손을 움직이시며 건강 탓을 합니다. 변명하는 모습에서 자식들이 힘든데 일 그만하시라고 많이 잡았음을 봅니다. 정 할머니는 “19살에 개도에서 웃꽃섬으로 시집”왔답니다.


대개 섬사람들은 육지로의 탈출을 꿈꾸기에 섬으로의 이동을 꺼립니다. 그럼에도 웃꽃섬으로 시집오신 걸 보면 젊은 날 남편 분이 꽤나 멋졌나 봅니다. ‘사랑’은 뭐든 눈멀게 하지요.


그랬는데 “남편이 6년 전, 딸 셋과 아들 둘을 남기고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할머니께서 밭일에 열심인 것은 아마 기댈 남편이 없는 쓸쓸함이 한 몫 거드는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쑥이 많네요. 바닷바람을 맞고 자란 ‘’해풍 쑥‘입니다. 웃꽃섬은 ’쑥‘, 아래 꽃섬은 ‘부추’로 특화되어 있습니다.




꽃섬에서의 이런 모습은 자연스런 풍경입니다.



나무를 오르는 덩쿨식물, 이 모습의 연속입니다.





꽃섬 숲속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전투, 누가 이길까?



마을 언덕에서 야영장 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흙길을 따라 걷습니다. 덩굴식물들이 소나무 등의 나무를 타고 오르고 있습니다. 그 풍경에서 우거진 여름 속 녹음을 떠올렸습니다. 새소리가 귀를 간질거립니다.


숲 속의 신선한 공기와 은은한 향이 몸에 찌든 스트레스를 앗아갑니다. 어느 새 데크 길이 나옵니다. 우거진 숲 속 낭떠러지 길을 걷기 위한 호구지책입니다.



무심코 걸었는데, 놀라운 풍경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장난 아닙니다. 목숨을 건, 소리 없는 치열한 전쟁 중입니다. 숲 속에서 벌어지는 생각지 못했던 싸움에 어안이 벙벙합니다.


왜? 숲은 상생의 현장이어야만 한다고 여겼을까, 싶었습니다. 정신 차려야 했습니다. 나무와 나무 사이에서 벌어지는 전투를 살폈습니다. 승패는 이미 기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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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쿨식물 천지입니다. 이건 소리없는 전쟁입니다.



덩쿨식물과 나무의 싸움 끝에 덩쿨식물이 이겼습니다! 그러나 같이 죽어가더군요.



눈으로 보기에는 예쁘기만 한데 속으로는 치열한 전투 중, 자연 학습장입니다.



김지어 콩란까지 나무를 기어오르더군요...





한 눈에 봐도 마삭 줄, 담쟁이, 겨우살이 등 덩굴식물들 승리였습니다. 먹이를 낚아 챈 뱀이 먹잇감을 칭칭 감아 질식사 시키듯 나무를 타고 기어오른 덩굴식물들이 소나무를 뚤뚤 말아 꼼짝 못하게 합니다.


죽음을 피하기 위해 살아 보겠다고 작은 키를 크게 키웠는데도 덩달아 덩치를 키운 덩굴나무가 더욱 의기양양합니다. 점령군이 따로 없습니다. 콩란까지 점령군에 가세한 모양새입니다.



어떤 소나무는 이미 말라 비틀어졌습니다. 더 이상 버디지 못하고 아예 죽은 겁니다. 그런데 소나무를 감쌌던 덩굴식물까지 함께 죽었습니다. 나무 수액을 빼먹고 사는 만큼, 본 나무를 살렸어야 하는데, 혼자 살려다보니 자기도 몰래 같이 죽은 겁니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광경입니다. 혼자 돈 벌겠다고 환경을 파괴하는 아둔한 중생을 보는 느낌이랄까.



숲의 생성 및 소멸과 연관된, 나무 사이의 싸움은 한편으로 사람에겐 이익입니다. 나무끼리 싸움에서 상대방을 제압하기 위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서로 내뿜는 항균 독가스가 우리네 인간에겐 ‘피톤치드’이기 때문입니다.


나무들의 전쟁에서 소나무가 일방적으로 지는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나 봅니다. 야영장을 돌아 나오면서 소나무에 패한 덩굴식물을 보고 쾌재를 불렀지요. 웃꽃섬, 상화도는 완전 자연학습 체험장이었습니다.




소나무가 이겼습니다. 쾌재를 불렀지요...



싱그러움이 넘쳐납니다.



소나무도 한창 꽃을 피우는 중입니다.






꽃섬 상화도, 관광 전략상 ‘찔레꽃’으로 특화 필요



슬슬 허기가 집니다. 백야도에서 사온 손 두부와 어울릴 막걸리를 얻을 속셈에 가게를 찾았습니다. 어라~, 가게가 없다네. 가게가 없는 건 “부부끼리 하는 고기잡이 벌이가 넉넉하기에 다른 걸 엄두내지 못하기 때문”이랍니다.


필요한 물건은 개인적으로 배타고 육지로 나가 사온답니다. 어쨌든, 다음에는 여수 막걸리를 꼭 사와야겠다는 생각을 위안 삼아 두부만 꾸역꾸역 씹어 삼킵니다. 그 헛헛함이란….



또 걷습니다. 이번에는 선착장~정강산 정상~마을 언덕~마을을 돌아 나오는 산책길입니다. 막걸리 마셨으면 술김에, 파고라~미로공원~약수터를 끼고 걸었을 텐데 아쉽습니다.


사실, 조만간 또 올 생각에 미뤘지요. 정강산 오르는 길 풍광은 아주 빼어납니다.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화양면은 물론이고, 백야도, 제도, 개도, 하화도, 사도, 하계도, 추도, 낭도 등을 한 눈에 다 볼 수 있습니다.




왜 꽃섬이라 하는지 이곳에 오르니 확실히 알겠더군요.



정자와 철쭉, 그리고 섬과 바다...



가만 앉아 있으면 섬의 동화가 흘러 나옵니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걸까, 섬은 마음의 고향입니다.




뿐만 아니라 조망이 여수 화양면과 고흥 적금리를 잇는 다리 공사 진척 상황까지 파악할 수 있을 만큼 어마어마합니다. 십여 년 전 동네만 들렀을 때하곤 완전 다릅니다.


요즘 대세인 ‘섬 관광’에 대비해 새롭게 조망권을 강조한 덕분입니다. 정강산 정상에 흐드러지게 핀 철쭉은 왜 ‘꽃섬’이라 하는지 증명하고 남습니다. 내려오는 길에 손정금(83) 할머니를 만났습니다.



“나 고향은 저기 앞에 뵈는 화양면 세포여. 내 나이 열 야덜에 나보다 한 살 더 무근 열아홉 남편과 결혼했어. 남편은 2년 전 저 세상으로 갔어.. 아들만 내리 야섯(6)을 났어. 지금 아덜은 다 부산서 살어. 부산 와서 살어라는디 깝깝허고, 동무도 업고 못 살아. 소일거리로 이 밭만 갈아묵는 재미로 살어.”



보고 싶은 자식들과도 떨어져 옴싹달싹 못하고 섬에 눌러 사시는 손정금 할머니. 이 할머니가 마치 임호상 시인의 시집 『조금새끼로 운다』 에 실린 ‘섬 2’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을 안 쉼터...



선창에는 젊은 부부들이 그물을 손질하고...



바닷가에 팬지 등을 심었더군요.

상화도에 많은 철쭉, 고들빼기, 여수 돌산갓 등을 심으면 좋겠습니다.




        섬 2
                 임호상


    바다에 갇혀 사네
    아니, 바다의 사랑 다 받고 사네
    때로는 은빛 굴레에 속아
    어머니처럼 누이처럼
    마음 다 받아주는 여자
    그냥 그렇게 묻어두고
    못 이기는 척
    알면서도 그냥 그렇게 사네



선창에 서서 바다를 봅니다. 네 쌍의 부부들이 그물 손질 중입니다. 바닷가에 인위적으로 심은 팬지며, 철쭉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왕 심을 거면 찔레나 해당화 등을 심었으면 좋으련만.


웃꽃섬 상화도는 관광 전략상 고들빼기와 찔레꽃이 많은 만큼 바닷가에 고들빼기찔레 및 여수 특산품인 돌산갓을 집중적으로 심어 특화하는 게 좋겠습니다. 그럼, 해당화는? 뭐든 심사숙고하는 깊은 생각이 필요합니다.





그냥 그립입니다.



문을 재밌게 달았더군요. 자물쇠 대신 숟가락을 달았대요...



아, 꽃섬에 가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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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의 야생화 훑어보기
[범선타고 일본여행 3] 야생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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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렛.

결혼 직전의 신부가 그의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처럼 꽃은 어디서 보든 멋스럽고 예쁩니다. 일본에서 야생화를 볼 것이라 기대 안했는데 뜻밖이라 적잖이 놀랐습니다.

토끼풀, 괭이밥, 제비꽃, 방가지똥, 살칼퀴 등은 한ㆍ일 비교가 가능해 반갑습니다. 꽃의 분포도 이해할 수 있고요. 참, 일본 야생화 사진은 나가사키시 이오지마 섬, 후꾸다 Sunset Marina 주변, 사이카이시 오오시마 섬에서 찍은 것입니다.

우선, 토끼가 즐겨 먹어 이름 붙은 토끼풀부터 비교해 보시죠. 일명 ‘시계풀’, ‘클로버(Clover)’라 불리는 토끼풀은 유럽이 원산지입니다. 세 잎은 성부ㆍ성자ㆍ성령의 삼위일체를, 혹은 국민성ㆍ용기ㆍ기지를 상징합니다. 네 잎의 토끼풀은 행운의 상징이어선지 꽃말은 약속ㆍ행운ㆍ평화를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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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네 토끼풀과 일본의 토끼풀(우)

작고 귀엽고, 크고 탐스러운 ‘토끼풀’

우리의 토끼풀은 줄기와 잎이 작고 귀여운 맛이 있는데 반해 일본은 크고 탐스럽습니다. 작은 토끼와 큰 토끼를 연상하면 될 듯합니다. 아마, 기후 탓이라 여겨집니다.

괭이밥은 3장의 잔잎으로 이루어진 겹잎으로 봄부터 여름까지 잎겨드랑이에 노랗게 핍니다. 밭이나 길가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풀 전체에 가는 털이 나고 뿌리를 땅속 깊이 내리며 그 위에서 많은 줄기가 나와 옆이나 위쪽으로 비스듬히 자랍니다.

괭이밥은 나물 맛이 시큼하다 하여 시금초 혹은 작장초(酢漿草)라 불리기도 합니다. 한국ㆍ일본ㆍ타이완 등 아시아와 유럽ㆍ북아프리카ㆍ호주ㆍ아메리카 등 세계적으로 분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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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네 괭이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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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괭이밥과 자주괭이밥(우 상단)

우리 제비꽃과 서양제비꽃도 감상 하세요

다음은 제비꽃입니다. 제비꽃은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올 때 피는 꽃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또 오랑캐꽃이라 불리며, 주로 산과 들에서 볼 수 있습니다. 제비꽃은 종류가 다양합니다.

일본 오오시마 다리 부근의 관광안내소 화단에서 본 제비꽃은 원예종으로 팬지라고도 하지만 ‘서양제비꽃’이라 함이 옳을 듯합니다. 한 곳에 다양한 종의 제비꽃을 심어 한꺼번에 감상할 수 있는 편리함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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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제비꽃(좌)과 우리네 제비꽃.

방가지똥 국화과 풀로 줄기 높이가 1m 가량이며 속은 비었습니다. 잎과 줄기를 꺾으면 젖과 같은 흰 진이 나옵니다. 초여름 가지 끝에 누른빛의 두상화가 방상 꽃차례로 피고, 꽃이 진 뒤에 씨가 바람에 날려 흩어집니다.

방가지똥 홀씨는 민들레와 흡사합니다. 민들레는 토종민들레와 서양민들레로 나뉘는데 대개 흰 꽃은 토종입니다. 토종은 서양민들레 홀씨는 받아들이지 않고 토종만 받아들이며, 서양민들레는 종을 가리지 않고 홀씨를 받아들여 번식력이 강한 게 특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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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민들레와 방가지똥 홀씨(좌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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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방가지똥과 우리네 방가지똥(우 상)

자연의 이치는 함께 사는 ‘공생’

살갈퀴는 야완두라 불릴 만큼 완두콩과 흡사한 모습의 꽃과 잎을 지녔습니다. 산지의 낮은 곳에서 자라며, 꽃은 4~5월에 자주색으로 피어납니다. 꽃받침은 5개로 갈라지고, 갈라진 조각은 끝이 뾰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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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네 살갈퀴와 일본의 살갈퀴(우)

작은 잎이 3~7쌍 정도 있고, 맨 끝의 잎은 덩굴손으로 변해서 다른 식물을 감고 올라갑니다. 살갈퀴는 번식을 위해 꿀벌에게 꿀의 소재를 알리는 표지로 위 꽃잎을 우뚝 세우고 있습니다. 잎에 붙은 밀선에도 꿀을 준비하여 개미들을 불러 모으기도 합니다.

여기에서 상생의 묘미를 알 수 있습니다. 벌은 꽃에서 꿀을 취하고 씨앗을 옮겨 번식시키는 서로 돕는 삶을 엿볼 수 있습니다. 혼자만 살겠다고 아등바등 사는 우리네가 배워야 할 교훈입니다. 자연의 이치가 ‘공생’임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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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름이 뭐죠?

청초롬한 자태를 지닌 꽃의 이름은 뭐죠?

야생화 책을 뒤져봐도 모르는 꽃이 몇 있습니다. 야생화는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우나 이름까지 안다면 더욱 좋겠지요. 가르침을 바랍니다. 뿌리와 잎, 줄기 등을 골고루 찍어야 하나 그렇지 못했습니다. 쉬이 찾을 거라 생각했거든요.

연보라 빛의 꽃은 오오시마 섬 유리가타케 공원에서 찍었는데 청초롬한 자태가 너무 예쁩니다. 그리고 흰색과 연분홍이 섞여 있는 꽃은 장구채 같기도 한데 아닌 것도 같습니다. 꽃잎이 다섯 개입니다.

또 흰색과 연분홍이 있는 이 꽃은 국화과 같은 잎을 가졌으나 꽃은 국화과와는 거리가 있는 듯합니다. 이 두 야생화는 후꾸다 Sunset Marina에서 찍었습니다. 야생화까지 비슷한 걸로 봐서, 한국과 일본은 정말 가깝고도 먼 나라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 치고, 대체 무슨 꽃인지 이름 좀 알려 주세요. 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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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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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또 무슨 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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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철의 알콩달콩 섬 이야기
각자의 인생사가 다 '섬'의 삶일 것입니다. 우리들의 이야기를 알콩달콩 풀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때론 진짜 섬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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