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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부른 돼지라고 놀리지 마라, 식도락의 행복
<여수 맛집> 남면 금오도 - 상록수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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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먹거리의 자랑 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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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천원 짜리 백반의 밑반찬.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낫다.”

밀(Mill.J.S)이 했던 말이다. 이는 물질보다 정신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미식가들에게 이와 상반되는 개념이 있다. 우리 속담에 <금강산도식후경>이라고 했다. 아무리 좋은 구경거리도 배고픈 사람에게는 감상할 여유가 없어 소용없다’란 의미다.

이처럼 철학과 먹을거리는 반대개념이 많다. 그러나 통하는 한 가지가 있다. 그것은 과욕보다는 ‘적당’을 즐기기를 바라는 것일 게다.



자전거를 놓고 찾아든 상록수.

된장국.

생선회까지 리필 되는 섬의 식당

각설하고,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먹을거리는 배고픔이다. 여기에서 그래서 ‘시장이 반찬’이란 말이 나왔을 게다.

지난 주말, 여수YMCA에서 진행한 여수시 남면 금오도 자전거 여행 중 만난 <상록수 식당>은 ‘시장이 반찬’이란 말이 딱 들어맞았다. 그렇다고 맛이 없다는 건 아니다.

돌산 신기에서 금오도 행 배를 타고 들어가 여천항에서 내려 여천~함구미~유송리~대유~소유~우학리까지 장장 17.5Km를 자전거로 이동했으니 땀이 범벅임에도 배가 고플 밖에.

옆에서 허겁지겁 점심을 먹던 문혁진(여수 안심초 5학년) 군의 한 마디가 재밌었다.

“와~, 이런 게 꿀맛이구나! 아줌마, 여기 생선회하고 반찬 좀 더 주세요.”

헉, 생선회에서 국까지 모든 음식이 리필 되었다.


생선회까지 리필되는 8천원짜리 백반.

맛있겠다!

“와~, 8천 원짜리 백반이 이렇게 푸짐하다니”

사실 섬에는 식당이 드물다. 그래, 식당이 들어선 곳은 대부분 맛집이라 보면 된다. <상록수>는 금오도에서 행사 등이 열릴 경우 단골로 음식을 제공하는 곳이다. 하여, 명성은 익히 알려졌던 식당이다.

이날 자전거 여행단 일행이 예약했던 식사는 1인 8천 원짜리 백반이었다. 단체손님이라 반찬이 부실할 것을 염려할 필요도 없었다. 대신 기대에 차 있었다. 후덕한 인심이 아직 건재한 섬이기 때문이었다.

군부, 생선회, 문어, 고등어, 갈치, 떡볶이, 부침개, 버섯, 배추김치, 갓김치, 콩나물, 오징어 회 무침, 소시지, 멸치, 깻잎, 꽃게된장국 등 푸짐했다. 아이들과 어른이 두루 좋아할 먹을거리로 채워졌다. 식사 후 이를 쑤시며 나오는 이들이 한 마디씩 거들었다.

“와~, 8천 원짜리 백반이 이렇게 푸짐하다니 너무 놀랍다!”

시장이 반찬이기도 했지만 맛에 대한 평가는 냉정한 것. 사람들의 얼굴에 만족한 미소가 돌았다.



반찬이 떨어지면 계속 리필을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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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이라 글먼 몰라. ‘갱’이라 그래야 알아.”
[여수 맛집] 금오도 가정식 백반 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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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먹는 밥의 밑반찬입니다.

‘먹기 위해서 사느냐?’ ‘살기 위해서 먹느냐?’

인간을 두고 철학적으로 따질 때는 참 어려운 문제입니다.

허나, 사람이 먹는 것만으로 접근할 경우 행복 그 자쳅니다. 누구에게? 두 말할 필요도 없이 미식가죠. 삶은 이렇듯 어떠한 관점으로 보느냐에 따라 맛이 다를 것입니다.

매년 섬 여행을 합니다. 이때마다 놀라는 게 있습니다. 섬에는 그 섬만의 독특한 먹을거리가 있다는 거죠. 그 매력 대단하더군요.

식당이 있는 섬도 있고, 없는 섬도 있습니다. 제 경우 식당이 없는 곳에서 밥 먹을 때 그 맛이 배가되더군요. 왜냐하면 인스턴트식품에 길들여지지 않은 자연의 순수한 맛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식당이 없는 마을의 일반 가정 식당.

섬의 별미 거북손.

섬에서 먹은 특별한 맛, 거북손과 군부

이번에는 여수시 남면 금오도 초포마을에서 만난 음식입니다. 이 마을에는 음식점이 없어 가정집에 주문해 먹은 거라 특별한 이름이 없습니다. 하여, 제 마음대로 이름 붙인 게 ‘가정식 백반 정식’입니다.

고종길, 장형숙 부부의 가정식 백반 정식입니다. 그때그때 사정에 따라 반찬이 달라지는 게 특징입니다. 밑반찬으로 나오는 멸치 고추조림, 깻잎, 녹두 나물, 가지나물, 생선전, 김치, 조기, 버섯 등은 육지에서 볼 수 있습니다. 전복과 병어회는 가정식 백반 정식의 특식입니다.

여기에서 특식보다 빛나는 특별 밑반찬을 만날 수 있는데요. 바로 거북손(부채손), 군부는 육지에서는 없어서 못 먹는 섬에서만 맛보는 특별 별미입니다. 맛요? 뭐랄까, 꼬들꼬들 하니 입에 쩍쩍 달라붙습니다.


속풀이에 그만인 가사리국.

 병어회.

전복회.

“‘국’이라 글먼 몰라. ‘갱’이라 그래야 알아.”

이 외에도 또 하나의 별미가 있었습니다. 가사리 국입니다. 시원한 게 왜 속 풀이에 좋은지 즉시 알겠더군요. 입맛에 당겨 “요, 국 좀 더 주세요.” 했더니 무슨 소린지 모르대요. 그래 국그릇을 보여줬더니 이러대요.

“여기선 ‘국’이라 글먼 몰라요. ‘갱’이라 그래야 알아먹어요.”

섬에서 통 물정도 모르는 촌놈이 됐지 뭡니까.

한 가지 제안할 게 있습니다. 금오도 인근 섬에서 나는 부채손과 군부, 가사리, 그리고 이날 나오지는 않았지만 군소와 톳 등을 특화시켜 새로운 음식 메뉴로 개발하면 경쟁력 있겠더군요. 그만큼 특별한 맛이었습니다.

섬에서 맛볼 수 있는 군부.

 가사리국.

 부채손과 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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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mushroomprincess.tistory.com BlogIcon 버섯공주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너무 맛깔스러운데요? +_+

    2010.09.02 07:15 신고

어, 이런 맛 처음이야! 정말?
해초와 해산물로 어우러진 섬의 맛

여행에서 대하는 별미(別味)는 행복 중 하나입니다. 더군다나 섬의 아름다운 풍광과 어우러진 맛의 진미(眞味)는 행복을 더욱 돋보이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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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안도에서 만난 거나한 상.

“워~ 매, 이거시 다 머시다냐?”
“뭐긴, 음식이지.”

거나하게 차려진 밥상 앞에 휘둥그레진 눈을 원상으로 돌리며 ‘쳇, 누가 몰라 그랬나?’란 말을 삼킵니다. 막 잡아 올린 해산물을 즉석에서 먹는 게 최고인 줄 알았는데 이것도 꽤 입맛 당기겠다 싶습니다.

청정해역에서 자라는 부채손(거북손), 군소, 삿갓조개, 새모 등의 해산물 회 무침. 자연산 광어, 돔, 전복 등이 즐비합니다. 거기에 방풍, 갓김치가 어우러져 있습니다. 육지에서 대하기 힘든 밥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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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안도에서 맛본 광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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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산 광어. 크기가 족히 1미터는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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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김미려 씨가 가끔 가장 생각난다는 부채손.


지역 해산물로 꾸민 음식, 삶의 지혜 엿보여

그 지역 바닷가에서 나는 해산물로 준비한 삶의 지혜가 엿보입니다.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음식임이 틀림없습니다. 이런 상을 대하면 참지 못해 젓가락부터 들 텐데 웬일인지 점잖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젓가락도 안들고 뭣들 하세요?”
“얼릉 와 사진 찍어. 우리도 참기 힘등께.”

기다림은 배려였습니다. 한편으론, GS칼텍스에서 마련한 ‘전문가와 함께하는 섬 알기 프로그램-안도 기행’이 아니라면 이런 배려가 불필요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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쫄깃쫄깃한 자연산 전복.

‘한반도를 품은 호수 섬’ 안도는 섬의 형태가 기러기 모양 같다 하여 기러기 안(雁) 자를 써 안호(雁號)라 하다 ‘살기에 편안한 섬’, ‘태풍 시 선박이 안전하게 피할 수 있는 섬’이란 뜻으로 안도(安島)라 불립니다. 해산진미(海産珍味)를 앞에 두고서는 음식을 맛있게 편안히 즐기라는 의미에서 안도로 이름 짓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예, 거 말 좀 하고 드시오?”

“예, 거 말 좀 하고 드시오?”

저녁 6시, 시장기가 도는 때도 아닌데 정신없이 젓가락이 움직이고 입은 미어터집니다. 이런 ‘산해진미(酸海眞味)-식초와 어우러진 참맛’를 두고 정신이 있다면 그게 넋 나간 사람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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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곤 씨는 회 밑에 까는 새모와 같이 한점하면 그만이랍니다.

“우리 안도는 다른 데와 달리 회 밑에 요걸 깔아요. 요것이 뭐이냐 허면 가사리여. 회를 이 가사리랑 같이 무그믄 맛이 기가 차요. 여기 전복도 잠수부들이 직접 잡은 자연산이요. 그래서 물렁물렁 안허고 쫄깃쫄깃해. 키로에 6만원 밖에 안해.”

유흔수 어촌계장이 침 튀겨가며 자랑을 늘어놓습니다. 보통 무를 깔고 회를 올리는데 섬에서 나는 해초를 깔았으니 그게 맛이겠지요.

“어이, 어촌계장 그거시 아니여. 그건 가사리가 아니고 새모여 새모. 요건 전량 일본으로 수출하는 거여.”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다’고 김명곤 씨가 어촌계장의 말을 정정합니다. 한바탕 웃음이 터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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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크던 광어 등으로 끓여 낸 매운탕. 정희선 교수(청암대)의 손이 바쁩니다.

먹어봐야 그 맛은 알지….

“이거시 회를 뜬 광어요. 이러케 큰 건 양식을 못허요. 양식은 얼릉얼릉 내야 허니, 요리 크게 키울 수가 업써.”

음식을 마련한 정재곤 이장이 주방에서 광어뼈를 들고 나왔습니다. 고거 오지게 크긴 큽니다. 육지에서 먹으려면 수십 만 원은 족히 나갈 것입니다. 저건 매운탕으로 나올 것입니다. 보기만 해도 벌써 입맛이 땡깁니다. 맛이 어떻다고 사족 달아봐야 뭔 소용 있겠어요. 먹어봐야 그 맛은 알지….

“이 상은 얼마나 하죠?”
“5천원, 만원, 만 5천 원 세 종류지요. 요 상은 해산물 풀코스로 만 오천 원하고, 전복이 빠지면 만원, 그리고 보통은 5천원.”

아직 배가 안 부른지 사람들 양푼에 해초와 야채를 넣어 밥을 비빕니다. 아니, 배는 부른데 마지막을 푸짐하게 장식하고픈 우리네 정서일 것입니다. 숟가락이 오락가락 합니다.

한 번 드셔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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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초와 야채 비빔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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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 해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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